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30일 월요일

최근 어떤 게임 개발자가 스팀 대량 환불에 실망하고 게임 개발을 접었다는 이슈에 대해서

 원래 이런 떡밥 안 무는 성격인데 이 건은 좀 이상해서 찾아 봤다.

 

발단은 게임 제작자의 트위터인데 대충 이야기는 이렇다. 많은 수의 환불 요청이 있었다. 심지어 긍정적 리뷰를 포함해서. 그리고 새로운 게임을 만들만한 돈을 벌지 못 했다. 정도다.



근데 지금 이게 논점이 플레이타임이 2시간도 안 되서 스팀의 정책을 악용한게 아니냐 라는 이야기가 퍼지는 중이다. 게다가 긍정적 리뷰까지 한 녀석들이 환불을 한거면 그건 엔딩까지 보고 환불한거 아니냐 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일단 개발자가 말한건

 

1. 환불이 많다.

2. 긍정적 리뷰를 한 경우도 환불을 했다.

3. 돈을 못 벌었다.

 

 

이 정도다. 여기서 환불한 사람이 엔딩 본 사람이란 소리도 없고, 긍정적 리뷰를 본 사람들이 죄다 환불 했다는 것도 없으며, 스팀의 정책이 악용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물론 스팀 2시간 환불 정책은 플레이 타임이 짧은 게임에는 그리 유리하지 못 한 구조다. 그런데.

 

 

내가 이 게임의 스팀 페이지를 가 보니, 제작자는 지금 논란이 되는 게임 말고도 이미 두개의 게임. 그러니까 총 3개의 게임을 스팀에 팔고 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스팀의 정책을 몰랐다? 그럴리가 있나?

 

게다가 정작 해당 게임에는 긍정적 리뷰의 환불 건은 없다. 다른 두 건의 게임 중에 일부가 있긴 한데 그것도 지극히 적다. 애초에 리뷰를 달은 유저가 환불을 요청한 건이 적다는 소리다. 오히려 부정적 평가가 환불을 하는게 쉽게 보인다.


또한 논란의 게임을 포함해서 총 세개의 게임은 공통적으로 리뷰를 올린 유저들의 플레이 타임이 짧았다. 그냥 원래 플탐이 짧은 게임이었다. 그럴거면 그냥 쭉 하나로 만들었어야 하지 않나? 2시간 환불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면서 일부러 2시간도 안 되는 게임을 3개씩이나 만든다고?

 

게다가 리뷰들 공통적으로 단순 공포 워킹 시뮬레이터에 점프 스케어 구간이 조금 있는 정도라는 이야기가 있다. 즉 게임이 3개가 진행이 같고, 2시간 이내에 클리어 가능하고, 공포 게임이라는 점이다.


애초에 공포 게임은 취향이 진짜 갈리는 장르이고, 무서워서 클리어 못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이 일단 플레이는 해 봤는데 못 하겠어서 환불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근데 문제는 지금 이 건이 각 커뮤니티에서는 스팀의 2시간 환불이 개발자를 죽이네 사람들 양심이 없네 이런 소리가 나도는데, 환불을 한 사람들을 2시간내 환불 정책과 제작자의 2시간 이내 게임 볼륨과 겹쳐져서 악의 축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정작 개발자는 환불이 많다. 긍정적 리뷰를 한 사람도 신청했다 (극히 적어서 발견하기 힘들 정도지만) 돈 못 벌었다 이 정도 뿐이다.


돈도 왜 못 벌었는지 구체적인 이유가 안 나와 있다. 다음 제작비만큼 못 번건지. 아니면 이전작 개발비도 못 번건지, 도난카드 리셀러 환불 때문에 손해를 본건지 가타부타 말이 없다.

 

 

 워낙에 커뮤니티의 무지성 비판이야 늘 봐 오던 일이라 별로 놀랍지는 않으나, 세상에 이렇게나 단적인 정보를 가지고 무조건적인 혐오를 양산하는게 가능하다는게 진짜 한심해 보일 뿐이다.


