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9일 일요일

호크아이 1~5화 감상

 다음주에 6화 나오고 결말이 나겠지만 그전에 디플이 끝난 관계로 그냥 씀.


재미없고 지루하고 뭐하자는건지 모르겠다.


이야기는 두가지 측면에서 진행된다. 하나는 호크아이처럼 히어로가 되고 싶어하는 케이트 비숍과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는 호크아이 클린트 바튼. 둘의 공통점은 활을 무기로 쓰며 비초인이라는 점이다.

우연히 지하경매장에 들어간 케이트 비숍은 트랙슈트 마피아와 대치하며 경매품으로 등장한 로닌 슈트를 입고 마피아를 때려잡는다. 하지만 그 행동은 오히려 트랙슈트 마피아의 리더를 자극했고 케이트 비숍은 마피아에게 쫓기고 그 과정에서 로닌 슈트를 입고 날뛰는 케이트를 클린트가 뒤쫓으며 둘이 만나게 된다.


호크아이의 목적은 자신의 과거. 로닌의 과오를 해결하는 것이고 케이트 비숍의 목적은 동경하는 호크아이를 따라 히어로가 되는 것이다. 트랙슈트 마피아 리더의 목적은 로닌에게 복수하는 것이고, 엘레나는 블랙위도우를 위해 호크아이를 죽이려 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진짜 심각하게 개판이다.

호크아이의 목적인 로닌의 과오를 해결하는 것은 5화까지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지지부진하며, 심지어 가족과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는 계획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케이트 비숍은 동경하는 호크아이를 만나 특별한 제자가 되고 싶어하며 이 때문에 활약을 하여 인정받기 위해 엇나간다. 이는 뭐 여타 컨텐츠에서 자주 보여지는 사고 치는 주인공이다.


호크아이의 일이 5화까지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것은 뭐 보나마나 뻔하다. 마지막 6화에서 전부 해결하거나 혹은 전부 안고서 사라지겠지. 극중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 일부러 목적에 도달하는 것을 길게 질질 끈건데 문제는 이게 의도적으로 늘릴수 있는 한계가 있다보니 여기서 케이트 비숍이 개입을 한다.

케이트 비숍이 가지는 문제는 조직 범죄와 가족 문제와도 연결이 된다. 그리고 가족이 가진 문제는 흑막과도 연결이 된다. 문제의 발단도 케이트 비숍이고 결말도 케이트 비숍이 연관되니 결국 이 드라마는 온전히 호크아이만의 이야기가 되지 못 한다.

세대교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 드라마는 좀 심하게 꼬여 있는데 팔콘과 윈터솔져 역시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라는 세대교체의 의미가 있었지만 이야기를 이딴식으로 하진 않았다. 아무리 흑막이 있었어도 두 히어로가 목표로 하는 사건 자체는 명확하고 주도적으로 쫓았는데 이 호크아이 드라마는 자꾸만 주변에서 개입하는 존재들이 생겨난다. 그것도 정말이지 뜬금없이. 블랙 위도우 영화를 안 봤더라면 이해가 안 될 등장인물까지 투입하면서 말이다. 지나칠 정도로 불친절하며 관객을 고려하지 않은 구성이다.

그렇다고 이 등장인물을 투입한 결과는? 6화가 안 나온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에 시기상조일지 모르지만 투입한 만큼 연착륙을 시킨것도 아니었고 작중 어떤 역할을 할지도 알수 없을 정도로 모호하다.

이야기가 케이트 비숍에서 엘레나로 새어나갈 정도로 이 드라마는 본질적으로 호크아이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리고 집중하지 않는 다른 하나는 1화에서 등장한 어벤저스 시계. 5화가 될때까지 용도와 정체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시계에 집중 할 타이밍에 클린트 바튼의 가족이 타겟이 되고 또 이야기는 본질에서 멀어지고 흐려진다.


가족애다. 진짜 질릴 정도로 지겨운 가족애. 클린트 바튼의 가족, 케이트 비숍의 가족, 엘레나의 가족, 트랙슈트 마피아 리더의 가족. 등장인물 넷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죄다 가족애랑 상관있다. 가족이 위협받고, 가족이 되려는 자가 위험하고, 가족이 죽은 것을 추궁하려 하고, 가족이 죽은 것을 복수하려 하고.

그니까 가족애를 전가의 보도처럼 치트키처럼 이렇게 남용하면 안 되는거다. 어떻게 등장인물 넷이 전부 대립하게 된 원인을 가족애로 땡칠수가 있냐. 그렇게 내세울 이유가 없냐?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냐? 속이 너무 뻔히 보이지 않냐?


아니 그리고 진짜 갑툭튀 킹핀은... 하아. 갑자기 엘레나가 튀어나오는 것도 불친절한 구성이구만 여기서 한술 더떠서 킹핀이라니 대체 이야기를 어디까지 멋대로 나갈 생각이냐. 거기다 가끔 등장하고 마는 골댕이는 분위기 환기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이야기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여기저기 산만하게 나뉘어진 요소들이 멋대로 개입하고 흔들면서 호크아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모호해지며 목적과 사건 역시 점점 이상한 쪽으로 흐른다.


만듦새 자체만 보면 로키보다는 낫다. 그냥 뭐 거의 모든 드라마가 로키보다는 나을 것이다. 근데 로키보다는 낫다이지 이게 다른 드라마랑 비교할 것도 없이 그냥 꽝이다. 케이트 비숍은 매력적이지도 않고, 호크아이는 히어로라기 보다는 중년 아저씨의 위기이고, 드라마를 흔들어 놓는 인물들은 대체 어디서 뛰쳐나온 초인들이신지 한 따까리 하시고, 오히려 호크아이나 케이트 비숍보다도 트랙슈트 마피아 리더랑 케이트 비숍 엄마의 약혼자가 얼마나 강한지가 더 흥미로울 지경이다.


6화의 결말이 딱히 궁금해지지 않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내 생각엔 아마 6화로 끝내긴 어려울거 같은데 그러나 정작 드라마의 시간대가 크리스마스 시즌이니 어떻게든 6화로 끝은 낼거다. 그러니 결말을 조지던지 질질 늘어지던지 하겠지. 어차피 기대도 안 되고 별로 흥미도 없으니 6화는 나무위키 스포일러로나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