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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18일 금요일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 감상

 기억에는 남지만 마음에는 남는게 없던 영화.


재미가 있냐면 재미는 있고, 볼만 하냐면 당연히 볼만하긴 한데 왜 마음에 안 남냐면 이게 2부작이라고 이야기를 엉성하게 끊어놔서 그렇다. 보통 2부작,3부작 영화라 하더라도 각 영화의 끝마무리 부분은 확실하게 감동과 여운을 남기며 정리를 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다음 작의 기대감을 올리기 위해 이야기를 정리하지 않고 넘어갔기에 상당히 아마추어같다.


아트,영상미는... 솔직히 전작만 못 하다. 전작의 영상은 일단 통일되고 균일한 퀄리티에서 약간씩 변화를 주는 느낌이라면 이번 작은 통일된 느낌이 전혀 없고 굉장히 산만하다. 예컨데 전작의 경우 스파이더 느와르는 흑백,햄은 카툰풍, 페니 파커는 일본 애니라는 느낌이지만 그 느낌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고 기본적으로 마일스 세계의 3d그래픽 아래에서 통일되어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어크로스 스파이더버스의 스파이더 펑크 외 다른 스파이더맨들 상당수가 배경과 따로 노는 아트 스타일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게 장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독특하긴 한데 눈 아프고 보기 불편하다. 특히 전작에선 그렇게 심하지 않던 블러처럼 흐릿한 느낌이나 상이 겹치는 표현이나 분홍,보라색이 튀는 선 등이 너무 심하고 반짝반짝 거리는게 심하다보니 영상미가 좋다 라는 느낌은 없다. 독특이 과다해서 도가 지나치는 상황이다.


나는 더빙판이 있으면 더빙판을 우선하기에 더빙합본판을 구매했는데, 역시나 더빙은 좋다. 아무리 들어도 북미 더빙은 그 느낌이 다가오질 않는다.

다만 이번 더빙판은 성우가 전체적으로 다 갈려서 바뀌었는데 처음엔 이게 뭐지? 성우가 왜 바뀌었지? 싶었는데 이번작의 분위기가 암울하다보니 전작의 높은 톤이 어울리진 않을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성우진이 다 갈리긴 했지만 생각없이 갈린건 아니고 특히 마일스는 전작의 엄상현 성우와 느낌은 비슷하지만 톤이 조금 낮은 성우로 바뀌어서 이질감이 심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 그웬 역시 느낌은 잘 와닿기에 바뀐것에는 크게 불만이 없다. 그 외 마일스 가족이나 주변 인물 성우가 바뀐 것도 별로 문제는 없는데 피터.B.파커는 전작의 김기철님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피터b파커가 전작보다 더 깐죽대고 경망스러워서 좀 더 밝은 느낌의 하이톤이거나 아니면 작정하고 깐죽거리는 느낌이 좋았을텐데 그 부분만 조금 아쉽다. 그것만 빼면 성우 배정은 문제없이 아주 잘 어울린다.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의 이야기는 그웬의 세계에서 다른 차원의 벌처가 튀어나와 제압하는 과정에서 스파이더 소사이어티를 통솔하는 미겔과 만나게 된다. 벌처를 제압 후 아버지인 경찰 서장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공개하고 받아들여주길 바라지만 그웬의 아버지는 그웬을 딸이 아닌 스파이더맨으로 대하고 이에 상심한 그웬에게 미겔과 동료가 합류를 권유하여 스파이더 소사이어티에 합류한다.

이후 시점은 마일스로 옮겨가 대학 진학과 가족과의 관계,일상에서의 일을 스파이더맨 일과 양립시키느라 어느것 하나 제대로 해내질 못 한다. 특히 그웬처럼 아버지와의 관계가 멀어지고 점점 벽을 쌓게 된다.

새로 등장한 빌런인 스팟과 대립하면서 양자영역,차원이동의 힘을 이해하고 진화하는 스팟을 쫓던 그웬과 만나며 마일스는 스파이더 소사이어티를 만나 자신의 비밀과 피할수 없는 미래를 알게 된다.


정도까지만 이야기 하고 이 이상은 너무 스포일러가 되니 패스.



일단 스토리는 좀 너무... 그렇다. 애초에 스파이디가 스파이더맨 일과 일상을 양립 못 하는 것은 지난 스파이더맨의 영상물들로 아주 질릴 정도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제는 클리셰가 되어 버린 스파이더맨의 특징들은 마치 슈퍼맨과 크립토나이트처럼 너무 뻔해서 나오는 것 만으로도 텐션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마일스가 일상을 조율 못 하는 것은 그리 흥미롭지도 않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죄다 그래왔으니까. 스파이더맨만 그런게 아니라 정체를 숨기는 히어로는 대부분 비슷하다. 그래서 딱히 중요하지도 않은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3는 다르게 보는데 이 작품의 스파이디는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다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깨달음을 얻었기에 이런 식으로 변주를 넣어 주는 것은 좋아한다. 스파이더맨 노웨이홈도 욕망을 추구하다 일이 틀어졌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긴 하지만 스파이더맨3같은 무게감도 없는데다 이 작품은 스파이디 클리셰에 매달려서 오히려 신선한 맛 따윈 전혀 없는 느낌이라 좋아하진 않는다.


암튼 그 양립 불가의 히어로 활동은 사실 크게 중요하진 않은데 왜냐하면 이야기의 초점이 마일스의 히어로 활동이 아니라 차원이동과 스파이디 클리셰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초반에 마일스가 일상을 제대로 보내지 못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다.


차원이동은 마일스의 힘의 비밀을, 클리셰는 마일스에게 닥쳐 올 사건을 보여준다. 두가지 초점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두개의 문제를 먼저 보여준 다음 하나를 해결하고 다른 하나를 해결하려던 찰나 문제가 꼬이던가 터지던가 해서 스케일이 커지던지 다른 문제가 생기던지 하면 다음 2부를 기다리는 재미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 하고 두 초점 모두 2부에 떠넘겨 어느것 하나 해결되지 않기에 아무런 감흥이 들지 않는다. 최소한 하나의 문제라도 해결을 했더라면 감동,여운이 있었을텐데 기분 나쁠 정도로 책임감 없이 이 타이밍에서 끝낸다고? 란 생각이 들게끔 떠넘겨졌다. 아마 만든 놈은 이러면 다음화가 보고 싶어서 궁금해 죽겠지? 란 생각을 한 모양인데 정말로 그랬다면 멍청한 착각이다.

연재 만화를 보다 보면 다음화가 궁금해지는 만화의 특징이 있는데

첫째로는 결말이 빤히 예상되지 않는다. 당연하다면 당연한데 대부분은 이게 안 되서 별로 궁금하지가 않다. 결말이 예상되는 이야기는 대체로 주인공이 승부,시합,경쟁,결투,스포츠 등에서 이기는게 뻔해서 예상이 되거나 이겨도 별로 얻는게 없는 구조다. 이런 방식의 갈등,긴장 요소를 쓰는 만화나 서브컬쳐들은 사실 독을 품고 진행되는 것과 다름없기에 작가의 테크닉에 좌우된다. 어차피 주인공이 이겨나가는건 예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만화들은 기교를 쓰곤 하는데 그게

둘째로 과정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예컨데 라이벌과 승부를 내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패배하면 절대로 안 되고 이겨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결과가 너무 뻔히 보이게 된다. 어차피 이겨야 할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기든 말든 상관 없는 상황은 심각하지 않으니 흥미를 끌 수 없고 말이다. 그래서 대체로 주인공이 불리하거나 열세인 상황에서 뒤집는 무언가를 준비해 승부가 흥미롭게 느껴지게 해야 한다.

셋째로는 등장인물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도가 집중되어야 한다. 설령 이야기가 아무리 좋아도 등장인물들에 관심이 없다면 승부의 과정이나 결과에 시큰둥해지고 만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에게 배경 스토리를 주고 이 대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인지를 어필해야 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어떠냐면 일단 결말이 뻔히 예상이 된다. 어차피 주인공은 이길것이다. 그리고 이미 한번 클리셰를 깼고 그웬 역시 클리셰에서 벗어났으니 주인공 역시 클리셰를 깨고 행복해질 확률이 높다. 설령 클리셰를 깨지 못 해도 마찬가지다. 이전까지의 스파이디 매체와 다를 것도 없으니 클리셰를 깨도 시큰둥하고 못 깨도 별 차이를 못 느낀다. 이제 스파이디 클리셰는 대놓고 언급하기 보다 은연중에 무시하는 편이 더 나을 지경이다.

주인공의 힘의 비밀 역시 그다지 흥미롭지도 않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별로 재미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이 영화 어크로스 스파이더버스에서 밀고 있는 설정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기 때문이다.

전작인 인투더 스파이더버스에서 피터파커가 죽은 것은 마일스라는 신예를 부각시키고 그가 활약해야 할 당위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피터파커가 살아 있었다면 다른 차원의 b파커를 만나고 b피커가 깨닫고 행복을 찾는 과정을 만들수도 없고 어차피 차원이동기를 닫는 일을 마일스가 할 이유가 없으니 스토리를 위한 필요한 전개였기에 납득할수가 있었던 것인데

문제는 어크로스 스파이더버스에서는 지구42거미에 물린 마일스가 스파이더맨이 되었기에 마일스 세계의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가 죽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한다. 근데 이게 말이 안 되는 것이 동시대에 스파이더맨 능력을 지닌 인물이 둘 이상 있는 작품이 없던게 아닌데다 최근의 스파이더맨 게임에서도 피터피커와 마일스가 공존하고 있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어거지 설정으로 인해 피터 파커가 죽어야 했다는 당위성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인투더가 보여준 피터피커의 죽음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마일스의 성장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반면 어크로스에서는 쓸모없는 설명을 추가하는 바람에 오히려 인투더의 죽음마저 퇴색되고 만다.


또한 스파이더맨에게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 공식화 되어 있다는 것도 어거지인것이 결국 죽는 사람이 경찰서장만 아니면 피할수 있어 장땡이란 소리인데 이 두개의 어거지 설정 때문에 마일스를 문 거미가 다른 차원의 거미이고 나발이고 하나도 관심이 생기지 않게 된다. 마일스의 능력이 다른 차원의 거미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로 인해서 뭔가 중요한게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다. 그 거미가 있어야 할 다른 차원도 딱히 관심 가지 않고 글리치처럼 버벅이는 요소가 거미에게, 그리고 그 거미가 가지고 있던 스파이더 인자에 별 영향도 없는 이상 다른 차원에서 온게 중요한가? 싶은거다. 다른 차원에서 온 거미라는 것은 그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로 인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어내야 중요해 지는 것이다.  더구나 결말이 너무 뻔해 보인다. 다른 차원에서 온 거미가 물었기에 빌런인 스팟과 비슷한 능력을 갖게 된다던지 하게 되겠지. 왜냐하면 극 초반에 양자역학을 가르치는 대학에 가고 싶다고 했으니 자연스레 마일스의 능력은 차원이동이 되게 될 것이다. 스팟의 능력이 진화했듯 마일스의 능력도 진화하여 급을 맞추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유가 재미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는게 문제다.

또한 이번 어크로스의 대부분 전투가 알맹이가 없는 것도 단점이다. 전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데 어크로스에서의 전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스팟과의 전투는 결국 스팟을 잡지 못 해 무위로 돌아갔고, 차원을 빠져나오는 중간 다른 스파이더맨과 싸우는 것 역시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전투가 아무리 화려해도 전투를 해야 하는 이유,당위성,필요,가치,결과가 빈약하여 장면만 보여줄 뿐 남기는게 없다.

가족간의 다툼도 씬 낭비로 느껴지는 것이 전작 인투더에서도 부모와 다투고 있었는데 이번작도 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것만 아니라 스페인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이해하기가 힘들게 만들어서 표현을 질질 끈다. 이민자 가족의 대화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해도 보는 사람이 이해를 하게 해야지 이해하든 말든 자기들만 떠들면 그건 그냥 아집일 뿐이다. 그래서 스페인어를 설명하지 않은 씬이 충분하게 전달력이 주었냐는 물음 밖에 안 든다.

이런 모든게 2부를 위한 것인데 정작 이 1부가 만족스럽지 않다보니 2부가 전혀 기대가 안 된다. 차라리 어크로스를 너무 기대했는데 기준에 못 미쳐서 실망이라면 내가 자제심을 잃었다고 생각하겠는데 난 어크로스 예고편도 안 보고 전혀 사전정보 없이 말끔한 상태에서 기대고 뭐도 없이 그냥 본거라 주관적인 선입견이 일절 안 들어간 상태란게 더 심각하다. 주관적 판단이 강한건 시간이 지나면 중간으로 자리잡기라도 하지 아예 중간에서 판단을 내리는데 만족스럽지도 않고 기대도 안 되서 정말 별 느낌이 안 든다. 2부가 나온다 하더라도 굳이 그걸 봐야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1부에서 쌓아올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2부의 러닝타임은 제대로 배분이 될 것인지도 의문이 든다. 만약 1부와 같은 러닝타임이라면 마일스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풀고도 시간이 남을게 뻔해 보이기에 필연적으로 질질 끄는 요소가 넘쳐날것 같고, 1부보다 짧은 일반적인 90분짜리라면 차라리 1부의 내용을 쳐내서 한편으로 완성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것 같단 말이지.


