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31일 수요일

어벤저스 : 엔드게임 감상

VOD구매. 케이블TV쪽 설명이 너무 부족해서 VOD구매를 망설였는데 그 이유는 더빙판 포함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었기 때문. 어제 구매했으면 쿠폰 5천원권을 받았을텐데  그러지 못 한 것이 좀 아쉽다.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고 화려하고 감동이 있는 잘 만든 오락 영화이지만

MCU 전체를 조져 놓은 최악의 영화



스포가 있으니 엔드게임을 아직 안 봤다면 패스하길 바란다.



엔드게임의 이야기는 호크아이의 가족실종사로부터 시작되어 이야기를 전개한다.

호크아이는 가족을 잃었고, 토니는 유언을 남기듯이 헬멧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데 다 체념하고 받아들이는듯한 상황에서 캡틴 마블이 나타나고 토니를 매우 쉽게 지구까지 데려온다.


여기서 엔드게임은 매우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데 이는 캡틴 마블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 했다.

어벤저스1,2,시빌워 등 다양한 히어로가 한곳에 모이는 팀업 무비에서 새로운 히어로가 모습을 보였을 때 그 히어로에 대한 솔로 무비를 봐야만 이해가 가는 상황은 지금까지 없었었다. 어벤저스1만 해도 처음 보는 녀석들이 우르르 등장하는데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서 얘가 뭐하는 히어로인지를 알려 주었으며, 어벤저스2에서도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비전에 대한 충분한 분량을 할애함으로서 어떤 캐릭터인지를 잘 알려 주었다. 루소 형제가 만든 시빌워와 인피니티워도 그랬는데 블랙팬서, 스파이더맨의 비중과 출연이 자연스러웠고, 인피티니워도 히어로 팀업 무비로서는 처음 등장하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가오갤 멤버의 비중을 잘 연결했다.

내가 비록 캡틴 마블은 싫어하긴 하나, 그래 매우 싫어한다. 캡틴 마블 본편이 너무 거지같이 재미가 없었고 인성 더러운 히어로 같지도 않은 히어로를 보며 뭐하는 짓거리인가 싶었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었다. 그래도 캡틴 마블이 뭐하는 애인지는 알려 줘야지. 처음 토니를 지구로 옮겨 놓고 나면 그 뒤로 아예 감감무소식이다. 우주를 싸돌아 다닌다고 한동안 연락 안 될거임 이래 놓고 정말 아무런 영향력도 비중도 관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영화로 캡틴 마블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캡틴 마블이 뭐하는 애인지를 도통 알기 어렵게 만들어 놨다.

이야기로 넘어와서 지구로 돌아온 토니는 링거를 맞은 채로 캡틴 아메리카에게 독설을 퍼붓는다. 개인적으로 통쾌했던 장면이었는데 캡틴 아메리카가 지독하게 고지식한 인간이라 울트론 프로젝트도 반대하고 프로젝트 인사이트도 반대했는데 물론 울트론 프로젝트는 울트론의 폭주로 당위성을 잃었고, 프로젝트 인사이트 역시 하이드라의 뒷공작으로 인해 정당성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캡틴 아메리카의 반대가 정당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울트론의 폭주가 없었다면? 하이드라의 뒷공작이 아니었다면? 그 두가지 프로젝트에 불협화음이 끼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되었고 타노스가 쳐 들어 왔다면 상당한 전력이 되었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지식한 캡틴 아메리카는 이에 대해 지더라도 함께 지는거라고 했다.

패배하면 끝이고 그 경우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음에도 불구하고 캡틴의 고지식함은 시빌워를 일으켰고 결국 히어로는 둘로 나뉘어 전력이 분산되게 되었고 토니는 캡아를 향해 너는 없었어! 그 자리에 없었다고! 라며 일갈한다. 시빌워를 만든 장본인은 토니와 스티브이고 그 중 한명인 캡아에게 울분을 토하는 것은 토니가 그토록 두려워 했던 일이 현실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끝도 없는 긍정주의로 일관하며 반대를 한 캡아에게 현실을 자각시키는 것은 통쾌하긴 하나 이미 끝난 상황에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일이긴 했다.


그렇게 분통을 터트리던 토니는 기절을 하고 어벤저스는 타노스의 위치를 찾아 인피니티 스톤을 찾으려 하지만 타노스는 50% 로또에 성공한 뒤 기쁜 나머지 곱게 갈아 버리고 토르는 타노스의 목을 따고 모두 상실감에 빠져 다시금 뿔뿔이 흩어진다. 그러고 5년이 지나고 우연히 쥐가 양자터널 장치를 건드림으로서 스콧 랭은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현실로 돌아와 참담한 모습을 목격하고 자신의 딸을 찾아 5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을 알게 되고 어벤저스 멤버들을 찾아 양자 이동을 통한 시간 이동을 주장한다.


