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4일 목요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더빙판 감상

 스포일러가 없는 부분부터 말을 해야겠지.


일단 더빙판만 구매했는데 그냥 삼천원 더 써서 더빙+자막판을 구매할걸 그랬다. 디즈니랑 다르게 소니는 더빙에 그다지 신경을 안 써서 돌려막기가 심한데다 최소한 돌려막기를 하더라도 그 결과물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가장 거슬리는건 노먼 오스본과 초대 스파이더맨인데 샘스파가 불호인 이유는 연기의 문제라기보다는 전작인 파 프롬 홈의 미스테리오와 성우가 같기 때문에 자꾸만 느낌이 겹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파 프롬 홈의 더빙을 안 들었더라면 전혀 별로일 상황이 아닐텐데 하필이면 성우가 겹쳐서 그것도 오프닝 초반에 미스테리오가 스파이디의 정체를 고발하는 장면이 나오니까 머리 속에서 이미지를 지우기가 힘들다. 이걸 무시하고 즐기기가 힘들다 보니 계속 쟨 미스테리오가 아냐. 다른 사람이야 라고 인지를 해야 하는 바람에 큰 걸림돌로 느껴졌다.


그리고 노먼 오스본 성우는 노먼 오스본일때의 유약한 모습의 연기는 매우 좋았는데 그린 고블린일때의 연기에서는 광기와 무게감이 부족했다. 차라리 가면에서 말을 하던 변조된 톤을 썼더라면 좋았을텐데 그 부분은 좀 아쉽다.


빌런들이 많이 등장하는 관계로 남성 성우가 중요한데 딱히 두각을 보인 연기가 느껴지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비중상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라 사실 아무래도 좋은 부분이다.


액션은 아쉬웠고, 대신 cg는 훌륭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본편 영화에 버금가는 연출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액션은 빈약한 홈커밍에서 좀 나아진 파프롬홈을 거쳐 다시 빈약해지는건 대체 뭔가 싶다. 액션이 약하면 도와줄 사람을 붙였어야 하지 않나?


영화는 스파이더맨 팬에게,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팬에게, 스파이더맨 영화 팬들에게 축복과 선물과도 같은 영화이나 여전히 개연성에서는 나사 빠진 구조를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니까 주의.


일단 가장 문제삼고 싶은 점은 톰스파를 틴스파로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된 요소들이 마음에 안 든다. 틴스파이디로서 자꾸만 피터 파커가 생각없이 행동하고 어리숙하고 무분별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데 이게 가장 심했던 것이 파프롬홈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대량 살상 병기로 공격을 하게 하고 이 위험한 것을 남에게 넘겨줘서 그것들을 수습해야만 했다.


노웨이홈도 그 점에선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문제의 발단은 미스테리오의 거짓말이지만 거짓을 해명하기 보다는 숨는데 급급했고 그 결과 대학입시에서 떨어져서 멀티버스를 여는 결과를 가져온다. 대체 미국의 대학입시가 뭐길래 멀티버스까지 연단 말인가.


톰스파는 이상한 박사를 찾아가고 망각의 주문을 걸어 모든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란 사실을 잊게 하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터의 수다 때문에 주문이 꼬이게 되고 그 주문을 봉인하는 바람에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넘어 오게 된다.


망각의 주문을 외우는 것을 방해하는 톰스파의 모습은 그야말로 생각 없는 철부지 어린아이의 모습이다. 히어로의 무게보다는 그저 날 알아주는 주변인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에 연속해서 방해를 하고 그 결과 세상을 뒤흔드는 결과를 만든다.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중요도 차이를 모를리가 없다. 이미 홈커밍에서 벌처에게 정체를 들켰기 때문에 위기가 찾아 왔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웨이홈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너무나 불성실하고 경박한 바램과 생각없는 행동 때문에 사건이 찾아오게 되는데 이는 이전 스파이디 영화에서 피터 파커가 가지게 되는 문제와는 결을 달리 한다. 최소한 파 프롬 홈은 이디스를 아무 생각 없이 건네주긴 했어도 미스테리오라는 빌런은 토니에 의해 자연발생했는데 이번 노 웨이 홈의 빌런들은 톰스파가 다른 차원의 빌런들을 끌어들인거다. 문제의 원인 이전에 빌런 탄생의 원인이 되고 만다. 마치 빌런 제조기라 불리는 토니 스타크와 같은 행적이 된 것이다.