암튼 전작인 인투더는 상당히 감명깊게 봤었던터라 믿고 질렀는데 역시 세상에 믿을건 없다 라는것만 다시 깨닫는다.

2022년 4월 14일 목요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더빙판 감상

 스포일러가 없는 부분부터 말을 해야겠지.


일단 더빙판만 구매했는데 그냥 삼천원 더 써서 더빙+자막판을 구매할걸 그랬다. 디즈니랑 다르게 소니는 더빙에 그다지 신경을 안 써서 돌려막기가 심한데다 최소한 돌려막기를 하더라도 그 결과물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가장 거슬리는건 노먼 오스본과 초대 스파이더맨인데 샘스파가 불호인 이유는 연기의 문제라기보다는 전작인 파 프롬 홈의 미스테리오와 성우가 같기 때문에 자꾸만 느낌이 겹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파 프롬 홈의 더빙을 안 들었더라면 전혀 별로일 상황이 아닐텐데 하필이면 성우가 겹쳐서 그것도 오프닝 초반에 미스테리오가 스파이디의 정체를 고발하는 장면이 나오니까 머리 속에서 이미지를 지우기가 힘들다. 이걸 무시하고 즐기기가 힘들다 보니 계속 쟨 미스테리오가 아냐. 다른 사람이야 라고 인지를 해야 하는 바람에 큰 걸림돌로 느껴졌다.


그리고 노먼 오스본 성우는 노먼 오스본일때의 유약한 모습의 연기는 매우 좋았는데 그린 고블린일때의 연기에서는 광기와 무게감이 부족했다. 차라리 가면에서 말을 하던 변조된 톤을 썼더라면 좋았을텐데 그 부분은 좀 아쉽다.


빌런들이 많이 등장하는 관계로 남성 성우가 중요한데 딱히 두각을 보인 연기가 느껴지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비중상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라 사실 아무래도 좋은 부분이다.


액션은 아쉬웠고, 대신 cg는 훌륭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본편 영화에 버금가는 연출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액션은 빈약한 홈커밍에서 좀 나아진 파프롬홈을 거쳐 다시 빈약해지는건 대체 뭔가 싶다. 액션이 약하면 도와줄 사람을 붙였어야 하지 않나?


영화는 스파이더맨 팬에게,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팬에게, 스파이더맨 영화 팬들에게 축복과 선물과도 같은 영화이나 여전히 개연성에서는 나사 빠진 구조를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니까 주의.


일단 가장 문제삼고 싶은 점은 톰스파를 틴스파로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된 요소들이 마음에 안 든다. 틴스파이디로서 자꾸만 피터 파커가 생각없이 행동하고 어리숙하고 무분별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데 이게 가장 심했던 것이 파프롬홈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대량 살상 병기로 공격을 하게 하고 이 위험한 것을 남에게 넘겨줘서 그것들을 수습해야만 했다.


노웨이홈도 그 점에선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문제의 발단은 미스테리오의 거짓말이지만 거짓을 해명하기 보다는 숨는데 급급했고 그 결과 대학입시에서 떨어져서 멀티버스를 여는 결과를 가져온다. 대체 미국의 대학입시가 뭐길래 멀티버스까지 연단 말인가.


톰스파는 이상한 박사를 찾아가고 망각의 주문을 걸어 모든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란 사실을 잊게 하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터의 수다 때문에 주문이 꼬이게 되고 그 주문을 봉인하는 바람에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넘어 오게 된다.


망각의 주문을 외우는 것을 방해하는 톰스파의 모습은 그야말로 생각 없는 철부지 어린아이의 모습이다. 히어로의 무게보다는 그저 날 알아주는 주변인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에 연속해서 방해를 하고 그 결과 세상을 뒤흔드는 결과를 만든다.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중요도 차이를 모를리가 없다. 이미 홈커밍에서 벌처에게 정체를 들켰기 때문에 위기가 찾아 왔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웨이홈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너무나 불성실하고 경박한 바램과 생각없는 행동 때문에 사건이 찾아오게 되는데 이는 이전 스파이디 영화에서 피터 파커가 가지게 되는 문제와는 결을 달리 한다. 최소한 파 프롬 홈은 이디스를 아무 생각 없이 건네주긴 했어도 미스테리오라는 빌런은 토니에 의해 자연발생했는데 이번 노 웨이 홈의 빌런들은 톰스파가 다른 차원의 빌런들을 끌어들인거다. 문제의 원인 이전에 빌런 탄생의 원인이 되고 만다. 마치 빌런 제조기라 불리는 토니 스타크와 같은 행적이 된 것이다.


게다가 타임 스톤이 없어서 시간을 거스를수 없다는 것 치고는 망각의 주문의 디메리트 효과가 차원을 넘는 정도가 아니라 시간을 제멋대로 건너 뛰어 죽었다고 기억되는 인물들까지 끌어온다. 피터 파커인지 모르게 해달라는 주문의 봉인 여파가 대체 왜 아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지도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데 심지어 시간마저 뛰어넘었다. 스페이스 스톤도 타임 스톤도 슈트와 타임머신 없이 핌입자만으로는 하지 못 한 일을 주문 하나로 이뤄낸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가 세상을 반쪽내는걸 잊게 해달라고 하면 되는것 아니었을까? 토니 스타크가 죽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잊어 버린다고 해서 토니 스타크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닐터인데 피터 파커를 잊게 해달라고 해서 모든게 해결되는 것은 곰곰히 생각해 봐도 개연성만 터져 나간것에 불과하다.


어쨌거나 이런 논리적인 고민을 해 봐야 결국 픽션이고 영화인데 라는 소리로 묻히기 쉽상이니 그건 그만 건너뛰고 그 뒤의 행적으로 넘어가 본다. 빌런들이 넘어왔고 이들을 가두어서 원래 세계로 보내려 하는 이상한 박사의 야망을 숙모의 말 한마디에 스파이디가 저지하게 된다. 솔직히 홈커밍,파프롬홈에서도 숙모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고 해피 호건과 연애하는 것만 기억에 남았는데 노 웨이 홈에서 뭘 하던 사람인지를 알게 되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아무튼 이 숙모는 자꾸 피터 파커를 꼬드기고 그 결과 피터 파커는 빌런들을 놓아주게 된다.


빌런 갱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노먼 오스본과 스파이디는 문어 박사에게 자유를 가져다 주고 그 다음으로 배터리맨과 노먼 오스본을 치료 하려 하나 내면에 숨어 있던 그린 고블린의 통수로 인하여 빌런들이 죄다 자유를 위해 뛰쳐 나온다.


.....솔직히 이 영화는 뜯어 보면 개연성이 너무나도 개판인게 굳이? 굳이 이 시점에서 이랬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은 녀석은 배터리맨이 가장 그러기 싫어했다. 모래알은 돌아가고 싶어했고 나머지는 그러고 싶었는지 아닌지는 좀 애매한데 나중에 돌아가지 못 하게 하려 했던 걸 생각하면 모래알 빼곤 다들 목적이 같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풀려난 시점에서 기회를 보고 그냥 도망치면 되는데 그러지 않고 그냥 순순히 따라간다. 문어 박사는 나노머신에 구속된 상태라 싸울수는 없고 모래알은 돌아가고 싶으니 따라갈 뿐이긴 한데 그렇다 해도 톰스파 vs 고블린,배터리,공룡인 상태라 여기에 샌드맨이 스파이디에게 붙어 참전한다 쳐도 2:3이다. 좋게 좋게 봐서 나노머신으로 조종 할 경우 3:3도 가능할수는 있겠으나 그렇다 쳐도 갑작스런 기습으로는 스파이디를 쉽게 제압하고 도망치는 것도 가능할텐데 왜 굳이 호건의 아파트까지 가야 했는가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 뿐만 아니라 왜 호건의 아파트에 스타크의 유산인 아크 리액터를 가진 분석기가 있는지. 그걸 어떻게 알고 거기까지 따라 갈 생각을 한 것인지 너무나도 작위적인 구성 때문에 이야기는 순수하게 받아들여지기가 힘들다.


이야기의 내용이 구원인터라 어차피 나노머신으로 구속된 닥터 옥타비우스는 빌런들이 뛰쳐나가 이야기가 진행되더라도 여전히 붙잡혀 있을테니 구원 할 타이밍이 여기 밖에 없기 때문인거 같은데 이 빌런들을 끌어들이고 누구는 가슴팍에 충전기를 꽂고 누구는 약을 만들고 그걸 순순히 받아들여서 하는게 너무나도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빌런들 뒷치기로 숙모가 죽게 되고 큰힘큰책임을 전달하는데 솔직히 이 부분은 너무 억지스러웠다. 왜 그 시점에서 숙모가 망치를 들고 있었는지 뭐하러 대적하고 있었는지. 물론 조카가 위기에 처했으니 구해주고 싶기야 하겠지만 숙모는 큰 힘이 없잖아. 샘스파 벤 삼촌은 강도를 막아섰다 죽었지 녹색괴물을 막다가 죽진 않았는데 힘의 차이가 너무나도 명확한 상황에 공격 한번 한것도 아니라서 이 죽음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이 부분이 짠해야 하는데 그리 짠하지 못 해서 마치 업계에서 말해면 안 되는 대사 top 3처럼 비추어지는 것이 좀 그렇다. 1위 해치웠나? 2위 오늘은 큰 일 없이 끝나나요? 3위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단다. 축하드립니다. 절대로 말하면 안 되는 대사에 올랐습니다. 짠해야 할 상황에 저 멘트가 저주받은 멘트가 아닐런지부터 고민하게 만드는데 그만큼 상황이 너무나도 작위적으로 느껴져서 그럴 것이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톰스파의 얼굴에는 소년다운 앳된 모습이 사라지고 굳어버린 얼굴의 청년, 혹은 성년의 모습이 자리잡는데 그만큼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표현하는 듯 하다.

실의와 절망에 빠진 피터를 찾으려는 엠제이랑 뚱땡이는 자신도 모르게 각성 해 버린 소서러의 힘을 이용해 피터와 피터를 찾아 피터에게 데려간다. 세상에 마법사가 너무 많아.


여기서 가장 재미없는 스파이디간의 만담이 이어지는데 정적이고 걍 라떼는 말야 하는거 뿐이라 별 재미도 의미도 없었는데 최소한 뚱땡이가 어벤저스 이야기를 꺼내고 컴퓨터로 어벤저스1,2 사건을 보여줬더라면 반응이라도 좀 재미있었을 것을 나는 검은색 슬라임 외계임이랑 싸웠어 저는 보석광 보라색 외계인이랑 싸웠어요 하니까 나만 외계인 없어 하는 어스파를 넌 어메이징 하잖아 라며 다독이는 장면은 좀 뿜긴 했다. 사실 외계인과 싸우고 못 싸우고가 문제가 아니라 너는 3편이 없지.


그렇게 빌런들 교화 작전을 마치고 방송에서 커밍아웃을 하는데 화면에서 자유의 여신상이 비브라늄 방패를 들고 있는 걸 보며 1피터와 2피터는 이거 보고 이상한 점을 아무것도 못 느꼈다고? 라는 의문밖에 안 나왔다. 자유의 여신상이 방패를 들고 있더라니깐? 왜 아무도 그 사실을 지적하지 않는건데!!


 자유를 찾아 빌런들이 행차하시고 서로 싸우다가 우리 존나 못 싸우는데요? 하고 난 원래 솔플만 뛰어, 나두나두 이러다가 에헴 제가 팀업 선배로서 말씀드리자면 라떼는 어벤저스가 이러는데 아무도 어벤저스가 뭔지 모르는거 보고 좀 황당했다. 어벤저스가 없다면 썬더볼츠도 없을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여기 톰스파 차원에선 오스본이 없으니 썬더볼츠가 생긴다면 제모의 썬더볼츠가 한계이긴 한데 기왕 고블린 살려서 보낼거라면 거기도 썬더볼츠가 생기게끔 어벤저스가 있어야 하지 않나? 이미 끝나버린 샘스파에다 스파이디 캐릭터 가지고 디즈니가 뭘 더 할리도 없어서 그런걸수도 있으나 상황은 언제든 변할수도 있기에 이 부분을 단정적으로 모르는데? 로 넘어간건 좀 그랬다. 차라리 아 호크아이가 리더인 그 팀? 에? 루크 케이지가 아니라요? 이러면 톰스파도 네? 하고 서로 놀라는게 재밌었을텐데 말이지.


여기가 빌런들이랑 싸우는 액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거늘... 재미 대가리가 하나도 없고 멋도 긴장감도 화끈함도 없어서 그냥 하나 하나 고쳐주는구나로 넘어가고 마지막에 고블린과 전투는 본 것 같은 장면이 나오는데 이전 영화에 있었던 부분인가? 싶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아무튼 결국 하나하나 다 고쳐주고 근데 이 사태가 수습이 안 돼 우리 다 망해! 이러니 모든 사람들이 절 잊게 해 주세요 로 해결되고 피터 파커를 잊어 버리게 된 상황이 되니 내가 널 찾아갈게 이러는거 보고 미츠바 제인을 만나러 가는 타키 파커의 노웨 이홈은 이 떠오르는건 나 뿐인가. 결국 모든 사람들이 피터 파커를 잊어 버리는데 이게 한국이었으면 그래도 입영통지서는 날아왔겠지. 국방부는 널 잊지 않아요. 쌀국이라서 잊는게 가능한거야. 민증 까면 다 나온다고.


