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일 금요일

메르헨 포레스트 감상

 인디 특유의 똥맛이 느껴지는 똥겜


3부는 짜증이 나서 걍 중도포기 중이다. 솔직히 별 상관도 없지 않나 싶다. 애초에 주인공 메룬의 이야기는 2부에서 끝났고 3부에서 매듭짓거나 연장되거나 달라지는 것도 없고 말이다.


메르헨 포레스트는 1,2,3부라는 구성을 취하는 게임이다. 일본의 몇몇 게임들이 이런 형식을 갖추는 경우가 있는데 드퀘나 테일즈 오브 시리즈 같은 경우가 그렇다. 문제는 각각의 부로 나눈 형식이 전체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완성도를 높이거나 더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이야기를 산만하게 만드는 경향이 강하다.


메르헨 포레스트 역시 그렇다. 1부의 스토리는 연금술을 배우기 위해 소재를 모으는 이야기가 중점이다. 딱히 전투랄것도 없고 긴장감도 없는 포인트 클릭 어드벤처처럼 조사를 하고 이벤트를 발생시키는게 다다. 여기서 노력의 결실을 맺고 1부가 종료되면서 2부로 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에 2부로 넘어가는 과정 자체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2부는 던전 탐색 rpg로서 추가된 전투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허기와 자원 관리와 함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처음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허기가 바닥나지만 전투를 반복하고 레벨업 하고 성장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져간다. 2부의 결말은 다소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식상한 결말을 보여주나 그동안 진행되어온 이야기에는 걸맞은 결말을 보여준다.


그러던 것이 3부에서 뒤집힌다. 솔직히 이걸 왜 뒤집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2부의 결말을 뒤집고 아시발꿈 이러며 없었던 일로 만든다. 그렇게 결말 직전의 시점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새로운 던전을 발견하게 된다.


1,2부까지만 따지면 좀 빈약하긴 해도 인디 특유의 느낌이 괜찮아서 70점 정도는 줄 생각이었는데 3부로 넘어오면서 인디 특유의 괴악하고 조악한 점만 남아 도저히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일단 3부의 문제점은 1,2부와 연관점이 없다. 그나마 좀 있는거라면 장비 계승 정도인데 그거 말고는 없다. 맵도 진행을 막아 버리고 1부에서 학습한 요소들을 써먹었던 2부에 비하면 3부는 1부도 2부의 요소도 그 어느것도 거의 쓸모가 없다.


그럼 이렇게까지 1,2부의 요소를 거부하면서 새로이 만들어진 3부 시스템은 어떠한가. 전부 씹쓰레기다.


일단 1,2,3부 공통점으로 미니맵이 없다. 근데 2부까지는 미니맵이 없어도 크게 문제는 없다. 허기 시스템에 의해 배가 고파지는게 그렇게까지 치명적이지 않아 맵을 좀 헤매더라도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고, 거점으로 복귀하는 방법이 쉬웠기 때문이다. 즉 최소한 되돌아가는게 어렵지 않았기에 리스크를 덜 느끼며 진행이 가능했다.


그런데 3부는 그냥 리스크 투성이다. 2부에서 레벨을 60,70까지 올려도 3부에서는 얼마 안 가 배가 고파 쓰러질 정도로 허기가 빨리 감소되게 변경되었다. 그뿐인가? 상자를 감정하는 것도 함정 해체도 자물쇠 해체도 허기를 소모하며, 스킬 사용들 죄다 허기를 소모한다. 거기에 독기 지대와 함정 발동이라는게 추가되어 잘 보고 피할수 있었던 2부의 함정과는 달리 독기지대와 함정은 무조건 걸리며 체력을 소모한다. 함정회피 스킬이 있으면 그나마 함정은 피할수 있긴 한데 도저히 어디서 튀어나올지 감도 안 잡히기에 함정 자체가 힌트 내지는 트리거가 존재한 2부에 비하면 답없이 강요된다. 또한 독기지대의 데미지 감소를 허기를 소모하는 액티브 스킬로 감소할수 있는건 대체 뭔 생각인지 어이가 없다.

조금만 움직여도 허기가 바닥나는 상황에서 모든 것들을 허기를 소모하는 스킬로만 헤쳐나갈수가 있는데다 한술 더 떠서 거점으로 돌아오는 방법은 직접 걸어서 돌아가기 또는 특정 포인트에서 아이템 쓰기다.


2부에서 거점으로 돌아오려면 각 층 보스를 잡고 다음층에 있는 엘레베이터를 타던지 아니면 로프 아이템을 써서 돌아가야 했다. 로프는 구매 비용이 싸고, 엘레베이터가 딱히 조건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물론 2부는 진행시 돌아가는 길을 막는 구성이기에 돌아갈 방법이 그 두가지 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긴 했지만 그래도 리스크는 크지 않았다.


