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7일 목요일

배트맨과 스파이디와 와치독스

오픈월드 이야기다.

최근에 와치독스2를 먼저 엔딩 보고, 그 다음 아캄나이트 엔딩을 봤다.


와치독스는 전작의 단점들을 잘 캐치해서 수작으로 만들어 놓았고

아캄나이트는 이 새끼들이 소비자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나 싶을 정도로 개씨발겜이었다. 시리즈를 세번째나 만드는 새끼들이 고작 이딴거나 내는걸 보니 앞으로의 전망이 존나 뻔하다.

일단 이 글은 의식의 흐름으로 대충 진행되며, 스파이디를 집어 넣은 이유는 이 두개를 엔딩 보고 나니 스파이디가 오픈월드를 제작하기 위해 얼마나 참고를 했는지가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아캄나이트는 첫 인상 자체는 준수했다. 쩌는 그래픽에, 존나 간지나는 배트모빌. 그리고 모든 상황에 맞추어 나가는 다양한 공격 모션들, 초현실적이면서도 SF적인 탐정수사모드, 미쳐 날뛰는 빌런들의 도시, 초반에 감옥에서 깐죽대던 민간병에게 공격 버튼을 누르니 잡아서 쳐박아 버리는 상호작용에 쩔게 지리면서 2시간은 만족했다.



....그래. 딱 한 2시간 정도 만족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빌런 새끼들의 끝없는 조롱들, 퍼즐이라면서 타이밍이나 레이싱을 집어쳐 넣는 개씨발같은 구조. 배트슈트가 아닌 난닝구를 입었는지 존나 후달리는 방어력, 기승전배트모빌, 탐정모드에서 수십분을 죽치고 있어야 방 한개를 빠져 나갈 정도로 존나게 불친절한 진행구조. 겁나 불편한 조작체계, 개씨발 리들러



내가 게임에서 하나의 철칙이라고 보는 것이 별 이유가 없는 이상 플레이어를 불쾌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인데 이 병신같은 게임은 시종일관 플레이어를 불쾌하게 만들기만 한다.

거지같은 리들러 퍼즐을 200개 넘게 풀어 놓으니 그냥 진이 빠져서 무시하려니까 시종일관 배트맨은 왜 퍼즐을 안 풀까? 답은 멍청이라서!! 이따구로 도발이나 싸지르고 있고, 스토리 라인에 있는 스케어크로우도 서브미션 진행중인데도 자꾸 도발을 쳐 싸지르고 있다. 플레이 내내 듣는거라곤 개발사가 만든 NPC의 조롱밖에 없는데 씨발 이 겜에 좋은 감정을 가질리가 없지 개발사 병신 새끼들아.


게다가 도시의 사람들을 전부 대피를 시켜 놔서 남은거라곤 소방관하고 경찰밖에 없으니, 아주 드물게 추격전이나 하는 경찰차나 GCPD에 가서 경찰들과 대화를 나눌 때 말고는 좋은 반응을 얻을 수가 없다. 병신 씨발. 천지에 깔린 빌런 새끼들이 죄다 뒷담이나 까고 지랄이고. 뒤지면 뒤지는대로 빌런이 조롱하고 씨발.


일단 이 게임은 병신같은 점이 너무 넘쳐나서 도저히 다 적기도 곤란 할 정도다


첫째로 전투

이 게임은 배트맨의 전투는 은신 위주고, 배트모빌의 전투가 슈팅에 특화되어 있다.

배트맨의 전투는 먼저 주변을 돌면서 적들이 가지고 있는 공격 방식을 무력화 시키고 함정을 파서 스텔스 킬을 노리는 위주로 해야 하는데 가장 좆같은 점은 도구다.

배트맨의 도구는 하등 쓰잘데기없는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심지어 하나의 능력으로 통합시켜도 상관 없을 것을 두개의 능력으로 나눠 놓거나 좆도 쓰잘데기 없는 것들로 넘쳐난다.

