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30일 목요일

어크 메인 스토리 엔딩 봤다












아직 아틀란티스 DLC랑 최초의 암살검도 있고, 교단도 전부 못 죽여서 남은게 많긴 한데 일단 엔딩 봤으니 이야기. 가족 4명 죄다 살려내서 전부 함선에 때려 박았다.


그래픽 참 좋고 사운드도 뛰어나고 넓으면서도 꽉 차 있는 세계에 함선이니 전투 시스템이니 다 재밌었다. 100% 만족까진 아니어도 이 정도면 진짜 어디 빠지지 않는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


게임 자체는 거의 90점 이상의 개인적으로는 95점의 게임이라고 본다. 물론 이게 유비 게임 전형적인 노가다 컨텐츠와 반복, 무의미한 요소들의 난무 등이 있긴 하지만 그리스 시대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뛰어난 그래픽과 쏙쏙 들어가 있는 세계의 내용, 신화적인 흥미와 환상, 괜찮은 전투 시스템, 암살,사냥,전투의 컨텐츠 조화, 확장된 요소와 커스터마이징,셋팅의 즐거움 등 지금까지 어크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게임이었다.


그래도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특징적으로 꼽자면


1. PC주의

유비게임들 특징이 미형의 캐릭터가 안 나온다는 점이다. PC주의에 빠진 게임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특히나 유비는 그런 점이 심해서 마음에 안 든다. 그리스 시대를 대표하는 미인의 모습 같은건 없고 등장하는 여자 NPC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다 비슷하게 생겨먹어서 흡사 복제인간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다. 세계관의 지형,건물,미술품 다 구현한건 좋은데 대체 왜 사람에겐 그렇게 무성의한지 알 수가 없다.

2. 스토리&퀘스트

솔직히 말해서 스토리는 그냥 쒯이다. 주인공 가족이 교단의 거짓에 속아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 주인공은 그래서 가족을 다시 찾고 교단에게 복수하겠다 라는 이야기가 메인이다. 뭐 그럴수는 있다. 고대 그리스 시대니까 거창한 정의같은것도 없고 스파르타 출신이니 복수에 매진하는 건 그렇다 치자. 그런데 그것을 풀어나가는 요소들. 교단원들을 처리하는 스토리가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

주인공은 신의 혈통을 이어받은 자라는 점에서 플레이어에게 충분히 흥미로운 요소인 스킬과 전투 시스템을 안겨준다. 그런데 적은? 적은 그냥 시큰둥하다. 어크 시리즈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하는 암살단과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자유의지를 말살하려는 템플 기사단간의 가치관 대립에 집중하는터라 누가 절대선이고 누가 절대악이라고는 하지 않으려 하는게 시큰둥해지는 부분이다.

내가 싸워야 하는 적이 응당 처벌 받아야 할 만한 악당이란 느낌이 강해야 처리를 했을 때 해소되는 감각이 크기 마련인데 적이 좀 밋밋하게 나쁘다는 느낌 때문에 별로 만족스럽지가 않다. 파크라이4가 그런 느낌이었는데 골든패스도 병신이고 왕국군도 나쁜 놈이긴 한데 키라트가 좆되든 말든 나랑 별 상관없잖아? 라는 느낌이라 걍 이도저도 아니었고, 오디세이도 마찬가지다. 가족이 붕괴된건 주인공에게 나쁜 일이지만 그것 만으로는 좀 설득력이 부족하니 교단의 악행을 강조해야 하는데 요기서 퀘스트의 문제점이 작용한다. 퀘스트가 너무 병신같은 구조라서 와닿지가 않는다.