다만 이 부분. 쥐가 차를 건드려서 양자터널 장치가 재기동 된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많다고 본다. 스콧 랭이 어벤저스 멤버들과 별개로 행동한 것은 맞지만 어벤저스가 스콧 랭을 모르던 것도 아니고 스콧 랭을 안 찾던 것도 아니며, 창고에서 스콧 랭 차량을 관리하고 있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5년 동안 찾아 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차량을 보관하던 창고에 랭이라고 이름까지 떡 하니 붙여 놨는데 이걸 못 찾는다? 캡아는 그렇다 쳐도 전직 실드 요원 스파이인 블랙 위도우까지 차량 조회 하나 못 한다는게 말이 되나?

차량을 찾아 냈으면 장치를 건드려 봤어야 정상이고, 이는 캡틴 마블 쿠키영상에서 닉 퓨리가 드랍한 삐삐를 충전하던 것과 같이 발견한 알 수 없는 물건을 건드리는 것은 비단 이상한 일이 아니다. 차라리 늦게 찾더라도 어벤저스가 스콧 랭을 찾아야 하지 쥐에 의해 바뀐 세계라는 것은 너무나도 이상하다.


내가 전에 시빌워에서도 언급 했었지만 루소 형제가 만든 시빌워는 언듯 보기에는 치밀해 보이지만 사실 군데군데 허술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일단 제모가 행한 일들 전부가 그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경우 하나도 맞물리지 않는 작전이었고, 토니 부모에 대한 일을 알지 못 하면 절대로 수행 할 수 없었던 작전이었다. 또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실패인 작전이었고. 그냥 구렁이 담 넘듯이 넘어갔지만 잘 만들었으니 넘기는거지 시빌워의 개연성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엔드게임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쥐 하나로 해결되는 세계관이란 것은 개연성이 없어도 너무 없다. 우연의 일치에 의한 문제 해결법은 MCU 페이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영화의 무게감을 생각하면 정말 처참한 수준이다.

스콧 랭의 설득에 캡아랑 나타샤는 토니를 찾아 가지만 토니에게는 딸이 생겼고, 캡아와는 틀어졌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기며 거절한다.

그 후 찾은 가능성은 브루스 배너였지만 브루스 배너는 헐크와 혼연일체가 되어 수다쟁이가 되어 스콧 랭 사진 찍냐 마냐 하는 시덥잖은 부분에 시간을 끌며 스토리를 지지부진하게 늘어지게 만든다. 왜 헐크와 하나가 되었는지 그에 대한 전개도 없이 그냥 되더라 식이 되어 헐크의 몸을 가진 브루스 배너는 분명 똑똑한 애인데 멍청하고 쓸모없는 짓을 하고 힘쎈 애인데 나타샤보다 더 허접해 보이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

혹시 루소 형제는 유년기에 헐크 따라 하던 동급생에게 쳐 맞기라도 한건지 유독 헐크 혐오가 심한 것이 두드러진다. 시빌워에서는 아예 등장도 하지 않았고, 인피니티워에서는 너프를 하다 못 해 아예 제대로 된 활약도 없었다. 그러고 나서 이제 엔드게임. 마찬가지로 헐크의 활약은 전무하다시피 하며 심지어 트롤링까지 해 버린다.


방귀대장 뿡뿡팬서는 최소한 전투씬에서라도 전작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진짜루소는 헐크에게 쳐 맞기라도 한건지 헐크에 대한 비중을 완벽하게 최소화 한다. 그래도 나름 원년 멤버이자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던 헐크였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어졌다.

아무튼 그 똑똑이 기질도 양자영역에서는 맥을 못 추고 스콧랭 메이커를 하며 놀다가 시간 이동 성공했어 이러질 않나 그러고 토니가 나타나서 성공한 시간이동 모델 이론을 가져와서 멤버를 소집시킨다.

돼지가 되어 버린 토르를 만나 멘탈케어를 하며 설득을 하지만 전혀 먹히지 않아 맥주 소환을 하고, 로닌이 된 호크아이는 일뽕 넘치는 활극을 보여주며 멋 좆도 없는 드라마를 찍다가 나타샤와 만난 뒤 합류한다.


아무튼 토니의 시간 이동 모델은 성공하고 각자 인피니티 스톤의 시간대를 정해서 시간이동을 통해 획득 계획을 세운다.

