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6일 화요일

주술회전 8~12권 감상 이야기

 https://jihyuck.blogspot.com/2020/03/37-0.html

 

이전 글에서 주술회전 0,1~7권 감상으로 쓸만한 만화가 없다고 평가했는데 이전보다는 좀 나아진 느낌이다.

 

다만 좀 쓸데없는 이야기가 있다. 일단 8권 중반까지만 해도 싸우던 적을 불쌍히 여기질 않나, 딱히 별 상관없는 과거 동창이 나오질 않나 하더니만 이제는 고죠 사토루의 과거 이야기로 가 버린다.

 

고죠 사토루의 과거 이야기는 엄밀히 말해서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와는 크게 상관이 없고, 후시구로의 이야기와 게토 스구루의 변심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고죠 사토루의 심경과 실력의 변화야 있긴 하지만 고죠 사토루를 기준으로는 이걸 갑자기 꺼낼 정도로 필요한 수순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나미 켄토의 과거 이야기를 살짝 끄집어 내는 정도 뿐이고.


작가의 액션씬은 볼만하기 때문에 액션을 보는 재미는 있으나 중간중간 너무 불필요한 부분이 많다. 메뚜기 괴이나 살려달라고 비는 괴이 앞에서 주술사의 사상을 이야기 하는 것이나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안 해도 될 부분을 소모한다.



작가가 토가시 팬이라고 했고, 작품 내에서도 토가시가 사용한 설정을 차용한 부분이 많이 눈에 띄며 실제로도 토가시 스타일의 글자 땜빵도 간혹 보인다. 다만 토가시와는 좀 차이가 있는 편이 토가시 스타일은 비교적 이해가 쉽게끔 설정을 풀어 나간다. 물론 현재 진행중인 암흑대륙 원정편은 미래예지라는 넨 능력자의 개입으로 인해 많이 꼬이긴 했는데 그 이전까지 넨 능력에 관해서 설정 성립 자체는 이해하기 쉬운 편이다.

그리고 토가시 스타일로서는 바로 소모 할 캐릭터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편인데 이 작가는 그게 아직은 익숙치 않아서인지 배분이 들쑥날쑥 하다.

 

 

설정 자체는 그냥 대놓고 헌터 헌터 파쿠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이지만 원체 헌터헌터가 능력자물의 설정을 교과서적으로 집대성 해 놓았기 때문에 파쿠리라고 할 정도까진 아니다.

 

예컨데 대부분의 능력자물에서 능력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능력이라기 보다는 주어진 능력을 쓰는 편이다. 그런데 헌터 헌터는 넨이라고 하는 능력 설정을 기반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능력을 넨 능력자가 의도하는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라는 설정을 마련했다. 물론 이것에는 재능의 여부에 따라 얼마나 잘 사용 할 수 있는가가 달라지지만 대부분 능력자 배틀물이 자신이 원하는 재능을 갖는게 아닌터라 헌터 헌터같은 경우가 거의 드물다.

 

일단 주술회전 이야기니까 주술회전 이야기를 하자면 이 작품에서는 영역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이 영역은 토가시의 작품인 유유백서와 헌터헌터에서 사용된 바가 있다. 유유백서에서는 후반부에서  나오는 테리토리 능력자, 헌터 헌터에서는 키메라 앤트편에서 나오는 지트의 아공간 생성 능력이다.


주술회전에서는 이것을 영역으로 표현하는데 기본적인 영역 전개는 상대를 자신의 영역 안에 넣어서 유리한 싸움을 펼치는 것 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작중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영역 전개는 스쿠나의 손가락으로 특급이 되다 만 주령의 영역 전개, 후시구로의 불완전한 영역전개, 죠고, 고죠의 영역 전개, 스쿠나와 마히토의 영역 전개 정도이며 이 영역 전개가 얼마나 어떤 영향을 준다 라고 하는 것은 고죠와 후시구로의 영역 전개 정도 뿐 그 외의 영역 전개는 어떠한 효과를 갖는지 그리 크게 와닿지가 않는다.


그라고 이 영역을 간이영역이라는 개념으로 끌어 올렸는데 넨으로 따지면 켄 같은 케이스다. 다만 이게 넨으로 따지자면 그렇다는거지 영역이라고 하는 개념은 술식의 필중+공방 강화 개념이라 헌터 헌터나 토가시 작품의 설정과는 다르다. 확실히 설정 자체는 나쁘지 않게 짜는 편이고, 등장하는 적들도 똑같이 주술고전의 기술을 배워서 쓴다는 점은 넨과도 비슷한 성향이 있다. 예로 헌터헌터에서 등장하는 적들은 넨을 배운 이후에는 전부 넨 사용자이며, 키메라 앤트마저 넨을 사용하기 때문에 적과 아군 둘의 차이점이 크게 없다.

 

능력자 배틀물은 사실 서로 동등한 조건인 것 같으면서도 설정이 잘 짜여져 있지 않으면 주인공 보정을 주기 쉽상인데, 주술회전은 토가시 작품에 감명을 받아서인지 그렇지는 않다. 안 그랬으면 히로아카처럼 주인공에게 장애 특권 같은 걸 주고 그랬겠지.

 

현재 12권 전개가 너무 강한 고죠를 봉인 시키는 쪽으로 이야기를 가고 있는데 작가가 너무 강하니까 빼려고 한다 라는 점에서 사실 이걸 지금 이야기 하면 어쩌냐 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고죠를 빼려고 이러고 있다 라는 걸 이야기하는거니까 그럼 결국 고죠는 봉인 되겠네 라는 거다. 현재 진행중인 에피소드의 결말을 미리 말하는거니까 목적 달성이 실패된다는 걸 알면서도 긴장감 있게 보기가 어렵다. 전투만 끌고 나가도 재미는 있고, 현재 죽은 후시구로가 부활해서 돌아왔기도 하니 상황이 어찌 돌아갈지(고죠가 봉인되는 것만 빼고는) 모르는 상황이라 그 부분은 흥미롭긴 하다.


다만 히로아카가 능력자가 너무 많은 반면 주술회전은 능력자가 너무 없는데 뭐 이 시점을 기준으로 스포일러분에서는 더 많아진다고 하니까 일단 지금처럼 어정쩡한 학원물+능력자 배틀물로 갈것인지 아니면 그냥 능력자 배틀물로 갈것인지는 좀 두고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