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25주년을 맞이한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남코의 주력 타이틀 중 하나이며 남코가 보유한 IP 중에서 가장 애정을 담는 IP이기도 하다.
그 예로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오리지널 타이틀은 본작인 어라이즈로 30번째이고, 크로스 오버는 21개나 된다. 해당 IP에서 51개나 되는 타이틀이 나온 셈인데 이 정도로 열정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경우는 남코를 제외한 다른 게임사의 IP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예이다. 존나게 울궈먹고 외전을 찍어내는 포켓몬도 이만큼 나오지는 못 했다.
그렇게 타이틀이 많은 만큼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그 긴 기간속에서 명작과 평작과 졸작과 망작들이 오고 갔다. 수많은 성공과 실패와 혁신과 보수와 환희와 좌절을 담고 있는 것이 테일즈 오브 시리즈란 IP의 깊이이다.
그런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25주년작. 이런 타이틀을 기념적으로 붙인 것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라이즈는 기존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며 나타났다.
가장 먼저 눈여겨 볼 점은 바로 그래픽이다. 첫눈에 지금까지 보아왔던 테일즈 오브 시리즈를 잊게 만들 정도로 발전한 그래픽이 유저를 사로잡게 만든다. 빛과 반사, 질감과 투명함 등 지금까지 테일즈 오브 시리즈가 확실하게 두각을 보이지 못 했던 부분을 언리얼 엔진을 이용함으로서 한단계 더 상승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화려한 그래픽을 온전하게 뒤따라오는 쾌적한 전투와 빠른 로딩의 최적화 역시 좋은 점수를 줄만 하다. 전투는 스피디하게 진행되며 적의 약점을 찌르고 무력화 하고 눕히는 부스트 어택, 부스트 브레이크, 부스트 스트라이크와 적의 공격을 피하고 역으로 경직을 주는 저스트 회피,저스트 가드 등 추가된 시스템을 응용하면 게임은 더욱 속도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기존 시리즈에 존재했던 전투 결과창을 간략화 하여 연속 전투가 용이하게 되어 더더욱 전투 전투 전투 일변도로 나가는 것도 매우 쉽다. 덜 만든 게임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끊김 현상이나 프리징이 없는 것이 과거 일본 게임에서 보이는 장인정신이 느껴져서 인상적이다.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단점 중 하나인 이동을 축약한 단축 이동인 패스트 트래블 시스템 역시 게임의 템포를 더욱 앞당기게 해 준다. 지금까지 테일즈 오브 시리즈를 하며 항상 이동을 하는게 문제였고, 그 점을 제작사도 알고 있었기에 시리즈마다 배,비공정,드래곤 등 탈것들이 존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탈것을 지원해도 결국 이동을 하는 피로감을 지울수가 없었는데 패스트 트래블은 그런 문제점을 쉽게 해결하는 편이다. 다만 이런 간편화된 변화의 일면으로 살짝 아쉬운 점도 있긴 한데 기존의 시리즈에서 탈것을 통해서 전체 세계관의 지도와 환경을 볼 수 있었다면, 이번 어라이즈는 전체 세계를 둘러 보는 방법이 없기에 다나의 세계를 그저 파편화된 맵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어라이즈는 기존의 테일즈 오브 시스템을 많이 간편화 시켰는데 패스트 트래블 뿐만 아니라 아이템 사용 역시 기존의 시리즈에서는 누가 무엇을 누구에게 사용 할 지를 선택해야 했다면, 어라이즈는 그냥 메뉴 띄우고 사용 할 아이템을 누구에게 쓸 것인지를 지정만 하면 동료 중 누구라도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알아서 사용을 해 준다. 비오의 역시 기존의 시리즈의 비오의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반면 본작의 비오의는 사용 조건이 매우 간편하여 극 후반에만 쓸 수 있는 오의라던가 특정 조건이 아니면 아예 못 쓰는 오의라던가가 없다. 물론 최대 친밀도로 개방되는 2차 비오의의 경우 조건이 조금 상승하긴 해도 기존 시리즈의 비오의 조건에 비하면 정말로 제약이 없다시피 하다.
또한 방향키 조합을 통해 기술을 쓰던 전작들은 중립,좌우,상,하 4방향과 추가 슬롯 4방향의 8방향 기술 등록이 가능하던 반면 어라이즈는 방향키 조합이 아닌 단순 지정 버튼 3개, 추가 슬롯 3개로 총 6개를 등록 가능하다. 이 변화는 조작의 편의성을 가져 왔는데 방향 조합이 제대로 먹히던 것은 리니어 모션 배틀 시스템이 탑재된 사이드 스크롤 타입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에서나 유용하던 것이었고 3D필드화 된 시리즈에서는 독이 든 성배나 다름 없었다. 시시각각 내가 때려야 하는 적을 향해 접근한 상태에서 방향조합으로 기술을 써야 하다 보니 손이 엄청나게 꼬이게 되는데 어라이즈는 버튼만 딱딱 눌러주면 되니 그리 편할수가 없다.
기존의 TP시스템을 버리고 AG/CP로 바꾼 점도 인상적이다. 덕분에 기술을 난사하는데 걸림돌이 없어 TP걱정 없이 기술을 쓸 수 있고, 회복기에 소모되는 CP역시 캠프나 숙소 회복을 통해서 무료로 채울 수 있기에 부담이 적다. 기존 시리즈는 캠프 소모 아이템이나 숙소의 금액 지불이 부담이 되는 편이었기에 좋은 변화이다. 요리 시스템도 숙련도를 통해서 다른 요리가 나오는 것을 캐릭터별 특화 요리로 처음부터 나오게 해서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심적 부담을 없앴다.