예컨데 교란도구는 적들의 무기를 중점적으로 무력화 시킨다. 해킹도구는 기계를 무력화시킨다. 그럼 적이 조종하는 기계는?

해킹도구 따로 교란도구 따로 적용 받는다.

애초에 그냥 해킹도구로 합쳐놔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을 둘로 나눠 놨다. 예컨데 무인기. 아니 뭐 예라고 해 봐야 무인기 정도 뿐인데, 무인기에 해킹도구를 대면 걔는 일정시간 플레이어를 발견 못 한다. 그런데 무인기를 조종하는 녀석에게 다가가 해킹하면 무인기는 원하는 타이밍이 자폭을 시키던지 아니면 적들을 타겟팅해서 무력화 시킬수도 있다. 교란장치는? 그냥 플레이어를 보면 자폭하게 만드는 기능 정도다.

교란장치는 횟수 제한이 있고, 해킹 장치는 자폭을 위해서 사용 할 수 있는 범위 제한이 있다. 그런데 이 범위 제한이 어떤거는 제한이 없다시피 하고 무인기는 4m이내로 접근해야 한다던지 지 멋대로 오락가락이다.

해킹을 할거면 그냥 그걸 해킹을 해서 내걸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빌어 먹은 게임은 온갖 상황을 쪼개 나눠놔서 사람을 엿같게 만든다.


교란장치도 문제인게 해킹장치로 할 수 없는 몇몇것들. 예컨데 포탑을 자폭시키게 만드는건 교란장치만 가능하다. 그래서 포탑을 자폭시키게 하려고 하면 그놈의 횟수제한이 발목을 잡는다. 교란장치를 써야 할 적들은 넘쳐나는데 도구의 횟수 회복은 엄청 더뎌서 한 20분은 지나야 4개가 전부 회복 될 정도다.

게다가 그놈의 교란장치도 어떤건 되고 어떤건 안 되고 어떤건 업그레이드 해야 되고 천차만별이다. 하 씨...바


도구들 대부분이 기능적 한계를 지니고 있고 그걸 전부 업그레이드로 풀어야 한다.  그런데 그걸 굳이 기능으로 막아 놨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막아둬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건 스파이더맨도 마찬가지인게 스파이더맨도 업그레이드를 너무 쪼개놓은 점이 있다.

전투도 배트맨이 너무 물몸이라 적들에게 좀 쳐맞다 보면 그냥 부모 만나러 간다. 반격이 씹사기라 그냥 반격 버튼만 눌러줘도 안 맞기는 하는데 총격엔 답이 없다. 문제는 그거지. 총격과 다굴 그리고 교차패턴

전기충격기를 들고 있거나 메딕에게 버프를 받은 녀석은 주먹을 날리면 되려 감전을 당하니 미리 전기를 벗겨내야 하고, 심지어 리들러 로봇의 경우에는 캣우먼과 대치되는 색이 따로 있어서 빨강은 캣우먼, 파랑은 배트맨만이 때릴 수 있게 만들거나, 덩치들은 망토 휘날리기를 통해서 기절을 시킨 뒤에 때려야 하는데 이 때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러다 보면 주변에서 공격 날아와서 그걸 반격하느라 딜타임 놓치는게 일상이다. 적들의 총기들도 무섭지만 포탑 같은게 있으면 개틀링을 쳐 날리는데 끝이 없이 쏴 대기 때문에 한번 눈에 띄면 그냥 뒤졌다고 보면 된다.

전투가 좀 시원시원스러워야 하는데 암살을 목표로 설계된 디자인이라 너무 쫌스러워서  짜증이 난다. 그렇다고 이걸 전부 암습으로 때워 버리면 걸리는 시간이 문제일 뿐이지 존나 쉽다. 즉 스텔스플레이와 람보식 플레이의 중간을 못 잡았다고 보면 된다. 람보식 플레이는 물몸이라 존나 쎈 맛이 없어서 의미가 없고, 스텔스 플레이는 한방이긴 한데 쫌스럽게 치고 튀고 치고 튀고를 반복해야 해서 시원스런 맛이 없다. 모든 상황에 맞춘 공격모션이 있어 봐야 그걸 시원스럽게 쓰는 맛이 없으니  쓸모가 없다.