디지털 기록 매체의 흔적마저 싸그리 날려버리는 어마무시한 망각 마법을 사람들이 알았더라면 인터넷에 박제된 부끄러운 사진이나 정치인의 개소리나 존재해서는 안 되는 케모노프렌즈 2기의 기억도 다 날려줄수 있다는 건데 이쯤되면 이상한 박사는 마법사라기 보다는 디지털 장의사에 가까워 보인다. 이걸로 돈 좀 만질수 있을 거 같은데 사실 웡 몰래 한탕 하다가 건드린게 쌓이고 쌓여서 터지고 만게 아닐까? 스파이디는 그저 마지막 고객으로 대학입시 문제를 해결하려던것 뿐인데 말이지.


영화 전체적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톰스파가 상실을 겪고 히어로로서 독립하는 과정을 잘 그려낸 영화다. 슈트없이 아무것도 아니면 슈트를 가져선 안 되는 유산상속드라마 홈커밍에 이어 왠지 줘선 안 될것 같은 대량살상병기를 건네받자 말자 당근마켓에 올린듯한 쿨거래 파프롬홈에서 고난과 역경은 있었지만 독립은 하지 못 했고 상실을 통해 성장하지도 않았는데 드디어 겨우 노웨이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고 히어로의 일에 충실하게 되었다. 또한 기존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안타깝고 아쉬웠을법한 점들을 긁어내는 빌런의 구원을 이루고 스파이디가 이루지 못 했던 과거의 아픈 기억도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기는 한다. 톰스파 빼고 다 행복해지는 영화인데 문어 박사가 저주받은 아크리액터를 가지고 가 버렸으니 분명 그쪽 세계는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근데 이렇게 살아 돌아간 사람이 많으면 그쪽의 시간선은 엉망이 되고 마는게 아닌가? 어차피 지들 디즈니꺼 아니라고 그쪽 차원 알바 아님 이러는거면 좀 너무 성의없지. 그나저나 그린고블린이 개심해서 살아 돌아가면 그쪽 세계의 해리 오스본은 어찌되는건가. 살아 돌아 갔는데 시간은 몇년이 지났고 아들은 이미 죽어있는건가 아니면 아빠다이로 흑화될 일이 없어서 안 죽게 되는건가.


 그만큼 이 영화는 군데군데 허술한 점도 많아서 파프롬홈 만큼 거슬리는건 아니지만 홈커밍만큼 매끄럽지 않은 것이 아쉽다. 위기가 찾아오게 되는 원인들이 너무 작위적이라 충분히 다듬었어야 했을텐데 그만큼 스토리 작가들에게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건지 안타까울 뿐이다.


쿠키영상으로는 베놈과 이상한박사 영화가 나오는데 베놈은 솔직히 뜬금없는데 그걸 톰스파 차원에 놓고 간다고? 근데 기대는 안 되네 라는 생각만 든다. 후속작 나온다면야 상관없는데 그게 아니라면 의미 없지. 게다가 디즈니-마블이 만드는게 아니라면 소니는 영화 조지기 선수니까 더더욱 기대는 안 되고. 이상한 박사 영화는 디즈니꺼니까 극장 개봉 이후 한 2~3달쯤 지나면 디플에 뜨려나.

2019년 9월 11일 수요일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더빙판 감상

마블의 MCU에는 실망을 심하게 해서 파 프롬 홈은 그냥 싸게 보려고 소장용이 아닌 걸로 구매하려 했다.

그런데 그저께 케이블기사가 케이블TV수신기를 교체하고 VOD쿠폰 5천원을 넣어 줬고, 심지어 오늘 11일 한정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소장용을 구매하면 그대로 9900원을 돌려주기에 소장용으로 구매 하게 되었다.


감상은 액션이 충만하고 CG가 매우 화려하며 재미있지만 개연성은 걸레가 되었고 MCU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아이언맨 따까리 영화

더빙판은 좀 안 좋았다. 솔직한 감정으로는 나쁘다고 말하고 싶다. 성우 돌려막기가 너무 심하다.

메인 성우 자체는 MCU 영화 그대로 옮겨 왔다. 그 부분은 문제가 없다. 연기가 약간 좀 생생한 느낌이 덜 한게 오디오 녹음 문제인가 싶긴 한데 그 부분도 좀 아쉽고. 특히 연기 부분에서 제일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 중 하나는 CG를 담당하는 적이 홀로그램이 깨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깨지고 있네 수준으로 덤덤하게 말하는게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이다. 들키면 끝장나는거 아니었나?

일단 가장 아쉬운 성우 돌려막기는 최소한 메인 성우를 가지고 돌려막기는 안 해서 집중하기 좋게 만든건 괜찮다. 조연들 성우만 돌려먹은거니까. 근데 스파이디(인투더버스 파커 김기철)가 스파이디 숙모를 꼬시는 걸 보고 있으려니 기분이 이상하고 남자 조연 성우 돌려막기가 너무 심해서 차이를 느끼기도 힘들다보니 몰입을 방해하고, 거기다 MCU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홍시호 성우이고 스크럴의 탈로스 성우는 캡틴 마블에서 이봉준님이 하셨는데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 배역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이 매우 아쉽다. J 조나 제임슨 성우는 닉 퓨리의 김기현님 같은데 잘 어울린것 같다. 애니메이션판은 김환진님이겠지만 이 부분은 바뀌어도 별로 어색함이 없었다. 네드 성우는 박성태 성우로 알고 있었는데 인피니티워에서 아주 잠시 나온 것 뿐이지만 매우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파프롬홈에서는 누군지 모르겠다. 네드답지 않다고 느껴진다. 메인은 챙겼지만 서브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미스테리오 성우 강수진 성우분의 연기는 매우 좋았다. 선역과 악역을 오고가는 부분에서 보여주는 갭이 정말 좋았다.

CG는 매우 뛰어나서 스파이디가 스파이더 센서를 각성하는 부분 말고는 아무 문제가 없다. 스파이더 센서를 각성하는 부분은 너무 심심하게 표현했는데 마치 초음파나 명경지수의 표현처럼 파장을 내보내며 상대의 존재를 느끼는 것이었다면 나았을텐데 이 부분이 너무 별 느낌이 없었다. 그 외에는 마치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듯이 전방위적 입체적으로 넓고도 다양하며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CG의 홍수를 보여준다.

전투도 단순하게 화려한것 뿐만 아니라 홈커밍에서 지적했던 건물을 오고가는 액션 및 톰 홀랜드의 강점인 체조 경력을 통한 아크로바틱 액션을 살린 곤돌라를 뛰어넘는 부분 등 많은 부분에서 일신했으며 웹슈터를 사용한 액션도 웹슈터를 사용하지 않은 액션도 전부 걸출하게 뽑아냈다.

특히 몇몇 동작은 스파이더맨 게임이나 스파이더맨 인투더 스파이더버스에서 나온 장면도 나오는데 아마 코믹스에 있었던 거겠지. 그런 부분도 보면서 정말 쩔게 뽑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직까지도 격투씬은 거의 없다시피하는데 그 부분은 좀 아쉽다. 1대랑 2대가 대인전 위주였다면 3대 톰 홀랜드는 벌처의 하이테크놀로지, 미스테리오의 드론 등 대인 격투전과는 거리가 멀다.

전개 자체는 홈커밍처럼 빌런에게 당함 ->상처와 고난을 겪지만 노템 상태로 극복 이라는 홈커밍 방식을 그대로 가져 왔는데 좀 뭐랄까 진부하다. 노템상태로 깨는건 이미 두번 보여줬으니 다음 편에는 풀템 상태로 업그레이드 빠방하게 해서 이겼으면 좋겠다.




이하는 배우랑 스토리 문제 이야기 할거라서 스포 주의


스포 주의.


톰 홀랜드는 좋았다. 토비 맥과이어만큼 피터 파커 스파이디의 몰입은 덜 하지만 톰 홀랜드의 풋풋함은 MJ와의 연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감에 있어서는 나쁘지 않았다. 스파이디 액션을 제대로 소화하는 부분은 홈커밍보다도 좋았다. 뭐 별로 할 말은 없는게 불만이 없어서다.

다만 가장 이해가 안 가는 점은 홈커밍에서 리즈에게 반한 것도 사실 별로 이해는 안 되는데 이번엔 MJ에게 반한다. 그런데 그 과정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왜 반했는지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네드는 비중이 줄어든건 환영이다. 솔직히 홈커밍에서 끼어드는건 당췌 이해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적당히 연애문제로 뺀건 괜찮았다. 솔직히 성우 연기도 좀 애매해서 비중이 줄어든게 다행이었다.

MJ는 아싸 독설가를 유지하면서 피터와 연애라인을 구축하는데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점을 보였지만 솔직히 홈커밍 리즈보다도 못 했다. 리즈는 스파이디를 좋아하고 스파이디는 파커지만 그걸 들킬수 없었고, 그렇게 리즈에게 가까워 지려 하지만 리즈 아빠가 벌처였고 서로 맞물리는 관계 속에서 얽히고 얽힌 점이 긴장감과 궁금증을 준 반면 MJ와 파커 러브 라인은 아무런 기대감도 궁금증도 긴장감도 없었다.

플래시 톰슨은 왠지 파 프롬 홈에서 다음 작품을 위해 띄워주기가 예정 된 듯 싶은데 스파이디 빠돌이에 엄마를 그리워하는 요소는 TV 애니메이션 스파이디와 좀 비슷한 체제로 가는 느낌. 그래서 플래시 톰슨에게 왠지 동정표가 간다. 사실 뚱땡이 조력자 보다는 베놈이나 안티 베놈으로 넣는게 더 낫기도 하고.


미스테리오는 좀 애매했는데 전작의 벌처는 처음부터 끝까지 본연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반면 미스테리오는 선역인척 하는 악역인터라 속내를 보여주지 못 했다는 점은 그렇다 쳐도 반 토니 패밀리를 줄줄 늘어놓는터라 미스테리오만의 어둠을 보여주지는 못 했다. CG를 잘 활용해서 스파이디를 속여 먹긴 했지만 그게 함정을 파 두고 반전을 보여 주는 느낌은 아닌터라 깊은 맛이 부족했다. 감정선이든 교활함이든 뭐든간에.


내용면으로 넘어가서 나는 파프롬홈에서 개연성이 걸레가 되었다고 했는데 이 영화는 정말 개연성이 엉망이다.


1. 왜 이디스인가?

일단 토니는 아이언맨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군사적인 목적과는 거리를 뒀다. 슈트를 양산하고 헐크 버스터를 만들어도 그것은 군사적인 목적은 아니었는데 인공위성에서 드론을 사출하여 공격하는 시스템? 그렇다 치자. 근데 대인살상과 해킹에 특화 되어 있는 이디스가 뭔 쓸모인가? 인피니티워를 거쳐 엔드게임까지 간 토니 스타크에게 있어서 숙적은 타노스인데 이디스는 지나치게도 지구인 한정의 기능만 탑재되어 있다. 차라리 인공위성에서 레이저를 쏴 대는거면 그럴싸 할 텐데 하는 일이라고는 살상용 드론을 날려대는게 전부다. 그것도 수거 할 때는 다시 위성으로 돌아가는데 장난하나. 그런 물건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 당연히 전지구적으로 난리가 난다. 1인용 대국가적 살상병기라니. 토니는 아이언맨2에서 아이언슈트가 자신에게 있다는 것 만으로 억지력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이디스의 기능은 그냥 프로젝트 인사이트의 재림이다. 이걸 심지어 폐기한 것도 아니라서 더 문제다. 결말 후에도 피터에겐 여전히 이디스가 남아 있다.

더군다나 이걸 왜 미스테리오가 노리는지 이유도 알 수가 없다. 이미 술집 씬에서 보여준 부분을 보면 이디스의 드론이나 미스테리오가 쓰는 드론이나 똑같다. 단지 숫자와 양. 그리고 약간의 기능적인 부분만 다를 뿐이다. 지금까지 이디스 없어서 그 난리를 못 핀것도 아닌데 이디스를 가지기 위해 피터를 노린 계획은 상당히 어설퍼도 너무 어설프다. 물론 토니에 대한 복수심이라는 측면이라면 이해가 안 가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의미가 없다. 차라리 그럴거면 토니 스타크의 이미지를 추락 시켜야지 피터 파커를 추락 시킬 필요가 없었다.

왜 미스테리오인지도 알 수가 없다. 피터 파커가 이디스의 주인을 미스테리오로 생각했는데 문제는 미스테리오가 환상으로 보여준 능력을 보면 거의 닥터 스트레인지급이다. 더군다나 엘레멘탈을 상대로 스파이더의 웹슈터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는데 물론 환상이니 당연한거지만 이디스가 먹힐거라 생각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엘레멘탈을 상대로 이디스가 먹힐 거였으면 애초에 불의 엘레멘탈을 상대로 이디스를 불렀어야지. 그런데 쓰지 않았다. 대체 왜? 미스테리오에게 줘 봤자 능력의 종류가 다른데다 필요도 없었을텐데 이걸 왜 미스테리오에게 넘겼는지 알 수가 없다.