덕분에 어라이즈는 전투를 하면서 조작이 어렵다 라는 느낌을 받기가 어렵다. 그러나 시스템이 바뀐만큼 어라이즈의 방향성 역시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기존의 시리즈가 초대 타이틀인 판타지아의 LMB 시스템을 따라갔기에 격투게임 같은 성격을 지녔던 반면 어라이즈는 LMB 시스템을 집어 던지고 단순 버튼 조합과 부스트 시스템을 도입했기에 격투게임 보다는 레이드 요소가 포함된 느낌이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던 기술 사용 중 캔슬 백스텝 같은게 없다. 공격 하나 하나가 끝날때까지 기다려야 하기에 기껏 만든 저스트 회피 시스템을 공격 중 써먹기가 어렵다. 또한 부스트 시스템 역시 잘 사용하면 좋긴 한데 역으로 이 부스트 시스템 때문에 짜증나는 요소 또한 존재한다. 중반 이후부터 등장하는 특정 적들은 체력 절반부터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주어야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또한 데미지를 아무리 받아도 HP가 1이 남아서 무조건 조작 캐릭터가 공격 후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날려야만 죽는 적도 존재한다.
이 부스트 시스템의 문제점은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가 특정 조건을 채운 적에게 공격하여 데미지를 입히면 부스트 스트라이크가 발동하는데,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날려야 죽는 적이 있고, 날리지 않아도 조금 지나면 죽는 적이 있다. 근데 처음엔 이게 뭐가 그런 적이고 뭐가 그런 적이 아닌지를 알기가 어렵다. 보스들은 고정적으로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날려야 죽긴 하는데 일반 필드몹조차 이게 해야 하는거랑 안 해도 되는게 섞여서 나오니 난감하다.
더군다나 이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날려야만 죽는 적의 경우 단 한마리만 나오는게 아니라 둘 이상 나올 경우는 더더욱 어이가 없다. 왜냐하면 HP가 1만 남아 이미 한대만 쳐도 죽는 상황인데 플레이어가 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스트 스트라이크 입력조차 뜨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적을 둘 이상 상대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 내가 때리던 적만 체력이 넉넉하고 아군이 때리던 적은 한대만 때려도 죽는데 내가 그 사실을 몰라서 빠르게 못 잡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최소한 아군이 때리는 적이 부스트 스트라이크 상태가 가능하면 뭔가 알려주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다.
부스트 스트라이크 내지는 비오의로 인한 문제점이 그 뿐만이 아니다. 알펜은 플람엣지 발동 중에 부스트 스트라이크나 비오의가 발동되면 플람엣지로 인해 감소된 생명력이 허공으로 날아가고, 린웰이 영창 연계 횟수 역시 날아가게 되며, 각종 캐스팅 및 시전된 마법 역시 전부 소거된다.
기존 작들이 비오의를 날려도 특정 공격을 하더라도 기존의 상황을 날려 버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하는데 어라이즈는 공격도 날려 버리고 스택도 날려 버리고 심지어 적들 위치마저 바꿔 버린다. 열심히 콤보 넣고 있었는데 로우가 비오의 날려서 적이 저 멀리 이동하는 경우가 일상이다.
물론 이 시스템 역시 잘 쓰면야 좋다. 예컨데 보스급 적들이 파훼하기 힘든 특정 패턴을 시전시 비오의를 써 버리면 이걸 캔슬시킬수가 있다. 근데 문제는 비오의를 위한 오버 리미트 시스템 역시 기존과 달라서 열심히 때린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오버 리미트 발동을 하게 하는 아이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적에게 맞거나 저스트회피/가드를 해야 오버리미트 발동율이 걸린다.
또한 부스트 스트라이크가 부스트 어택과 같은 입력을 받기에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쓰고 싶지 않고 부스트 어택을 하고 싶을 경우엔 타겟팅을 돌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어쩔수 없는 일이겠지마는 그래도 많이 답답하다. 부스트 어택 역시 특정 몹에게 사용을 강제하는 구성이라 쓰면 편해지지만 안 쓰면 또 불편한 중간이 없는 구성이 아쉽다.
그렇다고 부스트 어택과 스트라이크가 무조건 나쁘지는 않다. 부스트 어택은 콤보를 이어가기 위한 경직과 AG회복에 도움이 된다. 다만 게임 시스템상 적들이 전부 브레이크를 띄운게 아니면 경직이 안 걸리고, 후반부 몹들은 경직이 없다시피 하니 경직은 후반부에 장식이고 결국 AG회복에만 쓴다.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통해서 높은 데미지를 다수의 적에게 한번에 주는 것도 좋은 점이지만... 문제는 이걸 알 수가 없다. 뭐를 알 수가 없냐면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발동시 내가 발동한 캐릭터의 부스트 스트라이크와 조합되어 나오는 동료 캐릭터가 뭐가 나올지를 지정을 못 하니 랜덤이라 알 수 없고, 부스트 스트라이크며 비오의며 배경과 적 캐릭터를 날려 버리고 난잡한 이펙트 떡칠만 해대는터라 정작 데미지가 들어가도 뭐에 들어가는지를 알 수가 없다.
