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6일 일요일

코로나 지원금, 정보의 빈부 격차

재난기본소득, 코로나 지원금과 관련된 이야기다.


코로나 지원금 관련된 민원 전화를 받으며, 그리고 인터넷에 올라온 코로나 지원금 사용 이야기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일단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경기도 재난 기본 소득인데 이게 각 카드마다 사용이 가능한 곳이 다르다거나, 본래 10억 이상 매출은 안 되는데 된다거나 하는 예외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다가, 당연히 될거라 생각했던 본래의 신용카드가 사용 가능한 카드리더기가 있는 업소임에도 쓸 수 없다던지 하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업주 입장에서도 사용자 입장에서도 사용이 가능한가 아닌가를 바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동네 커뮤니티나 맘카페 등지 쪽에서 사용이 가능한 업소에 대한 정보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처럼 정확한 정보 제공이 되지 못 하고 있는 중이다. 반면 이런 수면 밑에서 정보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상당히 안 좋은 형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한번 인식이 박혀 버리면 그곳만 찾기 때문이다. 대부분 다양한 정보를 찾기 보다는 그저 당장 쓸 수 있는 정보만 찾고 나머지는 버리는 경우가 잦다. 그럼 어떻게 되는가. 뒤늦게 지원금 사용 가능한 업소라고 홍보를 해도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 보다는 덜 효과적이게 된다. 물론 효과는 볼 수 있겠지만 빠르게 정보를 얻고 정리를 할 수록 이득을 보기에 느릴 수록 손해를 본다.

이용자도 마찬가지다. 이용자 역시 이러한 정보를 어떻게 제대로 접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지원금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알고보니 안 되서 자기 돈을 낸다던가 하게 되면 이는 손해라고 여겨질 수 있다. 올바른 정보를 습득해야 하는데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맞는 정보를 찾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그만큼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보는 사람과 이득을 보는 사람이 나뉘게 된다.



이는 지원금이 10억이상 매출을 올린 매장 내지는 대형마트를 제외하며, 해당 시군 내에서만 사용 가능이라는 예외적인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이 대중화 된 요즘에 절대적으로 로컬 쇼핑을 강요하는 지원금 카드 정책은 제대로 된 정보 제공이 되지 않는 이상 유용하게 쓰여지기 어렵다. 정보를 취합하여 정리하고 전달하는 것 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 했다. 그냥 알아서 하겠지 식으로 방관하였기에 현장에서는 혼란만 야기했다.


그냥 평상시 소비하던 대로 쓰면서 소비하면 된다 라는 의견도 있으나 이건 실질적으로 타당치가 않은 편이다.

왜냐하면 일단 나만해도 외식 소비가 거의 없는데다가 마트라곤 이 근처에는 대형마트 말고는 일반 슈퍼가 전혀 생존 해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쓸 만한 곳이 없다. 내 소비 패턴에서도 이 카드를 사용 가능한 업소가 거의 없다. 있다면 편의점 정도이나 그것도 거의 무리다. 편의점을 잘 안 가게 된 요즘은 더더욱 말이다.


차라리 교통카드처럼 쓸 수 있다면 3달 동안 써야 하는 15만원은 그나마 교통비처럼 소비 될 수 있겠으나 그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저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 상권을 살리겠다 이러는 건데 문제는 그 지역상권에서 쓸 만한 곳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설령 쓰려고 해도 정보를 찾아야 한다. 일상적으로 소비하면서 나가는 것이 아니게 된다. 특별하게 지출을 하는 형식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지금 재난 지원금 관련 하여 불만점이 가장 큰 것은 평상시 소비가 큰 사람과 소비가 크지 않은 사람의 경우 모처럼 큰맘 먹고 지원금을 이용해 소비하려 하였지만 결제가 되지 않아 자기 돈을 쓰게 된 사람들의 불만이 커진 점일 것이다. 아니 결국 내 돈을 쓰게 되잖아 라고 말이다.

줘도 욕 먹는 구조다. 물론 일을 제대로 못 했으니 욕 먹는 거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을 보며 재난 기본 소득이 아닌 평상시 기본 소득제가 적용 될 때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재난 기본 소득은 아동 돌봄 쿠폰과 비슷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동 돌봄 쿠폰보다도 쓰기가 어렵다.  일단 형태 자체는 아동 돌봄 쿠폰과 같은 형태다.


반면 다른 형태. 현금 지급 형태가 있는데 노령 수당,노인 수당이라고 불리는 기초 노령 연금이 이에 해당된다.