게다가 타임 스톤이 없어서 시간을 거스를수 없다는 것 치고는 망각의 주문의 디메리트 효과가 차원을 넘는 정도가 아니라 시간을 제멋대로 건너 뛰어 죽었다고 기억되는 인물들까지 끌어온다. 피터 파커인지 모르게 해달라는 주문의 봉인 여파가 대체 왜 아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지도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데 심지어 시간마저 뛰어넘었다. 스페이스 스톤도 타임 스톤도 슈트와 타임머신 없이 핌입자만으로는 하지 못 한 일을 주문 하나로 이뤄낸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가 세상을 반쪽내는걸 잊게 해달라고 하면 되는것 아니었을까? 토니 스타크가 죽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잊어 버린다고 해서 토니 스타크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닐터인데 피터 파커를 잊게 해달라고 해서 모든게 해결되는 것은 곰곰히 생각해 봐도 개연성만 터져 나간것에 불과하다.


어쨌거나 이런 논리적인 고민을 해 봐야 결국 픽션이고 영화인데 라는 소리로 묻히기 쉽상이니 그건 그만 건너뛰고 그 뒤의 행적으로 넘어가 본다. 빌런들이 넘어왔고 이들을 가두어서 원래 세계로 보내려 하는 이상한 박사의 야망을 숙모의 말 한마디에 스파이디가 저지하게 된다. 솔직히 홈커밍,파프롬홈에서도 숙모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고 해피 호건과 연애하는 것만 기억에 남았는데 노 웨이 홈에서 뭘 하던 사람인지를 알게 되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아무튼 이 숙모는 자꾸 피터 파커를 꼬드기고 그 결과 피터 파커는 빌런들을 놓아주게 된다.


빌런 갱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노먼 오스본과 스파이디는 문어 박사에게 자유를 가져다 주고 그 다음으로 배터리맨과 노먼 오스본을 치료 하려 하나 내면에 숨어 있던 그린 고블린의 통수로 인하여 빌런들이 죄다 자유를 위해 뛰쳐 나온다.


.....솔직히 이 영화는 뜯어 보면 개연성이 너무나도 개판인게 굳이? 굳이 이 시점에서 이랬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은 녀석은 배터리맨이 가장 그러기 싫어했다. 모래알은 돌아가고 싶어했고 나머지는 그러고 싶었는지 아닌지는 좀 애매한데 나중에 돌아가지 못 하게 하려 했던 걸 생각하면 모래알 빼곤 다들 목적이 같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풀려난 시점에서 기회를 보고 그냥 도망치면 되는데 그러지 않고 그냥 순순히 따라간다. 문어 박사는 나노머신에 구속된 상태라 싸울수는 없고 모래알은 돌아가고 싶으니 따라갈 뿐이긴 한데 그렇다 해도 톰스파 vs 고블린,배터리,공룡인 상태라 여기에 샌드맨이 스파이디에게 붙어 참전한다 쳐도 2:3이다. 좋게 좋게 봐서 나노머신으로 조종 할 경우 3:3도 가능할수는 있겠으나 그렇다 쳐도 갑작스런 기습으로는 스파이디를 쉽게 제압하고 도망치는 것도 가능할텐데 왜 굳이 호건의 아파트까지 가야 했는가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 뿐만 아니라 왜 호건의 아파트에 스타크의 유산인 아크 리액터를 가진 분석기가 있는지. 그걸 어떻게 알고 거기까지 따라 갈 생각을 한 것인지 너무나도 작위적인 구성 때문에 이야기는 순수하게 받아들여지기가 힘들다.