난잡한 이펙트 떡칠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그래픽 좋고, 전투 시원스러워서 좋긴 하지만 기술 캔슬 회피가 불가능하고, 이펙트 떡칠의 기술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근접 캐릭터는 적의 공격을 보고 피하고 반응하는게 매우 어렵다. 더군다나 보스뿐만이 아닌 상당수 적들은 선딜없이 바로 데미지가 들어가는 공격이 상당히 많고 데미지도 높게 들어간다. 데미지가 높은 공격은 선딜이라도 길던가, 빠를거면 경직이라도 짧던가 해야 하는데 이게 법칙성이 없다보니 뭐는 어렵고 뭐는 쉽고 일관성이 없다. 또한 이 게임은 간편화된건 좋은데 시스템적으로불편점이 더 늘어난 점도 있다. 예컨데 판타지아서부터만 해도 스펙터클즈로 조사한 적은 전투시 메뉴를 띄워 적을 보는것 만으로도 약점이 뭐고 내성이 뭔지 나오는데 이 게임은 약점,내성 이딴걸 전투시 화면에 띄우질 않는다. 그나마 라이브러리 에너미 리스트에서는 정보가 나오기는 하는데 이딴걸 하나 하나 외우고 다닐 수 없고, 정작 1회성 내지는 자주 못 보는 기간트 몹 같은 경우는 보고 외우는것도 불가능하니 속성기를 하나 하나 날려서 확인 해 보는 수 밖에 없고, 그마저도 다른 캐릭터의 데미지와 겹치면 대체 뭐가 약점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스펙터클즈 안 써도 되는거야 좋은 변화점인데 정작 약점/내성 시스템을 이렇게 보기 불편하게 만들면 안 되는거다. 얼마 없는 몹 종류에서 벌레/슬라임/멧돼지/늑대 등 각 종류마다 약점이 고정된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색으로 유추 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한데 그 색도 확실하게 이게 약점 속성이다 라고 알기 쉽게 해 놓은 것도 아니다. 예컨데 골렘의 경우에는 용암맵에서 나오는 붉은 골렘이야 아 얘 수속성 약점이겠구나 하겠지만, 트리스가도에서 나오는 골렘이 초록색을 띄는데도 얘가 풍속성이 약점이니 색으로 약점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그래픽이 일신한거야 좋은데 문제는 그래픽을 일신해도 최소한 게임이 추구하는 시스템에 맞춰서 일신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거다. 붉은색은 수속성이 약점이고 어두운 색은 빛속성이 약점이고 그런데 정작 필드서 잡는 몹의 약점이 걍 중구난방이라 특정 맵에서 일관된 약점 몹만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약점 시스템 자체가 그냥 번잡하고 귀찮다.
그래픽도 위에서 좋다고 하기는 했지만 물론 좋긴 하다. 배경 그래픽은 더할나위 없이 좋다. 다만 이 퀄리티가 일관되지 않고 들쑥날쑥한데 예컨데 배경 그래픽이 참 좋은 맵이 있는가 하면 크로노스가 나오는 맵처럼 대충 만든 맵도 보이며, 특히나 일반 건물 내부의 방이 그런 경향이 심하다. 빛을 제거하고 가구 질감도 부족해서 기존 시리즈의 그래픽과 큰 차이도 없어 보이며 NPC그래픽도 돌려막기에 급급하고 특히나 몹 종류는 보스,기간트 빼고 열손가락으로 꼽아도 될 정도로 적어 색놀이에 급급한 수준이다.
전투 난이도도 좀 문제점이 많은데 일단 기본적으로 노가다를 강요하는 구성 자체가 사실 시대에 뒤떨어져 있음에도 이걸 간편화 하지 않은 점이 조금 미묘하다. 다른 요소들은 많이 간편화 되어 있는데 유독 레벨링만 간편화 하질 못 했다. 난이도 그까짓거 스토리 난이도로 하면 되는거 아닌가 하겠지만 스토리야 어디까지나 아무것도 안 하고 스토리만 밀 생각의 플레이어의 선택지이고 적당히 퀘스트 할거 다 하고 맵에 숨겨진거 다 찾는 플레이어가 선택 할 노멀 난이도에서조차 할거 다 해도 결국 노가다를 해야 하는게 문제다.
할거 아무리 다 해도 결국 보스랑 5레벨 이상 차이나는게 부지기수고 경험치는 짜디 짜서 연전 보너스를 받아도 맵 한바퀴 다 돌고 또 도는 짓을 몇번을 더 해야 한다. 노멀 난이도 기준으로 적과 5레벨 이상으로 차이가 나면 한대 맞는게 치명상이 되고 3레벨 정도면 치명상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부상, 동렙이면 찰과상 정도가 된다. 근데 그 레벨 1 올리는 과정이 지나치게 짜증이 나니 문제다.
몹만 가려서 잡는다면 대체로 공중에 떠있는 부류가 쉽게 잡히는 녀석들이 많기에 쉬운 적도 많다. 다만 쉬운 녀석이 있는 반면 까다로운 녀석들이 있는데 돌진의 멧돼지와 실드의 갑각류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일단 두 종류의 몬스터. 아니 두 종류의 부스트 어택 상성 구조가 짜증이 나는건데 멧돼지의 돌진은 아무리 잘 받아내도 키사라의 부스트 어택으로 동시에 둘 이상 받아내기가 어렵다. 그런데 특수 다운 BG UP 스킬을 찍어서 바로 회복이 가능한건 둘 이상 받아 낼 때 뿐이다. 갑각류 몬스터도 마찬가지인데 로우의 부스트 어택이 공격 범위가 짧아서 대부분의 갑각류 몬스터가 등장하는 포메이션에서 둘 이상이 맞는 상황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이 부스트 어택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걸 깨지 않으면 난이도가 급격하게 오르기 때문이다.
