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5일 토요일
게임 감상
2021년 9월 16일 목요일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 - 테일즈공 어찌하여 상반신만 오셨..어?
작년에 25주년을 맞이한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남코의 주력 타이틀 중 하나이며 남코가 보유한 IP 중에서 가장 애정을 담는 IP이기도 하다.
그 예로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오리지널 타이틀은 본작인 어라이즈로 30번째이고, 크로스 오버는 21개나 된다. 해당 IP에서 51개나 되는 타이틀이 나온 셈인데 이 정도로 열정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경우는 남코를 제외한 다른 게임사의 IP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예이다. 존나게 울궈먹고 외전을 찍어내는 포켓몬도 이만큼 나오지는 못 했다.
그렇게 타이틀이 많은 만큼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그 긴 기간속에서 명작과 평작과 졸작과 망작들이 오고 갔다. 수많은 성공과 실패와 혁신과 보수와 환희와 좌절을 담고 있는 것이 테일즈 오브 시리즈란 IP의 깊이이다.
그런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25주년작. 이런 타이틀을 기념적으로 붙인 것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라이즈는 기존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며 나타났다.
가장 먼저 눈여겨 볼 점은 바로 그래픽이다. 첫눈에 지금까지 보아왔던 테일즈 오브 시리즈를 잊게 만들 정도로 발전한 그래픽이 유저를 사로잡게 만든다. 빛과 반사, 질감과 투명함 등 지금까지 테일즈 오브 시리즈가 확실하게 두각을 보이지 못 했던 부분을 언리얼 엔진을 이용함으로서 한단계 더 상승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화려한 그래픽을 온전하게 뒤따라오는 쾌적한 전투와 빠른 로딩의 최적화 역시 좋은 점수를 줄만 하다. 전투는 스피디하게 진행되며 적의 약점을 찌르고 무력화 하고 눕히는 부스트 어택, 부스트 브레이크, 부스트 스트라이크와 적의 공격을 피하고 역으로 경직을 주는 저스트 회피,저스트 가드 등 추가된 시스템을 응용하면 게임은 더욱 속도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기존 시리즈에 존재했던 전투 결과창을 간략화 하여 연속 전투가 용이하게 되어 더더욱 전투 전투 전투 일변도로 나가는 것도 매우 쉽다. 덜 만든 게임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끊김 현상이나 프리징이 없는 것이 과거 일본 게임에서 보이는 장인정신이 느껴져서 인상적이다.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단점 중 하나인 이동을 축약한 단축 이동인 패스트 트래블 시스템 역시 게임의 템포를 더욱 앞당기게 해 준다. 지금까지 테일즈 오브 시리즈를 하며 항상 이동을 하는게 문제였고, 그 점을 제작사도 알고 있었기에 시리즈마다 배,비공정,드래곤 등 탈것들이 존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탈것을 지원해도 결국 이동을 하는 피로감을 지울수가 없었는데 패스트 트래블은 그런 문제점을 쉽게 해결하는 편이다. 다만 이런 간편화된 변화의 일면으로 살짝 아쉬운 점도 있긴 한데 기존의 시리즈에서 탈것을 통해서 전체 세계관의 지도와 환경을 볼 수 있었다면, 이번 어라이즈는 전체 세계를 둘러 보는 방법이 없기에 다나의 세계를 그저 파편화된 맵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어라이즈는 기존의 테일즈 오브 시스템을 많이 간편화 시켰는데 패스트 트래블 뿐만 아니라 아이템 사용 역시 기존의 시리즈에서는 누가 무엇을 누구에게 사용 할 지를 선택해야 했다면, 어라이즈는 그냥 메뉴 띄우고 사용 할 아이템을 누구에게 쓸 것인지를 지정만 하면 동료 중 누구라도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알아서 사용을 해 준다. 비오의 역시 기존의 시리즈의 비오의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반면 본작의 비오의는 사용 조건이 매우 간편하여 극 후반에만 쓸 수 있는 오의라던가 특정 조건이 아니면 아예 못 쓰는 오의라던가가 없다. 물론 최대 친밀도로 개방되는 2차 비오의의 경우 조건이 조금 상승하긴 해도 기존 시리즈의 비오의 조건에 비하면 정말로 제약이 없다시피 하다.
또한 방향키 조합을 통해 기술을 쓰던 전작들은 중립,좌우,상,하 4방향과 추가 슬롯 4방향의 8방향 기술 등록이 가능하던 반면 어라이즈는 방향키 조합이 아닌 단순 지정 버튼 3개, 추가 슬롯 3개로 총 6개를 등록 가능하다. 이 변화는 조작의 편의성을 가져 왔는데 방향 조합이 제대로 먹히던 것은 리니어 모션 배틀 시스템이 탑재된 사이드 스크롤 타입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에서나 유용하던 것이었고 3D필드화 된 시리즈에서는 독이 든 성배나 다름 없었다. 시시각각 내가 때려야 하는 적을 향해 접근한 상태에서 방향조합으로 기술을 써야 하다 보니 손이 엄청나게 꼬이게 되는데 어라이즈는 버튼만 딱딱 눌러주면 되니 그리 편할수가 없다.
기존의 TP시스템을 버리고 AG/CP로 바꾼 점도 인상적이다. 덕분에 기술을 난사하는데 걸림돌이 없어 TP걱정 없이 기술을 쓸 수 있고, 회복기에 소모되는 CP역시 캠프나 숙소 회복을 통해서 무료로 채울 수 있기에 부담이 적다. 기존 시리즈는 캠프 소모 아이템이나 숙소의 금액 지불이 부담이 되는 편이었기에 좋은 변화이다. 요리 시스템도 숙련도를 통해서 다른 요리가 나오는 것을 캐릭터별 특화 요리로 처음부터 나오게 해서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심적 부담을 없앴다.
덕분에 어라이즈는 전투를 하면서 조작이 어렵다 라는 느낌을 받기가 어렵다. 그러나 시스템이 바뀐만큼 어라이즈의 방향성 역시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기존의 시리즈가 초대 타이틀인 판타지아의 LMB 시스템을 따라갔기에 격투게임 같은 성격을 지녔던 반면 어라이즈는 LMB 시스템을 집어 던지고 단순 버튼 조합과 부스트 시스템을 도입했기에 격투게임 보다는 레이드 요소가 포함된 느낌이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던 기술 사용 중 캔슬 백스텝 같은게 없다. 공격 하나 하나가 끝날때까지 기다려야 하기에 기껏 만든 저스트 회피 시스템을 공격 중 써먹기가 어렵다. 또한 부스트 시스템 역시 잘 사용하면 좋긴 한데 역으로 이 부스트 시스템 때문에 짜증나는 요소 또한 존재한다. 중반 이후부터 등장하는 특정 적들은 체력 절반부터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주어야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또한 데미지를 아무리 받아도 HP가 1이 남아서 무조건 조작 캐릭터가 공격 후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날려야만 죽는 적도 존재한다.
이 부스트 시스템의 문제점은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가 특정 조건을 채운 적에게 공격하여 데미지를 입히면 부스트 스트라이크가 발동하는데,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날려야 죽는 적이 있고, 날리지 않아도 조금 지나면 죽는 적이 있다. 근데 처음엔 이게 뭐가 그런 적이고 뭐가 그런 적이 아닌지를 알기가 어렵다. 보스들은 고정적으로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날려야 죽긴 하는데 일반 필드몹조차 이게 해야 하는거랑 안 해도 되는게 섞여서 나오니 난감하다.
더군다나 이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날려야만 죽는 적의 경우 단 한마리만 나오는게 아니라 둘 이상 나올 경우는 더더욱 어이가 없다. 왜냐하면 HP가 1만 남아 이미 한대만 쳐도 죽는 상황인데 플레이어가 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스트 스트라이크 입력조차 뜨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적을 둘 이상 상대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 내가 때리던 적만 체력이 넉넉하고 아군이 때리던 적은 한대만 때려도 죽는데 내가 그 사실을 몰라서 빠르게 못 잡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최소한 아군이 때리는 적이 부스트 스트라이크 상태가 가능하면 뭔가 알려주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다.
부스트 스트라이크 내지는 비오의로 인한 문제점이 그 뿐만이 아니다. 알펜은 플람엣지 발동 중에 부스트 스트라이크나 비오의가 발동되면 플람엣지로 인해 감소된 생명력이 허공으로 날아가고, 린웰이 영창 연계 횟수 역시 날아가게 되며, 각종 캐스팅 및 시전된 마법 역시 전부 소거된다.
기존 작들이 비오의를 날려도 특정 공격을 하더라도 기존의 상황을 날려 버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하는데 어라이즈는 공격도 날려 버리고 스택도 날려 버리고 심지어 적들 위치마저 바꿔 버린다. 열심히 콤보 넣고 있었는데 로우가 비오의 날려서 적이 저 멀리 이동하는 경우가 일상이다.
물론 이 시스템 역시 잘 쓰면야 좋다. 예컨데 보스급 적들이 파훼하기 힘든 특정 패턴을 시전시 비오의를 써 버리면 이걸 캔슬시킬수가 있다. 근데 문제는 비오의를 위한 오버 리미트 시스템 역시 기존과 달라서 열심히 때린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오버 리미트 발동을 하게 하는 아이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적에게 맞거나 저스트회피/가드를 해야 오버리미트 발동율이 걸린다.
또한 부스트 스트라이크가 부스트 어택과 같은 입력을 받기에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쓰고 싶지 않고 부스트 어택을 하고 싶을 경우엔 타겟팅을 돌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어쩔수 없는 일이겠지마는 그래도 많이 답답하다. 부스트 어택 역시 특정 몹에게 사용을 강제하는 구성이라 쓰면 편해지지만 안 쓰면 또 불편한 중간이 없는 구성이 아쉽다.
그렇다고 부스트 어택과 스트라이크가 무조건 나쁘지는 않다. 부스트 어택은 콤보를 이어가기 위한 경직과 AG회복에 도움이 된다. 다만 게임 시스템상 적들이 전부 브레이크를 띄운게 아니면 경직이 안 걸리고, 후반부 몹들은 경직이 없다시피 하니 경직은 후반부에 장식이고 결국 AG회복에만 쓴다.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통해서 높은 데미지를 다수의 적에게 한번에 주는 것도 좋은 점이지만... 문제는 이걸 알 수가 없다. 뭐를 알 수가 없냐면 부스트 스트라이크를 발동시 내가 발동한 캐릭터의 부스트 스트라이크와 조합되어 나오는 동료 캐릭터가 뭐가 나올지를 지정을 못 하니 랜덤이라 알 수 없고, 부스트 스트라이크며 비오의며 배경과 적 캐릭터를 날려 버리고 난잡한 이펙트 떡칠만 해대는터라 정작 데미지가 들어가도 뭐에 들어가는지를 알 수가 없다.
난잡한 이펙트 떡칠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그래픽 좋고, 전투 시원스러워서 좋긴 하지만 기술 캔슬 회피가 불가능하고, 이펙트 떡칠의 기술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근접 캐릭터는 적의 공격을 보고 피하고 반응하는게 매우 어렵다. 더군다나 보스뿐만이 아닌 상당수 적들은 선딜없이 바로 데미지가 들어가는 공격이 상당히 많고 데미지도 높게 들어간다. 데미지가 높은 공격은 선딜이라도 길던가, 빠를거면 경직이라도 짧던가 해야 하는데 이게 법칙성이 없다보니 뭐는 어렵고 뭐는 쉽고 일관성이 없다. 또한 이 게임은 간편화된건 좋은데 시스템적으로불편점이 더 늘어난 점도 있다. 예컨데 판타지아서부터만 해도 스펙터클즈로 조사한 적은 전투시 메뉴를 띄워 적을 보는것 만으로도 약점이 뭐고 내성이 뭔지 나오는데 이 게임은 약점,내성 이딴걸 전투시 화면에 띄우질 않는다. 그나마 라이브러리 에너미 리스트에서는 정보가 나오기는 하는데 이딴걸 하나 하나 외우고 다닐 수 없고, 정작 1회성 내지는 자주 못 보는 기간트 몹 같은 경우는 보고 외우는것도 불가능하니 속성기를 하나 하나 날려서 확인 해 보는 수 밖에 없고, 그마저도 다른 캐릭터의 데미지와 겹치면 대체 뭐가 약점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스펙터클즈 안 써도 되는거야 좋은 변화점인데 정작 약점/내성 시스템을 이렇게 보기 불편하게 만들면 안 되는거다. 얼마 없는 몹 종류에서 벌레/슬라임/멧돼지/늑대 등 각 종류마다 약점이 고정된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색으로 유추 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한데 그 색도 확실하게 이게 약점 속성이다 라고 알기 쉽게 해 놓은 것도 아니다. 예컨데 골렘의 경우에는 용암맵에서 나오는 붉은 골렘이야 아 얘 수속성 약점이겠구나 하겠지만, 트리스가도에서 나오는 골렘이 초록색을 띄는데도 얘가 풍속성이 약점이니 색으로 약점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그래픽이 일신한거야 좋은데 문제는 그래픽을 일신해도 최소한 게임이 추구하는 시스템에 맞춰서 일신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거다. 붉은색은 수속성이 약점이고 어두운 색은 빛속성이 약점이고 그런데 정작 필드서 잡는 몹의 약점이 걍 중구난방이라 특정 맵에서 일관된 약점 몹만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약점 시스템 자체가 그냥 번잡하고 귀찮다.
그래픽도 위에서 좋다고 하기는 했지만 물론 좋긴 하다. 배경 그래픽은 더할나위 없이 좋다. 다만 이 퀄리티가 일관되지 않고 들쑥날쑥한데 예컨데 배경 그래픽이 참 좋은 맵이 있는가 하면 크로노스가 나오는 맵처럼 대충 만든 맵도 보이며, 특히나 일반 건물 내부의 방이 그런 경향이 심하다. 빛을 제거하고 가구 질감도 부족해서 기존 시리즈의 그래픽과 큰 차이도 없어 보이며 NPC그래픽도 돌려막기에 급급하고 특히나 몹 종류는 보스,기간트 빼고 열손가락으로 꼽아도 될 정도로 적어 색놀이에 급급한 수준이다.
전투 난이도도 좀 문제점이 많은데 일단 기본적으로 노가다를 강요하는 구성 자체가 사실 시대에 뒤떨어져 있음에도 이걸 간편화 하지 않은 점이 조금 미묘하다. 다른 요소들은 많이 간편화 되어 있는데 유독 레벨링만 간편화 하질 못 했다. 난이도 그까짓거 스토리 난이도로 하면 되는거 아닌가 하겠지만 스토리야 어디까지나 아무것도 안 하고 스토리만 밀 생각의 플레이어의 선택지이고 적당히 퀘스트 할거 다 하고 맵에 숨겨진거 다 찾는 플레이어가 선택 할 노멀 난이도에서조차 할거 다 해도 결국 노가다를 해야 하는게 문제다.
할거 아무리 다 해도 결국 보스랑 5레벨 이상 차이나는게 부지기수고 경험치는 짜디 짜서 연전 보너스를 받아도 맵 한바퀴 다 돌고 또 도는 짓을 몇번을 더 해야 한다. 노멀 난이도 기준으로 적과 5레벨 이상으로 차이가 나면 한대 맞는게 치명상이 되고 3레벨 정도면 치명상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부상, 동렙이면 찰과상 정도가 된다. 근데 그 레벨 1 올리는 과정이 지나치게 짜증이 나니 문제다.
몹만 가려서 잡는다면 대체로 공중에 떠있는 부류가 쉽게 잡히는 녀석들이 많기에 쉬운 적도 많다. 다만 쉬운 녀석이 있는 반면 까다로운 녀석들이 있는데 돌진의 멧돼지와 실드의 갑각류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일단 두 종류의 몬스터. 아니 두 종류의 부스트 어택 상성 구조가 짜증이 나는건데 멧돼지의 돌진은 아무리 잘 받아내도 키사라의 부스트 어택으로 동시에 둘 이상 받아내기가 어렵다. 그런데 특수 다운 BG UP 스킬을 찍어서 바로 회복이 가능한건 둘 이상 받아 낼 때 뿐이다. 갑각류 몬스터도 마찬가지인데 로우의 부스트 어택이 공격 범위가 짧아서 대부분의 갑각류 몬스터가 등장하는 포메이션에서 둘 이상이 맞는 상황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이 부스트 어택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걸 깨지 않으면 난이도가 급격하게 오르기 때문이다.
갑각류의 실드는 데미지 감소에 경직이 쉽게 걸리지를 않는다. 중후반이야 관통력 떡칠해서 뚫어버리거나 린웰의 마법으로 밀어 버리면 그만이지만 초반엔 그럴 여력이 없다. 또한 멧돼지의 돌진 역시 한번 막아낸다고 해서 오랫동안 돌진을 안 쓴다거나 그런게 없다보니 돌진을 한번 막아도 경직시간 동안 못 잡으면 또 돌진하고 또 돌진하고를 반복한다. 이게 진짜 거지같은게 몹이 멧돼지로만 구성되어 있으면 이 돌진을 피하는게 고작일 뿐 뭘 어떻게 데미지를 줄 수가 없다. 이 게임은 애초에 적에게 경직을 쉽게 주질 못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돌진을 막는 방법은 오로지 알펜의 부스트 어택이나 키사라의 부스트 어택 뿐이기에 대처 방법이 극히 적다.
초반엔 이 두녀석이 나오고, 중반에는 라나 중갑병이 이 역할을 대체한다. 그나마 앞선 갑각류나 멧돼지는 경직이라도 주는데 라나 중갑병은... 경직조차 거의 없다. 진짜 짜증나는 점 중 하나가 이 게임의 대부분 몹 패턴이 너는 때려라 나는 돌진한다 이런 식이다. 멧돼지부터 라나 중갑병에 거대 우두라던지 아군이 때리든 말든 나는 널 때린다 식에 시스템부터가 평타,스킬 캔슬을 지원하지 않기에 결국 서로 무작정 치고 박는게 일상이다. 내가 짜증냈던 베스페리아도 때리다 보면 결국 보스의 슈아가 풀려서 경직이 들어가고 콤보를 넣을 수 있던 반면 이 게임의 보스전 및 후반 잡몹전은 전부 경직이 들어가질 않는게 답답하게 만든다.
적당히 견제 하며 몇대 치고 빠지고 하는게 아니라 맞다이가 일상이 되면 자연스레 CP가 부족하고 자연스레 캠프 의존도가 높아진다. 그나마 캠프/숙소 이용 비용이 없어서 다행인 점이다. 아무래도 이쪽으로 유도되도록 설계를 한 모양인데 캠프 이용이 습관화 되지 않은 유저라면 소모 아이템도 제법 소모되고 CP회복템은 비용이 높기에 많이 짜증날 것이다. 게다가 진행 중에는 패스트 트래블을 막아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회복을 위해 캠프로 돌아가는 것이 번거롭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도 문제다.
또한 보스전 문제에서 주로 언급되는 내성 악세서리도 빼놓고 갈 수 없다. 보스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악세서리 시스템의 문제라 이쪽으로 이야기 해야 한다.
악세서리 시스템은 필드에서 채집한 광석을 통해서 악세서리를 만드는데 광석마다 만들수 있는 악세서리가 정해져 있다. 이때 광석의 레벨에 따라 악세서리의 최대 레벨도 제한이 된다. 초반에야 끽해야 2~3정도라 아무리 구성을 잘 해도 악세서리 효과를 보는데는 한계가 있다.
