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7일 수요일

드는 생각

요즘 그런 생각이 자주 든다.

오래전 학교에서 인류가 달에 간 일을 책으로 배우고, 기술이 발달하여 인류는 장미빛 미래를 꿈꾸던 때가 떠오른다.

분명 그 당시에 비하면 지금 인류의 기술은 매우 발달했다. 커다란 플로피 디스크의 저장 매체가 지금은 sd카드라는 손톱만한 작은 매체에 수만배에 달하는 성능과 안전성을 지니고, 수십메가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고, 작은 스마트폰으로 할수 있는 것이 매우 많아졌으며, 3d프린트 기술로 보조기구를 만들어 장애를 가진 부위를 대체 할수도 있게 되었다. 장기이식 역시 돼지의 세포를 통해 재생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자신이 만든 컨텐츠를 여러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 환경도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인류가 진보한 기술을 언급하자면 끝도 없다. 그런데 기술은 정말 놀랍게도 진화하고 발전하는 반면 인류는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는 지속적으로 퇴보하고 정치인은 더 이상 유능하고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사회의 부정부패와 문제점을 해결하려 하기 보다 자기 안위만 신경쓰는 자들만 득시글하다.
전쟁 역시 끊이질 않고 있으며 실시간 고화질로 전쟁 소식을 접할수 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과거에 비하면 전쟁을 대하는 태도는 상당히 미온적 또는 무관심해졌다. 사람이 죽어도 어차피 자기 나라 일도 아니고 자신의 일도 아닐뿐더러 심지어 죽은 희생자를 조롱하는 자들까지 쉽게 찾아볼수 있다. 물론 인터넷이 발달하고 널리 보급되었으니 그만큼 우리는 이상한 자들을 쉽게 만나볼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환경문제로 인한 피해는 체감할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나라는 나몰라라 하며 돈과 땅이 부족한 나라들만 전전긍긍한다.

강력한 전염병이 도는 위기 상황에서조차 사람들은 멍청한 짓을 하며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편의만 우선시한다.

이념에 빠져 타인,집단에게 피해를 끼치고 공격을 하고 조롱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볼수 있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 반면 인류는 나아진 모습을 보기 힘들다. 오히려 기술을 악용하는 경우만 늘어난다. 인류가 가진 성질은 나아지질 않고 있다.


종종 서브컬쳐나 창작 작품들에서는 인간의 가능성이나 선의, 그리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모습들을 그리며 이를 찬양하곤 한다. 악을 무찌르며 세계에 평화를 가져 오는 이야기를 보며 즐기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 매체가 담은 내용과는 반대로 돌아가곤 한다.

가상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와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악을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는 주인공에게 고난과 시련을 주어도 동시에 이겨낼 가능성도 제공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위기와 고난과 시련을 겪은 사람에게 가능성은 그리 자주 주어지지 않는다. 성공하는 이야기가 흥미를 끄는 이유는 그 경우가 희소하기 때문이고 희소하기에 환상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개개인,나는 작품의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이다. 서두에 말한 인류가 달에 간 일화를 책에서 배우며 우리 인류는 더 나은 미래,올바른 가치관을 위해 발전할 것처럼 그렇게 배운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사회에 나와 적어낸 답이 틀렸다는 것을 겪으며 인지부조화를 겪고 선생님 답이 틀린것 같습니다 라고 손을 들어 이의를 제기할즘엔 그 선생들, 아이들에게 세상의 긍정적인 면을 가르치던 모든 것들은 아무 대답도 할수 없게 되고 만다. 결국 다 자란 아이들은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겪어가며 배우고 나서야 책,매체를 통해서 배우는 이상론이 가장 의미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우게 된다.

세상은 아름답다 사람의 성품은 착하다 미래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런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정작 현실을 겪었을 때의 그 갭 차이 만큼 충격을 받을 거란건 잘 거론되지 않는게 사실이다. 요즘은 그래도 많이 현실적이게 되어서 이전만큼 충격적이지 않겠지만 말이다.


 마음속에 꽃을 심어주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만 머리속을 꽃밭으로 만드는건 무책임한거. 그냥 그런 생각이 드는거다. 어차피 요즘에는 하도 부정적인 케이스들이 넘쳐나니 매체에서 아무리 좋은 이야기만 하려 한들 소용은 없겠지만.

마른 씨발

 더 이상 욕할 기운도 나지 않는다. 어이가 없어서 관성적으로 뱉을 뿐이다.

내 안의 감정들이 전부 말라 딱딱해지고 감당할수 없는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날때마다 움직여야 살수 있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피가 돌지 않는다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지면서 형언할수 없는 무력감에 휩싸인다


공허한 씨발의 외침을 아무리 내뱉어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해결하고자 내뱉는 것도 아니다. 단지 도저히 인정할수 없고 감당할수 없으며 이해조차 불가능한 일을 맞닥뜨렸을때 단말마처럼 마지막 감정의 저항 덩어리에 불과하지만 이것조차 내뱉지 못 한다면 죽은거나 다름없다.


그러나 말라버린 씨발 한마디는 감정의 지푸라기 조차 남지 않은 울대의 진동으로 격하되어 아무것도 담기지 못 했다. 진공보다도 더한 허무보다도 더 완벽한 한마디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더는 느끼는 것을 포기했다. 생각하는 것을 내던지고, 아무것도 깨닫고 싶지 않다

대체 왜.

모른다.

왜 하필.

모르지.

무엇때문에.

알수 없다.

미쳐버린 공간 안에서 드는 생각은 죽거나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 뿐.


만약 정말로 영혼이란게 있다면 지금 당장 내 숨을 끊게 해 주시고

천국과 지옥이 있다면 저들과 만나지 않게 분리해 주시고

인연이란게 있다면 끊어주길 바랄 뿐이다.

성인군자란게 있다면 나와 입장을 바꿔 보시고.

어떤 고난도 역경도 노력으로 헤쳐나갈수 있다고 믿는다면 필히 내가 만난 자들과 완벽히 똑같은 인간들과 부대끼며 살기 바란다.



나는 전혀 그리 생각하지 않으니까. 제발 그들과 바꾸어 나를 꺼내 주시길.

2022년 4월 22일 금요일

고통이 꾸준히 반복된다.

 코로나 이전에 충치치료 때우기를 했었으니 대충 2~3년전 이야기인데 왼쪽 아래 어금니가 아파서 여러 치과를 갔었다. 그 당시만 해도 치과에서는 딱히 치료 할 필요가 없다거나 할거면 크라운을 씌우자는 견해였다.


아무튼 통증이 있으니 때우기 치료를 받았는데 망할 병원이 아픈 위치가 아니라 그 옆의 이빨을 건드려서 정작 치료하려던 이빨은 치료 못 하고 애매한 이빨만 충전 치료를 했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상당히 짜증나는 기억인데 웃긴건 이가 아팠던건 치료를 받고 나서도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계절이 변하니 아픈건 없어졌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다시 같은 부위가 아프고, 다시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통증이 반복된다.


계절 치통이란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다. 오히려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겨울이 더 위기일텐데 겨울엔 문제가 없다는게 더 어이가 없고.

 

충치 치료를 받으려던 그 당시 이전인가 이후였나 비슷한 시기였을 것이다. 아마 그 전년도였을수도 있고.

 

냉장고 뒷편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한참 지나서 냉장고 냉동고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누전이든 뭐든 위험하니 수리기사를 부르고 고치긴 했는데 올해 지금 또 뒷편에서 물이 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자꾸 안 좋은 일들, 어이없이 나쁜 일들이 넘치도록 반복되는게 일상이라 포스팅 할 가치도 못 느끼지만 이 두 건은 특히나 더 어이가 없어서 적지 않을수가 없다.

 

만약 이 이빨의 고통이 또 전년도 전전년도와 같은 계절통이라면 치료를 할 필요가 없는데 그게 아니라면 또 돈 나갈 걱정만 해야 하고, 냉장고도 이전처럼 물이 새면 또 수리기사 불러서 수리해야 하는 돈 나갈 걱정을 해야 한다. 이런 일들이 몰아서 닥치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근데 막상 해결하려 하면 제대로 해결이 안 되거나 재발하니  고칠 의지마저 사라지고 만다. 고쳐봐야 뭐해 또 재발할걸. 그런 생각 뿐이다.

 

 최근에도 이것저것 시도를 하려 했는데 그럴때마다 아주 기똥차게 훼방하는 것들, 안 되는 상황, 고장, 외부 요인들이 겹치고 겹쳐서 이젠 뭘 시도할 생각 조차 들지 않는다. 이쯤 되면 인생에 마가 꼈다거나 귀신이 들러붙었다거나 하는 수준을 넘어설 정도다.


뭘 해도 안 되고 뭘 해야 할지도 알수 없이 살아갈 의지를 점점 잃어가는 상황에서 내게 남은건 죽음 뿐인데 마치 죽음을 종용하듯 최근엔 인간실격과 관련된 컨텐츠가 자주 눈에 띈다. 인간실격이란 다자이 오사무가 쓴 암울한 소설로 주인공이 자살을 시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 내용이 자살인건 아니지만 아무튼 이 주인공은 자살과 관련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이와 같은 컨텐츠들을 자주 이야기 하는걸 보게 된다. 다만 나는 저 인간실격을 볼까 하다가도 자살을 생각하는 주인공의 캐릭터 소개를 보고 좀 미묘한 감정이 들었는데 인간실격의 주인공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잘생긴 청년이라는 점에서 이입이 안 될 것 같아 관뒀다. 대신 이토 준지가 그린 인간실격은 관심이 있긴 한데 아직 구매는 하지 않았다.