더군다나 이디스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홈커밍에서 초보자 모드를 해제한 뒤에 실수 연발이야 정확한 기능을 몰랐으니 그랬다 쳐도 이디스가 민간인을 타겟으로 죽이려 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이해가 가지 않으며 후반부에 미스테리오가 왜 공격을 안 하는거야! 라는 말에 조작자가 피해 범위에 있다는 언급을 하면서 브래드를 공격 할 때는 버스에 둘 다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낌 없이 공격했다. 버스가 터졌다면 당연히 둘 다 위험했다. 히어로가 이런 무기를 쓴다고? 민간인을 거리낌 없이 공격하는 무기를? 이건 아이언맨의 정체성도 망가뜨렸지만 스파이더맨에 억지로 낑겨넣기 위한 억지 설정이다. 히어로성을 무너뜨린거다. 더군다나 중간에 닉 퓨리가 스파이디를 힐난하기 위해 스쿨버스를 공격한 니가? 라며 스파이디를 지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데 이디스만 없었더라면 당연히 이어지지 않을 부분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이디스를 스파이디에게 넘기는 듯한 묘사는 엔드게임에서 보여진 토니의 모습을 보면 유추하기가 매우 어렵다. 스파이디가 돌아 올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이상 모두 돌아와 인피니티 스톤으로 사람들을 되돌리자 마자 타노스가 쳐들어 오고 그 전투로부터 죽었기에 넘겨주려 하는 타이밍조차 없었기 때문에 이는 차라리 닉 퓨리가 스파이디를 신뢰하였고, 그래서 닉 퓨리가 만든 이디스를 토니가 줬다고 거짓말을 하며 스파이디에게 넘겼다면 이디스 프로그램의 대인살상 및 해킹 성격은 프로젝트 인사이트를 비록 속아서 하긴 했어도 찬성했던 닉 퓨리의 성향과 맞으므로 당위성은 맞아 떨어진다. 그런데 토니 스타크의 이름으로 넘겨주었고 그로 인해 토니의 히어로성이 추락 하였으므로 이는 잘못된 전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이디스는 엔드게임 사망 전에 만들어 졌으므로 당연히 토니는 이디스를 타노스 2차전의 타노스 군대를 상대로 사용 했어야 했다. 단말기가 없어도 이디스 드론을 사용하며 공격을 지정하는 미스테리오의 묘사를 하였고, 아이언맨 슈트는 항상 AI로부터 보조를 받고 있었기에 이디스 접근 권한이 오로지 그 안경에만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아이언맨3에서 자비스에게 명령을 내려 집에 있던 아이언 슈트들을 전부 불러 들였던 것 처럼 AI비서로부터 이디스를 호출 하는 것은 토니의 성격을 생각 해 보면 자연스럽지만 엔드게임에서는 등장하지 않았기에 왜 이제와서 이디스? 라는 의문을 떨칠수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디스는 개연성이 없어도 너무 없다. 심지어 이디스를 빼도 이야기의 전개는 무리가 없는데 왜 이디스여야 했나 하는 당위성이 없다. 단지 아이언맨을 개입시키기 위함일 뿐이며 피터 파커의 실수로 괴로워 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 할 뿐 이디스여야만 하는 점은 전혀 없다.


2. 왜 피터 파커는 싸움을 피하는가?

작중 피터 파커는 다른 히어로를 언급하면서 왜 내가 싸워야 하나요 라며 자꾸 싸움을 피하려 하며 심지어 여행 중 슈트도 놔두고 가려 한다. 그런 주제에 웹슈터는 챙겨 갔지만. 그리고 항상 이야기 하는건 친절한 이웃이라며 자꾸 범위를 좁히려 한다.

아이언맨3에서 토니 스타크는 뉴욕의 어벤저스1 전투에서의 후유증으로 불안증을 겪었었다. 그래서 그 이유는 잘 설명 되어 있고, 전개도 납득 될 만큼 연결이 된다.

하지만 파 프롬 홈에서 피터가 전투를 피하려 하는 이유는 제대로 설명이 되어 있지 않다. 차기 아이언맨은 누구인가요? 라는 압박감에서 피하려는 모습이었다면 그 부분을 잘 설명 했어야만 했다. 허나 이 영화에서 그런 표현은 없다고 봐야 한다.

전투의 공포감이나 히어로의 무게감, 아이언맨의 후계자 압박을 제대로 묘사를 하지 못 했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위험에 빠질 뻔 함에도 전투를 피하는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3. 미스테리오의 환상은 정말 눈치 챌 수 없는 영역이었나?

불의 엘레멘탈 전투에서 그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스파이디가 바위를 던져서 맞추는거나 건물이 무너져서 목재가 박히는 것이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드론이라 하더라도 바위를 버틸 수는 없었을테니까. 허나 드론을 확인하게 된 것은 그것이 아닌 관람차로 날린 웹슈터에 드론이 달라 붙은 것으로 대체를 해 버렸다.

더군다나 스파이디가 술이나 한잔 하자는 미스테리오의 제안에 응하여 들어간 술집에서

둘 다 히어로 슈트를 입은채로 있는데 왜 그걸 당연시하게 여기는거지? 설령 미스테리오의 환상으로 조작된 주변 환경이라 할 지언정 민간인에게 슈트 입은 맨 얼굴을 내 보인다고? 당연히 슈트를 벗은채로 만났어야 하는거 아닌가?

또한 스크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 알아챈다고? 스크럴의 능력 중 상대방으로 변신하는 능력은 위조를 하기 위해 최근의 기억을 읽어 낼 수 있는 부분이고, 이는 금새 미스테리오의 의중을 읽어 낼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물론 그렇게 하면 금새 미스테리오의 정체를 알아 낼 수 있었으니 들키겠지만 오히려 이 점을 이용해서 대놓고 닉 퓨리(탈로스)가 미스테리오의 타겟이 되고, 탈로스와 스파이디가 서로 미스테리오를 공격하거나 탈로스가 스파이디(1대나 2대)로 변신해서 미스테리오의 시선을 돌리는 등 팬서비스를 할 수도 있었을것이다. 오히려 이야기를 너무 단순하게 굴리다 보니 재밌게 쓸 요소도 단순해지고, 복잡하게 끌어야 할 부분도 허술해지고 말았다.

더군다나 미스테리오가 공개한 스파이디의 정체는 사실 미스테리오가 아니더라도 밝혀질이유가 몇가지나 된다.

첫째로 피에스타 가면만 쓰고 건물 사이 사이를 오갔을 때. 토비 맥과이어 시절의 스파이디라면 모를까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걸 보고 녹화 안 할 수가 있나? 옷을 바꾼 것도 아니고 가면만 쓰고 가방도 같은 걸 그대로 걸치고 있었는데 동영상이 밝혀지면 누군지 금방 밝혀졌을 것이다.

둘째로 가면을 벗은채로 엠제이와 만났을 때. 그때 주변에 차량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차량용 CCTV를 통해 녹화 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로 나이트몽키 슈트를 입은채로 기절 해 네덜란드에 갔으니 네덜란드 유치장 간수는 정체를 알았을 것이다.


그 외에도 히어로 슈트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왜 망 보는 사람이 없어서 브래드가 보게 만들었으며 단순히 입어보는 정도면 그냥 옷 위에 덧입어도 될 것을 왜 벗으라 했는지 당위성이 없으며, 왜 미스테리오 같은 이능력자를 베를린 인터폴에 불렀는지도 알 수 없고, 비유하자면 닥터 스트레인지를 인터폴 지부에 초대한건데 이게 말이 되나? 쉴드가 그렇게 허술한 조직이었나? 토니에게 적대적인 사람은 미스테리오를 비롯한 2명 정도만 직접적인 이유가 표현되고 나머진 대체 왜 토니에게 적대적인지도 알 수가 없다.


이야기에 필요 없는 러브 라인, 그리고 아이언맨 라인을 억지로 엮다보니 이야기가 불필요하게 꼬인거다. 그냥 단순하게 히어로의 이야기를 하면 될 것을 히어로 외의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히어로성은 떨어지고, 이야기의 퀄리티도 떨어지고 만다.

그나마 영화의 액션성과 화려함은 전작보다 나으니 화끈한 맛이 있긴 한데 스토리적으로 봤을 때는 전작만도 못 하며 이디스를 그대로 놔둔채로 넘겼기에 아직도 아이언맨의 그늘에서 벗어나질 못 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확정적으로 포스트 아이언맨으로 연출 한 것이 해피가 누구도 아이언맨을 대신 할 수 없어 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언맨과 같은 방식으로 슈트를 만드는 피터에게 아이언맨의 대표곡을 틀어 줌으로서 확정적으로 아이언맨의 후계자를 인정 해 버렸는데 아이언맨을 대체 할 수 없으나 아이언맨을 똑 닮은 히어로라는 것은 대체 뭔 소리냔거다.

MCU와 소니의 결별 소식이 들려 오고 나서 나는 소니로 돌아간 스파이더맨은 어떨것인가 하는 의문은 있었다. 소니의 스파이더맨은 홈커밍보다는 더 액션성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토리가 구렸지.

그런데 지금 보니 MCU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 초창기 MCU는 이야기의 전개가 심플해서 매력적이고 그 나머지를 액션과 CG에서 얻을 수 있었는데 지금의 MCU는 오히려 액션과 CG를 제대로 안 쓰고 이야기를 꼬려다가 개연성을 거덜내는 사례가 넘쳐난터라 오히려 MCU 그늘에 가려지게 만들려는 전략에서 벗어난다면 스파이더맨다운 스파이더맨을 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액션과 CG만으로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니 더 이상 나쁜 소리는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충분히 만족한 영화고 엔드게임은 리뷰를 쓰기 위해서 말고는 보고 싶지 않아서 두번 다시 보지 않았는데, 이 영화는 보고 나서도 액션과 CG가 걸출해서 다시 재생했다. 개인적으로 닥터 스트레인지나 토르3 정도나 이렇게 날 끌어 당겼는데 이런 퀄리티로 나온다면 9900원이 아깝지 않다.

2019년 2월 24일 일요일

스파이더맨 : 인 투 더 스파이더버스 감상.



국내명은 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던데, 그 제목은 왠지 내용과 맞질 않는 것 같아서 그냥 미국제목 쓴다. 영화 뭐 있나 보던 중에 VOD가 올라 왔는데 아주 종류별로 일반 vod랑 소장용 vod에 더빙+자막 패키지 구성까지 있길래 더빙+자막 패키지 구성으로 구매. 너무 재미있어서 나중에 블루레이 나오면 구매 할 생각까지 든다.


과거 고딩때 학교에서 야외 체험 활동 같은거 하다가 끝나서 시간이 남아 친구들이랑 포켓몬 뮤츠의 역습 본 뒤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눈물을 흘린지가 참 오래된 것 같은데 아주 오래된 것 까진 아니고 최근으로 따지자면 '너의 이름은'이나  '메이드 인 어비스'을 보고 눈물을 흘렸었는데 정말 간만에 애니메이션 보고 눈물을 흘려 봤다.


스파이더맨 인 투더 스파이더버스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우연히 거미에 물려서 능력을 갖게 된 영화의 세계관 내에서 2대 스파이더맨 예정이신 마일즈 모랄레즈가 다른 차원을 열려는 킹핀과 그것을 막으려는 1대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의 싸움에 휘말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심화된다.

이 과정에서 1대 스파이더맨이 갑작스런 퇴장을 하고, 이렇다 할 멘토가 없는 상황에서 마일즈는 1대 스파이더맨이 남긴 USB로 차원 장치를 파괴해야 하는 임무만이 남겨졌지만, 임무는 커녕 자기 자신의 능력조차 파악도 못 하고 다루지도 못 하는 상황에서 다른 차원에서 넘어 온 피터.B.파커와 조우하게 되면서 다른 스파이디들과의 만남을 갖게 되고, 킹핀의 계획을 저지하고, 서로의 차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일즈는 스파이더맨으로서 거듭나기 위한 싸움을 그리고 있다.


일단 이 애니메이션의 정말 좋은 점은 스파이더맨의 속성은 그대로 따라가면서 유쾌하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스파이더맨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도 괜찮겠지만, 어차피 대체로는 우연히 거미에 물려서 이하 반복 정도로 간략하게 정리를 하고 넘어가는터라 크게 사전 정보를 요구하지는 않는 편이다.


마일즈 모랄레스의 캐릭터는 갑자기 스파이더맨이 되어 버린 소년의 캐릭터에 충실했고, 그 성장과정을 그려내는 것도 매우 완벽했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이후로 정말 간만에 스파이더맨이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어메이징은 내가 못 봤고, 스파이더맨 TAS도 초반을 못 봐서 사실 PS4 스파이더맨과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거친 뒤로 그리웠던 스파이더맨으로서 각성을 하는 그 짜릿함을 그려낸 작품으로서는 정말 좋은 감각을 보여준다. 하도 울궈먹는 스파이디 시리즈라 각성 장면 안 보여줘도 되지 않아? 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내 입장에선 시빌워에서도 언급 안 했고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도 스킵한 각성 장면이 없이 스토리만 전개 했던 점은 많이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작품이 이러한 각성을 두번 이상 써먹기 힘들다는 점에서 1편을 능가하는 속편이 있기 어렵다는 점인데, 스파이더 트릴로지는 2편에서 열차씬으로 1편을 능가했고, 3편을 종합적으로 말아 먹었으니 뭐 메데타시라고 봐야 하나?