퀘스트를 할 때마다 얼척없는 것이 진짜 사소한 이유로 사람을 죽이라고 한다. 라이벌 업체가 입점했어요 죽여주세요. 라이벌 거지가 등장했어요 죽여주세요. 재산을 뺏겼어요 되찾아 드릴까요? 아니요 죽여주세요. 다 죽여주세요다. 진짜 아주 사소한 이유만으로 사람 목숨을 뺏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보니 교단 놈들이 그렇게 나쁜 놈들인가? 라는 가치관의 혼란이 생길 정도로 일반인의 악한 심성이 더 뚜렷하게 다가 와 버린다. 소크라테스라고 하는 인물을 통해 목숨을 빼앗는 행위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만 정작 플레이어는 그래서 어쩌라고 이 양반아 의뢰주들은 하나같이 다 죽여달라는데 라는 반문이 나올 뿐이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교단은 나쁜놈이긴 한데 그리스 전체에 퍼져 있는 의뢰주의 사악한 심성에 비하면 그냥 일반적인 수준이라는 착각이 들게 되어 버린다. 납치,살인,협박,전쟁 아니 뭐 그런거 규모만 다르지 내 의뢰주들도 다 똑같이 시키는 일이잖아. 심지어 공정해야 할 올림픽 운동선수가 라이벌이 거슬린다고 죽여 달라고 한다. 라이벌을 죽여서 우승할거면 경기는 대체 왜 하냐? 라는 의문이 드는데 이런걸 자꾸 퀘스트에 그것도 반복 퀘스트에 쳐 박아 두니까 이걸 지나가다 수락해서 처리하는 플레이어 입장에선 점점 도덕적 평균점이 낮아져 버리게 되고, 이는 교단의 악행이 평균적이라는 느낌으로 다가 오게 된다.

따라서 내가 싸워야 할 적이 시시해져 버리니 이게 막 두근두근하지도 않고 모양 빠져서는 난 대체 왜 일개 가족의 복수를 위해 뭐 이리 쌔빠지게 굴러야 하는가 라는 생각만 든다.

3. 야영지&요새&지도자의 집

이 게임에서 맵에 놓여져 있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동굴 던전,요새&야영지,짐승 영역,지도자 집, 그냥 누구누구 집 기타 등등

간단하게 말해서 동굴 던전 빼고 나머지는 그냥 필드에서 보이는 영역을 지정 해 놓고 거기에 보물상자나 불태워야 할 조건, 석판이나 수수께끼 수집 그런것들을 배치 해 놓고 적들을 밀어 넣은 정도다. 적을 전부 없애던지 아니면 점령 요소만 달성하고 빠지던지는 자유지만



이게 너무 많아.

적이 왔다갔다 하는 영역에서 뭘 달성해야 하는 그런 장소가 지나치게 많다.

난 이게 왜 불만이냐면 맵의 컨텐츠 대부분을 이딴식으로 때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어디 도시나 국가를 가면 대부분 ?로 표시된 곳이 있고, 거길 가면 100에 70은 전부 요새 아니면 야영지류 컨텐츠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이걸 왜 내가 이짓거리를 해야 해? 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고.

전쟁은 아테네랑 스파르타가 하는데 일개 용병인 내가 왜 요새나 야영지 가서 상자 뜯고,석판 줍고,포로 풀어주고,보급품 태우고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포로를 풀어주는 것도 그 포로가 민간인인것도 아니고 걍 지나다니는 산적인 경우도 있고, 상대방 군인인 경우도 있는데 내가 아테네 요소 가서 스파르타 포로 풀어주고 전부 죽인 다음, 스파르타 요새 가서 아테네 포로 풀어주고 스파르타 인들 다 죽이면 그게 뭐하는 짓거리냔 말이지. 의미가 없어.

물론 전쟁이라는 요소왜 용병이라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입지 때문에 둘을 전쟁. 전면전을 붙이려면 필연적으로 점령측이 세력 수치를 떨어뜨려야 하니 요새와 야영지를 툭툭 전멸시키면서 점령도를 떨어뜨려야 하는데 진짜 솔직히 이게 뭐하자는짓인지를 알 수가 없다. 전쟁 붙여서 플레이어가 얻는 것는 좋은 장비를 획득한다 정도 뿐이고 이게 그리스 전역의 평화를 위한 행위다 라는 느낌도 전혀 없는데... 너무 반복적인 요소에 맵에 거슬리게 미달성 요소로 떡하니 있는 것이 짜증난다. 의미를 모를 컨텐츠 요소가 너무 반복적이고 숫자가 많다. 차라리 어느 한쪽을 완벽히 밀어버려서 그리스의 평화를 가져 온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지 않나?


도시 내부의 집 터는 것도 그렇고 이 게임은 의미없는 요소가 너무 너무 많다. 그런데 이런 눈에 밟히는 요소들을 안 하자니 찝찝하게 만드는데 이 유비식 오픈월드 컨텐츠라 너무나도 불만이다. 와치독스2에서는 이런 요소들을 전부 줄여 놓고 유저가 즐길 컨텐츠는 유저가 직접 선택하게 냅뒀는데 어크 오디세이는 충분히 즐길만한 구조를 만들어 놓고서도 반복성 요소 및 무의미한 점령 요소가 드럽게 많다.