암튼 이 고통이 또 다시 반복이 되고 일이 터지면 그때가서 또 글을 쓰긴 하겠지만 지금은 뭘 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차라리 이대로 죽어가는 것이 더 만족스러울것 같다.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더빙판 감상

 스포일러가 없는 부분부터 말을 해야겠지.


일단 더빙판만 구매했는데 그냥 삼천원 더 써서 더빙+자막판을 구매할걸 그랬다. 디즈니랑 다르게 소니는 더빙에 그다지 신경을 안 써서 돌려막기가 심한데다 최소한 돌려막기를 하더라도 그 결과물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가장 거슬리는건 노먼 오스본과 초대 스파이더맨인데 샘스파가 불호인 이유는 연기의 문제라기보다는 전작인 파 프롬 홈의 미스테리오와 성우가 같기 때문에 자꾸만 느낌이 겹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파 프롬 홈의 더빙을 안 들었더라면 전혀 별로일 상황이 아닐텐데 하필이면 성우가 겹쳐서 그것도 오프닝 초반에 미스테리오가 스파이디의 정체를 고발하는 장면이 나오니까 머리 속에서 이미지를 지우기가 힘들다. 이걸 무시하고 즐기기가 힘들다 보니 계속 쟨 미스테리오가 아냐. 다른 사람이야 라고 인지를 해야 하는 바람에 큰 걸림돌로 느껴졌다.


그리고 노먼 오스본 성우는 노먼 오스본일때의 유약한 모습의 연기는 매우 좋았는데 그린 고블린일때의 연기에서는 광기와 무게감이 부족했다. 차라리 가면에서 말을 하던 변조된 톤을 썼더라면 좋았을텐데 그 부분은 좀 아쉽다.


빌런들이 많이 등장하는 관계로 남성 성우가 중요한데 딱히 두각을 보인 연기가 느껴지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비중상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라 사실 아무래도 좋은 부분이다.


액션은 아쉬웠고, 대신 cg는 훌륭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본편 영화에 버금가는 연출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액션은 빈약한 홈커밍에서 좀 나아진 파프롬홈을 거쳐 다시 빈약해지는건 대체 뭔가 싶다. 액션이 약하면 도와줄 사람을 붙였어야 하지 않나?


영화는 스파이더맨 팬에게,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팬에게, 스파이더맨 영화 팬들에게 축복과 선물과도 같은 영화이나 여전히 개연성에서는 나사 빠진 구조를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니까 주의.


일단 가장 문제삼고 싶은 점은 톰스파를 틴스파로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된 요소들이 마음에 안 든다. 틴스파이디로서 자꾸만 피터 파커가 생각없이 행동하고 어리숙하고 무분별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데 이게 가장 심했던 것이 파프롬홈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대량 살상 병기로 공격을 하게 하고 이 위험한 것을 남에게 넘겨줘서 그것들을 수습해야만 했다.


노웨이홈도 그 점에선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문제의 발단은 미스테리오의 거짓말이지만 거짓을 해명하기 보다는 숨는데 급급했고 그 결과 대학입시에서 떨어져서 멀티버스를 여는 결과를 가져온다. 대체 미국의 대학입시가 뭐길래 멀티버스까지 연단 말인가.


톰스파는 이상한 박사를 찾아가고 망각의 주문을 걸어 모든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란 사실을 잊게 하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터의 수다 때문에 주문이 꼬이게 되고 그 주문을 봉인하는 바람에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넘어 오게 된다.


망각의 주문을 외우는 것을 방해하는 톰스파의 모습은 그야말로 생각 없는 철부지 어린아이의 모습이다. 히어로의 무게보다는 그저 날 알아주는 주변인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에 연속해서 방해를 하고 그 결과 세상을 뒤흔드는 결과를 만든다.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중요도 차이를 모를리가 없다. 이미 홈커밍에서 벌처에게 정체를 들켰기 때문에 위기가 찾아 왔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웨이홈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너무나 불성실하고 경박한 바램과 생각없는 행동 때문에 사건이 찾아오게 되는데 이는 이전 스파이디 영화에서 피터 파커가 가지게 되는 문제와는 결을 달리 한다. 최소한 파 프롬 홈은 이디스를 아무 생각 없이 건네주긴 했어도 미스테리오라는 빌런은 토니에 의해 자연발생했는데 이번 노 웨이 홈의 빌런들은 톰스파가 다른 차원의 빌런들을 끌어들인거다. 문제의 원인 이전에 빌런 탄생의 원인이 되고 만다. 마치 빌런 제조기라 불리는 토니 스타크와 같은 행적이 된 것이다.


게다가 타임 스톤이 없어서 시간을 거스를수 없다는 것 치고는 망각의 주문의 디메리트 효과가 차원을 넘는 정도가 아니라 시간을 제멋대로 건너 뛰어 죽었다고 기억되는 인물들까지 끌어온다. 피터 파커인지 모르게 해달라는 주문의 봉인 여파가 대체 왜 아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지도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데 심지어 시간마저 뛰어넘었다. 스페이스 스톤도 타임 스톤도 슈트와 타임머신 없이 핌입자만으로는 하지 못 한 일을 주문 하나로 이뤄낸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가 세상을 반쪽내는걸 잊게 해달라고 하면 되는것 아니었을까? 토니 스타크가 죽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잊어 버린다고 해서 토니 스타크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닐터인데 피터 파커를 잊게 해달라고 해서 모든게 해결되는 것은 곰곰히 생각해 봐도 개연성만 터져 나간것에 불과하다.


어쨌거나 이런 논리적인 고민을 해 봐야 결국 픽션이고 영화인데 라는 소리로 묻히기 쉽상이니 그건 그만 건너뛰고 그 뒤의 행적으로 넘어가 본다. 빌런들이 넘어왔고 이들을 가두어서 원래 세계로 보내려 하는 이상한 박사의 야망을 숙모의 말 한마디에 스파이디가 저지하게 된다. 솔직히 홈커밍,파프롬홈에서도 숙모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고 해피 호건과 연애하는 것만 기억에 남았는데 노 웨이 홈에서 뭘 하던 사람인지를 알게 되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아무튼 이 숙모는 자꾸 피터 파커를 꼬드기고 그 결과 피터 파커는 빌런들을 놓아주게 된다.


빌런 갱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노먼 오스본과 스파이디는 문어 박사에게 자유를 가져다 주고 그 다음으로 배터리맨과 노먼 오스본을 치료 하려 하나 내면에 숨어 있던 그린 고블린의 통수로 인하여 빌런들이 죄다 자유를 위해 뛰쳐 나온다.


.....솔직히 이 영화는 뜯어 보면 개연성이 너무나도 개판인게 굳이? 굳이 이 시점에서 이랬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은 녀석은 배터리맨이 가장 그러기 싫어했다. 모래알은 돌아가고 싶어했고 나머지는 그러고 싶었는지 아닌지는 좀 애매한데 나중에 돌아가지 못 하게 하려 했던 걸 생각하면 모래알 빼곤 다들 목적이 같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풀려난 시점에서 기회를 보고 그냥 도망치면 되는데 그러지 않고 그냥 순순히 따라간다. 문어 박사는 나노머신에 구속된 상태라 싸울수는 없고 모래알은 돌아가고 싶으니 따라갈 뿐이긴 한데 그렇다 해도 톰스파 vs 고블린,배터리,공룡인 상태라 여기에 샌드맨이 스파이디에게 붙어 참전한다 쳐도 2:3이다. 좋게 좋게 봐서 나노머신으로 조종 할 경우 3:3도 가능할수는 있겠으나 그렇다 쳐도 갑작스런 기습으로는 스파이디를 쉽게 제압하고 도망치는 것도 가능할텐데 왜 굳이 호건의 아파트까지 가야 했는가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 뿐만 아니라 왜 호건의 아파트에 스타크의 유산인 아크 리액터를 가진 분석기가 있는지. 그걸 어떻게 알고 거기까지 따라 갈 생각을 한 것인지 너무나도 작위적인 구성 때문에 이야기는 순수하게 받아들여지기가 힘들다.


이야기의 내용이 구원인터라 어차피 나노머신으로 구속된 닥터 옥타비우스는 빌런들이 뛰쳐나가 이야기가 진행되더라도 여전히 붙잡혀 있을테니 구원 할 타이밍이 여기 밖에 없기 때문인거 같은데 이 빌런들을 끌어들이고 누구는 가슴팍에 충전기를 꽂고 누구는 약을 만들고 그걸 순순히 받아들여서 하는게 너무나도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빌런들 뒷치기로 숙모가 죽게 되고 큰힘큰책임을 전달하는데 솔직히 이 부분은 너무 억지스러웠다. 왜 그 시점에서 숙모가 망치를 들고 있었는지 뭐하러 대적하고 있었는지. 물론 조카가 위기에 처했으니 구해주고 싶기야 하겠지만 숙모는 큰 힘이 없잖아. 샘스파 벤 삼촌은 강도를 막아섰다 죽었지 녹색괴물을 막다가 죽진 않았는데 힘의 차이가 너무나도 명확한 상황에 공격 한번 한것도 아니라서 이 죽음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이 부분이 짠해야 하는데 그리 짠하지 못 해서 마치 업계에서 말해면 안 되는 대사 top 3처럼 비추어지는 것이 좀 그렇다. 1위 해치웠나? 2위 오늘은 큰 일 없이 끝나나요? 3위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단다. 축하드립니다. 절대로 말하면 안 되는 대사에 올랐습니다. 짠해야 할 상황에 저 멘트가 저주받은 멘트가 아닐런지부터 고민하게 만드는데 그만큼 상황이 너무나도 작위적으로 느껴져서 그럴 것이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톰스파의 얼굴에는 소년다운 앳된 모습이 사라지고 굳어버린 얼굴의 청년, 혹은 성년의 모습이 자리잡는데 그만큼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표현하는 듯 하다.