그런데 3부는 직접 돌아가던지 아니면 특정 체크포인트에서 아이템을 써서 돌아가던지 해야 한다. 아무곳에서나 사용 가능한 로프에 비하면 조건이 필요해 쉽게 복귀도 못 하는데다 이 복귀 아이템이 지나치게 비싸서 쉽게 구하지도 못 한다. 그렇다고 직접 돌아가기에는 깊이 들어간 경우 그만큼 돌아가는데 시간과 허기가 필요해진다. 허기를 채우려면 식량 아이템이 필요한데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걸 살 돈도 잘 나오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식량 회복을 용이하게 하려면 캠프에 들어가서 회복을 해야 하는데 캠프 포인트가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있는 것도 아니며 캠프에서 회복한 허기가 오래 유지되는것도 아니라 얼마 안 가서 금방 바닥나고 만다. 그냥 시스템 자체가 피곤하고 불편하게 바뀌었을 뿐이다.

게다가 1부의 등장인물들이 2부에서 영향이 없긴 했어도 아예 못 만나거나 낚시를 즐기지 못하는 건 아니었는데 3부에 들어서서는 아예 길을 막아서 던전 외에는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들기에 뭘 할수가 없다. 2부의 아이템들은 3부에 들어서서 거의 다 쓸모없어지고 정작 그 허기의 최대치를 늘려주는 장비템은 2부 던전에서 파밍을 해야 하는데 2부 던전도 못 가게 만들어 놓는다. 더 어이가 없는 점은 3부에서 레벨링 하는 것 보다 2부에서 레벨링을 하는게 더 빠르고 편하다는 점이다. 본래 다음 난이도로 갈 경우 그만큼 경험치며 아이템이며 이득이 있어야 하는데 2부에서 파밍하는것만도 못 한 것이 3부이기에 준비를 안 하고 갈 경우 3부 시작부터 고생하게 된다. 그런데 그걸 알려주지도 않는다.


추가된 시스템들도 딱히 이게 잘 만들어진것도 아니다. 스킬,전술 이딴거는 해당 기술을 가진 장비를 얻기 전까지는 아무 의미도 없는데다 상점서 구매할 이유도 없는데 그 사실을 깨닫기엔 타이밍이 늦다. 진행을 한참 하고 나서야 기본 장비를 주는데 그 전에 돈이 모여 장비를 갖춰버리면 그냥 바보가 되고 만다. 스킬 구입도 책을 찾아서 포인트로 바꿔야 하는데 이 책이 진짜 구하는 방법이 어이가 없다. 대부분 보물상자를 열어 얻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 보물상자 중에 미믹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미믹은 미믹이라고 확실하게 알기 어렵다. 함정이 설치되어 있는 것 중에 미믹이 있는데 어쩌다가 상자가 움직이는거 같다 라고 하면 그건 피할수 있다. 그런데 반응이 안 나타나는 상자의 함정을 해체 하려다 미믹이 나오면 짜증 만빵이다. 왜? 이길수가 없으니까. 레벨이 120이라 90근처도 못 가는 캐릭터로는 상대도 안 되고 데미지가 기본 천 단위에 9999가 일상적으로 뜨기에 패턴을 숙지 할 여유도 없다. 그렇다고 이 미믹과의 전투를 도주가 가능한가면 도주도 불가능하고  패배하고 다시 찾아가면 상자는 사라지고 없다. 대체 뭔 정신머리로 이딴걸 넣었는지 이해 불능이다. 안 그래도 함정 해제며 감정이며 허기를 소비하는데 그 리스크를 떠안으며 상자를 열려 했더니 강제 패배 당하고 모아준 은화를 죄다 날려먹고 쇠약이라며 일정 시간동안 스테이터스 다운에 특정 회복템이나 캠프 회복 아니면 쇠약이 회복되지도 않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시스템을 이따구로 설계 했는지 알수가 없다. 특히나 은화는 어지간해선 수급이 힘든데 전투불능이 되면 전부 잃어버리게.  된다는 점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정말 어지간해선 전투 보상으로 은화가 나오지도 않는터라 대부분은 상자에서 얻는데 그 상자는 미믹 리스크가 있는데다, 상점은 은화 요구치가 높고, 2부까지 유지되던 도토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서 열심히 모으던 사람들 멍청이로 만들면서까지 꼭 이래야 했나 싶다. 보통 후속작이 나오면 전작을 바보로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더군다나 3부의 스토리는 동료로 추가되는 로제타만의 스토리이기에 주인공은 아무래도 좋은데다 이 로제타가 전투 중 서포트로 회복,허기 회복을 하기에 로제타를 기준으로 밸런싱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지만 문제는 로제타를 찾는 과정 자체가 간단하지 않고 길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로제타를 찾고 발생하는 전투 이벤트에서는 이전 대화 스크립트가 반복출력되는 버그가 있어 전투 입력을 씹히게 만든다.


3부는 그냥 총체적으로 쓰레기다. 제대로 된 밸런싱도 되어 있지 않고 시스템에 대한 고찰도 없이 그저 투입만 했을 뿐이고 기존걸 깡그리 무시하고 3부 컨텐츠만 강요한다. 시간을 되돌린 이유도 없어서 2부 엔딩의 감흥을 날려먹고 로제타 스토리가 딱히 흥미로운것도 아니다. 


차라리 2부에서 끝냈어야 했다. 3부까지 질질 끌 이유가 없다. 아니면 최소한 시간을 되돌린 만큼 그 합당한 이유를 주인공 스토리에 달아놔야 했다. 3부는 그저 제작자의 메리수 뇌절 사족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