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일 토요일

최근에 본 만화 e북들

1. 체인소맨 49화까지 -


재미 없다. 설정 자체는 흥미로운 편인데 문제는 전개가 재미 없다.

 

그림이 나쁜 것도 아니고, 설정이 구린것도 아니고, 기승전결 구조가 이상한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재미가 없다.


물론 그 이유가 짐작이 안 가는건 아니다. 이유야 있다. 일단 주인공이 감정이입하기가 상당히 애매한 캐릭터다.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까진 그런 캐릭터가 한둘이 아니니 딱히 문제가 아닌데 그것만으로는 납득하게 설명하기 힘든 부족한 지식과 단순하기 그지 없는 행동양식, 욕구만 남아 있는 본성, 인간성을 잃은 듯한 무심함 등으로 주인공 캐릭터가 가져야 하는 요소들 중 상당수가 결여되어 있다.

것도 그렇지만 설정을 늘어놓기만 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보다는 또 새로운 설정을 늘어놓기 바쁜데 작가가 설명을 하기 전까지는 그게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졸졸 따라가야 하다 보니 답답하다. 그렇다고 이걸 어느 정도 뒤로 미뤄두고 지금 눈 앞에 닥친 상황을 해결하는데 집중하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떡밥에 끌려다니는게 반복이 되다 보니 전개가 재미있다기 보다는 억지로 끌려가는 입장이다.


이 작가의 전작인 파이어 펀치 1권을 리디북스에서 체험판으로 보긴 했는데 이 역시도 설정 자체는 흥미롭긴 했다. 다만 이건 평가가 체인소맨보다도 더 상태가 안 좋다 보니 재미는 있을것 같아 보이는데 딱히 손은 안 간다. 아마 똑같이 설정에 끌려다니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터라 손이 안 가는 것일지도.

 

2. 악마에 입문했습니다 이루마군 4권까지 -


재미없다. 지나칠정도로 타인에게 끌려다니는 캐릭터성은 1권인가 2권까지만 유지되고 그 뒤로는 그냥 일반적인 약캐 정도로만 캐릭터성이 구축된 느낌인데 작가가 자꾸 악마 세계에 현실 사회 요소를 꾸겨 넣으면서 정작 인간계에 대해선 악마들이 모르는 상태를 유지하려 해서 독창적인 맛이 전혀 안 느껴진다. 하긴 뭐 악마 학교에서 여자 학생들이 죄다 세라복이니 그 점만 해도 어이가 없긴 하지만.

 

캐릭터성도 악마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면서도 극단적으로 한쪽에 치우쳐진 캐릭터들이 많다보니 이야기가 휘둘릴때는 마찬가지로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휘둘린다. 주인공 캐릭터가 타인에게 쉽게 휩쓸리는 캐릭터라는 요소가 사실상 작가가 캐릭터에 쉽게 휩쓸리는 걸 말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게다가 단순 인간이라는 한계점 때문에 파워 밸런스가 극단적이라 주변 캐릭터에 휩쓸리기도 하고 주변 캐릭터가 휩쓸리기도 하는데 이것이 시소게임 같은 주고받기가 아닌 바이킹 놀이기구 마냥 한쪽으로 쭉 올라갔다가 반대쪽으로 쭉 올라가는 그런 느낌.

 

4권까지는 그래도 주인공이 중요한 일을 해내긴 하는데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악마 학교가 인간 세계의 학교 동아리 축제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터라, 좀 심하게 짜증이 난다.


인간 세계의 축제를 그대로 사용한게 짜증이 나는게 아니라, 축제를 그대로 사용했으면서 왜 자꾸 이 만화의 설정은 인간계에 대해 악마가 아무런 지식이 없는 것 처럼 나오냐는거다. 툭하면 인간계 문물이 나오는데 그럴때마다 주인공은 아 이거 우리 세계에 있는거다 라고 하고, 악마들은 그 문물이 무슨 중요한 단계를 거쳐가며 변화된 것 처럼 말하는게 좀 억지 설정이 심하게 느껴져서 짜증이 난다.


암튼 뭐 4권까지 보고도 진짜 세계관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서 더 대여 할 생각은 없기에 여기까지.

 

3. 최약 테이머는 폐지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1권 -


힐링물 계통으로 최약체 테이머 소녀가 슬라임을 길들여서 생존하는 이야기.

