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1일 월요일

뭐지

 내가 쓰는 인터넷은 케이블 인터넷인데 얘네들은 인터넷 속도가 50mbps를 넘은 적이 거의 없다.


근데 요 사이 인터넷 속도가 이상해져서 테스트 해 보니까 80mbps를 넘었다.



...그럼 더 빨라져야 정상 아닐까? 근데 왜 더 느리냐?


인터넷 속도가 빠르면 굳이 검사 할 이유가 없다. 느리니까 검사하는거지.

 

50m도 못 넘었을때도 어지간하면 검사를 안 했는데 그때보다 더 느리면서 정작 수치상으론 높게 나오면 뭐하냐.

 

전에 보니까 KT 회선 속도 문제로 정부에서 약정된 속도의 절반 이상을 반드시 내야 하는 법안을 낸다 어쩐다 했던거 같은데 그거 때문인가?

 

....근데 느리다고, 이것들아! 이전보다 더 느려! 



p.s 

빨라진건 맞는데. 이상하게 구글,유튜브쪽과 관련해서 느려졌다.


유튜브는 뜨는데 한참 걸리고,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경유하는 앱 같은 경우는 리퀘스트 타임을 한참이나 놓치는게 빈번하고 이상하다.


일단 지금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오긴 했는데, 뭔 일인지 모르겠네. 공유기 문제인가. 아니면 진짜 회선 문제인가.

2021년 6월 16일 수요일

GS25 사건으로 느끼는 것

 1. 반사이익


GS25 주가가 떨어지면 다른 편의점 주가가 오름.

다음에도 어디선가 뭔 불매운동이 터지면 동종 업계 타사 주식 구매를 고려 해 봐야 할듯.



2. 멍청함

 

1인가구가 쉽게 정착 될 수 있는 요인은 1인으로는 전부 해결하지 못 하는 것들을 서비스 판매로 나뉘었기 때문.

 

세탁,요리,청소,온라인 쇼핑,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구매가 가능해져 1인 가구여도 충분히 혼자 살기 쉬워졌기 때문. 편의점도 그 중 하나에 속한다. 1인가구가 늘면서 편의점 사업이 호황을 이루었고, 편의점 덕분에 1인가구도 덕을 보는 공생관계다.


https://www.jobkorea.co.kr/goodjob/tip/view?News_No=11361&schCtgr=0&TS_XML=


잡코리아의 설문조사만 봐도 1인가구 직장인 10명중 4명은 퇴근 후 편의점으로 간다고 나와 있다. 10명중 4명이라고는 하지만 퍼센테이지는 44.9%로 거의 50 근처다.


1인가구란 무엇인가? 싱글이다. 결혼 안 하는 사람. 당연히 젠더 이슈에 민감하다. 결혼 한 사람과 안 한 사람간의 젠더 이슈의 온도차가 다른데 GS25는 이를 간과했다.


1인가구의 혜택을 보는 것이 바로 편의점인데 GS25는 젠더 이슈를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넘기려 했다. 그러니까 당연히 다른 편의점들이 반사이익을 본다. 대단히 멍청한 짓거리다. 주고객층이 아닌 사람들의 항의를 잘 넘기는 것도 분명 중요한 스킬이지만 주 고객층이 누군지 망각하고는 항의를 넘기려 했으니 터진거다.

편의점 업계는 거진 과포화 상태다. 특히 GS25는 더욱 그렇다. GS25는 과도한 편의점 유치로 30m도 안 되는 거리에 똑같은 편의점이 있을 정도다. 그러니 GS25는 더더욱 불매에 취약 할 수 밖에 없다.

 

https://news.v.daum.net/v/cuysPfE0wd

분명 GS25는 사건 발생 전까지만 해도 업계 탑을 달리며 높은 순위를 유지하는 편이었지만 사건 발생 이후로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설마 불매 하겠어? 업계 1위인 우리들을? 이런 안이한 생각을 한게 아닐까? 그러나 업계 1위라고 해 봐야 애플의 아이폰이나 닌텐도의 스위치처럼 대체가 불가능한 것이 아닌데 대체하지 못 할 거라 자만한 것이다.

 

그리고 관계자 처벌도 미적지근하다. 이미 타이밍도 놓쳤지만 더더욱이 자신들이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재발 방지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쯤되면 그냥 자기를 죽여달라고 애원하는 수준이다.



3. 내려오는건 쉽고 올라가는건 힘들다.


최저임금 상승, 코로나 등의 문제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곳은 어디일까? 편의점 업주다. 본사가 아니라.

크고 굵직한 경제 문제로 인해서 고통받는건 본사가 아닌 편의점 업주들인데 지금처럼 코로나로 인해 실직자도 늘고 임금 문제도 거론되는 상황에서는 몸을 사려야만 한다. 아니면 아예 공격적으로 블루오션을 노리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하던가.


그런데 지금 문제를 빵빵 터트리니까 대부분의 피해는 누가 보나? 업주들이 본다. 실상 GS25라고 하는 것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 업주인데 업주에게 피해가 가고 있고, 그것을 등한시 하고 있으니 데미지가 누적될 수 밖에 없고 설령 어떻게 회복하더라도 회복은 더딜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느끼기가 어렵다. 왜냐. GS25가 너무 많으니까. 진짜 너무 많아.


다리 몇개 부러져도 다리가 수백수천개가 있으면 그거 몇개 쯤이야 하겠지만 데미지가 누적되어 순식간에 수백개가 무너지고 휘청 기울게 되면 끝이다. 왜냐. 그만큼 많은 수의 다리를 복구해야 회복이 가능하니까. 인간은 다리 한개만 없어도 보조기구 없이는 걷지 못 하지만 네발 짐승들은 다리 한개가 없어도 걷는 것 자체는 된다. 그런데 다리 두개가 없어지면 그날로 끝이다. GS25의 다리는 인간이나 네발짐승처럼 2개, 4개가 아니어서 다리는 많아 쉽게 쓰러지진 않아도 쓰러지는 순간이 오면 다리 하나가 없는 인간이 지탱해야 하는 목발이 최소 1개에서 편하려면 2개이듯 그 배는 필요하게 된다.


근데 과연 그때가 되어 부러진 다리를 대신 해 줬으면 하는 편의점 업주를 되고 싶어 할까? GS25의 이미지가 떨어지고 업주에게 떠넘기는 상황이 널리 알려지고 심지어 순위까지 내려가서 경쟁력이 떨어지면 아무도 GS25 편의점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올라갈 팀은 올라가고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GS25의 순위가 높으면 당연히 경쟁력이 있다 하여 업주가 되려고 사람들이 몰리고, 사람이 많으니까 소소한 갑질이나 실수를 해도 어물쩡 넘어가겠지만 순위가 내려가면 아무도 찾지 않는다. 당연히 편의점 업주가 되어 줄 사람이 없어지면 더더욱 순위가 내려간다. 내려가면 계속 내려가게 되어 있다.

 

4.  좆같은 페미

 대체 왜 문제를 발생시키지 못 해서 안달인지 알 수가 없다.


관종병은 무관심이 약이라지만 이 놈들이 관종짓거리 하는 걸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니 문제다.

대체 이런 문제가 몇번째인지 셀수가 없어서 나무위키 목록을 보니 그냥 정신이 아득해진다.

자유주의라는 가치관을 들먹거리며 특히 자유는 무언가를 할 자유를 강조하는 경향이 심한데 애초에 자유주의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그냥 역겨울 뿐이다. 자유를 들먹거리며 거리낌 없이 문제를 발생시키는 놈들은 진짜 못 배운놈들이지.

문제는 아직 이 논란에 대해 미온적이고 체감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위쪽에 많다보니 페미 자체로는 어떻게 못 한다는거지. 아직까지는.


일베는 사상적 단체도 아니었고, 그저 혐오 조장을 일삼았기에 일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불이익을 주는데 다수의 공감대가 생겼는데, 페미는 사상적 문제가 자유와 결부되는 바람에 건드리기 어렵다는게 문제다. 근데 이걸 또 냅두면 미러링이랍시고 똑같이 이념을 들먹이며 개짓거리를 해도 어쩌겠냐 이거지. 불이익 주면 페미는 냅두고 우리는 왜 그래? 라고 할거고. 그냥 다 불이익을 주는게 답인데.



