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9일 수요일

짜증

 치매+조현병+나는 틀리지 않아+지능낮음이 조합되면


있을수 없는 일이 있는 일이 되어버리고 이미 한 일이 없던 일로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걸 아무리 설명하려 해 봐야 소용이 없어서 정신병자를 돌보는 사람만 앓아 죽지


치매는 걸린 인간보다 돌보는 사람에게 제일 끔찍한 질병이다

2021년 12월 27일 월요일

하여간에 슈로대는 이래서 싫다

 2회차 진행중인데 또 카테지나랑 빅팀을 영입 못 했다.


대신 이번엔 부주인공이랑 카게로우는 영입하긴 했는데 대체 왜 카테지나랑 빅팀은 특별취급으로 조건이 까다로운지 모르겠네.


안 그래도 2회차에 20단 개조에 200레벨이 풀려서 어지간한 적들은 보스급까지 다 한방이라 툭툭 치려면 강화파츠 다 빼줘야지 일부러 약한 기술에 기력도 낮춰서 때려야지 초숙련 난이도로 해야지 등등 귀찮은 것들 뿐인데 말이다. 심지어 빅팀 들어오는 타이밍도 거의 빈사로 다 잡아 놔야 중간 합류를 하는데 빨피라서 툭치면 죽게 생겨놨는데 걔로 치고픈 마음이 들겠냐.

멍청한 빅팀 영입 조건은 그렇다 쳐. 근데 카테지나는 무슨 스토리 진행과 같으면 안 됨 이러니 v건담 안 본 입장에선 눈꼽만큼도 모른다고. 심지어 1회차 끝낸지도 몇주가 지나서 그때 어떤 순서로 잡았는지도 다 까먹었다. 그냥 잡고 싶은대로 잡으면 영입이 되게 하거나 다른 애들 영입 조건처럼 해당 작품 주인공 기체로 잡으면 들어오게 할 것이지 대체 이게 뭐냐고.


이래서 슈로대가 거지같아서 싫은거야. 일방통행 스토리에 선택지 조금 삐끗했다고 못 얻고 얻으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데 아니 이딴식으로 할거면 초반에 좀 몰아넣던가 후반대에 영입 조건이 중요한게 몰려 있으면 뭐 어쩌라는거야 대체


Sd건담 g제네를 좀 본받으라고. G제네는 작품별 스토리 진행이라 언제든지 원하는대로 스토리를 선택 반복 가능한데다 조건도 라이브러리의 게스트 파일럿에 영입 조건이 명확하게 표시되어서 공략 보려고 스포일러를 당할 필요도 없고 말야.


근데 이 멍청한 게임은 스토리 게임을 지향하면서 영입을 공략의존없으면 못 하게 만드니 어이가 없어. 낡았다고. 방식이 너무 낡았어.  게다가 놓치면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하는데 이것도 진짜 낡은 방식이고 말야.


게임을 수십년간 숱하게 해 오다보니 이제는 멘탈이 예전같지 않아 도전적인 정신이 많이 사라져서 이따구로 스트레스 유발하는 게임은 그냥 손에서 놓아 버리게 되는데 이 멍청한 게임도 그냥 맘편하게 손 놔야 할 지경이다.  3회차를 할 맘이 전혀 안 들어


오토모드 덕에 중요 캐릭터만  잡아 버리고 나머지는 오토처리를 해 버리기는 하는데 매 스토리마다 타 작품들 난입하는거 신경쓰느라 마음에 드는 유닛들을 쓰지도 못 하고 필수 유닛 찾느라 시간 걸리고 짜증나고 하여간이 플레이가 매회 할때마다 여전히 거지같아서는 했던거 또 하는데도 불편하고 짜증만 난다. 진짜 짜증나.심지어 이젠 dlc기체까지 섞여서는 더 찾기가 힘들어. 아무리 내가 쓰는 기체에 몰빵을 하고 싶어도 툭하면 안 쓰는 기체가 강제 투입되고 개조치에 따라 강화판 기체의 개조치가 전승이 되니 돈 아낄려고 개조를 안 할수도 없고 말야. 그렇다고 내가 원하는 기체순 사용순으로 정렬되거나 이전 선택한 기체들이 기억되는 것도 아니어서 그나마 전력치 정렬이 원하는 기체순으로 빠르게 선택이 가능하지만 이 역시도 강화파츠니 파일럿 스킬이니 해서 전력치를 강제로 끌어 올려야 하다 보니 내가 원하는 플래이랑은 또 안 어울리고



에휴. 말을 해서 뭐하냐. 어차피 이딴 겜인거 알고 있었으면서. 너무 오랜만에 하니 망각해서는 쌩돈 날린거지.


걍 차라리 다음 sd건담 g제네나 기대하던지 아니면 g제네풍의 슈로대나 건담 브레이커 같은 슈로대가 나올때까지 거들떠도 안 봐야지 원. 플레이 하면 할 수록 기체가 늘수록 데이터가 쌓일수록 짜증나고 하기 싫어지는 게임이라니 이게 말이 되나.


생각 해 보니 진짜 그지같네. 아니 건담 시리즈는 액션이며 srpg며 전략 땅따먹기며 별별 장르를 오가는데도 어느 정도 평타를 친 전례가 많건만 유독 슈로대는 액션이며 3d화며 뭔가 할 때마다 기본이 안 되어 있고 그나마 어쩌다가 평타 치는게 이 기존 틀에서 못 벗어나는 구성이니. 진짜 슈로대의 기본 틀 자체가 글러먹은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 슈로대라는 ip가 골골대는 이유가 설명이 안 돼. 난이도 밸런싱 못 잡는거야 진짜 백만천만보 양보해서 그럴수 있다 쳐도 구린 편의성 요소나 후진 구시대 트리거 구조나 지루해빠진 취사선택 안 되는 일자진행 스토리나 이런걸 답습하니 결국 유저를 떨구고 떨궈내는거지. 콘솔판 페이트 게임도 스토리 자체는 일자진행이어도 캐릭터를 성장시키거나 입수하기 위한 스테이지는 마음대로 선택하고 반복 플레이가 가능하고 대부분의 게임들이 사실상 스토리 재반복 플레이를 용이하게 만드는데 말야.

심지어 스토리 플로우 차트도 존재하면서 원하는 미션 반복같은 이런 편의성 요소도 없어?

오히려 미션 하다가 긴급미션이나 다른 미션 시간제한에 밀려서 사라질까 전전긍긍해야 하고 말야. 자유도가 없어. 마치 선택의 자유도가 있는 척을 하지만 결국 그게 제약에 밀려서 선택을 강요받으면 자유도가 없는거랑 차이가 없는거지. 결국 눈가리고 아웅이고 오히려 후진적인 퇴화야.


멘탈보호를 위해 당분간 슈로대는 걍 따로 다른 폴더에 집어넣고 거들떠도 안 봐야지. 진짜 생각하면 할수록 재미는 드럽게 없어서 오토에 의지해야만 하는데 그 편의성도 조져놨고 이것저것 트리거에 밀려서는 하고 싶은 플레이가 제약을 받는데다 전투 대사를 즐기기에도 불편하고 개조치랑 레벨을 따라가질 못 하는 구조니 게임이 여러모로 꼬여있어. 이건 진짜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나마 이 슈로대라는 걸 만들어 왔던 테라다도 슈퍼바이저로 나갔으니 이 슈로대라는 ip는 예전처럼 하청이나 돌리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보면 기껏 가지고 있던 개발력이며 인원들도 흩어지고 다시 한숨 나오는 상태가 될듯.어차피 이 시리즈가 제대로 회생하려면 차라리 처음부터 뜯어 고쳐야 하겠지만 말야.


암튼 진짜 패스다. 이번에 리레이어라는게 나온다는데 카도카와라서 별 기대는 안 하지만 이 게임이 슈로대보다 재미있으면 진짜 헛웃음 나올지도. 그렇잖아. 30년 역사의 맛집이 사실 똥맛이고 이제 새로 개업한 집이 맛집이라면 결국 그 30년 역사에서 배운것도 없었고 트렌드를 따라 갈 생각도 없는 추억팔이에 매달렸다는 소리일테니 말이다.


리레이어. 그다지 기대는 안 하는데 일단 나오면 주목은 해야 겠네. 근데 카도카와는 예전에 풀메탈패닉 rpg게임을 그지같이 낸적이 있다보니 진짜 기대는 안 된다. 물론 그건 날로먹는 팬게임을 하청 준거라 리레이어처럼 오리지널 신작으로 케어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말이다. 텍스쳐며 3d며 진짜 psp수준의 허접이었으니..

2021년 12월 25일 토요일

슈로대30 시즌패스dlc가 전부 적용되었다기에

 간만에 다시 슈로대를 실행시켰다.


디럭스 에디션이었나 암튼 시즌패스 되는 에디션을 구입했으니 dlc는 즐겨야 하지 않나 싶어서 다시 시작을 했는데


......중반부 넘게 온거 같은데 영입 미션이 안 떴다.


?? 이거 원래 늦게 뜨는건가? 아니면 특수 조건이 있는건가? 싶어서 일단 계속 진행을 해도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기에 위키도 공략 사이트도 검색했는데 별 내용이 없었다.


그래서 뭐가 빠졌나 싶어서 다운로드 컨텐츠로 들어가니



......dlc1,2가 안 받아져 있었다.


이런..


설마 dlc가 안 받아졌을 줄이야.


워낙 dlc라 쓰고 컨텐츠 해제 키라 불리는 100kb내외의 dlc들에 익숙해져서 설마 이런거였나 라고 생각을 못 했다.


아무튼 늦게라도 dlc를 받아 영입 미션을 진행을 하는데 별 감흥이 없다.


그나마 울트라맨 영입 미션은 그럭저럭 캐릭터 이미지도 잘 전달하고 괜찮았는데 og쪽 캐릭터는 미션이 그냥 구색 맞추기 수준이고 사쿠라대전은 작품 성격을 잘 살리긴 했는데 사실 아무래도 좋은 정도라서 큰 감흥은 없었고 가장 거지같았던 것은 철혈. 진행하기 전부터도 싫어죽겠는데 진행을 하고 나니 더 싫어졌고 심지어 이 거지같은 유닛들이 매번 미션 시작할때 유닛 선택창에서 보이니 쌍거지같다.


일단 dlc들 공통점이 컨텐츠가 추가 된 것 치고는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추가된 작품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당 작품을 기리는 도전적인 미션이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닌 단순 영입 미션 몇개에 유닛 몇개 정도인데 그 유닛마저도 실상 매우 쓸모있다고도 느껴지지 않고 기술 연출은 너무 퀄리티가 들쑥날쑥이라 더 집중이 안 된다.


일단 유닛들 성능 부터가 딱히 확 잡아끌지를 못 하는데 그냥 기본 참전작들만 해도 사거리,이동력,특수 방어 기술,데미지,스킬이 미쳐 날뛰는 마당에 이렇게 소소하게 내놓는건가 싶은 마음 뿐이다. 거기다 연출도 구리고 성능도 구린 애들이 있으니 더더욱.


이런게.. dlc고 꽁꽁 숨겨왔던 시즌패스라고? 진짜 돈 아까워 죽겠다. 이럴줄 알았으면 에디션 구매 안 했지. 하여간 세세한 정보도 공개 안 하는 물건을 넙죽 구매한 내가 잘못이지만.


어차피 망하고 산으로 간 밸런스고 컨텐츠면 그냥 확 질러버리던가 대체 이 무슨 소심한 변화인지. Dlc구매 유도가 전혀 안 되잖아. 물론 구매하기 전까진 이런 실망스런 구성이란걸 알기 어렵지만.


게임이 지겨워 죽겠는데 유닛들 영입하고서도 지겨운건 마찬가지라 이게 플레이 원동력이 될거란 기대를 산산히 부숴놓게 만든다. 유닛이 추가 되었는데 하나도 흥미가 안 생긴다.


전에 슈로대30 감상글에서 자기 취향인 참전작이 많아야 흥미를 가질수 있다고 했는데 그 생각이 틀렸다. 게임 자체가 재미 없다보니 취향의 참전작이 추가되어도 흥미가 생기지를 않는다.


재미하니 패치와 함께 추가된 요소인 레벨,스탯제한 해제와 초숙련모드도 2회차를 하는 김에 겸사겸사 해 봤다.