이 게임에서 두번째로 문제인 배트모빌은 진짜 심각하다. 대부분의 보스전이 배트모빌인데 그 배트모빌도 추격전 위주다. 레이싱 좆같다고 느끼는 사람은 절대로 이 게임 잡으면 안 된다. 퍼즐부터 보스전까지 레이싱을 쳐 발라 놨다. 특히 이 미친놈의 NPC는 프로 레이서를 고용을 했는지 존나 두터워보이는 장갑차로 퍼펙트하게 코너를 돌아서 아무리 아무리 추격을 해도 적이 코너를 연달아 돌면 뒤쳐지는건 순식간이다. 빌런은 전부 사람 새끼들인데 하나같이 1:1로 싸우는 컨텐츠가 없다. 심지어 있어 봐야 파트너랑 게이지 모아서 공격하는 걸로만 데미지가 들어가니 이것도 스파이더맨과 별 다를게 없다. 아니 차라리 스파이더맨이 훨씬 낫다. 최소한 스파이더맨은 빌런 보스랑은 1:1에 맞춰주려고 노력하긴 했으니까.

세번째로 문제이지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리들러 퍼즐은 너무 지랄맞게 많다. 그것도 상당수가 그냥 찾다보니 나오는게 아니라 길가에 싸돌아 다니는 리들러부하를 심문해서 위치를 알아내야 한다. 문제는 이게 진엔딩에 연관이 있는 점이라는 것이다. 젤다 야숨의 좆같은 사당 퍼즐이나 코로그 똥 퍼즐은 최소한 이게 엔딩에 연관은 없었다.


네번째로 너무나도 불친절한 구성. 조작성은 개 더러워서 몇히트 이상부터 나가는 특수기들은 L2+다른 공격키로 발동이 되는데 문제는 이게 제대로 나가는건지도 의문이 드는 것들이 많고, 어떤 시점에서 나가는지도 불명확해서 그저 화면에 지시가 나오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열심히 공격하다보면 그 지시도 마구잡이로 나타났다 사라지니 도저히 부드럽게 진행 될 구석이 없다.

고담시가 어두워서 물건을 분간하기가 힘들어서 진행이 힘든데다가 게임내 시간이 고담의 가장 우울한 저녁에 국한되어 있어서 뭘 보고 확인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탐정모드는 한술 더 떠서 안 봐도 될 것들을 보여준다. 예컨데 벽 너머 벽 너머 벽 너머의 물건이라던가, 그 정도까지는 안 봐도 된다고. 그런 주제에 어딜 건드려야 이 방에서 나갈 수 있는지까지는 제대로 캐치 해 내질 못 한다. 이게 하도 반복이 되다 보면 또 위에 갈고리 포인트 쳐 넣었겠지. 또 어디 웅크려서 기어가게 만들었겠지 하면서 적응하게 되는데도 탐정 모드로 방을 이동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근데 이게 배트모빌로 이동하면 탐정모드가 적용이 안 되니 내가 찾아야 할 걸 못 찾거나 평지에서 봐야 하니 알기가 어렵고, 갈고리로 올라가서 둘러 보는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이동에 불편함이 너무 크다.

갈고리 포인트도 아래에서 위로 올라 갈 때 갈고리 포인트를 찾아 원하는 곳으로 가는것도 빠듯한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 가는건 아예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활공으로 내려 가면 원하는 위치에 적당히 내려서 달라 붙느냐? 그렇지도 않다. 게임에서 이동이 너무 더럽게 불편하다.