실의와 절망에 빠진 피터를 찾으려는 엠제이랑 뚱땡이는 자신도 모르게 각성 해 버린 소서러의 힘을 이용해 피터와 피터를 찾아 피터에게 데려간다. 세상에 마법사가 너무 많아.


여기서 가장 재미없는 스파이디간의 만담이 이어지는데 정적이고 걍 라떼는 말야 하는거 뿐이라 별 재미도 의미도 없었는데 최소한 뚱땡이가 어벤저스 이야기를 꺼내고 컴퓨터로 어벤저스1,2 사건을 보여줬더라면 반응이라도 좀 재미있었을 것을 나는 검은색 슬라임 외계임이랑 싸웠어 저는 보석광 보라색 외계인이랑 싸웠어요 하니까 나만 외계인 없어 하는 어스파를 넌 어메이징 하잖아 라며 다독이는 장면은 좀 뿜긴 했다. 사실 외계인과 싸우고 못 싸우고가 문제가 아니라 너는 3편이 없지.


그렇게 빌런들 교화 작전을 마치고 방송에서 커밍아웃을 하는데 화면에서 자유의 여신상이 비브라늄 방패를 들고 있는 걸 보며 1피터와 2피터는 이거 보고 이상한 점을 아무것도 못 느꼈다고? 라는 의문밖에 안 나왔다. 자유의 여신상이 방패를 들고 있더라니깐? 왜 아무도 그 사실을 지적하지 않는건데!!


 자유를 찾아 빌런들이 행차하시고 서로 싸우다가 우리 존나 못 싸우는데요? 하고 난 원래 솔플만 뛰어, 나두나두 이러다가 에헴 제가 팀업 선배로서 말씀드리자면 라떼는 어벤저스가 이러는데 아무도 어벤저스가 뭔지 모르는거 보고 좀 황당했다. 어벤저스가 없다면 썬더볼츠도 없을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여기 톰스파 차원에선 오스본이 없으니 썬더볼츠가 생긴다면 제모의 썬더볼츠가 한계이긴 한데 기왕 고블린 살려서 보낼거라면 거기도 썬더볼츠가 생기게끔 어벤저스가 있어야 하지 않나? 이미 끝나버린 샘스파에다 스파이디 캐릭터 가지고 디즈니가 뭘 더 할리도 없어서 그런걸수도 있으나 상황은 언제든 변할수도 있기에 이 부분을 단정적으로 모르는데? 로 넘어간건 좀 그랬다. 차라리 아 호크아이가 리더인 그 팀? 에? 루크 케이지가 아니라요? 이러면 톰스파도 네? 하고 서로 놀라는게 재밌었을텐데 말이지.


여기가 빌런들이랑 싸우는 액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거늘... 재미 대가리가 하나도 없고 멋도 긴장감도 화끈함도 없어서 그냥 하나 하나 고쳐주는구나로 넘어가고 마지막에 고블린과 전투는 본 것 같은 장면이 나오는데 이전 영화에 있었던 부분인가? 싶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아무튼 결국 하나하나 다 고쳐주고 근데 이 사태가 수습이 안 돼 우리 다 망해! 이러니 모든 사람들이 절 잊게 해 주세요 로 해결되고 피터 파커를 잊어 버리게 된 상황이 되니 내가 널 찾아갈게 이러는거 보고 미츠바 제인을 만나러 가는 타키 파커의 노웨 이홈은 이 떠오르는건 나 뿐인가. 결국 모든 사람들이 피터 파커를 잊어 버리는데 이게 한국이었으면 그래도 입영통지서는 날아왔겠지. 국방부는 널 잊지 않아요. 쌀국이라서 잊는게 가능한거야. 민증 까면 다 나온다고.


디지털 기록 매체의 흔적마저 싸그리 날려버리는 어마무시한 망각 마법을 사람들이 알았더라면 인터넷에 박제된 부끄러운 사진이나 정치인의 개소리나 존재해서는 안 되는 케모노프렌즈 2기의 기억도 다 날려줄수 있다는 건데 이쯤되면 이상한 박사는 마법사라기 보다는 디지털 장의사에 가까워 보인다. 이걸로 돈 좀 만질수 있을 거 같은데 사실 웡 몰래 한탕 하다가 건드린게 쌓이고 쌓여서 터지고 만게 아닐까? 스파이디는 그저 마지막 고객으로 대학입시 문제를 해결하려던것 뿐인데 말이지.


영화 전체적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톰스파가 상실을 겪고 히어로로서 독립하는 과정을 잘 그려낸 영화다. 슈트없이 아무것도 아니면 슈트를 가져선 안 되는 유산상속드라마 홈커밍에 이어 왠지 줘선 안 될것 같은 대량살상병기를 건네받자 말자 당근마켓에 올린듯한 쿨거래 파프롬홈에서 고난과 역경은 있었지만 독립은 하지 못 했고 상실을 통해 성장하지도 않았는데 드디어 겨우 노웨이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고 히어로의 일에 충실하게 되었다. 또한 기존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안타깝고 아쉬웠을법한 점들을 긁어내는 빌런의 구원을 이루고 스파이디가 이루지 못 했던 과거의 아픈 기억도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기는 한다. 톰스파 빼고 다 행복해지는 영화인데 문어 박사가 저주받은 아크리액터를 가지고 가 버렸으니 분명 그쪽 세계는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근데 이렇게 살아 돌아간 사람이 많으면 그쪽의 시간선은 엉망이 되고 마는게 아닌가? 어차피 지들 디즈니꺼 아니라고 그쪽 차원 알바 아님 이러는거면 좀 너무 성의없지. 그나저나 그린고블린이 개심해서 살아 돌아가면 그쪽 세계의 해리 오스본은 어찌되는건가. 살아 돌아 갔는데 시간은 몇년이 지났고 아들은 이미 죽어있는건가 아니면 아빠다이로 흑화될 일이 없어서 안 죽게 되는건가.


 그만큼 이 영화는 군데군데 허술한 점도 많아서 파프롬홈 만큼 거슬리는건 아니지만 홈커밍만큼 매끄럽지 않은 것이 아쉽다. 위기가 찾아오게 되는 원인들이 너무 작위적이라 충분히 다듬었어야 했을텐데 그만큼 스토리 작가들에게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건지 안타까울 뿐이다.


쿠키영상으로는 베놈과 이상한박사 영화가 나오는데 베놈은 솔직히 뜬금없는데 그걸 톰스파 차원에 놓고 간다고? 근데 기대는 안 되네 라는 생각만 든다. 후속작 나온다면야 상관없는데 그게 아니라면 의미 없지. 게다가 디즈니-마블이 만드는게 아니라면 소니는 영화 조지기 선수니까 더더욱 기대는 안 되고. 이상한 박사 영화는 디즈니꺼니까 극장 개봉 이후 한 2~3달쯤 지나면 디플에 뜨려나.

2022년 4월 11일 월요일

킹덤 컴 딜리버런스 감상

 킹덤 컴 딜리버런스를 어제 클리어했다.

올 클리어는 아니고 메인퀘만 달린건데 몇시간이 걸렸는지는 솔직히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꽤 오래 한 느낌이다. 만약 자잘한 서브퀘나 기타 요소도 다 하고 다녔더라면 장난아니게 오래 걸렸을듯 싶다.

중간부터 자잘한 퀘들을 전부 때려치고 메인퀘만 달린 이유는 별거 없다. 플레이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단언컨데 완벽주의자에겐 독이 든 성배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헨리를 조작하며 아버지가 만든 검을 빼앗고 살던 마을을 공격하고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하려는 목적을 지닌다. 그러나 우리 주인공인 헨리는 너무나도 약한 나머지 쿠만인은 커녕 길막하던 도적 한명도 겨우 이길 정도로 약해 빠졌다는 것이다.


초반에는 이런 점들도 그래 처음이니까 어쩔수 없지라며 받아들이고 진행을 하는데 게임을 하면서 점점 어? 어쩔수 없는게 아니었네? 라는걸 느끼게 된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서 성장을 하고 스킬레벨을 올리고 기능을 지닌 퍽을 찍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성장이라는 것이 실상 일반적인 rpg게임처럼 진행을 하면서 자연스레 성장을 한다기 보다는 진행과는 분리가 된 영역에서 성장을 하는게 일상이다. 예로 jrpg류 게임은 필드에서 인카운트된 적과 싸워 경험치를 얻고 레벨을 올리겠지만 우리의 주인공 헨리께선 길에서 약초를 캐서 힘을 올리고, 버나드경과 배고파 뒤질때까지 대련해서 스텟을 올리고 야밤엔 도둑질을 하며 돈을 벌고, 모은 약초로 연금술을 찍어 무기에 독을 발라야 한다. 그리고 필드에서 인카운트된 적들 뒤로 몰래 독 바른 화살을 날리고 물약 버프 중첩된 마견에게 공격 지시를 내리고 독 바른 검으로 뚝배기를 깨서 시체더미를 만든 뒤에 무게 땜에 줍기도 싫고 가질것도 없는 잡템들 한번 슥 쳐다보고는 의미없이 깍여나간 방어구 내구도를 도구로 손질하고 공허하게 제 갈길 가는게 일반적이다. 즉 이 게임에서 랜덤 인카운트로 발생한 전투따윈 주인공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그 전부터 노가다로 떡칠하여 성장을 끝내야 진행이 편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만약 난 그런거 싫어 무조건 진행하면서 성장할거야 라고 생각한다면 장병기 든 농민들이 주인공 하나를 둘러싸고 막대기로 존나 패는걸 겪어 봐야 아 이 게임 존나 불합리하구나 라는걸 느끼게 되고 결국 자신도 악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게임은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현실적인 요소들을 많이 넣어 두었다. 공복도,내구도,더러움,부상,출혈,취기,스테미너,보존기간,범죄,평판,에누리 암튼 정말 많은 요소들과 npc의 반응들로 인해 게임이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특히 이 요소들은 어떤 점에선 유리한 점도 있지만 과하면 디버프가 걸리기도 하여 생각없이 진행하기 어렵게 만든다. 배고파도 디버프고 과식해도 디버프다. 술취하면 자물쇠를 잘 따지만 취하면 비틀거리고 심하면 인사불성으로 쓰러진다.  Npc를 심하게 때리면 플레이어를 보자마자 도망쳐서 대화를 못 해 퀘스트 진행을 못 할 수도 있고 범죄현장을 들키면 벌금을 낼수도 말과 돈으로 회유할수도 또는 싸우거나 갇힐수도 있다. 


