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1일 금요일

SF럭키팩7 멀리서 본 문명, 삭제된 기억, 지구에 온 외계인들, 디스토피아, 시간여행

 오컬틱나인을 보고 sf에 관심이 생겨 sf소설을 볼만한걸 찾다가 대여로 싼게 있어서 구매를 했는데


정작 게으름이 넘쳐나서 다 본건 두달 넘어 지금이 되었다. 다행히 일반 소설류는 대여기간이 길어서 그리 부담은 안 되는게 좋네.


Sf럭키팩7은 특정 주제에 관련된 sf단편소설들을 7작품 묶은 형태의 책이다. 단편소설인 만큼 가볍게 읽긴 좋은데 그만큼 내용이나 결말이 별로인것들이 많다. Sf주제를 지니고 특별한 메세지를 던지는 그런 것들도 있는데 솔직히 이야기가 너무 짧으니 강한 여운을 못 남기는 탓에 기억에 남는게 없다. 게다가 이 책들은 공통적으로 오탈자가 꼭 들어가 있다.


멀리서 본 문명에는 눈덩이효과,인간에 대한 질문,퀴즈쇼의 외계인,우주문화 공학: 사라진 문명,행복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늑대의 후손들,우리의 유사품이란 작품이 실려있다.


눈덩이 효과는 사회학과 학과장교수인 카스웰이 대학총장에게 사회학이 무슨 쓸모가 있냐는 말에 그 효용성을 입증하고자 사회학을 이용해 작은 조직이 성장하여 세를 불리는 모델을 제시하고 그것을 입증하려 한다. 하지만 그 모델은 카스웰이 생각한 일정치만큼 성장하다 사그라지는 종점에 다다르기 전에 형태를 바꾸어서 작은 친목단체가 정치판에 들어갈 정도로 감당 못할 정도로 커져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야기는 그 친목단체 내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아닌 그저 몇개월마다 한번씩 조직의 규모 정도만 보고 받는 선에 그칠 뿐더러 작품에서 사용한 사회학 모델의 실제 가능성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표현이 애매하게 되어 있는터라 글을 읽으면서 정말로 그럴지도 라는 느낌을 받지도 못 했고 작중 등장인물도 상당히 건조한 분위기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터라 글을 읽는 재미가 없다.


인간에 대한 질문은 토니 코르피노라는 한 범죄자를 변호하는 변호사의 주장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범죄자의 신체가 이것저것 다양한 인공장기들로 교체되어 기존의 인간적인 요소들이 전혀 남지 않게 되었을 경우 그 경우에는 그 사람의 원본과 같다고 할수 있냐는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는 생각 해 볼만한 부분을 담기는 하는데 문제는 이게 대상이 범죄자이고 그 범죄자의 죄를 회피하기 위한 요소도 있다보니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는 좀 어렵게 되어 있다. 차라리 입양아이의 친권 소송 같은거면 좀 더 진지하게 생각 해 볼수 있지 않을까 싶다.


퀴즈쇼의 외계인은 퀴즈쇼에 나온 외계인이 지구의 빈곤문제와 엔터테먼트화 된 풍조를 꼬집으나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속해 있는 우주의 존재들 역시 별반 다를것 없다는 블랙코미디 같은 내용을 가지고 있으나 글 자체가 대단히 재미가 없고 막판에 한구절로 반전을 몰아 넣는터라 상당히 허무하게만 느껴진다. 1950,1960년대의 글인데도 마치 블로그나 웹소설 사이트에 가볍게 적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우주문화 공학:사라진 문명은 먼 미래 우주로 나아간 인류중에서 서로 연락하지 않고 따로 따로 생존환경을 구축한 대립적인 두 문명이 전쟁을 하기 전에 그 사실을 알게 된 가장 발달된 인류문명 측에서 전쟁을 막을 방법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소재 자체는 그럴싸한데 아쉬운 점은 화자가 대학생이라 특별하게 능력이 있어서 이런 일을 한다는게 아니라 교수가 끌고와서 한다는 점이고, 둘째로는 기껏 내놓은 안이 a와 b를 위협하는 외계의 제 3세력인척 해서 전쟁을 막자는건데 이거는 방법론도 되게 낡고 현대에 들어서는 무색해지지 않았나 하며 그 뒷감당 및 관리에 대해서는 흐지부지 대충 넘어가기라 별로고, 세번째로 아쉬운점은 이 소재를 두고 잡다구리한 다른 이야기를 질질 끄는터라 정작 그 전쟁을 막는 부분은 부실하고, 네번째로 뜬금없이 나랑 결혼해줘로 마무리를 하는 바람에 어이가 없다.