5. 그래서 애먼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주주, 점주, 사원, 뭐 기타 등등. 단 한사람의 독단인지 아니면 그쪽의 분위기가 그런건지 몰라도 광역 피해를 줘 놓고 나몰라라다. 참 한심하다. 단 한사람 때문에 수십명이 사망하거나 다치면 무조건 머리 박고 사죄하는게 당연한 이치인데 단 한사람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에게 금전적 손실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자들은 아무것도 아닌거 마냥 가만히 있으니 뭐지? 나 딴세계 사람인가? 이게 정상인가? 의아하기만 할 뿐이다.


원래 한국처럼 좁아 터진 곳은 그만큼 경쟁이 빡세서 위험하기 마련인데 참 더럽게 태평하다. 단군이 아주 나쁜 놈이지. 스타팅을 조금만 더 위로 잡을 것이지. 더럽게 좁아터진 땅을 심지어 전쟁으로 2분할 해 놓으니까 아주 박이 터져. 대가리가 터져 나가. 근데 어쩔 수 있나. 불만이면 외국 가서 장사해야지. 한국서 장사 할 거면 좁아 터진걸 감안해야 하는거다. 엎어지면 코닿을 곳에 아는 사람만 수십수백이고 지리산 반달곰과 캠핑할거 아니면 어디 도망칠만한 곳도 없는데 뭔 깡인지 모르겠다.

공감되는 부분도 있지만 공감 안 되는 부분도 있다

 https://pgr21.com/freedom/92098

 

너무 넓게 건드리니 오히려 반발심이 생기는 것 같은데 그냥 자영업자 기준으로 한탄 정도만 정리를 해도 되지 않았을까.

 

일단 공감되는 부분은

 

1. 최저임금


최저임금 인상 자체는 나도 찬성하는 쪽이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지나치게 확 올려 버리고 말았다.

어떻게든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겠지 싶었겠지만 코로나가 터졌다. 모임이 금지되고 소비가 줄고, 실직자가 대량 발생했다. 이 상황에서는 높은 최저임금이 방해가 된다.


2018년에 16.4퍼센트, 2019년에 10.9퍼센트가 올랐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진 2020년에는 2.9%만 올랐다. 그리고 2021년은 그보다 낮은 1.5%가 오른 것이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를 고려해서 조정을 했다고는 볼 수 있지만 이미 2차례에 걸쳐 10% 이상씩 팍팍 올렸기 때문에 인상폭이 적어도 부담을 따라잡지 못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또 내릴수는 없었겠지. 그러니까 그게 문제다. 미래를 생각 안 하고 그냥 저지르고 만거다.

 

2. 공무원 수를 너무 늘렸다.

 

공무원은 필요 분야에는 늘려야 할 필요성도 있고 체급을 줄여야 하는 곳은 줄여야 할 필요성도 있긴 한데 이 역시도 갑자기 많이 늘린거다. 뒷일을 생각 안 하고 말이다.

 

3. 일자리의 질이 낮아졌다.

 

국가에서 주도하는 생계형 일자리는 솔직히 일이란 개념으로 봐야 하나 싶을 정도다. 만족도가 없다. 이 일을 해서 내가 얼마만큼 장래에 도움이 되느냐, 혹은 내가 이만큼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 내가 쓸모 있는 일을 한다 라는 그런 느낌이 없는 일자리다.

 

당장 돈이 급한 사람에게는야 감지덕지한 일자리이지만 문제는 이런 일자리를 하다 보면 자기 자신을 평가절하하기 쉽다는 점이다. 기준이 낮아진다. 나는 이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다 라는 그런 자신감이나 목표치가 세워지지 않는다.



공감 안 되는 부분은


1. 시급 6500원을 받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해하는 서민들

 

내가 위에서 정부 주도 생계형 일자리가 쓸모 없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기준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거기서 만족해 버리면 그 위가 없는거다.

 

근데 이 사람은 "6500원 받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해 하는 서민들" 이란 표현을 썼다. 그래놓고 정부 주도 생계형 일자리를 비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왜냐. 생계형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해 하는 서민도 있기 때문이다. 난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진 않는다. 그런 사람들이 있긴 있지. 그런데 그건 상승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는거다.


최저임금도 못 지키는 사업장에서 착취당하다가 골병만 들다 버려지는 것 보다 차라리 최저임금은 꼬박꼬박 주는 생계형 일자리를 찾는건 당연한거다.  최저임금 논란에 항상 나오는 이야기지만 최저임금 제대로 안 주는 곳이 엄청 많다는 거다.


여기서 연장되는게 바로 공무원 시험 응시생. 즉 공시생이다. 해당 연설에서도 언급하지만 젊은 청년들이 죄다 공시만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근데 그게 왜 그런가? 안정성 때문이다.


한때 이런 문제가 사회에 심각하게 대두된 적이 있다. 무급인턴. 일만 죽도록 부려먹다가 정직원 채용을 안 하는 행위다. 아예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 곳에 데이고 나면 그때부턴 중소기업에 부정적인 시각만 남게 된다. 그런데도 무급인턴이라도 하려던 사람들이 많았다. 왜냐. 경쟁이 심하니까.


좋은 중소기업, 대기업의 경쟁률은 높고, 질낮은 중소기업의 경쟁률은 낮다. 금방 때려치고 자리가 남아 들어갈 수 있으니까. 좋은 곳은 경쟁이 심하고 나쁜 곳은 경쟁이 낮다. 당연한 이치다. 그리고 젊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가지 않으려는 이유가 바로 그것에 있다. 낮아도 너무 낮다. 회사 상태, 급여, 노동강도, 회사문화 등 총체적으로 나쁘다. 

 그렇다고 공무원이 더 나은것도 아니다. 급여와 노동강도는 진짜 말할것도 없이 최악이다. 그런데도 청년들이 공무원 되겠다고 뛰어든다. 왜냐. 안정적이니까.


이 회사 과연 살아 남을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며 일하다가 회사 망하고 나면 다시 이 기업 저 기업 기웃거리며 시간을 버리는 것 보다 공무원이 되는게 더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망하고 재취업하려면 또 경쟁하고 또 경쟁하고 반복을 해야 하는데, 공무원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공무원 시험은 시험이기에 공정하다는 감각이라도 있다. 성적순으로 나누고 떨어뜨리면 할 말이 없다. 정량화 되어 있기 때문에 불공평하다는 감각이 적다. 그러나 회사의 채용 과정은 대기업처럼 시험을 보는 곳이 거의 없기에 그나마 테스트를 해 보는 곳이 있지만 테스트도 할 수 없는 곳은 이력서가 전부다. 그리고 청년들의 불만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이력서다. 

 

이력서 잘 쓰는 법과 관련된 책이 주르륵 나올 정도로 과거 한때는 정말 이력서 열풍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책이 시장에서 잘 나오지 않고 대신 공무원 시험 책이 더 인기다. 왜냐. 이력서에 적어 넣어야 할 것은 실무에서 자신이 얼마나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인데.


뽑지 않음 -> 취업이 안 됨 -> 경력 없음 -> 이력서에 넣을게 없음 -> 그외 잡다한 것을 넣음 -> 탈락 -> 취업이 안 됨 -> 경력 없음 -> 반복이다.


회사가 원하는건 경력직인데 문제는 경력을 쌓을 수가 없고, 이력서엔 내용이 부족하고,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고, 그런데 어떤 이는 가족,친척,인맥 빨로 경력을 만들어서 넣고. 자기는 못 넣고. 이것을 깨달아 버린 사람은 이 구조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느끼고 공시를 지원 할 수 밖에 없는거다.


요점은 공정성이다. 공정하다고 느끼지 못 하니까 공정하다고 느끼는 곳으로 가는거디. 안정성과 공정성이다. 90년대와 2020년대는 다른데 90년대 감각으로 중소기업이라도 가서 벌어야지 라고 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그럴싸한데 실리적으로는 통용되지 않는다는거다.


그래서 6500원을 받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해하는 서민들이란 표현을 써선 안 되는거다. 딱히 기쁘고 감사해야 할 일은 아니거든. 내가 일해서 번건데 왜 기쁘고 감사해야 해? 돈을 더 준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최저임금보다 더 챙겨준 것도 아니고.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만 나는 발언이다. 게다가 공무원은 심지어 최저임금보다도 낮은 돈을 받는데 최저임금 받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해 하는 서민들이란 표현은 어딜 봐도 외통수다. 그런식으로 말하면 최저임금보다도 낮은 임금을 받는 자리를 노리는 공시생 청년들이 사회적 문제라고 말할 수가 없어.


2. 자영업 투정

 

다수의 자영업자들의 탈락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이 현상 이전의 상황은 바로 갓물주로 대체 할 수 있다.