캡아는 로키의 창. 마인드 스톤을, 토니랑 앤트맨은 테서렉트를, 토끼랑 토르는 에테르를, 호크아이와 나타샤는 소울스톤을, 헐크는 타임스톤, 워머신과 사이보그녀는 파워스톤을 찾으러 간다.


솔직히 말해서 각각의 스톤을 찾아 가는 과정은 너무 지루하고 무의미했다. 화려한 전투를 보여줄 것 같았던 전작의 전투 장면은 대충 넘긴채 캡아는 커밍아웃으로 넘기고 캡아vs캡아로 넘어가긴 했는데 둘 다 똑같은 놈들이라 결국 말빨로 이긴 캡아는 어벤2,윈솔,시빌워,인워를 거치면서 다져진 전투 경험에 의한 우세를 전혀 보여주지 못 했다. 어벤저스1 캡아를 못 이기는 엔드게임의 캡아라니 너프를 먹어도 너무 너프를 먹었다. 나이를 쳐 먹어 피지컬이 떨어졌다기에는 해동된지 얼마 안 된건 마찬가지라 아재 좆서요? 테스트를 거쳤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무능함을 보여주는건 실망스럽다. 테서렉트는 헐크 트롤링으로 꼬여서 로키가 들고 튀고, 결국 더욱 과거로 돌아가 카터와 하워드를 만나 눈물찍쇼를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토끼 토르 콤비 역시 토르의 징징거림을 엄마가 받아주는 신파극을 쓰며 정신과 카운셀링 영화인가 싶은 짓거리만 반복을 하고, 호크아이와 나타샤는 지들끼리 자살권을 두고 티격태격을 하지 않나 히어로의 자기희생 정신이야 고귀하지만 지들끼리 죽겠다고 티격태격하는건 희생정신이고 나발이고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헐크는 영혼이 분리된채 갑론을박 결론은 닥스로 귀결되어 의미없이 시간만 잡아 먹고, 사이보그녀는 네트워크 혼선으로 타노스 소환 매개체가 되어 버리고 만다. 이래서 비번없는 와이파이는 함부로 쓰면 안 된다.


 어쨌거나 이 장면들은 매우 지루하면서도 꼭 이따구로 풀었어야 했나 싶은 신파극 위주로 흘러가고, 타노스 소환 이유도 지나치게 어이가 없다.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행동 자체가 본래 시간의 타노스를 죽여서 대적 할 상대가 없기에 다시금 타노스를 적으로서 불러야 했고, 그 타노스를 부르기 위해서는 이미 살아 있는 타노스가 필요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상당히 작위적이고 작위적인 구성에서 벗어나질 못 하고 있다. 필연적인 사건의 흐름이 아니라 조건이 한두개만 달라져도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형태기에 상당히 불안정하다.

그렇게 모든 스톤을 다 찾은 어벤저스는 건틀렛에 스톤을 끼우고 사라진 사람들을 살려내려 하고, 이유는 모르겠는데 사람을 되살리려 하는데 어벤저스 전원은 전투태세를 하며, 기계녀랑 바꿔치기한 2014 기계녀는 타노스를 소환하고 만다.


소환된 타노스의 전함 공격으로 어벤저스 본부가 초토화되고, 타노스는 느긋하게 기계녀가 건틀릿 찾아 올 때 까지 가만히 죽치고 있는다.


인워의 타노스가 물론 여유롭긴 했지만 스톤을 눈 앞에 두고 이런 되도 않는 짓거리를 하진 않았다. 자신이 움직이면 바로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짓거리를 하는 것은 딸의 공적을 올려주기 위함일수도 있겠으나 사실 말이 되지 않는다. 토토캡이랑 싸우기 위한 헛짓거리 일 뿐.


아무튼 타워 밑에서 2군들이 낑낑 댈 동안 1군은 타노스랑 멋진 전투를 펼치며 심지어 타노스 군대를 마주하며 석양을 끼는 간지나는 모습으로 캡아 주가는 폭풍 상승한다.

열세에 몰린 캡아에게 블팬 와칸다,닥스 매지션,발키리 아스가르드,가오갤 라바저스 부대들이 등장하고 그 외 사라져 버린 히어로들도 같이 복귀한다.

전투 씬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스파이디의 즉살모드,뿡뿡팬서의 충격파 다루기, 토니&페퍼 아이언부부, 완다의 풀파워 모드 등은 괜찮았다.