예컨데 보스전을 대비한 내성 악세서리라고 치자. 내성 옵션은 2레벨에만 존재하며 10% 감소다. 즉 기본 악세서리 옵션인 50% 감소에 10% 감소를 4개 박으면 90%감소가 되어 보스의 공격이 매우 간지러운 수준이 되며, 그 악명높은 두번째 영장인 거너벨트의 인디그네이션은 포근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정작 거너벨트를 만나는 시점에는 만들수 있는 악세서리 레벨이 그리 높지 못 하다. 악세서리 레벨만 그러한가? 악세서리 스킬 이식도 문제다. 내 기억에 악세서리 스킬 이식은 거너벨트 이후인 듀오할림 이후부터 가능해지는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가장 껄끄러운 적인 거너벨트에서 악세서리 스킬 조합이 불가능해진다. 오로지 기존 광석에서 10% 내성이 붙은거 딱 하나 찾아서 최대 60% 감소만 체감 할 수 있는 것이다.
웃긴건 거네벨트 이후로는 이 내성 악세서리가 그다지 필요가 없다. 왜냐. 나중에 보스러시 퀘스트를 플레이 해 보면 알겠지만 보스급 영장의 속성 공격 패턴은 눈에 빤히 보여서 못 피하는게 더 어렵다. 그런데 유독 거너벨트만이 속성 공격 패턴이 눈에 보여도 못 피하는 구성이기 때문에 빡치는거다. 비에조의 속성 공격은 지면에 불길이 올라오는데 어디에 불길이 올라올지 보이며, 듀오할림의 바위 떨구기 역시 어디에 떨어지는지 다 보인다. 아우메드라의 바람속성 공격도 다 보이며, 볼랑의 얼음 공격 또한 지면에 공격 판정이 다 보인다.
그런데 유독 거너벨트만이 기본적으로 실드를 달고 나와 로우의 부스트 어택을 3회 쓰지 않으면 실드를 깨지 못 하여 경직을 못 주고, 알펜의 부스트 어택도 들어가질 않고, 속성 공격의 선딜이 짧으며, 인디그네이션 영창 중 등장하는 분신 세마리를 잡아야 하며, 인디그네이션이 발동되면 필드 전체 범위이기에 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유독 거너벨트만이 좆같은 이유가 이거 때문이다. 부조리함의 결정체이기 때문. 웃긴건 레벨 다 올리고 나서 보스러시 퀘스트에서 만나면 이것만큼 허접한 놈이 없다. 오히려 아우메드라가 더 빡세게 느껴진다.
그래서 거너벨트전에 속성 내성 악세서리가 추천이 되는데 사실상 이 악세서리를 만든다 쳐도, 스킬 이식이 가능하다 쳐도 문제점은 산재해 있다.
악세서리의 옵션을 발동시키려면 해당 옵션이 존재하는 레벨까지 올려야 하며, 2,3,4,5단계마다 5,10,20,40 순으로 수치를 채워야 한다. 5레벨 기준 총합 75를 필요로 한다. 이때 소모되는 것은 악세서리 제작에 소모되는 광석이며, 광석에 붙어 있는 레벨이 수치를 대신한다. 1레벨이면 1, 5레벨이면 5다.
5레벨 악세 하나를 만들때 들어가는 광석은 3레벨 기준 25개, 5레벨 기준 15개다. 1레벨은 75개가 필요로 한다. 광석 최대 소지수는 1000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스킬 이식을 하기 위해서는 이식하려는 스킬을 지닌 악세서리를 만들고, 해당 악세서리를 최대 레벨까지 올려야 한다.
앞서 말한 내성 옵션은 2레벨에만 몰려 있기에 내성 악세서리를 만들거면 5레벨 내성 악세 75에 4슬롯에 붙일 2레벨 악세 4개로 20, 총합 95가 요구된다. 광석 3레벨기준 32개, 5레벨 기준 19개 소모. 그런데 정작 붙여야 할 스킬이 3이나 4나 5에 있다면? 135, 215, 375가 필요로 한다. 5레벨 기준 27, 43, 75개가 필요한 셈. 한 캐릭만 만들게 아니라 4인 전부 맞춰 줄 생각이면 4배로 증가한다. 추가로 악세서리를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들어간다. 악세 맞춰 주는 과정에서 모아두었던 돈이 순식간에 날아간다.
그나마 이 게임의 악세서리 시스템은 타 게임에 비하면 수치가 제대로 표시가 되기에 뭘 만들면 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예컨데 타 게임 같은 경우는 퍼센테이지나 고정 수치를 표시 안 하고 그저 소,중,대 식으로 표현을 하면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기가 피곤해지는데 이 게임은 그게 없어서 다행이다. 라이즈 뱅글만 빼고.
근데 사실상 수치 표기가 명확하더라도 그 영향력이 미미하기에 증뎀,영창속도,소모AG감소,CP감소 정도 빼고는 나머지 옵션들은 거의 다 쓰레기라 애써 악세서리를 만들어도 별 쓸모가 없으며, 이 악세서리의 스킬 이전 시스템이 쓰레기라 5레벨 이전에서 악세서리를 만들어 봐야 결국 5레벨 가면 처음부터 다시 맞춰주는 과정을 해야 하는게 문제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거너벨트전 이후로는 악세서리에 별 필요성을 느끼질 못 한다. 그리고 이 버려진 악세서리 시스템이 게임 난이도에 소소하게 영향을 주는데도 시스템이 난해하고, 쓸모있는게 적고, 광석이 랜덤이라 원하는게 잘 안 들어오고, 소재로 소모되는 갯수가 너무 많고, 제작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식으로 어필을 못 하니까 결국 후반부 되어서 5레벨 광석이 모이고 나서야 겨우 한번 해 볼까? 되는게 문제인거다.
그래서 이 게임의 난이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 거지같은 몹패턴과 경직, 맞다이 플레이의 회복 갈증, 악세서리의 영향력을 적당한 악세서리로 난이도 완화, 캠프 이용으로 회복 비용 감소, 적당히 잡기 쉬운 몹을 골라내고 히트 어웨이를 하는 등으로 헤쳐나가야 하는데 그게 플레이어의 플레이 스타일과 맞지 않을 경우 난이도가 짜증나게 올라가 버린다.
어렵다고 하는 유저의 말도 맞고, 쉽다고 하는 유저의 말도 맞게 의견이 갈리는 것이 이 때문이다. 결론적으로는 난이도가 어려운건 맞다. 그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라이즈의 난이도 구성이 나쁘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바로 불친절 때문이다. 앞서 말한 세가지 요소 또한 불친절 하지만 퀘스트의 구조 또한 불친절하다.
어라이즈의 퀘스트에서 종종 현재 레벨과 맞지 않는 10~30레벨 이상의 적을 잡으라는 퀘스트를 주는 경우가 있다. 그나마 적이 기간트 몬스터라서 눈에 보이기에 동료들의 반응을 보고 저거 잡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면 좀 다행이다.
그런데 퀘스트 중에서 특정 위치에 가야만 이벤트가 발생하고 적이 등장하는 경우는 도저히 절대로 몹의 레벨을 가늠 할 수 없으며 퀘스트 전투이기에 도주 불가여서 타이틀로 돌아가기를 선택 하는 수 밖에 없다. 레벨이 10 정도 차이나는거야 조금 불합리해도 레벨노가다를 하면 잡겠구나 하는 판단이 설 것이다. 그런데 레벨이 20이나 차이가 나는 것을 떡하니 잡으라고 떠밀고 있으면 대체 어쩌란 것인가? 이런게 한번도 아니고 수차례 반복된다. 마치 DLC를 사라고 떠미는듯한 구성이기에 짜증이 난다.
나중에 하면 되잖아요 라고 해도 물론 나중에 하면 되는데 그럼 나중에 해야 할 것을 왜 지금 떠 밀고 있냐 이거다. 왜 20레벨이나 차이가 나는 몬스터를 나중에 나오게 하지 않고 지금 나오게 해서 일부러 타이틀로 돌아가기를 선택하게 하느냔 말이지.
DLC 구성도 마찬가지다. 딱 플레이어가 간지러운 부분, 불편하고 부족한 부분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건드리고 있다. 돈이 부족해서 무기를 팔았더니 상위 개량 무기를 못 만들어서 트로피 망했다는 이야기는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DLC의 구성이 10만 갈드를 주는 것 부터 공예점 악세서리 비용 50% 감소에 무기 소재 소모 1 고정, 등 돈 나가는 것을 줄여주며 돈 버는 것을 원활하게 해 준다.
그 중에서 가장 개떡같은게 바로 소지 아이템 99개를 DLC로 팔아먹고 코스튬에 스킬을 붙였다는 점이다.
소지 아이템 99개는 전통적으로 그레이드샵을 통해서 제한을 풀 수 있는 요소인데 이걸 떡하니 DLC로 분리해 놨다. 코스튬은 또 어떤가? 없어도 된다거나 스킬 딜레이 길어서 쓸모 없다 이런 소리가 나오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다. 코스튬을 구매해서 얻는 칭호에 들어 있는 스킬의 실용성이다.
https://papago.naver.net/website?locale=ko&source=ja&target=ko&url=https%3A%2F%2Fgamerch.com%2Fto-arise%2Fentry%2F286375
예컨데 학생복의 경우에는 BG관련 스킬들로 채워져 있는데 이 게임은 부스트 어택의 의존도가 높아서 한번 더 쓸 수 있나 없나로 난이도가 갈릴 정도라 확실하게 유용한 옵션이며, 전국 의상은 데미지 증가 및 요리 관련 보너스가 있어 이 역시 확실하게 도움이 되는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로우의 경우에는 전국의상이 오버리미트 관련으로 채워져 있어서 확실하게 캐릭터 특화를 이루고 있으며, 듀오할림은 학생복이 반격 관련 옵션, 전국 의상은 R익스텐션 관련, 그리고 해변옷은 BG관련으로 짜여져 있다.
DLC 의상이 각 캐릭터의 강점 요소를 부각하는 스킬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게 단순히 없어도 된다 정도의 이야기는 아니다. 없어도 된다? 물론 없어도 클리어 자체는 별 문제 없다. 단순히 게임 클리어 여부만 따지면 모든 DLC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노골적으로 꿀스킬들로만 짜 놓았는데 이걸 단순히 안 사도 그만이라고 한다면 향후 시리즈에서도 노골적으로 스킬들 파편화 시켜서 여기저기 배치 해 놓고 DLC로만 꿀스킬 쉽게 짜게 만들면 그만이다. 그 짓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사고 싶으면 사고~ 이러면 되는걸까?
개발비가 급증하는 와중에 개발사가 조금이라도 수익을 올리기 위해 DLC를 팔겠다는 것 자체는 크게 비난하기 어렵다.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기업의 본질이니까. 그러나 상도덕적으로 따졌을때 사도 그만 안 사도 그만이잖아요 라고 하기에는 이 게임의 난이도 설계에 DLC 의존도가 관여 되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노가다라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의미없는 시간 낭비이고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유의미한 경험 따위 거의 없다. 기껏해야 어느 적은 어떻게 잡는게 좀 더 수월하다 정도인데 몹 종류가 몇개 안 되고 전체적인 컨텐츠의 길이에 비해 몹 배치 따위 의미도 없고 그래봐야 결국 후반부 노가다를 위한 몇몇 몹만 익숙해지면 그만이기에 노가다를 의미있게 볼 여지 따윈 전혀 없다.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와 오리진도 결국엔 레벨 노가다를 해야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장비 레벨을 최대로 맞추기 위해서였지 강제적으로 짜 놓은 몹 레벨 때문에 클리어가 안 되는 구간을 넘기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어라이즈의 DLC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본편에서 체험하는 활동의 길이를 좀 더 짧게 해 주는 것에 불과하며, 본편 컨텐츠의 길이 역시 이 DLC를 고려해서 구성되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기에 어라이즈의 DLC 정책은 그다지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게 된다.
그 다음으로 들어서서 스토리쪽으로 본다면 음.. 사실 좋은 이야기가 나오기가 힘든 부분이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노예 해방으로 시작되는 시작의 불꽃으로부터 레나인의 지배에 맞서 싸우는 다나인의 스토리가 알고 보니 XXXX의 의지를 이루기 위해 XXXX가 XX를 반으로 나눠 양립하게 만들고 라는 SF적인 흐름으로 흘러가는데 보통 이 다나 항쟁인 5영장 제거가 1부고, 그 이후 레네기스로 넘어가는 구간이 2부로 분류된다.
일단 난 스토리 흐름과 악역 조형은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고 보는 입장이다.
너무 뻔한 흐름으로 흘러가긴 해도 그 뻔한 흐름 자체에 거부감이 덜하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 목적성 덕분이다.
시온은 5영장을 쓰러뜨려 주령석을 모으는 것이 목적이고, 알펜의 목적은 5영장을 쓰러뜨려 다나인을 해방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즉 둘의 목적이 같기에 이야기의 노선은 흔들림이 없다.
또한 악역은 상당히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는데 억압,불신,하극상,학살,폭압 등 다양한 성격을 지닌 악역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악역들이 보통 JRPG에서 나오는 촌극을 촌극이라 꼬집는 점도 재미있는 점이다.
그.러.나 이렇게 매력적인 악역을 배치한 것에 비해 본작의 주인공 동료들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일단 알펜 부터가 다나인의 해방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이 없다. 그 적극적인 자세는 대부분 시온이 가져간다. 불이라고 하는 뜨겁고 과격한 이미지와는 달리 오히려 쿨하다 못해 너무나 침착한 알펜의 성격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진지하며 중도적인 입장을 고수한다. 또한 기억이 돌아와서 레네기스에서 일어난 사고를 후회하는데 엄밀히 따지고 보면 그게 알펜이 저지른 일이 아닌 무녀가 조율을 거부해서 일어난 일임에도 과도하게 죄책감을 느끼는 점이 플레이어로부터 공감대를 사기가 힘들게 만든다.
시온은 사실 목적성 자체는 확고하고 또한 행동의 원리 역시 간단명료하고 오류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시온의 비밀이 밝혀지는 것은 후반부에 들어서서인데 그때까지 이 시온이라고 하는 캐릭터의 과도하게 배타적인 성격을 납득하게 하거나 서서히 적응하게 만드는 과정이 적다. 기껏해야 요리에 반응하거나 아주 적게 알펜의 대사에 부끄러워 한다던지를 제외하면 이 시온이라고 하는 캐릭터가 동료와 조화를 이루고 싶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거나 그러면 안 된다거나 하는 점을 특별하게 부각하는 점이 있어도 그걸 알게 되는 것은 후반부에나 알게 되기에 시온이라고 하는 캐릭터에 애정이 생기기가 어렵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무언가를 해결해야 하는 캐릭터는 그 문제를 해결 했을 때의 성격이 반전되는 매력도 있기 마련인데 이 게임은 그것을 가장 최후반부에 배치했기에 결국 나왔어야 할 반전 매력조차 없어서 온전히 애정을 주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가시나무 저주와 관련된 문제인데 이 문제를 1부 5영장 타개에서 풀지 못 하고 2부 레네기스 편까지 끌고가 엔딩까지 질질 끄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최소한 1부에서 가시나무 저주를 레나스 아르마에 담았을 때 붉은 여자가 멋대로 가져가 버렸다 사실은 그 가시나무 저주가 XXXX의 의지였고 그것이 하나가 되었을 때 세계는 붕괴된다 라는 식으로 풀렸다면 이 캐릭터의 문제 역시 매끄럽게 풀렸을 것이고, 마지막에서 억지스런 원기옥 엔딩도 나올 일이 없었을 것이다. 솔직히 플레이어도 시온에게 몰입하기 어려운데 다나인이 뭐가 좋다고 얠 위해 기를 모아주겠냔 말이다. 게다가 저주만 풀리면 서로 꽁냥꽁냥 할 수 있었고, 서먹서먹한 파티 관계도 풀수 있고, 1부는 시온의 가시나무 저주와 다나인의 해방, 2부는 레나와 다나의 구원이라는 주제에 집중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하지 못 했기에 결국 2부까지 끌려나와 레나와 다나의 구원에 가시나무가 끼었는데 원기옥으로 극복 같은 허접한 엔딩이 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나머지 동료 4명의 캐릭터성인데 이게 공통적인 문제점은 목적성이 희박하거나 목적은있는데 뚜렷하게 이미지가 나오질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로우는 아버지 지르파와의 관계 문제가 얽혀 있는데 이걸 어떻게 풀 생각을 안 한다. 그저 모든 스킷과 이벤트에서 아버지였다면 뭐라고 했을까, 아버지가 있었다면, 아버지라면 잘 하셨을텐데 라며 모든 문제를 아버지와 연결시킨다. 그렇다고 해서 이 로우라고 하는 캐릭터가 아버지를 떨치고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겨우 서브퀘스트 2개의 힘을 빌려서야 어느 정도 이미지를 완성하나 그것 역시 로우가 스스로 찾아낸 모습은 아니다. 더군다나 이 캐릭터는 4번째 영장전에서 크나큰 방해를 하는데 솔직히 그 시점에서 린웰의 마법을 겨우 한번 맞는다고 설마 영장급 보스가 한방에 죽겠냐는 생각을 할 것이다. 물론 후반부에 린웰을 주력으로 키우다 보면 그거 맞았으면 죽었겠네 너 괜찮냐? 라는 생각도 든다. 로우 자신의 잘못을 복수라는 측면에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라 라는 본보기적 이미지를 들고 나오지만 로우라고 하는 캐릭터가 2번째 영장부터 4번째 영장에 가기까지 그다지 구축하지 못 했기에 공감대를 이루지 못 한 것이 단점이다.
린웰은 비밀스런 마법사 일족이라는 점을 기반으로 성령술을 쓸 수 있는 힘의 비밀과 복수라는 테마에 얽혀 있는데, 문제는 이 과정을 밟아가는 것이 유추 할 수 있는 요소를 던져주지만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것이 문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로우의 트롤링 때문에 린웰이라고 하는 캐릭터를 완성시키는데 방해를 받았다는 점도 문제다. 최소한 날 방해할거라면 당신들도 용서 못 해 라며 파티를 뛰쳐나갔다면 아 씨 또 파티 이탈이냐? 테일즈야 라고 생각해도 그 행동이 합당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데 린웰은 너무나도 쉽게 수긍을 해 버리기 때문에 갈등 구조가 너무나 맥없이 풀려 버리는 것이 문제이며 막타를 다른 놈에게 빼앗겨 버리기 때문에 결국 죽었지만 내 손은 더럽히지 않았네 정도로 끝나는 것이 참 미묘하게 되어 버린다.
게다가 로우와 린웰의 공통점은 4장을 기점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로우는 본편 엔딩 볼때까지 여전히 지르파의 망령에 묶여 있고, 린웰은 복수가 끝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꿈을 이루고 살지와 같은 목적성을 갖지 못하고 그저 시온과 알펜의 목표에 끌려 다니기만 한다.
키사라도 마찬가지인데 3장에서 오빠와 관련된 문제를 겪고서 뭔가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처럼 할 것 같지만 사실상 캐릭터성 자체는 변화하지 않았으며 시종일관 다나인을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겠다는 말만 할 뿐 세계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 한다. 오히려 그 변화는 듀오할림이 이루는터라 이 캐릭터는 듀오할림이 영장을 포기하고 그 공백을 대신 메꿔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에서 결국 아무것도 안 하는 캐릭터로 남는 낚시 덕후가 될 뿐이다.
그나마 이 게임에서 조금 복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듀오할림이란 캐릭터인데 영장이지만 경쟁을 포기하고, 누군가 피해를 입는 것을 싫어하는 과거와 함께 예술을 사랑하는 지식인이라는 속성, 그리고 그 영장이라는 위치를 좋아하지 않고 언제든 버리고 싶지만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스스로 영장이라는 위치를 다시 짊어지는 입체적인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다. 더군다나 귀족이라서 뭘 스스로 못 해 봤다는 속성과 함께 약간 눈치없는 점과 4차원적인 마인드가 어울려서 얄미운데 미워하기 어려운 재미있는 캐릭터를 이룬다.
