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1일 토요일

광고의 보상 미학

최근 모바일 게임을 하며 종종 뜨는 광고를 보며 든 생각이다.

모바일.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분류하자면 스마트폰 게임의 광고다. 모바일 게임은 과거 피쳐폰 시절의 게임도 있으므로 이 점은 구분해야 하니까.

스마트 폰 게임의 독특한 특징이라면 바로 광고다.  과거 소니가 게임내 광고 특허 관련하여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 스마트폰에서는 실현이 된 것인데 이는 스마트폰이기에 가능한 방식이 아닐수가 없다.


소니,ms,닌텐도의 콘솔 게임기의 특성은 대체로 게임을 구매하여 한다는 점이다. 즉 구매 비용 발생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게임은 대부분 무료로 받아 플레이를 한다.


스마트폰 게임의 수익 모델은 게임 구매, 광고, 게임내 부가요소 구매로 나뉜다.


이상적인 게임의 형태는 게임 구매로 끝이 나겠지만 콘솔판도 게임내 부가요소 구매를 두는 마당에 스마트폰 게임 역시 그런 수익 모델을 포기 할리는 없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기본적인 게임 구매 외에도 게임내 부가 요소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광고는 세세하게 들어가면 기본적인 광고 뷰 수익과 광고 제거 기능 판매 수익이 있지만 이 역시도 지랄맞긴 마찬가지다. 이러한 형태의 광고 시청 유도 게임들은 단순히 광고 제거 기능만 팔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부가 요소 구매를 유도한다. 광고 제거 구매가 찍먹을 유도하는 일단 해 보고 마음에 들면 정품 구매처럼 구매하시라에서 이제는 더 이상 그런 형태를 유도하지 않고 일단 해 보고 광고가 거슬리면 광고 구매 하고, 거기에 추가로 이것저것 구매 해 봐라 라는식으로 나오고 있다. 어차피 게임 구매 후 부가 요소 구매 유도나 광고 유도 후 광고 제거유도와 부가 요소 구매 유도나 거기서 거기인 개같은 짓거리인건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게임 구매가 우선인 게임 역시 광고를 유도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정도이다.

다음으로 부가요소 구매 유도인데, 대체로 가챠류가 이에 해당한다. 게임내 매력적인 컨텐츠들을 경험하게 하고 그것들을 더욱 만족스럽게 즐기기 위한 부가 요소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특징이라면


앞서 말한 구매와 광고와 겹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매 및 광고 유도는 기본적으로 부가 요소 구매와 겹칠 수 있으나 부가 요소 구매만을 세일즈 목적으로 하는 게임들은 게임 구매를 유도 할 수 없고, 덤으로 광고 유도도 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차이점에 대해서 내가 개인적으로 내리는 판단은 가챠가 도박이기 때문이다. 즉 부가요소 구매 유도 형식의 가챠류 게임은 매우 현명하게 카지노 룰에 입각하여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구매나 광고를 선택하지 않는다.


카지노 룰이 무엇이냐. 그것은 카지노에 출입한 손님이 돈을 쓰는데 거리낌이 없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일단 플레이어가 돈을 쓰는데 있어서 거리감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체 화폐가 있다. 대부분 가챠류가 쓰는 쥬얼이 그것이다. 일단 돈을 쥬얼로 바꾸고 그 쥬얼로 다른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러면 그냥 단계가 하나 더 늘어나서 복잡하거나 귀찮지 않냐 라고 나는 한때 그렇게 생각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돈과 관련된 심리학 책의 분석에서는 이렇게 대체화폐로 바꿀 경우 돈을 쓰는 감각이 없어진다고 한다. 더군다나 카지노의 무료 서비스와는 달리 게임은 정말로 줘도 그만 안 줘도 그만인 무료 쥬얼을 얼마든지 뿌려 댈 수 있다. 그것을 뿌린다 한들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손해까진 아니기 때문이다.  이 대체화폐가 많아지고 그것을 자주 사용할 수록 의존도도 늘어난다.

