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일 금요일

애니메이션 무직전생 1,2기 감상

 애니메이션의 퀄리티. 즉 작화 연출 구성만 따지고 본다면 잘 만들었다.


작품 내적으로 퀄리티를 보자면 그 부분은 좀 애매하다.


일단 이 무직전생은 비호감 포인트가 있는데 그것은 성인 남성이 이세계에서 환생하여 성장하는 과정속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변태적인 성향이다. 


서브컬쳐에서 보여지는 변태적인 요소로는 럭키 스케베와 호색한 요소가 있다. 우연히 사고로 인해 여성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거나 팬티를 보게 되거나 하는 것은 럭키 스케베 계열로 작품의 성격이 러브코미디가 아닌 이상 별로 좋은 반응을 보기 힘들다. 어벤저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브루스 배너가 나타샤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던 씬이 반응이 안 좋았던 것 처럼 럭키 스케베는 주인공과 여주인공이 서로 교감하는 과정에서 대화를 하거나 싸우거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계기를 만드는 정도 그 이상으로는 써먹기가 힘들다.


반면 호색한 요소는 그냥 대체로 안 좋은 경향이 있다. 호색한은 말 그대로 이성을 밝히는 캐릭터성인데 팬티를 훔치거나 사고가 아닌 대놓고 여자 몸에 손을 대거나 노골적으로 훔쳐보거나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캐릭터는 변태적인 단점을 잠재울만큼 압도적으로 선한 성격과 뛰어난 실력,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캐릭터에 애착을 갖기 힘들게 만든다. 고스트 스위퍼의 장호동,열혈강호의 한비광,시티헌터의 사에바 료 등이 있다.


그런데 이 무직전생에서의 주인공은 후자인 호색한 계열이며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만드는 쪽에 가깝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호색한 계통의 캐릭터를 다루는 서브컬쳐에서는 변태행위에 대한 츳코미인 태클걸기의 일종인 때려서 멈추기가 있는데 이 무직전생은 유아기부터 변태행위를 하기에 이 츳코미가 결여된 상태에서 변태행위를 봐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럭키 스케베 요소 또한 적당한 상황을 만들며 하는 것도 아닌지라 이 무직전생은 단순히 변태적인 것에 치중하는 느낌이 강하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웹연재분에서 나온 주인공의 전생의 행적을 보면 인간 쓰레기나 다름 없었기에 독자에게 전혀 호감도 점수를 쌓을 기회가 없고 이걸 서적판에서는 고쳤다지만 애니메이션은 또 그걸 살려낸 바람에 좋게 보일리가 없다.


마이너스 점수부터 쌓고 들어가는 이 주인공은 갭모에, 반전 매력으로 상승을 치기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일단 갭모에는 비호감이 되면 안 되는데 얘는 시작부터 비호감에 꾸준히 비호감 짓을 한다. 더군다나 1기 중반부터 등장하는 인신이라는 존재와의 대화에서 전생의 모습이나 성격을 드러내는터라 적당히 이미지 쌓을라치면 무너뜨리고 쌓으면 무너뜨리는게 반복이 된다.


게다가 주인공의 기본 성격도 사실 그다지 좋지 못 한 것이 정의감이 투철하거나 매우 선하거나 한것도 아니며 이마저도 인신의 지시에 따르는게 대부분이라 자발적 의지가 드러나질 않고 마치 인생을 달관한듯한 투의 반응으로 리액션은 부족하고 그런 반면에 행동거지는 저급하기 짝이 없는터라 미성년 몸에 들어간 중년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지 못 하고 있다. 성년의 지식을 갖춘 사람이 그 능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에는 보여주지 못 하고 일을 복잡하게 만들때는 온갖 잡지식이 동원되니 좋은 쪽으로 작용을 못 하는 것이다. 특히 성인 남성의 사고관이 남아 있다는 점 때문에 주인공의 정신상태가 새로운 삶을 산다는 느낌이 없어서 종종 그 글러먹은 정신상태로 인해 문제가 복잡해질때도 지나치게 반응이 미적지근한데다 어린아이라는 육체를 가지고 면죄부를 주려하는 느낌이 들어 불쾌하게 만드는 점도 있다.


그런 주인공을 두고 이야기는 어떤가 하면 이야기가 분기되는 기점인 강제전이 이전까지는 그래도 못 봐줄 정도는 아니었다. 천천히 이야기를 쌓아가고 돈을 모으고 인맥을 쌓고 능력을 올리고 그리고 마법학교에 갈거란 과정을 갑자기 터진 강제전이로 인해 흐름이 바뀌어 버리는데 이 사건이 너무나도 뜬금없다 보니 그 전까지 이야기는 대체 뭐였는가 싶다. 주인공이 마법사로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검술이 빈약하여 다른 계기를 주었다기에는 주인공은 강제전이 이후로는 괄목할 성장은 없고 그저 미래안을 받은게 고작이고 그 미래안을 얻기 위해 사건을 발생시켰다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난잡하다. 더군다나 특정 종족의 이미지를 개선시킨다는 목적과 원래 장소로 돌아간다는 목적 등이 난잡하게 얽혀서 이야기는 온전히 주인공만의 이야기로 흘러가지도 않는데 설상가상으로 인신이란 인물에 의해 이야기는 작위적으로 흘러 주인공과는 별 상관도 없는 부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차라리 온전히 마법학교를 가고 마법사로 성장을 하고 그랬더라면 좀 나았을텐데 대체 왜 여기서 이야기가 갑자기 꺾이는지 좀 이해하기가 힘들다. 웹소설판이 본래 독자들 의견에 쉽게 휘둘리는 경향이 있곤 한데 아무래도 중반부에 등장한 붉은 머리의 여성캐릭터와의 진도를 위해서 이런 짓을 했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놓고 결말에선 결별하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만약 이것이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충격적인 사건을 집어넣고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함이라면 충격적이긴 하나 동시에 이야기도 망가진다는 것을 염두하지 않은 듯 싶다. 마치 빈약한 인간관계의 주인공처럼 이야기 전개 역시 등장인물들과의 전반적인 관계보다는 충격적인 사건에 이리저리 휩쓸리고 내동댕이치곤 하는데 이런 맥락에서 보면 작가가 왜 이런 공감 안 되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 했는지는 이해가 간다. 확실히 이런 쓰레기 같은게 주인공이라면 충격적이긴 하니까. 일종의 어그로 기법이다. 상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야기의 맥락보다는 사건에 치중하는 형식. 이야기는 씹창나지만 결국 어찌되든 관심은 끌었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볼거라는 거다. 문제는 완결나서 이걸 한번에 몰아볼 경우 이게 뭔 개소리야 싶은게 우르르 나오게 되는 거지만.


애니메이션 자체는 돈을 들이고 때깔 좋게 잘 만들긴 했는데 내용이 이러니 참 볼 맛이 안 난다. 캐릭터들도 성격이 1차원적인 단순한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이야기가 단순함에서 벗어나질 못 하는터라 주인공은 글러먹어서 그렇다 쳐도 다른 캐릭터에서 찾아야 할 매력도 많이 부족하다.


요즘 나오는 웹소설들 수준에 비하면야 상대평가로는 나은 편인데 절대평가로 보자면 이 역시도 볼만한건 못 된다. 하아.. 정말 왜 요즘 컨텐츠들은 건질게 없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