스토리 진행을 담당하는 퀘스트 역시 단순히 하나의 방법만 제시하지 않고 온갖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죽이던지 속이던지 훔치던지 매수하던지 몰래 잠입해서 정보를 알아오던지 사실은 내가 도움을 준 적이 있어서 상대방이 보답을 하게 된다던지 그야말로 실현 가능한 변수들을 거의 다 넣으려고 한 점을 쉽게 알수 있고  퀘스트를 하기 전에 훔치러 왔다가 얻은 걸 써먹는다거나 복장을 통해 적이 눈치채지 못 하게 하는 등의 요소도 고려하고 퀘스트에 반영되게 되어 있어서 갖가지 재미를 느낄수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게임과 현실의 중간점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 플레이어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조절을 하고 반대로 너무 앞서 나가지 못 하게끔 제약을 하는 점이 플레이어에게 괴리감을 주어 방해가 되기도 한다.


예로 범죄를 막는 경비병의 경우 처음에는 이 현실적인 요소를 보고 와 얘들이 있어서 마을의 평화가 지켜지는구나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겠구나 하지만 진행을 하다 보면서 겪게 되는 플레이어의 범죄 행각은 칼같이 반응하는 경비병이 정작 물건을 훔친 도적을 보고도 멀뚱멀뚱 있지 않나 그 도둑을 막아서 피해자랑 도둑이 싸우고 있는데도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나 갑자기 플레이어를 멈춰 세워 놓고 별별 이유로 벌금을 뜯어가는 것을 보면(도둑질을 하긴 했지만) 초반에 느꼈던 마을이 유지되기 위한 최저한의 병력이란 인식은 온데간데 없고 도둑질 하는데 방해가 되는 놈, 걸리적 거림, 쓸모 없음, 없어도 될것 같음 이란 생각 밖에 들지 않아 나중에는 마비물약과 수면물약의 인체실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다.

Npc들도 돈을 잃으면 마을의 경비가 심해지고 돈이 없으니 물건 매입도 못 하게 되니 생계의 지장을 받게 되겠구나 해도 돈이 생길때마다 뜯어가도 굶어죽는 일 없으니 걍 돈셔틀로밖에 안 느껴지게 된다. 특정 npc들의 사연이나 행동도 어디까지나 스크립트 내의 범위에 한정되어 있어서 미처 만들지 못 한 부분들로 인해 비어 있는 npc의 행동들, 예컨데 도둑이 도망쳐서 다다른 장소의 설정,가족인 npc를 죽였을 때의 반응 등이 빈 부분은 아직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중요 npc이외에는 죽일수도 있고 그러다보니 플레이어의 행위에 따라 스스로에게 패널티가 돌아오기도 하지만 시스템의 헛점도 존재하여 얼마든지 파훼가 가능하고 이 npc라는게 스토리랑 엮여 있는게 아니라면 플레이어에게 딱히 별 상관없는 존재가 되는터라 기임이 제공하는 현실감과 게임으로서 그 이상을 할수 없는 벽 사이에서의 괴리감이 미묘한 혼란을 가져온다.

게다가 지나치게 정도적인 것을 요구하다 보니 법과 규칙만을 따르기엔 너무 힘든 점이 있다. 플레이어가 초반에 할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데다 스토리 퀘스트 역시 대화나 진행에서 어느 정도 능력을 요구하는 관계로 무능력자 상태에선 큰 도움이 되지 못 하고, 초반엔 보상도 거의 없다. 약초를 캐는 소소한 돈벌이들로는 그냥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정도고 상점 주인이 가지고 있는 돈 이상으로 벌지도 못 한다. 여기서 갑옷과 검을 사고 레시피를 구매하고 보물지도를 사서 보물을 찾아다니고 말을 사서 타고 다니고 이러는것은 일반적인 플레이로는 하기가 매우 매우 힘들다. 구매 비용이며 유지비며 죄다 장난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플레이어는 범죄에 눈독 들이게 되고 이게 빠르게 돈을 버는 방법이란걸 알게 된 이상 멈출수가 없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시간제한 퀘스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플레이를 하며 성장을 하고 퀘스트도 진행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특히 수도원 퀘스트는 그 정점에 위치한다. 불합리하고 짜증나고 불편하고 귀찮은 것 밖에 없어서 사전에 다 준비를 해야 편하다.

착하게 사는 것도 미묘한 것이 주인공이 살던 마을의 피난민들이 다른 마을에서 거지가 되어 구걸을 함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는 그들에게 돈을 줄수가 없다. Npc들은 지나가다 돈을 주기도 하는데 말이지. 교회에는 기부를 할 수 있는 상자가 있긴 한데 순수하게 선행용이라기보다는 평판 관리용의 느낌이고 상점 주인에게 웃돈을 줘 가며 호감을 사 봐야 어차피 그 돈이 상점 주인의 금고에서 나왔음을 생각하면 웃돈 받고 즐거워 할 상점 주인을 보며 정말이지 아이러니함을 참을 수가 없다.


그 뿐만인가. 플레이어가 정정당당하게 살지 못 하는 이유는 연신 깨지고 깨지는 전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플레이어가 아무리 힘과 기술을 연마해도 쪽수로 밀고 오면 이기기 힘들고, 심지어 자격을 시험 받아 겨우 전수 받은 달인의 일격을 자유 자재로 쓰는 농민과 구하기도 힘들고 소지품에도 안 들어가는 절대무기 장병기를 들고 찔러대거나 어디서 수련했는지 모를 활로 화살을 정확히 꽂아 넣는걸 겪으면 이 새끼들 전부 다 나 빼고 다 수련한 새끼둘이야 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대체 어디서 달인의 일격을 배우고 활을 배웠단 말인가. 특히 개나소나 쓰는 반격기인 달인의 일격 때문에 안 그래도 불합리한 전투구조가 더더욱 불합리하게만 느껴진다. 심지어 개도 키워서 공격하게 만들어 개에게 붙들리는 동안에는 그저 쳐 맞을 뿐이다.


특히 유독 짜증나는 요소는 바로 수면을 취할 장소인데 대부분의 수면 가능한 장소는 npc들의 지정자리인터라 사용을 할 수가 없다. 여관처럼 생겨 먹어도 숙박이 가능한 곳 역시 따로 정해져 있다보니 피곤하고 졸릴때 플레이어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가 정말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마을에서 쉴 곳이 없으니 감방을 찾아 그 안에서 쉬는 경우까지 생길 정도다.


이런 불편점들이 누적되다 보니 아 내가 시작을 잘 못 했구나 그냥 노가다로 완성형 캐릭터를 만든 다음 진행을 했었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쉽게 든다. 하지만 반대로 노가다를 해서 강해지고 보면 또 의미가 없다. 왜냐. 전투 자체가 손실만 가득하고 의미가 없으니 그냥 피하는게 최고고 결국 이렇게 되면 노가다라는게 어디까지나 스스로를 보호 할 최소한의 도구일 뿐이지 이게 뭐 그렇게까지 필요한 것이었나 싶기도 하다. 물론 그만큼 전투 기술이 빨리 상승하는터라 전투기술은 크게 노가다가 필요 없는 점도 있다.


이런 자유도를 지닌 게임은 그 중간을 찾기가 힘들어서 결국 그 조절. 밸런스는 유저가 찾을 수 밖에 없고 이런 연유로 완벽주의자에겐 독이 든 성배나 다름 없는 것이다. 게임 자체는 재미있는데 성장을 하자니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면 그 끝은 허무해진다.


스토리,퀘스트는 참 잘 만들어졌다. 이야기 하나 하나가 실감나고 그럴싸해서 정말 중세 느낌이 나긴 하는데 문제는 퀘스트 가이드가 정말 단순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그 이상을 알려주지 않는다. 예컨데 저녁에 교회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반응이 없어서 두세시간 동안 뻘짓을 하고 나니 교회 안에서 사용 액션을 해야 했다는 것을 깨닫거나 그 외에도 특정 물건을 가져 와야 하는데 정확한 시간대와 위치를 알려주지 않아서 온갖 고생을 하게 만들어서 심히 스트레스 받게 만드는 부분들이 있다. 솔직히 스테미너니 농민의 달인의 일격이니 배고픔이나 내구도,더러움 따위는 이 퀘스트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비할바가 못 된다. 그야말로 시간낭비의 극치엔 퀘스트의 정보 미공개 때문에 개삽질을 해야 하는데 퀘스트가 너무 친절해도 재미는 없겠지만 퀘스트가 너무 설명이 불친정해도 재미를 못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세이브 시스템이 진짜 욕 나오는데 앞서 말했듯이 이 게임은 수면을 취할 곳을 찾기 힘든데 이 게임의 세이브는 슈냅스라는 술을 마시거나 정해진 자신의 침대에서 자는 것 말곤 저장이 안 된다. 슈냅스는 무게를 지녀서 많이 가지고 다니면 무겁고 그렇다고 적으면 필요할때 저장을 못 하고 침대는 여관을 가야 하고 그러다보니 항상 저장을 위해 헤매는게 일상이 되고 그러다가 랜덤 인카운트 뜬 도적들에게 쳐 맞고 죽으면 운 좋으면 수십분, 운 나쁘면 몇시간 전 세이브를 불러와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다 보니 행위 하나하나가 반복이 되고 짜증나고, 심지어 이 무게 때문에 물건을 창고에 넣었던 것을 세이브 불러오니 그 전 시점이라 다시 물건 집어널어야 하고 이 귀찮고 짜증나고 번거롭고 불편한 것들이 반복 반복이 된다.


