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일 일요일

와치독스 리전 플레이 감상 및 비판

 









트레일러에서 할머니 무쌍을 보여주며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아 왔던 와치독스 리전이 29일 출시되었다.


얼티밋 에디션을 예약 구매 했던 나는 12시 되자 마자 플레이를 시작했고, 이윽고 와치독스 리전에 대한 나의 기대는 파도에 휩쓸린 모래성처럼 쓸려 나갔다. 내가 기다렸던 와치독스 리전은 와치독스가 아니었다. 이것은 와치독스의 탈을 쓴 어새신 크리드에 가까웠다.

 

 

1. 와치독스란 무엇인가.

 

와치독스의 탈을 쓴 어새신 크리드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과거 유비식 오픈월드의 구성에서 와치독스와 어새신 크리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소 1편인 와치독스는 말 그대로 유비식 오픈월드의 정점이었다. 쓰잘데기 없이 넘쳐나는 수집요소, 해금이 필요한 빠른 이동 및 지도 개방의 뷰 포인트, 깊이 없는 서브 스토리 퀘스트 등 유비식 오픈월드라는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그 폐해는 심각 할 정도였다.


그러나 2는 아니었다. 2는 과감하게 유비식 오픈월드에서 탈피하려 노력했다. 빠른 이동은 처음부터 개방이 되어 있었고, 모든 맵이 보여지며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불필요한 수집요소를 대거 쳐 낸 뒤 유저에게 보상이 존재하는 것만 남겨 놨다. 지금도 와치독스 2라는 말만 꺼내면 힙찔이들 극혐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공감 안 가는 힙스터 스토리가 대중들에게 사랑 받기 힘든 구성이었을 뿐, 2는 와치독스의 가능성을 한단계 끌어 올린 작품이었다.


무엇이? 바로 해킹이다.


와치독스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은 바로 해킹이다. 이 게임이 다른 유비소프트의 게임과 달리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해킹이란 무엇인가.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뚫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결과를 바꾸는 것이다.


1의 해킹은 부족한 면도 있었으나 나름 잘 뽑혀 나왔었다. 전광판을 해킹하여 메세지를 송출하거나 지원요청을 무력화 한다거나 홈 ctOS를 해킹하여 남의 집을 멋대로 들여다 본다던지, 도개교를 올리고 내린다는 등의 행위는 와치독스1에서만 가능했고, 그 외 나머지는 2로 이어졌다. 하지만 부족한 점도 많았는데 전투 관련 해킹은 소모템 취급이었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해킹을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이 퀘스트랑 관련 있으니 해킹이 되는 것들 뿐이지 퀘스트가 아니면 접근도 할 수 없는 경험들이고, 나머지는 전부 전투 중 상대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용도에 불과한 정도였다.


2의 해킹도 사실 크게 다르진 않다. 2에서 새로 생긴거라면 차량 해킹으로 차량을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 넣을 수 있고, 상대에게 누명을 씌워서 경찰이나 갱단원과 전투가 붙게 하는 정도였다. 로봇이 생겨서 로봇을 해킹하는 것도 가능해지고, 자동차의 속도를 가속하게 하는 부스트도 가능하지만 부스트 자체가 해킹의 전유물인건 아니다 보니 해킹으로서 발전은 미미했다. 허나 사이드 퀘스트를 통해 ATM기를 해킹하여 돈을 뿌리거나 멋대로 인출 해 가는 등 퀘스트 한정의 행위를 통해 향후 해킹의 발전을 기대하게끔 했다.

 

하지만 리전은 어떠한가? 1과 2를 거쳐 발전 해 온 해킹이 상당수 잘려 나갔다.


NPC를 해킹하여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해킹을 통해서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행위도 런던을 지배하는 알비온에 맞선다는 테마에 의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없어졌고, 누명을 씌우는 해킹이나 차량 도주전시 길을 막는 요소를 바로 발동시키는 해킹도 사라졌다. 해킹이라고 하는 요소를 사용하는 퀘스트나 진행이 거의 없고, 대부분이 해킹패스 퍼즐을 푸는게 고작이다.


