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중요 캐릭터들 목소리를 다 들은건 아니지만 대충 스켈리게랑 노비그라드 왔다갔다 하며 들은 음성으로 느낀점.
일단 더빙의 성우 할당은 완벽에 가까웠다. 단델라이언과 졸탄 치베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아 이거는 정말 느낌을 살리기 위해 많이 신경썼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특히 단델라이언은 그 깝죽거리고 방탕한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성우분이 더 있었겠지만 단델라이언의 외견과 느낌, 중세스러우면서도 젊고 무모한 느낌을 살리는데는 엄상현님이 적격이라고 나도 생각한다.
여성 성우는 주요 캐릭터의 목소리를 아직 못 들어 봤는데 하필 2회차가 스켈리그로 넘어가는 중간 쪽이라서 예니퍼도 키아라나 트리스도 만날 일이 없는데다 아직 레벨 노가다를 해야 하다 보니 잡다한 서브퀘에 묶여서 아직 메인을 진행 할 수 없었다.
그렇긴 해도 서브퀘를 하면서도 종종 느끼는 것이 배역 하나하나가 대충대충 넘어가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퀄리티라면 주요 캐릭터 성우 배정도 별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 된다.
그런데 아마 많은 사람들이 느끼기에 가장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게롤트의 목소리일터인데, 이 게롤트 성우분의 연기에 대해서는 나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목소리만 들어보면 영어 더빙의 성우 목소리와 매우 유사하여 톤을 낮게 깔기만 해도 거의 똑같은 느낌을 받는다. 굳이 허스키하게 내지 않아도 낮게 까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점에서 성우 배정 자체는 아마 옳은 선택이었을거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연기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은데 영어 음성의 게롤트는 위쳐3를 기준으로 노신사,인생 달관한 아저씨라는 느낌에 딸같은 시리를 찾아다니기에 젊은 느낌은 받기 힘들다. 실제로도 2까지 없던 수염을 달고 나오는게 위쳐3인지라 영어 음성이 주는 느낌이 가장 위쳐3의 게롤트 이미지에 가깝다. 중간에 나오는 개그성 대사인 아 이런 놈들 만날때마다 1크라운씩만 받았어도 라는 것처럼 별별 이상한 놈들을 봐도 너무 많이 봐서 지겹다는 식의 반응이 나온다.
그런데 한국어 더빙판의 게롤트는 목소리 톤이 높아서 위쳐3보다는 1이나 2에 가깝고 좀 젊은 30대 게롤트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점이 더빙판에 이질감을 느끼게 되는 요소일텐데 영어 음성을 먼저 접한 쪽이라면 영어 음성이 미리 깔아놓은 노신사 게롤트라는 이미지가 강할텐데 이후 더빙판을 들으면 왠지 억지로 목소리를 갈아내서 내는 허스키한 음색과 높은 톤이 매치가 되지 않아 늙은 척 하는 게롤트란 느낌이 든다.
예컨데 영어 음성 게롤트는 위쳐에게 덤비는 머저리들을 보면 하아 또 이 지랄이네 라는 느낌이고
한국어 더빙 음성 게롤트는 감히 니들이 나한테 덤벼? 하는 느낌에 가깝다. 아마 사펑2077을 했더라면 조니 실버핸드의 그 미친 야생마 같은 느낌이 임프린팅 되어 있기에 더욱 그런 느낌을 받기 쉬울수도 있고 말이다.
그래도 듣다 보면 그냥 기운빼고 낮은 톤으로 대화하는 경우는 자연스럽게 영어 음성쪽과 비슷하기에 그냥 플레이해도 별 문제도 없고 크게 껄끄러울 일도 없다. 물론 그 연기가 좀 일관성이 있지 못 하고 들쑥날쑥 하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리고 별개로 살짝 아쉬운 점이라면 사펑2077의 더빙이야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크게 문제는 없는데 위쳐3의 경우에는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세물 특유의 뉘앙스을 살려주는 그런 점이 부족한게 좀 아쉽다. 노예제가 있고 귀족에 계급 사회이기에 나는 어디의 누구누구다 라고 말하는 그 건들거림?뻔질나는 느낌. 감히 네까짓게 나한테 말을 거느냐? 내가 누군지를 알고서도? 하는 상태에서 아 그래? 근데 나는 리비아의 게롤트, 위쳐인데? 라고 역으로 까는 그런 중세식 기싸움 느낌. 그걸 한국어 더빙으로 느낄수 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좀 더 진행하면서 더빙을 찬찬히 즐기고는 싶은데 위쳐3가 워낙 컨텐츠가 방대해서 이미 질려버렸기 때문에... 2회차는 손이 안 가는 터라 나중에라도 다시 진행하게 된다면야 그때 엔딩까지 보고 감상을 다시 쓰던가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