식민지 지배라는 설정에서 나타나는 레나인과 다나인의 갈등은 한국인 입장에서 보기에는 마치 일제 식민지배가 떠오르겠으나 나는 그것보다는 미국의 흑인 노예 해방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지배계급의 권력자가 해방에 동조하고, 오랜 노예 생활로 문화와 기록을 잃었으며, 자신의 뿌리(과거)를 찾기 위한 싸움을 계속한다는 점에서 그런 점을 느꼈는데, 이 게임에서는 식민지배를 미화하려는 요소는 스킷 이벤트를 통해 사전에 차단하고 있으나 문제는 이런 문제 의식을 던지는건 좋은데 결국 결과는 뭐 어쩔거냐? 레나인은 대체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다나인은 어떻게 레나인을 받아 들일 것인가 하는 결과물을 도출하진 못 한다. 그저 뒷일은 유저의 상상으로 맡길 뿐이다.
스토리는 낙제점은 아니지만 솔직히 좋은 점수를 줄 일이 없다. 문제와 갈등 구조는 좋은데 그 둘을 연결해야 하는 연결고리인 과거의 비밀이 너무 늦게 밝혀지고, 캐릭터가 너무 밋밋하게 행동하며, 시온 외에는 목적성이 뚜렷하게 내보이질 않으며, 지나치게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을...
지랄맞게 반복한다.
진짜 지랄맞게 반복한다.
과거의 비밀이 있어. 응 알겠음. 과거의 비밀이 있다니까? 알겠다고. 과거의 비밀이 궁금하지 않아? 알려주고 싶으면 씨발 말을 하라고. 아 근데 지금은 안 됨. 뭐 어쩌라고 쌔끼야.
모든 인간이 나쁜건 아냐. 누가 모름? 다나인과 레나인이 아니라 나쁜 사람이 문제야. 알아 새끼야. 우리 모두 평화롭게 공존 할 수 있어. 알겠으니까 하고 싶으면 하라고. 우리 모두 하나였어! 개씨발..
아빠 미안해요. 존나 불쌍하네, 아빠라면 뭐라고 했을까. 과거에 연연하지 마. 아빠라면 의지가 되었을텐데, 너때문에 뒤졌잖아. 아빠.. 그만해 등신새꺄.
존나 뇌절소리가 튀어나올 정도로 매번 똑같은 소리만 앵무새처럼 반복을 하니 스토리가 좋을리가 없지. 게다가 그게 아주 중요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냥 중립적인 의견을 한두번도 아니고 시종일관 끝날때까지 반복을 하는데 어떻게 그게 스토리를 입체적이고 탄탄하게 만들겠냐고. 이야기 구조를 채우는 것들이 전부 똑같은 말들 뿐인데 아오...
그래서 어라이즈의 스토리는 참 좋다고 할수는 없지만 일단 아주 나쁘지는 않다. 원기옥 엔딩이 얼척없으나 엔딩 조져 먹은 것들 중에서는 그래도 무난하게 조진게 아닌가 한다.
마지막으로는 BGM. BGM은 뭐 걍 쓰레기다. 일단 전통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애니메이션 오프닝은 고수하고 있는데 오프닝 노래가 별로 어필을 못 한다. 테일즈 오브 전통의 오프닝 공식을 잘 갖추고 있지만 뭔가 밋밋한데다 확 하고 띄우는 구간이 없는 점이 아쉽다. 게다가 이게 2부 오프닝으로 넘어가서 달라진 노래는 진짜 의욕이 팍팍 떨어지는 반면 오프닝 애니메이션 퀄리티는 1부 오프닝보다는 더 좋아서 웃프다. 차라리 2부 오프닝 애니메이션급 퀄리티를 1부에 투자 했으면 좀 좋았을지도. 애니메이션 오프닝이 밋밋한것도 아쉬운 일이나 가장 안 좋은건 인게임 BGM이 진짜 감흥이 없고 바리에이션이 부족하고 세계를 제대로 표현을 못 한다. 그래서 안 그래도 매번 똑같은 부스트 스트라이크로 조지는 난잡한 게임 구성과 합쳐서 쉽게 지루한 느낌을 준다.
기존 시리즈에 비해 일신된 그래픽과 강화된 편의성, 스피디한 진행, 부스트 시스템 등 개선되고 좋아진 점은 있지만 반면 그 개선된 부분을 받쳐줄 요소가 부족하여 뭔가 조화롭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빈약하며 LMB 시스템으로부터 이어진 격겜같은 요소가 사라지고 레이드처럼 대체된 요소에 익숙해지지 못 한다면 호불호가 갈릴수 있다. 스토리는 진짜 좋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심하게 조졌다고까진 아니고, BGM은 심하게 조진거 맞다. 특히 DLC는 기존의 선을 넘은게 문제고.
아무튼 나쁜 게임은 아닌데 심하게 아쉬운 점이 많은게 문제다.
2020년 12월 23일 수요일
사이버펑크 2077 리뷰 - 무너지는 마천루 속에서 실낱같은 끈을 잡는다
위쳐 시리즈로 유명한 CD PROJEKT RED의 새로운 신작 사이버펑크 2077이 발매되었다.
나는 사실 말하자면 사이버펑크가 구체적으로 뭔지도 모르고 아예 펑크와는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다. 게임상에서 펑크하게 생긴 NPC만 나와도 인상이 찌푸려지곤 한다. 그저 미래적인 SF장르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터라 게임을 구매 할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미래적인 SF장르는 와치독스로도 충분했기에 나온 뒤에 반응을 보고 구매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 생각을 바꾸게 된 이유가 두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한국어 음성 더빙이고, 다른 하나는 와치독스 리전이 쓰레기로 나온 것이다. CDPR의 스토리는 믿을 만 하니 한국어 음성이 몰입감을 높여줄거라 기대했었고, 와치독스 리전이 기대 이하였기에 사이버펑크2077에 기대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이 때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사이버펑크 2077은 졸작인가?
망겜,쓰레기,덤핑각 등 기대 이하의 게임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많이 있다. 그 중에서 내가 사이버펑크2077에 붙인 표현은 졸작이다. 서투르고 보잘것 없는 작품. 이것은 CDPR의 정체성과도 상통한다.
CDPR은 위쳐라고 하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게임을 만든 경력 밖에 없는 회사이다. 그 회사가 아주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높은 수준의 몰입감, 그리고 유저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회사의 가치가 급상승하기 시작했고 끝내는 다수의 GOTY를 받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성공의 바탕에는 3이라고 하는 숫자에 다다를때까지 쌓아 올린 경험치가 바탕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사이버펑크2077은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위쳐와는 정반대인 미래지향적인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위쳐로 쌓아 올렸던 기반이 통하기가 어렵다. 그 때문인지 사이버펑크2077은 서투르고 부족한 부분이 지나치게도 많이 눈에 띄였다. 그래서 졸작이란 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어째서 졸작인가 라는 의문에는 가장 먼저 버그와 튕김으로 대답 할 수가 있다. 게임을 구매한지 1~2시간만에 튕겨버리는 불안정한 상황은 게임의 지속성을 무너뜨렸고, 퀘스트를 달성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달성되지 않은 처리를 하면서도 달성은 되어서 보상을 받고 맵에서 사라졌으나 달성이 되지 않았으니 진행이 막혀 버리는 버그에서부터 아예 퀘스트를 받지 못 하는 버그, 진행이 안 되는 상황, 화면이 까맣게 되는 버그 등 온갖 종류들의 버그를 맛보았고, 심지어 현재도 고쳐지지 않아 얻지 못 한 아이템이나 클리어 못 해 진행이 안 되는 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은 메인 스토리에서 버그가 걸리지는 않아 엔딩을 볼 수 있었던 것인데 130시간을 달려 온 지금 상황에서 별 같잖은 이유로 엔딩을 못 보게 되었더라면 화병으로 몸져 누워 버릴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게임의 문제는 단순히 튕김과 버그에만 있는것도 아니었다.
사이버펑크 2077을 플레이 하면서 서서히 기묘함이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이 게임은 오브젝트들이 지나치게 많다. 사람, 기물, 단순 배경으로 쓰이는 오브젝트들 등. 이것이 그냥 오브젝트가 아니라 미션을 진행하러 특정 영역에 도착하여 넷해킹을 하기 위해 키로시 안구로 쭉 훑어보는 순간 세상이 온갖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물드는 것을 보게 된다.
바로 플레이어가 해킹으로 조작이 가능한 오브젝트들로 은신 플레이를 위해 사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적들의 움직임을 엿볼수 있는 감시 카메라에서 부터 제어권을 탈취해 적을 공격 가능한 포탑, 적들이 플레이어에 대항하기 위해 심어놓은 지뢰를 되려 터트려 데미지를 준다거나, 적의 시선을 끌고 과부화로 터트리는 등의 행동들이 가능하다. 소소하게는 문을 여닫는 것도 가능하며 해킹으로 동작을 실행시키지는 않지만 쓰러뜨린 적을 숨기는 용도의 쓰레기통 등도 해킹 시점에서 보여지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오브젝트들을 절반도 안 쓴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해킹이라고 하는 시스템의 난점에 있다.
은신 플레이를 위한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몰래 적의 뒤로 들어가서 쓰러뜨리고 쓰레기통에 숨기는 것과 적에게 발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퀵해킹으로 적을 쓰러뜨리는 것이다. 문제는 이 둘이 서로 공존이 되지 않는다.
적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오브젝트의 교란 기능을 이용해서 적의 시선을 돌리고 뒤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교란 기능을 쓰기 위해서는 해킹에 소모되는 램 수치를 소모해야 한다. 이 램 수치는 지능을 올리고 사이버웨어의 해킹 유닛을 좋은걸 쓰거나 관련 스킬들을 찍음으로서 보조가 가능하다. 문제는 초반 외에는 그럴 이유가 없다.
초반에는 램 수치와 데미지 관련 스킬, 그리고 퀵해킹의 등급이 낮아서 적에게 퀵해킹, 즉 판타지로 따지면 마법 같은 것으로 데미지를 주는 것이 어려우나 중반부터 지능에 올인을 하기 시작하면 퀵 해킹을 써서 소모되는 램보다 퀵 해킹으로 잡아서 회복하는 램이 더 많을 지경이며 이 반전의 시점은 의외로 빨리 찾아 오게 된다.
물론 쓰러뜨린 적을 쓰레기통에 숨기는 편이 적에게 발각 될 일이 적고 소란스럽지 않으며 자원소모도 적겠으나 이는 퀵해킹의 성능이 올라감에 따라 비용이 반전하여 퀵해킹을 쓰지 않는 은신 자체를 선호하지 않게 만든다. 즉 수많은 오브젝트들로 실행 시킬 수 있는 교란 기능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다. 퀵해킹으로 적을 잡는 편이 더 빠르고 쉬우며 되려 들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퀵해킹 스타일로 플레이를 하게 될 경우 해당 오브젝트들은 핑이라도 돌려서 적의 위치를 알아내면 그나마 다행이지 핑도 못 돌리는 오브젝트들은 아예 쓸모가 없게 된다. 퀵해킹과 은신은 그나마 의존도라도 있지 단순 근접 내지는 사격으로 플레이 할 경우엔 이런 오브젝트들이 전혀 아무런 쓸모가 없다. 플레이 스타일의 일부에 지나치게 치우쳐진 요소가 맵을 뒤덮고 있기에 불필요한 자원들을 낭비하게 만든다. 슬픈 일이다. 이 게임의 잠입 요소는 정말이지 놀랍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게임의 잠입 요소를 서포트하는 오브젝트가 놀랍게도 무쓸모하기 때문이다.
사이버펑크2077이 마지막 연기를 하기 전에 내가 본 트레일러에서는 체육관에서 운동중인 적에게 운동기구에 이상을 일으켜 압살시키는 모습이 있었다. 그런 상호작용들이 이 게임에 기대를 하게 만든 요인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이 게임에서 상호작용이란 그 오브젝트의 수는 많으나 종류는 적은 형태로 구현되어 있다. 그렇다. 슬프게도 NPC 그 누구도 이 오브젝트들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
이 게임의 잠입은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매우 놀랍다. 천주3나 메탈기어 솔리드3, 혹은 히트맨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잠입이 가능하다. 이 정도로 다양한 잠입 루트를 준비한 게임은 보기가 힘들고, 오픈월드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코지마 히데오가 카메오로 등장하는 것을 보며 코지마 히데오의 조언을 받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 게임의 잠입 요소 자체는 매우 훌륭했다. 허나 잠입 루트가 아무리 훌륭해 봐야 잠입 자체를 무색케 하는 AI와 오브젝트가 큰 문제다. AI는 이동을 하기라도 하면 다행일 정도로 제자리에 꽂힌 듯 무반응에 가깝고 오브젝트들은 그저 놓여져 있을 뿐이다. 차라리 맵에 놓여져 있는 오브젝트의 수를 줄이더라도 끌어낼 수 있는 반응의 수를 늘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적들과 상관없는 도시의 일반적인 거리에서조차 이런 오브젝트의 수를 줄이려고 하질 않았다. 그래서 이 게임은 항상 도시에 오브젝트가 넘쳐난다. 생기가 있는 도시를 표현하기 위해 쓸모없이 메모리를 혹사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오브젝트들의 반응에 대해 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NPC를 제외하곤 그 어느 NPC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정말로 무쓸모한 배치 구성이다.
이 게임의 NPC가 반응이 개판인 것도 어쩔수가 없다. NPC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많은 NPC들을 불러내는지 알 수가 없다. 다른 오픈월드랑은 다르게 평면적으로 넓은 게임이 아닌 입체적으로 넓은 게임이라 화면상에 안 보이는 곳에서도 NPC가 있는 게임인데 말이다.와치독스2도 GTA5도 이렇게 NPC가 많지는 않았다. 이 게임의 미션 중 클럽에 잠입 미션을 하면 아주 복장터진다. 상호작용 쥐뿔도 없는 NPC들이 2~30명은 족히 들어와 있다. 여기에 교란이나 핑 가능한 오브젝트들이 있고 이것들을 해킹 뷰에서 핑을 띄워 보면 버버버버버벅 거린다. 일반적으로 안 보여져야 할 것들도 핑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엄청나게 느려진다.
내 개인적인 추측이긴 하지만 이 게임의 쓰잘데기 없는 오브젝트랑 사람 수만 좀 줄여도 이 게임의 버그나 튕김은 줄어들 것이다. 내가 이 소리를 자신있게 미는 이유가 1.04 패치 이전에서 분명 1~2시간마다 튕겼던 게임이 어느 순간 5~6시간을 해도 튕기지 않고 퀘스트 밀림이나 진행 불가가 생기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자잘한 퀘스트들이나 조직범죄,돌발범죄들을 반이상 정리하고 나서부터 버벅거리거나 튕기지 않게 되었다. 실제로도 이 게임은 아이템에 들어와 있는 온갖 쓰잘데기 없는 아이템들을 정리하면 정말로 엄청나게 쾌적해지기도 한다. 이는 위쳐3에서도 있었던 문제인데 위쳐3에서 주로 튕겼던 노비그라드는 퀘스트도 많고 도시의 크기나 NPC 숫자도 상당하다. 그리고 사펑은 위쳐3보다도 더 오브젝트나 NPC 맵의 밀도가 높아져서 관리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다. 이 게임은 쓰잘데기 없는 부분에서 너무 힘을 주었다. 그리고 정작 힘을 주어야 할 부분에선 힘을 주지 않았다. 바로 AI다.
이 게임의 AI는 정말로 형편없다. 그저 사격으로 타겟팅을 하면 맞지 않기 위해 엄폐물로 이동을 하는 정도의 행동 루틴만 있을 뿐 그 이상이 없다. 와치독스나 GTA나 슬리핑독스나 일렉스나 파크라이나 어쌔신 크리드나 저스트 코즈나 기타 여러 오픈월드 게임들도 사실상 이런 부분에선 그리 큰 차이는 없다. 그런데 이 게임은 정말로 심하다. 일단 맵 자체가 지나치게 꼬여 있다보니 최단 루트를 보여주는 길찾기 가이드부터가 개판이고, 경찰과의 대치 상태에서 차로 도주를 하면 전혀 쫓아오질 못 한다. 아예 추격 자체를 못 하는 것이다. 맵을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 건물 위로 올라가면 쫓아오지도 못 하며 심지어 수류탄을 던져도 피할 생각 조차 하지 않는다. 미친듯이 추격전을 펼쳐야 했던 와치독스처럼 쫓아오는 것 까진 아니어도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릴 때까지는 쫓아와야 하는데 얘네들은 쫓아온다는 개념이 아니라 특정 위치에서 리젠된다는 개념으로 나타난다. 무기 오류 퀵핵으로 무기를 못 쓰게 하면 근접 무기를 들고 쫓아오는게 아니라 그냥 조준만 하고 있을 뿐 쭉 그대로 있다. 수류탄 투척이 가능한 적이나 어쩌다가 가끔 수류탄을 던질 뿐이지 수류탄도 없고 근접무기군 적도 아니면 그냥 가만히 있는다. 근접무기군 적도 오로지 근접무기많을 쓸 뿐이다. 이 게임의 AI의 문제는 클래스와 같은 병종문제도 있는데 게임에서는 적들이 다양한 종류를 이루고 있다. 당장 이 게임제작사의 전작인 위쳐만 해도 괴물의 종류가 다양하고 행동패턴이 다 다른데 이 사이버펑크라고 하는 게임의 적은 단 3종류만 있다. 원거리,근거리,넷러너 이 세 종류 뿐이다. 로봇이나 드론도 있지만 롤플레잉으로서 역할은 원거리에 불과하다. 다른 게임들 보면 중장보병급의 높은 체력과 방어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적, 중거리에서 화력을 쏟아 붓는 적, 원거리에서 저격을 하는 적, 근거리로 다가와 암습하는 적, 투척류 무기를 던지는 적, 특수하게 강한 엘리트 적, 보스등이 있는데 이 게임은 그런 것이 전혀 없다. 적의 병종이 지나치게 단순하니 단순한 AI가 더더욱 단순하게 느껴지게 된다. 원래의 AI도 형편없지만 그 AI를 꾸미는 것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NPC의 행동 및 상호작용은 거리에 널린 오브젝트만도 못 한 수준이 되었기에 분명 도시에 사람은 많은데 다양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 게임의 문제는 또 있다. 그건 위쳐3때부터 발전하지 못 한 아이템 관리다. 쓰잘데기 없는 아이템들이 즐비하며 이를 선별하여 습득하는 것이 곤란함에도 불구하고 아이템의 관리 시스템은 위쳐3의 시스템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 시절이 어느 시절인데 아이템 하나 팔고 갱신하고를 반복하는가? 일괄 선택 매각은 생각도 안 했나? 최소한 일괄 선택 매각 조차 불가능하다면 아이템 이미지를 보여주고 갱신하기 보다 리스트 형태로 정렬하고 커서를 갖다 댔을 때 이미지를 띄우면 되지 않는가? 애초에 아이템 습득부터가 이미지 아이콘이 뜨는게 아니라 아이템의 이름이 뜰 뿐인데 같은 방식으로 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위쳐3에서 발전된 부분이 없이 그대로 유지를 하고 있다. 그나마 전작의 책이나 문서와 같은 것들을 샤드 형태로 관리하는 것은 그나마 나아지긴 했으나, 그 외의 퀘스트 아이템들의 경우엔 제대로 보여지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며, 멋대로 소모 아이템 단축에 등록되질 않나 이와는 반대로 똑같은 효과에 이미지랑 이름만 다른 음식 아이템들이 썩어넘치게 많으면서 심지어 이걸 단축키 등록도 할 수 없어서 항시 메뉴에 들어가서 소모해야 한다. 퀵핵 같이 창고에 옮기는게 불가능한 아이템들이 자주 있어 아이템 관리에 골머리를 썩게 만들고, 스킬 경험치 샤드는 플레이어가 원할 때 소모하는게 아니라 습득시 자동 소모로 되어 있어 스킬 경험치 습득 조율이 불가능한 주제에 버그인지 퀵해킹 스킬 경험치 샤드는 또 아이템으로 남아있기까지 하다. 또한 아이템의 관리 이상으로 심각한 것은 전혀 밸런싱 되지 않은 아이템의 업그레이드 요소다. 습득시 현재 레벨을 따라가게 만든 점 때문에 최대한 파밍을 뒤로 미뤄야 만족감이 높은 시스템의 문제는 이미 위쳐3때도 2회차의 레벨 한계 상승으로 존재했었고, 다른 오픈월드 게임인 어쌔신 크리드 오딧세이에서도 있었던 문제였다. 대체 밸런싱을 하기나 한건가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수준의 재료 소모는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아이템 하나도 업그레이드를 끝내기 어려울 정도다. 덕분에 이 게임은 파밍의 즐거움이 없다시피 한다. 하지만 파밍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업그레이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게임의 모든 수집과 개조 요소들은 대체로 막대한 돈이 들어가고, 이 막대한 돈과 자원은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채울수가 없다.