자영업자가 많아지니 건물주가 갑이 된다. 자영업을 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물 좋은 곳의 가게는 희소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또 평가가 뒤바뀌었다. 코로나 때문에 폐점한 가게가 늘고 공실이 늘어나니 갓물주란 호칭이 쏙 들어갔다. 그런데 꼭 코로나 때문에 폐점 했다고는 볼 수 없다. 왜냐.


골목식당이란 프로그램. 쇠락해 버린 가게를 되살리는 취지의 프로그램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인터넷과 배달 앱이 나온 이후로 질 나쁜 가게의 정보를 숨기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맛집이 멀리 있어서 가기 힘들다거나 어디에 있는지 입소문에 의지해야 한다거나 하는 일이 없다. 그래서 잘 되는 가게는 잘 되고, 안 되는 가게는 안 되는 구조가 심화되었다.

 

그런데 음식 자영업이란건 객관화가 상당히 힘들다. 자영업이란 말처럼 영업도 해야 하고, 조리도 해야 한다. 영업은 말 그대로 상품을 팔기 위한거다. 홍보도 해야 하고, 전략도 짜야 하고, 차별화도 해야 하고, 강점도 가져가야 하는 물건을 파는 재주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영업을 해 본 경험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전략 부재가 따라간다.

 

그래서 골목식당이란 프로가 인기를 끄는거다. 전략성을 누군가 채워 주지 못 하면 살아남지 못 하는 자영업이 많다는 이야기니까. 애초에 연설한 사람도 인터뷰에서는 자영업이 많다고까지 했다.


근데 주 52시간과 최저임금을 문제로 삼는건 사실 연관이 안 된다.


왜냐. 지금 음식 자영업에 무인 키오스크, 무인 계산대를 쓰는 곳이 많이 늘어났다. 즉 무인 키오스크 = 일자리 감소이며 시간에 관계 없고, 최저임금에도 연관이 없다. 음식 자영업조차 몸집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며 인건비를 낮추려 한다.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이게 주 52시간과 최저임금 때문에 키오스크를 쓰게 된 것일까? 아니다. 도입 시기의 영향은 있겠지만 때문이라고 까진 할 수 없다. 왜냐. 키오스크를 씀으로서 얻는 이점이 크다고 판단되면 당연히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것이기 때문이다.


52시간과 최저임금으로 벌이가 줄어들어 씀씀이도 줄어들었다 라고 하기에는 배달앱과 1인 소비는 늘어났고, 연설에서도 나왔지만 배달의 민족 덕분을 봤다고 했다. 코로나 때문에 배달의존도가 늘어난거다. 그리고 앞으로도 늘어날거다. 왜냐. 요리를 하는것보다 사 먹는게 더 편하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영업은 수가 많고 서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52시간과 최저임금 때문에 수익이 줄어들었다기 보다는 자영업이 많아서 서로 파이를 쪼개먹고 있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똑똑한 자영업자 중에는 코로나 특수를 이용하여 오로지 배달 전문으로만 운영하는 곳이 있다보니 파이는 점점 쪼개질 뿐이다.


게다가 김영란법 언급은 또 뭔가? 김영란법 때문에 공무원 관련 소비가 뚝 끊겼다고 투정해 놓고 공무원 너무 많이 뽑는다고 투정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문제 삼을거면 공시생이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문제 삼던지 김영란법만 문제 삼던지 해야 했는데 둘 다 문제 삼으니까 아귀가 안 맞는거다. 김영란 법을 해결하게 되면 공무원이 많은게 이득이다. 공무원 수가 늘어나는 걸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 김영란 법을 해결하지 않을거면 공무원 수는 늘어나든 말든 실질 차이는 없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개인 소비를 안 하나? 당연히 한다. 그런데 공금 아니면 소비를 안 한다. 김영란법 때문에 공무원 관련 소비가 끊겼다 라는 사족을 붙일 이유가 없다.


카드 수수료는 각자의 이권 싸움이다.


자영업은 그냥 수수료 자체가 부담이고

카드사는 밴 업체에 부담하는 고정 수수료 때문에 소액 결제가 부담이고, 고객에게 부담하자니 카드사 간의 경쟁이 피터지고

밴 업체는 자기네 기기 쓰는 자영업자 유치 하려고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하니 부담이고

 

그럼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을 해야 하는데 서로 이익 싸움 하느라 뜯어먹기 바쁜거다. 카드 수수료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이 서로 뜯어먹는 구조를 타파하는게 아닌 이상 언젠가는 또 다른 이유로 뜯길거고 그땐 정부 탓도 하기 힘들다. 자영업자 머리수는 많은데 결집이 안 되니까 힘이 약한거고 다루기 쉬우니 휘둘리는거라 결국은 자영업자가 힘을 모아 해결책을 제시하는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공공배달앱 역시 이권의 문제인데 배달의 민족이 딜리버리 히어로에 매각되면 독과점의 위험이 있었기에 공정위가 요기요를 매각하라고 지시를 했었다. 만약 독과점 체제가 만들어져 버리면 자영업자에게 유리해지겠는가? 그렇지 않다. 이벤트나 쿠폰 등 경쟁성이 없는 공공배달앱 자체는 뻘짓일지 몰라도 독과점 상태가 되어 버리는 것보다는 낫다. 그런데 왜 굳이 다른 배달앱이 아닌 배달의 민족을 꼭 거론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배달의 민족이야 말로 독과점 위험성을 불러 일으킨 쪽이고 배민 때문에 우린 살았다 라는 식으로 흘러갈만한 이야기가 되지 못 한다.

 

자영업자는 공급이고 카드 서비스, 배달앱은 자영업자의 수요이며 소비자의 수요이기도 하다. 숫자는 많은데 서로 경쟁하느라 뭉치지 못 하니 힘이 약할 수 밖에 없다. 반면 TV에 한번 나와서 눈길을 끌게 되면 그 음식점은 대체제가 없기에 자연스레  수요가 몰리게 되고 공급이 따라가질 못 하게 되는거고. 근데 그게 쉽지는 않지. 그러니 방송사에 돈 줘 가면서 한번이라도 나오려는거고.

 

 자영업자 입장에서 자영업자의 시선으로 보이고 다른 사람은 간과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영업자 입장에서 답답함이 느껴지기에 말할 수 밖에 없는것도 있겠고.

 

그런데 논리적 구조가 취약하다. 김영란법은 국민 대다수가 반긴 법이다. 유달리 자영업이나 농어민 쪽에서 김영란법 때문에 소비가 줄었다 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심지어 입법시킨 국회의원 조차도 김영란법 투정을 부리기 까지 한다. 그런데 정작 소비자 입장에선 전혀 공감되지 않는거다. 공감대 영역이 단절 되어 있기 때문에 이 발언은 지극히 방향이 정반대를 향하고 있다. 국민에게 호소하는게 아니라 김영란법이 없어졌으면 하는 측에게 호소를 하기에 먹히지 않는다.


또한 최저임금에도 기쁘고 감사하는 서민들 이란 뉘앙스 자체가 상당히 구시대적이다. 과거에는 그런 풍조가 있긴 했다. 일하게 해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 하는 그런 풍조. 근데 그거는 이미 오래전에 노예 근성이라며 지금 세대에는 받아 들여지지 않는 풍조다. 동등한 위치,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 구조를 원하는 세대에겐 감사라는 표현은 지극히 딴 세계의 표현이다. 돈 받을때는 당연히 고맙다고 한다. 그럼 미쳤다고 이것밖에 안 주냐 사장아 라고 할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외적으로 인사치레 정도이고 실질적으로는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돈 주는 사람 입장에선 느끼지 못 하는 감정이다. 인간지사 항상 감탄고토하기 마련이니 감사하다는 말만 기분좋게 듣고 힘들다는 소리는 한귀로 흘렸을거 아닌가. 이는 공감대 영역이 다르다는걸 의미한다. 그러니 쉽게 전달되기 힘들다.



사족이지. 그리고 포장이고.


나도 문재인 정부의 실책은 화가 나고 짜증나지만 이건 좀 아니다. 감정적인 사람을 건드릴때는 그 감성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야기가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할지라도 다른 부분에서 심기를 건드려 버리면 아무것도 받아 들여지지 않기 마련이다. 

 

다수의 목소리에 맞설 용기라고 포장하는건 좀 그렇다. 물론 실제 다수가 깽판을 치기는 한다. 근데 그 깽판치는 사람 외의 사람에게도 반감이 들게끔 이야기 하면 교집합이 되며 그렇게 만들어진 실제 다수에게는 용기는 용기로 느껴지지 않게 된다.


