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5일 일요일

위선은 선이 아니다.

최근 인터넷 판을 보면 자주 보여지는 단어들이 있다. 그나마 위선이 낫다. 그나마 차악을 골라야 한다 등등.


위선은 단어에 선이 들어가 있어서 선이라고 착각하기 쉬우나 선이 아니다. 정확히는 목적성이 악한데 표면적인 것을 선으로 위장하고 있기에 위선이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본질이 악한데 이를 선하다고 할 수 있고, 그나마 낫다고 할 수 있을지? 악과 위선을 두고 보면 본질은 악과 악이다. 어느 쪽이 낫고 나쁘고 할 것이 아니다.


나는 이 논리가 왜 나오는지 알고 있다. 이는 민주당 또는 민주당 지지자의 논리다. 내가 학을 떼고 돌아서기 전까지 민주당에 무조건적으로 표를 줄때까지만 해도 내가 민주당에게 당해 왔던 논리다. 민주당이 한나라->새누리->자한당보다는 깨끗하다는 논리인데 이는 사실 정치를 깊게 파고들지 않은 대상에겐 매우 주효한 전법이다. 잘 알아보려 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것만 보고 판단하는 것 만큼 쉬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주당은 선한 것도 아니었고 단지 반대급부보다 더 악해질 기회가 없었을 뿐이었다.


사람은 선함을 지향한다. 작법과 관련된 규칙성을 찾아 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정의로운 이야기로부터 안정감을 느끼고 그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인간 대부분은 선함에 이끌리게 된다.

그래서 위선은 악보다 더욱 위험하다. 표면적으로는 악을 지향하지 않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끌리게 되고, 그렇게 선으로 위장한 악에 동조하는 동조자들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본질적으로 악에 찬동하였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수가 없다. 심리학에서도 종종 나오는 이야기지만 사람은 자신이 믿고 있는 사실이 다르다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 하기 때문이다.


반대편도 마찬가지다. 나는 왜 저 한나라당/새누리/자유한국당에게 표를 주는지 이해를 못 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지지하는 측이 없는 상황에 오니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들은 그들이 살아온 시대적인 경험으로부터 그들이 옳다고 믿는 것에 맹신하고 그 논리로부터 빠져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도 그들의 행위가 선이라고 위장한 시절이 있었으니까. 어느쪽이든 마찬가지다. 바뀐 현실을 빠르게 직시하지 아니하면 더더욱 돌이키기 힘들어진다.


그런데 아마 힘들것 같다. 지금 상황을 보면 마치 저쪽의 태극기부대처럼 딱 고정된 지지층이 다른 쪽에도 존재하여 균형을 이루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면 민주당이 선하다는 프레임은 더 이상 먹히진 않을거라는 것이다. 이번엔 속았지만 다음엔 안 속는다. 물론 또 속는게 인간이긴 하지만 최소한 브레이크를 걸 요소는 남겨 뒀다는 점이다. 민주당이 선이라고? 지랄하고 있네 라고 말이다.


차악도 차선도 마찬가지. 기준도 없이 차악 차선론을 들이미는 것도 조만간 부서져야 할 일이다. 기준 자체가 모호함의 극치인데 무조건 차악 차선을 들이밀며 편가르기를 요구한다. 인간은 선과 악 의 선택을 강요받으면 선을 택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내가 이전에도 말했지만 되도 않는 흑백논리를 강요하는 것은 짜증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상대는 선하다고 악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데 차선 차악을 선택하길 강요하면 당연히 반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은 민주당과 지지자들은 이 논리로 계속 밀고 갈 듯 싶다. 그리고 나는 데자뷰를 보게 되겠지. 그러고 보니 내가 데자뷰를 종종 느끼는 사람인데 요 근래에는 내 주변과 관련된 데자뷰를 느낀 적이 거의 없다. 정치적인 부분에서 주로 데자뷰가 느껴져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