밸런스 못 잡을거란건 알고 있었지만 초숙련 모드는 역시나 밸런스를 못 잡았다. 오히려 레벨을 빨리 올려줘서 정신기가 판치게 만드는터라 100레벨을 금새 넘어버리고 200레벨이 되면 열혈,혼,용기,기적,각성,결의 등을 남발하는터라 멀티액션 무쌍이 펼쳐지고 개조만 끝내놓으면 초숙련도 결국은 오토모드를 돌려도 클리어가 되는 상황이다.   오히려 초숙련모드가 없고 레벨,스텟제한이 있던 쪽이 덜 무쌍스러웠다.

그렇긴 해도 초숙련 모드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게 과도한 강화만 배제하면 나름 플레이에 신경을 쓰게 만드는 강한 적들이 등장하는터라 원킬 데미지인줄 알았는데 적이 실드를 발동시켜 살아남거나 명중률이 꽤 높아져서 데미지를 자주 받게 만든다. 다만 그 의외성. 죽을줄 알았는데 안 죽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본래 멀티액션으로 무쌍을 하려던 사람에겐 예상치못한 안 좋은 결과이기에 그 의외성이 실제로는 별로일거고, 난이도를 높인다고 보상이 더 좋아지는건 아니어서 결국 귀찮고 번거롭고 걸리적거리기만 하지 재미나 도전의식을 불러오지는 않는디다, 슈로대 특징인 특정 캐릭터를 영입하기 위한 조건 채우기만 껄끄러워지고 유닛 영입 미션에서는 노개조 유닛으로 살아남아야 해서 부담감만 높을 뿐이니 그다지 좋진 않다.


아무튼 dlc유닛을 영입하고 나니 매 미션마다 유닛을 골라야 할 때 레벨별 정렬, 전투력 정렬을 해도 고를 생각이 없는 애들이 중간에 콕 박힌 경우가 더 늘어나서 짜증이다. 1회차 후반대도 쓸 생각 없는 유닛이 걸리적 거렸는데 dlc까지 추가 되니 더 개판. 유닛에 즐겨찾기 등록하고 쓸 유닛만 보이게 하거나 정렬되어야 하는데 그런 배려가 없다. 철혈애들이 자꾸 눈에 거슬리는것도 별로고.


이 거지같은 철혈은 g제네도 나오고 건담 브레이커때도 나왔던가 반다이 로봇 게임에는 못 껴서 안달인데 좀 안 나오면 안 되겠냐. 이걸 왜 자꾸 들이밀며 츄라이 츄라이 하는지 짜증난다.


현재 진행 할 맘이 안 들어 진행이 막혔는데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 재미가 없다. 차라리 sp벌이 반복 미션이나 좀 넣어주던지. G제네는 그런 노가다용 미션을 넣어주는데 말이다. Sp벌이라도 잘 되면 필요한 스킬들 찍어주고 호쾌하게 다 날려버리겠는데 말야.


암탄 두번다시 반다이 게임은 시즌패스니 에디션이니를 사지 말아야지.

2021년 12월 19일 일요일

저지 아이즈 : 사신의 유언 감상

이번달 ps plus무료게임인 저지 아이즈를 대충 40시간째인가 그 이상쯤에서 완료했다.


스토리는 상당히 좋게 나왔는데 흑막의 구성 및 행동 원리가 설득력 있게 잘 짜여져 있을 뿐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를 통해서 변절 할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잘 짜 놨다.

등장인물들의 연기도 전형적인 오바질 떠는 과장된 일본식 연기가 아니라서 거부감 느끼지 않고 즐길수 있다. 사실 이 부분만 해도 일본 컨텐츠를 즐기는데 있어서 상당한 걸림돌이기에 없는게 그리 좋을수가 없다.

다만 야쿠자 미화를 싫어하는 입장에서 조금이긴 하지만 협객처럼 묘사되어지는 부분이 별로 마음에 안 드는데 주인공의 출신 성분 때문에 계속 얽히는 터라 그 부분은 좀 별로였다

스토리만 보면 참 좋은 게임인데 문제는 게임의 형태다. 스토리만 가지고 판단할거면 걍 텍스트 어드벤쳐였어야 하니까.


나는 용과 같이를 비롯해 ~~와 같이류의 게임을 대단히도 싫어하는데 용과 같이는 야쿠자 때문에 싫어한다 쳐도 북두와 같이는 야쿠자가 아니지만 역시나 싫어한다. 이유는 너무 구려서.


용과 같이는 내가 안 좋아해서 체험판 잠깐 해 본거랑 북두와 같이를 한거 말고는 없는데 일단 공통적으로 거슬리는 요소는 어깨빵. 뭔 게임이 지나갈때마다 npc랑 부딪혀서 걸리적거리게 만드는데 이게 심히 거슬린다. 근데 저지아이즈는 탐정이 직업인데 이것도 굳이 어깨빵을 넣어서 거슬리게 만들 필요가 있었나?

그 다음으로 ~~와 같이가 싫은건 병신같은 타겟팅. 북두와 같이는 이게 진짜 거지같아서 못 해 먹겠는게 타겟팅도 제대로 안 되면서 공격은 또 타겟팅 방향으로 밖에 안 나가는데 이게 방향전환이 부드럽지도 않고 록온한 적을 잘 쫓는것도 아니다. 저지아이즈도 같은 문제가 있긴 한데 그나마 이 게임은 이 병신같은 타겟팅을 해결 할 간판이나 자전거가 많아서 잡고 휘두르면 적당히 넓은 반경 공격이 가능해서 덜 짜증난다는 점이다.게다가 잡고 던지는건 알아서 가까운 적에게 날아가기도 하고.

게다가 북두와 같이는 적이 가드를 하면 존나 뭘해도 가드를 뚫기가 힘들었는데 이 게임은 그나마 가드 문제에서는 좀 나은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건 아닌게 뭔 모탈액션이란게 있어서는 적이 모탈 액션을 발동중에는 슈아처럼 되어 버리고 공격을 받으면 부상을 입는다. 차라리 가드가 귀여울 지경.

모탈액션을 보스급에 한해서 달아놨더라면 그래 좀 위기감 있네 하겠는데 잡몹들도 모탈액션을 하게 만드는게 거지같다. 모탈액션이 슈아+일방적 공격이라면 그냥 피해다니면 그만이겠으나 이 공격에 붙어 있는 부상요소가 짜증이다.

부상 요소 자체는 체력의 최대치를 제한하여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방법이라 단순히 이게 있는게 문제다 라고 하는건 아니다. 있어도 된다. 근데 이 부상을 치료하는 방법이 지극히 제한적이니 문제다.

게임 내에서 부상을 치료 할 방법은 치료 키트 또는 진료로 해결 할 수 있는데 이 두 방법은 어차피 하수구에서 사는 의사에게 가야 한다는게 거지같다. 이 하수구로 통하는 길이 맵 가운데 있는 것도 아니고 들어가면 바로 의사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로딩하고 움직이고 거기다 비싼 치료비와 구급키트비까지 든다.

대체 왜 이 동네는 멀쩡한 의사가 없는지 하수구 의사 말고는 부상을 해결 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부상을 치료하는 방법이 번거롭고 비싸니까 부상을 입히는 모탈어택이 짜증나고, 이 모탈 어택을 주로 맞게되는 카이힌 보스가 지나친 스트레스 요인으로 다가온다. 이 거지같은 놈들이 진짜 정도라는게 없다보니 나중엔 총까지 쓰는데 분명 게임상 스토리 진행중에는 총도법 위반이라며 몇번씩 언급하지만 때려 잡을때마다 경찰이 끌고 가는 것도 아니고 보상도 선약 재료인 휘석 말고는 없으니 그냥 짜증요소에 불과하다. 게다가 나중엔 보스도 아닌 놈들이 총을 들고 나와 부상을 입히니 거지같다.

또한 선약이 대부분 쓰잘데기 없다. 어차피 선약 버프는 하나만 적용되는데다 지속시간도 짧고 모아야 하는 재료는 구하기 번거로운데다 패시브 스킬을 찍어서 대성공 30%보정을 받아도 더럽게 대성공이 안 뜬다. 30%라지만 실제로는 10%에 가까운 수준이다. 게다가 선약용 재료들 대부분 팔수가 없다보니 맵에 너저분하게 널려 있기만 할 뿐이지 플레이어에게 긍정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

 거지같은 미니게임에 달려 있는 프렌드 이벤트는 딱히 잘 하고 싶지도 않은 미니게임을 강제하며 탐정 의뢰를 해금하는 평판 역시 제약이 너무 심하다. 미니게임이 많은건 좋아하지만 그게 달성요소와 관련이 있고 필히 클리어를 해야 하는 제약마저 붙는건 진짜 사절이다. 클리어가 강제되는 미니게임은 도저히 미니게임이라 할 수 없다.

회복 아이템의 갯수는 스킬을 찍어야 더 많이 가질수 있는데 정작 이 회복 아이템들의 효과가 별로고, ex액션을 통해서 데미지를 받지 않고, 주변에 널리고 널린 음식점들이 회복하기가 더 편하다보니 대체 왜 이런 제약을 두는지 알수 없다. 심지어 아이템 숏컷 기능이 있긴 하지만 스타트 버튼 누르고 메뉴에서 얼마든지 아이템을 먹을수 있기에 기껏해야 선약 숏컷 말고는 쓸모도 없다.

스킬들도 대부분이 다 똥같은게 짜증나는 것이 sp는 오질나게 먹으면서 그 효과는 실제로 쓰기 전까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는게 문제다. 선약 대성공 30%이나 공격력 증가, ex게이지 획득 증가 등 스킬들은 전부 체감 전까지는 얼마나 도움되는지를 모르니 필히 세이브를 하여 리셋을 하게 만든다. 근데 이 세이브 리셋을 못 하게 덮어씌워 버리면 sp만 낭비되는데 이 sp를 획득하는 방법이 지나치게 쪼잔하다. 소모에 들어가는 sp에 비해 들어오는 sp는 적을 뿐더러 캠고 달성 요소라며 조각조각 쪼개 나뉘어져 있다보니 sp10%추가획득 선약의 효과를 받고 싶어도 지속시간이 3분밖에 안 되니 답답하고 무한의 위장 스킬을 찍은게 아닌 이상 가게 재패 sp를 달성하는데 번거롭고 시간 걸리고 짜증나며 이 무한의 위장 스킬마저 소모 sp가높아 심히 짜증난다.

Sp획득도 답답하지만 돈벌이도 방법이 제한되어 있어서 쌍륙 다이큐 말고는 돈을 벌 방법이 마땅치 않은데 개발자놈들도 그 사실을 잘 알면서 플레이패스를 온갖 요소에 흩뿌려 놓아 컨텐츠를 강요하니 완전 좆같다.

게다가 스토리가 좋다고는 했으나 그 스토리 안에서 주 활동영역인 탐정 액션은 진짜 진짜 쓰레기같다.

드론은 조작감이 완전 쓰레기고, 집중해야 할 조사파트에서 매번 거슬리게 만드는 고양이 소리하며, 덜떨어진 미행파트는 들켜도 대놓고 간판뒤로 숨으면 발각도 안 되고, 변장 복장을 입을수 있는건 극히 한정된 상황에만 가능하고 평상시에는 입을수도 없으니 복장을 대체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고 존나 거지같은 qte추격전은 뻔질나게 등장하는데도 한번도 좋았던 적이 없다. 그냥 좌우로 옮겨가게 만들면 될걸 좌우 이동마저 입력을 안 하면 실패하게 만들고 그런 주제에 점프 같은것도 없어서 바닥에 떨어진 공사용 콘에 닿으면 허우적대질 않나 대체 주인공은 체력 관리를 뭘 어떻게 했길래 일반인을 상대로도 허우적대고, 이 추격전 대부분이 정말 위험한 놈을 쫓는다거나 심각한 상황을 연출하는게 아닌 가발 쫓기같이 b급컬쳐에만 몰려 있어서 탐정 액션들 하나하나가 전부 긴장감 떨어지고 맥빠지게 만든다.

하여간 게임의 스토리는 잘 짜 놓고는 그 안의 내용물들을 다 거지같이 만들어 놓으니 손이 안 가게 만들어서 ~~와 같이 시리즈를 하고 싶지가 않다. 얘네는 이게 존나 잘 만드는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개선이 안 되고 있으니 걍 하기 싫은 사람이 멀리해야지. 어쩔수 있나.