차라리 자영업자의 용기나 문재인 정부에 외치는 용기라고 하던가.  이준석이 저번에 좋은 말을 했던데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을 말하는 사람도 선한 사람이고 애국자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라는 이야기였다.


내가 소수고 너희는 다수다 식으로 애매모호하게 프레이밍하는 것은 좋지 않다. 깔끔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1년 6월 15일 화요일

리디북스가 세일은 참 잘해

 구린 뷰어 상태랑 느린 다운로드 속도, 스샷을 못 찍는게 흠이지.

 

100메가나 되는 이북은 고사하고 5메가도 안 되는 것도 제대로 못 받고 제대로 못 읽으면 쓰나.

2021년 6월 14일 월요일

천수의 사쿠나히메 감상

 스샷 옮기기 귀찮다.


인디 특유의 불편함도 있지만 그럭저럭 잘 만든 게임. 천반궁 260층까지 갔는데 귀찮아서 더 할 의욕을 못 느낌.


뭐부터 이야기하면 좋을까. 일단 장점과 단점으로 나누어서 보자.


장점


1. 쌀과 전투를 융합한 진행 구성.


대부분의 파밍 시뮬레이터 게임들은 한가지 지나친 결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건 너무 지루하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플레이어가 성장하면 성장 할 수록 관리 해야 할 영역이 늘어나고, 이에 했던 짓을 또 반복해야 하는 빈도가 늘어난다. 농사 일이야 어차피 반복의 반복이지만 특히나 농사가 다른 시뮬레이터 게임과 다른 점이라면 확실한 쾌감을 노리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낚시 시뮬레이터를 생각 해 보자. 낚시의 묘미는 물고기가 찌를 물었을 때 릴을 감아 올리면서 어떤 녀석이 나올지 두근두근한 묘미다. 낚는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월척의 기대감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농사는 그딴게 없다. 사실 있으면 곤란하긴 하지. 대부분의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대리만족형이다. 조종 시뮬레이션이나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육성,연애 시뮬레이션이나 다 자신들이 경험하기 힘든 영역을 대신 경험하는 재미를 즐긴다.


하지만 농경. 농사는 사실 재미가 없다. 재미가 있었으면 다들 농사 짓고 있었겠지. 그러니까 농사 자체는 태생적으로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기껏해야 작물 팔아서 돈 버는 쾌감 정도가 끝이다.

더군다나 상당수 농사 게임들은 하루 종일 농사일만 하느라 서브 컨텐츠인 낚시나, 채광, 연애, 장사, 뭐 이런거 하나도 즐길 여유가 없다. 대체로 후반부 또는 2회차부터 여유가 생기거나 한다.


반면에 천수의 사쿠나 히메는 좀 심플하다. 농사가 캐릭터의 스테이터스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농사를 잘 짓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그러나 농사를 막 지어도 별로 상관은 없다. 이는 실패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농사 게임에서의 실패는 작물이 죽는거다. 팔 수 없는 것이 되서 투자 대비 비용이 환수가 안 되는 거다.

천수의 사쿠나히메는 투자 비용 환수가 0이 될 수가 없는 구조다. 그냥 막 뿌리고 막 키워도 1년 먹을 쌀이 나온다. 또한 성장하면 성장 할 수록 밑으로 내려가기가 힘들다. 성장한 스탯과 진행하여 얻은 스킬만큼 벼 육성에 보정 및 작업에 향상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수의 사쿠나히메의 쌀농사는 구조 자체는 어려워 보여도 실패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


쌀농사가 실패를 안 하는 구조라면 그 다음은 전투다. 전투 역시 실패 라는 개념은 없다. 생명력이 0이 되면 그저 들어갔던 스테이지를 처음부터 다시 하는.... 짜증나는 짓거리를 해야 하는 것 뿐이다. 그 점이 좀 짜증나긴 하지만, 사실 이 이상으로 친화적으로 만들 방법이 거의 없지 않나 싶다.


아침에 대충 비료 주고 비료 묵히고, 잡초 뽑고 벌레, 개구리 잡고 물 수량 맞추고, 예정 있으면 내일 날씨도 조정하고 집 나와서 전투하러 맵 들어간 다음 다시 집에 오면 잡초 뽑고 물 맞추고 모아놓은 재료들을 가공하고 식단에 편성하는 것이 루틴적으로 반복된다.


루틴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이 중요한건데 어지간해선 이 루틴적으로 반복되는 구조가 좋을리가 없다. 왜냐. 쉽게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생각 해 보라. 아침에 대충 농사 준비 하고, 아직 능력이 안 되서 못 뚫은 맵이나 노가다 할 재료 얻으러 다른 맵을 돌아다니는게 1년 12턴동안 하는 짓이다. 지겹기 마련이다. 그런데 안 지겹다. 신기하게도.


12턴이란 구조가 중요한데. 가을에 추수와 탈곡,도정이 끝나면 농사가 끝나는 것을 알리고 스텟이 상승한다. 즉 1년의 성과를 체감하며 확실하게 강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성장했으니 막힌 곳을 뚫으러 가는 거다. 이렇게 약 몇턴을 뚫다 막히고 농사 지으며 딴 맵 돌다가 다시 성장하는 것이 반복이 된다.

 

12턴내 성장이라는 구조 덕분에 대충 반 정도는 새로운 지역 탐험과 기존 지역 노가다가 섞이게 되고,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구조 안에서 채집 가능한 요소들과 맵에 존재하는 채집 포인트의 활성화와 계절식단, 무기,옷,진가 성장 등 다양한 요소들이 맞물려 돌아간다.

 

게임은 루틴적으로 반복을 하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내용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된다. 물론 엔딩 보고 천반궁만 지속적으로 돌면 지루해진다.

 

 쌀과 전투의 융합을 아주 잘 끌어냈다. 심플하게. 스트레스 받지 않게, 그리고 확실하게 성장 할 수 있는 구조다.


2. 전투


인디 특유의 미숙함도 있지만 액션으로서는 합격점이다.


사쿠나히메의 액션 진행은 3D필드를 스크롤 플랫폼으로 이루어진다.  발판이 존재하고, 평면적으로 이동하며 전투를 한다.


3D필드를 쓰면서 스크롤 타입이라니. 왜지? 라는 물음을 초반에 가졌는데 진행하다보면 아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쿠나히메의 전투의 강점 중 하나는 물리 충돌 효과를 이용한다는 점에 있다. 스킬을 써서 적을 날리면 날아간 적이 다른 적과 충돌하여 데미지를 입히고 튕겨 올라간다. 이 스킬에 복수의 적이 맞아서 날아가면 마치 핀볼, 또는 당구처럼 서로 튕기면서 데미지를 입고 나뒹구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스크롤타입처럼 평면 이동이 아니라 자유롭게 시점도 바꿀 수 있고 XYZ 좌표축을 마음대로 이동 할 수 있다면 이 물리 충돌 효과를 사용하기가 꽤나 어렵다. 튕기긴 하는데 어디로 튈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크롤 형태를 이용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왜냐하면 단순히 때려서 데미지를 입히는 것은 농사의 성장이 아니면 큰 효과를 보기 어렵기에 스킬로 적을 날려서 추가 데미지를 입히는 것이 좀 더 데미지를 다방면으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스전에서는 매번 졸개들을 부르기 때문에 이용하지 않을수가 없다.

 

또한 액션성이 참 괜찮은데 공격이 뚝뚝 끊어지지 않고 물흐르듯 잘 연결된다. 특히 공콤을 구사하기 쾌적하다는 점이 좋다. 리버시티 걸즈라던가 스콧필그림 vs 더 월드는 판정이 까다로워서 공콤을 자주 쓴 기억이 없었는데 사쿠나히메는 판정이 너그럽고 날개옷이라는 그래플 계통의 조작이 가능해서 끌어 당기고 날아가고 하며 언제든 타겟을 추적하기가 용이하다.


