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다키스트 마인드 감상

모든 아이들에게 초능력이 생긴 사건을 통해 삶이 바뀌어버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뉴 뮤턴트보다는 좀 나은점은 뉴 뮤턴트는 이야기가 어중간한 호러와 돌연변이 능력에 의지하는터라 이야기에 집중하질 못 했는데 이 영화는 어느 정도 등장인물에게 이야기를 할애하고 있어서 등장인물의 갈등과 심화되는 문제에 집중할수 있다.

그렇긴 해도 영화의 시나리오가 지닌 문제점은 간과하기 어려운데 소설이 원작이니 아마 소설의 문제였을듯 하지만 적당히 수정을 해도 되지 않나 싶은데 그냥 그대로낸 모양이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완성도에 비해 몰입이 안 되는 부분은 일단 기반 설정이 너무 터무니 없다보니 현실감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모든 아이들의 알수 없는 이유로 죽거나 초능력이 생기는데 이런 미증유의 사건에 대처하는 방식이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형태로 이루어진다. 초능력이 생긴 아이들을 군사기지에 가두고 대외적으로는 잘 관리하는 척 하는데 이게 6년간 유지가 된다는게 억지스럽다. 분명 자기 자식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고 연락도 없는 아이들을 걱정하거나 정부의 방식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거나 해야 하는데 극중에서 정부를 방해하는 것은 연맹이란 조직 말고는 없는데다 아이들에 대한 비인도적 처사를 알면서도 그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려 하지 않는다. 또한 정부측도 아이들을 관리하는 방법이 어이가 없는데 지적 능력이 향상되는 초능력을 지닌 아이들을 데리고 기껏 한다는데 신발끈 끼워넣는거나 시키다니 어이가 없다. 물론 이건 흑막의 정체가 그리 똑똑한 존재가 아니다보니 이런 일이나 시키며 웃기지도 않는 관리체계를 유지하는 이유 정도는 있긴 하지만 그 이유가 너무 유치하다보니 극의 진중함과 심각함이 약해지고 만다.

그냥 관리쪽의 어처구니없음도 문제긴 하지만 주인공 소녀 역시 문제가 있는데 아무리 봐도 이 주인공은 지능이 낮아도 너무 낮다. 지능이 높은 초능력인 그린 레벨이 아니라는걸 보여주기 위해 어설프고 멍청한 모습을 보이려는거 같지만 멍청해도 너무 멍청하다보니 사실 그린이 정상이고 그린 외의 인물들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지능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나마 좀 현실적으로 보여지는건 아이들을 전부 데려가서 지역경제가 파탄이 났다는 부분인데 이건 좀 약간 그럴싸했다. 물론 완전히 납득이 가진 않았지만.지역경제가 파탄날 정도면 아동용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정부의 행동을 막으려고 할텐데 뭐 그런것도 설명을 전혀 안 하니까 설명의 부재속에서 좀 어처구니없는 부분들이 계속 나오고 나오니 거슬리게 된다.

불만은 대충 이 정도로 하고 이야기의 만듦새는 뭐 그냥 못볼 정도는 아니었다. 청소년끼리 서로 도우며 생존하고 그 과정에서 사랑을 하고 위기에 봉착하고 극복하고.

문제는 이걸 후속작을 염두하고 만들다보니 일단 단일로 끝나는 폼이 떨어져서 어중간하게 이야기가 끝나는데다 저항군인 연맹에 들어가는 도입부처럼 되어있다.

그러면 다음 후속작을 기대 할 만한 요인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 영화 내내 주인공 소녀가 가진 문제를 푸는데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초능력자의 힘이 통제에서 풀려났을때 벌어질 일이나 사회적 문제 이야기를 다루지 않아서 저항군인 연맹에 들어간 이후로는 필연적으로 정부와 사회의 문제와 충돌하게 될텐데 작중 이야기에서 언급을 거의 하지 않다보니 자연스레 다음에 벌어져야 할 일이 머리속에서 잘 그려지지 않는다.

이야기의 긴장감을 좀 더 높이기 위해 초능력자 아이들의 우두머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건너뛰고 초능력자 아이들측과 정부의 싸움에 끼어들어서 영입되는 편이 더 좋았겠지만 문제는 흑막의 정체 때문에 그럴 필요는 없었을 것이고 그나마 연맹이 대립각을 세울수는 있으나 그쪽도 완전한 적처럼 보이기엔 애매한. 흑막의 존재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구조니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건 현상금 사냥꾼이 적으로 나오는 방법일 것이다. 그렇게 적들과 싸우며 화려한 초능력을 선보이며 긴장감과 액션을 잡았다면 좀 덜 지루했겠지만 소녀 주인공을 기준으로 풀어나가다 보니 그런 요소를 너무 등한시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보니 초능력자가 소재이긴 하지만 이야기는 로맨스로 풀어나가기에 여성 관객밖에 잡을수 없고, 그런데 사춘기 소녀 초능력자를 주인공으로 할거였으면 심리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주변 환경이 안정되어야 하는데 정작 작중 사회환경이 막장이라 온전히 로맨스로는 다가오지 못하고 생존물로 비추어지는 작품의 성격이 이도저도 아닌게 문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