호크아이 1~5화 감상

 다음주에 6화 나오고 결말이 나겠지만 그전에 디플이 끝난 관계로 그냥 씀.


재미없고 지루하고 뭐하자는건지 모르겠다.


이야기는 두가지 측면에서 진행된다. 하나는 호크아이처럼 히어로가 되고 싶어하는 케이트 비숍과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는 호크아이 클린트 바튼. 둘의 공통점은 활을 무기로 쓰며 비초인이라는 점이다.

우연히 지하경매장에 들어간 케이트 비숍은 트랙슈트 마피아와 대치하며 경매품으로 등장한 로닌 슈트를 입고 마피아를 때려잡는다. 하지만 그 행동은 오히려 트랙슈트 마피아의 리더를 자극했고 케이트 비숍은 마피아에게 쫓기고 그 과정에서 로닌 슈트를 입고 날뛰는 케이트를 클린트가 뒤쫓으며 둘이 만나게 된다.


호크아이의 목적은 자신의 과거. 로닌의 과오를 해결하는 것이고 케이트 비숍의 목적은 동경하는 호크아이를 따라 히어로가 되는 것이다. 트랙슈트 마피아 리더의 목적은 로닌에게 복수하는 것이고, 엘레나는 블랙위도우를 위해 호크아이를 죽이려 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진짜 심각하게 개판이다.

호크아이의 목적인 로닌의 과오를 해결하는 것은 5화까지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지지부진하며, 심지어 가족과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는 계획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케이트 비숍은 동경하는 호크아이를 만나 특별한 제자가 되고 싶어하며 이 때문에 활약을 하여 인정받기 위해 엇나간다. 이는 뭐 여타 컨텐츠에서 자주 보여지는 사고 치는 주인공이다.


호크아이의 일이 5화까지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것은 뭐 보나마나 뻔하다. 마지막 6화에서 전부 해결하거나 혹은 전부 안고서 사라지겠지. 극중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 일부러 목적에 도달하는 것을 길게 질질 끈건데 문제는 이게 의도적으로 늘릴수 있는 한계가 있다보니 여기서 케이트 비숍이 개입을 한다.

케이트 비숍이 가지는 문제는 조직 범죄와 가족 문제와도 연결이 된다. 그리고 가족이 가진 문제는 흑막과도 연결이 된다. 문제의 발단도 케이트 비숍이고 결말도 케이트 비숍이 연관되니 결국 이 드라마는 온전히 호크아이만의 이야기가 되지 못 한다.

세대교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 드라마는 좀 심하게 꼬여 있는데 팔콘과 윈터솔져 역시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라는 세대교체의 의미가 있었지만 이야기를 이딴식으로 하진 않았다. 아무리 흑막이 있었어도 두 히어로가 목표로 하는 사건 자체는 명확하고 주도적으로 쫓았는데 이 호크아이 드라마는 자꾸만 주변에서 개입하는 존재들이 생겨난다. 그것도 정말이지 뜬금없이. 블랙 위도우 영화를 안 봤더라면 이해가 안 될 등장인물까지 투입하면서 말이다. 지나칠 정도로 불친절하며 관객을 고려하지 않은 구성이다.

그렇다고 이 등장인물을 투입한 결과는? 6화가 안 나온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에 시기상조일지 모르지만 투입한 만큼 연착륙을 시킨것도 아니었고 작중 어떤 역할을 할지도 알수 없을 정도로 모호하다.

이야기가 케이트 비숍에서 엘레나로 새어나갈 정도로 이 드라마는 본질적으로 호크아이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리고 집중하지 않는 다른 하나는 1화에서 등장한 어벤저스 시계. 5화가 될때까지 용도와 정체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시계에 집중 할 타이밍에 클린트 바튼의 가족이 타겟이 되고 또 이야기는 본질에서 멀어지고 흐려진다.


가족애다. 진짜 질릴 정도로 지겨운 가족애. 클린트 바튼의 가족, 케이트 비숍의 가족, 엘레나의 가족, 트랙슈트 마피아 리더의 가족. 등장인물 넷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죄다 가족애랑 상관있다. 가족이 위협받고, 가족이 되려는 자가 위험하고, 가족이 죽은 것을 추궁하려 하고, 가족이 죽은 것을 복수하려 하고.

그니까 가족애를 전가의 보도처럼 치트키처럼 이렇게 남용하면 안 되는거다. 어떻게 등장인물 넷이 전부 대립하게 된 원인을 가족애로 땡칠수가 있냐. 그렇게 내세울 이유가 없냐?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냐? 속이 너무 뻔히 보이지 않냐?


아니 그리고 진짜 갑툭튀 킹핀은... 하아. 갑자기 엘레나가 튀어나오는 것도 불친절한 구성이구만 여기서 한술 더떠서 킹핀이라니 대체 이야기를 어디까지 멋대로 나갈 생각이냐. 거기다 가끔 등장하고 마는 골댕이는 분위기 환기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이야기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여기저기 산만하게 나뉘어진 요소들이 멋대로 개입하고 흔들면서 호크아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모호해지며 목적과 사건 역시 점점 이상한 쪽으로 흐른다.


만듦새 자체만 보면 로키보다는 낫다. 그냥 뭐 거의 모든 드라마가 로키보다는 나을 것이다. 근데 로키보다는 낫다이지 이게 다른 드라마랑 비교할 것도 없이 그냥 꽝이다. 케이트 비숍은 매력적이지도 않고, 호크아이는 히어로라기 보다는 중년 아저씨의 위기이고, 드라마를 흔들어 놓는 인물들은 대체 어디서 뛰쳐나온 초인들이신지 한 따까리 하시고, 오히려 호크아이나 케이트 비숍보다도 트랙슈트 마피아 리더랑 케이트 비숍 엄마의 약혼자가 얼마나 강한지가 더 흥미로울 지경이다.


6화의 결말이 딱히 궁금해지지 않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내 생각엔 아마 6화로 끝내긴 어려울거 같은데 그러나 정작 드라마의 시간대가 크리스마스 시즌이니 어떻게든 6화로 끝은 낼거다. 그러니 결말을 조지던지 질질 늘어지던지 하겠지. 어차피 기대도 안 되고 별로 흥미도 없으니 6화는 나무위키 스포일러로나 봐야겠다.

왓 이프 감상

 만약에 ~~라면 의 가정을 통해 마블 세계관 역사의 분기가 나뉘고 결과가 달라지는 내용을 다룬 작품.


각 에피소드들이 짧은 대신 굵직하고 강렬한 사건을 다루기에 몰입력이 강하여 푹 빠져 보게 된다. 또한 오로지 행복한 결말만 다루는 것이 아닌 비극도 희극도 아포칼립스도 골고루 다루는터라 다양한 형태를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에겐 다음 시즌도 기대하게 만든다. 특히 히어로 팀업 무비인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다른 결말을 원했던 사람들도 꽤 있었기도 했으니 말이다.


단순히 다른 이야기를 제시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캐릭터의 다른 모습도 보여주기에 흥미진진해지는데 인류 반쪽 계획을 포기한 타노스나 닥터 스트레인지가 될수 밖에 없는 운명에서 괴로워 하는 스트레인지, 보다 지능적이고 철저해진 킬몽거 등 영화가 시리즈물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 해 스스로를 제약할수 밖에 없던 점과 달리 왓 이프는 하고 싶은대로 폭주하는 점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정말로 3d가 뛰어났는데 인물의 동작이며 광원에 따른 표현이며 모든 부분이 2d애니메이션에 가깝게 자연스러웠다. 극장용 정도의 심혈을 기울인 3d애니메이션이 아닌 tv용 3d애니메이션은 동작이며 모델링 광원등에서 어색함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말이다. 이펙트와 배경은 2d랑 섞었으니 풀3d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왓 이프 시즌 2가 나온다면 그땐 다시 디즈니 플러스 결제 할 듯 싶다. 왓 이프 만으로도 디플을 볼만 하니까.


근데 진짜 왓 이프를 보다 보니 드라마 로키가 너무 허접하게 느껴진다. 똑같이 멀티버스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한쪽은 마음대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데 다른 한쪽은 새로운 모습은 커녕 정해진 등장인물에서 벗어나지도 못 하고 딱히 흥미롭거나 의미있는 장소에서 마블 시간대의 중요한 사건을 마주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이디오 크러시 감상

디즈니 플러스 구독 기간이 얼마 안 남아서 마구잡이로 보려 하다가 이 영화가 최근의 반지성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말을 듣고 봤다.

결론적으로는 그냥 시간 낭비.

그냥 멍청한 인간들이 세상에 넘쳐나면 어떻게 될지 상상만 해도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보다는 더 많은 것을 떠올릴수 있을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사회 풍자를 제대로 담아내고 있지 않다.

이 영화는 iq 60이 평균이 되어버린 500년 후 미래에서 냉동수면에서 깨어난 평범한 수준의 주인공이 겪는 문제를 통해 멍청한 사람들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적 현실을 풍자하려 하지만 문제는 영화의 구성이 풍자하려는 멍청한 사람들 수준으로 덜 떨어졌다는게 문제다.

작중 주인공은 병원-법정-교도소-코스트코-국회 순으로 이동하며 세상이 얼마나 덜떨어졌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멍청이들로 인해 의료,법치,정치,치안,경제가 무너진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멍청이들이 어떤 이유로 병원에 오고 멍청이들은 어떤 처방을 내리며, 바보들의 법정은 대체 무슨 문제와 무슨 법을 가지고 재판하는지, 멍청이들의 정치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전혀 보여주지 않고 그 자리에 그저 멍청이를 놓고 반대편에 덜 멍청한 사람을 놓아두기만 한다.

코미디 이론에 비추어 볼때 이 영화는 풍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며 그저 우매함을 이용하여 우월성을 촉발시킬 뿐이다.

 영화는 오로지 주인공을 기준으로 긴장감을 유도하기 위해 500년 동안 운 좋게 이 멍청이들은 생존의 위기가 없었지만 때마침 식량문제가 위기라는 납득이 안 가는 작위적인 설정부터 도무지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게 만드는데, 이는 상당수의 창작자들이 쉽게 범하는 오류인 작품의 세계관과 원인과 결과, 논리적 이유, 등장인물의 성격 등을 작품의 장르 성격이나 의도와 동일시하는 오류에 빠진 것이다.

작품에서 호러,서스펜스,코미디,액션,로맨스를 보이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작품의 세계 역시 장르에 맞춘 구성이 존재할 필요가 있다. 액션이면 추격자와 적대 세력, 로맨스면 사랑에 빠지는 상대와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 호러는 미지의 존재와 살인사건 등이다. 그러나 아무리 장르와 의도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원동력인 원인과 결과와 세계관을 엉터리로 짜서는 안 된다. 아무리 로맨스를 끌고 나가고 싶어도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게되는 이유가 엉성하고 등장 인물들의 성격이 로맨스를 끌고 나가기에 걸맞지 않은데도 강제적으로 사건을 배치하고 엮어주려 해 봤자 납득할만한 원인과 결과, 세계관을 만든 것이 아니기에 당연히 몰입은 저해되고 결과로부터 눈을 돌리게 만든다.

이 영화 역시 그런 우를 범하고 있다. 작품의 세계는 멍청이들로 가득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위기가 없다. 경찰들의 오발사격으로 비행기가 추락하고 의료가 붕괴되어 제대로 된 처방을 못 하고 밭에다 이온음료를 뿌려대는데 죽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고 굶는 사람도 없다. 평범한 주인공과 멍청이들의 대립구도 사이에 배치해야 할 타당한 사건들을 고의적으로 잘라내고 오로지 이 멍청이들이 주인공을 괴롭히는 일에만 집중한다.

예로 이 작품의 세계에서는 이온음료 회사가 식수 공급을 담당하다 못해 경제의 대부분을 관장한다. 문제는 사람은 이온음료만 마시고는 살수 없다. 체내에 염분이 쌓여 신장 질환을 발생시키니 도저히 오래 살수 없는데 이 영화는 그런 기본적인 사실마저 멍청이들이 멍청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인지 아니면 감독이 그 당연한 사실을 몰라서 넘긴건지 도무지 알수 없을 정도로 대단히 허술하다. 이 영화에는 시청을 거슬리게 만들 정도로 허술하기 짝이 없는 구성들이 너무나도 즐비한데 그것을 단순히 코미디 영화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있다.