갑각류의 실드는 데미지 감소에 경직이 쉽게 걸리지를 않는다. 중후반이야 관통력 떡칠해서 뚫어버리거나 린웰의 마법으로 밀어 버리면 그만이지만 초반엔 그럴 여력이 없다. 또한 멧돼지의 돌진 역시 한번 막아낸다고 해서 오랫동안 돌진을 안 쓴다거나 그런게 없다보니 돌진을 한번 막아도 경직시간 동안 못 잡으면 또 돌진하고 또 돌진하고를 반복한다. 이게 진짜 거지같은게 몹이 멧돼지로만 구성되어 있으면 이 돌진을 피하는게 고작일 뿐 뭘 어떻게 데미지를 줄 수가 없다. 이 게임은 애초에 적에게 경직을 쉽게 주질 못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돌진을 막는 방법은 오로지 알펜의 부스트 어택이나 키사라의 부스트 어택 뿐이기에 대처 방법이 극히 적다.
초반엔 이 두녀석이 나오고, 중반에는 라나 중갑병이 이 역할을 대체한다. 그나마 앞선 갑각류나 멧돼지는 경직이라도 주는데 라나 중갑병은... 경직조차 거의 없다. 진짜 짜증나는 점 중 하나가 이 게임의 대부분 몹 패턴이 너는 때려라 나는 돌진한다 이런 식이다. 멧돼지부터 라나 중갑병에 거대 우두라던지 아군이 때리든 말든 나는 널 때린다 식에 시스템부터가 평타,스킬 캔슬을 지원하지 않기에 결국 서로 무작정 치고 박는게 일상이다. 내가 짜증냈던 베스페리아도 때리다 보면 결국 보스의 슈아가 풀려서 경직이 들어가고 콤보를 넣을 수 있던 반면 이 게임의 보스전 및 후반 잡몹전은 전부 경직이 들어가질 않는게 답답하게 만든다.
적당히 견제 하며 몇대 치고 빠지고 하는게 아니라 맞다이가 일상이 되면 자연스레 CP가 부족하고 자연스레 캠프 의존도가 높아진다. 그나마 캠프/숙소 이용 비용이 없어서 다행인 점이다. 아무래도 이쪽으로 유도되도록 설계를 한 모양인데 캠프 이용이 습관화 되지 않은 유저라면 소모 아이템도 제법 소모되고 CP회복템은 비용이 높기에 많이 짜증날 것이다. 게다가 진행 중에는 패스트 트래블을 막아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회복을 위해 캠프로 돌아가는 것이 번거롭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도 문제다.
또한 보스전 문제에서 주로 언급되는 내성 악세서리도 빼놓고 갈 수 없다. 보스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악세서리 시스템의 문제라 이쪽으로 이야기 해야 한다.
악세서리 시스템은 필드에서 채집한 광석을 통해서 악세서리를 만드는데 광석마다 만들수 있는 악세서리가 정해져 있다. 이때 광석의 레벨에 따라 악세서리의 최대 레벨도 제한이 된다. 초반에야 끽해야 2~3정도라 아무리 구성을 잘 해도 악세서리 효과를 보는데는 한계가 있다.
예컨데 보스전을 대비한 내성 악세서리라고 치자. 내성 옵션은 2레벨에만 존재하며 10% 감소다. 즉 기본 악세서리 옵션인 50% 감소에 10% 감소를 4개 박으면 90%감소가 되어 보스의 공격이 매우 간지러운 수준이 되며, 그 악명높은 두번째 영장인 거너벨트의 인디그네이션은 포근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정작 거너벨트를 만나는 시점에는 만들수 있는 악세서리 레벨이 그리 높지 못 하다. 악세서리 레벨만 그러한가? 악세서리 스킬 이식도 문제다. 내 기억에 악세서리 스킬 이식은 거너벨트 이후인 듀오할림 이후부터 가능해지는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가장 껄끄러운 적인 거너벨트에서 악세서리 스킬 조합이 불가능해진다. 오로지 기존 광석에서 10% 내성이 붙은거 딱 하나 찾아서 최대 60% 감소만 체감 할 수 있는 것이다.
웃긴건 거네벨트 이후로는 이 내성 악세서리가 그다지 필요가 없다. 왜냐. 나중에 보스러시 퀘스트를 플레이 해 보면 알겠지만 보스급 영장의 속성 공격 패턴은 눈에 빤히 보여서 못 피하는게 더 어렵다. 그런데 유독 거너벨트만이 속성 공격 패턴이 눈에 보여도 못 피하는 구성이기 때문에 빡치는거다. 비에조의 속성 공격은 지면에 불길이 올라오는데 어디에 불길이 올라올지 보이며, 듀오할림의 바위 떨구기 역시 어디에 떨어지는지 다 보인다. 아우메드라의 바람속성 공격도 다 보이며, 볼랑의 얼음 공격 또한 지면에 공격 판정이 다 보인다.
그런데 유독 거너벨트만이 기본적으로 실드를 달고 나와 로우의 부스트 어택을 3회 쓰지 않으면 실드를 깨지 못 하여 경직을 못 주고, 알펜의 부스트 어택도 들어가질 않고, 속성 공격의 선딜이 짧으며, 인디그네이션 영창 중 등장하는 분신 세마리를 잡아야 하며, 인디그네이션이 발동되면 필드 전체 범위이기에 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유독 거너벨트만이 좆같은 이유가 이거 때문이다. 부조리함의 결정체이기 때문. 웃긴건 레벨 다 올리고 나서 보스러시 퀘스트에서 만나면 이것만큼 허접한 놈이 없다. 오히려 아우메드라가 더 빡세게 느껴진다.
그래서 거너벨트전에 속성 내성 악세서리가 추천이 되는데 사실상 이 악세서리를 만든다 쳐도, 스킬 이식이 가능하다 쳐도 문제점은 산재해 있다.