기능은 여러가지 추가 되었지만 그것이 해킹이라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예컨데 스파이 차량의 미사일 공격은 이건 해킹과는 상관이 없고, AR위장 역시 해킹의 행위가 아니다. 전기 충격 너클 역시 해킹하고는 상관이 없다. NPC들의 특성 역시 해킹과는 상관이 없다. 대부분이 받는 데미지 주는 데미지 관련이고, 마술사의 최면이나 연주가의 악기 연주, 거지의 구걸, 석상 흉내, 이게 대체 해킹이랑 뭔 상관이란 말인가?


심지어 스토리도 해킹이랑 별 상관이 없다. 영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테러 행위의 주범으로 찍혔기에 대립의 빌미가 생겼을 뿐 해커와의 싸움도 해킹을 통한 문제 발생도 없다. 제로데이는 초반에만 모습을 보일 뿐 데드섹과의 대립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지도 않는다.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 역시 상관이 없다. 알비온의 수장은 런던을 지멋대로 지배하려는 왜곡된 정의관을 가진 인간이고 지 맘에 안 들면 다 죽여버리려는 녀석이며, 클랜 켈리는 장기 매매와 노예 사업을 위한 납치 뿐이다. 실상 해킹하고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그저 문제 해결을 위해 해킹을 이용 하고 있을 뿐이다.


와치독스1,2를 재밌게 플레이 하며 기다려 온 나로서는 정말로 당혹스럽기 그지 없었다. 2에서 더 진화된 해킹을 기대했던 나에게 리전은 그 어떠한 발전도 보여주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퇴보했다. 1보다도 2보다도 더욱 해킹을 통해 반응을 이끌어 낼 요소들이 없었다. 1에서는 무의미하긴 했어도 별의 별 기재들을 해킹하여 소리를 내게 하거나 움직이게 하거나 할 수 있었고, 2에서는 누명으로 엿 먹이거나, ATM 해킹 퀘스트 같은 걸로 소소한 재미라도 주었다.


하지만 리전에서는 그런 내용이 없어졌다. 오로지 리전. 군단. 요원으로만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도 요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풀어 나가는 것도 아니다. 스토리 상에서 요원들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수시로 변경되기 때문에 요원 개개인의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캐릭터성도 대화 중에서 드러나는 약간의 특징을 제외하면 주요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없기에 이 캐릭터여야만 한다 라는 점도 없다. 하드코어 모드를 적용하면 사망하기까지 하니 중요해도 문제다.

 

애매한 스토리 라인에서 존재감 없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해킹에 집중하지 못 하는 게임 구성.와치독스라는 타이틀의 명맥을 이어 나갈 중요한 순간에서 해킹을 등한시 해 버린 이 게임은 팬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반역에 가까운 게임이다.

 

 

2. 어째서 어새신 크리드인가?

 

왜 이 게임이 와치독스가 아닌 어새신 크리드같다고 했는가.

 

유비식 오픈월드의 구성을 철저하게 따르는 타이틀이 바로 어새신 크리드이다. 허나 그런 이유만으로 어새신 크리드답다고 하면 그건 너무 억지스러울 것이다. 유비식 오픈월드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유비소프트의 게임들은 자가복제 마냥 특정한 틀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유비 소프트의 게임들 중에서 전투 시스템에 저스트 회피를 도입한 것은 어새신 크리드이다. 이번 리전에서 변경 된 근접 전투 시스템은 발각 시 이전처럼 근접해서 공격한다고 해서 단번에 쓰러뜨릴 수 없고, 연타 공격으로 체력을 떨어뜨려 마무리 일격을 가해야 쓰러뜨릴 수 있게 되었으며, 근접 전투 중에서 상대의 공격에 맞춰 회피를 하면 슬로우 모션으로 반격의 기회를 얻고, 방어를 굳힌 적에게는 잡기를 해야 방어를 풀고 공격을 가능하다.


또한 리전의 요원 시스템은 오디세이의 용병 영입과 유사하다. 오디세이의 용병 영입은 전투로 인한 비살상 제압시나 퀘스트를 통한 소수의 NPC들에게 제안을 통해서 가능하다. 리전의 요원 영입은 요원으로 영입하려는 대상의 요청을 들어줌으로서 데드섹에 합류하게 된다. 단순히 영입 시스템 때문에 닮았다고 하면 물론 어폐가 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인 요원과 용병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구성이 있다.


