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9일 월요일

당뇨 케어 한달차 근황

 케어라기 보다는 덜 좆대로 먹는거 뿐이지만


평상시 하루 라면 두끼로 일관하던차에 내가 당뇨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 계기는 오른쪽 눈의 이상과 소변 횟수의 증가 때문이다.

오른쪽 눈이 안 보이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맑고 깨끗하고 이물감이 없는 상태는 아니기에 점점 신경이 쓰였고,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일일 평균 8번 이상이 넘기에 한번 확인은 해야 겠다 싶었다. 이정도만 해도 사실 당뇨나 다름 없긴 하지만.


암튼 결론은 당뇨였고 약먹고 케어가 필요하다는 것이 되었고 그렇게 당뇨를 케어하기 위해 식단을 바꾸기 시작했다.


라면에 의존하여 끼니를 때우던 것을 직접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때우는 걸로 바꿔가기 시작했는데 딱히 바뀐 것은 크게 없다. 사실 내가 간간히 공공근로를 하며 돈을 벌때 까지만 해도 내 반찬은 내가 알아서 챙겨 먹었는데, 지금은 치매 노인에 묶여서 수입이 없는 관계로 반찬은 꿈도 꿀수가 없었기에 일할땐 라면과 반찬을 먹다가 -> 수입이 없으니 라면만 먹다가->  당뇨땜에 라면 대신 밥으로 바꾸고 반찬을 추가로 바뀐거다.


수입이 있을때 내 반찬이래봐야 다진 고기를 볶거나, 카레용 고기를 볶거나, 그냥 고기를 볶거나, 양배추를 볶거나, 카레를 하거나, 짜장을 하거나,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거나, 피클을 담그거나, 김치를 사 먹거나 등의 기본적인 굽기 또는 끓이기의 일관이었고 그건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다. 


저소득자의 영혼의 친구는 양배추다. 일단 소화가 잘 될 뿐만 아니라 도움도 주니 부담이 전혀 없고, 쪄서 잎에 쌈장이나 된장,고추장을 발라 밥에 싸서 먹거나, 볶거나, 아니면 날로 먹어도 그만이다. 익히면 자체적인 단맛이 나오니 부족한 단맛을 채우는데도 좋다.

양파도 싸고 많이 쉽게 살수 있어서 좋은데다 얘는 혈관에 도움이 되고, 단맛도 나니 매우 좋다. 문제는 양배추랑은 다르게 껍질 까고 버리는게 귀찮다. 양배추는 그냥 썰어서 바로 조리하면 되는데 말이지. 게다가 눈도 맵고, 익히면 양이 줄어들어서 양배추보다는 만족감이 덜하다. 


암튼 2주차까진 밥+카레,하이라이스,볶은 고기로 때웠는데, 문제는 비용이다. 일단 고기가 돈이 좀 나가고, 카레에 넣을 야채도 좀 부담이 심하다. 카레나 하이라이스 제품도 야채급 가격이니 사실상 야채 1: 소스 1: 고기1 의 비율의 비용이 나간다. 300인가400그램짜리의. 카레 제품. 대충 600~1000ml분의 물로 요리하는 경우 6회분의 양이 나오는데 그렇게 들어간 비용 대비 가성비가 별로인데다 치매 노인네가 자꾸만 안 그래도 부족한 내 당뇨 케어용 반찬을 뺏어 먹으려 들어 그만뒀다.

3주차부터는 양배추와 양파,당근에만 의존했는데 이게 또 소스 의존도도 좀 심한게 문제다.

소스 없이 볶아 봐야 맛이 야채의 단맛 밖에 안 나고, 간장을 넣자니 애매. 소금을 넣자니 또 애매. 그렇다고 설탕을... 넣으면 또 당뇨 관리의 의미가 없지. 근데 소스 또한 제품에는 설탕을 넣으니 진짜 가불기다. 그리고 소스도 저가 제품은 또 맛을 못 살려서 싼건 의미가 없다는 것도 문제. 소스 비용도 문제. 계속해서 관리해야 할 요소들이 생겨나니 걍 이건 아니다 싶다.


관리를 하겠다고 신경을 쓰는 것 부터가 스트레스 적립에 매번 양이 넘지는 않는지 제대로 칼로리 맞췄는지 이럴때마다 반동적으로 더 먹으려 드는 충동이 일어난다. 괜히 신경을 쓰다 더 나빠지는 상황. 그래서 아예 마음을 비우고 4주차부터는 계산 안 하고 적당히 할수 있는 부분까지만 손대고 말고 있다. 겸사 겸사 집안에 오래된 음식부터 처리중인데 아마 몇년은 되었을 말린 미역을 익혀서 초고추장에 쉐킷해서 먹거나, 오래된 된장으로 다시다 좀 넣어 된장찌개고 먹는다거나 등으로 일관중. 이제는 카레가루 큰거를 사서 그냥 카레국물을 내서 먹어야 하나 싶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카레보다는 하이라이스가 더 맛있단 말이지. 매일 먹을 반찬으로 짜장은 좀 아니고.. 너무 짜니까.



이게 아파서 치료를 결심한게 아니라 불편해서 치료를 결심하게 되는거 같은데 치핵도 그게 아프다기 보다는 불편해서 약이라도 먹으려 했고, 당뇨도 눈이 흐릿해지고 소변 횟수가 귀찮아서 고쳐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차라리 아픈거면 걍 죽을때까지 참자 싶기도 한데 말이다. 뭐 고통은 이젠 일상이니까. 근데 불편은 고통을 뛰어넘는다. 증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