악세서리의 옵션을 발동시키려면 해당 옵션이 존재하는 레벨까지 올려야 하며, 2,3,4,5단계마다 5,10,20,40 순으로 수치를 채워야 한다. 5레벨 기준 총합 75를 필요로 한다. 이때 소모되는 것은 악세서리 제작에 소모되는 광석이며, 광석에 붙어 있는 레벨이 수치를 대신한다. 1레벨이면 1, 5레벨이면 5다.
5레벨 악세 하나를 만들때 들어가는 광석은 3레벨 기준 25개, 5레벨 기준 15개다. 1레벨은 75개가 필요로 한다. 광석 최대 소지수는 1000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스킬 이식을 하기 위해서는 이식하려는 스킬을 지닌 악세서리를 만들고, 해당 악세서리를 최대 레벨까지 올려야 한다.
앞서 말한 내성 옵션은 2레벨에만 몰려 있기에 내성 악세서리를 만들거면 5레벨 내성 악세 75에 4슬롯에 붙일 2레벨 악세 4개로 20, 총합 95가 요구된다. 광석 3레벨기준 32개, 5레벨 기준 19개 소모. 그런데 정작 붙여야 할 스킬이 3이나 4나 5에 있다면? 135, 215, 375가 필요로 한다. 5레벨 기준 27, 43, 75개가 필요한 셈. 한 캐릭만 만들게 아니라 4인 전부 맞춰 줄 생각이면 4배로 증가한다. 추가로 악세서리를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들어간다. 악세 맞춰 주는 과정에서 모아두었던 돈이 순식간에 날아간다.
그나마 이 게임의 악세서리 시스템은 타 게임에 비하면 수치가 제대로 표시가 되기에 뭘 만들면 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예컨데 타 게임 같은 경우는 퍼센테이지나 고정 수치를 표시 안 하고 그저 소,중,대 식으로 표현을 하면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기가 피곤해지는데 이 게임은 그게 없어서 다행이다. 라이즈 뱅글만 빼고.
근데 사실상 수치 표기가 명확하더라도 그 영향력이 미미하기에 증뎀,영창속도,소모AG감소,CP감소 정도 빼고는 나머지 옵션들은 거의 다 쓰레기라 애써 악세서리를 만들어도 별 쓸모가 없으며, 이 악세서리의 스킬 이전 시스템이 쓰레기라 5레벨 이전에서 악세서리를 만들어 봐야 결국 5레벨 가면 처음부터 다시 맞춰주는 과정을 해야 하는게 문제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거너벨트전 이후로는 악세서리에 별 필요성을 느끼질 못 한다. 그리고 이 버려진 악세서리 시스템이 게임 난이도에 소소하게 영향을 주는데도 시스템이 난해하고, 쓸모있는게 적고, 광석이 랜덤이라 원하는게 잘 안 들어오고, 소재로 소모되는 갯수가 너무 많고, 제작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식으로 어필을 못 하니까 결국 후반부 되어서 5레벨 광석이 모이고 나서야 겨우 한번 해 볼까? 되는게 문제인거다.
그래서 이 게임의 난이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 거지같은 몹패턴과 경직, 맞다이 플레이의 회복 갈증, 악세서리의 영향력을 적당한 악세서리로 난이도 완화, 캠프 이용으로 회복 비용 감소, 적당히 잡기 쉬운 몹을 골라내고 히트 어웨이를 하는 등으로 헤쳐나가야 하는데 그게 플레이어의 플레이 스타일과 맞지 않을 경우 난이도가 짜증나게 올라가 버린다.
어렵다고 하는 유저의 말도 맞고, 쉽다고 하는 유저의 말도 맞게 의견이 갈리는 것이 이 때문이다. 결론적으로는 난이도가 어려운건 맞다. 그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라이즈의 난이도 구성이 나쁘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바로 불친절 때문이다. 앞서 말한 세가지 요소 또한 불친절 하지만 퀘스트의 구조 또한 불친절하다.
어라이즈의 퀘스트에서 종종 현재 레벨과 맞지 않는 10~30레벨 이상의 적을 잡으라는 퀘스트를 주는 경우가 있다. 그나마 적이 기간트 몬스터라서 눈에 보이기에 동료들의 반응을 보고 저거 잡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면 좀 다행이다.
그런데 퀘스트 중에서 특정 위치에 가야만 이벤트가 발생하고 적이 등장하는 경우는 도저히 절대로 몹의 레벨을 가늠 할 수 없으며 퀘스트 전투이기에 도주 불가여서 타이틀로 돌아가기를 선택 하는 수 밖에 없다. 레벨이 10 정도 차이나는거야 조금 불합리해도 레벨노가다를 하면 잡겠구나 하는 판단이 설 것이다. 그런데 레벨이 20이나 차이가 나는 것을 떡하니 잡으라고 떠밀고 있으면 대체 어쩌란 것인가? 이런게 한번도 아니고 수차례 반복된다. 마치 DLC를 사라고 떠미는듯한 구성이기에 짜증이 난다.
나중에 하면 되잖아요 라고 해도 물론 나중에 하면 되는데 그럼 나중에 해야 할 것을 왜 지금 떠 밀고 있냐 이거다. 왜 20레벨이나 차이가 나는 몬스터를 나중에 나오게 하지 않고 지금 나오게 해서 일부러 타이틀로 돌아가기를 선택하게 하느냔 말이지.
DLC 구성도 마찬가지다. 딱 플레이어가 간지러운 부분, 불편하고 부족한 부분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건드리고 있다. 돈이 부족해서 무기를 팔았더니 상위 개량 무기를 못 만들어서 트로피 망했다는 이야기는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DLC의 구성이 10만 갈드를 주는 것 부터 공예점 악세서리 비용 50% 감소에 무기 소재 소모 1 고정, 등 돈 나가는 것을 줄여주며 돈 버는 것을 원활하게 해 준다.