오디세이의 용병 중 전설 등급은 4개의 스킬을 소지하고 있고, 리전의 NPC들 역시 최대 4개의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특정 지역을 해방하고 나서 얻는 요원들이 전설급처럼 취급되어 4개의 스킬을 가지고 있고,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NPC들에게서 4개의 스킬을 지니는 것을 보는 것은 극히 드물다. 기껏해야 공사장 인부 정도가 화물 드론에 작업복, 렌치 근접 무기에 네일건 구성을 공통적으로 취하는 정도다.

 

오디세이의 용병이나 리전의 요원이나 공통적으로 성장을 하지 않는다. 스킬을 추가 할 수 없다.

 

리전의 추가 된 업그레이드가 어새신 크리드의 성격에 더 가깝다. AR은폐(플레이어 은신)까지는 그럴싸 하지만 AR장막(쓰러뜨린 적 숨기기)는 어새신 크리드의 암살 대상 숨기기의 기능을 가져 온 것과 같고, 전기 너클로 인한 주변 기절 공격 역시 어새신 크리드 오디세이에 더 유사하다. 심지어 미사일 드론과 같은 타겟팅 된 적을 향해 날아가는 공격은 지금까지 와치독스에서는 없던 형식의 공격이다. 기껏해야 IED를 던져서 폭발시키는게 고작이었지 무슨 유도 공격을 날린다던지는 있지도 않았던 것이다. 유도가 무슨 최첨단 기술인 것도 아니고 전작들이라고 등장하지 못 할 것도 없다. 등장하지 않았던 것은 유도를 해킹과 접목 시킬 요인이 마땅치 않았으니까다. 하지만 리전에서는 등장했다. 그냥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그냥 나왔을 뿐이다.

 

어새신 크리드에는 상호작용 요소라는게 거의 없다. 있어 봐야 몸을 숨기는 장소 정도 뿐이고 그 외는 전부 배경에 불과하다. 하지만 와치독스는 아니었다. 맵 상의 상호작용 및 NPC의 해킹 등을 통해 게임의 배경은 플레이어가 건드릴 수 있는 요소들이었다. 하지만 리전에선 그런 요소들이 전부 없어졌다. 어새신 크리드와 마찬가지로 리전의 배경은 그저 배경에 불과 할 뿐이다.


아이템의 장비 교체도 마찬가지다. 도구로 취급되는 장비는 항상 팀 메뉴에서 사용 중인 캐릭터로 들어가서 교체를 해야 한다. 와치독스2에서 장비 교체가 귀찮긴 했지만 그것은 최소한 시스템 메뉴를 거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마치 어새신 크리드의 장비 교체 마냥 항상 시스템 메뉴를 거쳐가야만 하게 되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아무런 의미없는 수집요소다. 1도 수집요소나 별의 별 쓰잘데기 없는 미니게임 요소들이 득시글하긴 했지만 리전 만큼은 아니었다. 2는 아예 그런 요소를 대거 잘라 내서 순수한 재미만 남겨 놨다. 그런데 리전의 수집요소는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니다. 대체 누가 관심있어하는지 알 수 없는 별의 별 문서와 음성 데이터 쪼가리들을 맵 전체에 그냥 흩뿌려 놓고는 정작 이걸 모은다고 뭐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아무 의미가 없다. 아무 의미 없는 수집품들이 맵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더더군다나 와치독스는 1이나 2나 배경이 되는 도시를 유저에게 다가가게 하기 위해서 맵의 랜드마크 요소에 접근 하게 해 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리전은 아니었다. 그냥 엔딩 이후 아예 퀘스트에다 때려 박았다. 그것도 심지어 거지같은 구성을 취했던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서 젤다 공주의 사진 따라가기 구성을 그대로 따라 했다. 이딴 식으로 건물들을 도시의 요소들을 억지춘향으로 따라가게 만드는건 와치독스의 스타일이 전혀 아니다. 와치독스에 대한 이해도 없이 그저 유비식 스타일에 따라 만든 게임일 뿐이다.



3. 게임으로서는 어떠한가?


그럼 이젠 와치독스와 어새신 크리드를 따로 떼어놓고 보자. 게임으로서 이 게임은 순수하게 어떤 재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말이다.


리전의 요원 시스템은 오디세이와도 닮았지만 사실 내가 느끼는 바로는 메탈기어 솔리드 OPS에 더욱 근접한 느낌이다.