다만 충돌 효과 때문에 서로 부딪혀 날아가는 과정에서 프레임이 뚝뚝 끊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많이 거슬린다. 타격감을 느끼기 위한 효과인가? 싶었지만 의도한거라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게임이 어려우니 그런 뚝뚝 끊기는 상황을 이용해서 추가 입력을 넣기가 용이한 반면에 익숙해지고 강해지면 그런 끊기는 과정 자체가 시간을 잡아먹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액션 게임으로서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는 저스트가드 시스템을 상당히 잘 만들었다. 저스트가드 시스템을 넣은 게임들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내가 경험한 게임들 중에서는 이 저스트 가드 시스템을 강요하는 구성들이 많이 있었다. 능숙해지지 않으면 아예 진행 자체가 안 되고, 그렇게 되면 오히려 돈만 날린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사쿠나히메의 저스트가드는 판정 자체는 아마 다른 게임들의 저스트 가드 판정이랑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입력을 요구하는 시간이 짧고 판정이 SD캐릭터 풍의 사쿠나이기에 괜찮은거지 다른 게임 같았으면 아마 좁다고 느꼈을 것이다. 차라리 반격을 노릴거면 판정도 시간도 후한 파마의 거울이 더 낫다.


그런데도 이 저스트 가드 시스템이 좋다고 느끼는 이유는 일단 위에서 언급했듯이 액션이 물흐르듯 잘 이어지기 때문에 공격 중에도 스킬 중에도 바로 저스트 가드가 가능하다. 그리고 날개옷으로도 저스트 가드가 가능하다. 이게 꽤 좋다. 물론 판정 자체는 저스트 가드 판정과 동일해서 날개옷 쓰다가 우연찮게 저스트 가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적의 패턴이 알기 쉽다는 점이다. 어디서 어떻게 공격이 들어오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 저스트 가드를 노리고 쓰는것이 용이하다.

 

개발자가 참 머리를 잘 쓴게 등장하는 적의 기술과 사쿠나가 쓰는 기술이 같은게 많다. 예컨데 돼지가 쓰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동작은 사쿠나의 강공격과 같다. 그리고 그걸 모션과 판정을 더 넣어서 만든게 폭풍 논갈기이고. 아시구모의 돌진 공격은 사쿠나의 비연이고 비연은 또 사쿠나의 대시 공격을 길게 만든 정도다. 같은 구조인데도 다른 것 처럼 느껴지는게 많으면서도 동시에 구조는 같기 때문에 익숙해지기 쉽고 적이 같은 모션과 판정으로 공격하면 눈으로 이해하기도 좋다.


아마도 개발 과정에서 용량이랑 시간을 줄이려고 꼼수를 쓴 것 같은데 꼼수라도 잘 쓴 꼼수이다.


3. 스토리


사쿠나히메의 스토리는 매우 심플하면서도 느낌이 좋다.


일단 사쿠나의 캐릭터는 등장 초반은 버릇없고 안하무인하며 부모님이 쌓아놓은 재산을 가지고 탱자탱자 노는 정신적으로도 능력적으로도 미완성 캐릭터다.


그런데 여기에 예상치 못한 외부인이 끼게 되면서 사쿠나는 도읍에서 내려가 오니섬을 개척하라는 임무를 받게 된다.


오니섬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과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역경을 겪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사쿠나가 가진 숙원. 부모님을 만나는 것을 이루고, 정신적으로도 성장, 신으로서도 자질을 되찾게 된다.


이야기 구조는 진짜 심플하다. 오니섬에 내려갔다. 오오미즈치가 아직 살아 있더라. 조사를 위해서 돌아다니다 보니 누군가 오니를 조종한다. 처음에 날려 버렸던 그녀석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집과 논이 날아가 버리고 상실감에 빠졌지만 극복하고 재건하며 오오미즈치를 무찌르기 위해 결심한다.


즉 오오미즈치를 격퇴라는 목적 하에서 심하게 꼬거나 복선 중심으로 간다거나 하질 않는다. 그런데도 재미가 있고 감명깊다.


주변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사정과 목표가 있고 결말에서는 그것을 이루게 된다. 깔끔한 해소를 하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

특히 인터넷 짤로만 보면 주변 인물들이 하등 쓸모도 없는데 밥만 축내는 식충이처럼 표현이 되는데 실제로는 채집 조사도 보낼 수 있고 각자 맡은 역할들이 다 있다. 하나도 쓸모 없는 캐릭터가 없다. 갓파만도 못한 타우에몬 빼고.



단점


1. 불친절

농사 정보가 알기 힘들다 라는 것을 포함하여 몇몇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기술이 대표적인 예인데 기술을 얻기 위해서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타우에몬과 벼농사 회의를 하는게 아니면 안 나온다. 그것도 능력이 근접해야 표시가 뜨지 능력이 부족하면 아예 뭘 올려야 하는지도 안 나온다.

사실 농사 관련 정보는 벼농사 회의를 하지 않고서는 아예 알수가 없다. 목장 이야기도 기본적으론 이런 구조이긴 했으니 어쩔 수 없나.

 

아주 심한건 아닌데 거슬리는건 논갈기시 분명 다 간거 같은데 99%가 나오는 경우다. 일반적 농경 게임은 마스 형태로 구분되기 때문에 갈고 못 갈고는 구분이 확연한데 이 게임은 3D라서 확실하게 갈았는지 안 갈았는지를 색의 유무로 구분해야 해서 구분이 힘들다. 그리고 탈곡이나 도정 같은 행동이 결정되는 것은 시작 시간이 아닌 종결 시간이라는 점을 몰라서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다거나 그런 소소한 부분에서 거슬리는 것이 있다. 

 

맵에 지도도 없어서 숨겨진 아이템을 먹으려면 조금 골치아프다. 오오미즈치 잡으러 가는 마지막 맵이  이리저리 꼬여 있는데 그나마 해당 미션은 만복도가 줄지 않고 계속 낮 상태라서 시간만 들이면 문제는 없다. 문제는 독안개가 있는 맵이지. 독내성을 달아도 독뎀은 미친듯이 들어오는터라 필수적으로 가면 효과도 받아야 하는데 가면 효과는 받는 데미지 증가라는 패널티까지 붙어 있다. 근데 지도가 없고, 이 게임은 중간 회복은 만복도 버프 중 요리에 붙어 있는 자연치유랑 적 잡고 회복하는 진가 효과만 가능하기에 독뎀을 받으면 곤란하고 길을 잃어도 더욱 곤란하다. 독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게임의 상태이상은 독, 슬로우, 약화, 딱 그 정도고 독은 맵, 슬로우는 개구리 보스, 약화는 천반궁 사쿠나의 날개옷 약화 정도 말고는 걸릴 일이 없다. 다만 슬로우나 약화는 한정적이고 파훼방법이 있는데 독뎀은 피할수도 없고 내성 없이는 너무 치명적인게 문제다.


항상 맵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연습장 위치에서 들어가는데 덕분에 올라가는 과정이 매번 귀찮다. 아마도 게임 구조상 연습장에서 나올때 설정된 출구 설정을 공유하는것 같은데 그냥 집 입구를 출구 설정으로 하면 안 되나? 


보기 싫은 가면을 항상 쓰고 다녀야 하는 것도 문제다. 전투중에만 쓰도록 설정 할 수도 있지만 굳이 가면을 달아야 하는가 의문이 든다. 벗으면 그만인데 그렇다고 진가를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것도 그렇고 말야.


장비도 진가의 효과가 % 상승이래봐야 이걸 직관적으로 판단하기가 꽤 까다롭다. 어느 진가가 적용 받고 어느 진가가 적용을 안 받는지 라던지 황천신 데미지 증가는 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적용인지, 참,타,돌,술 등의 속성을 어느 몹은 잘 받고 어느 몹은 안 받는지 몬스터 도감 메뉴가 없어서 알기가 어렵다. 어차피 천하 얻고 나면 그냥 무작정 천하로 때려잡는게 되지만 기껏 만든 속성 상관관계가 제대로 써먹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이런 것보다 가장 심각한건 비연을 위로 쓸 수 있다 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아서 모르는 사람들을 고생시키는게 문제다. 왜나하면 이건 위에 언급한 기술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정보가 없기 때문에 비연을 위로 쓸 수 있다 라는 것을 모르면 비연 말고 위로 올라가는 스킬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스킬들은 전부 공개하고 스텟이 부족해서 못 배운다 정도로만 하는게 좋았을 것이다.

 

플랫폼 게임인데 발판의 간격을 가늠하기 까다로운 것도 문제다. 나중에 익숙해진다지만 그 전까지는 꽤나 짜증나는 일이고, 심지어 맵 중에서는 돌이 굴러다니는 맵이나 물방울을 타고 가야 하는 곳이 있어서 발판 위치를 확실하게 부각이 되지 않으면 진행이 짜증나게 된다. 개발자도 이 문제를 인식했는지 발판 끄트머리에 걸치면 손으로 짚고 올라가는 기능을 넣었는데 그것도 좋지만 일단 발판을 알기 쉽게 해 주는게 우선 아닐까?