그 중에서 가장 개떡같은게 바로 소지 아이템 99개를 DLC로 팔아먹고 코스튬에 스킬을 붙였다는 점이다.
소지 아이템 99개는 전통적으로 그레이드샵을 통해서 제한을 풀 수 있는 요소인데 이걸 떡하니 DLC로 분리해 놨다. 코스튬은 또 어떤가? 없어도 된다거나 스킬 딜레이 길어서 쓸모 없다 이런 소리가 나오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다. 코스튬을 구매해서 얻는 칭호에 들어 있는 스킬의 실용성이다.
https://papago.naver.net/website?locale=ko&source=ja&target=ko&url=https%3A%2F%2Fgamerch.com%2Fto-arise%2Fentry%2F286375
예컨데 학생복의 경우에는 BG관련 스킬들로 채워져 있는데 이 게임은 부스트 어택의 의존도가 높아서 한번 더 쓸 수 있나 없나로 난이도가 갈릴 정도라 확실하게 유용한 옵션이며, 전국 의상은 데미지 증가 및 요리 관련 보너스가 있어 이 역시 확실하게 도움이 되는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로우의 경우에는 전국의상이 오버리미트 관련으로 채워져 있어서 확실하게 캐릭터 특화를 이루고 있으며, 듀오할림은 학생복이 반격 관련 옵션, 전국 의상은 R익스텐션 관련, 그리고 해변옷은 BG관련으로 짜여져 있다.
DLC 의상이 각 캐릭터의 강점 요소를 부각하는 스킬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게 단순히 없어도 된다 정도의 이야기는 아니다. 없어도 된다? 물론 없어도 클리어 자체는 별 문제 없다. 단순히 게임 클리어 여부만 따지면 모든 DLC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노골적으로 꿀스킬들로만 짜 놓았는데 이걸 단순히 안 사도 그만이라고 한다면 향후 시리즈에서도 노골적으로 스킬들 파편화 시켜서 여기저기 배치 해 놓고 DLC로만 꿀스킬 쉽게 짜게 만들면 그만이다. 그 짓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사고 싶으면 사고~ 이러면 되는걸까?
개발비가 급증하는 와중에 개발사가 조금이라도 수익을 올리기 위해 DLC를 팔겠다는 것 자체는 크게 비난하기 어렵다.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기업의 본질이니까. 그러나 상도덕적으로 따졌을때 사도 그만 안 사도 그만이잖아요 라고 하기에는 이 게임의 난이도 설계에 DLC 의존도가 관여 되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노가다라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의미없는 시간 낭비이고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유의미한 경험 따위 거의 없다. 기껏해야 어느 적은 어떻게 잡는게 좀 더 수월하다 정도인데 몹 종류가 몇개 안 되고 전체적인 컨텐츠의 길이에 비해 몹 배치 따위 의미도 없고 그래봐야 결국 후반부 노가다를 위한 몇몇 몹만 익숙해지면 그만이기에 노가다를 의미있게 볼 여지 따윈 전혀 없다.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와 오리진도 결국엔 레벨 노가다를 해야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장비 레벨을 최대로 맞추기 위해서였지 강제적으로 짜 놓은 몹 레벨 때문에 클리어가 안 되는 구간을 넘기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어라이즈의 DLC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본편에서 체험하는 활동의 길이를 좀 더 짧게 해 주는 것에 불과하며, 본편 컨텐츠의 길이 역시 이 DLC를 고려해서 구성되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기에 어라이즈의 DLC 정책은 그다지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게 된다.
그 다음으로 들어서서 스토리쪽으로 본다면 음.. 사실 좋은 이야기가 나오기가 힘든 부분이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노예 해방으로 시작되는 시작의 불꽃으로부터 레나인의 지배에 맞서 싸우는 다나인의 스토리가 알고 보니 XXXX의 의지를 이루기 위해 XXXX가 XX를 반으로 나눠 양립하게 만들고 라는 SF적인 흐름으로 흘러가는데 보통 이 다나 항쟁인 5영장 제거가 1부고, 그 이후 레네기스로 넘어가는 구간이 2부로 분류된다.
일단 난 스토리 흐름과 악역 조형은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고 보는 입장이다.
너무 뻔한 흐름으로 흘러가긴 해도 그 뻔한 흐름 자체에 거부감이 덜하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 목적성 덕분이다.
시온은 5영장을 쓰러뜨려 주령석을 모으는 것이 목적이고, 알펜의 목적은 5영장을 쓰러뜨려 다나인을 해방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즉 둘의 목적이 같기에 이야기의 노선은 흔들림이 없다.
또한 악역은 상당히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는데 억압,불신,하극상,학살,폭압 등 다양한 성격을 지닌 악역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악역들이 보통 JRPG에서 나오는 촌극을 촌극이라 꼬집는 점도 재미있는 점이다.
그.러.나 이렇게 매력적인 악역을 배치한 것에 비해 본작의 주인공 동료들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일단 알펜 부터가 다나인의 해방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이 없다. 그 적극적인 자세는 대부분 시온이 가져간다. 불이라고 하는 뜨겁고 과격한 이미지와는 달리 오히려 쿨하다 못해 너무나 침착한 알펜의 성격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진지하며 중도적인 입장을 고수한다. 또한 기억이 돌아와서 레네기스에서 일어난 사고를 후회하는데 엄밀히 따지고 보면 그게 알펜이 저지른 일이 아닌 무녀가 조율을 거부해서 일어난 일임에도 과도하게 죄책감을 느끼는 점이 플레이어로부터 공감대를 사기가 힘들게 만든다.