암튼 이 인투더 스파이더버스에서 보여주는 마일즈의 성장 과정은 매우 더디다. 전기방사에 클로킹에 기본적인 스파이디 능력도 포함되어 있는 이 쩌는 소년은 존나 허당스런 행동을 반복함으로서 아... 쟤가 어쩔라고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데, 그렇다고 이 소년이 딱히 건방지거나 무분별해서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도 아니다 보니 참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내게 한다.

스파이더 트릴로지에서는 과묵했고, 어메이징은 수다스러웠고, 아무튼 그 수다스러운 캐릭터를 사람들이 좋아하다보니 홈커밍도 수다스럽기는 했는데, 이 인투더스파이더버스는 그 중간점을 잘 캐치한 것이 이미 숙련자인 피터.B.파커를 수다쟁이로, 성장중인 마일즈를 사정이 있어서 과묵하고 의기소침한 캐릭터로 설정함으로서 스파이더 트릴로지에서 보여주였던 너드같은 점과 어메이징,홈커밍에서 보여주었던 수다스러움을 동시에 잘 잡아 냈다.


또한 그 성장 과정에서 숱하게 스파이더맨의 명언이 오고가긴 하나 결정적으로 마일즈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마일즈를 심리적으로 괴롭힌 원인이었으나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마일즈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결정적으로 각성시키게 된 원동력을 준 아버지와, 심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존재였지만 마일즈에게 큰 고난이기도 했던 삼촌의 말, 그리고 멘토로서는 후지지만 경험자이기에 건네 줄 수 있었던 격언으로 마일즈에게 스파이더맨으로서 자립 할 수 있게끔 발판이 되어 준 피터.B.파커, 그리고 마일즈가 힘든 상황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겪었던 힘든 경험으로 공감대를 이룬 다른 차원의 스파이디들의 모습을 통해 인투더 스파이더버스가 가지는 각성이라는 의미는 기존 스파이더시리즈가 보여주었던 점보다 좀 더 인간적이면서 따스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각성을 하여 자신을 뛰어넘은 마일즈의 모습은 이전까지 너드스럽고 우물우물거리고 미숙하여 웹슈터나 능력도 제대로 다루지 못 하고 그렇기에 자기에게 자신이 없어 주춤하던 것과는 달리 극한으로 자신있어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전율을 자아내는 것이 정말 끝내주었다. 이제서야 너도 한 사람의 스파이디가 되었구나! 하며 상황을 박진감있게 풀어나가는 모습에서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사건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좀 미숙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나 또 그런 어설픈 점도 매력이긴 하니까. 그런 점은 홈커밍 스파이디스런 느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또 마음에 든 부분이라면 비밀을 가진 캐릭터의 경우 감정을 너무 숨기려 하는 경우가 잦은데 이건 풀건 풀고 숨길건 잘 숨겨 놔서 그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다만 극중의 다른 스파이디에 대한 비중은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곁다리에 그쳤는데


일단 그나마 피터.B.파커는 배불뚝이 아재가 되어 자기관리도 안 되고 될대로 되라 인생을 사는 막나가는 스파이디로서 느그 차원이 어떻게 되든 별 관심 없다는 투로 나서지만 그래도 츤츤거리면서 전부 다 자기가 감당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부분은 참 스파이디스럽긴 했고, 현 차원의 피터 파커가 잃어 버린 것과 다른 차원에서 온 B파커가 잃어 버린 것이 교차되어 B파커가 되찾고자 하는 것에 대한 갈망과 망설임을 잘 표현해 내었고, 마지막에 마일즈로부터 도움을 받아 결심을 갖게 되는 것은 똑같이 잃어버린 것에 대한 갈망을 가진 킹핀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뒤로는 다 애매하다. 일단 그웬 스파이디는 꼭 머리를 그 꼬라지로 해야 했나 싶을 정도였고, 다시 생각 해 봐도 그 씬은 좀 뭐랄까 불필요한 구성이었다. 어차피 그웬은 다 알고 있었을텐데 말이지. 게다가 그웬의 포지셔닝도 좀 애매하다. 첫 등장은 존나 예뻤는데, 그 뒤로 뭐 알다시피 걍 쩌리다. 전투 잘 하는 쩌리. 작중의 존재감은 학교 씬이랑 킹핀 연구소 씬 빼면 잘 기억이 안 날 정도.

느와르 스파이더맨은 그나마 얘 혼자 흑백이라 존재감 있고 전투도 쩔게 하니까 아 얘 좀 하는구나 하는 기억은 있는데, 막상 총을 쓰는 모습을 못 봐서 살짝 아쉬웠고, 총 안 쓸거면 얘도 캐릭터 포지션은 좀 애매하지. 그래도 전투는 잘 했으니 뭐.

스파이더 햄은 미국 애니 캐릭터를 그대로 꺼내온 느낌이지만 하필이면 바로 옆에 일본 애니에서 꺼내 온 듯한 캐릭터가 있다보니 그다지 부각이 안 되는 편이었고, 개그스러운 캐릭터여야 하는데 작중에서 개그스런 포인트는 전부 B파커가 다 차지하는데다가, 첫 등장이 묘하게 더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참 애매한 캐릭터. 그나마 전투 스타일은 미국 애니풍이라 캐릭터 이미지는 남기고 가긴 했으나 얘도 캐릭터 포지션은 참 애매하다.







마지막으로 페니 파커

솔직히 내가 얘 때문에 봤지. 위에 니들 때문에 이 애니 본건 아니니까 별 상관 없다.

캐릭터는 기대한 만큼 귀엽게 잘 뽑혀서 좋긴 했는데 비중 뭐 윗애들도 개떡같으니 걍 넘어가야지 뭐. 얘만 좋으면 더 웃기는 일이니까. 다만 막판에 그 씬. 영화 내내 존재감이 너무 없다보니 각자의 캐릭터 설명을 너무 우연히 거미에 물려서 이하 반복이라 이야기의 진행을 끊어 먹지 않기 위해 스킵을 했는데, 그러다 보니 각자의 스토리는 할애하기 힘들지. 나름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넣어 놨는데


페니 파커 자체가 스파이더버스에서 존나 마이너인데다가, 사전 정보를 알 사람들이 많으면 얼마나 많다고. 심지어 인투더 스파이더버스의 페니 파커는 원작과도 그림체가 다르다 보니 이 귀요미에 빠져서 온 사람들은 원작 그림체 알면 실망할게 뻔한 상황이라 애초에 얠 모른다고 봤어야 했다. 그러니까 뭐 아빠의 로봇이고, 누굴 잃었고, 그런 정보는 분명 영화 내에서 제공되긴 했는데 이게 영화 내내 잊혀지기 쉬운 휘발성 데이터다 보니 금방 잊혀져 버리는거라 막판에 우는 모습은 좀 뭐랄까 공감대를 가지기 위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내보내다보니 애매했다. 그리고 일본어는 어차피 미국놈들이라 못 알아 본다고 아무거나 대충 붙여놓은 티가 나다보니 것도 좀 아쉬웠고.


악역은 킹핀에게 나름 스토리가 있었다는 것은 알겠는데 마찬가지로 주역인 마일즈에게만 온갖 비중을 주었듯이 킹핀에게만 포커스가 있다보니, 나머지 빌런들은 얜 대체 뭐지? 라는의문만 들게 되어 이 부분도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스파이더맨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는 캐릭터 포커싱은 확실히 PS4 스파이더맨이 잘 드러냈는데, 그에 비해 이 인투더 스파이더버스는 생략 해 버린 부분이 많아서 아쉬운 부분.



액션씬은 정말 끝내줬는게 영화판이나 게임도 하기 힘든 TV애니메이션에서도 나오기 어려운 연출을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카툰풍의 느낌을 가져 온 거 외에도 영상미는 정말 끝내줬는데 특히 마지막에 마일즈의 각성 후 도시를 질주하는 장면이나 스파이더버스가 마일즈 눈앞에서 흘러가는 모습, 천장에서 내려 오는 희미한 빛에 싸여 거미줄에 매달려 있는 모습 등은 진짜 절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빙과 자막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번역의 질은 자막이 좋다. 위키를 보니 자막판은 영화 자막 그대로인것 같은데 더빙은 영화판 자막과 다르다. 예컨데 막판에 스파이디들을 다른 차원에 돌려 보내는 과정에서 각각의 캐릭터가 드러나는 부분이 있는데 특히 스파이더햄의 경우에는 자막판은 햄:헤어질 때 또 만나요 B파커 :저런건 표절 아냐? 인데, 더빙판은 햄 : 그럼 여기서 안녕. B파커 : 어디서 듣던 대산데 라고 되어 있어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럼 여기서 안녕 이라고 하려 했다면 연기톤이 발랄했어야 했는데 슬픈 톤을 유지 한채로 하다 보니 애매했을수도.

내가 그 놈의 번역 때문에 어벤저스 인피니티워를 일부러 더빙버전으로 VOD를 구매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건 되려 반대의 상황. 어차피 더빙+자막 패키지 구입이라 상관 없긴 한데 더빙만 믿고 더빙판만 샀더라면 진짜 아쉬웠을 것 같다.


성우의 경우 일단 하나 하나 보자면


마일즈의 경우에는 엄상현님이 하셨는데 초반엔 별로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워낙 엄상현님이 하셨던 기존의 작품들 색이 기억에  있다보니 살짝 방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엄상현님 목소리가 소년 틱한 느낌과는 살짝 거리가 있다 보니 가끔 소년 캐릭터로 나오는 경우는 좀 애매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다만 그래도 그걸 감안하고 볼 만한 부분은 갭 프레셔 덕분인데 나중에 안녕하는 파트에서 그 느낌이 쩔어준다. 자막판은 쫌 아쉬운 부분이지.


B파커,또는 오리지널 파커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 김기철님이 맡으셨는데 이 분 배역에 대한 기억을 떠 올려 보면 사실 매칭이 안 되기도 했고, 원래라면 아마 애니메이션인 얼티밋 스파이더맨에서 배역을 맡은 남도형님이 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계속 듣다 보니 괜찮았던 부분이 오리지널 파커에 한정했더라면 남도형님쪽이 우세 했을지 모르겠지만 B파커의 경우 아저씨이다 보니 아저씨 감성을 표출해야 해서 막판에 분위기를 휘어잡는데에는 김기철님이 더 어울렸던것 같다. 특히 MJ를 앞에 두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좀 더 이쪽이 더 와 닿았고. 그래서 비중있는 캐릭터를 잡아 뛰어난 연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다음에 다른 배역을 맡으시면 기존의 캐릭터보다도 B파커가 더 떠오를 것 같기도 하고. 자막판은 뭐랄까 너무 목소리가 거칠고 허스키해서 스파이디의 능글맞음?이 좀 없는 느낌이기도 해서 더빙쪽이 더 우월했다.


그웬의 경우에는 참 무난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자막판의 원래 보이스가 별로이기도 했고,연기의 경우에도 더빙판이 훨씬 나았다. 소녀와 한 20대 사이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는 톤이긴 한데 캐릭터 정신적 성숙도를 감안한 설정인 듯 하다. 성우분인 박선영님의 과거 연기작인 지미 뉴트론의 신디 볼텍스를 생각하면 그보다 연령대가 올라간 톤이라 톤 조절 문제는 아닌것 같기 때문.


스파이디 햄의 경우에는 북미 보이스가 워낙 카툰판 느낌을 잘 살리기도 했고, 능글맞기도 해서 더빙판보다 쪼끔 더 나은듯 하다. 스파이디 햄의 경우에는 고성일님이 아닌 남도형님도 어울렸을듯 싶은데 살짝 아쉬운 부분이다.

느와르 스파이더의 경우에는 북미보이스인 니콜라스 케이지와는 다른 중후하고 멋진 목소리에 안정적인 호흡으로 연기를 한터라 더빙 퀄리티도 더 좋았다.

페니 파커의 경우에는 좀 애매한게 학생 연령대라기 보다는 좀 더 어린 초등학생 같은 느낌이 든다. 위키 데이터대로 성우가 소연님이 맞다면 바넬로피보다도 더 나이가 올라간 연령대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너무 어리고 귀엽다. 반면 북미판 보이스는 귀여우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인데 약간 강아지 톤 같기도 해서 둘 다 일장일단이 있다. 더빙판은 어린 느낌과 특유의 색이 너무 강하고, 북미판은 적당히 어린 느낌에 귀엽기는 한데 약간 옅은 느낌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북미판이 쪼끔 더 좋은 듯.


그 외에 킹핀이 김기현님이었던건 좀 놀라웠는데 목소리 톤이나 기존 배역들을 생각하면 좀 가는 캐릭터를 맡으신터라 이 경우는 킹핀의 폭력성과 무게감을 생각하면 좀 더 묵직한 톤의 성우분이 될 줄 알았건만 아니었다. 떡대 빌런을 연기하셨는데 초반엔 늘 그렇듯 감이 안 오는데 마지막까지 듣다 보면 좀 괜찮다. 그래도 초반을 휘어잡는 포스는 좀 부족했던 것이 전투적이고 폭력적인 느낌이 없어서일듯. 빌런 성우분들 연기는 다 좋았다. 아쉬운건 영화 내 비중일 뿐이지.