상대성 역시 적용된다. 천만원짜리 서비스를 구매하고 옵션을 10만원 추가하는 것과 100만원짜리 서비스를 구매하고 옵션을 10만원 추가하는 것은 감각이 다르다. 100만원쪽이 더 옵션의 비용이 커 보인다. 금액 자체는 동일하지만 이미 지불한 금액이 클 경우 후에 추가 지불하는 금액이 별거 아닌것 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또한 이미 지불한 금액을 쓸 때는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인데 이는 대체 화폐의 특성과 같다. 이미 질러버린 대체 화폐를 쓰는데는 거리낌이 없는 것이 이미 지른 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카지노 룰로 즐기는 고객에게 갑자기 광고를 들이민다면? 그것도 몇푼 수익 안 나는 것으로 플레이를 방해한다면? 플레이어는 자신이 즐긴다는 감각을 빼앗기고 만다. 일확천금 꿈의 나라인 카지노에서 곧바로 현실로 돌아오고 만다. 광고는 이처럼 플레이의 흐름을 끊고 플레이어를 현실로 돌아오게끔 만든다. 그러니 가챠류 게임은 절대로 광고를 적용하지 않는다. 만약 적용한다면 물건을 팔아먹는 방법을 모르는 멍청한 삼류에 불과하다.



그럼 다시 본래 이야기 하려한 광고로 돌아오자. 스마트폰 게임에서 광고가 없는 게임은 이처럼 찾아 보기 힘들다. 그러나 그 광고를 사용하는 방식 또한 각자 다 다르다.


광고 제거 기능에 대한 이야기는 앞서 이야기 했으니 그것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광고가 어떻게 제공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광고는 기본적으로 플레이의 흐름을 끊어먹는 요소이다. 잦은 사용을 할 경우 플레이어는 게임에 대한 몰입감을 상실함으로 광고 수익을 얻기 이전에 게임 자체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광고 유도는 강제와 선택으로 나뉘고 강제는 스테이지 형식이나 트리거 타입, 또는 배너 형태로 나뉜다. 어차피 광고는 쓰는 놈 마음대로라 배너 형태를 쓴다 해서 스테이지 형식이나 트리거 타입을 안 쓴다고는 볼 수 없기에 상황에 따라 둘 다 쓰는 게임이 즐비하다고 봐야 한다. 강제 및 선택 역시 유의미하게 나뉘지도 않는다. 둘 다 쓰는 게임이 많기 때문이다.


스테이지 및 트리거 타입은 무엇인가.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특정한 행동을 했을때 강제로 발동되는 형태다. 스테이지는 말 그대로 스테이지다. 스테이지 구분이 있는 게임은 스테이지를 넘어갈 때마다 광고를 띄우는 형식이다. 트리거는 스테이지 구분이 없는 게임에서 광고를 강제하기 위해 메뉴를 열거나 특정 행동을 취할 때 실행되는 형식이다. 주로 IDLE이나 머지류, 클리커류처럼 스테이지 구조가 없는 엔들리스 게임에서 적용된다.

배너 형태는 말 그대로 하단에 배너를 깔아 두는 방식이다. 그나마 상시 등장하여 플레이를 저해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는 플레이어 입장에선 안정적이고 덜 불쾌한 방식이다. 배너 타입 광고는 게임의 형태를 구분하지 않고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선택은 말 그대로 선택이다. 플레이어에게 광고를 보았을 때 이점을 알려주고 광고를 볼 것인지 말것인지를 선택하게 한다. 광고 선택만 제공하는 게임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리 많지 않은 광고 선택 게임들 중에서도 정말 양심적이다 싶을 정도로 운영하는 게임은 그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광고 유도의 형태에서 그나마 최상의 선택이라 한다면 플레이어가 광고를 보았을 때 내가 이득을 보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느낌은 대체로 시간과 관련이 깊다. 대부분의 광고가 캐시 구매 타입의 보너스 버프를 광고로 전환한 것인데 보너스 버프라는 것은 대체로 시간과 관계 깊기 때문이다. 예컨데 몇시간동안 얻을 수 있는 돈이나 자원, 혹은 몇분 내지 몇십분 동안 유지되는 버프 같은 것이다.