의료,법치,정치에 대한 묘사도 이와 마찬가지로 허술하다. 랩하는 판사와 프로레슬러 출신 대통령, 대마초 피우는 의사, iq60보다도 낮은 저능아 교육부 장관 등 멍청이들을 떼거지로 투입하지만 그래서 그들이 한 짓과 그로 인한 결과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지 않는다. 허술하다. 이야기가 너무 허술하고 오로지 주인공을 괴롭히는데 치중되어 있다.

그런데 그 주인공마저 평범한 지능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멍청하다. 주인공이 그나마 멍청이들보다 나은 점을 보이는 것은 교도소를 탈옥하기 위해 속여 넘긴 것과 밭에다 물을 주면 된다는... 점 외에는 이 사람이 정말 평범한 지능이 맞나 싶을 정도로 멍청하기 짝이 없다. 예로 이 주인공은 몸에 바코드를 새긴 이후로 몇번씩이나 바코드를 스캔 당해 추적 당하는 실수를 범한다. 바코드를 스캔 당해 들킨다는 걸 알게 되면 바코드 부분에 붕대나 뭔가를 감아서 숨기거나 바코드에 덧칠해서 걸리지 않게 할 것을 전혀 조치를 취하지 않아 몇번이고 같은 방법으로 들키고 만다. 오히려 같이 냉동수면에서 깨어난 모자란 매춘부 여주인공이 더 똑똑하게 보일 정도로 상황 대응력이 형편없다. 그것도 일반인이 아닌 군인이 일반인인 매춘부보다 모자라니 말이다.

얼마 되지도 않는 풍자가 기막히게 잘된 것도 아니다. 예로 쓰레기산은 냉동수면된 주인공이 깨어나게 하기 위해서 그때까지만 등장하고 그 이후로는 쓰레기산으로 대표되는 환경오염, 건강문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환경 미화등의 일들을 전혀 다루지도 않는다. 작중 멍청이들이 보는 tv화면의 대부분을 광고가 차지하는데 실제로 우리들이 겪는 광고는 화면 외곽을 차지하는 광고가 아니라 드문드문 영상 중간에 삽입되어 시청을 방해하는 것들 뿐이다. 모바일 게임도 심하면 30초마다 광고를 봐야 할 정도다. 진짜로 풍자를 할 거였으면 화면 전체를 광고 화면이 자리잡고 오른쪽 하단에 조그맣게 본방송이 나간다던지 30초 단위로 광고를 봐야 방송을 볼수 있다던지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도 상당수 많은 멍청이들은 공짜라면 사족을 못 쓰고 멀쩡한 시간들을 버려가며 광고나 봐야 하는 무료 모바일 게임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멍청한 법정을 풍자 할 거였으면 판사와 배심원들이 멍청한 판단을 내리는 과정을 보여주어야 했는데 이 영화는 그저 주인공의 말투를 샌님이라며 조롱하는 단순함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 이처럼 영화는 우리의 삶에 이미 침투해 버린 멍청함을 풍자하는게 아니라 단순히 낮은 지능의 등장인물들을 떼거지로 등장시켜 정형화된 하층민의 모습을 우매함으로 웃기려는 것 뿐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만큼이나 영화 역시 멍청하기 짝이 없다보니 아무리 코미디 영화라는 장르적 허용을 감안해도 이 영화는 너무나 부실하고 허술하다. 오히려 영화인 이디오 크러시보다 더 짧은 러닝타임의 심슨 가족 에피소드에서 다루는 미국인의 멍청한 이유가 더 논리적이고 타당하게 느껴질 정도로 짤막한 애니메이션 에피소드보다도 더 허술하다.심슨 가족의 에피소드는 멍청한 미국인을 등장시키지만 각 에피소드의 성격과 주제에 맞춰 등장시키기에 주제의식에 집중한다. 그런 애니메이션 에피소드보다도 이 영화가 허술하게 느껴지는 점은 주제의식에 집중하는 방식이 잘못되어 있어서다. 멍청한 사람들을 비꼴거면 문제를 일으키고 사건이 커지고 그것을 수습해 나가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 이야기에서 문제와 사건과 수습과정은 멍청이들이 아닌 평범한 주인공의 위기에만 집중되어 있어 온전히 멍청이들의 문제에 집중하지 못 하고 수박 겉핥기처럼 슥 지나가고 끝이다. 감독이 문제의식을 얼마나 가볍게 취급하는지를 알수 있는 것은 장관이 된 주인공에게 산적해 있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부분에서 드러난다. 멍청이들이 정치를 하는 바람에 온갖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 문제들을 금새 잊어먹게 만드는 것은 주인공이 직면하는 위기 때문이다.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에는 멍청이들이 일으킨 온갖 문제들이 존재하며 거론되나 정작 이야기는 주인공이 어떻게 살아남을지에만 집중하느라 제대로 보여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애초에 심각하게 다룰 생각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멍청이들에게 500년 동안 위기가 찾아오지 않으면서 때마침 식량위기가 찾아온 허접하고 작위적인 세계로 구상하지도 않았을테니까.

그냥 이 영화를 보는 것 보다 심슨 가족을 보는게 더 낫다.

온 워드 : 단 하루의 기적 감상

 지나친 미국식 레퍼토리에 번지수 잘못 찾은 변화구가 이상하게 꽂힌 영화.

걍 전체적으로 다 별로였다.


일단 기반 설정인 마법을 잊은 세상이라는 것은 판타지 인물에 시대적 배경을 현대 사회로 스킨을 씌워 뭔가 색다름을 보여주려 한듯 하다. 그런데 실제로 마법이 쓰기 번거롭고 과학이 사용하기 쉽다 하여 정말로 마법을 안 쓰게 되고 잊혀질까? 라는 가정의 뒷받침이 미흡하다. 과학은 어디까지나 편의적인 요소일 뿐, 마법에 비하면 그 힘은 단순하다. 작중에 보여지는 공중 부양 마법이나 위장 마법, 크기 변화 마법만 해도 이건 단순히 과학의 힘으로는 재현이 어렵다. 과학의 힘으로 능히 쉽고 편하고 간단하게 재현이 가능해야 마법이 외면 당할수 있는데 과학이 이룰수 없는 부분을 마법이 가능하다면 어째서 마법이 사라진다는것인지 그 논리적인 타당성이 전혀 없다.

요정의 날개며 켄타로스의 달리기만 해도 쓰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것도 어설픈데 날지 않다가 날기 시작한 요정들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계속 날아다니고 있다. 필요가 없어서, 왜 날아야 하는지 몰라서 안 한거 치고는 날기 시작하니 그냥 계속 날아다닌다. 능히 해낼수 있는 능력을 잃은것에 대한 합당한 설명이 안 된다. 켄타로스도 마찬가지, 아무리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지만 그쪽 동네는 올림픽도 없고 시합도 없나? 달리기는 생물의 다양한 행동들 중에서도 가장 근간을 이루는 움직임인데 켄타로스가 빠르게 달리는게 환상처럼 되어 버린것 역시 타당한 설명이 없다.

이 영화는 그렇게 현대적인 공간속에서 신비로움을 부여하려 하다보니 마법을 잃고 종족들이 본래 성질을 잃은 듯한 설정을 잡으며 영화의 다른 주인공인 발리가 그런 과거의 역사를 게임화한 테이블 롤플레잉 게임 매니아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기본 무대인 현대화 된 도시를 벗어나지 못 하기에 신비로움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 하고 있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긴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인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단 하루만 불러낼수 있는 마법이 피닉스 젬의 문제로 인해 하반신만 불러내어 24시간 내에 다른 피닉스젬을 찾지 않으면 마법은 사라지고 두번 다시 쓸수 없다는 작위적인 설정이 너무나도 지나치게 스토리를 억지춘향으로 이끌어 나간다. 24시간의 제한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애타게 만드는건 유효한 방식이나 이를 유도하는 방법이 글러먹어서 모험이라는 이름으로 뺑뺑이를 돌리며 시간을 잡아 먹고는 짜잔 돌고 돌다 보니 우리 마을 안에 있었네요 라고 하니 긴장의 끈을 잡고 있던 관객에게 통수를 선사한다. 


그리고 이안과 발리. 극을 이끄는 이 두 주인공은 일단 지나칠 정도로 전형적이다. 어떻게?

이안은 소심하여 잘 표현하지 못 하고 항상 재수가 없고 잘 하는게 없는 불행하고 재수없는 소시민이다.

반면 발리는 눈치없고 계획없고 덜렁덜렁하고 자신의 주 관심사 외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 마이페이스적인 사고뭉치 캐릭터다.

이런 둘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보통 발리가 끌어나가고 이안이 쫓아가다가 반전이 생기는 편일텐데 이 이야기는 변화구를 이상하게 던지다 보니 이안이 끌어나가고 발리가 쫓아간다. 마법을 사용 가능한 이안이 없으면 극 중 이야기가 진행이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이안이 주도적으로 움직이지 않을수가 없게 만든다.

그렇게 성장형 주인공인 이안은 아버지를 불러내기 위한 모험을 통해서 목표로 하던 것들을 성취하는 성장을 이루긴 하지만 정작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는 소원은 이루지 못 한다. 가족애는 미국 영화에서 지겹도록 찾아 볼수 있는 흔한 레퍼토리이기에 어설픈 결말로는 감동을 주기 힘들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변화구를 이상하게 주다보니 정작 만나야 하는 사람이 만나지 못 하게 만들어 시원하게 해소되지 못 하는 찜찜한 결말을 낸다.

다른 주인공인 발리는 이안에 비하면 성장을 이루지 못 하는데 작품의 기반 설정인 마법을 잊은 세계에서 역사도 같이 잊어버렸기에 이안이 마법을 쓸수 있게 되고 역사속 모험을 재현하며 그가 철거를 막으려던 행동이 의미가 있는 것이 되었기에 그는 구제불능이라는 세간의 인식을 스스로 바꿔냈다기 보다는 작품의 흐름에 떠밀려서 평가가 상승한 구조다. 이야기 마지막에 등장한 저주를 상대 할 힘이 없는 발리는 아버지와 짧은 재회를 떠넘기듯이 받을수 밖에 없다. 본래 다른 창작물 같았으면 이안이 아버지를 만나고 발리가 적과 싸웠을텐데 그 전형적인 형식에서 탈피하고자 준 변화구는 결국 스트라이크존에 제대로 꽂히지 못 하게 만든다.

볼 넷이면 주자를 내보내듯 컨텐츠에서 볼 넷이면 관객을 내보낼텐데 이 영화의 변화구는 계속 엉뚱한 곳으로 꽂혀서 하마터면 관객을 내보낼뻔 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런 어설픈 변화구들 속에서 이안은 바라던 것을 이루지는 못 했지만 성장을 했고, 발리는 구제불능이라고 여겨지는 문제점인 무책임한 행동을 고치지는 못 했지만 자신의 애마인 자동차 귀네비어를 희생시킬 정도로 아버지를 만나려는 진심을 보여주고 동생과의 관계를 일방적으로 파탄내는 글러먹은 형은 아니었기에 이 둘의 관계는 수많은 변화구 속에서 기본을 지켜주고 있다.


그렇지만 솔직히 영상미도 딸리고 독특한 맛도 딸려서 픽사 애니메이션으로서는 그저 그렇다. 픽사의 영화들이 대체로 현실기반에 허구를 가미한 것에 비해 이 영화는 허구에 현실을 대입하려 하다보니 신비로움이 퇴색되고 독창적인 구성도 잃어 전형적으로 미국스러운 점만 남겼다.

2021년 12월 18일 토요일

픽사의 루카 감상

 생각외로 많이 좋았던 영화.

어인의 그래픽이 좀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다보니 그 점에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서 인간 모습으로 활동하는 대회 준비중인 부분에서는 부담없이 볼수 있고 다시 어인 모숩으로 바뀌는 부분에서는 부담스럽고 그렇다.

더빙은 일본어 더빙이 가장 부드럽게 와 닿았는데 일본어 더빙 버전이 여러 부분에서 가장 무난했다. 한국어 더빙은 초반이 좀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어린 어인역의 루카와 알베르토, 특히 알베르토가 대사에 쫓기듯이 말하느라 자연스럽지 못 해 너무 연기티가 났다. 루카는 톤이 너무 튀고. 여자아이인 줄리아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국내 성우들 연기 실력이야 확실하니 그건 문제가 없는데 영화의 메인 주인공들이 아이들이다 보니 이야기 대부분의 내용이 이쪽 목소리와 연기에 의존해야 해서 안정적이지 않은게 아쉽다. 이 주역 세명만 빼면 오히려 그 외 캐릭터들 더빙은 일본어보다 한국어 더빙이 더 안정적이고 좋다.