2. 버그


심각한 버그는 없다. 다만 전투 진행 중 맵 끼임 현상이나 위치 문제가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맵 끼임은 공격이 닿는 곳에 끼인거면 어떻게든 잡는게 가능하다. 근데 문제는 위치 문제다.

 

황천 아시구모처럼 어디선가 등장하는 모션으로 나오는 녀석들은 종종 직선 판정 외의 위치에 끼이곤 한다.  문제는 아시구모가 등장하는 맵은 적을 다 잡아야 다음으로 넘어가는 구간이 많고 끼었다면 그냥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점이다. 


3. 컨텐츠

 

루틴적으로 반복되는 구조가 흥미로워서 좋다고 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엔딩 이전까지다.

 

이 게임의 컨텐츠는 농사, 장비 강화, 파밍 전투 딱 요 정도다. 


디펜스 게임인 꽃피는 사쿠나는 천하를 얻으면 그냥 단추만 눌러 주는 정도면 되고, 솔직히 천하를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별 재미가 없다. 그냥 몰려드는 애들을 툭 치기만 해도 날아가는데 어려운 적을 잡는 것도 아니고 물량을 좌우 상하 귀찮게 위치만 고려해야 해서 어려운게 아니라 귀찮아서 문제다. 각 단계를 넘어갈 때 마다 보상을 확인 시켜주는게 아니라 끝나고 알려주기 때문에 보상을 얻는 쾌감이 없어 지루하게 느껴진다.

천반궁은 그냥 맵, 몬스터 울궈먹기이다. 사실 사쿠나히메 게임의 대부분은 다 울궈먹기다.  거기에 확률 드랍 요소가 발을 잡는다.

저녁에만 구할 수 있는 소재라는 설정은 참신하긴 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귀찮기만 하다. 다른 소재들은 그냥 어떻게든 구한다 쳐도 밤에만 구하는 소재는 위치, 시간도 고려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적게 요구되는 것도 아니고 드랍율이 높은것도 아니어서 이리저리 발목만 잡는다.

농사가 실패가 없어서 좋다고는 했지만 그만큼 긴장감이 없고, 시간 제약도 없어서 그냥 하루 종일 밭만 보고 잠만 자도 된다. 물론 난 제약 없는 게임이 좋긴 한데 트로피 따기 위한 맛찰경 말고는 이 게임의 목표 의식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농사 게임에서 보면 특정 작물을 요구하는 페스티벌 같은게 있곤 한데 이 게임은 오로지 쌀만 키울 수 있고, 목표 의식을 부채질 하는 요소도 없다.


게임의 특징인 식사 요소는 하필이면 보존 기간이 발목을 잡고 있고, 그 식사의 재료들도 대부분은 수치만 다른 정도에 불과하다. 꿩고기 곰고기 토끼고기 돼지고기를 말렸니 훈제니 스시니 정도로 나뉘고, 다양한 재료들이 모여서 음식이 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오늘의 식단을 쭉 보면 윗줄부터 고기만 잔뜩 주르륵 뜨게 되어 원하는 음식을 찾는게 귀찮다. 게다가 미르히는 자꾸 쓰면 안 되는 재료를 식단에 올려 놓기까지 해서, 음식 컨텐츠는 적당한 조율에 실패한 느낌이다. 후반부에 주르륵 밀리는 음식 리스트는 어차피 정리 못 할 테니 차라리 보존 기간이라도 없애는게 좋지 않았을까? 물론 그러면 음식 쓰레기가 발생이 안 되긴 하는데 그건 걍 폐기 메뉴를 넣어주면 그만이다. 게다가 화폐 겸 식사인 쌀은 999가 최대치라 갓파 보너스로 5배 보정 받으면 쉽게 넘어가기 때문에 양으로 가는 걸 아예 구조적으로 막고 있다. 도읍과의 거래는 정말 거래같은 느낌이라기 보다는 귀찮게 하루 배급량을 받는 느낌이다. 차라리 쌀을 돈으로 줘.  귀찮게 999 제한 하지 말라고. 어차피 FFFF까지 되잖아. 65535 말야.



괜찮은 게임이다. 인디 특유의 문제점도 있긴 하지만 인디게임 회사가 만든 것 치고는 퀄리티가 꽤 좋다. 대놓고 퀄리티 쓰레기로 만드는 캐릭터 격겜이나 유명 장르 파쿠리에만 몰두하는 게임회사, 자가복제가 끝이 없는 회사들의 게임 보다는 낫다.


아마 이 게임은 매트로배니아류를 기획하려 했다가 엎어진게 아닐까 싶다. 초반부 특정 아이템이 있어야 열리는 방의 구조를 보면 매트로배니아 스타일에 가깝기 때문. 다만 그렇게 하기에는 하루의 시간이 흐르는 구조가 발목을 잡기에 그냥 포기한게 아닌가 한다.


시리즈 확장성은 좀 애매하지 않나 싶다. 게임의 스토리에서 사쿠나는 정신적으로 성장했고,원하던 목표를 이루었다. 확장을 한다면 이 성장한 사쿠나가 다른 곳에서 활약하는 스토리를 그려야 하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필연적으로 다음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은 들러리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타우에몬처럼 농경지식을 알려주는 애는 이미 사쿠나가 다 알고 있으니 의미가 없을거고, 그나마 무기, 옷, 음식 정도는 존재감이 있겠다. 본편에선 사쿠나도 부족한 신이었기에 주변 인물들과 같이 성장했지만 다음 시리즈에서는 사쿠나는 성장하고 다른 인물들이 성장하지 않았기에 사쿠나가 일방적으로 캐리해야 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이런 스토리 구조는 좀 답답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별로 좋지 않다.


가장 무난한건 2대 사쿠나를 내세워 리셋시키는거다. 오히려 시리즈를 고착화 시켜서 주인공 변경 타이밍을 놓치는 것 보다는 매 시리즈마다 새로운 주인공을 내는 편이 더 나을거다. 왜냐하면 시리즈 내내 동일 주인공을 내다 보면 팬덤층은 이 시리즈에 이 캐릭터 아니면 안 돼! 라는 고집이 붙어 버린다. 그런데 실제로는 주인공을 바꾸는 편이 더 좋고, 게임 구조상 선대 주인공을 등장시켜서 드림 매치를 성사 시키는 편이 더 재미가 좋다.


추천은 하고 싶지만 PSN 세일을 영 안 해서 좀 그렇다. 아크시스가 유통한 게임들은 아무리 못해도 6개월 이내에는 조금씩 세일한거 같은데 얘는 그대로 잡고 있네. 왜냐하면 루틴 구성 덕분에 일정과 플레이가 꽉찬 느낌은 들지만 정작 컨텐츠 자체는 별거 없기 때문이다. 반복과 울궈먹기로 적은 양을 늘려 놓은거라 전부 플레이 하고 나면 어? 싶으니까. 이 게임은 블러드 스테인드보다 1만원 비싼데 난 블러드 스테인드는 무작위 2회차까지도 갔고 컨텐츠 자체는 풍부했다고 느꼈기에 가격이 4만원대로 들어가면 추천 할만 하다고 생각.

주술회전 13~15권 감상 이야기

 지나치게 전장(2페이지를 한컷으로 하는 것) 때우기를 남발한다.


캐릭터 소모가 너무 심하다.


반면 쓸모없는 뒷 이야기 할애도 심하다.


파워업을 너무 대충 때운다.


결정적으로 이야기가 너무 제멋대로 흘러간다.



만화에서 아니 모든 서브컬쳐 및 이야기에서 대형 이벤트. 굵직한 사건이 터지는 경우는 큰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일종의 대주제. 목표를 두고 그걸 성취하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근데 주술회전은 그게 안 된다.


지금까지 주술회전에서 크고 굵직한 이벤트는 교토 자매 학교 교류회와 시부야 사변 이 두가지다.


일단 교토 자매 학교 교류회는 그렇게 크진 않지만 상당히 이야기를 길게 끌었고, 중점 목표가 설정되었고, 강한 상대와 맞서 싸워 성장했으니 대형 이벤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교토 자매 학교 교류회 이벤트의 이야기 속성은 동료가 늘고, 성장하고, 능력을 확인 하며,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근데 시부야 사변은 그게 없다.