게임이 pc를 기준으로 만들어져서 콘솔판에서는 조작이 짜증나는 점도 있고 특히 전투시스템의 페이크 모션은 아날로그 컨트롤러로는 좀 쉽지가 않다. 그 점을 감안 해 줘야 하는데 그런 점들이 전혀 없고, 패드 아날로그 민감도 조절도 없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이동을 하고 부딪히고를 하여 은밀한 행동이 하기 힘든 경우가 콘솔판은 잦다. 약초 채집 같은 경우도 화면 정중앙에 약초를 두어야 하고 연금술도 매번 좌우에 놓여 있는 것들을 건드려야 하는데 이런 미세조작은 pc에서나 할 법한 것이거늘 개선하지 않은 점은 불만이다.

각 스킬의 퍽들이 대체로 한두개 포기하는거 빼고는 다 찍을수가 있어서 중요도나 다양한 성장 및 변화를 느낄수가 없다. 게다가 변화도 미미한 경우나 별 필요없는 것들도 많은데 도둑질 같은 경우야 체감이 되는 반면 매력이나 술,식량 같은 경우는 정말이지 체감이 미미하다. 별 필요도 없고 특히 술은 패널티 요소가 넘쳐나서 그냥 안 찍는 경우도 많다. 매력적인 퍽과 확연하게 느껴지는 성장구조가 없어서 쉽게 질리게 된다.


그 외에도 문제점들이 많은데 pc판은 모드나 파일 수정으로 고치는 반면 콘솔판은 그게 안 되니 많이 답답하다.


중세시대를 체험하는 게임으로는 잘 만들긴 했지만 후속작이 나왔을 때 구매하겠냐면 그건 좀 글쎄다. 일단 게임이 보여줄수 있는건 거의 다 나온 느낌이라, 더 발전되거나 확장될 여지가 잘 안 보인다. 더 추가되는게 있다 하더라도 그건 일단 게임이 나오고 나서 봐야 할것 같다. 특히 전투가 아무리 성장을 해도 달인의 일격에 막히고 스킬의 퍽이 매력적이지 않은 점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성장 및 독 바르는거 외에도 유리하게 끌어나갈 전투 요소가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이것과 별 차이가 없지 않을까 싶다.

2022년 4월 1일 금요일

메르헨 포레스트 감상

 인디 특유의 똥맛이 느껴지는 똥겜


3부는 짜증이 나서 걍 중도포기 중이다. 솔직히 별 상관도 없지 않나 싶다. 애초에 주인공 메룬의 이야기는 2부에서 끝났고 3부에서 매듭짓거나 연장되거나 달라지는 것도 없고 말이다.


메르헨 포레스트는 1,2,3부라는 구성을 취하는 게임이다. 일본의 몇몇 게임들이 이런 형식을 갖추는 경우가 있는데 드퀘나 테일즈 오브 시리즈 같은 경우가 그렇다. 문제는 각각의 부로 나눈 형식이 전체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완성도를 높이거나 더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이야기를 산만하게 만드는 경향이 강하다.


메르헨 포레스트 역시 그렇다. 1부의 스토리는 연금술을 배우기 위해 소재를 모으는 이야기가 중점이다. 딱히 전투랄것도 없고 긴장감도 없는 포인트 클릭 어드벤처처럼 조사를 하고 이벤트를 발생시키는게 다다. 여기서 노력의 결실을 맺고 1부가 종료되면서 2부로 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에 2부로 넘어가는 과정 자체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2부는 던전 탐색 rpg로서 추가된 전투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허기와 자원 관리와 함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처음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허기가 바닥나지만 전투를 반복하고 레벨업 하고 성장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져간다. 2부의 결말은 다소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식상한 결말을 보여주나 그동안 진행되어온 이야기에는 걸맞은 결말을 보여준다.


그러던 것이 3부에서 뒤집힌다. 솔직히 이걸 왜 뒤집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2부의 결말을 뒤집고 아시발꿈 이러며 없었던 일로 만든다. 그렇게 결말 직전의 시점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새로운 던전을 발견하게 된다.


1,2부까지만 따지면 좀 빈약하긴 해도 인디 특유의 느낌이 괜찮아서 70점 정도는 줄 생각이었는데 3부로 넘어오면서 인디 특유의 괴악하고 조악한 점만 남아 도저히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일단 3부의 문제점은 1,2부와 연관점이 없다. 그나마 좀 있는거라면 장비 계승 정도인데 그거 말고는 없다. 맵도 진행을 막아 버리고 1부에서 학습한 요소들을 써먹었던 2부에 비하면 3부는 1부도 2부의 요소도 그 어느것도 거의 쓸모가 없다.


그럼 이렇게까지 1,2부의 요소를 거부하면서 새로이 만들어진 3부 시스템은 어떠한가. 전부 씹쓰레기다.


일단 1,2,3부 공통점으로 미니맵이 없다. 근데 2부까지는 미니맵이 없어도 크게 문제는 없다. 허기 시스템에 의해 배가 고파지는게 그렇게까지 치명적이지 않아 맵을 좀 헤매더라도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고, 거점으로 복귀하는 방법이 쉬웠기 때문이다. 즉 최소한 되돌아가는게 어렵지 않았기에 리스크를 덜 느끼며 진행이 가능했다.


그런데 3부는 그냥 리스크 투성이다. 2부에서 레벨을 60,70까지 올려도 3부에서는 얼마 안 가 배가 고파 쓰러질 정도로 허기가 빨리 감소되게 변경되었다. 그뿐인가? 상자를 감정하는 것도 함정 해체도 자물쇠 해체도 허기를 소모하며, 스킬 사용들 죄다 허기를 소모한다. 거기에 독기 지대와 함정 발동이라는게 추가되어 잘 보고 피할수 있었던 2부의 함정과는 달리 독기지대와 함정은 무조건 걸리며 체력을 소모한다. 함정회피 스킬이 있으면 그나마 함정은 피할수 있긴 한데 도저히 어디서 튀어나올지 감도 안 잡히기에 함정 자체가 힌트 내지는 트리거가 존재한 2부에 비하면 답없이 강요된다. 또한 독기지대의 데미지 감소를 허기를 소모하는 액티브 스킬로 감소할수 있는건 대체 뭔 생각인지 어이가 없다.

조금만 움직여도 허기가 바닥나는 상황에서 모든 것들을 허기를 소모하는 스킬로만 헤쳐나갈수가 있는데다 한술 더 떠서 거점으로 돌아오는 방법은 직접 걸어서 돌아가기 또는 특정 포인트에서 아이템 쓰기다.


2부에서 거점으로 돌아오려면 각 층 보스를 잡고 다음층에 있는 엘레베이터를 타던지 아니면 로프 아이템을 써서 돌아가야 했다. 로프는 구매 비용이 싸고, 엘레베이터가 딱히 조건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물론 2부는 진행시 돌아가는 길을 막는 구성이기에 돌아갈 방법이 그 두가지 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긴 했지만 그래도 리스크는 크지 않았다.


그런데 3부는 직접 돌아가던지 아니면 특정 체크포인트에서 아이템을 써서 돌아가던지 해야 한다. 아무곳에서나 사용 가능한 로프에 비하면 조건이 필요해 쉽게 복귀도 못 하는데다 이 복귀 아이템이 지나치게 비싸서 쉽게 구하지도 못 한다. 그렇다고 직접 돌아가기에는 깊이 들어간 경우 그만큼 돌아가는데 시간과 허기가 필요해진다. 허기를 채우려면 식량 아이템이 필요한데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걸 살 돈도 잘 나오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식량 회복을 용이하게 하려면 캠프에 들어가서 회복을 해야 하는데 캠프 포인트가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있는 것도 아니며 캠프에서 회복한 허기가 오래 유지되는것도 아니라 얼마 안 가서 금방 바닥나고 만다. 그냥 시스템 자체가 피곤하고 불편하게 바뀌었을 뿐이다.

게다가 1부의 등장인물들이 2부에서 영향이 없긴 했어도 아예 못 만나거나 낚시를 즐기지 못하는 건 아니었는데 3부에 들어서서는 아예 길을 막아서 던전 외에는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들기에 뭘 할수가 없다. 2부의 아이템들은 3부에 들어서서 거의 다 쓸모없어지고 정작 그 허기의 최대치를 늘려주는 장비템은 2부 던전에서 파밍을 해야 하는데 2부 던전도 못 가게 만들어 놓는다. 더 어이가 없는 점은 3부에서 레벨링 하는 것 보다 2부에서 레벨링을 하는게 더 빠르고 편하다는 점이다. 본래 다음 난이도로 갈 경우 그만큼 경험치며 아이템이며 이득이 있어야 하는데 2부에서 파밍하는것만도 못 한 것이 3부이기에 준비를 안 하고 갈 경우 3부 시작부터 고생하게 된다. 그런데 그걸 알려주지도 않는다.