하지만 가오갤은 쩌리가 되고 심지어 한창 전투중인데 헬멧 벗고 신파극에 닥스는 물 터진거 막겠다고 회오리나 돌리고 있고 타노스 무차별 폭격에 갑자기 타겟팅 바뀐 어글러 캡마의 원우먼쇼로 이어지는 울언냐들 걸스캔두애니씽은 정말 병신같았다. 너무 뜬금없는데다 작위적인 집합씬은 재미도 없다.

더군다나 타노스는 인워에서 보여준 헐크 길들이기나 다수를 농락하는 컨트롤링은 온데간데 없이 쳐발리질 않나, 진짜 인워의 쫄깃한 긴장감은 전부 어디로 가고 멍청한 놈들만 남아 버렸다.


애초에 닥스는 그 물들을 마법문을 열어 다른데로 옮겨도 그만이거나, 다른 물체로 메꿔버리던가 하면 그만인데 그걸 계속 회오리나 돌리면서 전투력 낭비를 하고, 심지어 인피니티 스톤이 없는 타노스는 미러 디멘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돌림이 가능하건만 마법사 부대는 제대로 된 실력 발휘를 아예 안 했다.

단체 전투씬도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캡마를 처음부터 부르지 않은 이유도 모르겠고, 이게 MCU의 대미를 장식하는 페이즈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건틀렛 뺏어서 파워스톤으로 캡마를 날려 버리고 아둥바둥 매달린 토니가 스톤을 나노머신으로 옮겨와 핑거스냅으로 타노스 부대를 전부 날려버리고 자기희생으로 결말을 낸다.

토니의 장례식을 치른 뒤 캡아는 스톤을 원래 자리로 돌려 놓으러 가지만 결국 제대로 돌아오지 않고 늙은 스티브가 방패를 넘겨주며 캡틴 아메리카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진다.




솔직히 말해 별로 납득이 가지 않는 영화였다. 세대교체나 아이언맨과 캡아의 돌아올 수 없는 퇴장이나 뭐 그런건 받아 들일 수 있는데 여러모로 이 영화 자체적인 문제점을 언급하지 않을수가 없다.



1. 지나친 개그욕심

개그 코드는 재미있다. 최소한 데드풀보다는 몇십배 재미있다. 다만 진지해야 할 상황에서도 개그 코드를 미는 것은 다소 무리수에 가까웠다. 웃기긴 하지. 근데 그럴 상황이 아니잖아. 앤트맨이나 토르3나 심각한 상황에서 무리수로 쓰지는 않았다. 예컨데 토르3에서는 오딘이 사라지고 헬라가 나타날때 전혀 개그요소가 없었다. 물론 헬라가 토르랑 로키를 보고 오딘 닮은 꼴 찾는 언급은 있긴 한데 이게 분위기를 저해 할 정도의 드립 수준은 아니었지.

근데 엔드게임은 너무 심하다. 예컨데 돼지 토르가 내가 건틀렛 쓸게 하면서 내 몸에 뭐가 있는지 알아? 라고 할 때 로드니가 치즈소스? 하는거. 웃기긴 한데 아니 그래도 엄청난 상실감을 안고 있는 캐릭터에게 그러면 안 되지.

그리고 개그에 시간을 너무 쏟아서 본편 시간을 지나치게 많이 잡아 먹어. 오히려 시간을 짧게 쓴 로드니의 치즈소스 드립은 짧아서 좋은데 그건 나와야 할 타이밍은 아니었고. 개그 욕심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배분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다.


2. 비중 문제

일단 나타샤는 중반에 뒈짓으로 갈려 나가 전투씬 없고, 헐크는 제대로 된 활약이 없었다. 원년멤버 중 호크아이 비중은 가족문제로 많긴 한데 토르는 전투야 하긴 하는데 내내 신파극 징징거리기만 해서 감독 새끼가 토르3 보긴 했나 싶을 정도고, 나머지는 전부 캡아랑 아이언맨에게 몰빵을 한 셈이다.

전후사정 모르는 앤트맨은 돌 수집 중에도 쓸모 없어 양자영역 떡밥 외에는 쩌리 수준이고, 전투도 거대화하고 밟으러 다니는 정도며, 닥스는 손가락이나 올린게 전부고, 캡마는 잠깐 잠깐 출장 오는게 전부.

게다가 그 비중도 캡아와 토니간의 간극이 심했건만 그냥 일방적으로 화해하자고 하고 그러자고 한다. 헐크의 심리 변화도 그렇지만 이 영화의 흐름은 매끄럽지가 않고 그냥 툭툭 퉁치는게 대다수다. 아예 정리를 안 해 놓는다. 죽은 나타샤는 없는 사람 취급이고, 아무리 봐도 이걸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라고 보기는 완전 뭐 같다. 마치 뒷처리 제대로 안 한 감각?