행복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는 보는 내내 뭐어쩌자는건가 싶고 지금도 그렇고 그래서 딱히 감상도 할말도 없다.


늑대의 후손들은 한 외계종족이 생존을 위해 다른 종족을 세뇌할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멀리서 본 문명에 실린 이야기 중에서는 가장 문명에 대해 고찰해볼만한 글이다. 

이야기는 한 종족이 스스로 다른 종족의 노예가 되기를 자처하면서 어떻게 노예입장에서 주인이 될수 있었는지에 대해 말한다. 이는 조금 특별한 능력인 환상을 심을수 있는 능력으로 상대 종족이 자신 종족을 끊임없이 약탈하고 괴롭혔다는 거짓과거를 심어주고, 아이들을 보육하고 길러내는 노예의 입장을 이용해 그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주고 이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입장이 강해지게끔 했다는 그런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섬뜩하고 무서우면서 그럴수 있을것 같다 라는 현실감이 있는 이야기였다. 실제로도 역사 교육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국민이 다른 나라에 대해 가지는 의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재미는 없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볼만하다.


우리의 유사품은 재미도 없고 뭘 말하고자 하는지도 애매해서 별 할말이 없다.


삭제된 기억은 개인적으로는 흥미로운 글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기억이란 요소는 상당히 개인적이고 개인적이게 되면 이야기는 주인공에게 빠져들기 쉽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기억상실이란 요소는 망각된 부분이 스릴러와도 관련있는 경향이 있어서 긴장감 있게 보게 된다.


삭제된 기억에는 사라진 기억속 음모,화성의 기억,엘리베이터 안 스파이,우주적 건망증,되돌아온 미래,운명작업 주식회사,사소한 마법 하나가 수록되어 있다.


사라진 기억속 음모는 배달업자인 피터 듀에인이 거래 상대와 실랑이를 하는 중 우주선의 급격한 이동으로 인해 충격을 받아 기억을 잃고 깨어난 시점에서 물건을 전달해야 하는 사람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그럭저럭 재미있으니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그 뒷내용은 패스한다. Sf적인 요소로서 메세지성은 거의 없어서 마치 카우보이비밥 같은 느낌으로 보면 되는 그런 글.


화성의 기억은 화성에 간 적이 없는 남성이 죽기 직전 아내가 남긴 다시 한번 화성에 가자는 말에 매달리는 이야기다. 너무 간략하긴 했는데 그 아내의 정체가 중요하다보니 그 이상 언급하기가 애매하다. Sf적인 메세지로서는 인류보다 우월한 존재와 감시,관리 그리고 복제된 자아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


엘레베이터 안 스파이는 세계전쟁 이후 각 쉘터들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세계관에서 시간약속에 까다로운 여성에게 고백하기 위해 주인공이 엘레베이터를 타려고 하는 그날 하필 엘레베이터 안에서 스파이가 농성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야기가 그럭저럭 재미있기도 하고 닫힌 세계에서 인간이 외부의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점도 다루고 있어서 좋다.


우주적 건망증은 지구를 구성하는 대지가 갑자기 사라진 어느날 정신분석가인 주인공을 찾아온 고위존재에게 대지를 잊어버린 건망증을 해결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 이야기다.

스포일러를 안 하고 싶어도 이야기가 단순하게 딱 이거밖에 없는터라 더 피할 방법이 없다.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세계가 우리가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 있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는지 그런 내용도 담고는 있는것 같은데 솔직히 이야기가 너무 그.. 일반적으로 생각할수 있는 범주를 벗어난터라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되돌아온 미래는 3차대전에서 사망하기 전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간 이야기다. 웹소설에서 흔히 볼수 있는 타인리프물인데 이야기는 더 흥미로워질 부분에서 딱 끝마치고 마니 아쉽다. 3차대전이나 전쟁,sf 이런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어린아이 몸으로 돌아간 성인이 미래 기억을 이용해 먹는 그런 이야기다.