그리고 특별히 좋았던 부분은 마일즈의 아버지 역인 제프의 최한님과 애런의 홍진욱님이 좋았던 것이 마일즈와 관련된 씬에서 연기가 엄청나게 좋았다. 특히 홍진욱님은 정체를 알았을 때 그 반응과 감정의 고조를 제대로 표현 했기에 이 부분 때문이라도 더빙판을 봐야 한다고 생각이 될 정도. 인투더 스파이더버스를 보면서 가장 감동해서 눈물을 흘렸던 부분이 홍진욱님과 최한님 연기 파트였었으니까 정말로 강력 추천 한다. 반면 북미판은 별 느낌이 없었던 것이 톤 변화가 없어서 잘 전달이 안 되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고작 2주 걸리고 말았다고 한 점은 많이 아쉽다. 일단 퀄리티만 봐도 아동용 애니메이션 수준의 낮은 퀄리티도 아니고,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나 내용, 성우 더빙의 퀄리티를 생각 하면 너무 아쉬운 상황이다. 스크린에 오래 걸리는 반면 퀄리티는 수준 낮은 영화들에 비하면 이건 입소문 타고 좀 더 롱런 할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더빙판을 준비 못 한 문제인가.


평가는 100점 만점으로 91점 정도. 일단 조연 캐릭터들 비중이 너무 없다는 점이 살짝 아쉽고, BGM도 전반적으로는 살짝 아쉽다. 프라울러 파트와 같이 힘을 준 부분은 확실히 힘이 들어갔는데 그 외에는 인상에 남는 BGM이 없다.

2019년 1월 17일 목요일

배트맨과 스파이디와 와치독스

오픈월드 이야기다.

최근에 와치독스2를 먼저 엔딩 보고, 그 다음 아캄나이트 엔딩을 봤다.


와치독스는 전작의 단점들을 잘 캐치해서 수작으로 만들어 놓았고

아캄나이트는 이 새끼들이 소비자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나 싶을 정도로 개씨발겜이었다. 시리즈를 세번째나 만드는 새끼들이 고작 이딴거나 내는걸 보니 앞으로의 전망이 존나 뻔하다.

일단 이 글은 의식의 흐름으로 대충 진행되며, 스파이디를 집어 넣은 이유는 이 두개를 엔딩 보고 나니 스파이디가 오픈월드를 제작하기 위해 얼마나 참고를 했는지가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아캄나이트는 첫 인상 자체는 준수했다. 쩌는 그래픽에, 존나 간지나는 배트모빌. 그리고 모든 상황에 맞추어 나가는 다양한 공격 모션들, 초현실적이면서도 SF적인 탐정수사모드, 미쳐 날뛰는 빌런들의 도시, 초반에 감옥에서 깐죽대던 민간병에게 공격 버튼을 누르니 잡아서 쳐박아 버리는 상호작용에 쩔게 지리면서 2시간은 만족했다.



....그래. 딱 한 2시간 정도 만족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빌런 새끼들의 끝없는 조롱들, 퍼즐이라면서 타이밍이나 레이싱을 집어쳐 넣는 개씨발같은 구조. 배트슈트가 아닌 난닝구를 입었는지 존나 후달리는 방어력, 기승전배트모빌, 탐정모드에서 수십분을 죽치고 있어야 방 한개를 빠져 나갈 정도로 존나게 불친절한 진행구조. 겁나 불편한 조작체계, 개씨발 리들러



내가 게임에서 하나의 철칙이라고 보는 것이 별 이유가 없는 이상 플레이어를 불쾌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인데 이 병신같은 게임은 시종일관 플레이어를 불쾌하게 만들기만 한다.

거지같은 리들러 퍼즐을 200개 넘게 풀어 놓으니 그냥 진이 빠져서 무시하려니까 시종일관 배트맨은 왜 퍼즐을 안 풀까? 답은 멍청이라서!! 이따구로 도발이나 싸지르고 있고, 스토리 라인에 있는 스케어크로우도 서브미션 진행중인데도 자꾸 도발을 쳐 싸지르고 있다. 플레이 내내 듣는거라곤 개발사가 만든 NPC의 조롱밖에 없는데 씨발 이 겜에 좋은 감정을 가질리가 없지 개발사 병신 새끼들아.


게다가 도시의 사람들을 전부 대피를 시켜 놔서 남은거라곤 소방관하고 경찰밖에 없으니, 아주 드물게 추격전이나 하는 경찰차나 GCPD에 가서 경찰들과 대화를 나눌 때 말고는 좋은 반응을 얻을 수가 없다. 병신 씨발. 천지에 깔린 빌런 새끼들이 죄다 뒷담이나 까고 지랄이고. 뒤지면 뒤지는대로 빌런이 조롱하고 씨발.


일단 이 게임은 병신같은 점이 너무 넘쳐나서 도저히 다 적기도 곤란 할 정도다


첫째로 전투

이 게임은 배트맨의 전투는 은신 위주고, 배트모빌의 전투가 슈팅에 특화되어 있다.

배트맨의 전투는 먼저 주변을 돌면서 적들이 가지고 있는 공격 방식을 무력화 시키고 함정을 파서 스텔스 킬을 노리는 위주로 해야 하는데 가장 좆같은 점은 도구다.

배트맨의 도구는 하등 쓰잘데기없는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심지어 하나의 능력으로 통합시켜도 상관 없을 것을 두개의 능력으로 나눠 놓거나 좆도 쓰잘데기 없는 것들로 넘쳐난다.

예컨데 교란도구는 적들의 무기를 중점적으로 무력화 시킨다. 해킹도구는 기계를 무력화시킨다. 그럼 적이 조종하는 기계는?

해킹도구 따로 교란도구 따로 적용 받는다.

애초에 그냥 해킹도구로 합쳐놔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을 둘로 나눠 놨다. 예컨데 무인기. 아니 뭐 예라고 해 봐야 무인기 정도 뿐인데, 무인기에 해킹도구를 대면 걔는 일정시간 플레이어를 발견 못 한다. 그런데 무인기를 조종하는 녀석에게 다가가 해킹하면 무인기는 원하는 타이밍이 자폭을 시키던지 아니면 적들을 타겟팅해서 무력화 시킬수도 있다. 교란장치는? 그냥 플레이어를 보면 자폭하게 만드는 기능 정도다.

교란장치는 횟수 제한이 있고, 해킹 장치는 자폭을 위해서 사용 할 수 있는 범위 제한이 있다. 그런데 이 범위 제한이 어떤거는 제한이 없다시피 하고 무인기는 4m이내로 접근해야 한다던지 지 멋대로 오락가락이다.

해킹을 할거면 그냥 그걸 해킹을 해서 내걸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빌어 먹은 게임은 온갖 상황을 쪼개 나눠놔서 사람을 엿같게 만든다.


교란장치도 문제인게 해킹장치로 할 수 없는 몇몇것들. 예컨데 포탑을 자폭시키게 만드는건 교란장치만 가능하다. 그래서 포탑을 자폭시키게 하려고 하면 그놈의 횟수제한이 발목을 잡는다. 교란장치를 써야 할 적들은 넘쳐나는데 도구의 횟수 회복은 엄청 더뎌서 한 20분은 지나야 4개가 전부 회복 될 정도다.

게다가 그놈의 교란장치도 어떤건 되고 어떤건 안 되고 어떤건 업그레이드 해야 되고 천차만별이다. 하 씨...바


도구들 대부분이 기능적 한계를 지니고 있고 그걸 전부 업그레이드로 풀어야 한다.  그런데 그걸 굳이 기능으로 막아 놨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막아둬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건 스파이더맨도 마찬가지인게 스파이더맨도 업그레이드를 너무 쪼개놓은 점이 있다.

전투도 배트맨이 너무 물몸이라 적들에게 좀 쳐맞다 보면 그냥 부모 만나러 간다. 반격이 씹사기라 그냥 반격 버튼만 눌러줘도 안 맞기는 하는데 총격엔 답이 없다. 문제는 그거지. 총격과 다굴 그리고 교차패턴

전기충격기를 들고 있거나 메딕에게 버프를 받은 녀석은 주먹을 날리면 되려 감전을 당하니 미리 전기를 벗겨내야 하고, 심지어 리들러 로봇의 경우에는 캣우먼과 대치되는 색이 따로 있어서 빨강은 캣우먼, 파랑은 배트맨만이 때릴 수 있게 만들거나, 덩치들은 망토 휘날리기를 통해서 기절을 시킨 뒤에 때려야 하는데 이 때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러다 보면 주변에서 공격 날아와서 그걸 반격하느라 딜타임 놓치는게 일상이다. 적들의 총기들도 무섭지만 포탑 같은게 있으면 개틀링을 쳐 날리는데 끝이 없이 쏴 대기 때문에 한번 눈에 띄면 그냥 뒤졌다고 보면 된다.

전투가 좀 시원시원스러워야 하는데 암살을 목표로 설계된 디자인이라 너무 쫌스러워서  짜증이 난다. 그렇다고 이걸 전부 암습으로 때워 버리면 걸리는 시간이 문제일 뿐이지 존나 쉽다. 즉 스텔스플레이와 람보식 플레이의 중간을 못 잡았다고 보면 된다. 람보식 플레이는 물몸이라 존나 쎈 맛이 없어서 의미가 없고, 스텔스 플레이는 한방이긴 한데 쫌스럽게 치고 튀고 치고 튀고를 반복해야 해서 시원스런 맛이 없다. 모든 상황에 맞춘 공격모션이 있어 봐야 그걸 시원스럽게 쓰는 맛이 없으니  쓸모가 없다.


이 게임에서 두번째로 문제인 배트모빌은 진짜 심각하다. 대부분의 보스전이 배트모빌인데 그 배트모빌도 추격전 위주다. 레이싱 좆같다고 느끼는 사람은 절대로 이 게임 잡으면 안 된다. 퍼즐부터 보스전까지 레이싱을 쳐 발라 놨다. 특히 이 미친놈의 NPC는 프로 레이서를 고용을 했는지 존나 두터워보이는 장갑차로 퍼펙트하게 코너를 돌아서 아무리 아무리 추격을 해도 적이 코너를 연달아 돌면 뒤쳐지는건 순식간이다. 빌런은 전부 사람 새끼들인데 하나같이 1:1로 싸우는 컨텐츠가 없다. 심지어 있어 봐야 파트너랑 게이지 모아서 공격하는 걸로만 데미지가 들어가니 이것도 스파이더맨과 별 다를게 없다. 아니 차라리 스파이더맨이 훨씬 낫다. 최소한 스파이더맨은 빌런 보스랑은 1:1에 맞춰주려고 노력하긴 했으니까.

세번째로 문제이지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리들러 퍼즐은 너무 지랄맞게 많다. 그것도 상당수가 그냥 찾다보니 나오는게 아니라 길가에 싸돌아 다니는 리들러부하를 심문해서 위치를 알아내야 한다. 문제는 이게 진엔딩에 연관이 있는 점이라는 것이다. 젤다 야숨의 좆같은 사당 퍼즐이나 코로그 똥 퍼즐은 최소한 이게 엔딩에 연관은 없었다.


네번째로 너무나도 불친절한 구성. 조작성은 개 더러워서 몇히트 이상부터 나가는 특수기들은 L2+다른 공격키로 발동이 되는데 문제는 이게 제대로 나가는건지도 의문이 드는 것들이 많고, 어떤 시점에서 나가는지도 불명확해서 그저 화면에 지시가 나오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열심히 공격하다보면 그 지시도 마구잡이로 나타났다 사라지니 도저히 부드럽게 진행 될 구석이 없다.

고담시가 어두워서 물건을 분간하기가 힘들어서 진행이 힘든데다가 게임내 시간이 고담의 가장 우울한 저녁에 국한되어 있어서 뭘 보고 확인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탐정모드는 한술 더 떠서 안 봐도 될 것들을 보여준다. 예컨데 벽 너머 벽 너머 벽 너머의 물건이라던가, 그 정도까지는 안 봐도 된다고. 그런 주제에 어딜 건드려야 이 방에서 나갈 수 있는지까지는 제대로 캐치 해 내질 못 한다. 이게 하도 반복이 되다 보면 또 위에 갈고리 포인트 쳐 넣었겠지. 또 어디 웅크려서 기어가게 만들었겠지 하면서 적응하게 되는데도 탐정 모드로 방을 이동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근데 이게 배트모빌로 이동하면 탐정모드가 적용이 안 되니 내가 찾아야 할 걸 못 찾거나 평지에서 봐야 하니 알기가 어렵고, 갈고리로 올라가서 둘러 보는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이동에 불편함이 너무 크다.

갈고리 포인트도 아래에서 위로 올라 갈 때 갈고리 포인트를 찾아 원하는 곳으로 가는것도 빠듯한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 가는건 아예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활공으로 내려 가면 원하는 위치에 적당히 내려서 달라 붙느냐? 그렇지도 않다. 게임에서 이동이 너무 더럽게 불편하다.

