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3일 토요일

최근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 논란 글을 보다 보니

 우연찮게 주인공 미도리야가 계승 받은 원포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진짜 진짜 어이가 없어서 저러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쓴다.



1.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내가 들은 정보는 원포올이라 불리는 개성의 변경점이다.


기존의 원포올은 계승되는 힘이며, 여기에는 그저 단순한 완력 증가 정도의 이미지 뿐이었다. 그러나 이 완력 증가가 너무나도 막대하게 강대해서 최강의 히어로로 등극 시킬 정도로 압도적인 개성이었다.


그러던 원포올이 어느새 선대 개성 소유자의 개성을 포함하여 사용 할 수 있다는 점이 추가 되었다. 여기까진 그래. 그럴수 있다. 그런데 그 다음. 최근에 들은 정보가 문제다.



바로 원포올이 무개성이 아니면 버티지 못 한다는 점이다.

 

 

2. 무개성이 아니면 버티지 못 하는 것이 어째서 문제인가?

 

 히로아카의 설정상 인구의 8할. 즉 80%가 개성 보유자이고, 현재 최초 개성 발현자로부터 시간이 지난 5세대의 미도리야 세대에서 개성이 없는 경우가 더욱 드물다. 즉 5세대만으로 인구의 80%를 차지 할 정도로 개성 보유자들이 늘어나는데, 무개성인 자가 나오는건 더욱 어렵다.


이게 왜 문제인가. 그건 왜 무개성이 아니면 버티지 못 하는가에 있다. 현재 나온 이야기로는 무개성이 아니면 보유 개성과 계승 받은 원포올에서 발현된 추가 개성 때문에 몸이 버티지 못 한다는 이야기가 붙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두가지 설정 오류를 범하고 있다. 첫째는 바로 원포올의 탄생 원인인 올포원이다. 올포원 자체가 개성의 백화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개성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원래 개성과 다른 개성 때문에 몸이 버티지 못 한 다는 설정 자체가 이 올포원을 부정하고 있다. 그럼 대체 올포원은 어떻게 그리 오랜 시간 동안 제왕처럼 군림했단 말인가? 원포올의 계승자만 해도 18년 밖에 못 살 정도였는데 이는 말이 되지 못 한다.


또 하나는 의도적으로 태어난 이중 개성 토도로키 쇼토다. 이 역시도 저 논리대로라면 몸이 버티기 어렵다는 소리다. 반랭 반열의 개성이 서로를 보완한다 라는 뇌피셜을 펼치더라도 이는 지극히 위험한 소리다. 왜냐. 토도로키 쇼토만 이중개성일까? 그렇지 않다. 5세대에 이중개성이 등장 할 정도면 다음 세대 역시 이중개성이 등장 할 확률이 높고, 결국 이후에는 무개성보다 이중개성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결국 다중 개성은 몸을 파괴 할 것이고, 일찍 죽을 수록 개성 보유자의 수가 줄어들고 무개성이 늘어야 하나, 히로아카 세계관 상에서 무개성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개성 보유가 리스크를 떠안는 것에 비해 무개성 자체가 늘어날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다중 개성 보유자가 일찍 죽는 이유로 생존경쟁에서 밀린다 하더라도 무개성이 늘어날 일이 없다. 히로아카는 미도리야를 완성시키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이라 할지라도 이건 너무 무책임한 전개다. 이걸 대체 어떻게 납득하겠는가? 다음 계승자는 꿈도 꾸지 못 하고 그대로 끊어져 버리는건데.


차라리 처음부터 마지막 계승자, 내지는 미도리야가 최후의 계승자가 될 것이다 라는 떡밥을 놓았다면 모를까 계성양도의 특성상 누구에게나 줄 수 있다 라는 식으로 떠벌이더니만 이제와서는 무개성이 아니면 못 버틴다는 것은 대체 뭔 소리인가? 히로아카 만화가인 호리코시 코헤이는 설정을 치밀하게 짜네 어쩌네 풍문은 그렇게 들리지만 이게 과연 치밀하게 짠 설정 덕분에 나온 이야기인가?


게다가 이 논리 대로라면 올마이트도 엔데버도 쓰레기 인간이 된다. 올마이트는 개성 보유자에게 개성을 양도한 순간 알고 그런건 아니지만 의도치 않게 제자를 단명 시켜 버린 최악의 스승이 되는 것이고, 엔데버 역시 몰랐다 하더라도 자식을 단명시키는 주범이 된다. 히어로를 쓰레기 인간으로 전락 시켜서 이 만화는 대체 뭘 얻는건가? 주제의식? 교훈? 그딴거 없다.

 

게다가 이 문제는 설정 오류만의 문제만 범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주인공 미도리야의 자질 문제를 훼손하고 있다.


3. 급조된 설정이 미도리야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있다.