이 게임에서 등장하는 차량들을 전부 구매하려면 약 100만 유로달러에 가까운 돈이 들어가는 것으로 체감한다. 돈을 150만 유로달러를 보유한 상태에서 모든 차량을 구매하는데 남은 돈이 50만 유로달러 정도가 남았기에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이 게임의 모든 자잘한 퀘스트까지 전부 달성하면서 번 돈이 기껏해야 150만 정도인데, 이것도 엑세스 포인트 파밍이나 적에게서 얻은 무기나 장비를 팔아 끌어 모은 돈이다. 순수하게 퀘스트를 달려서 얻는 돈으로는 절대 채울 수 없는 금액이다. 상황이 이런데 이 게임은 무기 완제품이나 아이템 제작 레시피, 사이버 웨어가 몇십만이나 한다. 꼼수나 버그, 치트가 없이는 정상적으로 채울 수 없는 수준이다. 테스트를 하긴 한건지 의심이 갈 정도다. 게임을 마냥 즐기는 시점에선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그 후에 어느 정도 스펙업과 개인만족을 위해 구매요소를 돌아보다 보면 한숨을 쉬며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도저히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적들 잡아서 무기 루팅하여 많이 벌어봐야 3~5명 잡아서 한탕에 2~4천 벌까 말까 하고, 그것도 무기를 많이 얻으면 다행인데 그 무기도 버그인지 레벨 스케일링인지 1레벨 짜리 무기가 떨어지면 매각가가 50도 안 되는 수준이라 무게만 차지하며 그 외에는 대부분이 10짜리도 안 되는 잡템들이다. 픽서의 의뢰 퀘스트를 완료하면 잘 쳐주는게 8천 정도지 대부분은 1천에서 4천 사이라 픽서의 의뢰만으로 버는 것은 한계가 있다. 엑세스 포인트도 어떤건 1300이고 어떤건 3천이고 기준을 알 수 없고, 심지어 스킬 패시브를 찍어 보상을 200% 올려도 저 정도 밖에 안 된다. 대충 2~5천짜리 작업을 반복 반복해서 1만을 벌고 10만을 벌고 100만을 벌어야 하는데 그렇게 피땀 흘려 번 돈이 순식간에 템 한개 사는 것만으로 사라지고 만다. 도대체가 밸런싱이란걸 하기나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위쳐3도 장비 파밍에 있어 주문부여나 교단셋에서 돈이 쪼들리긴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건 정말이지 너무 심각한데다가 이걸 2회차에서 극복이나 가능한지 의문이다.
버그는 싫지만 버그에 의존 할 수 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게임은 납득하기가 어려운 버그들이 좀 있다. 사스콰치 버그로 통하는 버그는 사스콰치라 불리는 적을 잡고 저장 한 뒤 로드해서 다시 공격하면 경험치가 들어오고 다시 저장해서 로드하는 식으로 경험치를 올리는 방식이다. 또한 아이템 포인트라고 불필요한 아이템을 팔 수 있는 기계가 있는데 아이템을 팔고 다시 재구매를 할 때 옵션과 세모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반투명 창으로 바뀌고 이 상태에서 재구매에 횟수가 제한이 없게 된다. 이를 통해 판매시(4천 유로달러)와 구매시(5 유로달러) 가격이 다른 명화 아이템을 늘려서 수표처럼 써대는 것이 가능하다.
버그는 싫다. 하지만 이 게임은 버그를 쓰지 않으면 너무 답답하게 되어 있다. 내가 마지막 메인 미션 퀘스트를 제외하고 모든 퀘스트를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레벨인 50레벨이 되지 못 하였는데, 결국 맵을 순회 하면서 공격 가능한 무작위 등장 갱단 NPC들을 마구잡이로 잡아야 겨우 50레벨이 될 수 있었다. 그 뒤로 눈을 돌린 것은 장비 업그레이드였다. 습득시 정해지는 장비 레벨의 문제점을 피하고자 50레벨이 된 이후로 장비를 얻으려 돌아다녔지만 이미 모든 퀘스트를 완료하였기에 어지간한 장비들은 다 습득한 뒤였다. 덕분에 어중간한 레벨대의 장비를 업그레이드 해야 했는데 업그레이드를 할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재료 소모량이 130시간 넘게 플레이 하며 모아온 재료들조차 고작 장비 한개를 마지막까지 업그레이드 하는데 도달하지도 못 한 채 전부 바닥나고 말았다. 그래서 결국 나는 업그레이드를 아예 포기하고 플레이어 레벨에 따라 능력이 맞추어지는 스키피만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게임의 재미는 장비를 수집하고 그것을 쓰는데 있어야 하는데 수집은 가능하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구조가 지극히 결함이다. 무기 하나만으로도 이 모양인데 방어구까지 포함하면 말할 것도 없다. 그뿐만인가? 초반 미션에서 밖에 획득 할 수 없는 콩고와 사토리라고 하는 무기는 버그가 아니면 다시 찾아 갈수도 없다. 있는지도 모르면 얻을수도 없는 일이고, 심지어 초반에서 밖에 얻을 수 없기에 업그레이드에 필요로 하는 재료량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사이버웨어나 제작서 구매에 들어가는 돈도 그렇고 도대체가 밸런싱이란걸 하기나 한건가 의문이 들 정도다. 만약 버그가 없었더라면? 일단 사이버웨어 부터가 각각의 리퍼닥에 너무 넓게 퍼져 있고 뭘 파는지는 찾아 가 봐야 안다. 인터넷 공략을 참조하는게 아니라면 뭐가 좋은지 알 수도 없고, 심지어 비교조차 구매해서 대조를 해 봐야만 가능하기에 통상적인 플레이로는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전부 구매하기에는 들어가는 돈이 어마어마하기에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지는 전설급 사이버웨어만 구매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아니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차를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지겨운 노가다 후에 겨우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제대로 완성되지 못 한 컨텐츠들
레이싱은 아무리 추월해도 텔레포트되어 쫓아오거나 코스를 이탈하여 다시 들어 올 경우 옹기종기 모여 착하게도 기다려 주고 있고, 정작 그 레이싱마저 순수하게 플레이어가 레이싱을 즐기는 용도가 아닌 주변 캐릭터의 복수극에 이용되어 레이싱을 포기해야 차를 얻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레이싱을 할 만큼 운전 조작감이 좋은 것도 아니고 물리엔진이 안정적이지도 않다. 걸핏하면 튕기고 고꾸라지고 빗길조차 아닌 버터바른 도로에서 미끄러지듯 꺽이는 조작감은 와치독스를 연상케 한다고는 하나 물리엔진의 조악함과 더하여 와치독스보다도 더 수준이 낮다. 와치독스1이라면 모를까 와치독스2와 사펑의 운전 조작감을 비교하는 것은 와치독스에게 실례일 정도다.
브레인댄스는 그 완성도도 조악하기 그지 없지만 브레인댄스를 체험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스토리나 퀘스트에 한해서 뿐 플레이어가 원하는 때 원하는 컨텐츠를 즐긴다거나 하는 것이 없다. 사격 미니게임도 초반 집근처 무기상점에서 하는 것과 식스 스트리트에서 하는 것이 있는데 집근처 무기 상점의 사격 미니게임은 다른 참가자 라인에 있는 목표물을 뺏는 것이 가능하질 않나, 탄착군의 점수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맞춘 횟수만을 따져서 연사횟수 높은 총이 장땡인 이상한 사격 경쟁 구조가 되어 있으며, 식스 스트리트의 사격 경쟁은 아예 시작조차 못 하거나 걸핏하면 선을 넘어서 실격 처리가 되어 제대로 된 진행조차 불가능하다.
제작 시스템은 항상 지나친 변수에 의해 안정된 품질을 기대하기가 어렵고, 업그레이드 또한 아이템의 레벨과 상세 스탯을 분석하기 어려워 곤란함이 크다. 단순히 장비 제작만이 아니라 소모품 제작으로 들어가면 대량 분해는 존재하는데 대량 생산 기능이 없어서 번거롭게 하나씩 만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심지어 위쳐3때까지만 해도 미니맵에 북쪽이 어딘지가 나오는데 이 게임은 아예 방위 표시 기능이 없다. 유저 편의성은 인터페이스를 포함해서 다방면에서 미흡한 수준이다.
처참한 스토리
본 게임의 메인 스토리라인은 불가항력으로 머리에 꽂힌 칩에 의해 조니 실버핸드의 의식이 잠식되고 몸을 잃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스토리 전개는 크나큰 문제가 있다.
첫째는 조니 실버핸드. 그 자체가 가장 큰 문제이다. 조니 실버핸드의 기업 혐오는 작중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다 그 기업 혐오의 원인이 되는 이유가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네가지 이유는 등장한다. 하나는 그가 기업 전쟁에 참여하여 겪은 경험이고, 두번째는 기업이 농민들을 상대로 약탈에 가까운 짓을 행하였고, 세번째는 그의 친구 알트 커닝햄을 납치하였고, 결국 알트 커닝햄의 육체는 죽고 그녀의 정신이 넷상에 남아있기는 하지만 알트 커닝햄의 자아,인격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네번째는 조니 실버핸드 자기 자신을 멋대로 칩의 데이터로 전환시켰다는 것이고 그것을 상품처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러한 이유들 중 단 두개만이 직접적으로 보여질 뿐이고 나머지는 그저 설명으로만 전달 될 뿐이다. 따라서 조니 실버핸드의 기업 혐오를 플레이어 입장에서 공감하기에는 크나큰 무리가 따른다. 왜냐. 조니 실버핸드는 이와 같은 언급이 이루어지기 전 그가 아라사카 타워를 대상으로 핵폭탄을 터트리려 했던 정신나간 테러리스트라는 것이 먼저 언급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트 커닝햄의 예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 녀석은 미친놈이라서 연구대상으로 머리속 기억이 칩으로 옮겨졌구나 싶게 만드는 것이다.
실제 조니 실버핸드의 모든 말이나 행동들 역시 전부 비호감적이다. 노골적으로 혐오와 비하,조롱,멸시를 거침없이 드러내며, 반사회적 행동이며 친구들에게까지 멋대로 대하고, 그 누구와도 정상적인 관계를 가지려 하질 않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조니 실버핸드를 기리며 그를 좋아한다. 핵폭탄을 터트려 다수의 사상자를 낸 테러리스트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좋아하는 것은 솔직히 논리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더더군다나 친아라사카 엔딩을 볼 경우 주변 인물의 반기업 메세지가 날아오게 되는데 정작 그러한 반기업 정서적 표현은 작중에서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게임상에서 기업의 악행은 수도 없이 나타나긴 하지만 그와 동급으로 정부,갱단,V의 살인도 드러난다. 심지어 민간인조차도 나쁜 사람들이 넘쳐난다. 과도한 폭력과 사건들로 인해 플레이어의 감각이 둔화되고 기업이 그렇게 나쁜가? 라는 의문에 확실한 답을 내리지 못 하게 된다. 나이트시티는 전체적으로 썩어 있고, V의 행동은 나이트 시티를 전혀 긍정적으로 바꾸지 못 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니 실버핸드가 기업 혐오를 함으로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이 다람쥐 챗바퀴 같은 테러를 반복함으로서 뭔가 이루는게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러한 것도 없으니 조니 실버핸드라고 하는 캐릭터의 정신 세계는 편협하고 이기적이고 반성이 없을 뿐 아니라 자기파멸을 넘어서서 타인을 파멸시키려고 하는 캐릭터가 되었는데 작중에서는 이 캐릭터를 너무나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옹호를 하고 있으니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게 된다.
둘째는 이야기의 목표가 모호하며 전개가 너무 빈약하고 끝맺음이 좋지 않다.
플레이어를 대신하는 주인공인 V의 목표는 플레이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단 이름을 남기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목표는 조니 실버핸드의 기억이 담긴 칩인 렐릭을 머리에 꽂게 된 이후로는 생존으로 변화한다. 어떻게든 조니 실버핸드를 지우고, 자신의 몸을 되찾아 살아남으려고 하는 것이다.
메인퀘스트의 내용은 전부 다 이 렐릭에 의해 고통받는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상황이며 V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렐릭의 부작용을 종종 무작위로 발생시켜 플레이에 지장을 준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플레이어의 노력에 상관없이 결말은 정해져 있고, V는 시한부 인생에서 벗어나질 못 한다. 어떤 엔딩을 가더라도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만 달라 질 뿐 시한부 인생이라는 결론에서 벗어나질 못 한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자꾸만 플레이어를 재촉하고 강압하였는가? 뭘 해도 결과가 바뀌질 못 하는데 말이다.
심지어 메인퀘스트의 길이만 따져 본다면 이건 그리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너무 늦었다고 하질 않나, 정작 고치기 위해 미코시에 도착해도 알트는 인간의 육체를 변수에 계산 못 했다는 개소리나 하질 않나 어딜봐도 전부 V에게 시한부 인생을 강요하고 있다. 플레이어가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캐릭터인 V가 죽어가는 원인은 조니 실버핸드 때문이며 조니 실버핸드라고 하는 캐릭터 자체의 비호감 요소와 결합되어 좋게 바라보기가 힘들다.
차라리 시한부 인생이 되더라도 V가 세상에 남기는 것이 있더라면 모를까 V가 조금 유명 해 질 뿐 세상은 변하지 않는 엔딩, 기업의 실험쥐가 되는 엔딩, 그냥 다 버리고 도망가는 엔딩 정도라 앞서 언급한 생존 이전의 목표였던 세상에 이름을 남기는 목적 조차 모호하게 끝맺음으로서 제대로 된 포장조차 되지 않았다. 차라리 생존과 이름을 남기는 것 둘 사이에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것을 고르고 길을 걸어 이뤄내는 것이라면 그나마 나았겠지만 이 게임은 생존도 이름을 남기는 것도 어중간하다. 마치 출신지가 3종류이지만 그 어느것 하나 세상과 V에게 영향을 못 주는 것과 같다.
목표와 결말 뿐만 아니라 과정조차 문제가 있다. 재키와 한탕하기 위한 메인 퀘스트를 포함하여 기본적인 줄기는 선택의 여부를 주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재키와의 관계는 축약해서 대충 넘어가고 V의 개인적인 서사 역시 너무나도 빈약하게 다룬다. 이후 조니 실버핸드와 엮이게 되면 더더욱 V라고 하는 존재는 메인퀘스트에서 생존 발악 말고는 다른 다양한 모습으로 다루어지질 않는다. 다른 서브 퀘스트들이 미래사회에서 발생 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나 AI와 인간의 공존을 다루는 반면 메인 퀘스트는 시종일관 쫓고 쫓기는 과정만 다루며 그 과정에서 조니 실버핸드의 기억, 아라사카 사부로의 기억을 담은 렐릭 칩,전뇌 세계에서 구축된 자아가 원본 자아와 다른 알트 커닝햄과 같이 인간의 영혼성만 다룰 뿐이고 그마저도 후반부에 몰려 있다. 길이도 짧지만 과정에서 주어지는 메세지도 별 볼일 없다. 심지어 모호한 목표와 조니 실버핸드라고 하는 비호감적 캐릭터와 맞물려서 생존이고 이름이고 조니고 영혼이고 나발이고 간에 스토리는 중심을 잡지 못 한채 계속 헛돌고 있다. 그 분량이 긴것도 아니건만 이 모양이다.
그럼에도 게임 자체는 재미있다
아쉬운 부분도 많고 미처 언급하지 못 한 단점들이 산처럼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재미는 뛰어나다. RPG로서 캐릭터의 성장과 변화의 측면은 매우 확실하고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 총,칼,퀵핵,은신 등 다양한 부분에서 플레이어는 원하는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성장이 가능하다.
메인 스토리는 별볼일 없고 불만족스럽지만 서브 스토리의 퀄리티나 메시지,재미는 압도적으로 차이가 난다.
빈약한 AI와 약해 빠진 적들 때문에 전투 자체는 싱겁지만 전투 자체는 매우 재미있다. 다양한 성장과 맞물려서 다양한 즐거움을 만들어낸다.
픽서라고 하는 퀘스트 전달자 요소는 꼼수인지 의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기존의 RPG에서 의뢰인을 만나고, 목표 지점으로 가서 일을 처리하고 다시 의뢰인을 만나는 과정에서 의뢰인을 생략하여 목표만을 남겨 편의성을 증대시켰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긴 하지만 픽서가 자동차 매매 중개인이 된 점만 제외하면 다른 여타 RPG게임들에 비해 매우 쾌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즐겁게 느끼는 부분은 바로 복잡하게 설계된 밀도있는 도심이다.
예컨데 이 회사의 전작인 위쳐3의 맵은 132제곱킬로미터이고, GTA5는 127제곱킬로미터, 어새신 크리드 오디세이는 256제곱킬로미터이다. 반면 사펑은 위쳐3보다는 작고 GTA5와는 비슷하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GTA5보다도 좁지만 넓은 느낌을 준다.
예컨데 맵 좌측 최상단에서 우측 최하단에 마커를 찍어 보면 직선 길이가 4킬로미터를 넘지 않는다. 케렌지코프 가속이나 자동차로 이동을 해도 5~10분내로 도착이 가능 할 정도. 그렇다보니 맵 이동에 걸리는 스트레스 부하는 상당히 낮은데 정작 도심 자체는 빽빽하게 건물들과 이벤트, 퀘스트들로 차 있어서 좁다고 느껴지지만 더 풍족하게 느껴진다. 내 경우 어새신 크리드나 GTA5는 이동이 너무 지루하고 피곤하고 항상 장시간 이동을 강제하여 짜증이 났었고, 이 부분은 위쳐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에 비하면 사펑의 이동은 정말로 많이 쾌적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를 만족시켰던 것은 바로 도심의 깊이인데, 와치독스2에서 건물을 올라가는 것을 즐기던 나에게 있어 사펑은 와치독스를 내 취향대로 가장 강화시켰을때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것 같다. 과거의 노스탤지어가 떠오르는 정말로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구성이다.
어중간하게 늙은 척하기 싫지만 내가 어릴적에는 지금처럼 고층 아파트 사이에서 사는 것이 아닌 촌동네에서 대부분 1~2층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집과 집을 나누는 담벼락은 쉽게 넘어 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어린 아이의 몸으로 지나갈 수 있는 벽 아래 개구멍도 있어 마을 전체가 뛰어다니던 놀이터였다. 그러나 도심으로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오고 나서는 대부분 최소 3층 이상의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고, 뛰어다니고 오르내릴 만한 공간은 막아 두었거나 건드리기도 힘든 높이였다.