4. 장비 파밍

플레이어의 레벨 진행과 현재 장비중인 장비 레벨과 각인이 맞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점이 별로 마음에 안 든다. 전사/사냥꾼 데미지는 필연적으로 무기 레벨에 기대는데 이 데미지는 자신의 레벨에 맞춰 장비도 레벨을 올려놔야 한다. 그런데 이 게임 장비가 한두개 떨어지는 게임도 아닌데다 각인도 진행에 따라 변화되는 요소가 바로 반영이 안 되어 장비 교체 타이밍이 껄끄럽다. 지금 내가 강화해서 레벨 맞추고 각인 다시 맞추고 해도 더 쓸만한 장비 뜨면 그걸로 바꿔야 하고 레벨 오르면 또 레벨에 맞게 강화 해야 하고 그 짓거리를 해야 하니 귀찮다는 점이다.

차라리 레벨은 팍팍 올라서 한계까지 빨리 올리고 나는 느긋하게 파밍 내지는 장비 강화나 하고 싶은데 레벨은 레벨대로 느리게 올라가지 장비는 드럽게 많이 들어오는데 옵션 정렬 따위 없고, 각인은 각인대로 이것저것 찾아서 조건 달성해야 각인이 성장하는데 이게 한번에 몰아서 해야 편할것 같고. 이것저것 고려하다 보면 결국 결론은


일단 할거 다 해 놓고 그 다음에 장비를 셋팅해야 겠다 라는 결론이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당연히 컨텐츠는 다 해 놔서 딱히 할게 없다. 장비 파밍 다 좋다 이거야. 근데 이게 컨텐츠 소모보다 뒤에 놓여지니 문제지.


이건 내 플레이 스타일의 문제이기도 한데 나는 장비나 스킬 같은 요소의 준비를 다 끝마친 상황에서 컨텐츠를 즐기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이런 게임들의 문제점은 준비를 끝마치기 위해서는 진짜 한참 걸리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이미 컨텐츠는 다 클리어 하고 난 다음이다. 그냥 클리어도 아니다. 내가 만족 할 만한 셋팅에서 클리어가 아니라 대충 셋팅으로 클리어가 되는게 불만이다.


일단 이런 점들을 제외하면 괜찮았다. 특히나 이런 거대한 맵을 구현하면서 모험을 하는 즐거움, 그리고 해상 전투와 선박 위에서 전투 뽕이 아주 치명적이었는데 이 게임을 하면서 그렇게 코에이사의 대항해시대2가 생각나지 않을수가 없었다.

 만약 대항해시대2가 이런 그래픽과 오픈월드 수준으로. 물론 그래픽은 대항해시대2의 코에이풍으로 만들어진다면 진짜 인생 갓겜이 되었을수도. 쓰잘데기 없는 야영지요새는 다 집어치고 대항해시대의 발견물들로 다 넣고, 각 항구마다 물건을 사서 교역하고, 어크 전투 시스템으로 대항해시대2의 백병전을 구현하고 그러면 진짜 뽕맛 지렸을텐데!!!!!!


그렇게 오디세이를 플레이 할 때마다 수준 낮은 일본의 그래픽과 오픈월드 제작 능력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진짜 일본이 3D그래픽 기술만 좋아져도 뽕빨겜 그래픽 수준도 몰라보게 좋을거고, 과거 작품을 복각한다 하더라도 때깔이 엄청 좋을거고, 오픈월드로서 대항해시대를 만난다면 그거야 말로.. 하... 근데 안 되겠지. 일단 오메가포스 팀 부터가 오픈월드 좆멍청이라 그럴 능력이 없고...


유비는 존나 착착 쌓아 올린 기술력으로 각 국가의 맵과 도시와 그 특징적인 면들을 다 오픈월드로 재현하고 있는데, 하.. 한숨나는 일본애들은 아니 진짜 아키바 스트립 같은 게임만 봐도 그렇지만 너무 부족해. 그런걸 만들어 낼 기술력과 능력이... 메기솔도 3는 오픈월드는 아니지만 그래도 맵은 잘 만들었는데 팬텀 페인 가서는 황량한 아프리카에 그냥 주둔지 몇개 때려 박고 반복 컨텐츠만 돌리고 있으니 능력차가 너무 심하다.



안타깝다. 정말. 이 그래픽으로. 이 전투 시스템으로. 이 컨텐츠와 세계로 대항해시대를 할 수 있다면 진짜 감동으로 젖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