미도리야가 원포올로부터 개성을 양도 받은 이유는 미도리야로부터 올곧은 정의감을 엿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미도리야를 후계자로 인정하고 개성을 양도했다.


그러나 이는 후에 등장한 토오가타 밀리오라고 하는 미도리야 못지 않은 정의감과 실력, 노력,그리고 패널티가 강한 개성을 완전히 정복함으로서 독립에 성공한 케이스와 대조가 되어 버리고 만다.


미도리야가 원포올을 계승받은 이유는 정의감 때문인데 미도리야 못 지 않은 라이벌이 등장함으로서 미도리야의 정의감이 빛을 잃은 것이다. 그 후 미도리야에게 원포올은 과분하다 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항상 원포올에 끌려다니는 모습이 비판의 대상이 되곤 했다.


그 후 어떻게 되었는가? 이제는 원포올에 익숙해져도 모자랄 판국에 숨겨진 개성들이 튀어나와 도저히 컨트롤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사실 미도리야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점이다. 왜냐. 그는 무개성이기 때문이다.


본래부터 개성을 지닌 자들이 개성의 존재를 인지하고 그것을 쓰기 위해 들인 세월과 노력들이 있는 반면 미도리야는 무능력자로서 갑자기 원포올을 떠안아 그걸 쓰기 위해 육체를 단련했다. 여기까진 좋다. 왜냐. 무능력자인 미도리야가 갑작스레 개성을 이어 받았는데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 육체 단련이라는 것은 갑작스레 불을 쏘라던가 워프를 하라던가 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이제는 육체 강화 이외의 개성들과도 씨름을 해야 한다. 그동안 무개성으로서 개성을 인지조차 못 했던 미도리야에게 말이다.

 

이는 차라리 개성 보유자에게 더욱 적합한 상황이다. 새로운 개성이 들어 왔을때 개성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쓰고 활용하던 사람이 개성을 자각조차 못 하던 미도리야보다는 더 잘 쓰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게다가 지금 미도리야는 아직 원포올의 기본적인 능력인 육체 강화도 제대로 정복을 못 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추가로 덤을 떠안았다. 다른 만화들 같았으면 스승에게서 독립하여 자신만의 기술을 터득하고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원포올에 끌려다니기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답답해지는 것이다. 이래서는 미도리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원포올에 끌려다니는 올마이트 빠돌이에 불과하며, 올마이트를 그대로 베끼고 싶은 것에 불과하다. 주인공으로서 히어로로서 정체성이 희박한 미도리야는 점차 주인공 자리를 위협받으며 원포올이 캐릭터를 받쳐 올려주는 계단이 아니라 결박하는 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중에 이제는 무개성이 아니면 몸에 무리가 와서 수명이 단축된다 라는 설정이 붙었다. 이게 왜 필요한가? 미도리야의 자질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미도리야가 독립하여 홀로서기를 못 하니까 억지로 미도리야가 아니면 쓰지 못 하는 개성이다 라는 설정을 뒤늦게 붙인것이다. 그런데 그러면 독자가 아 그렇구나 라고 납득하겠냐고. 그냥 가능성을 틀어막고 미도리야에게 억지로 맞춰 놓는구나 라고 생각하지.

 

 

미도리야가 원포올의 계승자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그만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독립을 해야 하고, 원포올을 자신의 능력으로 소화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했다. 오로지 원포올에 끌려다니기만 했다. 이 상황에서 원작자는 미도리야가 계승자로서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는것이 아니라 미도리야가 아니면 다 죽는걸 식으로 때운거다. 한심하다. 정말로 한심하다.

 

이게 무슨 장애인 특혜인가? 무개성이 벼슬인가? 미도리야는 무개성일때도 히어로가 되겠다고 그렇게 난리를 치던 녀석인데 기본적인 체력 단련도 하지 않고는 그저 히어로가 되겠다고만 했다. 올마이트를 만나지 못 하고 올마이트가 시키지 않았다면 그 기본 체력 단련도 안 했을 녀석이다. 즉 노력이란걸 스스로 안 한 놈이다. 아무리 개성이 없었다고는 한들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어 내지 못 하던 녀석이다.


그러던 녀석이 원포올이라는 초강력 개성을 넘겨 받고는 그것을 제대로 다루지도 못 하고 허우적대기만 하는데 캐릭터 성향이 지나치게 미스매칭이다. 미도리야는 몸보다는 머리를 짱구 돌려서 파훼법을 찾으려는 놈이다 보니 본질적으로 행동이 느려진다. 그리고 여기서 무작정 힘으로 때우려는 원포올의 개성이 합쳐지니 판단이 느린 힘 캐릭터가 되는 거다. 힘 캐릭터. 완력을 사용하는 캐릭터는 거침없이 튀어나가야 하는데 미도리야의 본질적 성향이 그 튀어나가는 원동력을 억누른다.