내용이며 소재며 걍 무난한 수준이라 아주 못 볼 정도는 아니다. 슬라임의 변화를 통해 짐작 할 수 있는 앞으로의 전개 방향도 어느 정도 짐작이 된다. 살짝 애매하다고 느끼는거라면 소녀가 쥐를 덫으로 잡아서 육포를 만드는데 거리낌이 없다는 점이나, 그 소녀에게 현대인으로 추정되는 다른 사람의 기억이 존재한다는 점 정도인데 작가가 생각하기에 육포를 못 만들면 돈 버는 방법이 제한이 된다고 느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다른 존재의 기억이 소녀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 그건 전개에 있어서 그다지 좋다고는 여겨지지 않아 다음권도 볼지 말지 고민은 좀 된다.


사실상 소녀가 자신의 힘으로 생존을 하는거면 모르겠는데 현대인의 기억을 통해서 힌트를 얻고 도움을 받는다면 그건 온전히 소녀의 힘이 아니기에 치트적 요소에 의존하는건 별로 달갑지 않기 때문. 치트를 쓸거면 확실히 쓰고, 안 쓸거면 쓰지 말아야 한다. 필요할때만 치트요소를 꺼내는건 이야기의 분위기를 저해한다.

 

4. 시간정지용사 2권까지 -

재미가 있냐 없냐로 따지기엔 좀 미묘하고, 욕망에 충실하냐 아니냐로 따지면 충실하다.

죽어서 이세계로 날아가는 뻔하디 뻔한 패턴에 슈패미 컨트롤러 하나 딸랑 주어진 주인공이 가진 능력은 시간정지 능력으로 시간 정지 상태에서는 무적에 가까우나 정작 시간 정지를 풀었을 때 보이는 타이머가 주인공에게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가 없어 시간내에 뭔가를 해결 해야 한다는 딜레마가 주어진다.


시간을 정지하기만 하면 뭐든지 마음대로 가능하겠지만 정작 왕에게 퀘스트를 받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전략을 짜고, 도움을 받아야 할 때는 시간 정지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그 완급 조절에 따른 긴장감이 좀 있는 편. 게다가 시간정지 능력도 완전 무적은 아닌터라 시간을 정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데미지를 받으면 위험하고, 그렇다고 치명상을 입은 상태에서 시간 정지를 걸고 도망을 쳐도 회복을 하려면 엄청난 위험이 따르기에 그런 문제도 2권에서 보여지긴 한다. 치트물 치고는 나름 긴장감을 유발하기 위해 여러가지 궁리를 하는 듯.


그리고 그 시간정지 치트물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주인공은 욕망을 마음껏 분출하며 여자들 팬티를 내리며 가슴을 보고, 만지고 치한짓을 하지만 그 이상까지는 가지 않는터라 출판물이 허용 하는 범위에서의 욕망분출을 하고 있다. 그 부분이 이런 만화에선 초반을 끌어당기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쪽에 자꾸 집중을 하다 보면 스토리가 늘어지기도 하니 세심한 완급 조절이 필요 할 듯.


 

5. 일상 10권까지 -


재미가 없다.

이걸 애니화 한 것도 그다지 재미는 없었고, 영상 짜집기 한 아마추어 제작 영상이 좀 재밌는 수준이었는데 인기야 애니빨이지 만화 자체는 드럽게 재미가 없다.


그런것 치곤 이 작가의 다른 만화인 시티 1권은 체험판으로 봤을 때 꽤 재밌어서 참 미묘하다. 시티에서도 일상에서 보여준 4차원 노잼 개그가 완전히 죽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나마 로봇이나 중화기를 날려대는 소녀 라던가 지나치게 막나가는 요소는 적고, 아즈망가 대왕류처럼 의미없는 뻘짓 개그도 줄어서 일상보다는 시티가 좀 더 재미있긴 했는데 시티도 그게 어디까지 폼이 유지될지는 모르니 구매하기가 꺼려지는 중.

 

6. 스파이더 그웬 : 고스트 스파이더 -


재미가 없다.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흘러가는게 아니라 중간중간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중구난방이라 재미가 없고, 그림체도 내가 워낙 북미식 스타일을 안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스파이더 그웬이란 캐릭터를 느끼기엔 에피소드들이 다 하나같이 따로 놀아서 다 별로다.

