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1일 토요일

테라리아 5일 정도 플레이 감상

PS4로 테라리아가 올라 왔는데 가격이 PC나 모바일판보다 대략 3배 정도는 더 비싼것 같지만 딱히 모바일이나 PC로 할 생각은 없는터라 그냥 구매했다.


이하 테라리아 감상.

게임을 시작하고 처음 느낌은 그냥 노멀했다. 캐릭터를 만들고 월드를 만들고 아직은 감이 안 와서 전부 쉬운 난이도로 설정 했다. 아마 앞으로 난이도를 더 높일 이유는 없을거라 별 상관은 없다. 마인크를 할 때도 난이도를 높게 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으니까.


첫 월드에 들어간, 크기는 가장 큼인 대륙의 느낌은 그냥 저냥이었다. 일단 스테이터스창을 보며 마인크와 비교를 들어갔는데, HP는 있지만 공복도가 없다는 점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건 나중에 들어서서는 별로 좋지 않았다. 공복도가 없는 것은 편하기는 하지만 게임속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감각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인크나 드퀘빌이나 공복도 자체는 처음에는 압박이 들어가지만, 동물을 사육하고, 농작물을 길러 밭을 가꾸는 점에서는 내 세상이 만들어지는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반면 테라리아는 배가 안 고프니 채집을 할 일이 없고, 채집 마저도 집을 만들고 상인을 데려와 물건을 구매해야 하는터라 내 마음대로 세상이 확장된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아무튼 공복도가 없다는 건 처음에만 좋았고, 그 다음으로 좋다고 느꼈던건 크리퍼가 없다는 점인데 난 마인크에서 크리퍼는 정말 극혐이었다. 대부분의 몬스터는 내가 간단하게 벽을 쌓아 날 보호하면 그만인데 크리퍼는 그게 안 되니까.

그러나 이것도 딱히... 좋은건 아니었던게 이 게임은 크리퍼 같은 몬스터는 없는 대신 몬스터 등장 확률이 지나치게 심하다. 가만히 있는데 주변에서 좀비 떼거지가 들어오지 않나 낮에는 슬라임이 뗴거지로 몰려 오질 않나. 블러드문이 아니다. 블러드문이었으면 블러드좀비라고 했겠지. 몬스터가 출현하는 횟수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그렇다고 이걸 세세하게 설정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보스라는 새끼들은 벽을 그냥 뚫고 오는터라 벽같은건 만들어 봐야 무용이고, 아레나 같은 걸 만들어야 하는거 같은데 지금은 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처음에 주어진 채집도구로 나무 찍고 땅 파고 하면서 장비 내구도가 안 닳는건 마음에 들었다. 마인크가 별로였던건 그 점이 마음에 안 들었던건데 매번 장비를 만들어 줘야 하는게 피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이것 역시 일장일단이 심하다.


마인크는 장비의 내구도가 존재하는 대신 재료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그러나 테라리아는 장비 하나를 만드는데 수십개의 재료가 필요한 주제에 재료는 더럽게 적게 모여 있다. 마인크랑 방향성이 달라서 테라리아가 더 좋다 라고 할 수 있는 점이 없다. 왜 이렇게 꼭 하나의 장점이 있으면 거기에 단점을 달아 놓는지를 알수가 없다.


아무튼 땅 파고 내려가다 보니 몬스터가 너무 득시글하여 어쩔수 없이 올라와 벽을 쌓고 집을 만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블록을 설치 해 줘야 하는데 기존의 맵에 있는 블록은 집 블록으로 인정을 안 해준다는 것을 한참 뒤에나 알게 되었다. 아니 시발. 그걸 어떻게 알라고. 당연히 블록이 있으니 적용 되겠지 했지. 마인크나 드퀘빌은 3D라 공간만 잡아 놓으면 집으로 인식되는데 이건 뭔 자연산 블록이랑 인공 블록을 구분하고 난리야. 아무튼 여기서 점점 첫인상이 구겨지기 시작했다.


가이드라고 하는 놈은 별 쓸모도 없고 자꾸 돌아다니기만 해서 걍 가둬 버렸고, 난 계속 땅을 파 가면서 내려 갔다. 맵 구조는 마인크랑 크게 다르지 않게 상자가 있는 버려진 폐가 같은 공간이 있고 그런 곳을 돌면서 템 파밍을 하고 마인크랑 딱히 다르진 않더라. 다만 처음 만든 월드는 걍 재미없고 내 연습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 금방 나와서 작은 월드를 새로 하나 만들었고, 지금은 그곳 위주로 플레이 중이다.


새로 만든 월드에서 이전 대형 월드랑 플레이는 비슷하게 하는데 게임이 진짜 뭐 별거 없다. 걍 맵에 쓸만한건 없고 몹만 득시글하고, 마인크는 그래도 땅 파고 들어가다 보면 동굴처럼 넓게 펼쳐진 곳이 있는데 이 게임은 뭔 물만 가득하고 넓게 펼쳐진 쓸만한 공간 같은 것도 없다. 다 좁아 터져서는 몹 아니면 물 아니면 벽이다.


