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일렉스 하다가 어크 오디세이 하는 중
















일렉스 1레벨업을 해서 이제 성직자 총 쓰나 했더니, 스텟이 2 모자라서 못 쓰고 있어서 빡돌아서 오디세이나 하고 있다.

유비 소프트 게임 답게 고증적인 면, 그리고 아트적인 면에서 매우 수려하고 빼어난 것이 만족스러운데 특히나 각 마을마다 건물들이 빼곡하게 구성을 이루는 것이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오픈월드 게임들은 건물은 있지만 내용이 없거나, 내용도 없는데 건물마저 없거나 하는 경우가 많고, 실상 대부분은 높은 건물들을 통짜 모델링에 텍스쳐로 때워 있어 보이는 척 하는 편이지만 확실히 유비 게임은 그런 점은 적은 편이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오픈월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소리가 간간히 들리는 편인데, 실상 야숨이 유비식 오픈월드를 베낀 것에 불과하면서 각 마을의 퀄리티는 유비식 게임에도 못 미치는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오픈월드의 퀄리티로서는 유비 소프트가 가장 잘 만든다고 생각된다. 재미는 둘째 치고 말이지.

재미 이야기 해서 말인데 오디세이는 재미 있는 부분과 재미 없는 부분이 극명하다.


일단 기본적으로 암살 플레이에 RPG컨셉의 레벨업과 스킬을 부여 하였는데난 스킬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레벨업은 별로 탐탁치 않다. 레벨차이가 나면 암살 공격의 데미지가 온전히 들어가지 않아 죽이지 못 하는 경우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물론 전부 암살로만 때운다면 기껏 RPG식으로 공격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는데 안 쓸터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마찬가지로 활 데미지가 너무나도 지나치게 낮은데 웃기게도 내가 구매하기 전에는 활 데미지가 미쳐 날뛰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활로 암살하는게 너무 손쉬우면 또는 활이 너무 오밸이라 활만 쓸까봐 그런거 같으니 너프를 시킨거 같은데 이건 솔직히 잘못된 방향이다. 멀티 플레이 게임도 아닌데 오밸을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암살도 마찬가지. 활도 마찬가지. 차라리 그럴거면 근접 전투도 호쾌하게 쓸어버릴 수 있게 하던가. 근접 전투는 전부 미적미적거리면서 적들은 슈아 가드불능기를 날려대고 그 난전속에서 쳐 맞으면서 피회복 스킬 쿨탐 올때까지 뒹굴거리며 도망이나 치게 만드는데 애초에 근접 전투를 호쾌하게 만들지 못 한걸 암살과 활에게 책임전가 한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특히나 플레이어 레벨에 따른 적들 레벨 조정은 때마다 무기와 방어구 교체를 하지 않고서는 근접 전투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게 만드는데 전작들이 적당히 무기 강화를 하는 정도로 그쳤다면 이번작은 무기 종류, 각인 효과, 레벨, 등급 등을 다 고려해야 하게 만든다. 그것도 하나만이 아니라 근접,스위칭 근접2,활,투구,가슴,팔,다리,바지 파트 각각.


거기에 함선 강화,창 강화까지 생각하면 여러모로 복잡하다. 모험하는 느낌은 나긴 하는데 게임이 너무 무거워졌다. 할 수 있는게 많은게 아니라 해야 할 게 많은 형태.

컨텐츠도 와치독스2에서 점점 유비식 오픈월드의 폐단에서 벗어나나 싶었는데 오디세이는 다시 돌아왔다. 물론 동기화가 어크의 특징이니 그걸 포기하긴 어렵겠지. 그러면 최소한 뷰포인트는 그렇다 치더라도 수집요소나 서브 컨텐츠의 조율은 했어야 했다. 일단 퀘스트는 너무 많은데 대부분이 반복성, 또는 비슷비슷한 내용에 그친다. 예컨데 아테네인 입장에선 스파르타를 죽여주세요, 스파르타 입장에선 아테네인을 죽여주세요. 도둑이 있어요 도둑 죽여주세요. 야생짐승들이 있어요 죽여주세요. 전부 죽여주세요류의 퀘스트들 뿐이고, 이유도 별거 없다 어떤 때는 거지가 자기 구역에 들어 온 거지 죽여달라고 거금을 들여 의뢰를 하지 않나... 대부분이 그냥 내가 일하는데 방해되니까 다 죽여줘 식이다. 차라리 50드라크마나 주고 나면 땡인 구걸 퀘는 나은 편. 아니면 물건 배달이 그나마 나은게 왔다가 다시 돌아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죽여 퀘스트류는 죽이고 난 뒤 의뢰인에게 보고를 하러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만 더럽게 잡아 먹는다. 하지만 구걸은 그 자리에서 돈을 주면 경험치를 많이 주고, 물건 배송은 갖다 주면 받은 측이 돈하고 경험치를 준다. 근데 죽여류는 하.. 진짜. 귀찮고 결과가 뻔하고 재미없고 반복적이고 시간만 잡아 먹고... 거기에 동굴이니 유적이니, 기지니 누군가의 집이니 어디 어디에서 상투적으로 물건 훔치고, 불지르고, 보물상자 열고 야생짐승 잡거나 기타 반복. 비슷비슷한 퀘만 즐비하다보니 이게 심정적으로 좀 지친다.