영화의 이야기는 물 위 세계를 동경하는 루카와 알베르토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다. 하루하루 지루하고 뻔하고 반복적인 일상속에서 알베르토와의 만남은 루카의 삶을 바꿔 놓는다. 온갖 종류의 지상의 물건들 속에서 두 아이의 마음을 끈 것은 스쿠터인 베스파. 둘은 베스파를 직접 만들면서도 내내 실패하지만 그럼에도 베스파를 갖고 싶다는 꿈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알베르토와의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부모에게 들키게 되었고 루카가 위험에 처하지 않게 하기 위해 심해로 보내려고 하는 것을 루카는 거부하고 알베르토의 제안으로 인간의 마을로 숨어든다. 인간의 마을에서 베스파를 본 둘은 대회 상금으로 베스파를 살수도 있다는 말에 대회에 출전하기 위하여 줄리아와 한팀을 이루게 된다.


루카의 이야기는 심플하다. 참가를 위해 돈을 마련하고 대회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대회 당일 갈라진 관계속에서 고군분투하다가 관계를 봉합하고 노력끝에 빛을 본다.

심플하고 뻔한 이야기를 잘 살려낸 부분은 알베르토의 캐릭터성이다. 소극적인 루카는 알베르토와의 만남을 통해 작중 내내 알베르토에게 끌려다니지만 점차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루카는 도전을 통해 조금씩 성장을 하고 적극적으로 변화한다. 그러나 이 변화는 알베르토에게 위기를 가져오는데 가족인 아버지가 떠나고 오랜 시간동안 혼자 지내던 알베르토에게 찾아온 루카는 가족,동생,친구의 관계를 가지게 되면서 알베르토는 멘토인 리더의 롤을 자처한다. 그러나 알베르토는 줄리아의 만남 이후로 조금씩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가고 부정당하는 것을 민감하게 여긴다. 결국 루카와 알베르토와의 관계는 갈라지고 이 관계는 대회 당일까지도 회복이 되지 않는다.

여기서 캐릭터성이 좋다고 느낀 것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부분이다.

알베르토는 리더의 롤을 고수하기 위해 루카가 더는 관계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길 바란다. 루카가 없으면 알베르토는 다시 혼자가 되고 리더의 롤도 의미가 없게 되어 버린다. 그러나 그 행동은 결국 루카를 억압하던 부모와 같은 행동이 되어 버린다. 루카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공통의 목표를 강요하게 된다.

루카는 그런 알베르토를 외면하고 타인처럼 선을 그으면서 알베르토에게 다시금 혼자 남겨지는 상실감을 안겨주게 된다. 그리고 루카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알베르토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대회에 참가한다.

그리고 루카가 위기에 처한 순간 알베르토는 루카를 돕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 루카를 곤란하게 만들고 루카에게 외면당하게 만든 행동은 이제는 루카를 지키기 위한 것이 된다. 그런 알베르토의 행동을 통해 루카 역시 알베르토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극복하고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준 루카에게 알베르토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대신 루카의 꿈을 이뤄준다.


이 영화의 제목은 루카이지만 이 영화의 큰 줄기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알베르토다.

알베르토와의 만남을 통해 루카는 변화했고, 공통의 꿈을 가지고, 인간의 마을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런 루카에게 알베르토는 복잡한 마음이 긴장감을 조성하고 시련을 주며, 루카와 알베르토 둘이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든다. 사건의 발단과 위기의 고조, 긴장, 해소, 승화,성장을 이 알베르토라는 캐릭터가 끌어내고 있다. 그래서 단점이 생기는데 그 외 다른 캐릭터가 해야 할 역할이 상당히 축소되어 있다는 점이다.

줄리아는 루카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며 알베르토와 갈라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지만 실상 줄리아가 가진 문제는 그리 빛을 못 본다. 줄리아가 정신적으로 성장하지도 않고, 결정적인 해결책에 도움이 그리 안 된다. 분명 영화의 이야기를 대회까지 끌어올리는데는 줄리아의 도움이 크긴 했지만 그 기여도에 비하면 줄리아 자체의 이야기는 매끄럽게 풀리지 않는다.

또한 루카의 부모 역시 루카와 떨어지게 된 문제를 집중적으로 풀지도 않는다. 종종 모습을 보여서 도망쳐 나온 루카에게 긴장감을 부여하긴 하지만 정작 루카가 도망쳐 나오게 된 문제를 마지막에 몰아서 대충 해결하기에 문제의 발단 치고는 마무리가 허술하며 빈약하다.

바다괴물이라는 공포 역시 마을사람들이 가지는 감정에 비해 너무 쉽게 해결이 되어 버리는데 이야기의 대부분은 루카와 알베르토의 관계에 집중되어 그 외 부분들은 마무리에서 몰아서 대충 해결이란 경향이 강하다.


그럼에도 영화는 재미있고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이 기분좋게 와 닿는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서 행복해 감상

 잔잔하게 기분이 좋아지고 미소짓게 만드는 영화. 하지만 살짝 아쉬운 점도 있다.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 크리스토퍼 로빈이 푸와 그 친구들과 헤어지는 송별회에서 시작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부모님이 기숙학교로 보내기에 푸와 헤어질 수 밖에 없는 로빈은 친구들과 헤어지길 아쉬워한다.

그런 로빈은 자라면서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어린 나이의 소년 가장이 되고,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게 되고, 전쟁이 일어나 군에 들어가게 되고, 가족을 위해 일을 하며 관리자의 위치에서 사람들을 해고 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 로빈은 가까운 시일내에 회사의 비용 절감을 끌어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속에서 가족과의 관계는 점점 망가지며 심적으로도 벽에 몰리게 되어 버린다. 

그러던 중 우연히도 곰돌이 푸는 친구들을 찾던 도중 로빈이 살던 곳과 연결되는 나무 구멍에 가까이 가며 로빈이 사는 집 근처로 나오게 된다. 회사일과 극성스런 이웃을 피해 의자에 앉아 한탄하는 로빈은 오랜만에 푸와 다시 만나게 된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여기까지만 하는데 어차피 이야기 하다 보면 더 누설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영화는 참 좋았다. 약간 미묘하게 정감가지 않는 푸나 피글렛, 티거 등의 그래픽이 마음에 들진 않았는데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푸의 캐릭터성이 자연스레 받아들여지자 미묘하게 맘에 들지 않는 그래픽도 괜찮게 느껴졌다.

가장 좋은건 푸의 캐릭터성을 만드는 대화 내용이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미성숙하고 현명하지 않은 듯한 말들을 하는 듯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부드럽고 관용적이며 포용하는 말 하나 하나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긴장감을 누그러뜨려 준다.

푸는 아이처럼 즐거워 하고 긴장감 없이 사고를 치고 짧게 고민하고 금새 넘겨버리기도 한다. 그런 푸의 행동이 시간이 부족하고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의해 매사 긴장해 있는 로빈을 건드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로빈의 부탁을 군말없이 받아들이고 따라주며 재촉하지도 않고 보채지도 않고 더 묻지도 않으면서 로빈이 하는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푸는 누군가와 다투지도 않고 대립하지도 않고 일부러 자극하려고도 하지 않기에 극중 벌어지는 사건들에 의해 긴장감이 고조되면서도 푸가 등장하여 대화를 하면 자연스레 긴장이 누그러드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비단 푸의 캐릭터성만이 아니라 크리스토퍼 로빈의 캐릭터성도 좋았는데 로빈은 푸와 재회하며 보이는 반응이 여타 다른 창작물과는 다른 모습이었기에 로빈의 캐릭터성을 상당히 고민하면서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봐 온 창작물에서 잊어버린 상상속 친구들을 대하는 모습들은 대체로 망각하고 부정하며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 로빈은 푸를 대하는 모습이 그 셋이 아니었다.

처음 푸를 만났을 때 로빈은 자신이 일을 너무 많이 해서 헛것이 보인것으로 생각했지만 금새 푸의 말을 경청하며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있는 푸가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은 상태에서 로빈은 푸를 잊지도 않았고 부정하지도 않았고 거부하지도 않았다.

로빈은 푸와 친구들과 관련된 것들은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다만 그 기억과 함께 로빈이 어른이 되면서 현실과 타협하고 수긍한 부분이 겹쳐지면서 친구들과의 괴리가 생겨난다.

어린 로빈은 푸와 친구들이 두려워하는 상상속 괴물인 헤팔럼을 함께 걱정하며 두려움을 떨쳐내게끔 도와주었지만 어른이 된 로빈은 헤팔럼은 없어라며 부정한다. 친구들과 공감을 하던 로빈이 어른이 되면서 공감과 멀어졌다는 것을 알수 있는 부분이다.

많은 컨텐츠에서 아이들의 말을 무시하는 꽉 막힌 어른 캐릭터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로빈의 서사에 타당성을 부여하여 납득 할 만한 근거를 보여준다. 바로 아버지의 이른 사망과 전쟁이다.

이 두가지는 허구의 분위기를 단숨에 현실로 끌어내는 막강한 요소다. 어린 아이에게 아바지를 잃은 슬픔을 부여하며 자연스레 보고 배울 롤모델을 무대에서 끌어내린다. 막중한 책임감은 아이를 억지로 어른스럽게 만들기 위해 분위기를 강요하기에 강한 모습을 보이기 위하여 닫힌 정신이 이루어지게끔 만든다. 여기에 쐐기를 박은 것은 전쟁으로서 전쟁을 겪은 군인의 정신적 후유증과 고통, 슬픔, 공포, 허무함 등의 속성을 길게 설명 할 필요도 없이 전쟁이라는 한마디로 넘겨줄수 있게 만든다.

그렇게 고통스런 과거로부터 이제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일을 하는 회사원 로빈이라는 캐릭터는 공감이 닫혀있는 캐릭터로서 그동안 자신이 살기 위해 어쩔수 없이 해왔던 일들처럼 모든 현상들을 어쩔수 없는 해야만 하는 일로 받아들인다. 그 모습은 가족들에게도 똑같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 어쩔수 없어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보이며 이는 가족과의 괴리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 로빈이라는 캐릭터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은 매우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로빈은 어른으로서 해야만 하는 일들 사이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푸를 대하며 가족,동료를 대하는 모습과는 다른 친구 푸를 대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로빈은 푸의 등장에 당황하고 부담스러워 하지만 그렇게 툴툴거리며 불만스러워 하는 와중에도 푸가 칠칠맞게 꿀을 묻히고 다니는 것을 쫓아 다니며 청소하고 푸가 난장판을 만든 것을 크게 화내지 않으며 바쁜 와중에도 풍선을 사달라는 푸의 요청을 들어주고 푸를 돕기 위해 헌드레드 에이커 숲으로 들어간다. 겉으로는 툴툴거리며 당장이라도 떨어지려 하지만 막상 푸와 함께 하는 동안에는 푸의 친구인 로빈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로빈은 헌드레드 에이커 숲에서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푸를 찾고 그동안 느끼지 못 했던 감정들을 오랜만에 되찾는다.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사실 조금 불만이었던 것이 로빈과 푸의 관계에서 로빈은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에 힘들어하며 회사로 복귀를 서두르며 그 과정에서 티거가 사고를 치게 된다. 이 시점에서 푸와 그 친구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빈을 찾아가지만 실질적으로 이 인형같은 존재들만으로는 온전히 로빈을 찾아갈수 없으니 도우미의 힘을 빌릴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나타난 도우미인 가족에 의해 이야기는 자동적으로 가족애로 넘어가 버리고 만다.