일단 이야기의 중점 목표는 시부야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 에서 고죠 사토루의 구출로 변경되었다. 어지간하면 이런 형태는 좋지 않은데 말이다. 왜냐. 목적이 바뀌면 그 흐름을 따라가는 독자 역시도 그 바뀐 흐름에 따라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바뀐 목적성에 쉽게 따라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 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일단 이건 아주 큰 문제는 아니니까 제쳐두고 두번째는 그래. 중점 목표는 고죠 사토루의 탈환이다 치자. 그러면 옥문강을 두고 싸우는게 보여야 하는데 그게 아니다. 그냥 드문드문 나타나는 적들과 싸우는게 대부분이다.


특히 갑작스레 튀어나온 젠인 토우지. 팔악검 이계신장 마허라는 임팩트는 크지만 주령 vs 주술사와의 싸움이란 구도에서 그냥 멋대로 튀어나오는 이레귤러라고 볼 수 있다. 즉 난입이다. 이야기의 흐름을 저해하는 구성.


마허라 까지는 메구미의 비장의 술수라고 쳐도 젠인 토우지의 등장은 상당한 무리수다. 왜냐. 젠인 토우지의 역할은 주술사가 쓰러뜨릴 수 없는 다곤을 쓰러뜨리기 위해 난입했다. 그러나 그 후에 메구미를 끌고 나갔고, 젠인 토우지가 구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본의 아니게 구하고 만 주술사 3명은 결국 죠고에게 당하고 만다.


그리고 토우지는 메구미와 싸운다. 나나미,나오비토,마키 + 메구미 vs 다곤의 구도를 제 3자인 토우지가 참전하여 깨트리고 다곤을 무찌른다.

그러나 이후 구도는 메구미 vs 토우지가 되고, 나나미,나오비토,마키 vs 죠고의 구도는 매우 쉽게 끝나버린다.

 

결과만 보면 토우지와 메구미가 만나고 토우지의 자해로 끝나는 일이며, 다곤의 사망, 그리고 주술사 3명이 부상(나오비토는 죽지만) 정도로 끝나는 거다.

 

그렇다면 사건의 구도는 토우지와 메구미의 만남을 먼저 두고, 그 다음 주술사 3명이 다곤에게 당했는데 메구미가 참전하여 마허라를 꺼내서 다곤을 쓰러뜨린 뒤 그 다음 등장한 양면 스쿠나에 의해 마허라가 공략 당하는 걸 보여줘도 될 일이다.


내가 왜 이 부분을 굳이 이렇게 하냐면 시부야 사변 편이 너무 엉망진창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술사가 합류 했다가 이탈했다가 싸웠다가 갑자기 상대가 바뀌었거나 이런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난다.


13권 이전을 보자. 12권은 쿠기사키와 시게모의 전투였는데 나나미가 난입해서 단숨에 때려 눕혔다. 이때 쿠기사키는 시게모를 처리하는데 꽤나 곤혹스러워 했으며 나나미를 보며 저것이 1급의 실력 이라고 했다.

 

쵸소우와 이타도리의 싸움에서는 뜬금없는 기억이 떠올라 마무리를 짓지 못 했다.

 

마찬가지다. 굳이 저래야 하나? 싶은 연출이 자꾸 반복이 된다.

 

고죠 탈환을 두고 이야기를 시작한 11권부터 이야기가 점점 중구난방으로 흘러가고 있다.

 

본래 이야기란 것은 큰 이야기와 다양한 등장인물이 존재하면 아군과 적군을 나누고, 적의 급에 맞는 아군이 나가서 싸운다. 이건 배틀물의 거의 기본적인 구성이다.  싸우다가 좀 쓰러지고 벽에 부딪혀도 조금씩 극복하고 활로를 찾으면서 이겨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근데 주술회전은 이게 지금 제대로 안 된다. 싸우다 쓰러지고 좀 벅차서 곤란해 해도 활로를 찾고 공략하는것이어야 하는데, 그게 제대로 안 된다니깐?


이타도리 유지만 보자. 쵸우소 전에서 쵸우소의 능력을 공략하고 이기는 듯 했지만 결국 이기지는 못 했다. 공략법은 받았는데 결국 이기지 못 한 것이다. 그런데 이 결과. 패배한 결과를 땜빵하는 것이 바로 왜곡된 기억의 발생이다.


그 다음은 뭐냐. 마히토와의 전투다. 마히토와의 전투에서 마히토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쿠기사키를 갑자기 당하게 만들더니 다시 또 난입이다. 이번엔 토도 아오이가 참전해서 마히토를 몰아넣고 끝을 내려고 하더니만


....다시 게토 스구루가 나타나서 마히토를 제압 해 버린다.



...뭔가 이야기가 확 안 풀린다. 자꾸만 제 3자의 난입이 나오고, 이야기는 점점 지지부진하고 막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더니만 싸움의 결말이 제대로 나지 않고 있다.


최종적인 국면의 싸움이 아니라 각자의 전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거다. 뭐가 제대로 나왔지? 


일단 아와사카,오가미의 주저사 싸움에서 메구미,이타도리가 아와사카를 공략. 그런데 오가미는 정작 토우지가 살해.

메이가 포창신 잡고 나선 게토와 뭔가 할것만 같더니 어느새 다른 지역으로 가 버렸고

쿠기사키와 시게모가 싸우던 중 나나미가 난입해 때려 잡더니만 정작 시게모는 죽지 않음

쵸우소와 싸우던 이타도리는 공략을 했지만 결국 졌고 죽어야 했지만 왜곡 기억 때문에 죽지 않음

나나미 나오비토 마키와 다곤의 싸움에 메구미가 난입, 그 뒤 토우지가 난입하고 다곤 사망. 그 뒤 메구미를 끌고 나가고 죠고에 의해 세명 부상.

토우지 자결. 안 죽은 시게모가 메구미와 접전. 마허라 소환. 스쿠나 참전.

마히토 vs 이타도리의 싸움에서 쿠기사키 딜 때려 넣고 부상, 토도 아오이 참전, 부상, 결국 공략하고 끝내려던 참에 게토가 등장해서 마히토 흡수.



...


자. 그럼 이제 저 작가가 좋아하는 헌터 헌터를 보자. 그럼 내가 왜 이렇게 문제 삼는지 알 수 있다.

 

헌터헌터의 에피소드는 큰 줄기를 따라간다

 

헌터시험

천공격투장

요크신시티

그리드 아일랜드

키메라 앤트

회장 총선거

암흑대륙 원정이다.

 

헌터헌터는 배틀물의 정석을 따른다.

 

헌터 시험편에서는 각자의 번호표를 획득해야 했다. 즉 번호표는 타겟이고, 상대해야 할 적을 의미한다. 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그 적을 공략 할 궁리만 하면 된다.


천공 격투장도 마찬가지. 곤의 목표는 히소카에게 한대 때려 넣는다. 즉 히소카와 어느 정도 싸울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었고, 곤과 키르아를 먹이감으로 삼는 200층 문지기가 중간 적이었고 각자의 타겟을 수련을 통해서 승리한다. 그리고 곤은 히소카와 싸우고 만족한다.

 

요크신 시티는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지는데 그리드 아일랜드를 찾는 곤,키르아와 환영여단을 찾는 크라피카가 나타난다. 여기서 곤은 돈 때문에 환영여단을 찾고, 곤경에 빠지고 크라피카와 합류한다. 곤과 키르아의 목적은 여기서 잠깐 희박해지지만 곤과 키르아가 돈 때문에 찾으려던 환영여단과 엮이는 바람에 크라피카의 목적과 결합이 된다. 크라피카와 환영여단의 구도가 요크신 시티의 중점.


그리드 아일랜드는 결국 그리드 아일랜드에 들어갈 자격을 얻은 곤과 키르아는 아버지의 단서를 찾기 위해 게임을 클리어 하려 하는데 게임은 모든 카드를 얻어야 자격을 가질 수 있고, 이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겐스루와 체즈게라팀. 하지만 체즈게라 팀이 동료로 합류하며 주된 적이 되는 것은 겐스루가 되고 겐스루를 공략하는데 전념한다.


키메라 앤트편도 구성은 깔끔하다. 아빠를 찾으려 했지만 대신 카이토를 만나게 되고 카이토는 키메라 앤트에게 당해 버린다. 곤은 카이토를 구하기 위해 토벌대에 들어가려 하고, 곤은 네페르피트, 회장은 메르엠, 그리고 나머지는 각자의 목표를 상대한다. 여기서 갑작스런 난입은 조르딕의 드래곤 다이브 뿐인데 여기서 조르딕이 누굴 처리하거나 누군가의 목표를 대신 없애주고 간 것은 아니다. 단지 코무기를 부상시켰기에 이야기가 복잡하게 흘러갈 뿐, 각자의 목표는 건재하다.


