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 취식과 함께 투약.
어제의 콘서타 효과가 남아 있어서인지 약간의 가슴 떨림과 머리 지끈거림이 있음.
지끈거림은 약 3시까지 계속되었는데, 어차피 날씨가 추워서 뭘 하고 싶었던 생각은 없는지라 좀 더 안정을 취한채 약 효과를 면밀히 보기로 했다. 대충 끝내놔야 할 일도 있었고, 서두를 필요도 못 느꼈고, 내 게으름과 무기력함이 극복 될 수 있는 것인지를 알고 싶었기도 했고.
컴퓨터를 켰지만 딱히 시작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아 오래전 내가 썼던 글들을 돌아 봤다.
어제처럼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6시 넘어서도 배가 안 고팠기에 일단 먹어는 둬야 할 것 같아서 라면을 끓여 먹음. 머리 지끈거림이나 두근거림은 줄어들었다.
어제 쓰던 글을 이어서 쓰는 것과 달리 전에 쓰다가 막힌 글을 이어서 써도 될까 싶어 실험하기로 했다. 어제 쓰던 글이 아닌 전에 쓰던 글을 이어 쓰기로 했다.
7시부터 글쓰기 작업을 돌입해서 지금 10시 35분에 종료. 3시간 정도 꾸준히 몰입이 가능했다. 대충 6천자 이상 썼다.
글은 막힘 없이 쓰여지기는 하는데 문제는 대충 퀄리티가 날림이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끄적이는 느낌. 그래도 이게 약 먹고 몇시간만 되는게 아니라 오전 10시에 먹은 약이 지금 오후 10시까지도 지속이 되는 걸 보고 놀라움을 느낌. 우울증약은 아무리 먹어 봐야 뭘 하려는 동기를 못 느꼈는데 콘서타는 아무런 무리 없이 뭔가를 하겠다고 생각하면 바로 실행으로 옮긴다.
대체 왜 정신과는 나에게 우울증 약을 처방했는지 솔직히 좀 불만이 생기는 상황. 게다가 처방과 병원 내방 기간도 1주일 단위로 너무 짧아서 비용만 자주 나가고 말야.
ADHD든 아니든 뭐 어쨌든간에 지금 나에겐 콘서타가 정답이다. 어차피 더 길게 끌 것도 없고 상담을 질질 끌 생각도 없기에 내일은 2주분을 달라고 하고, 괜찮으면 그냥 한달치나 본래 56정인걸로 알고 있는데 그걸로 달라고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