이야기의 내용이 구원인터라 어차피 나노머신으로 구속된 닥터 옥타비우스는 빌런들이 뛰쳐나가 이야기가 진행되더라도 여전히 붙잡혀 있을테니 구원 할 타이밍이 여기 밖에 없기 때문인거 같은데 이 빌런들을 끌어들이고 누구는 가슴팍에 충전기를 꽂고 누구는 약을 만들고 그걸 순순히 받아들여서 하는게 너무나도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빌런들 뒷치기로 숙모가 죽게 되고 큰힘큰책임을 전달하는데 솔직히 이 부분은 너무 억지스러웠다. 왜 그 시점에서 숙모가 망치를 들고 있었는지 뭐하러 대적하고 있었는지. 물론 조카가 위기에 처했으니 구해주고 싶기야 하겠지만 숙모는 큰 힘이 없잖아. 샘스파 벤 삼촌은 강도를 막아섰다 죽었지 녹색괴물을 막다가 죽진 않았는데 힘의 차이가 너무나도 명확한 상황에 공격 한번 한것도 아니라서 이 죽음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이 부분이 짠해야 하는데 그리 짠하지 못 해서 마치 업계에서 말해면 안 되는 대사 top 3처럼 비추어지는 것이 좀 그렇다. 1위 해치웠나? 2위 오늘은 큰 일 없이 끝나나요? 3위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단다. 축하드립니다. 절대로 말하면 안 되는 대사에 올랐습니다. 짠해야 할 상황에 저 멘트가 저주받은 멘트가 아닐런지부터 고민하게 만드는데 그만큼 상황이 너무나도 작위적으로 느껴져서 그럴 것이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톰스파의 얼굴에는 소년다운 앳된 모습이 사라지고 굳어버린 얼굴의 청년, 혹은 성년의 모습이 자리잡는데 그만큼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표현하는 듯 하다.

실의와 절망에 빠진 피터를 찾으려는 엠제이랑 뚱땡이는 자신도 모르게 각성 해 버린 소서러의 힘을 이용해 피터와 피터를 찾아 피터에게 데려간다. 세상에 마법사가 너무 많아.


여기서 가장 재미없는 스파이디간의 만담이 이어지는데 정적이고 걍 라떼는 말야 하는거 뿐이라 별 재미도 의미도 없었는데 최소한 뚱땡이가 어벤저스 이야기를 꺼내고 컴퓨터로 어벤저스1,2 사건을 보여줬더라면 반응이라도 좀 재미있었을 것을 나는 검은색 슬라임 외계임이랑 싸웠어 저는 보석광 보라색 외계인이랑 싸웠어요 하니까 나만 외계인 없어 하는 어스파를 넌 어메이징 하잖아 라며 다독이는 장면은 좀 뿜긴 했다. 사실 외계인과 싸우고 못 싸우고가 문제가 아니라 너는 3편이 없지.


그렇게 빌런들 교화 작전을 마치고 방송에서 커밍아웃을 하는데 화면에서 자유의 여신상이 비브라늄 방패를 들고 있는 걸 보며 1피터와 2피터는 이거 보고 이상한 점을 아무것도 못 느꼈다고? 라는 의문밖에 안 나왔다. 자유의 여신상이 방패를 들고 있더라니깐? 왜 아무도 그 사실을 지적하지 않는건데!!


 자유를 찾아 빌런들이 행차하시고 서로 싸우다가 우리 존나 못 싸우는데요? 하고 난 원래 솔플만 뛰어, 나두나두 이러다가 에헴 제가 팀업 선배로서 말씀드리자면 라떼는 어벤저스가 이러는데 아무도 어벤저스가 뭔지 모르는거 보고 좀 황당했다. 어벤저스가 없다면 썬더볼츠도 없을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여기 톰스파 차원에선 오스본이 없으니 썬더볼츠가 생긴다면 제모의 썬더볼츠가 한계이긴 한데 기왕 고블린 살려서 보낼거라면 거기도 썬더볼츠가 생기게끔 어벤저스가 있어야 하지 않나? 이미 끝나버린 샘스파에다 스파이디 캐릭터 가지고 디즈니가 뭘 더 할리도 없어서 그런걸수도 있으나 상황은 언제든 변할수도 있기에 이 부분을 단정적으로 모르는데? 로 넘어간건 좀 그랬다. 차라리 아 호크아이가 리더인 그 팀? 에? 루크 케이지가 아니라요? 이러면 톰스파도 네? 하고 서로 놀라는게 재밌었을텐데 말이지.