내가 블랙위도우 감상에서 가족애를 어설프게 쓰면 캐릭터성이 가족애에 잡아 먹힌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 경우가 그런 경우다. 로빈과 푸의 관계에서 가족이 개입하니 결국 이야기의 심화를 위해 가족애를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우리 동물친구들은 뒤로 빠지게 된다. 영화 중반까지만 해도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로빈과 푸였는데 가족이 개입되면서 그 둘의 우정이 일단은 뒷전이 되어 버리니 영화의 이야기를 끌어왔던 부분이 온전하게 제 모습으로 마무리가 안 되는것이다. 결국 로빈은 가족애를 재확인하면서 캐릭터성에 가족애와 함께 가족과 함께 하는 모습을 배분하게 되고, 푸는 로빈의 가족과 연관되면서 푸 역시 온전히 로빈과의 우정만으로 이야기가 끝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후반부 가족애 부분은 공을 들여서 끌어낸 우정에 비해 너무 전형적이며 뻔하고 단순한 구조를 지니게 되며 중반까지 깊게 파고들던 우정은 얕은 가족애와 세트로 묶여서 순식간에 도매급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가족애가 나쁘게 구리게 나온것은 아니다. 오히려 로빈이 딸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을 푸와 친구들이 대신 전달을 하면서 로빈과 딸의 관계는 로빈이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는 것 보다도 복잡한 로빈의 마음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오랜 친구들에게는 거리낌 없이 털어놓을수 있었기에 더더욱 푸와 친구들은 뛰어난 전달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로빈과 푸의 관계를 통해서 로빈이 깨닫게 되고 다시 푸를 찾아가고 관계를 회복했으면 싶었지만 이 가족애 요소 때문에 로빈은 깨달음을 가족으로부터 얻으며 푸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가까운 곳으로 터전을 옮기는 것에도  가족이 개입을 해 버리고마니 이야기의 끝맺음은 너무 상투적이고 전형적이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더빙은 과거 kbs의 성우진을 그대로 재현해내서 좋았고 변화점이 있다면 어른이 된 크리스토퍼 로빈의 성우인데 엄상현님이 로빈을 연기했기에 이 영화는 그 미묘한 느낌을 매우 잘 살려낸다.

작중 로빈은 성인이지만 푸와 친구들을 잊지 않으며 마음 한구석에서는 여전히 어릴적의 동심을 품고 있었기에 그 두가지를 표현 할 수 있어야 했다. 성인으로서 삶의 무게에 억눌리는 로빈과 과거의 추억을 상기하며 그때처럼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로빈. 그래서 엄상현님의 앳된 톤과 부드러운 연기가 성인이면서 아이같은 로빈의 모습을 잘 살려내었다. 이는 일본어 더빙도 그렇게 판단해서인지 일본의 로빈 성우의 톤과 연기도 앳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내고 있다. 근데 원판은 그게 힘들지. 다른 서양국가 더빙도 확인했으면 좋았겠지만 이젠 디즈니 플러스 구독 기간이 끝나는 시점이라 나중에나 다시 구독하게 될때 느껴볼수 있을듯.

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다키스트 마인드 감상

모든 아이들에게 초능력이 생긴 사건을 통해 삶이 바뀌어버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뉴 뮤턴트보다는 좀 나은점은 뉴 뮤턴트는 이야기가 어중간한 호러와 돌연변이 능력에 의지하는터라 이야기에 집중하질 못 했는데 이 영화는 어느 정도 등장인물에게 이야기를 할애하고 있어서 등장인물의 갈등과 심화되는 문제에 집중할수 있다.

그렇긴 해도 영화의 시나리오가 지닌 문제점은 간과하기 어려운데 소설이 원작이니 아마 소설의 문제였을듯 하지만 적당히 수정을 해도 되지 않나 싶은데 그냥 그대로낸 모양이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완성도에 비해 몰입이 안 되는 부분은 일단 기반 설정이 너무 터무니 없다보니 현실감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모든 아이들의 알수 없는 이유로 죽거나 초능력이 생기는데 이런 미증유의 사건에 대처하는 방식이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형태로 이루어진다. 초능력이 생긴 아이들을 군사기지에 가두고 대외적으로는 잘 관리하는 척 하는데 이게 6년간 유지가 된다는게 억지스럽다. 분명 자기 자식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고 연락도 없는 아이들을 걱정하거나 정부의 방식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거나 해야 하는데 극중에서 정부를 방해하는 것은 연맹이란 조직 말고는 없는데다 아이들에 대한 비인도적 처사를 알면서도 그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려 하지 않는다. 또한 정부측도 아이들을 관리하는 방법이 어이가 없는데 지적 능력이 향상되는 초능력을 지닌 아이들을 데리고 기껏 한다는데 신발끈 끼워넣는거나 시키다니 어이가 없다. 물론 이건 흑막의 정체가 그리 똑똑한 존재가 아니다보니 이런 일이나 시키며 웃기지도 않는 관리체계를 유지하는 이유 정도는 있긴 하지만 그 이유가 너무 유치하다보니 극의 진중함과 심각함이 약해지고 만다.

그냥 관리쪽의 어처구니없음도 문제긴 하지만 주인공 소녀 역시 문제가 있는데 아무리 봐도 이 주인공은 지능이 낮아도 너무 낮다. 지능이 높은 초능력인 그린 레벨이 아니라는걸 보여주기 위해 어설프고 멍청한 모습을 보이려는거 같지만 멍청해도 너무 멍청하다보니 사실 그린이 정상이고 그린 외의 인물들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지능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나마 좀 현실적으로 보여지는건 아이들을 전부 데려가서 지역경제가 파탄이 났다는 부분인데 이건 좀 약간 그럴싸했다. 물론 완전히 납득이 가진 않았지만.지역경제가 파탄날 정도면 아동용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정부의 행동을 막으려고 할텐데 뭐 그런것도 설명을 전혀 안 하니까 설명의 부재속에서 좀 어처구니없는 부분들이 계속 나오고 나오니 거슬리게 된다.

불만은 대충 이 정도로 하고 이야기의 만듦새는 뭐 그냥 못볼 정도는 아니었다. 청소년끼리 서로 도우며 생존하고 그 과정에서 사랑을 하고 위기에 봉착하고 극복하고.

문제는 이걸 후속작을 염두하고 만들다보니 일단 단일로 끝나는 폼이 떨어져서 어중간하게 이야기가 끝나는데다 저항군인 연맹에 들어가는 도입부처럼 되어있다.

그러면 다음 후속작을 기대 할 만한 요인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 영화 내내 주인공 소녀가 가진 문제를 푸는데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초능력자의 힘이 통제에서 풀려났을때 벌어질 일이나 사회적 문제 이야기를 다루지 않아서 저항군인 연맹에 들어간 이후로는 필연적으로 정부와 사회의 문제와 충돌하게 될텐데 작중 이야기에서 언급을 거의 하지 않다보니 자연스레 다음에 벌어져야 할 일이 머리속에서 잘 그려지지 않는다.

이야기의 긴장감을 좀 더 높이기 위해 초능력자 아이들의 우두머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건너뛰고 초능력자 아이들측과 정부의 싸움에 끼어들어서 영입되는 편이 더 좋았겠지만 문제는 흑막의 정체 때문에 그럴 필요는 없었을 것이고 그나마 연맹이 대립각을 세울수는 있으나 그쪽도 완전한 적처럼 보이기엔 애매한. 흑막의 존재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구조니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건 현상금 사냥꾼이 적으로 나오는 방법일 것이다. 그렇게 적들과 싸우며 화려한 초능력을 선보이며 긴장감과 액션을 잡았다면 좀 덜 지루했겠지만 소녀 주인공을 기준으로 풀어나가다 보니 그런 요소를 너무 등한시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보니 초능력자가 소재이긴 하지만 이야기는 로맨스로 풀어나가기에 여성 관객밖에 잡을수 없고, 그런데 사춘기 소녀 초능력자를 주인공으로 할거였으면 심리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주변 환경이 안정되어야 하는데 정작 작중 사회환경이 막장이라 온전히 로맨스로는 다가오지 못하고 생존물로 비추어지는 작품의 성격이 이도저도 아닌게 문제가 아닐까 싶다.

2021년 12월 16일 목요일

픽사의 소울 감상

별로였다.

영화 소개에선 행복이 어떻고 인생을 돌아보고 나를 나로 만드는건 무엇인가 그런 말이 있었는데 그런것 치고는 별 내용이 없다.

영화는 조 가드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비정규직 음악강사로 일하는 조 가드너에게 두가지 사건이 벌어진다. 하나는 정규 강사가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즈 밴드의 임시 연주자가 되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조 가드너(이하 가드너)는 정규 강사가 된 것을 달가워 하지 않으며 오히려 임시 연주자가 되는 기회를 얻은 것에 기뻐한다. 임시 연주자의 기회를 얻은 것에 기뻐하며 촐싹거리며 부주의하게 걷던 그는 맨홀에 빠져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다.

현실의 저편. 삶과 죽음. 재생성의 영역에서 조 가드너는 드디어 재즈 연주자가 되는 기회를 얻었는데 죽게 된는 것을 분통해하며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다시 자신의 몸으로 돌아가려 안간힘을 쓰는 그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의 멘토가 되는 기회가 주어지고 가드너는 영혼의 통행증이 완성되는 그 때 통행증을 훔쳐서 다시 살아날 계획을 꾸민다.

그러나 가드너의 멘티. 영혼 22는 오랜 시간동안 태어나는 것을 거부하는 문제아 영혼으로 체험의 전당에서의 그 어떤 경험도 열정을 불러 일으키지 못 한다. 결국 22의 통행증이 완성되지 않는 이유로 다른 존재를 찾아 병실에 입원한 자신의 몸을 찾으러 가며 자신의 몸을 발견했지만 도와주는 사람의 충고를 무시하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22가 함께 끌려가 부활하고 만다. 22는 가드너의 몸으로, 가드너는 곁에 있던 고양이의 몸으로.

일단 스포일러를 너무 많이 하면 안 되니까 스토리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하고 일단 이 영화가 별로인 점에 대해 이야기 한다.

첫번째로 안 좋은 점은 주인공 설정이다.

주인공 조 가드너는 간단하게 말해 자기중심적,이기주의적인 인물이다. 단순히 선과 악 이분법적으로 나눌수 있을 건 아니지만 조 가드너는 주변에 위험한 상황이 벌어져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기분따라 움직인 바람에 부주의하게 맨홀에 빠져 버렸고, 그 결과 죽음을 거부하고 난동을 부리며, 심지어는 지구에서 태어나기 위해 준비중인 영혼의 통행증을 훔칠 생각을 하며 자신의 잘못으로 몸에 들어가 버린 22의 기분은 고려하지 않은채 오로지 자신의 몸으로 돌아갈 생각만 한다.

대체로 이야기의 주인공은 선한 편인데 이유는 공감대의 문제이다. 주인공에게 몰입하게 만드는 공감대는 악보다는 선한 인간에게 열려있기 때문이다. 설령 주인공이 잘못을 저지르고 문제를 발생시켜도 주인공이 선하다면 문제를 악화시키기보다는 풀어나가는데 집중 할 수 있으며 주인공이 맞이하게 되는 결말이 더욱 의미가 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의 주인공 조 가드너는 선하지 않다. 아직 어린 연령의 주인공이라면 최소한 미숙함을 이유로 들겠지만 가드너는 성인이다. 그리고 임시 강사라고는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고. 그런데 그런 그는 매우 자기중심적이며 주변에 관심이 없다. 거기까지면 그나마 제대로 된 성인이 못 되었다고 치겠으나 자기가 부활하겠다고 통행증을 훔칠 생각까지 한다. 영혼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통행증이 필요하며 통행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열정이 충족되어야 완성이 되는데 열정을 갖게 된 영혼에게서 통행증을 뺐는다는건 그 영혼의 열정을 무시하고 기회를 뺐는 행위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 행위에 대해서 가드너는 일말의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다. 심지어 22의 통행증이 완성되어도 그것이 자기 덕분이라고 할 뿐 22에게 아무런 긍정적인 말을 건네주지 않는다.

따라서 주인공에게 몰입하게 만드는 공감대 영역이 닫히게 만든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저런 행동은 하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한다면 자연스레 가드너의 행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게 되고 그와는 정신적 공감을 이룰 수 없게 된다. 정작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열정을 전달하려면 무엇보다도 공감이 중요한데도 말이다.

다른 주인공인 22도 딱히 잘 만들어진 주인공이 아니다. 아주 오랜시간 동안 태어나는 것을 거부하며 영혼인채로 살아가는 22는 지구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 한다. 불을 크게 만들거나 도서관에서 쉿하며 주의를 주는데는 흥미를 느끼는 것을 보면 상당히 공격적이거나 비판적인 성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알수 있다. 또한.  숱하게 많은 멘토를 거치면서 그들을 화나게 만들 정도로 꼬인 성격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성격은 가드너의 몸에 들어간 뒤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람들과 평범하게 대화를 하며 세상 모든 것들을 즐겁게 받아들인다. 오히려 자기중심적인 가드너보다도 주변과 소통을 잘 할 정도다.

