2020년 1월 1일 수요일

새해를 그다지 맞이하고 싶지 않은 2019년 하반기 정리

8월에 공공근로 끝나고 난 뒤 9월부터 12월까지는 일이 없었고, 실업급여 조건도 까다로워졌으며, 직업 교육 학원을 찾아 봐야 성과도 없다는 것을 이미 수차례 경험하였기에 차라리 놀기로 결정했었다.

4개월동안 원없이 쉬어보자 라는 취지로 여유를 가지려 하였지만 사실 그렇게 잘 되지는 않았는데 이유는 당연하게


돈이 없으니까


대부분의 이유는 돈이 없어서다. 가만히 쉬는데에도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기에 마음껏 쉰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어디 놀러가거나 여행을 간다거나 취미 생활을 즐긴다거나 문화 생활을 즐긴다거나 하는 것은 진짜 꿈도 못 꿀 일이고 그저 집에서 밥 해 먹는 것만도 돈이 들고 몸이 아파 병원을 가서 돈이 들고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내버려 뒀던 집안일들을 정리하며 교체하는데도 돈이 들고 그렇게 다 돈이 든다.

그래서 어지간히 돈 쓸 일은 다 피하면서 여유를 즐기는데는 역시 게임만한게 없고, 그 다음으로는 독서다. 이북으로 책을 구매하는 것이 조금 더 싼 덕분에 관심 있는 책들은 체험판이나 미리보기 등으로 읽거나 하여 접근성이 좋고, 사이버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서 스마트폰으로 보기도 하니 별로 돈은 들지 않는다. 독서를 하였다고는 하지만 의외로 인터넷 소설 사이트는 전혀 가지 않았는데 사실 취향도 아니거니와 컨텐츠 퀄리티를 생각하면 그다지 시간을 허비 할 만한 가치는 없었다고 느껴졌다.


가장 시간 낭비이며 돈 낭비라고 느껴졌던 것은 첫째로 스마트폰이다. 정확히는 스마트폰 게임. 하나도 시간을 들일 가치도 없는 시간 낭비 광고 유도 가챠 유도 게임들 뿐이라 솔직히 스마트폰 게임에 허비한 시간만 없었어도 더 알차게 여유를 즐겼을 것이다. 그래서 11월 부터인가 그때부터 스마트폰 게임을 다 줄여 버렸는데 그제서야 여유가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둘째로는 VOD 월정액 서비스. 무비N 월정액 서비스를 가입하고 보고 싶었던 것을 몰아 보자 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PS4 게임을 하느라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했기에 게임과 병행이 안 된다. 따라서 VOD 월정액 서비스 자체는 그리 돈 들어가는건 아니었고, 적당히 시청한 VOD 가격만으로도 이득이긴 했으나 그렇게 큰 만족까진 아니었다는 점이다.

세번째로는 인터넷이나 TV 시청. 시간 낭비로는 이 둘이 진짜 의미가 없다고 생각 될 정도로 쓸모 없었다. 인터넷을 한번 시작하여 웹사이트들을 돌아 다니면 그것만으로도 아무 가치 없는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정보를 찾아서 습득하는 것이면 모를까 그저 인터넷 커뮤니티의 유머글이나 보고 그림 올라오는거나 보고 그러는 수준이기 때문에 아무런 가치도 없고 심지어 논란글에는 으례 한마디 적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 거리나 생각 없이 글을 적어 봐야 내 가치만 떨어 뜨릴 뿐이고 그렇다고 고심해서 한글자 적어 봐야 누가 새겨 들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문제가 내 문제도 아니니 고심 해 봐야 나랑 아무런 상관도 없고 나에게 발전도 없으며 그저 자기 만족으로 글을 적을 뿐인 것에 에너지를 쏟아 봐야 무용. 다행히도 이 점은 오래전부터 잘 깨닫고 있었기에 인터넷을 하더라도 논란판에 들어가진 않으려 한다. 그렇다 해도 그런 것들을 보느라 시간을 낭비하는것은 같지만.

TV시청도 마찬가지. 그나마 TV시청은 내가 다른 일을 하면서 그저 분위기 환기를 위해 틀어도 무방하긴 한데 TV 프로그램이 주는 재미가 전혀 없었기에 정말 무의미했다. 요즘 TV 프로그램은 재미있는 것이 하나도 없고, 기껏해야 음식을 다루는 프로그램 정도가 구경하는 재미 정도나 있지 그 외의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단체 관음증이라도 걸린건지 관찰 프로그램들이 다수에 예능도 예전만 못 하다. 난 원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도 없지만 그걸 TV로 보는건 더더욱 내키지 않는터라 그런 관찰 프로그램은 의미를 못 느끼겠다. 심지어 그런 관찰 프로그램들은 한 사람의 이야기만 가지고는 방송에 쓸 만한 이야기가 되지 않아 대부분 소재가 떨어지니 다른 연예인이나 친구들을 참여시켜 어떻게든 소재를 뽑으려고 하는데 차라리 그럴거면 인간극장 같은 형식이 낫지 그냥 할것 없이 노는거나 구경하려고 시간을 쓰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의미가 없다. 사실 그런 점에서 유튜브도 별 다를 건 없다. 그나마 유튜브는 내가 원하는 형식의 컨텐츠를 내가 직접 찾아서 필요 한 때에 즐긴다는 점에서는 TV처럼 광고가 끝날때까지 기다리거나 혹은 내게 맞지 않는 형식에 괴로워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의 드라마나 방송 같은 경우는 요새 유튜브를 통해서 제공되기도 하는터라 케이블 TV의 경우에는 VOD 구매를 해야 하는 것보다 더더욱 접근성이 높다. 대부분은 동물 뒹굴거리는거 구경이나 음악 듣기 용에 그치니 시간 낭비라는 점은 같고, 동물 구경도 일종의 관음증이긴 하니 소비 형태는 그다지 다르지 않은 듯 싶다.


