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1일 토요일

한여름 비 개인 도로의 아름다움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반찬 가게로 가기 위해 아파트에서 나오던 중 눈에 비친 바깥의 풍경은 강렬한 여름의 태양빛이 내려 쬐는 와중에도 쏟아져 내린 비로 인해 모두 젖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 중 특별하게 눈에 들어온 것은 비로 잔뜩 젖은 도로가 매우 까만 색을 띄고 있었다는 점이다.


바닥에 붙어버린 먼지와 내리쬐는 햇빛에 의해 말라버린 평소의 아스팔트 도로는 검은색보다는 회색과 흰색을 섞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 도로가 비를 머금고 햇빛을 반사하여 반짝거리는 검은 빛을 띄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어쩐지 놓치기 싫어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긴 했지만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은 저장되지 않았다. 내 눈에 보이는 반짝거림은 잠시지만 카메라에겐 일순간이기 때문일까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만 나는 목적지로 향했다. 길을 걷는 동안에도 비에 젖은 거리는 눈부시게 빛이 났고, 엄청나게 큼지막한 새하얀 구름이 마치 소다수를 품은 아이스크림처럼 푸른 하늘과 섞여 있었다. 문득 주위를 둘러 보았지만 아무도 이런 풍경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볼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번 그 도로를 눈에 담을 기회가 있었는데 약 십분 좀 지났을 뿐이었는데 금새 절반은 말라 버렸다. 안타깝게도 평소의 회색빛으로 돌아간 도로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막 포장된 검은색 아스팔드 도로에는 매력을 느끼지 않는데 그 이유는 아스팔드 도로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와 함께 반들반들 빛을 내는 그 모습이 본래의 자연이 빚어내는 매력이 아닌 타르가 만들어낸 인공적인 반짝임이라 인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색은 비로 인해 씻겨나간 검은색이든 본래 타르가 갖고 있던 색이든 본질은 같을 것이다. 단지 내가 어느것을 더 아름답게 느끼느냐가 둘을 구분짓는 차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