심지어 오픈월드로서 빠른 이동도 없으며 온갖 정보들은 직접 돌아다니면서 확인읗 해야만 맵에 표시가 된다.그런 주제에 각 맵간의 배트모빌 이동은 스토리 퀘스트로 제한을 걸어 두었고, 서브 미션들은 그런거에 상관 없이 진행이 되어 버리기에 예컨데 리들러로부터 캣우먼 구출해야 하는 미션을 진행해야 하지만 배트모빌 이동이 막혀 있어서 배트모빌의 고출력 윈치를 걸어 열어야 하는 구간을 진행을 못 하므로 메인 스토리를 진행 할 때 까지 계속 리들러의 말도 안 되는 조롱이나 들어야 한다.

오픈월드로서 상호작용도 진짜 개판이다. 그나마 스파이더맨보다 나은 점은 맵에 존재하는 잡빌런들을 차로 쳐 버릴 수 있다는 점과 대화패턴이 많다는 것이다. 스파이더맨은 시민들은 그냥 배경 수준이고, 대화라고 해 봐야 그 스토리상으로 들어가는 노숙자쉼터 말고는 대화를 할 곳이 없다.


아무튼 개씨발겜이고 리들러만 남겨놓고 놔두고 있다. 진짜 이 게임 내가 세일이라 만원대에 사긴 했으나 이것도 존나 심하게 돈 아깝다.



이야기는 넘어와서 와치독스2 이야기를 하자.


아캄나이트에 비해 와치독스2는 나름 만족이었다. 대만족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진짜 준수한 편이다.

전작은 복수가 메인테마였던 반면 2는 일종의 경고 메세지에 가깝다. 해킹이 가능한 존재가 사물인터넷 사회를 얼마나 좌지우지 할 수 있는가를 악의 입장에서 행하는 기업에서도 보여주었고, 나름 선인것 같지만 행동짓거리가 악당이기도 한 플레이어의 데드섹 입장에서도 보여주었다. 마음에 안 드는 새끼를 주변 갱단 불러다가 처리 하게 만든다거나, 죄를 뒤집어 씌워서 감옥 보내는 것도 가능하고, 도로를 폭파시키고 교통신호를 교란하고, 정전을 일으키고 ATM기를 조작하고, 도우미 로봇을 조작해서 사람을 치어 버리게 만들거나, 차를 해킹해서 사람을 밀어버리거나, 각종 사물을 해킹해서 과부하를 줘서 폭발시키거나, 개인정보를 빼가거나 이 중에서 몇몇은 1에서도 가능한 일이었지만 2에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행할 수 있다.

특히 2는 1에서 불편했던 점을 대거 수정했다. 1은 유비식 오픈월드의 단점을 그대로 가져온 게임이었는데, 대표적으로 뷰포인트, 쓰잘데기 없는 수집품들을 모아 언락, 재미 더럽게 없는 반복적 서브 미션 투성이들이 대표적.

그래서 2는 뷰포인트 없어져서 처음부터 모든 맵이 보이고 빠른 이동도 가능해졌다. 다만 방식은 아캄나이트처럼 가서 봐야만 내가 찾는게 보이는걸로 되었다. 그래도 빠른 이동이 있으니까 아캄보다는 낫다.

쓰잘데기 없는 수집품 모아서 요소 언락도 이번작에서는 그냥 바로 바로 언락이 가능하게 해 놨다. 예컨데 1에서는 뭐 무기유통을 6번 조사해야 무기 하나가 언락이 되고, 실종자 수색을 다 해야 뭐가 언락이 되고 그런 식이었는데, 2에서 언락 할 것은 스킬을 위한 기반 데이터 수집 정도고 스킬창에서 추적을 하면 위치가 다 나오니까 어려울 것이 없다. 아 대신 음악수집은 1보다 더 어려워졌다. 워낙 맵도 넓어졌고 사람들이 좀 띄엄띄엄 있는 편이라 음악을 틀고 다니는 애들을 찾기가 어렵다.