3. 세계관 붕괴

양자영역의 시간 이동은 다른 평행 우주를 만들수 있다는 위험성을 언급하지만 정작 어벤저스는

로키에게 테서렉트를 줘서 다른 결과를 만들었고
캡아는 캡아에게 버키 스포일러를 했고
캡아는 하이드라에게 하이드라 찬양을 해서 하이드라가 캡아를 하이드라로 착각하게 만들었고
네뷸라는 미래네뷸라에게 뒈졌고
과거 타노스도 뒈짓해서 과거의 타노스가 스톤을 모아 사람들을 반토막낸 일도 없게 되고

존나 열심히 평행 우주 만들 짓거리를 하고 다녔다.

자기 시간대의 문제는 해결했겠지만 과거를 들쑤셔서 개판을 내놓고 나몰라라 상태다.




재밌는 영화긴 하지만 어벤저스 1편으로 시작되어 모인 사람들 전체를 만족 시켜 줄 수 없는 그런 반쪽짜리 영화다. 차라리 1편의 오마주가 되더라도 비중을 제대로 두었으면 모를까 편애하는 캐릭터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개차반된 캐릭터가 안쓰러울 정도로 조명을 못 받는다.

PC요소를 넣겠다고 잘 나가던 전투씬 조져놓질 않나, 애초에 풀템 타노스도 찍어 누르던게 토르인데 노템 타노스를 상대로 묠니르 스톰 브레이커 두개 들고 캡아 토니랑 같이 싸우는데도 낑낑대질 않나 그런데 갑툭튀한 캡마가 우세하질 않나 뭐 하나 개연성이 제대로 갖추어진게 없다.


팬들을 위한 작품? 정확히는 캡아랑 아이언맨 팬들을 위한 작품이겠지. 저스티스리그 2를 만들어서 잘 나가는 아쿠아맨이랑 원더우먼 둘만 포커스 맞추고 새로 들어온 샤잠은 이 동네 잘 모른다고 열외에 놓고 사이보그나 배트맨 비중 줄여서 멍청이로 돌리면 이런 비슷한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저스티스 리그가 아니 DC영화가 존나 못 만들어서 이런 비유 해도 안 된다는건 안다. 근데 그래도 이건 아니지. 솔직히 어벤저스가 캡아랑 아이언맨 영화인가?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했다. 딱 디시나 할 짓거리였는데 디시보다 잘 만들었을 뿐이잖아.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는 있었지만 실망이었고 루소 형제가 맡는 히어로 영화는 좀 더 심사숙고해서 선택 할 생각이다. 그리고 루소는 단체전투씬 스킬 좀 올려라. 진짜 어떻게 된 전투가 단체전으로 가면 제대로 두각을 못 내냐. 닥스 마법사 부대는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너프만 쳐 먹어 마법 방패 실드나 쓰는게 고작인데 그거 인워의 와칸다 방어벽이랑 뭐가 다르냐고. 정말이지 단체전 만드는 재주가 겁나 없네.


더빙에 관해서는 애초에 인워 이전의 닥스나 토르3 등 더빙판을 접하면서 좋다고 생각했고 인워에서도 좋았기에 같은 엔겜은 전체적으로 만족했지만 영화 자체가 캡아랑 아이언맨 위주여서 다양한 성우진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은 아쉬웠다. 그리고 아역 돌려막기 느낌이 나는게 좀 그랬는데 스콧 랭 유년시절의 목소리가 왜 여자아이 목소리인지 모르겠다. 변성기 이전을 감안하더라도 좀 느낌이 맞았으면 좋았을 것을. 스콧 랭과 호크 아이 목소리는 처음 들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다만 호크 아이는 정말 혼자서 존재감 쩔게 잡아 먹는 느낌인데 목소리 톤이 외화 느낌이 아니라서 그런 듯. 스콧랭은 목소리 톤만 듣고는 김장님인줄 알았는데 장민혁님이었다. 목소리가 너무 비슷하다보니 한쪽이 쉬거나 대타가 필요 할 때 가능 하겠네 라고 느낄 정도. 물론 연기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있는데 김장님은 좀 더 까불 느낌이라 엔겜의 스콧 랭은 까불보다는 약간 들뜬 신입 히어로라는 느낌. 스파이디보다도 더 신입 같았다.

가장 백미였던 것은 토르의 안장혁님인데 정서가 불안한 토르를 제대로 표현하면서도 재치있는 톤이 더해져서 웃음과 감동을 주었다. 감상으로는 토르의 파트가 정신과 카운셀링이나 하고 있다고 까긴 했으나 더빙판에 한해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