시온은 사실 목적성 자체는 확고하고 또한 행동의 원리 역시 간단명료하고 오류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시온의 비밀이 밝혀지는 것은 후반부에 들어서서인데 그때까지 이 시온이라고 하는 캐릭터의 과도하게 배타적인 성격을 납득하게 하거나 서서히 적응하게 만드는 과정이 적다. 기껏해야 요리에 반응하거나 아주 적게 알펜의 대사에 부끄러워 한다던지를 제외하면 이 시온이라고 하는 캐릭터가 동료와 조화를 이루고 싶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거나 그러면 안 된다거나 하는 점을 특별하게 부각하는 점이 있어도 그걸 알게 되는 것은 후반부에나 알게 되기에 시온이라고 하는 캐릭터에 애정이 생기기가 어렵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무언가를 해결해야 하는 캐릭터는 그 문제를 해결 했을 때의 성격이 반전되는 매력도 있기 마련인데 이 게임은 그것을 가장 최후반부에 배치했기에 결국 나왔어야 할 반전 매력조차 없어서 온전히 애정을 주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가시나무 저주와 관련된 문제인데 이 문제를 1부 5영장 타개에서 풀지 못 하고 2부 레네기스 편까지 끌고가 엔딩까지 질질 끄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최소한 1부에서 가시나무 저주를 레나스 아르마에 담았을 때 붉은 여자가 멋대로 가져가 버렸다 사실은 그 가시나무 저주가 XXXX의 의지였고 그것이 하나가 되었을 때 세계는 붕괴된다 라는 식으로 풀렸다면 이 캐릭터의 문제 역시 매끄럽게 풀렸을 것이고, 마지막에서 억지스런 원기옥 엔딩도 나올 일이 없었을 것이다. 솔직히 플레이어도 시온에게 몰입하기 어려운데 다나인이 뭐가 좋다고 얠 위해 기를 모아주겠냔 말이다. 게다가 저주만 풀리면 서로 꽁냥꽁냥 할 수 있었고, 서먹서먹한 파티 관계도 풀수 있고, 1부는 시온의 가시나무 저주와 다나인의 해방, 2부는 레나와 다나의 구원이라는 주제에 집중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하지 못 했기에 결국 2부까지 끌려나와 레나와 다나의 구원에 가시나무가 끼었는데 원기옥으로 극복 같은 허접한 엔딩이 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나머지 동료 4명의 캐릭터성인데 이게 공통적인 문제점은 목적성이 희박하거나 목적은있는데 뚜렷하게 이미지가 나오질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로우는 아버지 지르파와의 관계 문제가 얽혀 있는데 이걸 어떻게 풀 생각을 안 한다. 그저 모든 스킷과 이벤트에서 아버지였다면 뭐라고 했을까, 아버지가 있었다면, 아버지라면 잘 하셨을텐데 라며 모든 문제를 아버지와 연결시킨다. 그렇다고 해서 이 로우라고 하는 캐릭터가 아버지를 떨치고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겨우 서브퀘스트 2개의 힘을 빌려서야 어느 정도 이미지를 완성하나 그것 역시 로우가 스스로 찾아낸 모습은 아니다. 더군다나 이 캐릭터는 4번째 영장전에서 크나큰 방해를 하는데 솔직히 그 시점에서 린웰의 마법을 겨우 한번 맞는다고 설마 영장급 보스가 한방에 죽겠냐는 생각을 할 것이다. 물론 후반부에 린웰을 주력으로 키우다 보면 그거 맞았으면 죽었겠네 너 괜찮냐? 라는 생각도 든다. 로우 자신의 잘못을 복수라는 측면에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라 라는 본보기적 이미지를 들고 나오지만 로우라고 하는 캐릭터가 2번째 영장부터 4번째 영장에 가기까지 그다지 구축하지 못 했기에 공감대를 이루지 못 한 것이 단점이다.
린웰은 비밀스런 마법사 일족이라는 점을 기반으로 성령술을 쓸 수 있는 힘의 비밀과 복수라는 테마에 얽혀 있는데, 문제는 이 과정을 밟아가는 것이 유추 할 수 있는 요소를 던져주지만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것이 문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로우의 트롤링 때문에 린웰이라고 하는 캐릭터를 완성시키는데 방해를 받았다는 점도 문제다. 최소한 날 방해할거라면 당신들도 용서 못 해 라며 파티를 뛰쳐나갔다면 아 씨 또 파티 이탈이냐? 테일즈야 라고 생각해도 그 행동이 합당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데 린웰은 너무나도 쉽게 수긍을 해 버리기 때문에 갈등 구조가 너무나 맥없이 풀려 버리는 것이 문제이며 막타를 다른 놈에게 빼앗겨 버리기 때문에 결국 죽었지만 내 손은 더럽히지 않았네 정도로 끝나는 것이 참 미묘하게 되어 버린다.
게다가 로우와 린웰의 공통점은 4장을 기점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로우는 본편 엔딩 볼때까지 여전히 지르파의 망령에 묶여 있고, 린웰은 복수가 끝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꿈을 이루고 살지와 같은 목적성을 갖지 못하고 그저 시온과 알펜의 목표에 끌려 다니기만 한다.
키사라도 마찬가지인데 3장에서 오빠와 관련된 문제를 겪고서 뭔가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처럼 할 것 같지만 사실상 캐릭터성 자체는 변화하지 않았으며 시종일관 다나인을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겠다는 말만 할 뿐 세계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 한다. 오히려 그 변화는 듀오할림이 이루는터라 이 캐릭터는 듀오할림이 영장을 포기하고 그 공백을 대신 메꿔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에서 결국 아무것도 안 하는 캐릭터로 남는 낚시 덕후가 될 뿐이다.