운명작업 주식회사와 사소한 마법 하나는 재미가 없었는데 글은 그냥 장황하게 길 뿐 뭘 말하고자 하는지도 이야기 하지 않는데다 위기,긴장 이전에 주인공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매력을 지니는지 몰입할 요소가 전혀 없으며 결국 이야기에 사용된 요소가 뭘 위해 사용된것인지도 알수 없어서 억지로 끝까지 봤지만 결국 끝까지 재미가 없었다.


지구에 온 외계인들은 경로를 이탈한 방문자와 지구침략시 주의할 점 외에는 죄다 재미도 없을 뿐 아니라 멀리서 본 문명과 글이 세개나 중복되다 보니 가장 실망이었다.

경로를 이탈한 방문자는 외계인의 방문에 지구인들이 놀라 소동을 겪는 짤막한 이야기를 다룬다. 별로 신통찮은건 없지만 다른 글들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그나마 이게 볼만하다는게  겨우 전부다.

지구침략시 주의할 점은 균류 계통의 고도로 발달된듯한 외계생물이 지구인으로 추정되는 존재의 뇌에 들어가 잠식하고 지배하는 상황을 다룬 이야기다. 결말에 반전이 있어서 스포일러는 하지 않는데 약간 착각물적인 성격이 있다. Sf적으로는 음.. 그렇게까지 흥미롭진 않다. 균류감염이라는 점에서는 되려 좀비물 같은 느낌이다.


디스토피아는 세계의 수호자 말고는 글들이 전부 별로였다. 일단 디스토피아라는 소재 특성상 침울하고 미래가 안 보이고 통제되고, 모든 자원들이 부족한 그런 요소를 담는다는건 이해하지만 그렇다 쳐도 글 자체가 너무나도 흥미롭지 않게 마치 일기 마냥 조잡하고 대충 넘겨도 될 내용들을 담는다거나 그 망한 미래상을 그려내는데 너무 집착한 나머지 이야기의 갈등 요소 및 해결해야 할 일 주인공의 행동 등 흥미를 줄 요소를 등한시하는게 너무 많다.


세계의 수호자는 전쟁 이후 지하에서 살던 인류가 지상으로는 기계를 내보내어 정찰하고 전쟁을 하도록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부분적인 점이 지금 하고 있는 보이드 테라리움이란 게임이랑 유사해서 조금 흥미롭고 전쟁을 하도록 명령받은 ai가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점이 관심을 끈다.


시간여행에서 흥미로운 글은 모든 가능한 세계, 미래를 죽이는 사나이, 과거를 죽이는 사나이,영원의 방랑 정도가 그나마 볼만했다.

모든 가능한 세계는 타임머신으로 시간 이동을 버틸수 있는 특이체질의 자손이 과거로 돌아가 디스토피아가 되어버린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이야기다. 다만 이건 평범한 사건 해결류 타임리프물이 아닌 꼬아놓은 이야기라서 뭘 해도 디스토피아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데 sf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생각 해 볼만한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미래를 죽이는 사나이,과거를 죽이는 사나이는 미래,과거의 시대상을 그려내며 타임리프를 한 어떤 한 인물이 그 시대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나마 볼만하긴 한데 과거를 죽이는 사나이의 경우에는 조금 별로였다. 미래를 죽이는 사나이는 미래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주인공의 과거는 중요하지 않았는데 과거를 죽이는 사나이의 경우에는 과거와 미래 이야기가 난잡하게 느껴져서 좀 그렇다.

영원의 방랑은 순수하게 타임리프물이라기 보다는 차원에 균열을 통해 위기가 다가오고 이를 도와주는 미지의 존재가 시간을 다루다 보니 타임리프물에 속한 느낌. 차원 괴물 요소가 있는 관계로 공포물 쪽 요소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