병사 수집이라는 요소는 메탈 기어 솔리드 피스워커나 팬텀 페인도 가지고 있는 요소이지만 특정 직업 요소를 통해 보여지는 변화점은 OPS에서만 존재하는 요소였다. 특히 직업 복장에 의한 적의 발각도는 OPS의 요소였으며 피스워커부터는 생략되어져 사용되지 않는 요소였는데 리전에서 사용 할 줄은 몰랐다.


그것도 그거지만 마찬가지로 피스워커 이후로 사라진 정치가라는 직업이 있는데 정치가는 포획한 병사를 아군으로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준다. 리전에서는 의사와 법조인 계통 스킬로 나타나는데 의사 스킬은 부상을 회복하는 시간을 짧게 해 주고, 법조인 스킬은 알비온에게 붙잡혔을 때 빨리 풀려나게 해 준다.


그 외에 예술가나 겜블러처럼 의미없는 커리어도 리전에서는 비슷하게 구현이 되었는데 연주가의 악기 연주나 거지의 구걸처럼 단순한 재미용 스킬들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허나 게임의 구성으로서 보았을 때는 그다지 유익한 구성이 아닌 것이 원하는 스킬을 지니는 NPC가 거의 없이 무능력한 NPC가 대다수에 특히 스킬 4칸을 원하는 스킬들만으로 지니는 캐릭터를 찾기는 더욱 까다롭다. 그래서 그냥 지역 해방 후 주어지는 전설급 캐릭터로 만족하고 지나가다가 맘에 드는 캐릭터를 만났을 때 영입하는 정도에 불과하고 그것도 운이 닿았을때나 좀 가능한 정도다. 메탈기어 시리즈는 애초에 일단 납치하고 확인 한 뒤 걸러보자 라서 영입 자체에는 부담이 없다. 하지만 와치독스 리전은 선 감별 후 영입이라 원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고, 원하는 사람을 찾아도 상대가 반감을 지니고 있으면 반감부터 떨어뜨려야 해서 많이 복잡하고 귀찮으며, 그 마저도 맵에서 뜬금없이 일어나는 살인 사건에 의해 죽지 않길 바래야 하는 상황이다. 정말로 뜬금없는게 맵을 돌아다니다 보면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죽어 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각각의 NPC정보가 얽히고 설킨 와치독스 리전에서 죽은 NPC는 부활 할 수 없기 때문에 영입 예정에 등록 해 놔도 사망하면 그대로 눈물을 머금고 영입 포기를 해야 한다.


하드 코어 모드를 키든 끄든 요원이 되지 못 한 NPC의 생사여탈권은 운에 달려 있다. 요원이 되지 못 한 자는 아주 사소한 사건만으로도 사망 할 수 있기에 참신한 실험적인 요소이긴 하나 솔직히 말해서 원하는 스킬을 지닌 NPC를 만나기 쉬우면 모를까 사람 한명 한명 확인 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 뜬금없이 NPC가 플레이어가 아닌 이유로 죽어나갈 수도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좀 어려운 일이다.



해킹과 연계되어 있는 잠입 요소는 그야말로 중도를 지키지 못 했다 라는 느낌이다. 전작들이 제한된 상황에서 어떻게든 숨고 피하고 적들을 무력화 시켰다면 이번작인 리전은 그저 전기 충격 스파이더로 몰래 파고들어서 하나 하나 무력화 시키면 그만이며, 전작 와치독스2에서도 RC카가 꽤나 유용한 편이었지만 이번작은 아예 스파이더 유닛을 띄워주고, 거지같은 퍼즐성을 끌고 나가기 위해 스파이더 유닛만의 개구멍을 잔뜩 만들어 놔서는 스파이더가 편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스파이더 없이는 진행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게 만들어 놨다. 좋아서 스파이더를 쓰는게 아니다. 진행이 매우 번거롭고 짜증나기에 스파이더를 쓸 수 밖에 없다. 더더군다나 붉은 경계 에어리어 안에서는 도구를 변경 조차도 못 하니까 아직 업그레이드가 시원찮은 시점에선 스파이더 외에는 답이 없을 정도다.