스팀의 2시간 환불이 오늘 어제 일이던가? 몇년 되었지? 적어도 5년은 된걸로 아는데 말야. 근데 스팀이 이걸 모를까? 환불 악용 유저들 환불 못 하게 하는 정책도 펼치고 있는데? 스팀의 관리책임인 밸브사도 다 안다. 그리고 대응도 하고 있고.


오히려 그 두시간 환불과 세일 정책 덕분에 인디게임이 자리 잡기 쉬운게 스팀 플랫폼의 특징이고 그래서 인디게임이 스팀에서 유리한것이며, 그렇기에 인디게임사가 플랫폼을 선택한거다. 여러개의 플랫폼 중에서 스팀 플랫폼을 말이다.


근데 그 게임이 스팀에서 그리 유리하지 않은 플레이 타임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플랫폼 변경을 고려 해야 하는 일이다. 게임을 앞서 두개나 낸 사람이 세번째로 개발하면서 그 사실을 모를리가 없다

 

그렇다고 환불 신청한 유저가 모두 나쁜 놈들인가? 앞서 이야기 했지만 공포게임은 정말 하는 사람만 하는 장르라서 못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환불율이 높은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환불 신청한 사람들이 전부 엔딩 보고 환불 했는지 아닌지에 대한 언급은 개발자도 안 했고, 어디서도 통계나 자료 근거가 없는데 오로지 게임이 2시간 안에 클리어 가능하다는 이유 만으로 무조건적으로 환불 한 사람들을 엔딩을 본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니까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나쁜 놈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근데 그게 누군지는 모르는 상황이고. 그냥 누가 나쁘면 되는 꼴이다.


이게 커뮤니티의 무서운 점이다. 누가 나쁘데 라고 하면 그게 왜 나쁘다고 알아 볼 생각 없이 거기다가 말도 안 되는 살을 붙여서 와전시킨다. 근거도 없이 억측이 난무하고, 일단 나쁜놈을 만들고 공격하면 기분이 좋으니 우르르 몰려든다.



그저 개발자가 메이저 장르도 아닌 게임을 2시간 플레이도 아닌 걸 세개나 만들면서 환불 땜에 돈 못 벌었어(구체적으로 얼마나 못 번지 언급 안 함), 긍정적 리뷰도 환불 했어(거의 없음. 부정적 리뷰가 더 잘 보임), 너무 많음(얼마나 많은지 언급 안 함) 이라 정확한 데이터도 언급 안 하면서 투덜대는건데 이걸 개발자를 죽였네 내쫓았네 이런 식이 되는거다.


심지어 개발자도 갑자기 이게 이슈가 되니까 놀랐는지 수습하려고 하는 말에서도 전혀 수치를 언급 안 하고 있다. 팔로워가 300도 안 되니까 이게 이렇게 논란이 될지 몰랐다고 하는거 보면 걍 단순 투정을 커뮤니티가 죄다 퍼 날라서 커진거다. 개인 트위터에서 투덜댄걸 말이지. 게임도 마찬가지로 리뷰가 300을 겨우 넘는다. 논란이 된 그 게임만 500개를 넘는 수준이고. 아니 논란이 되어서 포럼에서 불쌍하니 사 줘야 겠다 라는 여론이 생겼는데도 고작 리뷰가 500개에 불과하면 그냥 그 정도 게임인거지 뭘 기대한건데?


게다가 아직도 트위터에서 투덜거리는걸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이 있나? 진짜 이게 트위터에서 나온 정보라는 걸 알면 인식 자체가 바뀌었을텐데? 트위터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인간이 거의 없는 작금의 상황에서 당사자가 뭐 스팀의 번혁과 잘못된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를 한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커뮤니티는 이 난리인가? 

 

 인터넷은 이게 문제인게 지들 취향에만 맞으면 개소리도 쉽게 퍼나른다. 그게 사실인지 맞는 소리인지 어떤지 검증조차 없이 말이다. 거기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지. 여전히 커뮤니티들은 지들 의견에 반대한다고 비추 테러 하고 나쁜놈으로 몰고 가 놓는게 일상이다.



보다보니 정말 한심해서 쓰는거다. 집단 지성의 허상도 깨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정작 집단 지성은 안 좋은 쪽으로만 작용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