회장선거편의 주 목적은 곤의 치료이고 조르딕 가문과 키르아의 싸움이 주 된 이야기. 그리고 다른 사이드에서는 회장이 되려는 자와 그걸 막으려는 자의 대립구도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즉 보다시피 헌터헌터는 각자의 적을 상정 해 놓고 그것을 쓰러뜨리기 위해 싸우고 있다. 깔끔한 구도 덕분에 크게 헷갈리거나 급작스런 전개에 복잡 해 할 일이 없다.


물론 지금 암흑대륙편은 암흑대륙 원정과 왕위 계승전과 크라피카의 붉은 눈과 숨어 들어 온 환영 여단과 히소카와 십이지 등으로 지나치게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 각각의 목적은 명확한데 이야기가 너무 얽혀 있으니 확실히 난점을 보이게 된다.




다시 이야기는 주술회전으로 돌아간다.


주술회전 시부야 사변의 문제점은 가장 첫번째로 목적. 고죠 사토루를 구한다. -> 달성되기 어려운 구조인건 알고 있으나 아예 접근조차 하지도 못 하는 상황이다. 게토가 나오기 전까지 아무도 옥문강에 다다르지 못 했다. 즉 목적의 해소 부재.


둘. 상대가 누군지 모르고 어디있는지 모른다.

마히토,쵸우소는 이타도리를 노리고 있고, 죠고는 이타도리에게 손가락을 먹일 생각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적들은 딱히 명확한 목적이 없다. 주저사도 주술사도 다곤도 주령이라던지도 전부 각자 따로 놀고 있었다.


아군도 마찬가지. 어디로 간다. 라는 목표는 있는데 확실히 직진한다기 보다는 자꾸 누구랑 얽히고 자꾸 난입하고를 반복한다. 목표 의식이 불확실해서 그렇다. 차라리 주술사팀의 누구 누구는 어디로 가고, 주령,주저사 팀도 어디 어디에서 미리 대기한다 라는 그런 이미지의 대립 구도였으면 이야기는 명확했을텐데 안타깝게도 이 이벤트의 등장인물들은 그냥 막무가내로 돌아다니고 난입 할 뿐이었다.

 

게다가 주술사 팀의 쿠사카베는 고죠를 구할 생각이 없이 시간만 끌고 있어 판다라는 캐릭터를 소비했고, 주령,주저사 팀의 시게모는 딱히 누굴 공략 할 생각이나 접근을 막는다는 생각 조차 없었다. 최소한 주저사팀의 아와사카,오가미는 장막 술식을 지킨다는 목적 의식이라도 있었지. 메이메이는 그냥 딴데 가 버렸고. 등장인물들이 점점 뜻이 하나가 되질 못 하고 따로 놀고 있었다.


셋. 명확한 맺음의 부재.

전투를 했으면 확실하게 끊어 놔야 하는데 제대로 끝맺는 경우가 거의 없다.

죽기는 많이 죽었지. 다쳤고, 재기불능이 되었고.

 

그런데 주 적. 명확하게 주인공 팀이 처리 해야 할 대상을 자꾸 다른 사람들이 가져간다.

오가미 - 토우지가 죽였다.

다곤 - 토우지가 죽였다.

죠고 - 스쿠나가 죽였다.

마허라 - 스쿠나가 죽였다.

시게모 - 스쿠나가 죽였다.

마히토 - 게토가 죽였다.


그럼 주술사팀이랑 주령,주저사 팀이 한건?


이타도리 - 메뚜기 죽이고, 메구미랑 협력해서 아와사카 쓰러뜨리고.

메이메이 - 잡놈이랑 포창신 잡고 끝.


나오비토는 죠고에게 죽었고, 나나미는 마히토에게 죽었고, 쿠기사키 역시 마히토에게 거의 사망 상태.

 

그니까 보면 주술사가 잡아야 하는 네임드를 죄다 토우지,스쿠나,게토라는 3자가 다 가져갔다. 물론 게토는 완전 제 3자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전투에 직접적으로 나선적이 없다보니 거의 3자급이긴 하지. 어차피 다음권에 게토가 주술사랑 싸우긴 하겠다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다보면 자꾸 흐름이 이상하게 얽혀서  별로 만족스럽지가 않은거다.

캐릭터가 죽어 나갈수는 있지. 근데 캐릭터의 죽음을 두고 단계를 밟아 가는 과정의 스토리가 빈약하고 이것만으로는 정말 위대한 희생이다 혹은 안타까운 죽음이다 라는 느낌이 와닿지가 않는거다.

 

나나미의 스토리를 빵집이랑 동창생의 죽음을 집어 넣었는데 정작 죽을땐 어쨌나. 힘이 빠진 상태에서 이타도리에게 뒷일을 부탁한 뒤 그냥 마히토에게 손이 닿아서 터져 죽었다. 

쿠기사키. 과거 스토리를 거의 26페이지가량을 할애했는데 확 와닿는 형태는 아니었다.

나오비토야 뭐 그냥 확 불타서 죽은걸로 그냥 끝이었고.


오히려 죠고는 스쿠나에게 당해서 먼저 간 동료들을 만나고, 스쿠나에게 인정받아 눈물을 흘리는데.... 야. 아니. 주령이 죽는데 이런 구성을 만들 수 있으면서 대체 왜 주술사 죽을땐 신경을 못 쓰냐고.


조금만 신경 쓰면 주령 죽을때만큼 감정을 끌어 올릴수 있잖아. 근데 되게 쿨하게 죽어. 그러다 보니 보는 입장에서도 죽는데 딱히 별 감정이 안 드는거지. 뭔가 처절함. 아니면 애절함. 원망. 작가가 만화 초반에 그랬잖아. 주술사라도 죽을때는 원망하고 죽는다고.


근데 왜 이렇게 쿨하게 죽냐고. 말이 안 맞아. 진짜 오히려 주령이 더 인간같은 상황인데 말야.

 

생각 해 보면 다 그랬네? 메카마루,토우지,이타도리, 주저사 쪽에서도 여럿 죽었는데 죽으면 뭐 저주가 남는다며. 아무것도 없어.


어떻게 가나 싶어서 15권까지는 구매했는데 이 뒤로는 구매하지 않을 생각이다. 일단 대충 느낌이 왔다. 작가가 전개 능력이 부족해서 자꾸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구나. 자꾸 난입이 발생하는구나 라고 말이다.


아무리 파워 밸런스가 개판이어도 이야기만 잘 뽑으면 커버 되니까 참고 봐 왔는데, 이야기를 조지면 어쩌자는건데. 지금 파워 밸런스에서 스쿠나를 이길 사람이 있나? 고죠는 봉인 당했고, 마허라는 스쿠나에게 공략 당했고, 스쿠나를 이길 만한 상대가 없는거지. 그냥 복마어주자만 꺼내도 전부 죽을 상황일텐데 말야. 완전 시한폭탄을 달고 사는건데 앞으로 주술사의 세상이 되네 뭐네 라고 해 봐야 파워밸런스를 너무 조지고 동시에 이야기도 조져 놓으니 기대가 전혀 안 된다.


그나마 보던 만화를 안 보게 되었으니 이젠 달마다 쿠폰을 줘도 쓸 일이 없네. 그렇다고 던전밥이 빠르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무슨 죄다 러브코미디 뿐인데다 인터넷 서점도 여성향 편중이라 사이트 들어가면 관심 없는 것들 뿐이고.


이트맨 이북 복각 안 하나. 아니면 출판사 때문에 못 하나? 철냄비짱은 전에 이북으로 나올것만 같더니 출판 예정 스케쥴에서 사라진 뒤 아예 소식이 없고.


진짜 볼게 없어. 약속의 네버랜드는 엔딩 냈다길래 세트 할인 기다리다가 적립금으로 뒷편만 살짝 봤더니 무슨 외계인 차원 엔딩이나 내놓고 있고.


베르세르크는.. 그냥 안타깝고. 원펀맨은 지금 자꾸 갈아엎는다고 했던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야 진작에 손절했고. 블랙클로버도 그랬고.


차라리 스포츠물이나 봐야 하나. 겁쟁이 페달이나 하이큐는 괜찮아 보이긴 하던데. 근데 하이큐는 또 중반부부터 그림체가 달라진다고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