그나마 이 게임에서 조금 복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듀오할림이란 캐릭터인데 영장이지만 경쟁을 포기하고, 누군가 피해를 입는 것을 싫어하는 과거와 함께 예술을 사랑하는 지식인이라는 속성, 그리고 그 영장이라는 위치를 좋아하지 않고 언제든 버리고 싶지만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스스로 영장이라는 위치를 다시 짊어지는 입체적인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다. 더군다나 귀족이라서 뭘 스스로 못 해 봤다는 속성과 함께 약간 눈치없는 점과 4차원적인 마인드가 어울려서 얄미운데 미워하기 어려운 재미있는 캐릭터를 이룬다.
식민지 지배라는 설정에서 나타나는 레나인과 다나인의 갈등은 한국인 입장에서 보기에는 마치 일제 식민지배가 떠오르겠으나 나는 그것보다는 미국의 흑인 노예 해방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지배계급의 권력자가 해방에 동조하고, 오랜 노예 생활로 문화와 기록을 잃었으며, 자신의 뿌리(과거)를 찾기 위한 싸움을 계속한다는 점에서 그런 점을 느꼈는데, 이 게임에서는 식민지배를 미화하려는 요소는 스킷 이벤트를 통해 사전에 차단하고 있으나 문제는 이런 문제 의식을 던지는건 좋은데 결국 결과는 뭐 어쩔거냐? 레나인은 대체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다나인은 어떻게 레나인을 받아 들일 것인가 하는 결과물을 도출하진 못 한다. 그저 뒷일은 유저의 상상으로 맡길 뿐이다.
스토리는 낙제점은 아니지만 솔직히 좋은 점수를 줄 일이 없다. 문제와 갈등 구조는 좋은데 그 둘을 연결해야 하는 연결고리인 과거의 비밀이 너무 늦게 밝혀지고, 캐릭터가 너무 밋밋하게 행동하며, 시온 외에는 목적성이 뚜렷하게 내보이질 않으며, 지나치게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을...
지랄맞게 반복한다.
진짜 지랄맞게 반복한다.
과거의 비밀이 있어. 응 알겠음. 과거의 비밀이 있다니까? 알겠다고. 과거의 비밀이 궁금하지 않아? 알려주고 싶으면 씨발 말을 하라고. 아 근데 지금은 안 됨. 뭐 어쩌라고 쌔끼야.
모든 인간이 나쁜건 아냐. 누가 모름? 다나인과 레나인이 아니라 나쁜 사람이 문제야. 알아 새끼야. 우리 모두 평화롭게 공존 할 수 있어. 알겠으니까 하고 싶으면 하라고. 우리 모두 하나였어! 개씨발..
아빠 미안해요. 존나 불쌍하네, 아빠라면 뭐라고 했을까. 과거에 연연하지 마. 아빠라면 의지가 되었을텐데, 너때문에 뒤졌잖아. 아빠.. 그만해 등신새꺄.
존나 뇌절소리가 튀어나올 정도로 매번 똑같은 소리만 앵무새처럼 반복을 하니 스토리가 좋을리가 없지. 게다가 그게 아주 중요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냥 중립적인 의견을 한두번도 아니고 시종일관 끝날때까지 반복을 하는데 어떻게 그게 스토리를 입체적이고 탄탄하게 만들겠냐고. 이야기 구조를 채우는 것들이 전부 똑같은 말들 뿐인데 아오...
그래서 어라이즈의 스토리는 참 좋다고 할수는 없지만 일단 아주 나쁘지는 않다. 원기옥 엔딩이 얼척없으나 엔딩 조져 먹은 것들 중에서는 그래도 무난하게 조진게 아닌가 한다.
마지막으로는 BGM. BGM은 뭐 걍 쓰레기다. 일단 전통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애니메이션 오프닝은 고수하고 있는데 오프닝 노래가 별로 어필을 못 한다. 테일즈 오브 전통의 오프닝 공식을 잘 갖추고 있지만 뭔가 밋밋한데다 확 하고 띄우는 구간이 없는 점이 아쉽다. 게다가 이게 2부 오프닝으로 넘어가서 달라진 노래는 진짜 의욕이 팍팍 떨어지는 반면 오프닝 애니메이션 퀄리티는 1부 오프닝보다는 더 좋아서 웃프다. 차라리 2부 오프닝 애니메이션급 퀄리티를 1부에 투자 했으면 좀 좋았을지도. 애니메이션 오프닝이 밋밋한것도 아쉬운 일이나 가장 안 좋은건 인게임 BGM이 진짜 감흥이 없고 바리에이션이 부족하고 세계를 제대로 표현을 못 한다. 그래서 안 그래도 매번 똑같은 부스트 스트라이크로 조지는 난잡한 게임 구성과 합쳐서 쉽게 지루한 느낌을 준다.
기존 시리즈에 비해 일신된 그래픽과 강화된 편의성, 스피디한 진행, 부스트 시스템 등 개선되고 좋아진 점은 있지만 반면 그 개선된 부분을 받쳐줄 요소가 부족하여 뭔가 조화롭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빈약하며 LMB 시스템으로부터 이어진 격겜같은 요소가 사라지고 레이드처럼 대체된 요소에 익숙해지지 못 한다면 호불호가 갈릴수 있다. 스토리는 진짜 좋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심하게 조졌다고까진 아니고, BGM은 심하게 조진거 맞다. 특히 DLC는 기존의 선을 넘은게 문제고.
아무튼 나쁜 게임은 아닌데 심하게 아쉬운 점이 많은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