4개월간의 여유 중에서 가장 좋은점은 바로 수면시간이다. 원하는 타이밍에 언제든지 잘 수 있다는 점. 몸이 피곤 할 때 주저하지 않고 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그리고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미루어 두었던 일들을 한다는 것은 일할때보다 확연히 나은 점이다. 일을 하는 동안에도 할 수는 있긴 하나 주말에는 일을 하지 않는 곳들 대체적으로 병원이나 관공서들도 있고, 주말에도 안 하고 4시 이후로도 안 하는 은행 같은 곳도 있다 보니 이런 경우는 일을 안 하는 때에는 부담없이 해야 할 일을 진행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그리고 이런 여유들을 만끽하는데에는 혼자 사는게 가장 좋다. 같이 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일정에 맞추거나 요구에 응해야 하는데 확실하게 여유를 즐기려면 혼자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출산율이 치명적이라던가 결혼을 안 한다거나 등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이 여유를 느끼면서 혼자 사는게 차라리 더 편한데 라고 느꼈기에 누군가와 같이 살며 감정적 체력적 에너지 및 시간 소비를 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분명 돈이 없는 것도 집이 없는 것도 결혼의 방해일 것이고 돈이 없는 것이 육아를 힘들게 하기도 하겠지만 타인과 융화하고 자식을 가진다는 점은 그만큼 여유를 소비하기에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이것들 전부 다 돈으로 때울 수 있다. 여유도 돈이면 다 되는데 뭘. 다 돈이 없어서 못 하는 거다.



그리고 쉬는 동안 종종 몸이 아팠는데 배가 아프거나 속이 안 좋거나 하는 문제들은 사실 대부분 물의 문제였던듯 싶다. 먹는 물을 바꾸고 나서는 그런 문제가 사라졌는데 나처럼 물을 하루에 1리터 이상 마시는 경우는 특히 물 조심이 좋다. 이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픈 문제도 다수는 혈압 문제인데 먹는 음식의 염도와 매운 정도를 조절하거나 적절한 수면으로 휴식을 취하면 많이 괜찮아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건강 문제는 먹는 것의 문제다. 그니까 이것도 결국은 돈이다. 돈이 있으면 좋은 음식을 먹고, 건강도 나빠질 일이 없고, 자연스레 병원을 찾을 일도 적고, 몸이 아프느라 아무것도 못 하고 병원을 찾느라 시간 낭비 할 일이 없다.


어쩐지 휴식에 관한 이야기가 전부 돈으로 새니 황금만능주의 같긴 하지만 모든 문제가 돈의 경계를 오가고, 돈만 있으면 되기에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는 점이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4개월씩이나 쉬면 차라리 여행이라도 다녀 오는게 좋을텐데 그것도 다 돈이다.

TV 방송에서 나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이야기지만 월 150만원 백수 vs 400만원 직장인에 대한 화제가 있다.

만약 월 150 준다면 난 바로 백수한다. 내 경우에서 고정비 빼면 75가 남는데 그 돈이면 얼마든지 인생 즐길 수 있다. 교통비도 안 나가고, 딱히 사람 만날 이유가 없으니 만나서 소비하는 돈도 없고, 그저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소모 할 수 있는데 75 정도면 내가 배우고 싶은 학원에 등록해서 공부를 하거나 먹고 싶은 신제품들 전부 골고루 사서 먹어 보는 것도 가능하고, 맛집들 돌아 다니는 것도 가능하고, 피규어나 책이나 게임을 구매 하는 것도 마음껏 할 수 있고, 여행을 하고 싶으면 한두달 모아서 가는 것도 가능하다. 그 정도면 정말로 할 것이 넘쳐 난다. 물론 그 돈에 못 산다고 하는 사람들 처럼 대인관계에 신경쓰고 자기 관리에 신경쓰고 노후를 신경쓰고 그런다 하면 월 150은 커녕 300도 만족 못 하겠지. 그러나 그런 얽매임에 구애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다면 충분한 돈이다. 누가 월 150 주는 것도 아닌데 4개월간 쉬어 본 입장에선 이 휴식이 되도록 더 길었으면 할 따름인데 돈까지 준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내가 이루고 싶은 걸 정말 원없이 할거다.


 4개월간 휴식을 하면서 미루어 두었던 게임들을 전부 클리어 하리라 마음가짐을 가졌었다. 구매는 했지만 클리어가 안 된 게임이 7~10개 정도 되었고, 이걸 다 클리어 하는게 목적이었다. PS PLUS로 받은 게임들도 합치면 대략 15개는 넘을 것이다. 그런데 왜 못 했는냐? 4개월이면 하루에 4시간만 게임 해도 480시간이고 게임 하나 당 20시간이라 치면 24개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클리어 한 것은 3~4개?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 월드 오브 파이널 판타지는 클리어에 40시간 이상 걸렸고, GTA도 거진 30시간 이상 걸렸던가 생각보다 시간은 많이 잡아 먹긴 한다. 온전히 PS4게임만 했더라면 아마 다 클리어 했을거다. 위에서 언급한 스마트폰 게임 때문에 시간을 낭비해서 그렇지. 하여간 스마트폰 게임이 문제다. 남는게 하나도 없는 주제에 시간만 낭비한다. 스마트폰 게임만 안 했어도 적어도 3개는 더 클리어 했겠지.

하여간 올해 또 일하게 생기긴 했지만 진짜 쉬는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