그렇게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건물을 오르내리던 쾌감의 노스탤지어가 사펑에서 반갑게 재회를 할 수 있었다. 어른이가 된 내가 V의 몸을 통해 슈퍼 가속으로 건물을 달려서 지나가고 2단 점프로 기어 오르며 대쉬 슬라이딩으로 낙하 데미지를 무시하는 등 마음껏 도시를 휘젓고 다니는 즐거움을 사펑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딱 내 취향인 졸작이다. 게임으로서 제대로 되먹진 못 했지만 재미가 있기 때문에 포기 할 수가 없다. 재미가 없으면 뭐가 되었든 말짱 꽝이다. 그것만으로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이 게임은 고쳐야 할 점이 산더미와 같다. 치명적인 버그를 상당수 걷어내고 유저 편의성을 개선하여 좀 나아진 모습을 보이려면 아마 내년 2~3분기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고, 그마저도 뉴게임 플러스가 지원이 되어야 더 빠져들기 수월 할 것이다. 개선이 되기 힘든 메인 스토리의 문제나 마치 문제점들이 쌓아 올려진 나이트 시티 모습과 그대로 똑같다. 이 마천루가 제 모습을 찾게 될지 아니면 정말로 수복하지 못 하고 무너질지는 확신하기 어렵지만 위쳐3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았다면 분명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리라 기대한다.
2019년 10월 30일 수요일
별의 정원 - 총체적 난국
레드 슈즈를 보고 나서 설마 한국 애니가 다 이따구일리가... 그럴리 없을거야. 뭐라도 좀 좋은게 있겠지 라며 리뷰 작성 중에 보다가 가망없음을 외쳐 버리게 만든 애니메이션.
시놉시스 자체는 매력적이다. 아버지를 잃은 소녀가 우연히 주운 어둠의 돌을 통해 별의 정원으로 가게 되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우주의 별들을 구하고 어둠을 되찾는다. 그냥 이것만 들으면 오 새로운 세계를 모험하며 환상적인 별들의 세계를 보는 그런 애니메이션인가? 하며 투자자들을 끌어 들였을 것이다. 이것만 보면 멀쩡하다.
......근데 속이 씹똥망쓰레기다. 전개 자체가 왜 그렇게 되는지를 알수가 없이 개연성이 날아가고 중간 중간을 싹둑 잘라 먹고 뭔 말도 안 되는 억지 전개에 이유도 모르겠고 시간을 질질 끌고 이리저리 화면이 넘어가고, ㅆ히발.... 아니 진짜쓰면서도 얼척이 없다. 별의 정원? 잠깐 나오고 그만이다. 해적선장 처럼 생긴 새끼에게 잡혀 간 뒤로는 그딴거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아니 최소한 왜 그러는지는 알아야 하는거 아니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야기가 왜 그렇게 흘러가는지는 알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근데 전개가 씹구데기라 이해를 할 수가 없게 만들고, 왜 그런 설정이 붙는지 뭐가 위험한지 뭐가 어떻게 되는지 걍 아무 의미가 없어.
죽은 아빠는 대체 왜 블랙홀 너머에서 낚시질이나 하면서 딸에게 준 돌 팬던트가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는거 응 다 알고 있었어 이따구 소리나 하고 능력 개방한 딸은 얼티밋 마도카 마냥 해적선장을 터트려 버리고, 이게 아동용 애니 맞아? 싶을 정도로 어장관리하던 페도필리아 해적선장은 자기가 죽인 소녀들 뼈다구들을 무슨 포르말린 통에 넣어 관리하듯 컬렉션처럼 즐비하게 모아놓고, 소녀가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건 앞에서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이게 그냥 앞에서 잠깐 나왔다가 영영 언급이 안 되다가, 그냥 막판에 어둠의 돌을 왜 던지는거야? 미쳤냐? 아무리 아동용 애니라지만 이따구로 개연성 씹 날려먹고 이해도 안 되게 어설프고 수준 낮은 개그질이나 하면 안 되는거지. 게다가 헬로카봇 개소리도 신경 거슬려서 못 듣겠는데 이 영화는 시종일관 개짖는 소리만 가득해서 귀청 떨어질것 같은데다 왜 소녀는 페도필리아를 상대로 심리테스트로 시간 잡아 먹는지 모르겠고 이 과정에서도 3D캐릭터 입술 움직이는 속도 겁나 빨라서 싱크는 안 맞고, 전개 자체가 수틀리니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바닥이 열려서 다른데로 튀는 짓거리를 대체 몇번씩이나 반복하는지도 모르겠고, 대체 왜 적이든 아군이든 순서대로 진행해서 나오는게 아니라 갑툭튀 일관으로 하는지도 모르겠고 전개도 툭하면 잘라 먹어서 연결이 안 되고 왜 어둠이고 나발이고 간에 뭐가 위험한지 뭐가 세계고 우주의 위험인지도 좆도 공감이 안 되고, 캐릭터는 딱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수준낮고 멍청한 행동을 하는 악당들에 무책임하고 생각없는 아군이고 죄다 허술하기만 하고 제대로 된 것도 없고 결국 뭐야? 다 끝나고 와서 고해성사하며 엄마에게 잘못했어요 신파극. 진짜 거지같음의 결정체다.
레드 슈즈에 대해 글 쓰느라 시간을 너무 낭비했지만 그래도 그건 왜 그러면 안 되는지를 까야 할 만한 가치는 있었는데
이건 진짜 총체적 난국이라 왜 이따구로 만들었는지만 알고 싶지 않을 뿐, 더 접근 할 생각도 없다. 진짜 왜 이따구로 만들고 지랄이냐? 도저히 이해가 안 되네
정 스토리란걸 못 짜겠으면 주인공 삽질로 갔다가 돌아오는 고전적이고 전형적인 구성으로 만들라고, 이 무슨 IS에게 피랍된 아랍인 마냥 레드 슈즈도 그렇고 별의 정원도 그렇고 납치극 구성으로 주인공 없이 인질범 위주로 흘러가는 스토리만 넘쳐 나냐고. 장난하냐? 이딴걸 스토리라고 짜? 그렇게 짜고 싶으면 최소한 치밀함이라도 보이던가!! 중학교 다니는 애새끼들이 쓴 스토리라고 해도 믿을 수준으로 짜면 이게 돈 주고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드냐?
레드 슈즈 - 원조를 이해 못 한 애니메이션의 한계
무비N월정액 뭐라도 볼까 싶었는데 예전부터 뭔 영화인가 궁금했건만 마침 있길래 시청했다. 보기 전부터 한참 전부터 저 난쟁이들을 보며 슈렉이 떠 올랐는데 예감은 빗겨나가질 않는다.
무엇부터 이야기 할까. 일단 이 영화는 한국 애니메이션치고는 잘 만들었다. 거의 픽사나 드림웍스만큼 괜찮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들긴 했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얼굴에 먼지가 묻어 하얀 색이 되었을 때 표현이 픽사만큼 자연스럽진 않았다 정도만 빼면 잘 만든 편이다. 그렇긴 해도 픽사나 드림웍스만큼 화려한 CG미는 없다. CG 퀄리티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걸 영상미까지 끌어 올리지는 못 했다. 겉보기엔 괜찮지만 속이 비어 있는 형태다.
성우는 연예인 더빙이 아닌 것 만으로도 칭찬을 해 줘야 하나 싶긴 하지만 솔직히 좋게 더빙되진 않았다.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 없는 더빙 배정인데다 그리 어울리지도 않았다. 물론 이게 다 캐릭터성의 부재라서 연기만의 문제라곤 볼 수 없긴 하지만 말이다.
이 영화의 구조에서 유사점은 라푼젤과 슈렉이 유사하다고 느껴진다.
초록 난쟁이인 멀린이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과 원래 뚱뚱했던 스노우가 자신의 모습을 속여 가며 미녀 모습으로 도움을 요청하지만 결국 스스로의 선택으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슈렉에서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 되는 것과 유사하다고 느껴진다. 단지 슈렉과 피오나의 롤을 서로 바꾼 형태일 뿐이지.
또한 악역의 롤은 라푼젤과 유사한데 마녀는 마치 음험하게 계획을 짜고 행동하며 젊음과 미를 갈구하는 것이 라푼젤의 고델과 닮았고, 심지어 그 고델의 꼬드김에 넘어간 애버리지의 두 부하는 마치 라푼젤에서 플린 라이더가 배신했던 스태빙턴 형제와 유사하고, 애버리지 왕자는 크게 닮았지는 않지만 슈렉의 파콰드 영주와도 흡사하다.
다만 표절을 피하기 위해서 캐릭터의 속성을 꼬아 놓긴 했는데 큰 틀에서 차이도 없고, 꼬아 놓은게 개연성 있게 꼬아 놓은 것도 아닌지라 패러디도 오마쥬로도 보기 힘든 것이 문제다.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잘 만든 영화는 아니다. 일단 첫째로 캐릭터성
주인공인 스노우 공주는 미형 캐릭터가 아닌 비만 캐릭터인데 레드 슈즈를 신고 미녀가 된다.
허나 스노우 본인은 미녀가 된 것 자체에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스노우 본인이 아름다움에 대해 둔감한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따라서 본래 이런류의 변화에 응당 따라와야 할 변화에 대한 감흥,도취,만족감이 전혀 보여지지 않는다. 오로지 이 모습이 아니면 안 도와줬을 거니까 라고 무미건조 담담하게 말하는 것이 전부다.
아름다움보다 오히려 식탐에만 집중하는 스노우는 변화에 대한 반응이 없어 레드 슈즈를 통한 변화가 대체 왜 필요한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이와 비슷한 구조를 지닌 컨텐츠를 '미녀는 괴로워'와 '내가 인기 있어서 어쩌자는 거야'라는게 있다. 이 중 목적을 가지고 성형으로 바뀐 미녀는 괴로워보다는 그냥 끙끙 앓다가 살 빠져서 미녀가 된 내가 인기 있어서 어쩌자는 거야가 레드 슈즈의 변화와 유사한데 내가 인기 있어서~의 주인공인 세리누마 카에네는 바뀐 모습에 그리 감격하지도 않고 딱히 유지하려고도 하지 않으며 덕질에만 충실한다. 다만 이 둘. 세리누마 카에네는 스노우와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는데 세리누마 카에네는 최소한 자신을 둘러 싼 미남들에게 반응을 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오타쿠라는 점을 약점으로 생각하고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동인녀로서 BL커플링에 집착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주변의 미남이 엮이는 것을 자신의 변화와 연결시키지는 않지만 그래도 적어도 반응은 한다는 점이 있는데 스노우는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들러붙는 일곱 난쟁이들의 열성적인 대쉬를 그냥 무미건조하게 넘겨 버린다. 그렇다고 스노우의 캐릭터성이 일곱 난쟁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이 중에서 그나마 변화를 주는 것은 멀린 뿐이고 니머지 왕자들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당연히 스노우 본인이 다른 왕자들과 그다지 접점을 두지 않으니 변화가 생길리가 만무하다. 이렇게 심심하고 변화가 없는 캐릭터로 이야기를 끌어 나가려 하니 결국 얘 스스로 이야기를 끌어나가지를 못 하고 있다. 최소한 이 캐릭터가 그나마 다행인건 외모차별을 하지 않는 선한 캐릭터라는 점이 비호감 구조를 만들지 않는다는 점인데 그럴거면 대체 왜 레드 슈즈에 의존해야 하는가도 알기 어려운 점이다. 오히려 그 성격을 장점으로서 선명하게 보여주었어야 했다.
이는 이 이야기와 캐릭터 구조가 비슷하다고 했던 라푼젤이나 슈렉과도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그 이야기들 속에서 등장하는 라푼젤과 피오나 공주는 각자 뚜렷한 캐릭터성이 있고 주변 등장 인물들과 조화를 이뤄 내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끌어 내었다. 그렇다고 그 인물들 주변에 있던 다른 인물인 플린 라이더와 슈렉만의 이야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 인물은 본인의 이야기가 없어 멀린에게 스토리 전개를 모두 맡겨야 할 정도로 캐릭터성이 희박하다.
멀린도 마찬가지. 그가 겪고 있는 외모지상주의와 차별, 그리고 자아에 대한 탐구를 전부 영화 이야기에 쏟고 있는 반면 그 결과에 다다르는 과정이 심히 미흡하다. 그는 초록 난쟁이도 잘생긴 미남도 둘 다 멀린이라는 결과를 얻었으나 결국 그는 결말에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으니 깨달음에서 얻은 것이 원상복귀라면 결국 그냥 원점이라는 소리다. 또한 그가 정말로 외모지상주의자였는가 왕자이며 해결사였는가도 의심스러운 것이 레드 슈즈 상태가 아닌 뚱뚱한 스노우가 병사들에게 놀림 받고 있는 것을 아더와 멀린 둘 다 그냥 지나쳤다. 물론 멀린은 되돌아 와서 구해주긴 했는데 그로 인해 그가 그렇게 외모지상주의자였는가? 못 생겼다는 이유로 마녀로 몰고 선제 공격을 할 정도로 비뚤어진 캐릭터였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또한 그들. 아더와 멀린이 곤경에 빠진 사람을 무시 하고 지나 갔다는 점에서 그들이 해결사이며 왕자라는 것은 대체 무엇이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즉 왕자들 전부가 외모지상주의자이고 결국 난쟁이 저주를 받아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자신들처럼 외면 받아 곤경에 빠진 사람을 무시하고 지나칠 정도로 썩어빠진 인성이라는 것인데 이 모럴 해저드에서 구원 받은 것은 오로지 멀린이라 이 왕자 집단이 그저 아군이라서 욕을 안 먹는 것 뿐이지 과연 제대로 된 존재였는가 싶은 것이다.
멀린을 제외한 일곱 왕자의 캐릭터성도 문제다. 화이트 왕의 스노우 공주라는 것 처럼 이 일곱 왕자는 일곱 난쟁이를 꼬아 놓은 구조이지만 아무래도 별 상관 없는 요소다. 일단 대부분의 지휘나 통솔은 멀린이 하는 상황에서 각 왕자들은 자신들만의 특기와 개성을 내 보여야 하는데 아서는 엑스칼리버가 있든 없든 명확히 보여지는 활약이 없었으며, 그만의 개성이나 스토리라고 할 만한 점이 없다. 왜 엑스칼리버를 뽑지 못 하는가 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는가 그가 가진 결점을 어떻게 고쳤는가 에 대한 답이 없다. 그나마 멀린 다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아더가 이 정도인데 나머지는 말 다 했지. 한스,잭,피노,노키,키오는 본연의 개성 및 역할, 스토리가 전혀 없다. 대체 이 영화에서 멀린을 제외한 6명이 왜 필요한지를 알 수가 없다. 없어도 그만이다. 오히려 나머지 6명이 있다보니 이야기가 중심을 못 잡고 자꾸 겉을 맴도는 것이다. 겉다리를 과감하게 잘라 버리고 멀린과 스노우의 이야기로 가야 할 것을 그러지 못 했는데 이 영화의 모티브로 삼은 것들이라곤 어설프게 기존 요소를 꼬는 것에만 집착하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 할 줄을 모르니 이렇게 된 것이다.
마녀 레지나도 마찬가지. 마녀 하나에게 공간이동, 메타몰포즈, 사역, 나무줄기를 다루는 능력 등 거창한 능력들을 주었는데 심지어 마법의 거울마저 있었건만 대체 왜 애버리지 같은 하등한 녀석들에게 일을 맡겨야 하는가 그들을 대체 왜 나무 괴물로 변신시켜야 하는가 아무런 당위성이 없다. 애초에 사과를 먹여서 괴물로 만들거면 본인이 사과 파이라도 만들던지 사과 장수가 되던지 해서 나라 하나를 통째로 나무괴물 천지로 만들면 그만이고, 마법의 거울이 있어서 추적이 가능하면 그냥 자신이 데려 오면 끝이다. 저항을 하더라도 나무 줄기를 다루는 마법으로 다 묶어 버리면 그만이고, 실제로도 레드 슈즈의 정체가 밝혀지자 바로 그녀가 있는 곳에 가서 납치를 해 왔는데 애버리지는 대체 뭔 소용이었냐는거다.
이 캐릭터의 모티브로 보여지는 고델은 변변찮은 마법은 없지만 능수능란한 말솜씨와 계략으로 결국 라푼젤과 플린을 위기에 몰아 넣었고, 그녀 스스로 라푼젤을 추적하였는데 이 캐릭터를 보고 모티브로 삼았든 표절로 했든간에 만들어졌을 레지나라고 하는 캐릭터는 유능하지만 정작 그 개연성이 없는 이상한 캐릭터가 되어 있다.
개연성 하니 말하자면 이 영화는 개연성이 매우 떨어진다. 일단 레지나의 사과나무가 있던 곳은 까마득한 절벽으로 둘러 싸인 성인데 그 성을 연결하는 다리도 끊어져서 레지나가 일부러 나무줄기를 이용하는 능력으로 다리를 만들고 끊는 것을 반복 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 곳을 스노우가 홀홀단신으로 올라 왔다는 것이 사실상 제대로 납득이 되지 않고, 그렇게 피지컬이 좋으면 그 능력을 보여 주었어야 할 것을 병사들에게 둘러 싸여 놀림 받을 때는 별볼일 없었고, 멀린을 구하기 위해서 바위를 들어 올릴때는 그곳이 물속임을 생각하면 정말 막강한 힘인데 이걸 제대로 표현을 못 하니 합리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 또 일곱 난쟁이들이 꽃보다 일곱 왕자라는 것을 숨겨야 하는 이유는 그저 레드 슈즈가 멀린도 아더도 별로 취향이 아니다 라는 점에서 난쟁이인 자신들이 그들이 아니라고 속이는건데 어차피 키스를 해서 돌아올 거면 들통날 거짓말이라는 점에서 뭐하러 그랬어야 했나 그걸 굳이 계속 숨겼어야 했나? 라는 의문이 들 뿐이고, 레지나 역시 레드 슈즈를 찾는 이유는 그녀가 신은 신발 때문이었고 그것을 노렸기 때문인데 정작 레드 슈즈를 납치 한 뒤 하는 행동은 그녀가 신은 신발을 빼앗은게 아니라 그녀를 사과 나무로 만든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마녀가 젊음을 되찾는 걸로 이야기가 끝나면 말이 안 되니까 어떻게든 이야기를 극적으로 끌어 올리려고 레드 슈즈를 희생시켰는데 그게 당위성이 없다는 거다. 또한 마녀는 자신의 젊음 때문에 왕국의 사람들 대부분이 사라질 정도로 일을 벌여 왔는데 그럼 그 왕국에 마녀만 죽었다고 사람들 저주가 풀렸는데 바로 다시 왕이 될 정도인가? 저주가 풀려서 돌아온 것은 그저 아이 3명과 왕 1명 뿐인데 이걸로는 납득이 가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마녀의 능력과 스케일에 비해 그녀가 저질러 온 결과물이 납득이 안 될 정도로 빈약하다. 또한 애버리지를 포함하여 왜 그들을 나무괴물로 만들었어야 했는가? 아무 이유가 없다. 극적인 씬과 레지나의 사악함을 동시에 보여주고 싶었겠으나 레지나는 저런 능력을 가지고 왜 타인의 힘에 의지했어야 했는가 하는 의문만 들고, 마찬가지로 극적인 씬이라고 해 봐야 나무괴물 3마리 씬은 애버리지 병력과 일곱왕자 전투씬에 비하면 구성력과 당위성이 약하다. 나무 토끼가 비밀통로를 발견해서 보내 줬는데 뜬금없이 잡혀 버려서는 과정이 날아가 버렸고, 꽃밭을 헤집고 포스터처럼 만들어 놓지만 거기가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곳도 아닌것 같아 별 의미도 없고, 결국 아빠 찾기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고, 북미 애니메이션 풍의 연출을 그냥 답습한 정도에 불과하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캐릭터성을 잡는데 실패하여 막강한 레지나와의 최종 전투가 이루어진게 아니라 대체 왜 마법거울. 그것도 왜 마법거울이 레지나의 나무줄기 능력을 이용하여 최종보스전인 것 마냥 싸우는지 알 수가 없고, 레지나는 되려 멀린의 자기희생 동귀어진에 휘말렸는데 이럴거면 그녀가 그렇게 권능한 힘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었는가를 알 수가 없다.
