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3일 화요일

그럼 다들 편법쓰면 되겠네

이 말은 내가 과거 이명박bbk사건 관련하여 이글루스 뉴스밸리에서 불법 아니니 문제없다며 떠들던 사람들의 글을 보고는 떠올린 생각이다.

물론 정말로 이런 생각을 하며 사는건 아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렇게 다들 편법이나 쓰고 다닌다면 참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가 볼만 하겠네 라며 비아냥에 가까운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생각은 최근 조국 관련 뉴스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가 불법 아니니 문제 없다라는 말을 보고 다시금 떠올리게 됐다.

내가 저 꼬라지를 보려고 민주당에 표를 주었나 하는 의문? 실망? 나 스스로도 정의 내리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더러운 기분이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을 참을 길이 없었다. 불쾌하다. 너무나도 불쾌하다. 내가 불쾌하다고 여긴 것이 나와 대치되었던 상대로부터 느껴지는게 아니라 그동안 나를 현혹시켰고 또한 나같은 무리들을 끌어들인 그 존재들로부터 거리낌없이 쏟아져 나오는 그리고 여과없이 자정없이 통용되는 발언이 되었다는 점에서 지극히 불쾌하다.

나는 저번 지선으로부터 더 이상 민주당과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거두어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참을수 없이 역겨운 감정만 올라온다. 이런 작자들이 지금까지 무슨 낯짝으로 정의로운 척이란 척은 다 하고 다녔는지 역겨울 따름이다.

자신이 비판하던 대상이 자신이 되든 자신이 지지하던 사람이 되든 그 무엇이든간에 사람은 자신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기준을 지키려고 노력을 하던지 아니면 기준에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발을 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이 누가 보더라도 진정성을 인정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 하고 있다. 조국이나 민주당이나 민주당 지지자나 모두 다.

나는 이런 끔찍한 내로남불의 이중잣대들이 넘쳐난다는 점에서 환멸을 느낀다. 나만 정직하려 노력하는가? 나만 깨끗하려고 노력하는가? 나만 문제 안 일으키고 살기 위해 노력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다수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의로움과 평등, 공평을 추구하는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부는 그런 가치관을 내세워 이익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몰라라 하고 있다.

내가 가장 우려스러워 하는 것은 사람들이 더 이상 평등,공정,정의와 같은 가치관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는 것에 있다. 전부 그놈이 그놈이다 라는 생각으로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 그 걱정은 이명박때도 똑같이 했던 걱정이었다. 그 때 했던 걱정을 똑같이 하게 될 줄은 정말 상상조차 못 했다. 도덕적 해이도 정도가 있어야지. 스스로가 한 말을 스스로가 부정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걸 애써 실드치고 있는것을 보면 대체 뭘 위해서 싸우고 있냔 말이다. 단지 권력이 자기들에게 없어서?

더럽다. 정말이지 더럽다. 그렇게 깨끗한 척 고상한 척은 다 하면서 뒤로는 지들끼리 다 해 먹고 앞에서는 안 그런척. 다른 놈이 하다가  들키면 몰아가고 자기가 들키면 모르쇠고. 이러니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거지.


더군다나 교수끼리 스펙 품앗이를 보면서 느끼는게 정말 하나도 없는건가? 이건 반지성주의의 결정체다.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실력의 사람들이 고등직에 올라야 사회가 전반적으로 이익을 본다. 그러나 이런 스펙 품앗이를 통해 자질도 안 되는 자들이 타인의 기회를 짓밟고 올라설 경우 전반적인 질이 떨어진다. 그리고 이런 행위가 반복 될수록 그 학계 및 고등직들의 수준은 점점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 나아가 기회를 얻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의 정당한 기회는 보상 할 길이 없고 박탈감만 남아 진출하려고 하는 의지마저 꺽어버리게 된다.

내가 비록 한국의 무시무시한 노력전선으로부터 스스로 떨어져 나간 사람이긴 하나 최소한 경쟁에서 패배할지라도 노력의 결과로 패배해야 할 것을 이런 식으로 노력과 상관없는 곳이서 차이가 갈려버리면 상실감이 클 것이란건 이해하고 있다. 정말로 이게 불법은 아니니까 괜찮다고 할 이야기인가? 정유라때도 박탈감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 사건은 스케일부터가 완전 다르다. 누군가가 멋대로 권력을 이용해서 해 먹은 것도 화가 날 지경인데 알게 모르게 수혜를 보는 사람들끼리 이용 해 먹은 방식. 일반인들은 알지도 못 하고 쓰지도 못 할 방식을 많은 놈들 그것도 지식인이라 불리는 계층에서 적극적으로 해 먹은 짓거리인데 불법이 아니니까 괜찮다? 나같이 노력다운 노력도 안 해본 사람도 뭐가 잘못된 것인지를 아는데 어찌 모른척이 가능하단 말인가?

그러고도 법의 권위와 실행력이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어불성설이다. 다들 편법 쓰면 된다는 것을 위에서부터 몸소 보여주고 있는데 누가 법을 고분고분 지키려 한단 말인가?


서비스직을 하면 여러 부류의 사람을 본다.정상인, 약소하게 비정상인, 법 없이도 살 법한 예의를 갖춘 사람. 법 좀 없었으면 하는 무뢰한,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듯이 고요하게 있다가 불만이 생기면 뼈속까지 파고드는 사람, 그리고 법을 자기 좋을대로 갖다 붙여서 악용하는 인간 쓰레기들. 이 중 가장 골치 아프고 짜증나고 사람 열받게 하는 것이 바로 뭐만하면 법을 들먹이며 정작 지들이 어긴것은 모르쇠하는 놈들이다. 난 지금까지 이런 머리 나쁜 인간들은 특정 정당 지지자에서 주로 보았었다. 그런데 이젠 특정정당 이라 할 필요도 없을 듯 싶다. 이제 몇년안에 좌우를 막론하고 이런 골빈것들을 자주 볼 수 있게 될테니까. 윗물이 고와야 아랫물도 고운데 윗물 아랫물 옆물 지하수 빗물 가릴것 없이 정상적인 것들을 찾아보기 힘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