추가된 시스템들도 딱히 이게 잘 만들어진것도 아니다. 스킬,전술 이딴거는 해당 기술을 가진 장비를 얻기 전까지는 아무 의미도 없는데다 상점서 구매할 이유도 없는데 그 사실을 깨닫기엔 타이밍이 늦다. 진행을 한참 하고 나서야 기본 장비를 주는데 그 전에 돈이 모여 장비를 갖춰버리면 그냥 바보가 되고 만다. 스킬 구입도 책을 찾아서 포인트로 바꿔야 하는데 이 책이 진짜 구하는 방법이 어이가 없다. 대부분 보물상자를 열어 얻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 보물상자 중에 미믹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미믹은 미믹이라고 확실하게 알기 어렵다. 함정이 설치되어 있는 것 중에 미믹이 있는데 어쩌다가 상자가 움직이는거 같다 라고 하면 그건 피할수 있다. 그런데 반응이 안 나타나는 상자의 함정을 해체 하려다 미믹이 나오면 짜증 만빵이다. 왜? 이길수가 없으니까. 레벨이 120이라 90근처도 못 가는 캐릭터로는 상대도 안 되고 데미지가 기본 천 단위에 9999가 일상적으로 뜨기에 패턴을 숙지 할 여유도 없다. 그렇다고 이 미믹과의 전투를 도주가 가능한가면 도주도 불가능하고  패배하고 다시 찾아가면 상자는 사라지고 없다. 대체 뭔 정신머리로 이딴걸 넣었는지 이해 불능이다. 안 그래도 함정 해제며 감정이며 허기를 소비하는데 그 리스크를 떠안으며 상자를 열려 했더니 강제 패배 당하고 모아준 은화를 죄다 날려먹고 쇠약이라며 일정 시간동안 스테이터스 다운에 특정 회복템이나 캠프 회복 아니면 쇠약이 회복되지도 않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시스템을 이따구로 설계 했는지 알수가 없다. 특히나 은화는 어지간해선 수급이 힘든데 전투불능이 되면 전부 잃어버리게.  된다는 점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정말 어지간해선 전투 보상으로 은화가 나오지도 않는터라 대부분은 상자에서 얻는데 그 상자는 미믹 리스크가 있는데다, 상점은 은화 요구치가 높고, 2부까지 유지되던 도토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서 열심히 모으던 사람들 멍청이로 만들면서까지 꼭 이래야 했나 싶다. 보통 후속작이 나오면 전작을 바보로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더군다나 3부의 스토리는 동료로 추가되는 로제타만의 스토리이기에 주인공은 아무래도 좋은데다 이 로제타가 전투 중 서포트로 회복,허기 회복을 하기에 로제타를 기준으로 밸런싱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지만 문제는 로제타를 찾는 과정 자체가 간단하지 않고 길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로제타를 찾고 발생하는 전투 이벤트에서는 이전 대화 스크립트가 반복출력되는 버그가 있어 전투 입력을 씹히게 만든다.


3부는 그냥 총체적으로 쓰레기다. 제대로 된 밸런싱도 되어 있지 않고 시스템에 대한 고찰도 없이 그저 투입만 했을 뿐이고 기존걸 깡그리 무시하고 3부 컨텐츠만 강요한다. 시간을 되돌린 이유도 없어서 2부 엔딩의 감흥을 날려먹고 로제타 스토리가 딱히 흥미로운것도 아니다. 


차라리 2부에서 끝냈어야 했다. 3부까지 질질 끌 이유가 없다. 아니면 최소한 시간을 되돌린 만큼 그 합당한 이유를 주인공 스토리에 달아놔야 했다. 3부는 그저 제작자의 메리수 뇌절 사족에 불과하다.

보이드 테라리움 감상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게임.

스토리는 인류 최후의 아이로 보여지는 토리코를 살려서 인류 부흥을 하려는 그런 이야기인데 그닥 깊이가 없다. 유일한 아이 하나만 가지고 인류를 어떻게 재건하려는가에 대한 고찰이 없는데 그 이유는 엔딩에서 나오는터라 딱히 스포하지는 않는다. 그 부분이 반전요소라기에는 그냥 기분만 잡치는 점이다.


토리코라는 아이의 병,허기,청결 이런걸 관리하는 것과 던전 진행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게임인데 아주 못 해 먹을 정도로 구리게 나오진 않았다. 일단 청결도야 진행중에 청소를 하면 되니 문제는 없다. 문제는 허기다. 토리코의 허기 감소를 막는 가구를 만들기 전에는 스테이지 중간에 돌아가야 할 정도로 금방금방 배고파한다. 던전을 돌아야 음식과 자원과 레시피를 얻는데 이 허기 요소, 다른 작품 같았으면 진행중인 캐릭터가 느끼는 허기요소였을 것을 진행중 캐릭터가 아닌 외부요소로 인해 강제적인 귀환을 유도하는터라 플레이의 맥이 자주 끊긴다.


이를테면 그런거다. 풍래의 시렌이니 톨네코의 모험이니 던전크롤이니 하는 로그라이크에서 허기가 주인공 자체의 위기를 가져오며 이 허기를 당장 해결할수 없을 경우 언제 귀환 할 것인지 아니면 좀 더 플레이하여 음식을 조달하는 가능성을 엿볼것인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보이드 테라리움은 기본적으로 진행 캐릭터의 허기와 같은 배터리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요소인 토리코의 허기요소를 배치함으로서 두가지 제약요소를 둔다. 특히 토리코의 허기요소는 던전 진행중에는 해결할 방법이 없는 강제적 요소라 귀환 역시 강제성에 가깝다. 대신 다른 게임에 비하면 허기에 해당하는 배터리 채우는 난이도 및 던전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 본편 진행 자체는 어렵진 않다. 기껏 맞춰놓은 셋팅을 포기하고 토리코 허기 해결하려 빈번하게 돌아가야 하는게 마음에 안 들뿐이지.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 게임 자체는 수월하고 무난하게 할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기존의 니혼이치 게임에서 주로 보여지는 꼬이고 복잡한 시스템 따위 없이 레시피로 만들고 보너스를 타고 셋팅을 해서 진행한다 로 심플하다. 플레이타임은 던전 진행이 상당히 시간 잡아 먹는 녀석이라 길긴한데 전체적인 게임의 볼륨은 크지 않다. 단지 던전 자체가 시간을 잡아 먹을 뿐이다. 던전 진행중 업그레이드 요소도 하다보면 티가 나는 좋은 업그레이드와 티도 안 나는 업그레이드개 명확해서 나중에는 딱히 고민할 것도 없다.


아쉬운 점은 토리코라는 돌봐주어야 하는 캐릭터와 공감대를 이룰수 있는 요소가 빈약하다는 점이다. 대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상호작용 요소도 적고, 토리코를 둘러싼 플라스크 유리돔 공간이 너무 비좁고 등장인물도 적고 대화가 가능한 등장인물도 거의 없다. 환경이 너무 적막하고 부족하고 외롭기 때문에 토리코라는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한 장치가 너무 부족하다. 차라리 토리코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 내내 기쁨,슬픔,애정등 감정표현이나 동작을 보였다면 모르겠는데 게임 중에서 보여지는 토리코의 동작들은 너무나도 유아적인 단순한 동작들 뿐이다.


이걸 2편을 만든다고 하는데 솔직히 기대는 안 된다. 1편의 스토리를 너무 이상하게 마무리지어 놨기에 리부트 개념이 아니라면 수습을 어떻게 할지도 별로 감이 안 잡히기도 하고 말이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 레전드 감상

 고스트 오브 쓰시마 본편도 상당히 불편,불친절한 게임인데 레전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게임의 클래스는 4종류가 있지만 실상 멀티를 할거면 부활기가 있는 캐릭터를 써야 하고, 솔플을 할거면 암살캐를 써야 한다. 적들이 우르르 몰려 나오는터라 활은 별 의미가 없고 검술캐도 실상 별 도움은 안 된다. 차라리 암살캐가 연막 터트리고 주변 동료들 은신시켜주는게 훨씬 낫다.


미션 플레이는 정해진 목표를 수행하며 각 단계별 맵을 넘어가야 하는데 솔직히 걍 한숨만 나온다. 일단 적들을 무한회복 시켜주는 적 자체가 너무나 생각없이 만들어 놔서 어이가 없다. 아무래도 멀티플을 하며 한 사람은 어그로를 끌고 다른 사람은 회복시키는 적을 죽이고 이러라고 한거 같은데 그냥 암살하면 끝이다. 근데 그마저도 무기 데미지에 따라 암살이 되고 안 되고로 나뉠 뿐이라서 암살이 빛에 바랜다. 적이 보유한 오라에 맞춰서 오라를 덧씌워 죽여야 하는 요소는 대체 뭔 생각인가 싶다. 물론 이것도 파티플을 해서 서로 적을 나눠 상대하라는거긴 할텐데 문제는 오라를 받는 과정이 빠르지 않고 길어서 플레이 템포가 이상하다. 오라를 받는 과정만 순식간에 처리했어도 좀 괜찮았을텐데 바쁘고 위험한 마당에 개똥폼 잡아가며 오라를 바꿔야 하는게 마음에 안 든다.


무기,도구가 다양한거는 나쁘지 않고 능력 재설정도 있어 덜 고민하게 만드는건 좋다. 


멀티플 플레이는... 진짜 노잼이었는데 아군이 구멍이네 잘 하나 팀 협력이 맞네 이런게 별로 중요치가 않다. 그냥 일단 쪽수만 4명 유지하기만 하면 초보든 고수든 별 문제가 없고 모은 포인트를 어디서 어떻게 쓴다는 가이드가 부족한데 정작 그 포인트도 마음대로 못 쓰고 회복말곤 딱히 쓸만한것도 별로 없다. 그저 네트워크 문제로 4명이 유지가 안 되는게 문제다. 뻑하면 튕긴다. 그리고 적 중에 대포 쓰는놈이 제일 문제고. 높은 데미지,범위,빠른 공격,쪽수,날리기 뭐 이딴걸 넣어놨는지 진짜..