서브미션들도 달라졌는데 전작의 서브미션인 범죄자 호송 처리나 물건 배달이나 뭐 그런건 그냥 아무런 내용도 없이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반복 정도였다. 도시 명물들도 그냥 돌다 보니 있어서 보는 수준이었고.

2에서는 주행미션은 카풀같은 버디 드라이버 앱으로 돈을 버는 알바 행위인데 각자 다들 사연이 있는 점에서 1보다 좀 더 차이가 생겼고, ATM기 해킹이나 회사가 직원을 감시하고 해고를 하는 것을 지켜주려 하는 미션이라던가 등 미션에 스토리가 많이 들어간 편이다. 도시 명물은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리고 반응을 보는 형식이라 확실히 더 깊어졌다.


1과 다른 이질적인 분위기는 1을 했더라면 감정이입이 살짝 안 되긴 하겠지만 1을 안 해 봤다면 별 문제 없는 부분이라 굳이 단점이라고 할 만한건 아니다. 하지만 1을 해 봐야 이해가 가능한 요소를 대충 집어 넣은건 단점이다. 에이든 피어스는 최소한 뭐 시카고의 그 자경단원? 정도로 넘어가지만 티본은 스토리 내내 관여를 하는데 얘가 뭘 한 인간이란걸 제대로 인지를 안 시켜 놓는다. 아마 1 안 하고 2만 하는 사람이라면 티본이 뭔데 저래? 라고 생각이 될 듯.


캐릭터는 뭐 그렇게 잘 짜여진건 아닌데 전작보다 캐릭터는 늘어나긴 했는데 그것들을 잘 잡아낸 편은 아니었다. 예컨데 개성적인 조력자 미란다 월슨은 자주 나오지 않아서 개성에 비해 존재감의 희박하고, 두샨 네멕은 최종보스지만 똘기가 부족하다. 전작에서의 갱단 보스 할아범이나 미친 동업자, 미친동업자2, 수상조끼 입고 총알 수십발을 견뎌내는 새끼 등 온갖 똘기가 넘쳐나는 것들에 비해선 이 동네는 진짜 평화롭긴 평화롭다. 그리고 악당 새끼들을 안 죽이기도 하고.


안타깝게도 상호작용은 1보다는 많이 늘어나진 않았다. 도우미 로봇이나 차량 해킹이나 지나가는 시민들 중 몇몇과 대화, 팬티만 입고 있으면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웃는다던가, 명물 근처에서 사진을 찍으면 NPC가 반응을 해 준다던가, 개 쓰다듬기랑 춤이나 조롱 구애,인사 등의 이모션 라던지 요소들도 생겨서 확실히 좋긴 하다. 그 이상을 바라는게 너무 욕심인가 싶기도 하지만 전작에서 Ctos를 해킹해서 개인의 사생활을 염탐하던 요소는 이번 작에서는 빠졌고, 원하는 조명만 키고 끈다던지 여전히 다른 시민들의 핸드폰을 해킹해서 문자 멋대로 날리기라던가는 불가능하다. 사실 상호작용의 백미 중 하나는 NPC괴롭히기인지라 NPC를 좀 더 괴롭힐 수 있기를 바랬었다. 물론 추가된 요소들로도 얼마든지 괴롭히려면 괴롭힐 수 있다.

와치독스1도 만족이었지만 와치독스2는 그만큼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와치독스3가 나온다면 분명 구매할듯 싶다. 이런게 제대로 된 발전이고 지속적으로 팬을 만드는 방법이지.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넘어와서 스파이더맨 이야기를 한다. 스파이더맨은 확실히 유비식 오픈월드와 아캄나이트를 적절하게 짬뽕한 느낌이다. 뷰포인트, 의미없는 수집품들, 재미없는 서브미션 반복등


스파이더맨은 잘 만든 게임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불만점이 많았는데, 내가 이걸 깠던 이유가 더럽게 재미없는 잠입파트 강요, QTE 남발, 오픈월드로서 부족한 점. 버그였다.