여기가 빌런들이랑 싸우는 액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거늘... 재미 대가리가 하나도 없고 멋도 긴장감도 화끈함도 없어서 그냥 하나 하나 고쳐주는구나로 넘어가고 마지막에 고블린과 전투는 본 것 같은 장면이 나오는데 이전 영화에 있었던 부분인가? 싶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아무튼 결국 하나하나 다 고쳐주고 근데 이 사태가 수습이 안 돼 우리 다 망해! 이러니 모든 사람들이 절 잊게 해 주세요 로 해결되고 피터 파커를 잊어 버리게 된 상황이 되니 내가 널 찾아갈게 이러는거 보고 미츠바 제인을 만나러 가는 타키 파커의 노웨 이홈은 이 떠오르는건 나 뿐인가. 결국 모든 사람들이 피터 파커를 잊어 버리는데 이게 한국이었으면 그래도 입영통지서는 날아왔겠지. 국방부는 널 잊지 않아요. 쌀국이라서 잊는게 가능한거야. 민증 까면 다 나온다고.


디지털 기록 매체의 흔적마저 싸그리 날려버리는 어마무시한 망각 마법을 사람들이 알았더라면 인터넷에 박제된 부끄러운 사진이나 정치인의 개소리나 존재해서는 안 되는 케모노프렌즈 2기의 기억도 다 날려줄수 있다는 건데 이쯤되면 이상한 박사는 마법사라기 보다는 디지털 장의사에 가까워 보인다. 이걸로 돈 좀 만질수 있을 거 같은데 사실 웡 몰래 한탕 하다가 건드린게 쌓이고 쌓여서 터지고 만게 아닐까? 스파이디는 그저 마지막 고객으로 대학입시 문제를 해결하려던것 뿐인데 말이지.


영화 전체적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톰스파가 상실을 겪고 히어로로서 독립하는 과정을 잘 그려낸 영화다. 슈트없이 아무것도 아니면 슈트를 가져선 안 되는 유산상속드라마 홈커밍에 이어 왠지 줘선 안 될것 같은 대량살상병기를 건네받자 말자 당근마켓에 올린듯한 쿨거래 파프롬홈에서 고난과 역경은 있었지만 독립은 하지 못 했고 상실을 통해 성장하지도 않았는데 드디어 겨우 노웨이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고 히어로의 일에 충실하게 되었다. 또한 기존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안타깝고 아쉬웠을법한 점들을 긁어내는 빌런의 구원을 이루고 스파이디가 이루지 못 했던 과거의 아픈 기억도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기는 한다. 톰스파 빼고 다 행복해지는 영화인데 문어 박사가 저주받은 아크리액터를 가지고 가 버렸으니 분명 그쪽 세계는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근데 이렇게 살아 돌아간 사람이 많으면 그쪽의 시간선은 엉망이 되고 마는게 아닌가? 어차피 지들 디즈니꺼 아니라고 그쪽 차원 알바 아님 이러는거면 좀 너무 성의없지. 그나저나 그린고블린이 개심해서 살아 돌아가면 그쪽 세계의 해리 오스본은 어찌되는건가. 살아 돌아 갔는데 시간은 몇년이 지났고 아들은 이미 죽어있는건가 아니면 아빠다이로 흑화될 일이 없어서 안 죽게 되는건가.


 그만큼 이 영화는 군데군데 허술한 점도 많아서 파프롬홈 만큼 거슬리는건 아니지만 홈커밍만큼 매끄럽지 않은 것이 아쉽다. 위기가 찾아오게 되는 원인들이 너무 작위적이라 충분히 다듬었어야 했을텐데 그만큼 스토리 작가들에게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건지 안타까울 뿐이다.


쿠키영상으로는 베놈과 이상한박사 영화가 나오는데 베놈은 솔직히 뜬금없는데 그걸 톰스파 차원에 놓고 간다고? 근데 기대는 안 되네 라는 생각만 든다. 후속작 나온다면야 상관없는데 그게 아니라면 의미 없지. 게다가 디즈니-마블이 만드는게 아니라면 소니는 영화 조지기 선수니까 더더욱 기대는 안 되고. 이상한 박사 영화는 디즈니꺼니까 극장 개봉 이후 한 2~3달쯤 지나면 디플에 뜨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