심지어 오픈월드로서 빠른 이동도 없으며 온갖 정보들은 직접 돌아다니면서 확인읗 해야만 맵에 표시가 된다.그런 주제에 각 맵간의 배트모빌 이동은 스토리 퀘스트로 제한을 걸어 두었고, 서브 미션들은 그런거에 상관 없이 진행이 되어 버리기에 예컨데 리들러로부터 캣우먼 구출해야 하는 미션을 진행해야 하지만 배트모빌 이동이 막혀 있어서 배트모빌의 고출력 윈치를 걸어 열어야 하는 구간을 진행을 못 하므로 메인 스토리를 진행 할 때 까지 계속 리들러의 말도 안 되는 조롱이나 들어야 한다.

오픈월드로서 상호작용도 진짜 개판이다. 그나마 스파이더맨보다 나은 점은 맵에 존재하는 잡빌런들을 차로 쳐 버릴 수 있다는 점과 대화패턴이 많다는 것이다. 스파이더맨은 시민들은 그냥 배경 수준이고, 대화라고 해 봐야 그 스토리상으로 들어가는 노숙자쉼터 말고는 대화를 할 곳이 없다.


아무튼 개씨발겜이고 리들러만 남겨놓고 놔두고 있다. 진짜 이 게임 내가 세일이라 만원대에 사긴 했으나 이것도 존나 심하게 돈 아깝다.



이야기는 넘어와서 와치독스2 이야기를 하자.


아캄나이트에 비해 와치독스2는 나름 만족이었다. 대만족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진짜 준수한 편이다.

전작은 복수가 메인테마였던 반면 2는 일종의 경고 메세지에 가깝다. 해킹이 가능한 존재가 사물인터넷 사회를 얼마나 좌지우지 할 수 있는가를 악의 입장에서 행하는 기업에서도 보여주었고, 나름 선인것 같지만 행동짓거리가 악당이기도 한 플레이어의 데드섹 입장에서도 보여주었다. 마음에 안 드는 새끼를 주변 갱단 불러다가 처리 하게 만든다거나, 죄를 뒤집어 씌워서 감옥 보내는 것도 가능하고, 도로를 폭파시키고 교통신호를 교란하고, 정전을 일으키고 ATM기를 조작하고, 도우미 로봇을 조작해서 사람을 치어 버리게 만들거나, 차를 해킹해서 사람을 밀어버리거나, 각종 사물을 해킹해서 과부하를 줘서 폭발시키거나, 개인정보를 빼가거나 이 중에서 몇몇은 1에서도 가능한 일이었지만 2에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행할 수 있다.

특히 2는 1에서 불편했던 점을 대거 수정했다. 1은 유비식 오픈월드의 단점을 그대로 가져온 게임이었는데, 대표적으로 뷰포인트, 쓰잘데기 없는 수집품들을 모아 언락, 재미 더럽게 없는 반복적 서브 미션 투성이들이 대표적.

그래서 2는 뷰포인트 없어져서 처음부터 모든 맵이 보이고 빠른 이동도 가능해졌다. 다만 방식은 아캄나이트처럼 가서 봐야만 내가 찾는게 보이는걸로 되었다. 그래도 빠른 이동이 있으니까 아캄보다는 낫다.

쓰잘데기 없는 수집품 모아서 요소 언락도 이번작에서는 그냥 바로 바로 언락이 가능하게 해 놨다. 예컨데 1에서는 뭐 무기유통을 6번 조사해야 무기 하나가 언락이 되고, 실종자 수색을 다 해야 뭐가 언락이 되고 그런 식이었는데, 2에서 언락 할 것은 스킬을 위한 기반 데이터 수집 정도고 스킬창에서 추적을 하면 위치가 다 나오니까 어려울 것이 없다. 아 대신 음악수집은 1보다 더 어려워졌다. 워낙 맵도 넓어졌고 사람들이 좀 띄엄띄엄 있는 편이라 음악을 틀고 다니는 애들을 찾기가 어렵다.

서브미션들도 달라졌는데 전작의 서브미션인 범죄자 호송 처리나 물건 배달이나 뭐 그런건 그냥 아무런 내용도 없이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반복 정도였다. 도시 명물들도 그냥 돌다 보니 있어서 보는 수준이었고.

2에서는 주행미션은 카풀같은 버디 드라이버 앱으로 돈을 버는 알바 행위인데 각자 다들 사연이 있는 점에서 1보다 좀 더 차이가 생겼고, ATM기 해킹이나 회사가 직원을 감시하고 해고를 하는 것을 지켜주려 하는 미션이라던가 등 미션에 스토리가 많이 들어간 편이다. 도시 명물은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리고 반응을 보는 형식이라 확실히 더 깊어졌다.


1과 다른 이질적인 분위기는 1을 했더라면 감정이입이 살짝 안 되긴 하겠지만 1을 안 해 봤다면 별 문제 없는 부분이라 굳이 단점이라고 할 만한건 아니다. 하지만 1을 해 봐야 이해가 가능한 요소를 대충 집어 넣은건 단점이다. 에이든 피어스는 최소한 뭐 시카고의 그 자경단원? 정도로 넘어가지만 티본은 스토리 내내 관여를 하는데 얘가 뭘 한 인간이란걸 제대로 인지를 안 시켜 놓는다. 아마 1 안 하고 2만 하는 사람이라면 티본이 뭔데 저래? 라고 생각이 될 듯.


캐릭터는 뭐 그렇게 잘 짜여진건 아닌데 전작보다 캐릭터는 늘어나긴 했는데 그것들을 잘 잡아낸 편은 아니었다. 예컨데 개성적인 조력자 미란다 월슨은 자주 나오지 않아서 개성에 비해 존재감의 희박하고, 두샨 네멕은 최종보스지만 똘기가 부족하다. 전작에서의 갱단 보스 할아범이나 미친 동업자, 미친동업자2, 수상조끼 입고 총알 수십발을 견뎌내는 새끼 등 온갖 똘기가 넘쳐나는 것들에 비해선 이 동네는 진짜 평화롭긴 평화롭다. 그리고 악당 새끼들을 안 죽이기도 하고.


안타깝게도 상호작용은 1보다는 많이 늘어나진 않았다. 도우미 로봇이나 차량 해킹이나 지나가는 시민들 중 몇몇과 대화, 팬티만 입고 있으면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웃는다던가, 명물 근처에서 사진을 찍으면 NPC가 반응을 해 준다던가, 개 쓰다듬기랑 춤이나 조롱 구애,인사 등의 이모션 라던지 요소들도 생겨서 확실히 좋긴 하다. 그 이상을 바라는게 너무 욕심인가 싶기도 하지만 전작에서 Ctos를 해킹해서 개인의 사생활을 염탐하던 요소는 이번 작에서는 빠졌고, 원하는 조명만 키고 끈다던지 여전히 다른 시민들의 핸드폰을 해킹해서 문자 멋대로 날리기라던가는 불가능하다. 사실 상호작용의 백미 중 하나는 NPC괴롭히기인지라 NPC를 좀 더 괴롭힐 수 있기를 바랬었다. 물론 추가된 요소들로도 얼마든지 괴롭히려면 괴롭힐 수 있다.

와치독스1도 만족이었지만 와치독스2는 그만큼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와치독스3가 나온다면 분명 구매할듯 싶다. 이런게 제대로 된 발전이고 지속적으로 팬을 만드는 방법이지.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넘어와서 스파이더맨 이야기를 한다. 스파이더맨은 확실히 유비식 오픈월드와 아캄나이트를 적절하게 짬뽕한 느낌이다. 뷰포인트, 의미없는 수집품들, 재미없는 서브미션 반복등


스파이더맨은 잘 만든 게임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불만점이 많았는데, 내가 이걸 깠던 이유가 더럽게 재미없는 잠입파트 강요, QTE 남발, 오픈월드로서 부족한 점. 버그였다.


일단 배트맨과 와치독스를 통해서 바라 본 스파이더맨에 대한 기억은 참 남다르다.


스파이더맨은 그럭저럭 잘 만들긴 했지만 오픈월드로서는 매우 부족했다. 없다시피한 상호작용은 시민들과 스파이디를 완전히 격리시켜놨다. 이는 배트맨과 상당히 유사하다. 그러나 배트맨측이 좀 더 대화도 다양하게 가능하다.

대화 뿐만 아니라 스토리 미션 중에서 아즈라엘의 선택지 분기라던가도 존재하여 오픈월드로서의 형식을 아주 무시하진 않았다. 허나 스파이더맨은? 그딴거 없다.


스파이더맨은 여러모로 배트맨의 전투를 차용했는데 좀 더 심플하게 차용했다. 그래서 배트맨만큼 복잡하진 않아서 적응은 쉬운데 그만큼 전투에 깊이가 없다. 매번 같은 모션에 같은 공중전을 반복하기에 쉽게 질리게 만든다. 배트맨은 조작 자체는 겁나 짜증나지만 매번 다른 모션을 보여주기에 다양한 상황을 실험 해 보는 즐거움이 있다. 다만 도구 사용의 측면에선 스파이더맨이 훨씬 낫다. 배트맨은 도구와 스킬을 너무 세세하게 나눠놨다. 스파이더맨은 패시브 스킬을 세세하게 나눠놨고, 나쁜 점은 하여간에 잘 배꼈다. 멍청이. 하지만 최소한 배트맨은 스킬은 나눠놨어도 그것을 따로 따로 적용받게끔 하진 않았는데, 스파이더맨은 슈트 패시브를 최대 3개만 장비 가능하게 만들어 놔서 기껏 개방 해 놓은 스킬에 제한을 둬서 좋다고도 볼 수가 없다. 예컨데 아캄나이트의 슈트 업그레이드로 근접 공격 대응 체력과 원거리 공격 대응 체력량을 늘리는 업그레이드가 있고, 스파이더맨에서는 사격 방어력 증가 패시브 있고, 근접 방어력 증가 패시브 있고 로켓 폭발 방어력 증가 패시브가 있고 전기 방어 패시브가 있고 세세하게 나눠놨다. 배트맨은 업그레이드를 하면 바로 바로 적용을 받는 반면, 스파이더맨은 이런 슈트 패시브를 언락하면 그 중 3가지만 등록해서 쓸 수 있다. 아캄나이트는 자신이 열심히 고생한 보람이 그대로 돌아오지만, 스파이더맨은 별 쓸모 없는 패시브들에 조건만 달아 놔서 가치가 없게 만든다. 그래서 솔직히 스파이더맨이 더 낫다고도 보기가 어렵다.


구성도 비슷한게 아캄나이트는 떡대나 방패를 든 녀석이 나타나면 망토 휘날리기 3번 한 뒤 점프 제압이나 난타로 들어가야 하는데, 스파이더맨도 마찬가지로 방패 든 녀석에겐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 뒤를 노려야 한다. 하지만 구성은 스파이더맨이 더 개판인게 배트맨은 최소한 전기 충격기로 벗겨내면 되는데 스파이더맨의 채찍 들고 오는 놈은 웹슈터도 거의 안 먹혀서 배트맨의 적들보다도 까다롭기만 하지 즐거움이 없다.

보스전은 둘 다 문제가 많다. 배트맨은 그나마 인간형은 더블 테이크 다운에 의존해야 하고, 스파이더맨은 적을 그로기 걸고 공격을 해야 한다. 인간형이 아니면? 배트맨은 추격전이고 스파이더맨은 걍 QTE다. 그래도 그나마 QTE가 낫다. 배트맨의 추격전은 진짜 지랄맞아서 쫓아서 공격하는게 아니라 도망치거나 날아올라 붙잡는게 고작이다.

배트맨의 스페셜 어택은 다양하긴 하나 위력적이라는 느낌이 없고, 콤보 게이지를 모아야 하는 반면 스파이더맨의 스페셜 어택은 그렇게 다양하진 않지만 확실하게 처리가 가능하여 위력적인 편이고, 스페셜 게이지를 모아 놓으면 콤보게이지처럼 콤보가 사라져도 발동에는 문제가 없는 편이 장점이다.


하지만 난 이게 의도된 장점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스파이더맨은 연전 구성이라 콤보가 100콤보 이상 가능한 반면 배트맨은 암습 위주라 일반적인 콤보는 50을 넘기기 어렵다. 만약 스파이더맨이 배트맨의 방식을 썼더라면 스파이더맨은 스페셜 어택을 수십번 남발하고도 남았다. 두 게임이 잡몹을 상대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배트맨은 잠입을 강요했고, 스파이더맨은 난전을 강요했다. 예컨데 스파이더맨에서 조직 아지트를 습격하는 미션의 경우 마지막 페이즈 전까지는 잠입으로 처리하는게 가능하지만 마지막 페이즈는 무조건 발견되어 난전으로 이어진다. 스파이더맨에서 잠입이라고 하는 요소는 강제되는 구간이 있으면서도 게임 전반을 잠입으로 때우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배트맨은 잠입으로 때울수도 있고 난전으로 때울수도 있다. 물몸으로 난전을 겪을 실력만 있다면 말이다.


배트맨을 심플하게 한 것이 스파이더맨인 반면 미션은 거의 닮지가 않았다. 스파이더맨의 미션 구조는 오히려 유비식 오픈월드에 가깝다. 비교를 하자면 와치독스1에 가깝다. 의미없는 수집물들, 반복성 재미없는 서브미션, 그리고 뷰포인트.