일단 배트맨과 와치독스를 통해서 바라 본 스파이더맨에 대한 기억은 참 남다르다.


스파이더맨은 그럭저럭 잘 만들긴 했지만 오픈월드로서는 매우 부족했다. 없다시피한 상호작용은 시민들과 스파이디를 완전히 격리시켜놨다. 이는 배트맨과 상당히 유사하다. 그러나 배트맨측이 좀 더 대화도 다양하게 가능하다.

대화 뿐만 아니라 스토리 미션 중에서 아즈라엘의 선택지 분기라던가도 존재하여 오픈월드로서의 형식을 아주 무시하진 않았다. 허나 스파이더맨은? 그딴거 없다.


스파이더맨은 여러모로 배트맨의 전투를 차용했는데 좀 더 심플하게 차용했다. 그래서 배트맨만큼 복잡하진 않아서 적응은 쉬운데 그만큼 전투에 깊이가 없다. 매번 같은 모션에 같은 공중전을 반복하기에 쉽게 질리게 만든다. 배트맨은 조작 자체는 겁나 짜증나지만 매번 다른 모션을 보여주기에 다양한 상황을 실험 해 보는 즐거움이 있다. 다만 도구 사용의 측면에선 스파이더맨이 훨씬 낫다. 배트맨은 도구와 스킬을 너무 세세하게 나눠놨다. 스파이더맨은 패시브 스킬을 세세하게 나눠놨고, 나쁜 점은 하여간에 잘 배꼈다. 멍청이. 하지만 최소한 배트맨은 스킬은 나눠놨어도 그것을 따로 따로 적용받게끔 하진 않았는데, 스파이더맨은 슈트 패시브를 최대 3개만 장비 가능하게 만들어 놔서 기껏 개방 해 놓은 스킬에 제한을 둬서 좋다고도 볼 수가 없다. 예컨데 아캄나이트의 슈트 업그레이드로 근접 공격 대응 체력과 원거리 공격 대응 체력량을 늘리는 업그레이드가 있고, 스파이더맨에서는 사격 방어력 증가 패시브 있고, 근접 방어력 증가 패시브 있고 로켓 폭발 방어력 증가 패시브가 있고 전기 방어 패시브가 있고 세세하게 나눠놨다. 배트맨은 업그레이드를 하면 바로 바로 적용을 받는 반면, 스파이더맨은 이런 슈트 패시브를 언락하면 그 중 3가지만 등록해서 쓸 수 있다. 아캄나이트는 자신이 열심히 고생한 보람이 그대로 돌아오지만, 스파이더맨은 별 쓸모 없는 패시브들에 조건만 달아 놔서 가치가 없게 만든다. 그래서 솔직히 스파이더맨이 더 낫다고도 보기가 어렵다.


구성도 비슷한게 아캄나이트는 떡대나 방패를 든 녀석이 나타나면 망토 휘날리기 3번 한 뒤 점프 제압이나 난타로 들어가야 하는데, 스파이더맨도 마찬가지로 방패 든 녀석에겐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 뒤를 노려야 한다. 하지만 구성은 스파이더맨이 더 개판인게 배트맨은 최소한 전기 충격기로 벗겨내면 되는데 스파이더맨의 채찍 들고 오는 놈은 웹슈터도 거의 안 먹혀서 배트맨의 적들보다도 까다롭기만 하지 즐거움이 없다.

보스전은 둘 다 문제가 많다. 배트맨은 그나마 인간형은 더블 테이크 다운에 의존해야 하고, 스파이더맨은 적을 그로기 걸고 공격을 해야 한다. 인간형이 아니면? 배트맨은 추격전이고 스파이더맨은 걍 QTE다. 그래도 그나마 QTE가 낫다. 배트맨의 추격전은 진짜 지랄맞아서 쫓아서 공격하는게 아니라 도망치거나 날아올라 붙잡는게 고작이다.