다른건 몰라도 안정적인 네트워크 플레이가 안 되서 때려쳤다. 첫날 미션중 하나가 아군 부활 10번 하기였을텐데 뻑하면 아군이 튕기고 죽어서 살리러 가서 살려주는걸로 카운트를 채워봐야 어차피 그런 판은 망하기 마련이라 플레이를 지속할 마음이 안 들게 만든다.

파크라이6 주말무료 플레이 감상

 일단 파크라이 이전작과 비교해서 변경되거나 바뀐거부터 말하고 싶다.



파크라이6는 조작 설정을 세세하게 할 수 있는 점이 매우 좋았다. 전작은 길게 눌러야 하거나 l,r3누르기가 변경을 할 수 없었는데 6는 그런 것 까지 전부 변경이 가능하여 조작 자체는 매우 좋았다. 다만 길게 누르기가 아닌 두번 누르기로 변경시에는 운전조작감 쓰레기가 되는데 뒤로 가기 앞으로 가기가 두번 눌러야 하는터라 뒤로 가야 할 때 뒤로 못 가고 앞으로 가야 할 때 앞으로 못 가고 멈춰야 할 때 못 멈추는 문제가 있었다. 길게 누르기로 바꾸면 이건 문지가 없긴 한데 이럴거면 조작법 변경이 의미가 없다. 더군다나 두번 누르기에서 자동운전은 현재 가속도를 유지한채로 달리기 때문에 진행 자체가 안 되게 아무데나 꼬라박곤 한다.


6가 좀 맘에 드는 점은 캐릭터 이동속도를 올려줄수 있다는 점인데 이 덕분에 맵 이동이 많이 수월하다. 마치 사이버펑크2077에서 케렌지코프 가속처럼 빠르게 달릴수 있다는 점은 나에겐 매력포인트로 다가왔다. 물론 그만큼 이 자동차를 구하기가 애매해진게 문제긴 하지만. 4나 5는 탈것을 타는데 별 문제가 없는 반면 6는 이걸 픽업 포인트까지 끌고 와야 등록이 되는터라 수집을 안 하면 기본 탈것 밖에 못 탄다는 점. 게다가 호출한 기사 내버려두고 나 혼자 타고 간다는 점이 여러모로 기분이 별로다. 그나마 5보다는 나은 점은 이제는 탈것에 개도 따라 탄다는 점 정도. 5는 자동차를 타고 갈때마다 항상 쌔빠지게 쫓아오는 동물을 보며 마음이 착잡했는데 6는 안 그래도 된다.


3,4,5를 하면서 느끼지 못 한 울렁증이 조금 있는데 fov값을 이상하게 잡아서 너무 가깝게 보인다. 그래서 거리감이 좀 이상하게 느껴지는터라 다른 작품들에 비해 안정적으로 즐기기가 힘들다.


4나 5에 비하면 편의성 요소가 많이 떨어졌는데 어지간한 정보들을 전부 지나가는 npc에게 들어야 맵에 등록이 되는터라 정보수집이 많이 피곤해졌다. 유비게임이 다른 게임들의 오픈월드와 차별되는 점은 이런 맵 마커,아이콘 정보를 그냥 공개한다는 점이다. 다른 게임같으면 수소문하는 과정을 줄이고 피곤함을 더는 것인데 물론 이게 대놓고 아이콘으로 뜨니 눈에 거슬리고 찾아야 할 것 같은 피곤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도 그것을 직접 수소문 하는 과정은 줄였는데 파크라이6는 되려 이걸 전부 공개하지 않고 수소문하게 만들고 있다.


물리엔진이 좀 많이 이상하다. 낙하산도 못 펼치는 어중간한 높이에서도 떨어져 죽질 않나 갑자기 적들의 움직임이 빨라지질 않나 물건이 부딪히고 넘어가는 것이 이상하게 되질 않나, 얕은 물에서 올라오지 못 하는 구간이나 허리 높이도 못 올라가는 구간이 있는 등 여러모로 많이 망가졌다. 마치 와치독스 리전같기도 한데 리전 역시 전작 같았으면 올라가는 높이도 못 올라가게 된걸 보면 전체적으로 유비쪽에 이걸 이상하게 검수하는 또라이가 있는 모양이다. 발할라도 이랬는지는 지금와서는 기억이 안 나는데 왜 이렇게 맵 오르고 이동하는걸 불편하게 만드는지 이해가 안 간다. 심지어 빠지면 절대 자력으로 나올수 없는 장소마저 존재한다.


자동 저장 외에는 세이브가 안 되는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조작 반응이 너무 느리다. 윙슈트,낙하산 뿐 아니라 지도에서 마커 찍는 것도 한템포 느리게 찍히고 조준이나 무기창에서 조작 등도 여러모로 빠릿하게 반응을 안 한다.


멍청한 교통사고가 빈번하다. 적군이 적군을 치고 아군이 아군을 치고 동료가 교통사고로 쓰러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ai도 한심하시 짝이 없어서 구석에 낑겨서 나오질 못 하거나 플레이어의 진로를 막는 경우가 많다. 그 뿐만 아니라 보통 동료시스템이 있는 게임들은 ai문제 때문에 동료가 몸을 드러내도 적들은 못 알아차리게 만드는 편인데 이 멍청한 게임은 ai가 딱히 똑똑한 것도 아닌데 동료가 몸을 드러내면 적들이 알아차리게 만들어 놨다. 심지어 이 동료인 아미고의 ai는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주변 적에게 자꾸 다가가기 때문에 은신 플레이를 하려면 필히 은신타입 아미고 외에는 그냥 해제해야만 한다.

리로드,호흡게이지 등 시각적 편의성 결여되어 불편하다.



공중침투가 병신같다. 저스트코즈는 공중침투시 헬기에 매달린 상태에서 낙하 타이밍을 결정할수 있었는데 이 정신나간 게임은 로딩 끝나자마자 떨어뜨린다. 대체 뭔 정신머리인지. 저스트코즈만도 못하다.


스토리 퀄리티는 그나마 전작들보다는 나아져서 서브 캐릭터들 서사는 좋은데 정작 주인공 서사는 여전히 빈약하기 짝이 없는데다 전작들에 비하면 주인공은 그야말로 있는둥 마는둥 수준에 반응도 뭔가 이상하다. Npc에게 정보를 요구하면서 매번 감사하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주인공이 게릴라 활동에 열의를 보인것도 아니고 딱히 정보를 알려준다고 주인공이 감사해야 할 처지도 아닌터라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미션을 받는게 너무 느리다. 하나하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에 미션을 받는다.


요리 버프지속이 최대 6시간으로 긴건 좋긴 한데 딱히 쓸만한 버프가 없다.


게임 시스템이 뭔가 허술하다. 철갑탄 외의 탄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소이탄은 범위,지속시간도 낮고 데미지도 낮고 적들이 불을 빨리 끄기에 의미가 없다. 폭발탄 역시 범위 좁고 날리는 힘 약하고 탈것 한정으로 강하다고는 하나 그냥 미사일 날리면 그만이라 그레네이드런처,미사일 계통이 아니면 굳이 폭발탄을 쓸 이유가 없다. 장비 조합으로 여러가지 기능을 쓸수 있긴 한데 전작같으면 그냥 업그레이드 포인트로 해결했을 것도 장비로 옮겨 놓은터라 되려 불편해진 부분도 있다.


수프리모나 레솔베르무기니 자유로운 발상 이래놓고는 정작 미션을 해결하는데는 다른 방법을 쓸 기회를 주지 않는다. 오로지 정해놓은 방법을 따라야 한다.


버그가 너무 많다. 카메라 확대가 안 되는 버그,음성 안 나오는 버그,지형투과버그 등


전작서 dlc로 팔아먹던 특이한 무기들을 이번에는 레솔베르 무기라고 기본지급되는건 좋다. 문제는 쓸만한게 별로 없어서 거의 안 쓴다는거지만. 독구름하고 폭죽 정도만 실용성 있고 나머지 다른것들은 걍 취미용 정도에 불과하다.


전작들보다 나아진 점도 있긴 한데 아쉽게도 어크 발할라보다도 감상이 별로다. 발할라는 그래도 이걸 살까 말까 고민이라도 했는데 파크라이6는 단점들이 너무 명확한데다 플레이 내내 거슬려서 발할라만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질 않아 플레이 내내 딴짓을 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상당히 아쉬운 점 중 하나라면 유비게임은 관광게임이라 불릴 정도로  무대로 하고 있는 장소의 특징을 느끼기 쉽게 하는데 이번 파크라이6는 이 맵,배경,장소가 어딜 무대로 하고 있는지 그 특징적인 것을 느끼기 어려웠다.

애니메이션 무직전생 1,2기 감상

 애니메이션의 퀄리티. 즉 작화 연출 구성만 따지고 본다면 잘 만들었다.


작품 내적으로 퀄리티를 보자면 그 부분은 좀 애매하다.


일단 이 무직전생은 비호감 포인트가 있는데 그것은 성인 남성이 이세계에서 환생하여 성장하는 과정속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변태적인 성향이다. 


서브컬쳐에서 보여지는 변태적인 요소로는 럭키 스케베와 호색한 요소가 있다. 우연히 사고로 인해 여성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거나 팬티를 보게 되거나 하는 것은 럭키 스케베 계열로 작품의 성격이 러브코미디가 아닌 이상 별로 좋은 반응을 보기 힘들다. 어벤저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브루스 배너가 나타샤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던 씬이 반응이 안 좋았던 것 처럼 럭키 스케베는 주인공과 여주인공이 서로 교감하는 과정에서 대화를 하거나 싸우거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계기를 만드는 정도 그 이상으로는 써먹기가 힘들다.