유비식 오픈월드 구성은 정형화 시켜 놓았기에 분석도 편한편이라 젤다 야숨같은 게임에서도 차용되는 구성이었다. 그런데 스파이더맨은 이걸 차용을 하면서도 고작해야 쓸모없는 점만 그대로 가져다 쓰고 오픈월드의 상호작용이나 분기 같은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스파이더맨은 혼자서 핑거건이나 날리는 얼간이고, SNS에서는 유명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않는다. 배트맨보다 밝은 분위기의 스파이디는 와치독스2에 어울리는 분위기인데 와치독스2의 판매일로부터 2년뒤에 나온 스파이디는 그 반의 반도 닮지 않았다.

스파이더맨 게임이 오픈월드로서 특징이나 구성을 염두 해 두고 만든게 아니라, 그저 트렌드가 오픈월드였기에 차용 했을 뿐이라는 점이 이런 부분에서 드러나는 점이다. 만약 스파이더맨이 오픈월드를 이용하는데에 있어서 어떤 견해가 있었더라면 이 정도에서 그치진 않았을 것이다. 허나 스파이더맨의 오픈월드는 참 형편없었고, 필드만 좀 넓었을 뿐 속 알맹이는 텅텅 빈 상태였다.



솔직히 내가 스파이더맨을 PS4 사고 먼저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후한 평가를 내리진 못 했을 것이다. 오히려 스파이더맨 이후에 인퍼머스,위쳐,와치독스,어쌔신크리드,배트맨을 했으니 스파이더맨을 후하게 평가가 가능했던 것이겠지.

위에 언급한 다른 오픈월드게임에 비하면 스파이더맨 게임은 오픈월드라고 볼 수준이 전혀 아니다. 한참 전에 나온 폴아웃3이나 범피트롯도 이따구는 아니었다.


하지만 참 안타까운점은 이게 다수의 팬층을 거느린 미디어믹스의 작품이고 비판을 꺼려하는 팬들의 심리에 의해 단점이 제대로 부각이 안 된다는 점이다. 과도한 꿀은 독보다도 치명적이다 라고 여겨질 정도다.

2018년 9월 25일 화요일

PS4 스파이더맨 리뷰

PS4 독점작인 스파이더맨은 인섬니악의 타오르는 불꽃같은 열의에 힘입어 발매 전부터 스파이더맨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게임으로 보였었다.

실제로도 스파이더맨 게임의 플레이 감각은 스파이더맨 그 자체로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웹슈터를 이용하여 뛰어다니는 감각, 스파이더맨스러운 공격 방식, 그리고 코믹스 팬들을 가장 잘 이해하는 듯한 피터 파커를 둘러 싼 그를 괴롭히고 좌절케 만드는 환경과 스토리는 스파이더맨 그 자체였다. 이것만으로도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이라 부를 자격이 충분했다. 게임의 이야기가 끝나기 전까지 플레이어는 흥분을 감출 수 없으며 점점 고조되는 느낌이 충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게임 내내 JJJ의 쓴소리가 진화하는 것과 스파이더맨의 특징과 그의 성격을 잘 살려 낸 서브 미션은 그야말로 스파이더맨의 세계관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아쉽게도 게임 내에 스파이더맨을 그대로 옮겨 놓는 것에는 성공 하였지만 게임의 설계적인 측면에서는 그렇지 못 하였다. 안타깝게도 인섬니악은 자신들이 잘 하는 것 보다 이미 성공한 케이스를 롤 모델로 삼았는데 이 덕분에 스파이더맨은 어중간한 모습을 취하게 되었다.


스파이더맨의 게임성은 매우 심플하다. 기본적인 스토리를 따라가며 곁다리로 붙은 부가미션들을 클리어 하면 토큰 보상을 받고 이를 통해 슈트와 슈트 패시브, 웹슈터 업그레이드를 언락 하게 된다. 레벨업은 전투 관련 스킬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드는 스킬 포인트를 얻게 된다. 본격적으로 스파이더맨이 강해지는 느낌을 받게끔 해 주는 것은 스킬 포인트를 통한 전투 스킬 획득과 웹슈터의 강화이기에 사실 슈트와 슈트 패시브는 그렇게 강제되는 사항은 아니다. 그런 점은 메인 스토리만 따라가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저 친화적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슈트의 스페셜 파워와 패시브는 묻힌 감이 높다. 슈트의 파워는 비슷 비슷한 파워가 너무 많고, 심지어 방탄, 탄 반사, 무적을 따로 따로 두고 있다. 무적은 그렇다 쳐도 탄 반사와 방탄을 따로 구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충격파 계통의 파워는 굳이 3종류가 될 필요까진 없었다. 그나마 강화 계통은 차이라도 보였기에 쓸만 하지만 그 이외의 파워 중에서 유틸성이 떨어지거나 굳이 쓸 정도로 필요가 없는 파워는 충분히 쓸모 없다고 판단되기 쉽다.

슈트 패시브인 모드도 마찬가지. 예컨데 AR 스캐너의 범위 증가 패시브와 공격 전까지 스캐너 상태 유지 패시브는 하나의 패시브에서 레벨업을 통해서 능력 확대 형식으로 해 주어도 좋았을 것이다. 웹슈터로 공격 시 포커스가 오르는 패시브와 거미줄 공격 시 포커스가 두배로 오르는 패시브 역시 하나로 묶어서 레벨업으로 관리 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가장 낭비스러웠던 것은 근접 공격, 사격 공격, 미사일 공격, 감전 공격, 그레네이드 공격 마다 다 따로 데미지 감소 패시브를 나눠 놨다는 점이다. 방탄 파워와 탄 반사 파워를 나눠 놓은 것 이상으로 비효율적이다. 심지어 이런 패시브들의 효과는 향후 전투 패시브를 올림으로서 조작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여 더더욱 설 자리를 잃어 버리고 만다. 슈트의 파워와 모드는 유저의 플레이에 친화적으로 다가오지 않기에 도저히 칭찬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불성실한 느낌을 준다.


슈트의 파워와 모드만 문제로 남지 않는다. 본 게임의 플레이 설계도 그다지 훌륭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메리제인솔리드가 되어 버린 잠입파트는 비능력자를 억지로 사지에 몰아 넣음으로서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다. 마일즈의 잠입 파트는 그가 가진 해킹앱을 통해 한정된 상황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전략성이라도 남지만, 메리 제인의 경우에는 그녀가 아무 능력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동차를 뒤쫓는 개 마냥 근거 없는 자신감을 광기로 전환 시켜 죽을 수도 있는 곳에 불쑥 불쑥 덤벼드는 모습을 연출한다. 진행을 하면서 소리를 내는 도구와 전기 충격기가 주어지지만, 소리를 내는 도구는 마일즈의 해킹 앱에 비하면 전략성이 떨어진다. 해킹을 할 수 있는 기계가 한정되어 있는 마일즈에 비해 메리제인의 추적기는 그냥 아무데나 막 던져도 되기에 전략도 뭣도 아니게 되었고, 심지어 전기 충격기를 쥔 시점에서 그녀는 바로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그냥 뒤로 다가가 다 감전 시켜 버리면 장땡인 허접한 구성과 충분히 피할 수 있고 경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대체 무슨 깡으로 뛰어드는지 알 수 없는 그녀의 막나가는 성격과 합쳐져 메리 제인 잠입 파트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저해한다. 최소한 마일즈는 2대 스파이더맨의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나, 메리 제인은 그런 것도 아니다.


잠입 파트만 싸구려일까? 그렇지 않다. 이 게임의 보스전 또한 플레이어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대부분의 보스들이 일반적인 공격에 면역 상태라서 플레이어는 되려 반격으로 데미지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각 보스전마다 설정되어 있는 보스의 공격 패턴을 저스트 회피로 피해 빈틈을 끌어내고, 맵의 기믹을 이용해 방어를 해제 시켜야만 겨우 데미지를 줄 수 있다.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레벨업을 하고 전투 스킬을 올리고, 장비를 강화하여 성장하는데 보스전은 전혀 그렇지 못 하다. 까놓고 말해 보스전 만큼은 레벨업의 필요성이 전혀 없다. 그저 회피를 잘 하고 근처 물건을 잘 던지면 그만이다. 보스전이 일종의 QTE 패턴 퍼즐로 변질되었기에 그동안 유저들이 갈고 닦은 전투 센스와 공격 조합은 보스전에서 전부 봉쇄되어 원패턴으로 일관하게 만든다. 앞서 이 게임의 장점은 메인 스토리만 달려도  충분히 강해 질 수 있다고 했으나, 정작 그 강해진 느낌을 보스전에서는 충족시키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더 아이러니하게도 메인 스토리만 달리다가는 현자 타임이 오기 딱 좋은 구성이 바로 번외격인 미니 미션들이다.

본 게임을 즐기면서 간간히 풀어 나가야만 재미를 볼 수 있는 이 미션들은 너무 긴장 일변도로 피터 파커를 조여 오는 환경을 조금이나마 풀어 주는 느낌을 주지만, 되려 메인 스토리가 완료 된 이후에 이 미션들을 잡을 경우 메인 스토리 이후 기운이 팍 풀린 유저에게 허망함을 안겨 주기에 딱 좋다. 왜냐하면 이 미션들 하나 하나 전부 다 비슷비슷하고 딱히 성취감이 느껴지질 않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이 게임의 설정상 피터 파커는 이미 사진사를 그만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사진 찍는 일을 빈번하게 요구하고 있다. 랜드마크, 블랙캣, 비밀사진, 연구 미션, 서브 미션 등 사진기를 이용해서 풀어나가는 파트가 많다. 하지만 정작 이 사진기라고 하는 것이 도구로서 가치가 있냐면 전혀 아니며, 포토 모드는 따로 정해져 있기에 이 사진기를 통해서 포토 모드를 불러내는 편의성 또한 없다.  그저 그냥 달려 있을 뿐이다. 정말 아쉬운 일이다. 방향 키패드 하단키가 포커스 힐이고, 상단키가 사진인데, 대체 왜 왼쪽과 오른쪽을 비워 뒀는지도 안타까운 일이다. 차라리 포커스를 소비하여 왼쪽이 일정시간 가속 능력이고, 오른쪽이 슈트 모드 업그레이드를 통해 올린 방어력 효과를 일정시간 받거나, 공격력 관련 모드 효과를 바로 적용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면 더 즐거웠지 않았을까? 오로지 기본적인 물리 콤보와 포커스 힐에만 기대어 전투를 하는 것 보다는 좀 더 전략적이고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 했을 것이다.


스파이더맨 팬들에게는 아쉽지만 아직도 단점이 많이 남아 있다. 뉴욕시를 훌륭하게 재현하기는 했지만 스파이더맨의 웹슈터 이동이 너무나도 뛰어나기에, 그렇다. 너무나도 뛰어난 것이 되려 단점으로 작용 하였는데 맵 끝에서 끝까지 가는데 5분도 채 안 걸리기에 뉴욕시의 방대함이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방대함 속에서 결여된 지역적 특색 마저도 없이 모든 지역이 다 똑같은 미션들로 포진되어 있기에 잘 만든 뉴욕시는 아쉽게도 스스로의 개성을 찾는데에는 실패했다.

또한 이렇게 넓은 맵을 잔 로딩 없이 뛰어나게 구현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호작용이 전무하기에 스파이더맨은 그저 도시를 날아 다닐 뿐 그 이상의 감각을 느낄 수가 없다. SNS에서의 시민들 반응도 처음에는 그럴싸 하지만 점점 진행을 하면 현 상황과 맞지 않는 뜬금없이 복붙 되어버린 내용들이 끼어들면서 분위기를 저해한다. 우리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은 묘하게도 인싸 같은 아싸 느낌으로 뉴욕시티 그 자체는 스파이더맨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것들 까지 스파이더맨을 끌어 안기는 무리였다.

버그도 너무 많다.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버그를 만나기는 한번 있을까 말까 해야 하건만 스파이더맨은 너무나도 손쉽게 버그를 찾아 볼 수 있다. 심지어 그 버그들은 한결같이 진행 불가능에 가까운 버그들이다. 지속적으로 수정을 하고는 있지만 QA가 정말 제대로 이루어지긴 했나 싶을 정도로 잔재해 있는 버그를 보며 불안한 느낌을 숨길 수가 없다. 세이브는 필히 수동 저장으로 2~3시간 단위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나마 임무 진행 중에 버그가 걸리면 임무 포기로 나올 수나 있지 미니 미션이나 맵을 돌아다니다가 끼어 버리는 버그에 걸리면 답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제작진은 그동안의 모든 스파이더맨 게임 중에서도 가장 특출나게 스파이더맨 느낌을 충실하게 200% 그 이상으로 살려 내는데 성공 하였으며 부족한 요소들은 제작진이 파악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고쳐 질 가능성이 높고, 스파이더맨의 뛰어난 스토리는 차기작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 함으로서 단지 이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다. 지금의 PS4 스파이더맨은 그 자체로도 뛰어나지만 그 작품성이 다음 차기작을 위한 발판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해낼 것이다.



추천 - 스파이더맨 좋아하는 사람, 스토리 중시, 그럭저럭 괜찮은 액션 게임이 필요 할 경우

비추천 - 잠입 파트 싫어하는 사람, QTE류 보스전 싫어하는 사람, 오픈월드에 큰 기대감을 품는 사람, 버그라면 치를 떠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