그런 22의 문제는 허술함에 있다. 첫째로는 어째서 오랜 시간동안 태어나는 것을 거부했는가에 대한 납득할만한 이유를 보이지 않는다. 냄새,맛,감각이 결여되어 있다고는 해도 그것만으로는 22가 흥미를 느끼지 못 한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 한다. 그저 모든것이 시시하다 라는 것만으로는 타당성이 없는데다 22가 모든 것을 싫어하는건 아니라서 영혼세계에 있고 싶고 지구엔 가기 싫다 인데 이 또한 타당하게 설명을 하지 않는다. 실질적인 나이로 따지면 조 가드너보다 22의 나이가 많을텐데 가드너와 22의 관계는 보이는 것처럼 성인과 아이처럼 구성된다. 그러나 가드너의 몸을 통해서 보여지는 모습은 정반대인데 가드너는 성인의 몸으로 어린아이같이 자기중심적인 행동만 한다. 어린시절 들었던 재즈에 취해 오로지 그 순간의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 반면 22는 가드너의 몸을 통해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소통한다. 지구의 삶에 익숙하지 않을 뿐이지 가드너의 몸에 들어간 22는 가드너보다도 더욱 충실하게 주변 사람들과 소통한다. 아이같은 정신의 어른의 움직임, 어른같은 정신의 아이같은 움직임. 그렇게 둘은 차이를 보이지만 문제는 이 둘을 충분히 받아들이게끔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캐릭터를 이해 할수 있는 사건을 배분하고 서로의 관계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미흡하다.

둘째로 안 좋은 점은 열정,목적과 같이 모호한 관념에 매달리는 부분이다.

통행증을 만들기 위해서는 열정이 필요한데 22는 그 목적을 받아들이지 못 한다. 통행증을 굳이 만들어야 하나? 내가 왜 태어나야 하지? 라는 것처럼 말이다. 반면 가드너는 오로지 열정을 맹목적으로 숭상한다. 자신이 바랬던 꿈,목표에 극도로 집착하며 악한 행동도 서슴치 않는다.

그런데 이 두가지는 감정이라는 걸 다룬 인사이드아웃보다도 더욱 더 자기중심적이고 모호하다는 점이다. 감정은 간단하면서도 자기중심적이다. 희노애락에 인사이드아웃은 여기에서 몇가지 감정을 더 넣긴 했는데 이 감정은 우리 일상에서 자연스레 발현이 되기에 매우 쉽게 받아들여질수가 있다.

그런데 열정과 목적은? 열정은 지극히 주관적인 부분이기에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온도차가 있다. 작중에 나온 재즈만 해도 그렇다. 재즈를 좋아하긴 하지만 듣기만 하는 사람, 재즈를 연주하고 싶은 사람, 유명한 프로 연주자가 되고 싶은 사람 등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바치는 정도가 다르다. 반면 목적은? 이해하기 쉬울듯 하나 이 역시도 지극히 주관적이다. 조 가드너는 목적인 프로 연주자가 되기 위해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타인의 기회를 빼앗으려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설령 목적이 같더라도 해결하려는 바가 다를수 있듯이 가드너의 목적은 이해하긴 쉬워도 방식은 공감하긴 어렵다. 이처럼 주관적인 부분에서 뗄레야 뗄수 없는게 열정과 목적이고 열정이 목적이 될수도 목적이 열정이 될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를 잘 숨겨서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해야 주관적인 감정에 접근하기 좋은데 대놓고 열정이 필요하고 태어나려는 목적이 어쩌고 이러면서 주관을 밖으로 꺼내버리고 만다. 이렇게 공개된 주관성은 객관성에 침해당하기 쉽다. 음악을 듣거나 음식을 먹으며 행복하다는 감정을 보이는 것과 자신이 느낀 감정을 설명하려는 것의 차이인 것이다. 보통은 행복한 표정을 짓고 기뻐하고 웃는 모습을 하나하나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감정을 설명 할 경우 그것은 판단의 기준이 되어버린다. 음식이 맛있다고 설명을 하는 순간 그게 그렇게 맛있나? 라고 의문을 가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야기로 돌아와서 열정과 목적은 주관성에 가까운데 문제는 이걸 밖으로 드러내고 이게 필요하다고 언급을 하고는 이 개념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 차라리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이게 내 목적이었어요 라거나 내 삶의 열정을 다시 찾았어 정도로 툭 던지고 가면 아 그랬구나 라고 받아들였을 것을 작중 내내 열정과 목적에 속박되는 바람에 이 두 개념은 언급되는 횟수 만큼 무거우면서도 공감하기 어렵게 만든다.

모호한 관념,개념은 그것을 설명하기 보다는 그저 보여주는게 좋은데 말이다.

셋째로 마무리. 두 캐릭터가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별로였다.

가드너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지만 그것을 성취한 순간 이게 정말 내가 원한것이었나 라는 의문을 가지며 실망하게 된다. 그런 그는 22가 남기고 간 것을 보며 22가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고 22를 찾고 문제를 해결하고 22는 통행증을 되찾는다.

문제는 그래서 어쨌냐는거다. 결말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모호함 밖에 없다. 22는 어떻게 되었고 가드너는 강사와 연주자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했는지 뭘 깨달았는지 보여주지 않고 모호하게 관객의 상상에 맡기며 끝내버린다. 열정과 목적을 그토록 언급해 놓고는 결말을 모호하게 만드니 어이가 없다. 열정과 목적을 부정하고 일상의 행복을 강조하기 위해 계속 열정과 목적을 언급한것과 마찬가지인데 이걸 자연스럽게 깨닫는 것이 아니라 열정과 목적을 찾는 과정속에서 겪는 부정적인 일을 통해서 일상의 행복만 남겨 강조를 시킨거나 다름없다. 마치 성공을 쫓은 주인공이 허무함을 느끼고 잃어버린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그저 그런 스토리처럼 작위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성공과 행복, 달성에 대한 성취감, 가족애 등과 같은 것들은 작품마다 강조되어지는 부분이 다르다. 어떤 작품은 성공을 해서 행복해지고 어떤 작품은 성공보다는 가족애를 중시하고 각기 다르긴 하지만 소울에서 주인공 조 가드너는 그토록 바래왔던 일을 단 한번 성취 했을 뿐인데 허무함을 느낀다.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타당한 과정이 결여된채로 이게 내가 바랬던 일인가 라며 의문을 갖는데 이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허술하게 만든다. 행복이 중요하다는 결론에만 매몰되어 왜 그런지 과정을 날려버리고 결론도 대충 알아서 생각하길 바라는것 마냥 날려버린다.

심하게 말하자면 이건 단순한 겁쟁이의 행복론이다. 꿈을 이루어도 행복하지 못 하게 만든다면 갈구하는 것, 노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그렇게 달려온 과정마저 바보취급을 해 버리니 조 가드너라는 캐릭터에게 연결될 공감대 영역이 줄어들고 만다. 그토록 바래왔던 것을 이루었는데 그렇게 쉽게 실망한다고? 심지어 목적에 매몰되어 통행증마저 빼앗으려던 이기적인 녀석이?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전개 때문에 조 가드너가 가진 열정마저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벌였는지 이해하기 힘든 결과를 만들고 만다.

차라리 과정을 조질거면 결말이라도 깔끔하게 내던가. 결말도 이 모양이니.

2021년 12월 2일 목요일

마녀와 백기병 잡담

 한참전에 ps plus로 받아둔걸 이제서야 엔딩 봤다.


세번째에서야 엔딩을 봤는데 이유는 지겨워서. 첫번째도 두번째도 하다가 지겨워서 꼴도 보기 싫어게임을 지웠다가 깔다가 겨우겨우 맘잡고 진행을 했다.


게임이 지겨워도 너무 지겹다. 액션임에도 턴제보다도 지겨운 나머지 하다가 그만두고 또 하다가 그만두게 만든다.


게임을 지겹게 만드는 이유는 액션이 액션답지 못 하게 만드는 기가 칼로리 요소 때문이다.

기가 칼로리는 로그라이크류 게임에서 자주 등장하는 만복도 시스템과 같은 요소다. 이동,공격 등의 행동에서 소모되며 만복도가 바닥이 날 경우 생명력 감소 패널티를 부여하여 서바이벌적인 긴장감을 부여한다. 근데 문제는 이 게임은 로그라이크적 요소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로그류 게임에서 주로 보여지는 랜덤,실패의 리스크, 자원 관리, 성장등이 없거나 빈약하다.


기본 스토리 진행중에는 랜덤적인 요소가 거의 작용하지 않는다. 맵의 형태는 고정이고 등장하는 몹들도 고정이다. 랜덤적인 요소는 장비 습득 뿐인데 장비의 특수 옵션이나 가치가 그리 특출나지 않은 문제로 데미지에 치중하는 것 말고는 기대할 점이 없다.

게다가 실패시 리스크 및 자원 관리 역시 장비에 편중되어 있고 리스크 요소도 높지 않다. 필라라고 하는 휴식공간을 통해 업그레이드 및 기가 칼로리 회복과 거점 귀환을 할 수 있기에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로그라이크적 요소가 적용되는 것은 탑에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 스토리 맵과 탑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데 맵을 가리는 안개의 유무이고 이 안개 요소는 기가 칼로리를 소모하는 거의 대부분의 이유다.

맵의 안개를 제외하면 기가 칼로리를 소모 할 요소가 거의 없다. 기껏해야 생명력 회복이 소모 이유의 2순위인데 실제로는 생명력을 회복 할 이유가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방어력이 높으면 데미지가 아예 들어오지 않는데 그에 필요한 방어력은 생각외로 쉽게 충족되고, 적을 원킬내는 공격력 꼬한 쉽게 충족이 된다. 따라서 거의 맞질 않고 맞아도 피해를 입지 않으니 긴장감이 없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생명력을 잃게 만드는 것은 중독 상태이상 뿐이다. 이 이상한 밸런스는 개발진도 이해를 하고 있는 상태인데 후반부 등장 몹들이 중독에 치중되어 있거나 중독 외에는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는 몹이 등장한다. 기가 칼로리를 소모 할 이유가 없으니 탑을 오르는건 단조로운데 스토리 맵은 짜증만 난다. 이 안개를 걷어내는 방법은 기가 칼로리 소모 내지는 위쿡쿠라는 토치카를 소환하여 정찰을 보내는 방법이다. 직접 탐험을 할 경우에는 소모되어지는 기가 칼로리를 감당하기 어려워 진행의 걸림돌이 되고 위쿡쿠로 정찰을 보내는건 기가 칼로리를 소모하지 않지만 매우 번거롭고 게임을 지루하게 만들 뿐 아니라 제약마저 걸려 있어 자유롭지도 않다.

탐색이 즐겁지 않은데 전투도 마찬가지다. 앞서 적을 원킬내는 공격력을 쉽게 맞출수 있다고 했듯이 적에 맞춰 참격,타격,마격 무기를 꺼내 한번씩 휘두르는게 게임의 전부다. 단조롭고 번거롭고 지겹기 짝이 없다.

탐험에 치중하고 싶어도 문제는 기가 칼로리 회복 요소가 아이템과 포식 행위, 필라에서 포인트를 소모하여 회복에 한정되는데 이 중 포식행위는 몹의 체력을 일정수치까지 낮추어야 하며 포식으로 인해 인벤토리에 쓰레기를 만들어 파밍을 방해하고 필라에서 회복은 다른 요소를 강화 할 기회를 잃는다. 그런데 기가 칼로리 회복용 아이템은 진행 중 인벤토리를 차지하지 않아서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획득 경로가 맵상 보물상자로 최대로 획득 가능한 갯수가 제한이 되어 있다.

따라서 아이템 회복을 하자니 채울 방법이 까다롭고, 포식을 하자니 조건이 있고 파밍을 방해하니 진행 역시 소각제를 쓰지 않는다면 결국 거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앞당기기에 굳이 포식을 할 필요를 못 느낀다. 필라에서의 회복은 다른 강화요소를 하지 못 하지만 어차피 이 업그레이드 포인트는 매번 새로 획득하고 업그레이드 포인트가 진행에 있어 그리 의존도가 높지 않다보니 필라에서의 회복을 하던지 아니면 필라를 발견한 김에 거점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다.