반면 호색한 요소는 그냥 대체로 안 좋은 경향이 있다. 호색한은 말 그대로 이성을 밝히는 캐릭터성인데 팬티를 훔치거나 사고가 아닌 대놓고 여자 몸에 손을 대거나 노골적으로 훔쳐보거나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캐릭터는 변태적인 단점을 잠재울만큼 압도적으로 선한 성격과 뛰어난 실력,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캐릭터에 애착을 갖기 힘들게 만든다. 고스트 스위퍼의 장호동,열혈강호의 한비광,시티헌터의 사에바 료 등이 있다.


그런데 이 무직전생에서의 주인공은 후자인 호색한 계열이며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만드는 쪽에 가깝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호색한 계통의 캐릭터를 다루는 서브컬쳐에서는 변태행위에 대한 츳코미인 태클걸기의 일종인 때려서 멈추기가 있는데 이 무직전생은 유아기부터 변태행위를 하기에 이 츳코미가 결여된 상태에서 변태행위를 봐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럭키 스케베 요소 또한 적당한 상황을 만들며 하는 것도 아닌지라 이 무직전생은 단순히 변태적인 것에 치중하는 느낌이 강하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웹연재분에서 나온 주인공의 전생의 행적을 보면 인간 쓰레기나 다름 없었기에 독자에게 전혀 호감도 점수를 쌓을 기회가 없고 이걸 서적판에서는 고쳤다지만 애니메이션은 또 그걸 살려낸 바람에 좋게 보일리가 없다.


마이너스 점수부터 쌓고 들어가는 이 주인공은 갭모에, 반전 매력으로 상승을 치기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일단 갭모에는 비호감이 되면 안 되는데 얘는 시작부터 비호감에 꾸준히 비호감 짓을 한다. 더군다나 1기 중반부터 등장하는 인신이라는 존재와의 대화에서 전생의 모습이나 성격을 드러내는터라 적당히 이미지 쌓을라치면 무너뜨리고 쌓으면 무너뜨리는게 반복이 된다.


게다가 주인공의 기본 성격도 사실 그다지 좋지 못 한 것이 정의감이 투철하거나 매우 선하거나 한것도 아니며 이마저도 인신의 지시에 따르는게 대부분이라 자발적 의지가 드러나질 않고 마치 인생을 달관한듯한 투의 반응으로 리액션은 부족하고 그런 반면에 행동거지는 저급하기 짝이 없는터라 미성년 몸에 들어간 중년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지 못 하고 있다. 성년의 지식을 갖춘 사람이 그 능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에는 보여주지 못 하고 일을 복잡하게 만들때는 온갖 잡지식이 동원되니 좋은 쪽으로 작용을 못 하는 것이다. 특히 성인 남성의 사고관이 남아 있다는 점 때문에 주인공의 정신상태가 새로운 삶을 산다는 느낌이 없어서 종종 그 글러먹은 정신상태로 인해 문제가 복잡해질때도 지나치게 반응이 미적지근한데다 어린아이라는 육체를 가지고 면죄부를 주려하는 느낌이 들어 불쾌하게 만드는 점도 있다.


그런 주인공을 두고 이야기는 어떤가 하면 이야기가 분기되는 기점인 강제전이 이전까지는 그래도 못 봐줄 정도는 아니었다. 천천히 이야기를 쌓아가고 돈을 모으고 인맥을 쌓고 능력을 올리고 그리고 마법학교에 갈거란 과정을 갑자기 터진 강제전이로 인해 흐름이 바뀌어 버리는데 이 사건이 너무나도 뜬금없다 보니 그 전까지 이야기는 대체 뭐였는가 싶다. 주인공이 마법사로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검술이 빈약하여 다른 계기를 주었다기에는 주인공은 강제전이 이후로는 괄목할 성장은 없고 그저 미래안을 받은게 고작이고 그 미래안을 얻기 위해 사건을 발생시켰다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난잡하다. 더군다나 특정 종족의 이미지를 개선시킨다는 목적과 원래 장소로 돌아간다는 목적 등이 난잡하게 얽혀서 이야기는 온전히 주인공만의 이야기로 흘러가지도 않는데 설상가상으로 인신이란 인물에 의해 이야기는 작위적으로 흘러 주인공과는 별 상관도 없는 부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차라리 온전히 마법학교를 가고 마법사로 성장을 하고 그랬더라면 좀 나았을텐데 대체 왜 여기서 이야기가 갑자기 꺾이는지 좀 이해하기가 힘들다. 웹소설판이 본래 독자들 의견에 쉽게 휘둘리는 경향이 있곤 한데 아무래도 중반부에 등장한 붉은 머리의 여성캐릭터와의 진도를 위해서 이런 짓을 했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놓고 결말에선 결별하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만약 이것이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충격적인 사건을 집어넣고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함이라면 충격적이긴 하나 동시에 이야기도 망가진다는 것을 염두하지 않은 듯 싶다. 마치 빈약한 인간관계의 주인공처럼 이야기 전개 역시 등장인물들과의 전반적인 관계보다는 충격적인 사건에 이리저리 휩쓸리고 내동댕이치곤 하는데 이런 맥락에서 보면 작가가 왜 이런 공감 안 되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 했는지는 이해가 간다. 확실히 이런 쓰레기 같은게 주인공이라면 충격적이긴 하니까. 일종의 어그로 기법이다. 상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야기의 맥락보다는 사건에 치중하는 형식. 이야기는 씹창나지만 결국 어찌되든 관심은 끌었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볼거라는 거다. 문제는 완결나서 이걸 한번에 몰아볼 경우 이게 뭔 개소리야 싶은게 우르르 나오게 되는 거지만.


애니메이션 자체는 돈을 들이고 때깔 좋게 잘 만들긴 했는데 내용이 이러니 참 볼 맛이 안 난다. 캐릭터들도 성격이 1차원적인 단순한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이야기가 단순함에서 벗어나질 못 하는터라 주인공은 글러먹어서 그렇다 쳐도 다른 캐릭터에서 찾아야 할 매력도 많이 부족하다.


요즘 나오는 웹소설들 수준에 비하면야 상대평가로는 나은 편인데 절대평가로 보자면 이 역시도 볼만한건 못 된다. 하아.. 정말 왜 요즘 컨텐츠들은 건질게 없단 말인가.

애니메이션 이세계 치트 마술사 감상

제작 의욕이 없다는게 절실하게 느껴지는 애니메이션.

그저 홍보용으로 대충 만들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인거 같은데 소설 자체도 그런 경향이 있어서인지 내용적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대체 뭐가 치트라는건가 싶어서 본거긴 한데 전혀 치트라고 할 만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작품내 굴곡에 해당하는 위기를 주고 캐릭터가 성장하여 한단계 올라가는 그 과정을 그려내는데 있어서 주인공이 심히 애매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인공과 친구는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빠르게 성장하기는 한다. 치트라는 제목을 걸었으니 뭔가 차별점을 주려 한 듯 싶은데 안타까운 점은 성장이 빠르다->치트다 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예컨데 헌터×헌터에서 곤과 키르아가 그리드 아일랜드에서 만난 비스케에게 수련을 받는 과정을 예로 들면 곤과 키르아는 수행을 처음에는 익숙치 않아서 곤란해 한다. 하지만 곧 뛰어난 잠재력과 노력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걸리는 기간을 압도적으로 따라잡고 일취월장하여 점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며 비스케가 말하는 원석이라는 개념이 독자들에게 잘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이 작품..이라고 해야 하나 이 작품이라고 부르기도 뭐한 것은 하루만에 모든 것을 습득하고 해결 해 버린다. 주인공은 힘을 끌어내는데 곤란함을 겪긴 하나 이것 역시 정령의 말을 듣고 금새 해결 해 버린다. 스스로의 힘, 노력, 시행착오, 발상 등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주인공 일행의 성장은 흔히 온라인 게임에서 보여지는 튜토리얼 수준에 불과한 모습을 보인다.

이후로도 전개 자체는 그다지 다를바가 없다. 위기를 겪는다 ->정령과 대화한다->힘을 얻고 승리 이런 식이다. 주인공만이 보여주는 매력이 없다.

또한 웹소설 매체에서 흔히 보여지는 왔다갔다 하는 지능수준도 문제인데 주인공 일행이 다 알고 있었다는 식으로 행동하나 결국 위기가 찾아오게 되는 것이나 행동 수준들이 너무나도 빈약해서 차라리 아는척을 안 하는게 이미지에 더 도움이 되지 않나 싶다.

또한 초반에서 일국을 상대 할 힘이라고 했지만 실상 그렇게 보여지지 않는 점도 기대를 낮추게 된다. 차라리 일국이라고 하는 것을 한 천명 정도의 군대를 유지 가능한 약소국 정도라고 정의했다면 그럴수도 있겠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마치 세계를 좌지우지 할 것 처럼 해 놓고 별거 아닌 모습을 보여주니 기대감이 팍팍 꺾이고 만다.


여기에 추가로 애니에 돈을 안 썼는지 심히 빈약한 작화나 구성은 더더욱 이 것에 대한 아무런 흥미도 느껴지지 않게 만든다.

딱 잘라 말해 이런건 그냥 안 나오면 안 되나 싶을 정도다. 굳이 이런걸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일단 홍보가 되고 돈이 되니 하는거겠지만 몇화 안에 작품의 수준이 다 드러나고 마는데다 이걸 보는 쪽도 고문이고 고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