그래도 그냥 생존 서바이벌 크래프트 타입이라 플레이 하기는 했는데 계속 하면서 아 씨 뭐가 나랑 안 맞는데 라는 생각이 너무 지배적이었다. 그건 지금도 그렇다. 이 겜 나랑 진짜 안 맞는다.


일단 몹이 지랄맞게 많이 몰려 오느라 마인크에서 만들었던 함정을 만들까 싶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네?

몹이 익사를 안 한다는 점이다. 마인크에서는 그냥 내가 레드스톤이니 장치니 하는 걸 만들지는 않아도 일단 몹을 가두리양식처럼 몰아서 물에 빠뜨리면 알아서 죽었는데 여기 몹들은 안 죽는다.

몹을 가둬서 팰 수는 있지만 함정을 설치를 못 하니 그냥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마인크는 레드스톤만 캐면 장치든 뭐든 만들수 있었는데, 아니 레드스톤 없어도 장치 정도는 만들수 있었을텐데 이 게임은 그 회로 마저도 상인을 데려 와야 해서 짜증난다. 뭐 이렇게 하나하나 세세하게 막혀 있는 고자같은 게임이 다 있냐.


아무튼 좆같아서 그냥 PS4에서 가능한 아이템 증식법을 써서 백금석 증식시켜 장비를 마련하고 그냥 저냥 돌아다니다가도 할거 없네 답 없네 싶어서 악마의 눈 잡아다가 수정체로 보스 소환 템을 만들었다. 크툴루의 눈이란 보스가 나왔는데 체력이 300도 안 되서 그런지 진짜 잡기도 짜증나서 첫 시도는 포기했다. 근처의 뭔 던전인가 하는 곳의 저주받은 노인네는 해골을 불러오는데 그것도 잡는거 짜증나고.


게임이 몹만 득시글하게 사냥만 강조하고 크래프트를 등한시하는터라 완전 별로다. 크래프트야 되지만 문제는 조합식이 지랄맞게 많고 아이템도 많아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이드에게 제작 가서 재료 올려 놓고 뭘 만들수 있는지를 하나 하나 확인을 해야 해서 짜증난다. 마인크는 존나 심플하고, 드퀘빌은 제작 리스트가 나오는데 말이지. 물론 드퀘빌이야 여기서 제일 후발주자긴 하지만.


암튼 돈은 아까우니 어떻게든 진행하겠다고 장비도 많이 맞추고 회복 포션도 구하고, 이것저것 준비를 해서 크툴루의 눈을 다시 한번 불러다가 잡긴 했는데 별 감흥이 없다. 보스전이 그냥 마구잡이다. 마구잡이. 진짜 게임을 건성건성으로다가 만들어서 뭔놈의 보스전이 이렇게 거지같냐고. 패턴이 있어야지 그냥 무작정 몸통박치기만 디립다 시키냐? 그것도 적은 더럽게 커서 공격 판정도 미친듯이 큰데 말이지.


크툴루의 눈을 잡고 땅 파고 들어가서 뭔 심장같은거 깨니 크툴루의 뇌가 나오는데 이건 더 답이 없다. 뭔놈의 몹 소환을 씨발 끝도 없이 해대는지... 이 게임 진짜 어떤 멍청한 새끼가 만들었냐. 생각이란걸 하긴 했냐. 3D게임도 아니고 2D게임에서 이따구로 노답을 만들어 놔?

아니 최소한 내가 백금 무기를 들고 있으면. 그게 구할 수 있는 광석 중에서 가장 강한 무기라면 어느 정도 쓸모는 있어야 할 거 아냐. 근데 보스 HP는 드럽게 많고 난 뭐 그놈의 하트 조각을 존나 찾아야 하고 보물상자도 찾아야 하고


게임이 쭉 파밍 파밍 파밍만 추구하고 크래프트 쪽으로는 조건만 빡세고 재미가 없다보니 심각하게 답답하다. 그렇다고 전투가 재밌는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렇다고 마인크를 하자니 그건 더 별로고, 차라리 드퀘빌3가 나올걸 기다려야 하나 싶은 상황이다. 드퀘빌2는 개선된 점은 있더라도 1보다 퇴화된 점도 많아 도토리 키재기 DLC지랄만 심해서는 차라리 1을 다시 하는게 더 나을거 같은 상황이지만 1은 또 1대로 패치를 업데이트 하지 않아서 걍 손해고. 하여간 스퀘어 에닉스 이 새끼들은 진짜 좆같은 새끼들이야.


5일차 감상. 더럽게 재미없다.


좀 더 하다가 그래도 못 해 먹겠으면 걍 라이자 아틀리에로 건너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