도전적인 즐거움도 아니고 서바이벌의 긴장감도 일으키지 못하니 몇번을 해도 지루하다.


이 지루함을 더하는 건 파밍용 컨텐츠인 탑의 존재다. 맵의 패턴이 뻔한데다 여기에서만 연성이 가능하고 연성에 필요한 촉매를 구할 수 있다. 기본 스토리 진행은 성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다보니 컨텐츠가 서로 따로 논다. 탑의 존재 의의는 있다. 이 탑을 통해서만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으로 높은 등급 아이템이 쉽게 나오며 높은 등급의 아이템이 아니면 연성을 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마나가 많이 소모되고 연성에 촉매가 반드시 요구되는 구조 때문에 탑을 그저 오를 뿐이고, 기가 칼로리를 소모할 일이 거의 없어 아무 생각없이 전설급 아이템을 위해 오르고 오르는 것만 반복해야 한다. 반복 컨텐츠로서 그저 반복만 하게 할 뿐 과정에서 즐거움을 주진 못 하고 있다.


보스전은 리스크 앤 리턴으로 보스가 공격 중일때 데미지가 더 많이 들어가는 구조이나 역으로 일반적인 상태에서는 데미지가 너무 안 들어가기 때문에 보스전의 진행 방식을 일방적으로 강제한다. 게다가 이 보스전은 아무런 보상이 없다. 아이템도 성장 요소도 없이 그저 스토리 중간에 걸쳐 있을 뿐이다. 일반적인 진행이며 굴곡마저 재미가 없다.


강화요소도 아이템 등급 의존도가 높은데다 촉매 효과를 통해서만 효과를 부여 가능하고 촉매의 도움이 없이는 그저 공격력만 올릴 뿐이다. 루프란의 미궁의 강화요소도 단조로웠는데 백기병의 강화요소도 그리 발전이 없다.


그래서 이 게임을 견인하는건 결국 스토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데 루프란의 지하미궁처럼 사연있고 깊이있는 스토리를 만들려고 한듯 싶지만 루프란에 비하면 여러모로 부족하다.

등장인물이 적은 만큼 스토리에 비중을 주고 이야기를 끌어나가야 했지만 주인공인 메타리카는 지극히 단순한 1차원적 반응 및 행동양식을 보여준다. 과거도 단순하기 그지 없고 백기병 또한 본래의 모습만이 숨겨져 있을 뿐 그 존재에 대한 스토리 또한 극히 가볍다.

그렇다고 주변 인물들이 이야기를 깊이있게 꾸며주는 것도 아니다. 비스코,룻키니, 또 뭐였더라 골렘 집사가 극중 맡은바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도 아니다. 스토리가 흘러가는대로 휘말릴 뿐 중요한 일을 해내지 않는다. 뭐 룻키니야 제 일을 하긴 했지. 그게 유저가 생각하던 방향도 아니고 그만큼의 고뇌도 잘 안 느껴져서 그렇지. 시간이동을 한것도 아니고 단지 별를 읽는 점성술사라는 점은 마녀가 보편화된 세계라는 것보다도 더 설득력이 떨어지는데다 자신의 힘을 숨기고 있었기에 그 능력을 플레이어에게 설득하기 어려웠으니까.

게다가 마녀라는 존재를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한 자유분방하고 자기중심적인 모습으로 그려내려 했지만 그게 잘 와닿지 않는다. 숲의 마녀, 안개의 마녀, 우르카를 제외한 다른 마녀들은 선과 악이 혼재되어 있다기 보다는 대체로 악 성향으로 움직이며 자기중심적이긴 한데 너무 마녀라는 역에 갇혀서 행동들이 뻔하다.

또한 평행차원에 대한 요소를 너무 난잡하게 사용해서 집중해야 할 본편의 분위기와 무게감을 저해한다. 현재의 차원, 지금의 이야기가 가장 중요함에도 다른 차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차원을 망가뜨리면서도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루지 못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요소를 여러번 끌어다 쓰면서 딱히 얻어낸 것이 없다. 게다가 심지어 타임패러독스까지 만드는데 루프란은 시간이동을 쓰면서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고 원하던 결과를 이루었는데 백기병에서는 단순히 평행차원 및 시간이동 요소를 소비만 할 뿐이다.


또한 루프란처럼 선택지 요소가 별 의미가 없는데 그럴거면 굳이 장식 수준인 선택지를 넣었어야 했나 싶다. 후반부에서 연출을 위한거라곤 해도 선택지 시스템이 그만큼 빌드업을 해야 감동이 있는데 있으나 마나한 선택지를 넣고 후반부 연출도 선택지는 커녕 일방적인 진행만 강요한다.


게다가 참.. 그놈의 트루엔딩. 잡고 싶은걸 못 잡고 하고 싶은걸 못 하게 만들고 세이브도 따로 관리하게 만들고. 엔딩을 보기 위해 스포일러를 당해야 하는데 그런걸 특징이자 장점으로 착각하는듯 싶다.


아무튼 가장 심각한 요소는 게임의 근간인 전투가 더럽게 재미없다는 점인데 저스트 회피까지 넣어 놓고는 전투를 재미있게 만들지 않은게 안타깝다. 저스트회피는 그냥 관성적으로 넣은건가. 전투라도 재미있었다면 2 구매를 고려했을텐데.

2021년 12월 1일 수요일

엑스맨 다크 피닉스 감상

 기대를 안 하고 봤기에 그리 실망하진 않았다.

그저 실망하지 않았을 뿐이지 영화가 구리지 않은건 아니다.



일단 칭찬을 하자면 액션은 참 괜찮았다. 진을 죽이려고 가는 시점은 액션이 좀 늘어지긴 해도 볼만했다. 배우들 연기도 나쁘지는 않았는데 내용이 이 모양이어서야 뭔 소용이겠냐마는.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뭔가 꼬여있는데 이건 내가 봤을 땐 일부러 망가뜨리려고 한건가 싶을 정도로 의도적으로 꼬여있다. 근데 이걸 의도하고 망가뜨린게 아니라면 진짜 망작을 쓰는데 천재가 아닐까 싶다. 이러고도 헐리우드에서 각본 쓰는 일을 한다고? 거기 완전 블루오션인가?


우선 진 그레이. 영화내 보여지는 모습은 주체못하는 힘에 억눌리는게 아니라 그저 돌발행동을 일삼는 정신병자에 가까웠다. 힘을 억누르지 못 하고 뭔가에 끌려다니는 표현이 있었다면 그나마 정상참작이나 변명의 여지가 있겠지만 그것도 아니다보니 힘은 힘대로 남용하는데 아무도 날 이해모테! 난 햄보카고 시픈데! 이러는 것도 아니어서 대체 뭐 때문에 이 지랄을 떠는지 알기 어렵다. 차라리 너희들은 나한테 일어난 변화를 몰라 난 주체하기 힘들어 라던가 찰스가 날 속였어 이젠 아무도 믿을 수 없어 라는 것도 아니다. 캐릭터가 갑자기 행동의 변화를 일으켰을 때 이를 납득 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거의 고의적으로 누락시킨 수준이다.


그 다음은 찰스 자비에. 찰스는 기존작에서 쌓아올린 내용을 완전히 뒤집듯이 반대되는 행동을 했는데 솔직히 이게 가장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진 그레이야 뭐 어차피 광년 예정이었으니 어떤 식으로 미치든간에 미친 모습을 보여주었겠지만 찰스는 이게 대체 뭔지 납득이 전혀 안 가는 모습을 보인다. 진을 속였다 뭐 그럴수 있지 근데 아포칼립스에서 진의 능력을 자유로이 풀라던 녀석이 이번엔 억누르라네. 뭐.. 다크피닉스의 내용은 결국 진이 힘에 대해 고민해야 하니 억눌러야 이야기가 되긴 하겠지. 그리고 세상에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엑스맨을 위험에 몰아 세운다. 음. 솔직히 억지지. 대외적인 이미지에 신경 쓸 거였으면 찰스의 텔레파시 능력으로 얼마든지 프로파간다가 가능한데 굳이 뭐하러? 게다가 대통령님이라며 대통령을 찾는 모습이나 연결 안 되서 좌절하는 모습이나 이게 참... 어이가 없다. 퍼스트 클래스나 데오퓨때는 정치권에 눈치 보고 움직였나?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왜? 라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의 설득력이 심하게 결여되어 있고 세대교체를 위해 급하게 퇴장시키려는 의도만 보였다.


의미없이 소모된 캐릭터. 퀵실버나 레이븐이나 초반에 빠르게 무대에서 사라져 버리는데 이 중 레이븐은 갈등의 요소 아니 도구로서 쓰이고는 끝이다. 레이븐이 소중하다면 왜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표현이 있어야 하는데 유독 이 부분만은 전작들을 빠짐없이 본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듯 말 안 해도 알지? 라는 식으로 흔한 회상장면조차 없다.


뭔지 모를 악역. 외계인이라는 것만 알수 있을 뿐 얘네들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힘을 지녔는지 어째서 피닉스 포스를 찾아 다녔는지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 전작 아포칼립스에서는 피닉스 포스가 진에게 있는 것 처럼 표현을 하고는 이번작 다크 피닉스에서는 외계의 힘으로 표현을 한다. 갈등요소인 악당을 외계인으로 설정해야 했기에 피닉스 포스가 외계의 힘이다 라고 하면 오히려 진이 갑자기 몸속으로 들어온 피닉스 포스에 대해 괴로워 하는 부분을 넣으면 되는데 그마저도 하지 않고 오히려 갈등은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숨긴 찰스랑 하고 있다. 갈등을 찰스랑 할거였으면 굳이 외계인이며 외계 피닉스 포스를 쓸 일도 없는데 도무지 뭐하는건지 알수 없는 흐름이다. 그래놓고 악역이 하는 짓이라곤 벼룩처럼 열차에 달라 붙거나 잘 안 죽는 몸으로 총을 맞아가며 들이대기, 진 그레이 꼬드기기 말곤 없다. 무섭거나 악랄하다고 느끼거나 나쁘다고 생각되어야 할 악역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 하는데 그렇다고 이걸 진 그레이가 하냐면 진 그레이도 하지 않기에 그 누구도 악역다움을 드러내지 못 한다.


그래놓고 결말에서 자유를 얻은 진 그레이는 우주로 떠나는데 이 과정이 종교적 승화도 아니고 뮤턴트로 표현되는 소수자들의 심정을 그려낸 것도 아닌 지구라는 행성이 좁다보니 쓰레기를 내다 버리려고 우주로 나가는 듯한 모습이 되고 만다.


최소한 이 부분만이라도 진 그레이의 내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해서 지구인,뮤턴트로서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해묵은 과거의 상처와 슬픔을 내려놓고 절대적인 존재가 되는 것을 표현했더라면 그나마 좀 나았을텐데 놀랍게도 아무것도 안 한다.


그래서 더 이해가 안 간다. 대체 영화를 찍으면서 뭘 하고 싶었던건지를 말이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망가뜨린게 아닌가 싶은거다. 아무리 병신같이 만들어도 그 안에는 감독이 전하려는 메세지가 있을텐데 이 영화는 그게 아무것도 없다. 페미를 강조하는 영화에서 자주 보여지는 무능한 남자 만들기와 가스라이팅 강조, 피해자 행세, 어설프고 나사빠진 가족애, 이해 할 수 없는 허접하고 수준낮은 캐릭터와 설정만은 충실하게 따라하고 있으면서 어째서 내용이 알맹이가 없을수가 있는가. 작정하고 머리를 비운게 아니고서야 이딴걸 만들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


그렇기에 배우들은 칭찬 받아야 마땅하다. 이딴 쓰레기 각본이어도 일이기에 해낼수 밖에 없는 그들은 병신같은 각본가 주둥이에 대본을 쑤셔넣기 보다 연기에 충실하니 말이다.


그리고 되도록 저 병신같은 정치적 올바름을 주장하고 페미니즘을 밀지 못 해 안달인 애들을 위해서 영화를 만들거면 제발 아무 상관 없는 별개의 영화로 모금과 재능 기부 받아서 만들기 바랄 뿐이다. 엑스맨이 소수자를 대표하는 만화라고는 하지만 이딴 수준낮은 걸 내놓으면 소수자 이미지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될 따름이다. 그런데 유독 그렇게 소수자로 대표되는 캐릭터가 메인주인공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영화를 조지고자 모습을 드러내니 이 무슨 조화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