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뮤니티에서 본 글들이 너무 충격적이라 글을 쓰지 않을수가 없다.
첫번째 글은 평범한 맛의 식당에 3점을 줌으로서 배달 거부를 당한 이야기에 당연히 문제가 없으면 5점을 줬어야 한다는 반응들.
두번째 글은 리뷰 이벤트로 받은 서비스 음식은 괜찮은데 정작 주문한 음식이 형편없을때도 5점을 줘야 하는가에 대해 당연히 서비스를 받았으니 5점을 줘야 한다는 반응들.
언제부터 5점. 백점 만점이 50점만 넘어도 되는 세상이 된것인지. 이런 멍청한 풍조에 동조하면서 5점을 주지 않는 측을 오히려 매도하는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다.
팃포탯 게임이란 것이 있다. A와 B가 협력을 하면 A와 B는 3점을 가져 가지만, 둘 중 하나라도 배신을 하면 배신한 쪽이 5점을 갖고 배신 당한 쪽은 0점, 둘 다 배신일 경우 양측 1점 밖에 가져가지 못 하는 신뢰 테스트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가장 점수를 많이 받는 방법은 교활하게 머리를 굴리는게 아니라 우직하게 처음엔 상대에게 협력하되 다음에 똑같은 상대와 만날때는 상대가 이전에 했던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는 것이다. 즉 상대가 배신을 하면 다음에 똑같이 배신을 하는 것이다.
작금의 평점 시스템은 변질된 팃포탯 게임과 같다. 판매자 측은 무조건 5점을 가져가려 하는 상황이다. 상대방의 신뢰든 뭐든 상관없이 일단 5점만 받으면 장땡이다. 반면 구매자 측은 받은 상품에 따라 1~5점을 되돌려준다. 상품이 형편 없으면 1점. 상품이 너무 좋으면 5점을 줄 수도 있다. 보통이면 당연히 3점을 줄 것이다. 정상적인 팃포텟 게임이라면 3:3으로 둘 다 평범하게 승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작금의 평점 시스템이 평범함 이상을 요구하는 5점에 가까워야 이득이 나는 상황이기에 판매자는 무조건 5점을 요구하고 5점을 주지 않은 소비자를 배신하는 행위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소비자는 자신이 받은 느낌이나 의지,생각과는 달리 압도되는 분위기 속에서 억지로 5점을 주게 된다. 그래서 그냥 평범한 수준의 상품이지만 딱히 문제만 없다면 5점인 기형적인 구조가 암묵적으로 강요되고 있다. 그러나 이건 매우 병신같은 짓거리다.
왜냐. 서비스의 품질,상품의 품질이란 무분별한 올려치기를 통해 발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의 수준을 판매자도 명확히 인지해야 적당한 가격 변동 또는 품질의 상승을 고려하기 마련인데 허울뿐인 5점에 취해 버리면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유지해야 살아남을수 있는지를 알수가 없다. 자기객관화가 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뿐더러 설령 아무리 의심하고 검증하고 싶어도 충분한 데이터가 없으면 나아갈 방향을 찾지 못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평점만을 기반으로 제품을 쫓기 보다는 제품의 상세한 평가를 들어야 하는데 서로 그럴 생각은 않고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5점을 뿌려대니 객관적이며 구체적인 상품의 평가는 뒷전이 되어 버리고 너도 나도 거짓된 5점에 속아 결국 기껏해야 3점짜리지만 무난한 5점이라며 자기 합리화를 해 버리고 만다. 무분별한 5점 뿌리기는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행위가 결코 아니다.
리뷰 작성을 빌미로 제공하는 서비스 음식은 더 심각하다. 서비스는 리뷰 작성을 해달라고 제공되는 것이지 5점을 달라는 이유로 제공이 되는게 아니다. 만약 5점을 받기로 서로 합의가 된거라면 그건 더 큰 문제다. 공정한 경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품의 질에 상관없이 5점을 줘 버리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평가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상품이야 어찌되든 서비스를 줘서. 5점을 유지하는게 유리해지고 결국 상품의 질은 형편없거나 낮은 수준에서 눈속임 5점만 남게 될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서로 서비스를 남발하게 되고, 불필요한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들어가는 자원 때문에 본질적으로 팔아야 하는 상품의 질적 향상은 뒷전이 되버리게 된다. 너도나도 서비스를 남발하여 5점을 받아봐야 그게 소비자에게 대체 무슨 의미이며 실상 소비자는 자신의 재화를 소비하여 그 재화 수준에 맞는 상품을 구매할수 있어야 좋은건데 수준에 못 미치는 상품을 받아놓고는 서비스 좀 받았다고 이득이라 생각한다면 정말로 멍청한 생각이다. 차라리 그럴거면 냉동식품이나 레토르트 식품을 먹는게 더 싸고 이득이다. 어떤 환경에서 조리되고 유통기한을 얼마나 지키고 맛의 퀄리티가 일정한지도 알 수 없는 모험을 하기 보다는 그냥 시중에 판매되는 기업 상품이 안정적일 뿐 아니라 여기서는 불필요한 거짓을 할 필요도 없다. 자신이 지불한 만큼 합당한 상품을 받아야지 고작 서비스 받았다고 가치를 저울질도 못 하는 사람이 이토록 넘쳐난다는 사실이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다.