배트맨의 스페셜 어택은 다양하긴 하나 위력적이라는 느낌이 없고, 콤보 게이지를 모아야 하는 반면 스파이더맨의 스페셜 어택은 그렇게 다양하진 않지만 확실하게 처리가 가능하여 위력적인 편이고, 스페셜 게이지를 모아 놓으면 콤보게이지처럼 콤보가 사라져도 발동에는 문제가 없는 편이 장점이다.


하지만 난 이게 의도된 장점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스파이더맨은 연전 구성이라 콤보가 100콤보 이상 가능한 반면 배트맨은 암습 위주라 일반적인 콤보는 50을 넘기기 어렵다. 만약 스파이더맨이 배트맨의 방식을 썼더라면 스파이더맨은 스페셜 어택을 수십번 남발하고도 남았다. 두 게임이 잡몹을 상대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배트맨은 잠입을 강요했고, 스파이더맨은 난전을 강요했다. 예컨데 스파이더맨에서 조직 아지트를 습격하는 미션의 경우 마지막 페이즈 전까지는 잠입으로 처리하는게 가능하지만 마지막 페이즈는 무조건 발견되어 난전으로 이어진다. 스파이더맨에서 잠입이라고 하는 요소는 강제되는 구간이 있으면서도 게임 전반을 잠입으로 때우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배트맨은 잠입으로 때울수도 있고 난전으로 때울수도 있다. 물몸으로 난전을 겪을 실력만 있다면 말이다.


배트맨을 심플하게 한 것이 스파이더맨인 반면 미션은 거의 닮지가 않았다. 스파이더맨의 미션 구조는 오히려 유비식 오픈월드에 가깝다. 비교를 하자면 와치독스1에 가깝다. 의미없는 수집물들, 반복성 재미없는 서브미션, 그리고 뷰포인트.


유비식 오픈월드 구성은 정형화 시켜 놓았기에 분석도 편한편이라 젤다 야숨같은 게임에서도 차용되는 구성이었다. 그런데 스파이더맨은 이걸 차용을 하면서도 고작해야 쓸모없는 점만 그대로 가져다 쓰고 오픈월드의 상호작용이나 분기 같은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스파이더맨은 혼자서 핑거건이나 날리는 얼간이고, SNS에서는 유명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않는다. 배트맨보다 밝은 분위기의 스파이디는 와치독스2에 어울리는 분위기인데 와치독스2의 판매일로부터 2년뒤에 나온 스파이디는 그 반의 반도 닮지 않았다.

스파이더맨 게임이 오픈월드로서 특징이나 구성을 염두 해 두고 만든게 아니라, 그저 트렌드가 오픈월드였기에 차용 했을 뿐이라는 점이 이런 부분에서 드러나는 점이다. 만약 스파이더맨이 오픈월드를 이용하는데에 있어서 어떤 견해가 있었더라면 이 정도에서 그치진 않았을 것이다. 허나 스파이더맨의 오픈월드는 참 형편없었고, 필드만 좀 넓었을 뿐 속 알맹이는 텅텅 빈 상태였다.



솔직히 내가 스파이더맨을 PS4 사고 먼저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후한 평가를 내리진 못 했을 것이다. 오히려 스파이더맨 이후에 인퍼머스,위쳐,와치독스,어쌔신크리드,배트맨을 했으니 스파이더맨을 후하게 평가가 가능했던 것이겠지.

위에 언급한 다른 오픈월드게임에 비하면 스파이더맨 게임은 오픈월드라고 볼 수준이 전혀 아니다. 한참 전에 나온 폴아웃3이나 범피트롯도 이따구는 아니었다.


하지만 참 안타까운점은 이게 다수의 팬층을 거느린 미디어믹스의 작품이고 비판을 꺼려하는 팬들의 심리에 의해 단점이 제대로 부각이 안 된다는 점이다. 과도한 꿀은 독보다도 치명적이다 라고 여겨질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