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6일 일요일

음식 잡담

 농심 카구리-

본래 너구리 라면은 인스턴트 우동이 보편화되기 전 그러니까 농심 생생우동이 나오기 2년전쯤에 나오던 녀석인데 라면이지만 우동같은 느낌으로 다시마를 넣은 매콤한 라면의 컨셉이었다. 

지금은 인스턴트 우동의 바리에이션이 많아지고 농심도 자사 우동 제품이 따로 있다보니 너구리는 우동컨셉의 라면이라는 인식은 희미해지고 그만큼 다른 바리에이션을 추구하고는 있는데 그 바리에이션이 볶음 너구리랑 짜파구리, 그리고 카레가 들어간 이 카구리다.

내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너구리 라면은, 아니 그냥 농심의 라면은 전부 다 원가절감 하겠다고 개수작이나 부리지 않으면 오뚜기에게 저가라면 외에는 점유율을 빼앗길 일이 없을텐데 라면이 좀 상승세를 탄다 치면 재료를 후진걸 쓰고 맛이 떨어지니 안정적인 타사 라면에게 점점 파이를 빼앗기게 되는거다.


아무튼 이 카레 라면 너구리는 퀄리티만 보면 나쁘지는 않다. 애초에 카레는 여러 음식에 어울리기 쉬운 음식 이전의 향신료이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카레는 이 향신료 가루로 스프를 만들듯이 걸쭉하게 한 국물을 밥과 비벼 먹는거니까.

너구리의 굵직한 면발이 나름 잘 어울리긴 하나 개인적으로는 이 라면이 뜨거울때보다는 좀 식어서 차가울때가 더 맛있는 듯 하다. 이유는 뜨거운 상태에서는 카레의 매운맛과 너구리 스프의 매운맛이 서로 뜨거움과 섞인 나머지 종잡을수 없는 매운맛인데 식은 상태에서 먹으면 카레의 은은한 알싸하고 향긋한 느낌과 라면 스프의 매콤함이 느껴지는데다 식은 면발이 통통하게 되어 너구리면이 차이를 보여주는 식감도 좋아진다.


다만 이 라면도 어차피 나중에 가면 원가절감 하겠다고 맛이 변할거고 그럼 찾을 이유는 없지. 내가 농심 라면을 이 점 때문에 욕하긴 하는데 동시에 농심 라면이 새로 나올때마다 사는건 새 라면이 나온 시점에서는 맛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출시되었을때 안 먹고 몇달 지나서 먹게 되면 이딴걸 돈 받고 팔려고 했냐 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팔도&해찬들 차돌된장찌개 라면-

크래미 라면은 팔도라면 답지 않게 맛있었는데 그 크래미라면의 기대감을 이어받아 이 라면을 구매했지만...



....역시 팔도구나 싶다. 그냥 크래미라면이 어쩌다 얻어 걸린걸로 봐야겠다.


일단 된장라면은 냄새와 맛, 국물의 오묘한 느낌의 특수성 때문에 선호층이 정해져 있다고 봐야 한다. 애초에 된장 라면 특유의 냄새와 맛,그리고 국물의 독특한 느낌이 빠질거면 굳이 된장틱한 라면을 찾을 이유도 없거니와 집에서 남는게 사다 놓은 된장일텐데 그냥 라면사리에다 된장 한숟갈 정도 풀어서 끓여먹으면 그만인터라 이렇게 제품화된 것을 찾을 이유가 있나? 싶다.


정론적으로 보았을 때 된장라면을 찾을 선호층은 이런 제품판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고

사도적으로 보았을 때 된장라면이 궁금하긴 한데 그 특유의 냄새와 특징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어필하려고 이런 제품을 만들었다 한들 이쪽이 꾸준히 구매 해 줄 이유는 없지 않나 싶다.


또한 국물은 된장 느낌을 따라잡으려 한듯 싶지만 깊게 인상이 남을 정도의 된장맛이 아닌 흐릿한 그 무언가에 가깝고 면발은 국물을 잘 빨아들이지 못 하여 된장국물맛에 비해 면맛이 싱거워 서로 따로 놀고 있다.

최소한 국물을 잘 빨아들이는 라면사리였다면 집에 있는 된장을 추가로 넣어서라도 맛을 살렸을텐데 그러지도 못 하니 그닥 가치는 없다. 그리고 설령 그런 라면사리라 하더라도 굳이 이런 콜라보 제품을 만들 이유도 없고 말이다.


롯데 몽쉘 설향딸기-

준초콜릿 치고는 잘 녹는 편이다.

맛은... 애매하게 따로 노는 느낌인데 초콜릿의 단맛과 딸기의 새콤한맛 사이에 끼인 크림이 느끼하다보니 좀 역겹다. 많이 먹으면 속이 거북스러울 정도. 박스 겉면에 그려진 에스더 버니란 캐릭터가 묘하게 도발적인 면상이긴 한데 캐릭터 생긴것 만큼 맛은 끌리지 않는다.


해태 샌드 에이스 딸기라떼-

단짠에 새콤달콤이 합성된 새단짠이나 요놈도 좀 애매하긴 마찬가지.

맛이 없는건 아니다. 쿠키맛, 소금맛, 딸기맛, 설탕맛은 무난한데 그 중간에 끼인 무언가가 응? 이란 느낌이 든다. 아마 전지분유 그거 같은데 라떼느낌을 살리려고 그런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라떼일 필요가 있나? 싶다. 왜냐면 에이스는 에이스 사이에 딸기쨈을 발라 겹쳐 먹어도 맛있는데 굳이 전지분유를 넣어가며 딸기맛에 딴 맛을 섞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니까.


풀무원 랭떡 밀떡볶이 순한맛, 랭떡치즈떡 순한맛-

풀무원은 점점 떡볶이 바리에이션을 늘려가는 느낌.

랭떡이라길래 뭔가 싶었는데 기존 떡볶이랑 차이점은 모르겠다. 어차피 급속냉동이고 뭐고 떡볶이는 프라이팬에서 익어가면 그냥 말랑말랑해지는 탄수화물 덩어리에 불과하니까.

랭떡 바리에이션의 특징은 넓은 어묵이 들어가 있는데 그 덕분에 가루만 날리는 파랑 야채가루 넣은 제품보다는 좀 더 밋밋함에서 벗어나서 좋다.

밀떡은 그냥 준수한 밀떡볶이라 별로 할말은 없다. 랭떡치즈맛은 떡 안에 치즈가 들어간건데 의외로 떡안에 자리를 잘 잡아서 조리내내 떡에서 치즈가 흘러내리거나 하지도 않고 치즈가 부족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