가장 중요한 자질부터가 문제다. 힘을 얻기 전 올마이트를 감화 시킨 정의감은 그렇다 치자. 그럼 힘을 얻고 난 뒤는? 뒤도 안 돌아보고 몸을 혹사시키는 것 뿐이다. 위에서 미도리야는 생각이 많은 캐릭터라 했다. 그런 캐릭터가 힘만 믿고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몸을 망가뜨린게 전부다. 결국 리스크를 지닌 요소를 컨트롤 하지 못 하니 되감기라는 개성을 가진 치트 캐릭터를 붙여 놔야 할 정도였다.


자질론으로 보았을 때 비교를 위해 미도리야처럼 무능력자가 자격을 인정받고 능력을 전수 받는 작품을 예로 들어 보자. 그린랜턴이 좋은 예다.


그린랜턴은 파워링이라고 하는 반지에 의해 선택을 받고, 의지력에 의해 힘을 발휘한다. 즉 그린랜턴이라고 하는 히어로의 자격은 의지력이자 의지력이 곧 힘이다. 히어로의 증명, 자격은 의지력으로 증명이 된다.


결국 남보다 특출 난 점이 있기에 그린랜턴이 될 수 있는 것이고, 이를 확실하게 드러냄으로서 독자로부터 인정도 받게 된다.


이에 비해 미도리야는 어떤가? 미도리야 본연의 특출난 점은 히어로에 대한 열정과 관심 뿐이다. 그런데 그것을 제대로 살려 내는 부분이 없다. 따라서 미도리야의 히어로 오타쿠라는 요소는 캐릭터를 살리는 이점이 아니라 그저 미도리야를 칙칙하게 만드는 결점으로 밖에 되지 않는다. 오히려 힘 캐릭터에 제약을 가하는 디메리트까지 되는 상황.


이처럼 미도리야는 자격을 인정 받지도 못 한 상황에서 원포올이 미도리야 아니면 쓸 수 없다 라고 못을 박아 놓으니까 이걸 납득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건 아니지 멍청한 원작자야.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미도리야를 더욱 띄워도 모자랄 판국에 이건 뭐 공인 병신 특혜 인증을 해 버린건데. 아니 차라리 그럴거면 몸이 완성되지 못 해서 쓰기 힘든 원포올의 베이스인 완력 강화만 빼고 특수 개성들을 잘 다루는 모습이라도 보여주던가. 그것도 아니잖아? 그냥 원포올에 휘둘리기만 하는 것 뿐인데 이럴거면 대체 왜 원포올에 추가 설정을 덕지 덕지 붙이는건데? 그것도 기존 설정들을 깨부수고 위배하는 것들로만 말이다.


지독히도 멍청하다. 최초의 설정인 아이템을 사용하는 히어로라는 것이 편집자에 의해 가로막혀 원포올 계승으로 바뀌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는 원작자의 능력에 따라 달려 있다. 그런데 이건 아무리 편집자 입김이 작용했다 치더라도 너무나도 허접하다. 설정이 점점 누더기가 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꼴이 이렇게 되는건 편집자 탓인가? 온전히 그럴 수가 없다. 그 많은 설정들을 원작자가 아닌 편집자가 관리 할 일도 없을터, 결국 이건 원작자의 문제다. 원작자의 무능함이 점점 작품을 걸레짝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4.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안타깝게도 이 정도로 설정을 훼손했으면 답이 없다. 이미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원포올 설정을 두번이나 칼질을 하기 전에는 그나마 회생의 기회라도 있었다. 약간의 제약을 두고 원포올을 써 먹을 수 있게끔 하여 몸이 망가지는 것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것만 해결 했으면 되는일이었다. 근데 지금은 설정 칼질을 통해 기존의 문제에 추가적으로 감당도 못 할 문제가 덧씌워져서 수정을 하려면 칼질을 가한 만큼 더욱 꼬인 방법을 써야 한다. 그렇게 최소한 지금 어떻게든 써먹고자 한다면 원포올에 각인된 선대 계승자의 개성이라도 바로 바로 써먹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미적지근 느릿느릿 개성을 하나 하나 파고들면서 익히려고 하겠지. 답이 없다. 원작자 놈은 능력도 없고 답도 없다. 게다가 미도리야에게 아주 못 박으려고 개성이 있으면 몸이 버티지 못 한다로 만들어 놨으니 원포올이라는 개성은 더더욱 미도리야에게 고립되고, 미도리야 역시 원포올에 질질 끌려 다닐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답답하다. 한때는 그래도 관심 있게 보던 녀석인데 이건 진짜 아무리 봐도 식견이 너무 없다. 원작자가 캐릭터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다. 어떻게 이딴 실력으로 그런 인기를 얻게 된건지 진짜 대중의 인기라는 것은 생각하면 할수록 가늠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