해전이 그나마 좀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편이긴 하지만 이것도 가면 갈수록 숫적으로 적이 우세한 상황에서 나는 업그레이드 하려면 유적에서 석판인가 뭔가를 찾아야 하다 보니 이게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나는 업그레이드를 다 한 뒤에 스토리를 느긋하게 즐기는 걸 선호하는데 게임 진행이 스토리를 진행 하여 언락하거나, 필요로 하는 수치만큼 뭘 모아야 한다거나 해야 해서 답답하다.


일렉스는 그런 점에서 아주 프리한 자유도였는데, 오디세이는 자유도는 진짜 이동하는 자유도 말고는 별거 없고 대부분이 막혀 있다. 게임이 선형구조가 아닌 비선형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그 비선형구조 속에서도 각각의 파트는 선형구조이기 때문에 자유도가 있으면서도 없다는 것을 떨칠 수 없게 만든다. 과정이 아주 막혀 있는건 아니지만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 귀찮고 복잡하고 좀 답답하다. 다른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다를것도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냥 게임 시작할때 탐험모드 보다는 가이드 모드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탐험모드는 말이 좋아 탐험이지 이것도 수십번을 넘게 반복하다 보면 하는 행동은 매번 같은데 과정만 귀찮을 뿐이니까.


그래서인지 소크라테스가 종종 나오면서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초반에야 아직 텐션도 높고 지치질 않았으니까 흠 그런 생각도 하겠군요 라고 접근을 했던 반면 지금은 아 씨 이 노답 중립충 새끼가 겁나 깐죽대네 뭘 대답하든 존나 딴 소리나 할거면서 하면서 그냥 내키는대로만 이야기 하고 있다.


게임의 선택지가 선택에 따른 결과를 반영하는데 그 덕분에 주인공 고향은 전염병이 퍼져 버렸고, 사람을 죽이고 살리고 차이가 많이 나게 되어 있다. 사실 나는 이런 선택의 결과물에서 내가 선택한 것이 나에게 돌아오는 것을 가장 잘 느낀게 위쳐3이지만, 위쳐3만큼 잘 짜여져서 나오기란 어려울테니 이 정도도 무난하다고 느낀다. 위쳐3는 진짜 넘사벽이니까 어쩔수 없지. 게임의 역사가 아무리 오래되어도 그렇게 자유도와 선택의 결과를 짜임새있게 한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니. 혹시 AI가 발달하고 선택의 결과에 따른 분기를 잘 관리해서 이러한 것 역시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고 구성을 할 수 있다면야 미래에는 흔한게 될 수도 있겠지만.


교단원을 열심히 죽여서 창을 5레벨 만들어 놓으니까 좀 나아지긴 했는데, 여기까지 과정이 심히 짜증나서 별로 좋은 추억은 아니다. 스킬레벨 2를 위해서는 교단원을 쳐 잡는 스토리 파트까지 가야 하고 스킬레벨 3레벨로 가기 위해서는 창레벨 5를 만들게끔 교단원을 쳐 잡아야 하는데 대충 17명 정도를 쳐 잡아야 한다. 일단 사냥꾼. 활 스킬은 활 자체가 쓰레기같이 되어서 쓸모가 없으니 오로지 암살과 근접전투만 돌리고 있는데 근접 전투도 그닥.. 스파르타 발차기 정도나 전략적으로 쓰는 정도인데 이게 함상 전투에서 써도 막히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높은 곳에서 애들 떨어뜨릴거면 발차기 보다 차라리 아드레날린 게이지 4칸 채워주는 기술을 절벽을 등지고 쓰는게 더 가능성 높다. 일단 적들부터가 방패를 들고 나오기 시작하면 거의 발차기가 안 먹히고, 그렇다고 방패를 깨 부수는 스킬을 찍자니 스킬 포인트가 아깝고, 아드레날린도 아깝고. 스킬칸도 아깝다. 스킬칸이 너무 적어서 근접은 최대 8칸 정도만 할당 할 수 있는데 어차피 활 스킬 구려서 쓰지도 않는데 활에도 할당하면 안 되나.  어차피 스킬 포인트 모자라서 뭐 하고 싶은대로 못 하지만.


현재는 스토리 진행 멈추고, 일단 지나간 지역마다 전부 언락하러 다니고 있다. 귀찮긴 하지만 선박 강화와 레벨과 진행도에 따른 장비의 각인 효과가 차이가 심하다 보니,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할거리가 많은 건 좋지만, 강요되는건 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