영화가 미국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많이 따 오고 참고를 하고, 특히 여러 소재들을 이용하고 꼬고 그런 것이 많이 보여지는데 문제는 그것을 왜 그렇게 써야 하는지를 모르는거다.
대체 왜 라푼젤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내용을 벗어나 마법의 머리카락을 지니고, 일개 평민이 공주가 되고, 왕자가 일개 평민이 되고, 마녀가 그리도 라푼젤을 원하는지를, 원작과 왜 이야기가 다르고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를 개연성있게 풀어 냈고, 마찬가지로 슈렉도 왜 파콰드는 공주를 원하고, 슈렉은 왜 공주를 찾고, 공주는 대체 왜 진정한 사랑을 찾는지 다 개연성이 있다. 기존의 요소를 꼬았어도 그게 왜 그런지, 테마와 의미를 잘 잡아 냈는데, 레드 슈즈는 그게 안 된다. 기존의 요소를 꼬기만 했을 뿐 왜 그래야 했는지를 모르는거다.
원작의 라푼젤을 보자. 원작의 라푼젤은 별거 없다. 라푼젤 훔쳐 먹다 마녀에게 걸려서 자기 아이를 주기로 했고, 결국 어쩔 수 없이 딸을 넘겨 줘야 했다. 그런데 마녀는 그 아이를 그냥 탑에다 가둬 놓기만 했을 뿐 가둬 놓은 이유가 없다. 이유가 없으니 라푼젤 머리카락을 잘라왕자를 추락 시키고 실명 시키고, 라푼젤 눈물로 치료가 되어 마녀는 벌을 받고 그걸로 끝이다.
이걸 애니메이션 라푼젤은 마녀가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게 하던 치유의 꽃을 왕비가 먹었고, 그 마법의 힘을 가진 공주가 태어났고, 마녀는 공주를 유괴해서 자신의 딸인양 속이고 공주의 머리카락 힘으로 자신의 젊음을 유지한다. 따라서 마녀에게는 공주의 머리카락이 자기 자신보다 소중하며, 머리카락을 자르면 마법의 힘을 잃으니 이를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면 안 되었고, 공주의 신분이니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안 되니 탑에 가둬 키운다. 반면 그렇게 키워진 라푼젤은 바깥 세상에 대한 동경이 강해지고, 높은 탑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등불 축제가 라푼젤과의 연결점이 되어 등불 축제를 보러가고 자신의 과거에 대한 실마리를 잡게 된다.
행동에 대한 이유가 있으니 이처럼 개연성이 존재하고, 물 흐르듯 매끄럽게 연결되기 마련이며, 원작의 요소를 달리 변경한 점은 부족한 개연성을 채워주기 위함이라 더더욱 빛을 낸다.
하지만 레드 슈즈의 개연성은 위에서 언급 했듯이 형편없다. 레드 슈즈를 찾으려던 마녀는 정작 레드슈즈는 상관없이 그녀를 나무로 만들어 버린다. 아무런 존재감 없이 혼자 할말 다 하던 마법 거울은 마치 최종보스처럼 행동하고, 일곱 왕자들은 얘들이 왕자인지 패거리인지 알 수가 없다. 스노우 공주의 캐릭터성이 희박하여 그녀가 영향을 주는 부분이 없고, 신발은 마치 못 벗기는거 같지만 이미 난쟁이 집에서 쉽게 벗었고, 그 뒤로 이상하게 벗기 힘든 모습만 보여주고, 멀린의 자아 찾기는 아무래도 상관 없고 결국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기. 그 과정들을 보면서 대체 왜? 라는 의문이 나와도 해결 되는 것이 없다. 걸린 저주고 마법이고 뭐고 간에 아무 의미가 없다. 꼬아 놓은 요소들도 다 하나같이 의미가 없다. 일곱 난쟁이를 대체한 일곱 왕자는 그랬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부적 쓰는 동양풍 멀린이니 결국 못 뽑아서 바위 뽀개서 검 드는 아서니 잭이니 한스니 피노키오니 기존의 요소들을 꼬아 놔도 그것이 그랬어야 할 이유가 없다. 아무것도 없다. 정말로.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클리셰 파괴를 염두 해 둔 듯 기존의 요소들을 꼬고 바꾸고 대체하고 아닌 것 처럼 다른 것 처럼 보이게 하지만 그것이 의미를 지니는 것은 단 한가지도 없다.
그렇게 바꿨으면 왜 그렇게 바뀌어야 했는지를 알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래야 할 이유가 없으니 그렇게 바뀔 이유도 알아야 할 것도 없는 거다. 심지어 왜 레드 슈즈인가. 백설공주를 꼬아서 만들어 놓은 구성에서 사과가 붉은 구두로 변하는데 그게 왜 붉은 구두여야 하는가. 이유가 없다. 구두가 아니어도 되는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많고 많은 후보들 중에서 붉은 구두여야만 하는 이유. 그리고 그것을 합당하게 뒷받침 하는 이유를 영화에서 보여주었는가? 없다. 정말이지 이 영화는 무의미한 비틀기만 넘쳐 날 뿐 그에 대한 합당한 이유는 1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정말 아깝다. 정말 아깝단 말이다. 이 영화는 픽사나 드림웍스만큼 세심하고 치밀하게 채워진 영상미도 없고, 스토리도 개연성도 개나 줘 버리고, 심지어 클리셰 비틀기에만 치중하여 무엇을 전달 할 것인지도 모르고, 아 또 있다. 의미없는 노래 넣기. 대체 왜 중간 중간에 노래를 집어 넣는지 제작자들은 이해나 하는가? 모르겠지. 디즈니가 뛰어난 점이 그거다. 기존의 애니메이션에서 등장 인물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그게 뜬금없는 것도 아니고 다 하나같이 애니메이션의 각 상황에 따른 주제와 의미 내용을 담은 노래를 매우 듣기 좋은 노래들로 부르고 있다. 따라서 상황에 맞아 자연스럽게 이어지니 이게 몰입이 되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노래를 그냥 집어 넣기만 하고 있다. 왜 그 상황에서 노래가 나와야 하는지 그 노래가 어울리는지는 1도 관심이 없는 듯이 그냥 노래가 들어가 있을 뿐이다.
베끼려면 제대로 이해하고 베끼던가, 이건 정말 처절하게 수박 겉핥기 수준의 이해만 가지고 따라 만든 느낌이다. 잘 만들 수 있었을텐데, 분명 이보다 더 잘 끌어 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고작 이 정도에 그치는게 전부다. 마이너 카피 수준에 머무른 현실은 그들이 목표로 하고 있던 것에 대해 이해와 접근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일곱 왕자 난쟁이를 일곱개의 대죄라 치고 각자 가지고 있는 원죄를 가지고 캐릭터 성격을 가져 와서 그에 맞는 왕자 캐릭터와 개성을 부여하고 그 원죄의 성격들을 화이트 스노우의 순수하고 차별이 없는 캐릭터와 맞물리는 과정들로 인해 왕자들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감정이 눈녹듯이 사라지고, 반면 마녀는 도저히 구제 할 길 없는 검은 욕망과 어두운 부분으로 가득한 절대적인 악처럼 묘사하여 대치상을 이루고, 그 와중에도 화이트 스노우 본인은 최소한 이야기를 끌어 낼 만한 잘못이나 잘못된 판단, 실수를 통해서 왕국을 벗어나고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고 돌아오는 구성의 이야기 였으면 그나마 설득력이라도 있었을 텐데, 왜 그런 고찰도 없냔 말이다. 최소한 원전의 백설공주를 뒤틀어 놓을 거였으면 마녀인 새어머니가 키운 사과나무의 사과를 몰래 먹었는데 이게 살이 빠져 버렸고, 이 모습이 마녀에게 들켜 마녀가 자신의 왕국 정복 계획을 늘어 놓으며 목숨의 위협을 받아 도망쳐 나왔지만 결국 왕국을 구하기 위해 돌아가는 구조였다면 심플하지 않나? 그 구조에서 사과빨로 유지된 모습이 간헐적으로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 버리고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무엇이 나다운 모습인가를 고민하는 것에 비중을 투자하면 그냥 그걸로도 되었을 것이다. 결국 왕국으로 돌아갈 때 쯤이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도 별 상관 없었을 것이고.
이야기가 나왔으니 더 이야기 하자면 레드 슈즈의 이야기 구조는 정말 작위적이다. 등장인물 스노우에 의해 주도적으로 흘러가는 스토리가 아니라 그저 마녀와 그 일당들이 벌이는 일에 의해 작고 큰 싸움만 있을 뿐이고, 이는 이야기 흐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결국 마녀에게 주도적으로 흘러가 납치되고 결말을 짓기 위해 모이는 구조인데, 이 과정에서 스노우는 쭉 피동적이게 되니 자신만의 스토리란게 없다. 자신만의 개성과 스토리가 없으니 결국 레드 슈즈에 대해 감정 이입하기가 애매한거다. 이런게 다 이해가 부족하고 고찰이 부족하고 결국 완성도 미달로 이어진다.
생각 없이 따라하지 말고 그게 왜 그렇게 되는지를 생각 해 봐라. 그게 없으면 그냥 단순한 표절이 될 뿐이고, 표절을 피하겠다고 어설프게 꼬아 놔서는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
2019년 5월 7일 화요일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2 - 전작만한 후속작 없다하지만 딱 전작만한 후속작이 되어 버렸다
전작이 여러모로 부족한 게임이긴 하였으나 나름 만족 할 만한 장점들도 지니고 있었기에 드퀘팬이라면 해 볼 만한 평작의 게임으로 남았었다.
그러나 그 단점들이 지워지지 않는. 지울수가 없는 수준의 퀄리티이기 때문에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2는 그리 기대가 되지 않는 작품이었다. 본질에 충실하지 못 했던 소꿉놀이 게임이었기에 그 한계는 명확했고, 결국 바닥에 도트나 찍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2로 돌아온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얼마나 변화 하였는가?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2는 전작보다 많은 점에서 일신하였다. 일단 그 빌어먹을 도전과제 시스템이 사라져서 좀 더 자유로운 플레이가 가능 해 졌다. 허나 대신 빌더즈 하트라고 하여 NPC로부터 모아야 하는 수집요소로 언락을 해야 하는데다 그 포인트가 지나치게 많이 필요 하며 스토리상 접하는 각 섬에서 모은 빌더즈 하트는 연동이 되지 않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빌더즈 하트를 모으는 방법은 주민들의 수면욕,식욕,목욕,배설욕구,노동욕구(...)등을 충족하여 생기는 것을 수집하는 것이기에 전작이 좀 드퀘스러운 풍의 마인크래프트 스킨 씌우기였다면 이번작은 드퀘라기 보다는 심즈나 마을 만들기 시뮬레이션 같은 느낌이 강하다. 문제는 이 욕구들을 채워주는 장치를 준비하더라도 각 주민마다 성향. 즉 병사는 공격이나 마을 방어에만 충실하고, 일은 거의 하지 않는 반면 농부는 농사만 짓고 그 외의 일을 하지 않고, 상인은 상점만 지키고 다른 일은 하지 않고, 각각의 영역에만 머무르려 하기에 AI를 관리하여 일을 시켜야 하는 피곤함이 강하다. 이 구성을 잘 꾸리지 못 하면 하나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식사시간에는 배가 고프고, 일은 안 하고, 화장실과 욕실 앞에선 줄이 길게 서서 시간 다 되도록 처리를 못 하는 경우가 생길수가 있다.
장비 내구도 시스템도 사라져 한번 제작한 장비를 계속 유지가 가능 해 졌다. 허나 이번작에서는 전작의 3부에 해당하는 동료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단순히 전투나 빌드를 하는 동료 뿐만 아니라 몬스터도 동료로 할 수 있다. 하지만 동료의 장비도 전부 달아줘야 하며, 장비의 교체 시기는 짧은 반면 특색있고 좋은 장비가 없이 오로지 데미지에만 매달릴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 캐릭터가 지나치게 약화되어 전투가 하나도 재미가 없다. 시드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의 데미지가 지나치게 안 들어가기 때문에 현 시점 최강 무기를 들기 보다는 데미지는 낮지만 확률적으로 즉사를 하는 독침을 드는 편이 더 빨리 잡는 기현상을 만들 정도다. 또한 각 섬의 보스전이 되려 어이없을 정도로 쉬운 반면 잡몹들이나 섬 보스들은 지나치게 강해서 잡는데 짜증도 불러 일으키며 광역기나 넉백기등을 다수 무장한 반면 플레이어의 액션은 고작해야 점프에 국한되어 있어서 구르기와 같은 회피기 없이 패턴을 읽고 미리 도망을 치는 히트 앤 런을 반복하여 지나치게 높은 피통을 데미지도 안 나오는 무기로 나무 때리듯이 때려야 하는 고충이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이번작은 레벨 시스템이 있어 꾸준히 레벨을 유지하는데 그 때문에 아군의 전투수준은 별로 높지 않은 반면 적들은 꾸준히 플레이어 레벨을 따라 강화되기에 어느 곳을 가든 플레이어 수준으로 덤벼들기에 전작보다 난이도 밸런싱에서는 퇴보했다. 전작은 스토리랑 소재섬3만 문제였던 반면 이번작은 레벨 시스템으로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만들기를 주로 할 텅빈 섬에서도 몬스터는 많아 꾸준히 공격을 받는 스트레스는 쌓이고, 마물을 막는 로토의 문양이 있긴 하지만 입수 전까지는 꾸준히 공격이나 받고 스트레스가 쌓여야 한다. 이는 전작에도 있었던 문제점이었는데 로토의 문양이 추가 되긴 했으나 전작보다 더 공세가 빈번하여 솔직히 그게 그거다.
전작에선 각 섬을 새로이 진입 할 때마다 초기화 되어서 같은 짓거리를 계속 반복하게 만들었지만 이번 작에서는 텅빈 섬을 기준으로 다른 섬을 오가기 때문에 초기화 되진 않으나, 어차피 소재들은 다 두고가고, 이전 섬 레시피도 쓰지 못 하기에 전작과는 크게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
전작에서는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키메라의 날개를 사용 해야 했는데 이번작에서는 그냥 워프 포인트를 활성화 시키면 워프 포인트로 이동이 가능하다. 이유는 전작보다 매우 넓어졌기 때문이다. 땅 두번 파면 바닥이 보였던 전작과 달리 어느 정도. 대략 20이나 24칸 정도까지는 바닥까지 내려 갈 수 있고, 위로도 꽤나 높아졌고 이동을 위해 바람의 망토라고 하는 패러세일 같은 장비로 천천히 날아 갈 수 있다. 덕분에 바닥에 도트 찍던 게임이 벽에다 도트를 찍을 수는 있게 되었다. 물론 이건 농담이고 여전히 도트나 찍는 사람들이 많긴 하나 건물다운 건물을 세워 올리는게 가능 해 진 터라 스케일이 좀 더 커졌고, 그로인해 유저들의 UCC 참여가 활발 해 졌다. 허나 스토리상에서 건물의 인식 범위는 제한되어 있어 전작과 딱히 다를 바도 없는 느낌이다.
또한 건축의 스케일이 커진 만큼 동료라 부르는 마을 주민들을 강제노역에 참여 시킬 수 있게 되어 땅을 밀어버리거나(물론 이건 존재하지 않는 블럭을 설계도에 기입하여 땅만 밀고 설치는 못 하게 하는 꼼수가 필요하다) 건물을 짓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도 스토리상 플레이어가 각각의 섬에 랜드마크와 같은 대형 건축물 설계도만 그리지 대부분은 NPC가 설치를 하게 하는 터라 뭔가 느낌이 다 된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 놓는 얌생이 같은 캐릭터가 되는 느낌이다. 가축도 마물도 주민에 추가가 되는데 가축이야 식재료를 생산하는 것이지만 문제는 가축은 존재하는데 얠 뭐 어쩌라는건지 하나도 가이드가 없어서 컨텐츠가 따로 노는 느낌이고 마물 동료 또한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가이드가 전무하다시피 하다. 컨텐츠가 늘긴 했는데 막판에 이를 제대로 관리를 못 한 느낌이다.
세이브 슬롯은 전작이 도전 과제 때문에 다수 있었으나 이번 작에서는 세이브 슬롯 하나가 1기가에 달하기에 한개의 세이브와 자동 저장 세이브 두개만 존재하여 다수 세이브는 불가능하나 그만큼 리셋을 필요로 하는 순간은 그다지 없다. 텅빈 섬에서 피라미드 위에 새울 부분을 되돌린다던지만 중요 할 뿐 크게 결정적인 요소는 없다.
각 소재섬의 재료들을 전부 탐사하면 몇몇 재료가 무한대가 되어 전작처럼 소재 하나 하나 파밍하는 불편함은 줄어들었지만 문제는 이 재료를 탐사하는 과정에서 얻기 힘든 레어 소재의 경우 메아리의 피리로 탐색이 가능한데, 이 소재를 탐사 해 버리면. 즉 채집을 하지 않고 발견 체크를 해 버리면 메아리 피리로 탐색이 불가능하여 무한 소재와 레어 소재간의 파밍을 위한 조화가 없다. 또한 전작처럼 농작물이 1회용이고 농작물로부터 씨앗을 추출하는게 아니라서 농작물의 유지는 오래 가긴 하나 대신 그 씨앗을 따로 파밍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대신 초반부터 엄청나게 많은 소재를 담을 수 있는 주머니를 주기에 전작에서는 인벤토리가 찰 때마다 저장함을 설치하고 집어 넣고 반복했던 반면 이번 작에서는 그다지 그럴 필요는 없다. 물론 소재가 지나치게 많이 늘어나서 결국엔 저장함에 의존해야 하긴 하지만.
빌더 도구도 늘어나서 편의성이 증가되었고, 한번에 다수 블럭을 캘 수 있는 기술도 추가 되어 빌더 관련으로는 기능이 많이 좋아졌다. 특히 전작은 지하 바닥이 고작 2칸이고 거길 파내면 그 맵에 맞는 물이 들어오는 상태라서 물을 가두는 자유도가 없었다. 단지 물을 끓일 것인지 차게 할 것인지 하는 블럭을 두어 물 온도만 조절 가능 했을 뿐. 이번 작에서는 아예 물을 한번 푸는 걸로 무한대로 쏟을 수 있는 도구가 있고, 독늪이나 온천이나 용암이나 흙탕물이나 깨끗한 물이나 다양하게 담아서 쓸 수가 있다. 특히 이 기능은 마인크래프트보다는 좀 더 편한 느낌인게 마인크래프트에서 창작모드가 아닐때 물을 무한으로 쓰려면 양쪽에 수로를 두어 중간에서 담는 방법이기에 그보다는 편하다.
스테미너 게이지를 소모하여 달리기가 가능하나 계륵같은 수준의 도움이라 별 쓸모가 없다.퀘스트들 또한 상당수가 전작의 드퀘스러움을 잘 표현했던 것에 비해 이번작의 퀘스트들은 그야말로 온라인 게임에서나 볼 법한 수준의 재료 가져다 주기 위주로 변모하여 상당한 실망감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전작에 비해 유의미한 변화점도 있으나 전작의 단점들을 그대로 답습해버린 부분도 많고 드퀘로서의 특징이 사라진 반면 건설형 게임으로서는 진일보하였기에 일보전진 일보후퇴와도 같은 모습을 보인다. 변화점에 대해서는 이쯤해야 할 것이 현재 엔딩만 보고 그 이상 파고들기를 하지 않은 상태라 레시피나 여러 요소들의 언락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아직 파악하지 못 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낚시를 DLC로 팔아 먹는 짓거리도 지적해야 할 테지만, 일단 지금은 넘어간다.