스마트폰 게임의 광고는 대체로 30초 내인데, 만약 이 광고를 보고 받는 버프가 10초 정도라면? 당연히 플레이어는 불만을 품게 된다. 가성비가 안 맞는다. 고작 10초를 얻기 위해 30초를 낭비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말이 되는 방법이라면 그 10초동안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몇분을 허비해도 얻기 힘든 경우라면 된다. 예컨데 공격력 증가 버프를 주어 몇분을 버티어도 클리어가 안 되는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기 위함이라던가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 제작자들은 이것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지고 있는 패가 바닥이기 때문이다. 광고 유도형 게임 같은 얕은 수를 써 가며 짜잘한 푼돈이나 벌려고 거지같은 게임을 양산하는 애들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컨텐츠라고 할 만한게 없다. 게임을 양산해야 하는데 양산을 하려면 필연적으로 깊이가 없다. 물론 억지로 짜내고 늘릴 수는 있다. 그런데 그건 쉽게 들킨다. 단 5분을 해도 바닥이 보이는 게임이 대부분인데 그 5분 동안 대체 몇번이나 광고 유도가 가능할까? 필사적으로 광고를 짜낸다 하더라도 6~8번 사이가 아닐까? 그런 게임이라면 1인당 6번의 광고 수익을 얻고 끝일 것이다. 천명이 해야 6천번이고 1억명이 해야 6억번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이런 컨텐츠 과포화 홍수 상황에서 다운로드는 커녕 관심조차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 최대한 플레이어가 오랫동안 눌러 앉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개발자의 목표일 것이다.


그렇지만 마인드가 그렇게 바뀌었다고 해서 뭐 해결되는건 없다. 어차피 가지고 있는 패는 없으니까. 컨텐츠가 없는데 광고를 봐서 빠른 진행이 가능하다 라고 치자. 그러면? 곧바로 바닥이 드러난다. 더 보여줄게 없다. 더 볼게 없는 게임은 유저가 빠르게 버리고 갈아탄다.

유저가 이득을 본다고 느끼게 만드는 건 중요하지만 그걸로 게임이 빨리 끝나서는 안 되는 절묘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선택형 광고의 딜레마다.

다음으로 최상은 아니어도 중책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배너다. 혹은 배너 + 광고 선택형이다. 이때 광고 선택형이 주는 보상은 정말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어도 별 상관은 없다. 어차피 사람들은 별 의미 없으면 안 하고 말 것이고, 볼지 말지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허나 위에 언급한 광고 선택형만을 유지하는 게임에서는 그래서는 수익이 날 수 없으니 그럴 수 없다. 선택 유도형은 그만큼 사람들의 호응에서 수익을 얻기에 변동이 크지만 배너 타입은 꾸준한 수입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아도 변동이 크지 않아도 괜찮다. 이 타입의 유저들은 안정성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하책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광고 강제형이다. 이건 뭘로 보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빈도가 많든 잦든 진행중인 게임을 끊어버린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도 아주 답이 없는건 아니다. 광고를 강제는 하되 플레이에서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등장하면 큰 불만은 생기지 않는다. 예컨데 스테이지를 진행해야 하는 타입에서 게임오버가 되었을 때 메뉴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광고가 뜨거나, 플레이어가 메인메뉴나 로비 같이 직접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고 쉬는 공간에서 광고를 띄우는 방식이다. 확실하게 쉬어간다 라는 느낌이 있다면 큰 불만은 생기지 않지만 그래도 없는게 더 낫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스마트폰 게임의 광고를 접하면서 든 내 생각일 뿐이다. 실제로 어느 방식이 더 좋고 돈을 긁어 모으는지는 모르지. 그러나 광고를 유도하는 게임들 중에서는 저 순서대로 내가 오랫동안 게임을 하곤 했다. 배너 타입보다 광고 선택형이 더 오랫동안 게임을 하는 이유는 그만큼 선택에 의해 변화가 확연하게 느껴지고 그것이 어느 정도 보상심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냥 광고 강제형 게임의 경우에는 그냥 wifi를 꺼서 광고 자체를 스킵하거나 게임을 지워버리거나 한다. 비슷한 게임들은 널리고 널린터라 특별하게 경쟁력이 있는게 아니라면 전혀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