숨기 위한 개구멍은 메탈기어3와 OPS에서 즐기던 점이라 내 입장에선 그리 싫지는 않다. 하지만 개구멍을 통해 들락날락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스파이더 유닛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전작 와치독스2는 드론,RC카가 있었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플레이어가 유연하게 진행이 가능했다. 하지만 리전에서는 그러지 못 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은신,잠입을 아예 의미없게 만든 화물드론과 해킹의 변화점이다. 화물 드론을 통해서 적의 사정권 밖에서 유유히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데, 이전 시리즈는 숨박꼭질느낌으로 건물을 타고 오르고 유리한 장소를 선점하는데 머리를 굴렸다면 이번작은 머리를 굴릴 필요도 없이 화물드론을 타고 오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와치독스의 재미 중 하나인 건물과의 동화 및 시가지의 구성을 파악하고 몸에 익는것이 아예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전작들이 아무리 드론과 RC카가 좋아도 결국 해킹은 플레이어가 가까이 가서 다운로드를 해야만 했는데 이번작은 몇몇 특이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플레이어가 직접 다가 갈 필요 조차 없는 관계로 굳이 위험을 무릅 쓸 필요가 없어졌다. 덕분에 잠입은 그저 재미없이 화물드론과 스파이더 조합만으로 모든 것이 커버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정말 긴장감이 없어도 너무 없이 진행이 된다.


본편 스토리와 거지같은 수집요소를 때려 치고 남은 미니게임들도 다 하나같이 상태가 안 좋다. 다트 미니게임은 정말 호감 생길 일 하나 없이 뭐같이 나왔고, 전작 2의 대리운전은 사라지고 퀵서비스로 대체 되었는데 전작보다 더 거지같아진 운전 덕분에 손이 안 가게 되었다. 파이트 클럽은 사실상 깊이 없는 전투 시스템 때문에 하나도 어려울 것이 없다보니 2:1로 싸워야 하는 등 좀 어처구니 없는 구성을 자주 보게 되어 왜 이따구로 만들었는지를 알수가 없다.


게임의 대부분을 구성 할 요원 영입 퀘스트 역시 전부 거기서 거기인 수준이라 차이나 감흥을 못 느낄 상황이고, 요원을 찾아서 영입하는데 그 어떠한 편의성도 없기에 리전이라고 하는 타이틀에서 따로 노는 상황이다. 특히 요원이 될 NPC의 행적들을 아무리 훑어봐도 전작 1이나 2에서 그냥 쓱 지나가다가 문자나 음성 대화를 엿듣는 것 만도 못 한 수준의 깊이인지라 오히려 적대감 받을 포인트만 까다롭게 적용 받을 뿐 플레이어에게 긍정적인 요소가 없다. 프로파일링으로 NPC의 스케쥴을 구경하려 해도 실상 영입때나 시간소모 기능을 사용 가능 할 뿐 일상에서는 시간소모 기능을 쓸 수가 없어 지나가다 찾은 NPC를 등록한 것 외에는 특정 위치에 특정 시간대의 사람을 만나는 것에 있어서 도움이 되지 못 하고 있다.


또 게임이 전작들에 비해 유저 인터페이스가 좋아진 것도 아니고 오히려 더 퇴보했다. 무기를 가지고만 있으면 언제든 꺼낼 수 있었던 1에 비해 2는 무기 2개를 3D프린터기로 출력해서 가지고 다니다가 바꾸고 싶으면 아지트로 돌아 왔어야 했는데, 리전은 아예 아지트가 한 곳 뿐이며, 무기를 원하는대로 들고 다닐 수가 없는터라 정말이지 무기 자유도는 눈꼽만큼도 없으며, 심지어 내가 업그레이드로 언락한 도구들 조차도 오직 단 한개만 장착 가능하고, 그것도 적색 에리어 안에서는 바꾸지도 못 하며, 추가 도구를 소지하는 스킬을 지닌 요원이 퀵슬롯에서 도구를 바꾼다고 해도 바로 적용되지도 않아 최소한 RC카와 드론, 폭발,전기충격 IED를 마음대로 사용이 가능했던 2에 비하면 엄청나게 퇴보를 하고 말았다. 방향키 단축키를 전작 2에서는 왼쪽 RC카 오른쪽 드론 상단 장비 하단 이모션이었는데 이번 작은 왼쪽 이모션에 상하우 전부 장비로 때우고 있다. 얼마나 생각이 없었으면 전작들에서 가능했던 단축 메뉴 조차 활용 할 생각을 안 했을까?