시스템적으로 변화한 부분은 언급했으니 이제 전작 드퀘빌에서 장점 중 하나였던 스토리에 대해서 언급을 할까 한다.
드퀘빌2의 스토리는 매우 잘 짜여져 있다. 기본적인 설정은 드래곤 퀘스트2의 하곤과 파괴신 시드를 기반으로 따라간다. 이 부분은 사실 스포일러도 뭐도 아닌 것이 시작부터 플레이어의 동료가 되는 시드가 파괴신임을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곤 없는 하곤 교단이 세상을 장악하고 사람들은 하곤 교단의 가르침에 따라 만드는 것을 금지하고 파괴만을 일삼는 세상에서 빌더인 주인공은 마물에게 납치되어 이동중인 배에서 폭풍을 만나 외딴 섬에서 깨어나게 된다. 시드라고 하는 기억을 잃은 소년과 같이 배에서 납치 당한 루루라고 하는 여자아이와 외딴섬에서 나무망치영감의 영혼과 만나, 세상을 빌드로 채워 나가는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라고는 해도 플레이어 빌더와 시드만이 섬을 오갈 뿐이고 루루나 하얀 영감은 그저 외딴섬인 텅빈 섬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전부다.
드퀘11은 처참하게 망가진 스토리라 숨길 가치가 없어 설명을 위하여 스포일러를 하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드퀘빌2의 스토리는 이걸 이야기 할 경우 감동이 줄어들 것이 뻔하기에 스포일러를 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이야기 해 볼까 한다.
전작의 테마가 당신은 용사가 아닙니다 라는 말에 숨겨진 선택되어진 자만이 세상을 구원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세상을 구하는 의지라고 하는 테마였다면 이번작은 창조와 파괴의 혼일치. 즉 성립하지 않을 듯한 두가지 개념의 조화를 다루고 있다. 눈치챘을듯 싶은데 플레이어인 빌더와 파트너인 파괴신 시드를 다루는 이야기다. 파괴가 창조를 이루고, 창조가 파괴를 이끄는 상호보완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작도 마찬가지로 이 이야기가 정사에 포함되지 않는 번외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상당히 멀리 떨어뜨려 놨다. 세상이 하곤 교단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데 정작 플레이어 일행은 하곤과 파괴신 시드는 세 용사에 의해 쓰러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불일치속에서 플레이어는 하곤교단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갈구하는 창조. 빌드를 진행함에 따라 마찬가지로 파괴신의 힘을 가진 시드도 파괴의 충동을 억누르기 힘들게 된다.
그렇게 시드의 내적 갈등이 고조됨과 동시에 이 세계의 수수께끼가 풀려나가기 시작하고, 시드의 각성이 세상의 종말을 초래함에 따라 그것을 막기 위해 플레이어가 시드를 구원하기 위하여 위험에 뛰어들게 된다.
마지막 부분을 보면 알겠지만 이 작품의 대립적인 부분은 전작의 빌더 vs 용왕이 아닌, 친구의 구원이며, 사실 스토리상 대부분 빌더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 각 장마다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존재감 및 영향력이 강해 이번 작의 플레이어는 전작만큼의 영향력은 적은 편이다. 물론 전작처럼 플레이어의 행동에 의해 변화하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부분에서의 영향력이 적다. 그래도 이 드퀘빌2의 스토리가 정상적으로 흘러가는 이유는 드퀘11처럼 넌 용자다 라고 씨부린 주제에 스토리 대부분이 산으로 가고 주인공은 곁다리인 반면, 드퀘빌2에서 빌더의 개념은 희소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불문율로 붙여 둔 것에 불과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흔듬으로서 빌더로 각성하게 만들기에 전작처럼 빌더가 유일한 존재가 아니며, 모두가 빌더가 되기에 플레이어가 스토리의 일선에서 뛰지 않아도 위화감이 적다.
스토리는 저연령틱한 듯 하면서도 절도있게 심오한 선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스토리의 구조가 꿈,격려,희생,대립,화해,극복과 같은 주제들을 매우 잘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퀘11이 시종일관 파후파후나 야한 책 등 시덥잖은 요소들을 내세우고 분위기를 다잡지 못 하는 반면 드퀘빌2는 그러한 요소들도 자연스레 스토리에 결부시키고 긴장과 조율의 요소로 사용한다.
또한 내가 드퀘11에서 지적했던 긴장감의 결여를 호메로스와 그레이그를 플레이어에게 붙임으로서 누가 배신 할지를 알기 힘들게 만들어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하였는데 드퀘빌2는 정말로 그렇게 했다. 드퀘빌2는 4장의 배신이라고 하는 요소를 이용하여 누가 배신 할 것인지를 두근두근하게 만들어 스토리의 긴장감을 잡는데 성공하였고, 이는 4장의 테마를 돌아보는 계기로도 삼았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결점에 좌절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여 극복하는 모습이나 그동안 자신이 이루었던 것들이 모여 성장하는 발판이 되는 연출은 전작과도 유사하지만 그 감동을 똑같이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훌륭했다.
드퀘빌2의 스토리는 매우 잘 짜여져 있었다. 최소한 드퀘11에서 용사에 대한 전승은 있는데 뭐랑 싸웠는지 한놈도 기억 못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대해 부연설명도 없는 것에 비하면 드퀘빌2에서는 대체 왜 하곤은 사라졌을텐데 하곤 교단이 건재하는가에 대한 납득 할 만한 당위성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드퀘빌2 역시 다 좋은건 아니고 이 역시도 때 되서야 기억났어!! 라면서 풀어내는 경우가 많아 드퀘11에서 때 되면 다 말해주는 것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긴 하다. 그러나 그 당위성. 왜 그렇게 되는가를 납득 할 수 있게끔 설명하는 점은 매우 큰 차이다. 아무리 스토리 진행이 일방적이고 작위적이다 하더라도 납득 할 수준인가 아닌것인가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최소한 드퀘빌2의 스토리는 말이 되는 스토리였다. 이 점이 내가 드퀘11에서 받았던 괴리감과는 매우 궤를 달리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수준낮게 그것도 지루하게 질질 끄는 드퀘11에 비하면 드퀘빌2의 이야기는 짤막하고 절도있게 풀어나간다.
살짝 아쉬웠던 점이라면 이 과정에서 드퀘스러움이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전작은 스토리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기반 스토리인 드퀘1을 많이 이용했었다. 허나 드퀘빌2는 그러지 못 하였는데 전작은 엔딩을 기점으로 없는 역사를 쓰는 형태인 반면 이번작은 아예 없는 세계를 끌어다 쓰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본래 드퀘2에는 없는 몬스터 조련 시스템도 끌어다 쓰는터라 드퀘2를 반영하는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전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키메라의 날개가 사라진 점에서부터 매의 검이나 별똥별 팔찌 등 다양했던 장비들이 보이지 않고 순전히 빌드 장비만 부각이 되어 많이 당황스러울수도 있다. 전작의 악세서리는 아예 삭제되었고, 그나마 무기,방패와 갑옷은 남아 있다. 드퀘스러움이 많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전작만큼 자연스럽게 와 닿지가 않고 빌더즈 하트로 언락하는 형태가 되어버렸기에 거리감이 있다.
스토리는 전작만큼 잘 이끌어냈고, 시스템적으로는 고만고만해도 그럭저럭 진화한 모습을 보이나
...문제는 스기야마놈은 그대로라는 점이다. 아니 되려 퇴화한 듯 싶다.
게임의 BGM에 크게 신경을 안 쓰긴 하는 편이지만 드퀘빌2의 BGM은 아예 신경이 안 쓰일 정도였다. BGM이 존재감이 없다. 마지막 스테이지를 제외하면 말이다.
이는 큰 문제인 것이 드퀘빌2가 드퀘의 외전격인 스토리로서 다른 모습을 보이려 노력을 하는 반면 이 BGM은 그냥 놀던대로 노는터라 전혀 플레이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 한다.
오리지널 드퀘가 스기야마에게 못 벗어나는거야 그렇다 쳐도, 왜 외전작인 드퀘빌마저 이런 허접한 노인네에게 놀아나는지 이해가 안 갈 따름이다. 더 나은 수준의 드퀘를 만들기 위해 후진 양성에 힘 쏟을 생각도 없나? 이것들은?
아무튼 총평은
스토리적으로는 전작에 못지 않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감동은 살짝 부족하나 그 치밀함이 엿보이고, 시스템적으로는 발전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부분도 있기에 크게 나아졌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며 낚시 컨텐츠를 돈 받고 파는 시점에서 앞으로의 긍정적인 드퀘빌의 미래상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물론 다행히 아직까진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마냥 보스전이랑 마스터 소드 각성,스킬 업그레이드를 DLC로 팔아 먹는 만행을 하진 않았으니 젤다 야숨보다는 나은 상도덕 수준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 전작 장비들을 DLC로 팔아 먹진 않았으니까 말이다. 여전히 스기야마에게 묶여 있는 드퀘는 안습하지만 드퀘빌2는 드퀘11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여기에 드퀘11의 그래픽만 주인공에게 끼얹을 수 있다면 오리지널 드퀘따위 집어치고 액션성을 강화하여 드퀘빌을 메인으로 밀어도 될 정도이다.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
희망사항 -
이번 작에서는 다른 세계이기에 골드 같은 요소가 전혀 구현이 안 되어 있는 것을 자연스레 언급하고 있는데, 다음 작에서는 여관,도구점, 교회 등을 짓고 그걸로 돈을 버는 시뮬레이션 적인 요소가 도입되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이전 드퀘시리즈의 등장 인물을 좀 적극적으로 팍팍 등장시켜서 게임 엔딩 보고 나서 동료로 영입 가능하게 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안 그래도 드퀘3의 변경점 중 하나는 전직 시스템과 도박장인데 이를 부각한다면 자연스레 돈, 코인, 동료 영입이고, 시뮬레이션적인 접근으로서 용사를 플레이어가 성장시킨다 라는 느낌으로 용사가 다니는 곳에 마을을 세우고 필요 시설들을 건설하는 그런 형태로 이야기를 끌어도 괜찮을 듯 싶다. 테마는 1이 자신이 선택하는 길이고 2가 스스로 극복하는 마음이라면 3은 음... 자신을 믿고 밀어주는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마음? 그건 좀 약한가? 아무튼 전작과 달리 심즈처럼 변화한 드퀘빌2를 보면 이 시리즈는 확실히 발전 할 가능성이 보이는 작품이다. 그러니까 다음작은 부디 1과 2를 뛰어넘길 바란다.
2019년 2월 24일 일요일
스파이더맨 : 인 투 더 스파이더버스 감상.
국내명은 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던데, 그 제목은 왠지 내용과 맞질 않는 것 같아서 그냥 미국제목 쓴다. 영화 뭐 있나 보던 중에 VOD가 올라 왔는데 아주 종류별로 일반 vod랑 소장용 vod에 더빙+자막 패키지 구성까지 있길래 더빙+자막 패키지 구성으로 구매. 너무 재미있어서 나중에 블루레이 나오면 구매 할 생각까지 든다.
과거 고딩때 학교에서 야외 체험 활동 같은거 하다가 끝나서 시간이 남아 친구들이랑 포켓몬 뮤츠의 역습 본 뒤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눈물을 흘린지가 참 오래된 것 같은데 아주 오래된 것 까진 아니고 최근으로 따지자면 '너의 이름은'이나 '메이드 인 어비스'을 보고 눈물을 흘렸었는데 정말 간만에 애니메이션 보고 눈물을 흘려 봤다.
스파이더맨 인 투더 스파이더버스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우연히 거미에 물려서 능력을 갖게 된 영화의 세계관 내에서 2대 스파이더맨 예정이신 마일즈 모랄레즈가 다른 차원을 열려는 킹핀과 그것을 막으려는 1대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의 싸움에 휘말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심화된다.
이 과정에서 1대 스파이더맨이 갑작스런 퇴장을 하고, 이렇다 할 멘토가 없는 상황에서 마일즈는 1대 스파이더맨이 남긴 USB로 차원 장치를 파괴해야 하는 임무만이 남겨졌지만, 임무는 커녕 자기 자신의 능력조차 파악도 못 하고 다루지도 못 하는 상황에서 다른 차원에서 넘어 온 피터.B.파커와 조우하게 되면서 다른 스파이디들과의 만남을 갖게 되고, 킹핀의 계획을 저지하고, 서로의 차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일즈는 스파이더맨으로서 거듭나기 위한 싸움을 그리고 있다.
일단 이 애니메이션의 정말 좋은 점은 스파이더맨의 속성은 그대로 따라가면서 유쾌하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스파이더맨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도 괜찮겠지만, 어차피 대체로는 우연히 거미에 물려서 이하 반복 정도로 간략하게 정리를 하고 넘어가는터라 크게 사전 정보를 요구하지는 않는 편이다.
마일즈 모랄레스의 캐릭터는 갑자기 스파이더맨이 되어 버린 소년의 캐릭터에 충실했고, 그 성장과정을 그려내는 것도 매우 완벽했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이후로 정말 간만에 스파이더맨이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어메이징은 내가 못 봤고, 스파이더맨 TAS도 초반을 못 봐서 사실 PS4 스파이더맨과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거친 뒤로 그리웠던 스파이더맨으로서 각성을 하는 그 짜릿함을 그려낸 작품으로서는 정말 좋은 감각을 보여준다. 하도 울궈먹는 스파이디 시리즈라 각성 장면 안 보여줘도 되지 않아? 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내 입장에선 시빌워에서도 언급 안 했고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도 스킵한 각성 장면이 없이 스토리만 전개 했던 점은 많이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작품이 이러한 각성을 두번 이상 써먹기 힘들다는 점에서 1편을 능가하는 속편이 있기 어렵다는 점인데, 스파이더 트릴로지는 2편에서 열차씬으로 1편을 능가했고, 3편을 종합적으로 말아 먹었으니 뭐 메데타시라고 봐야 하나?
암튼 이 인투더 스파이더버스에서 보여주는 마일즈의 성장 과정은 매우 더디다. 전기방사에 클로킹에 기본적인 스파이디 능력도 포함되어 있는 이 쩌는 소년은 존나 허당스런 행동을 반복함으로서 아... 쟤가 어쩔라고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데, 그렇다고 이 소년이 딱히 건방지거나 무분별해서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도 아니다 보니 참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내게 한다.
스파이더 트릴로지에서는 과묵했고, 어메이징은 수다스러웠고, 아무튼 그 수다스러운 캐릭터를 사람들이 좋아하다보니 홈커밍도 수다스럽기는 했는데, 이 인투더스파이더버스는 그 중간점을 잘 캐치한 것이 이미 숙련자인 피터.B.파커를 수다쟁이로, 성장중인 마일즈를 사정이 있어서 과묵하고 의기소침한 캐릭터로 설정함으로서 스파이더 트릴로지에서 보여주였던 너드같은 점과 어메이징,홈커밍에서 보여주었던 수다스러움을 동시에 잘 잡아 냈다.
또한 그 성장 과정에서 숱하게 스파이더맨의 명언이 오고가긴 하나 결정적으로 마일즈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마일즈를 심리적으로 괴롭힌 원인이었으나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마일즈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결정적으로 각성시키게 된 원동력을 준 아버지와, 심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존재였지만 마일즈에게 큰 고난이기도 했던 삼촌의 말, 그리고 멘토로서는 후지지만 경험자이기에 건네 줄 수 있었던 격언으로 마일즈에게 스파이더맨으로서 자립 할 수 있게끔 발판이 되어 준 피터.B.파커, 그리고 마일즈가 힘든 상황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겪었던 힘든 경험으로 공감대를 이룬 다른 차원의 스파이디들의 모습을 통해 인투더 스파이더버스가 가지는 각성이라는 의미는 기존 스파이더시리즈가 보여주었던 점보다 좀 더 인간적이면서 따스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각성을 하여 자신을 뛰어넘은 마일즈의 모습은 이전까지 너드스럽고 우물우물거리고 미숙하여 웹슈터나 능력도 제대로 다루지 못 하고 그렇기에 자기에게 자신이 없어 주춤하던 것과는 달리 극한으로 자신있어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전율을 자아내는 것이 정말 끝내주었다. 이제서야 너도 한 사람의 스파이디가 되었구나! 하며 상황을 박진감있게 풀어나가는 모습에서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사건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좀 미숙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나 또 그런 어설픈 점도 매력이긴 하니까. 그런 점은 홈커밍 스파이디스런 느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또 마음에 든 부분이라면 비밀을 가진 캐릭터의 경우 감정을 너무 숨기려 하는 경우가 잦은데 이건 풀건 풀고 숨길건 잘 숨겨 놔서 그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다만 극중의 다른 스파이디에 대한 비중은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곁다리에 그쳤는데
일단 그나마 피터.B.파커는 배불뚝이 아재가 되어 자기관리도 안 되고 될대로 되라 인생을 사는 막나가는 스파이디로서 느그 차원이 어떻게 되든 별 관심 없다는 투로 나서지만 그래도 츤츤거리면서 전부 다 자기가 감당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부분은 참 스파이디스럽긴 했고, 현 차원의 피터 파커가 잃어 버린 것과 다른 차원에서 온 B파커가 잃어 버린 것이 교차되어 B파커가 되찾고자 하는 것에 대한 갈망과 망설임을 잘 표현해 내었고, 마지막에 마일즈로부터 도움을 받아 결심을 갖게 되는 것은 똑같이 잃어버린 것에 대한 갈망을 가진 킹핀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뒤로는 다 애매하다. 일단 그웬 스파이디는 꼭 머리를 그 꼬라지로 해야 했나 싶을 정도였고, 다시 생각 해 봐도 그 씬은 좀 뭐랄까 불필요한 구성이었다. 어차피 그웬은 다 알고 있었을텐데 말이지. 게다가 그웬의 포지셔닝도 좀 애매하다. 첫 등장은 존나 예뻤는데, 그 뒤로 뭐 알다시피 걍 쩌리다. 전투 잘 하는 쩌리. 작중의 존재감은 학교 씬이랑 킹핀 연구소 씬 빼면 잘 기억이 안 날 정도.
느와르 스파이더맨은 그나마 얘 혼자 흑백이라 존재감 있고 전투도 쩔게 하니까 아 얘 좀 하는구나 하는 기억은 있는데, 막상 총을 쓰는 모습을 못 봐서 살짝 아쉬웠고, 총 안 쓸거면 얘도 캐릭터 포지션은 좀 애매하지. 그래도 전투는 잘 했으니 뭐.
스파이더 햄은 미국 애니 캐릭터를 그대로 꺼내온 느낌이지만 하필이면 바로 옆에 일본 애니에서 꺼내 온 듯한 캐릭터가 있다보니 그다지 부각이 안 되는 편이었고, 개그스러운 캐릭터여야 하는데 작중에서 개그스런 포인트는 전부 B파커가 다 차지하는데다가, 첫 등장이 묘하게 더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참 애매한 캐릭터. 그나마 전투 스타일은 미국 애니풍이라 캐릭터 이미지는 남기고 가긴 했으나 얘도 캐릭터 포지션은 참 애매하다.
마지막으로 페니 파커
솔직히 내가 얘 때문에 봤지. 위에 니들 때문에 이 애니 본건 아니니까 별 상관 없다.