 

7. 토니 스타크 : 아이언맨 vol.1 셀프메이드 맨

 

위랑 똑같은 이유로 노잼인데 스파이더 그웬보다도 더 심하게 재미가 없다. 게다가 시공사 히어로 코믹스는 다 하나같이 폰트가 너무 작아서 보는게 짜증난다. 어차피 이북이라 확대해서 보면 되기는 하는데 그거 하나 하나 다 확대해서 보는 것도 짜증나고, 이걸 가로 모드로 돌려서 위 아래로 스크롤 하기도 짜증나고. 그냥 일본만화처럼 한 페이지에 딱 보기 쉽고 편한 크기의 폰트로 보는게 제일 좋다.

 

8. 에덴즈 제로 161화까지 -


마시마 히로 만화는 머리 비우고 보기에는 그냥 무난하다는 평이 있듯이 에덴즈 제로도 마찬가지다. 그냥 머리 비우고 한번에 몰아보기에는 그럭저럭인데 문제는 연재를 하나 하나 나눠서 기다리다 보니 단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매번 새로운 캐릭터가 나타나고, 과거가 밝혀지고, 서로 싸우고, 이기고, 상대의 과거를 구원하고, 매번 뻔한 패턴의 반복이다.


그냥 몰아서 보면야 빠른 전개 덕분에 그렇게 심하게 못 느끼는데 연재분을 잘게 잘게 나눠서 보다보면 속도가 느리다 보니 그 패턴이 반복되고 늘어지는게 확연히 느껴진다.


무난하다는데는 동의하는데 솔직히 161화까지 계속 이 패턴을 보다 보니 지겨워 죽겠다.

 

9. 저희 사역마가 죄송합니다 1권 -


약한 소녀 악마가 악마에 호기심이 강한 인간을 사역마로 만들고 빚지고 도망간 아버지를 쫓는 이야기.


악마가 인간을 사역마로 쓴다는 점은 비틀기라는 점에서는 신선하지만 그 내용을 뒷받침 하는 구성 자체는 딱히 특출난게 없는 일반적인 약하지만 상식적인 주인공 + 강하고 엉뚱한 보조의 팀 구성 개그 물.


개그가 재미가 없는건 아닌 개그 자체는 괜찮고, 오히려 악마라는 소재를 사용한 측면은 악마에 입문했습니다 이루마군보다도 더 오리지널리티를 중시하고 있어서 그 부분은 볼만하다.

 

 다만 이야기의 시작이 빚쟁이 아버지를 쫓는다는 점에서 시시한 출발이다 보니 크게 흥미가 동하지 않는다.

 

 

10. 유리가면 3권까지 -

 

리디북스에서 체험판으로 봤다.

 

고전 만화라서 어느 정도 유치함은 감안하고 볼 생각이었는데 확실히 그 시절의 유치한 표현은 남아 있다. 놀랄때 눈이라던가 과도하게 반짝이는 효과라던가.

 

그런데 그런건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압도적이고 박력적인 파괴력이 있다. 어지간한 소년만화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주인공이 내보이는 연기에 대한 광기와 집착이 그런 유치함조차도 섣불리 우습게 볼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스토리 역시 충실하게 법칙을 따르고 있어서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성장의 발판, 갈등 요소, 등장 인물과의 관계, 극복하기 위한 노력 등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충실하다.


이래서 유리가면이구나. 이래서 유명하구나를 확실하게 납득이 될 정도다.


리디북스는 자주 세일을 하니까 여기서 구매를 한다면 쉽게 싸게 구하겠지만, 문제는 리디북스는 앱이 별로에 적립금 이벤트 요소가 알라딘보다 제한적이고 접근성이 구려서 리디에서 사고 싶은 욕구는 그다지 없다. 리디에겐 안타깝게도 말이지.



11.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2권까지 -


이것도 리디북스 체험판으로 봤다.


작가의 전작인 노다메 칸타빌레와 똑같은 구성이다. 완벽하게 똑같다.


감각적인 재능은 있지만 목표의식이 희박하고 생활력 개판인 여주인공과

이론적인 실력이 있고, 목표의식이 충만하며 사생활도 철저한 남주인공이


전작의 음악이라는 요소에서 보석이라는 요소로만 바뀌었을 뿐, 캐릭터 구성이며 스토리 전개며 그다지 차이가 없다.


재미는 있지만, 자가복제 같은 느낌이라 그 점에서 솔직히 탐탁치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