팃포탯 게임으로 봤을때 판매자가 5점을 가져가고 서비스를 받은 구매자가 3점을 가져간것도 아니다. 물론 일시적으로 판매자는 5점의 이익을 취한 것은 맞지만 결국 구매자는 거짓된 5점을 주었을 뿐 재구매 의사는 없을 것이고, 구매자 역시 자신이 지불한 가격에 합당한 제품을 받은 것이 아니기에 3의 이익도 없다. 문제는 그 평점만 믿고 구매할 피해자들이다. 그들은 이 팃포탯 게임에서 앞서 배신을 한 두 사람에 의해 일방적인 배신을 당할 사람이다. 최소한 거짓된 리뷰를 준 사람은 1점을 받을지라도 그 뒤의 사람은 그런 이득조차 없다. 둘 다 배신을 했기 때문에 신뢰는 무너지고 이후 다른 구매자들이 하는 행동 역시 상대가 한 행동을 따라하게 된다. 서로 배신을 하게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대체 왜 이 점수제를 마치 절대평가처럼 쓰고 있냐는 거다. 검정고시처럼 60점 넘으면 합격 이런거면 그냥 합격 내지는 기준치 충족 정도로만 매기면 되는데 60점 넘었다고 100점을 줘 버리는건 대체 무슨 맛탱이가 간 짓거리냐는거다. 60점 이상 70점 이하면 딱 그 정도 점수만 줘야 하는데 이걸 100점 줘 버리면 이 점수제의 신뢰성이 있겠냐고. 소비자 스스로 신뢰를 깎아 먹는 짓거리를 하니 서로서로가 믿지 못 하게 되고 마는거다. 이런 멍청한 짓거리를 대체 누가 먼저 시작한건지 근원을 찾아 뿌리 뽑고 싶을 정도다.
그나마 이런 멍청한 생각을 하는 것이 40~50대 이상이라면 차라리 낫다. 그런데 5점이 국룰이요 서비스를 받았으니 당연히 5점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얼간이들이 20대라면 정말 끔찍한 일이다. 그런 멍청한 생각을 하는 자들은 공정한 경쟁 어쩌구 할 자격이 없다. 시스템의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공범이나 다름 없으면서 그 행위가 문제가 있음을 자각도 못 한다면 공정이고 나발이고 올바른 판단이나 가능하겠냐. 시스템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데 동조한 이상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는 것들이다.
이게 꼭 음식만 이따위인것도 아니다. 음식처럼 개인의 기호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게임도 잘 보면 수준 낮은 게임인데도 공짜 게임이라는 이유로 5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엄청 많다. 심지어 빠심에 이유없이 5점을 부여한다거나 lgbt,pc적이라는 이유로 5점을 주고, 아무 내용도 없지만 그냥 그림이 좋다는 이유로 만점, 제작자를 좋아해서 만점 등 별별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5점이 난무한다. 물론 반대의 사례도 있는 것이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점수를 깎아 먹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 점수 시스템은 표본이 많고 정직한 참여자가 많을수록 본래의 점수에 가까워진다. 배달앱 리뷰 점수처럼 5점이 국룰이라느니 당연히 5점 줘야 한다느니와 같은 멍청한 경우만 아니라면 점수는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문제는 흐름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마치 5점이 아니면 기준 미달이라는 것 처럼 받아들이는 자들이 마찬가지로 고작해야 3점 턱걸이 수준을 자격증 시험 합격 마냥 5점을 줘 버리는 이 멍청한 행위가 끝없이 반복되는 한 이 문제는 절대 고쳐질리가 없다.
소비자가 현명한 선택을 하고 불합리한 부분에는 확실히 비판적이어야 개선이 될텐데 그럴리가 없다. 애초에 그 배달앱을 쓰는 자들이 대체 어떤 자들이겠는가. 몇천원 쿠폰에 눈이 어두워 우르르 몰려간 자들이고, 본래 자신들이 받아야 할 상품보다는 그저 몇천원 이득에 더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기에 바뀔리가 없다.
한 나라의 국민성을 보려면 그 나라의 정치를 보면 된다 라는 말 처럼 커뮤니티나 배달앱 등의 이용자들의 성향을 보려면 추천,반대나 별점을 보면 된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