캐릭터는 기대한 만큼 귀엽게 잘 뽑혀서 좋긴 했는데 비중 뭐 윗애들도 개떡같으니 걍 넘어가야지 뭐. 얘만 좋으면 더 웃기는 일이니까. 다만 막판에 그 씬. 영화 내내 존재감이 너무 없다보니 각자의 캐릭터 설명을 너무 우연히 거미에 물려서 이하 반복이라 이야기의 진행을 끊어 먹지 않기 위해 스킵을 했는데, 그러다 보니 각자의 스토리는 할애하기 힘들지. 나름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넣어 놨는데
페니 파커 자체가 스파이더버스에서 존나 마이너인데다가, 사전 정보를 알 사람들이 많으면 얼마나 많다고. 심지어 인투더 스파이더버스의 페니 파커는 원작과도 그림체가 다르다 보니 이 귀요미에 빠져서 온 사람들은 원작 그림체 알면 실망할게 뻔한 상황이라 애초에 얠 모른다고 봤어야 했다. 그러니까 뭐 아빠의 로봇이고, 누굴 잃었고, 그런 정보는 분명 영화 내에서 제공되긴 했는데 이게 영화 내내 잊혀지기 쉬운 휘발성 데이터다 보니 금방 잊혀져 버리는거라 막판에 우는 모습은 좀 뭐랄까 공감대를 가지기 위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내보내다보니 애매했다. 그리고 일본어는 어차피 미국놈들이라 못 알아 본다고 아무거나 대충 붙여놓은 티가 나다보니 것도 좀 아쉬웠고.
악역은 킹핀에게 나름 스토리가 있었다는 것은 알겠는데 마찬가지로 주역인 마일즈에게만 온갖 비중을 주었듯이 킹핀에게만 포커스가 있다보니, 나머지 빌런들은 얜 대체 뭐지? 라는의문만 들게 되어 이 부분도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스파이더맨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는 캐릭터 포커싱은 확실히 PS4 스파이더맨이 잘 드러냈는데, 그에 비해 이 인투더 스파이더버스는 생략 해 버린 부분이 많아서 아쉬운 부분.
액션씬은 정말 끝내줬는게 영화판이나 게임도 하기 힘든 TV애니메이션에서도 나오기 어려운 연출을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카툰풍의 느낌을 가져 온 거 외에도 영상미는 정말 끝내줬는데 특히 마지막에 마일즈의 각성 후 도시를 질주하는 장면이나 스파이더버스가 마일즈 눈앞에서 흘러가는 모습, 천장에서 내려 오는 희미한 빛에 싸여 거미줄에 매달려 있는 모습 등은 진짜 절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빙과 자막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번역의 질은 자막이 좋다. 위키를 보니 자막판은 영화 자막 그대로인것 같은데 더빙은 영화판 자막과 다르다. 예컨데 막판에 스파이디들을 다른 차원에 돌려 보내는 과정에서 각각의 캐릭터가 드러나는 부분이 있는데 특히 스파이더햄의 경우에는 자막판은 햄:헤어질 때 또 만나요 B파커 :저런건 표절 아냐? 인데, 더빙판은 햄 : 그럼 여기서 안녕. B파커 : 어디서 듣던 대산데 라고 되어 있어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럼 여기서 안녕 이라고 하려 했다면 연기톤이 발랄했어야 했는데 슬픈 톤을 유지 한채로 하다 보니 애매했을수도.
내가 그 놈의 번역 때문에 어벤저스 인피니티워를 일부러 더빙버전으로 VOD를 구매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건 되려 반대의 상황. 어차피 더빙+자막 패키지 구입이라 상관 없긴 한데 더빙만 믿고 더빙판만 샀더라면 진짜 아쉬웠을 것 같다.
성우의 경우 일단 하나 하나 보자면
마일즈의 경우에는 엄상현님이 하셨는데 초반엔 별로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워낙 엄상현님이 하셨던 기존의 작품들 색이 기억에 있다보니 살짝 방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엄상현님 목소리가 소년 틱한 느낌과는 살짝 거리가 있다 보니 가끔 소년 캐릭터로 나오는 경우는 좀 애매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다만 그래도 그걸 감안하고 볼 만한 부분은 갭 프레셔 덕분인데 나중에 안녕하는 파트에서 그 느낌이 쩔어준다. 자막판은 쫌 아쉬운 부분이지.
B파커,또는 오리지널 파커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 김기철님이 맡으셨는데 이 분 배역에 대한 기억을 떠 올려 보면 사실 매칭이 안 되기도 했고, 원래라면 아마 애니메이션인 얼티밋 스파이더맨에서 배역을 맡은 남도형님이 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계속 듣다 보니 괜찮았던 부분이 오리지널 파커에 한정했더라면 남도형님쪽이 우세 했을지 모르겠지만 B파커의 경우 아저씨이다 보니 아저씨 감성을 표출해야 해서 막판에 분위기를 휘어잡는데에는 김기철님이 더 어울렸던것 같다. 특히 MJ를 앞에 두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좀 더 이쪽이 더 와 닿았고. 그래서 비중있는 캐릭터를 잡아 뛰어난 연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다음에 다른 배역을 맡으시면 기존의 캐릭터보다도 B파커가 더 떠오를 것 같기도 하고. 자막판은 뭐랄까 너무 목소리가 거칠고 허스키해서 스파이디의 능글맞음?이 좀 없는 느낌이기도 해서 더빙쪽이 더 우월했다.
그웬의 경우에는 참 무난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자막판의 원래 보이스가 별로이기도 했고,연기의 경우에도 더빙판이 훨씬 나았다. 소녀와 한 20대 사이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는 톤이긴 한데 캐릭터 정신적 성숙도를 감안한 설정인 듯 하다. 성우분인 박선영님의 과거 연기작인 지미 뉴트론의 신디 볼텍스를 생각하면 그보다 연령대가 올라간 톤이라 톤 조절 문제는 아닌것 같기 때문.
스파이디 햄의 경우에는 북미 보이스가 워낙 카툰판 느낌을 잘 살리기도 했고, 능글맞기도 해서 더빙판보다 쪼끔 더 나은듯 하다. 스파이디 햄의 경우에는 고성일님이 아닌 남도형님도 어울렸을듯 싶은데 살짝 아쉬운 부분이다.
느와르 스파이더의 경우에는 북미보이스인 니콜라스 케이지와는 다른 중후하고 멋진 목소리에 안정적인 호흡으로 연기를 한터라 더빙 퀄리티도 더 좋았다.
페니 파커의 경우에는 좀 애매한게 학생 연령대라기 보다는 좀 더 어린 초등학생 같은 느낌이 든다. 위키 데이터대로 성우가 소연님이 맞다면 바넬로피보다도 더 나이가 올라간 연령대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너무 어리고 귀엽다. 반면 북미판 보이스는 귀여우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인데 약간 강아지 톤 같기도 해서 둘 다 일장일단이 있다. 더빙판은 어린 느낌과 특유의 색이 너무 강하고, 북미판은 적당히 어린 느낌에 귀엽기는 한데 약간 옅은 느낌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북미판이 쪼끔 더 좋은 듯.
그 외에 킹핀이 김기현님이었던건 좀 놀라웠는데 목소리 톤이나 기존 배역들을 생각하면 좀 가는 캐릭터를 맡으신터라 이 경우는 킹핀의 폭력성과 무게감을 생각하면 좀 더 묵직한 톤의 성우분이 될 줄 알았건만 아니었다. 떡대 빌런을 연기하셨는데 초반엔 늘 그렇듯 감이 안 오는데 마지막까지 듣다 보면 좀 괜찮다. 그래도 초반을 휘어잡는 포스는 좀 부족했던 것이 전투적이고 폭력적인 느낌이 없어서일듯. 빌런 성우분들 연기는 다 좋았다. 아쉬운건 영화 내 비중일 뿐이지.
그리고 특별히 좋았던 부분은 마일즈의 아버지 역인 제프의 최한님과 애런의 홍진욱님이 좋았던 것이 마일즈와 관련된 씬에서 연기가 엄청나게 좋았다. 특히 홍진욱님은 정체를 알았을 때 그 반응과 감정의 고조를 제대로 표현 했기에 이 부분 때문이라도 더빙판을 봐야 한다고 생각이 될 정도. 인투더 스파이더버스를 보면서 가장 감동해서 눈물을 흘렸던 부분이 홍진욱님과 최한님 연기 파트였었으니까 정말로 강력 추천 한다. 반면 북미판은 별 느낌이 없었던 것이 톤 변화가 없어서 잘 전달이 안 되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고작 2주 걸리고 말았다고 한 점은 많이 아쉽다. 일단 퀄리티만 봐도 아동용 애니메이션 수준의 낮은 퀄리티도 아니고,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나 내용, 성우 더빙의 퀄리티를 생각 하면 너무 아쉬운 상황이다. 스크린에 오래 걸리는 반면 퀄리티는 수준 낮은 영화들에 비하면 이건 입소문 타고 좀 더 롱런 할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더빙판을 준비 못 한 문제인가.
평가는 100점 만점으로 91점 정도. 일단 조연 캐릭터들 비중이 너무 없다는 점이 살짝 아쉽고, BGM도 전반적으로는 살짝 아쉽다. 프라울러 파트와 같이 힘을 준 부분은 확실히 힘이 들어갔는데 그 외에는 인상에 남는 BGM이 없다.
2018년 9월 25일 화요일
PS4 스파이더맨 리뷰
실제로도 스파이더맨 게임의 플레이 감각은 스파이더맨 그 자체로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웹슈터를 이용하여 뛰어다니는 감각, 스파이더맨스러운 공격 방식, 그리고 코믹스 팬들을 가장 잘 이해하는 듯한 피터 파커를 둘러 싼 그를 괴롭히고 좌절케 만드는 환경과 스토리는 스파이더맨 그 자체였다. 이것만으로도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이라 부를 자격이 충분했다. 게임의 이야기가 끝나기 전까지 플레이어는 흥분을 감출 수 없으며 점점 고조되는 느낌이 충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게임 내내 JJJ의 쓴소리가 진화하는 것과 스파이더맨의 특징과 그의 성격을 잘 살려 낸 서브 미션은 그야말로 스파이더맨의 세계관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아쉽게도 게임 내에 스파이더맨을 그대로 옮겨 놓는 것에는 성공 하였지만 게임의 설계적인 측면에서는 그렇지 못 하였다. 안타깝게도 인섬니악은 자신들이 잘 하는 것 보다 이미 성공한 케이스를 롤 모델로 삼았는데 이 덕분에 스파이더맨은 어중간한 모습을 취하게 되었다.
스파이더맨의 게임성은 매우 심플하다. 기본적인 스토리를 따라가며 곁다리로 붙은 부가미션들을 클리어 하면 토큰 보상을 받고 이를 통해 슈트와 슈트 패시브, 웹슈터 업그레이드를 언락 하게 된다. 레벨업은 전투 관련 스킬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드는 스킬 포인트를 얻게 된다. 본격적으로 스파이더맨이 강해지는 느낌을 받게끔 해 주는 것은 스킬 포인트를 통한 전투 스킬 획득과 웹슈터의 강화이기에 사실 슈트와 슈트 패시브는 그렇게 강제되는 사항은 아니다. 그런 점은 메인 스토리만 따라가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저 친화적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슈트의 스페셜 파워와 패시브는 묻힌 감이 높다. 슈트의 파워는 비슷 비슷한 파워가 너무 많고, 심지어 방탄, 탄 반사, 무적을 따로 따로 두고 있다. 무적은 그렇다 쳐도 탄 반사와 방탄을 따로 구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충격파 계통의 파워는 굳이 3종류가 될 필요까진 없었다. 그나마 강화 계통은 차이라도 보였기에 쓸만 하지만 그 이외의 파워 중에서 유틸성이 떨어지거나 굳이 쓸 정도로 필요가 없는 파워는 충분히 쓸모 없다고 판단되기 쉽다.
슈트 패시브인 모드도 마찬가지. 예컨데 AR 스캐너의 범위 증가 패시브와 공격 전까지 스캐너 상태 유지 패시브는 하나의 패시브에서 레벨업을 통해서 능력 확대 형식으로 해 주어도 좋았을 것이다. 웹슈터로 공격 시 포커스가 오르는 패시브와 거미줄 공격 시 포커스가 두배로 오르는 패시브 역시 하나로 묶어서 레벨업으로 관리 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가장 낭비스러웠던 것은 근접 공격, 사격 공격, 미사일 공격, 감전 공격, 그레네이드 공격 마다 다 따로 데미지 감소 패시브를 나눠 놨다는 점이다. 방탄 파워와 탄 반사 파워를 나눠 놓은 것 이상으로 비효율적이다. 심지어 이런 패시브들의 효과는 향후 전투 패시브를 올림으로서 조작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여 더더욱 설 자리를 잃어 버리고 만다. 슈트의 파워와 모드는 유저의 플레이에 친화적으로 다가오지 않기에 도저히 칭찬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불성실한 느낌을 준다.
슈트의 파워와 모드만 문제로 남지 않는다. 본 게임의 플레이 설계도 그다지 훌륭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메리제인솔리드가 되어 버린 잠입파트는 비능력자를 억지로 사지에 몰아 넣음으로서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다. 마일즈의 잠입 파트는 그가 가진 해킹앱을 통해 한정된 상황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전략성이라도 남지만, 메리 제인의 경우에는 그녀가 아무 능력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동차를 뒤쫓는 개 마냥 근거 없는 자신감을 광기로 전환 시켜 죽을 수도 있는 곳에 불쑥 불쑥 덤벼드는 모습을 연출한다. 진행을 하면서 소리를 내는 도구와 전기 충격기가 주어지지만, 소리를 내는 도구는 마일즈의 해킹 앱에 비하면 전략성이 떨어진다. 해킹을 할 수 있는 기계가 한정되어 있는 마일즈에 비해 메리제인의 추적기는 그냥 아무데나 막 던져도 되기에 전략도 뭣도 아니게 되었고, 심지어 전기 충격기를 쥔 시점에서 그녀는 바로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그냥 뒤로 다가가 다 감전 시켜 버리면 장땡인 허접한 구성과 충분히 피할 수 있고 경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대체 무슨 깡으로 뛰어드는지 알 수 없는 그녀의 막나가는 성격과 합쳐져 메리 제인 잠입 파트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저해한다. 최소한 마일즈는 2대 스파이더맨의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나, 메리 제인은 그런 것도 아니다.
잠입 파트만 싸구려일까? 그렇지 않다. 이 게임의 보스전 또한 플레이어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대부분의 보스들이 일반적인 공격에 면역 상태라서 플레이어는 되려 반격으로 데미지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각 보스전마다 설정되어 있는 보스의 공격 패턴을 저스트 회피로 피해 빈틈을 끌어내고, 맵의 기믹을 이용해 방어를 해제 시켜야만 겨우 데미지를 줄 수 있다.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레벨업을 하고 전투 스킬을 올리고, 장비를 강화하여 성장하는데 보스전은 전혀 그렇지 못 하다. 까놓고 말해 보스전 만큼은 레벨업의 필요성이 전혀 없다. 그저 회피를 잘 하고 근처 물건을 잘 던지면 그만이다. 보스전이 일종의 QTE 패턴 퍼즐로 변질되었기에 그동안 유저들이 갈고 닦은 전투 센스와 공격 조합은 보스전에서 전부 봉쇄되어 원패턴으로 일관하게 만든다. 앞서 이 게임의 장점은 메인 스토리만 달려도 충분히 강해 질 수 있다고 했으나, 정작 그 강해진 느낌을 보스전에서는 충족시키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더 아이러니하게도 메인 스토리만 달리다가는 현자 타임이 오기 딱 좋은 구성이 바로 번외격인 미니 미션들이다.
본 게임을 즐기면서 간간히 풀어 나가야만 재미를 볼 수 있는 이 미션들은 너무 긴장 일변도로 피터 파커를 조여 오는 환경을 조금이나마 풀어 주는 느낌을 주지만, 되려 메인 스토리가 완료 된 이후에 이 미션들을 잡을 경우 메인 스토리 이후 기운이 팍 풀린 유저에게 허망함을 안겨 주기에 딱 좋다. 왜냐하면 이 미션들 하나 하나 전부 다 비슷비슷하고 딱히 성취감이 느껴지질 않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이 게임의 설정상 피터 파커는 이미 사진사를 그만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사진 찍는 일을 빈번하게 요구하고 있다. 랜드마크, 블랙캣, 비밀사진, 연구 미션, 서브 미션 등 사진기를 이용해서 풀어나가는 파트가 많다. 하지만 정작 이 사진기라고 하는 것이 도구로서 가치가 있냐면 전혀 아니며, 포토 모드는 따로 정해져 있기에 이 사진기를 통해서 포토 모드를 불러내는 편의성 또한 없다. 그저 그냥 달려 있을 뿐이다. 정말 아쉬운 일이다. 방향 키패드 하단키가 포커스 힐이고, 상단키가 사진인데, 대체 왜 왼쪽과 오른쪽을 비워 뒀는지도 안타까운 일이다. 차라리 포커스를 소비하여 왼쪽이 일정시간 가속 능력이고, 오른쪽이 슈트 모드 업그레이드를 통해 올린 방어력 효과를 일정시간 받거나, 공격력 관련 모드 효과를 바로 적용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면 더 즐거웠지 않았을까? 오로지 기본적인 물리 콤보와 포커스 힐에만 기대어 전투를 하는 것 보다는 좀 더 전략적이고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 했을 것이다.
스파이더맨 팬들에게는 아쉽지만 아직도 단점이 많이 남아 있다. 뉴욕시를 훌륭하게 재현하기는 했지만 스파이더맨의 웹슈터 이동이 너무나도 뛰어나기에, 그렇다. 너무나도 뛰어난 것이 되려 단점으로 작용 하였는데 맵 끝에서 끝까지 가는데 5분도 채 안 걸리기에 뉴욕시의 방대함이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방대함 속에서 결여된 지역적 특색 마저도 없이 모든 지역이 다 똑같은 미션들로 포진되어 있기에 잘 만든 뉴욕시는 아쉽게도 스스로의 개성을 찾는데에는 실패했다.
또한 이렇게 넓은 맵을 잔 로딩 없이 뛰어나게 구현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호작용이 전무하기에 스파이더맨은 그저 도시를 날아 다닐 뿐 그 이상의 감각을 느낄 수가 없다. SNS에서의 시민들 반응도 처음에는 그럴싸 하지만 점점 진행을 하면 현 상황과 맞지 않는 뜬금없이 복붙 되어버린 내용들이 끼어들면서 분위기를 저해한다. 우리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은 묘하게도 인싸 같은 아싸 느낌으로 뉴욕시티 그 자체는 스파이더맨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것들 까지 스파이더맨을 끌어 안기는 무리였다.
버그도 너무 많다.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버그를 만나기는 한번 있을까 말까 해야 하건만 스파이더맨은 너무나도 손쉽게 버그를 찾아 볼 수 있다. 심지어 그 버그들은 한결같이 진행 불가능에 가까운 버그들이다. 지속적으로 수정을 하고는 있지만 QA가 정말 제대로 이루어지긴 했나 싶을 정도로 잔재해 있는 버그를 보며 불안한 느낌을 숨길 수가 없다. 세이브는 필히 수동 저장으로 2~3시간 단위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나마 임무 진행 중에 버그가 걸리면 임무 포기로 나올 수나 있지 미니 미션이나 맵을 돌아다니다가 끼어 버리는 버그에 걸리면 답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제작진은 그동안의 모든 스파이더맨 게임 중에서도 가장 특출나게 스파이더맨 느낌을 충실하게 200% 그 이상으로 살려 내는데 성공 하였으며 부족한 요소들은 제작진이 파악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고쳐 질 가능성이 높고, 스파이더맨의 뛰어난 스토리는 차기작을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 함으로서 단지 이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다. 지금의 PS4 스파이더맨은 그 자체로도 뛰어나지만 그 작품성이 다음 차기작을 위한 발판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해낼 것이다.
추천 - 스파이더맨 좋아하는 사람, 스토리 중시, 그럭저럭 괜찮은 액션 게임이 필요 할 경우
비추천 - 잠입 파트 싫어하는 사람, QTE류 보스전 싫어하는 사람, 오픈월드에 큰 기대감을 품는 사람, 버그라면 치를 떠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