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0일 일요일

네르케와 전설의 연금술사들 초반 감상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경영 게임.

 

원조 아틀리에 시리즈의 연금술사들. 즉 플레이어의 분신인 주인공들이 이런 저런 의뢰 뛰면서 해결사 이미지도 있긴 했지만 이번작에서는 경영을 위해서 투입되는 일꾼들로 워낙에 연금술사 과잉포화... 상태인지라 막노가다를 뛰게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생산과 조합의 소모, 그리고 판매와 의뢰의 순환을 잘 유지 관리 해야 한다.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너무 단순하지도 않지만 아틀리에의 채집을 대신하는 조사와 의뢰의 조건을 맞추는 것 중 전투가 좀 짜증난다.

 

휴일에는 NPC와 대화를 하는 것과 조사를 하러 나가는 것의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데, 사실상 NPC와 대화를 하고 받은 퀘스트 따라 몹 잡으러 가야 하다보니 조율이 쉽지 않다. 근데 실상 조사라는 것은 채집 따위 뭣도 없고 전력 질주로 달리면서 몹이랑 싸워야 한다. 채집하려고 느긋하게 할 시간도 여유도 없지만 어차피 루트만 뚫어 놓으면 나중에 인력(...) 보내서 알아서 채집하라고 하는터라 굳이 조사를 통해서 재료를 수집 할 일은 없다. 조사 자체가 너무 존재감이 없이 길만 뚫는 용도라서 휴일에 딱 한번 하는 것 치고는 제대로 즐길수가 없다. 차라리 행동 게이지 제한만 없더라면 좀 나았을것이다. 또 문제는 전투. 전투는 해당 맵에 있는 등장 적 테이블에서 랜덤으로 등장하는터라 퀘스트에서 요구하는 적과 조우하는게 꽤 까다롭다.  적과 조우하는 횟수는 1~3회 사이에서 랜덤이고, 좀 더 많이 조우하려면 적만 등장하는 루트를 가야 하는데 거긴 또 적 등장 테이블이 난잡해서 원하는 적만 고르기도 어렵다. 웃기는건 이 조사를 끝마치면 휴일 행동이 종료되는터라 조사를 갔으면 반드시 퀘를 끝내야 하는 상황이다.

 

전투는 솔직히 이게 재미도 없지만 너무 단순 내지는 이상한 구조다 보니 깊이 파고 들 맛이 없다. 앞에 있는 전열 캐릭터들이 적 하나에게 데미지 30~40 줄 때 뒤에 있는 연금술사 캐릭들은 적 전체에 데미지 60~150씩 줘 대니 전열 캐릭터가 쓸모가 없고, 전열 캐릭터가 있다 하더라도 후열인 연금술사들이 안 맞는것도 아니어서 더더욱 전열 캐릭터가 쓸모가 없다. 고정 캐릭터 빼고 죄다 연금술사로 때우는게 차라리 더 빨리 잡힐 정도인데 뭐 실상 2턴내로 다 잡는 허접한 전투 구성이라 구태여 뭘 빼고 더 할 이유도 없다.


그나마 이 게임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기존작들의 주인공들 만나보기는 그래도 연금술사는 조사에 따라가니 가능은 한데 조사때만 3D캐릭터를 만날 수 있고 그 외에는 일러로만 때워야 하니 아쉽다. 뭐 이번작 주인공이라 해도 자유롭게 조작 가능한건 아니다 보니 별 차이는 없지만. 그리고 솔직히 3D퀄리티 구려서 안 보는게 더 나을 듯. 

 

그러다 보니 경영 파트가 재미있어야 하는데 경영 파트는 솔직히 적자 안 내기는 쉽다. 워낙 임금이 저임금....이라 연금술사 같은 인텔리 고소득 직종을 차원을 넘어 왔다는 이유로 오갈데 없는 애들로 만들어 놨는지라 집주고 일 준다고 노예처럼 부려 먹는터라 막노동 하는 애들이랑 임금이 차이가 안 난다. 고대 연금술사의 유물이란건 아무래도 이세계 노예를 소환하는 뭔가가 있는 모양. 딱히 연금술로 넘어 온 것도 아닌데 자동적으로 넘어 온 따까리들도 넘쳐난다.


적자가 나기 어려운 구조인데 실상 적자가 나게 만드는 요인은 뭐 해라 뭐 해라 하는 상부의 지시라서 다 쓰러져 가는 마을 하나 잡고 좆뺑이 쳐야 하는터라 지출의 대부분 요인은 여기서 발생한다.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물 짓고 뭘 만들고 해야 하다 보니 돈 나가고 그나마 다행인건 애들이 노예급 저임금 노동자들이라 일시적 적자 말고는 신경 쓸게 없다 정도.


그냥저냥 할만한 게임이긴 한데 아틀리에가 본격적으로 꼴리기 시작한 키시다 메루 후의 3D그래픽을 팬티 주름까지 살펴 보는 자유도는 없다보니 뭔가 김빠진 사이다 같은 느낌.


살짝 불만인건 캐릭터인데 주인공 캐릭터는 귀엽고 나쁘지 않은데 메이드는 뭐랄까 너무 까칠하고, 감시관이라고 나온 광대는 너무 목소리랑 웃는게 깬다. 고거 두개만 좀 거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