 

와치독스 특유의 미래지향적 기술의 표현도 그나마 좀 와닿는 게 AR 정도인데, AR은신 보다는 AR 분신술 같은 걸 만들었다면 좀 더 좋았지 않았을까? 은신, 클로킹은 너무 뻔하잖아. 아니면 AR 코스프레라던지. 다른 사람으로 코스프레를 하여 속이거나, 만화 캐릭터 모습으로 바꾼다던지 말이지. 그 외의 미래적인 기술이라고 해 봐야 자동주행인데 그건 다른 게임에선 차도 아닌 말로 자동 주행을 구현 해 놔서 감흥조차 안 오고, 드론이라고 해 봐야 별것도 없고, 딱히 미래적인 기술을 나타내는 느낌이 없어서 전부 사이버펑크스런 이상한 외견에만 치중을 해서 영국이라고 하는 장소의 매력도 못 살려 냈다.

 아 그렇지 전작 와치독스2에서는 개 쓰다듬는게 가능했는데 이번작은 거리를 돌아다니는 개를 못 봐서 되는지도 알 수가 없다. 게임이긴 해도 개 쓰다듬는게 나름 재미있었는데 말이지. 참... 뭘로 보나 전작들에 비해 점점 퇴보만 하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 지금의 와치독스 리전은 장점이라고 부를 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 특히나 유비소프트 게임에서 그나마 인정 할 수 밖에 없던 배경이 되는 도시의 매력적인 그래픽마저도 리전에서는 거지같이 쓰레기만 흩날리고 더럽고 시끄럽고 소란스럽고 칙칙하고 어두컴컴한 모습을 띄는데다 주요 랜드마크가 티도 안 나는터라 지금까지 봐 온 유비게임의 그래픽하고는 전혀 딴판으로 마음에 와 닿지도 않는다.


이 게임이 평가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딱 한가지 희망 밖에 없는 것이 바로 멀티플레이다.


2는 그냥 돌아다니는 것도 괜찮았지만 그 돌아다니는 것을 뒷받침 해 준 것이 멀티플레이적 요소의 이벤트 및 미션이었는데, 리전이 2에 못지 않거나 그보다 나은 멀티 요소를 지닌다면 평가가 더 올라 갈 수는 있다고 본다. 허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거지같은 요원 영입 및 관리 요소를 개선 해야 빛을 볼 것이다.  최소한 스킬을 원하는 걸 달아 줄 수 있던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원하는 스킬,외모 등을 찾아서 등록이 가능하던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멀티플레이를 조져 놓는다면 말 할 것도 없다. 그냥 이 게임을 잊어 버리고 관심을 끊는게 좋다. 12월 멀티플레이 예정이 그나마 희망일 뿐 그것도 없다면 와치독스 리전은 그야말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생해서 만든 쓰레기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아. 유일한 장점. 와치독스1,2에 비해 그나마 나은 장점이라면 동양인 외모가 좀 더 나아졌고, 그나마 1,2에 비하면 미인이라고 할 수 있는 NPC가 좀 있다. 전작들 와치독스1,2의 NPC 외모는 오래 들여다 보면 주먹보다 총이 나가게 만드는 와꾸를 지닌게 대부분에 대부분인 정도가 아니라 좀 미형이다 싶은 캐릭터가 아예 없다시피해서 정말이지 사람 얼굴을 잘 들여다 보는게 고문일 정도였다. 그랬던 게임이 그나마 NPC 외모가 좀 나아졌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2 못지 않은 힙찔이들 마냥 피어싱에 기이한 헤어 스타일에 정신나간 화장들은 기본인지라 그나마 볼만하다는 것도 정상인을 기준으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슬프다.


향후 몬트리얼팀에서 다시 와치독스를 낸다면 그때는 기대를 하겠지만 현재의 토론토 팀 개발 능력을 보았을 때 정말 앞날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그나마 전작에 있던 것도 못 살리고, 와치독스의 정체성도 못 살리고, 온갖 게임의 요소들만 짬뽕들을 시켜 놓고 컨텐츠의 조화조차 없다. 심지어 이게 개발 연기 후 나온 퀄리티라는 점에서 토론토팀은 대체 뭘 만들려고 한 것인지 상상조차 가지 않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