일단 전자의 아동 돌봄 쿠폰 내지는 지금의 재난 기본 소득처럼 지급 될 경우에는 정말 쓸데를 찾기가 어렵다. 향후 이게 연착륙하여 보편적으로 자리 잡더라도 그렇게 될 것이다. 소비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동 돌봄 쿠폰을 잘 쓰는 곳은 기본적인 재래시장이나 동네마트,주유소 외에도 이미용실,서점,병원 등에서도 쓰기 때문에 유용하다고 여기는 층이 있는 반면, 이미용실,서점,병원등을 잘 찾지 않는 사람이라면 정말 쓰잘데기가 없다. 특히 요즘처럼 책값이 비싸서 쉽게 소비하지 못 하는 상황에 E북을 주로 이용하는 층이라면 더더욱 서점을 갈 일이 없고, 이미용실 역시 자주 찾는 사람에게나 유리. 병원도 아파야 가지 안 아픈데 굳이 받은 돈을 소비하기 위해서 가야 하나 싶은 곳이기도 하니까.


따라서 이런 지역 화폐 형식으로 지급을 하면 지금처럼 사용처 구분의 문제도 있겠지만 대체 뭘 소비해야 하나 하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노령 연금처럼 그냥 현금으로 지급하면 별 문제는 없다. 물론 빈익빈 부익부처럼 주로 소비되는 곳에서만 돈이 쓰이고 나머지는 안 쓰일 것이다. 허나 지역화폐도 마찬가지. 지역화폐도 주로 쓰이는 곳만 쓰이는 건 당연한 거다. 정도의 차이일 뿐 다 마찬가지다.

다양한 곳에서 소비하고 싶어도 다양한 곳이 없다. 주변의 매장이라곤 대부분 다 비슷비슷한 업종들이 가득하고, 내가 좀 소비하고 싶은 품목이 있다 싶은 매장은 전부 인터넷 아니면 다른 지역에 있다.  아니면 내가 사는 지역에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다 하나 하나 찾아 봐야 한다.


품이 많이 든다. 소비에 품이 많이 들어 제대로 된 소비유도가 이루어지기 힘든 구조다.


지금의 재난 소득은 향후의 기본 소득제를 위한 사회적 실험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지역 화폐를 이용한 소비가 답일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기 어려워 보인다. 외국은 이 지원금을 사회적 실험이라기 보다는 일회성 피해 지원금으로 보고 있기에 더더욱 성격은 다르다. 허나 외국이 국민들에게 제공한 피해 지원금의 사용 형태를 보고 참고하는 것도 중요 할 것이다. 현금으로 지급하느냐 아니면 지역 화폐로 지급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소비가 달라지느냐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대리수령.

지금의 재난 지원금의 경우에는 1회성이지만 기본 소득이 실행 된다면 1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타인의 급여를 대신 타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아니라고? 지금 고용 장려금을 가지고 연봉 계산 장난질 하는 사람이 허다함에도 그러지 않을리가 없잖는가. 넘쳐 날 것이다. 어디 오갈데 없는 노숙자 받아다가 죽지 않을 정도로만 취급하면서 돈을 대신 받는다거나 촌동네에서는 사람 잡아다가 노예처럼 일 시키면서 마찬가지로 기본소득을 대신 빼돌리거나 지적 장애인들을 이용한다거나, 노인들을 이용한다거나, 가출 청소년을 이용한다거나 등등 그때는 기본소득 시스템이 사람장사가 되겠지.


그 다음 문제는 정보의 접근 문제다. 설령 기본소득제를 시행한다 쳐도 그것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접근 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냥 정부가 공짜 돈 준다더라 정도로만 이해 할 것이고, 그마저도 몰라서 못 받는 사람들도 넘쳐 날 것이고 말이지. 그리고 위에 언급한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점점 은폐 될 수도 있고.



그렇게 여러가지 상념이 들면서 정리 해 본 봐 기본 소득제는 결코 달콤한 이야기가 아니다. 미래의 해결책도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물론 내 입장에선 그만큼 절실한 것도 없지만 문제는 명암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아니 오히려 내가 보기엔 그림자가 더 크다. 그것도 빛을 집어 삼킬 만큼 뚜렷한 그림자가 커 보인다.



다른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기본 소득제는 너무 가볍게 간단하게 쉬운 논리로만 접근한 느낌이다. 취지는 좋지만 무릇 인간은 악하기에 순진 할 정도로 선한 취지는 쉽게 변질되기 마련이다. 차라리 이보다는 사회의 불평등과 악습 문제를 해결 하는게 어떨까 싶다. 지금의 군대 강제 징병 문제라던가. 취업 문제라던가, 출산율 문제라던가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