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4일 수요일

용과 같이 7 빛과 어둠의 행방 - 용도 아니고 물고기도 아니고 뱀도 아닌 머시기

전체적인 감상은 괜찮다, 할만하다 정도.

마음에 안 드는 요소가 많긴 한데 그렇다고 이것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호 -

빠른 rpg 구성. 전투며 렙업이 다른 rpg게임에 비하면 빠르게 진행이 가능하다. 적들은 내성이 없다는 전제하에 몇대 치다 보면 잡을수 있고 빠르게 레벨업이 가능한 외톨이 노숙자 야쿠몬이나 콜로세움인가 지하투기장에서의 돈벌이 렙업이며 회사경영을 통한 빠른 돈벌이 등 여타 rpg게임들에 비하면 확실히 성장 자체는 빠르다. 스킬을 뻥뻥 날려대는 중후반부터는 잡몹전은 일사천리로 진행 가능하다.

특히 이 게임의 전작들이 거지같은 고자 타겟팅의 스무스하지 못 한 공격 등 액션 시스템 구성으로 시간만 잡아먹고 스트레스만 쌓이는 전투가 빈번한 반면에 이 게임은 중반부 부터는 길거리 적 조우를 무시하는 아이템도 얻을 수 있고, 고자같은 타겟팅 공격에 매달리지 않고 전체 공격기를 날리며 빠르게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더욱 좋다.


호감 주인공 - 용7의 주인공인 카스가 이치반은 긍정적,유쾌함에 인정도 있고 의리도 있고 야쿠자 특유의 사람을 무시하는 고자세가 아닌 동등한 시선, 적절한 현실 인식과 적당한 지능, 그리고 현실의 벽이 부딪혀도 피하거나 좌절하기 보다는 포옹하려 하는 넓은 마인드, 출소후 파문당해 비 야쿠자라는 점 등이 캐릭터적으로 매우 뛰어나다.


전직 시스템과 RPG 요소 - 전투 스타일의 교체가 아니라 직업 구분으로서 기술을 습득하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이 가능하고, RPG시스템 기반이기에 다양한 상태이상과 스킬의 타격수,범위,거리 벌리기, 턴 순서, 속성 내성 등을 고려하는 전략성이 추가되어 단순히 개꿀 기술 하나로 다 때려잡는 안일한 구성이 아닌 좀 더 머리를 쓰는 구성이라 마음에 든다. 게다가 불필요한 전투는 도주가 가능해서 이전 게임들이 인간 벽을 쌓아 오도가도 못 하게 만드는 것에 비하면 더 좋아졌다.


괜찮은 퀄리티의 서브 퀘스트 - 불필요하게 양만 많이 늘리고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거 가져와 저거 가져가 식의 뺑뺑이나 단순 잡무 수준의 서브퀘스트들에 비하면 용7의 서브퀘스트가 나은 점은 일단 서브퀘의 기반 스토리가 흥미롭고 코믹하며 주인공이 나서서 해결을 하여 마무리 지음과 동시에 훈훈한 결과가 나오기에 주인공=플레이어 입장에서의 만족스런 결과,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별 의미없는 푼돈,잡템 보상이나 주고 아무것도 없이 완료되는 서브퀘랑은 확실히 다르다.



불호 


질려버리는 떡내성과 밸런스가 맛이간 RPG구조 -

아무리 주인공 카스가 이치반이 기존의 날고 긴다는 야쿠자에 비하면 격이 떨어진다고는 하나 아무리 그래도 전직 형사,암살자 출신,마피아 수장까지 모여 있는데 한 사람을 못 때려 잡아서 빌빌 거리는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적이 강하더라도 적당한 선이 있어야 하는데 이 난이도 구조를 제대로 못 잡아서 떡내성 달고 있는 적,잡몹,보스를 상대함에 있어서 너무 늘어지는게 문제다. 차라리 증원이 연달아 몰아쳐서 난전구조를 만든다면 모를까 사람 하나를 넷이 모여서 때려 눕히지 못 해 전전긍긍한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너무 억지수준이다. 차라리 건설중장비를 때려잡기 힘든건 이해라도 가지. 물론 점술로 번개를 때려 맞추고 위성 레이저를 갈기는 비현실적 상황에서 사람 하나 못 때려잡는게 뭐가 그리 문제냐면 솔직히 할말은 없지만 전투가 늘어지기만 하고 재미가 없다는게 아쉽다.

또한 레벨링이 쉽다고는 했으나 동시에 레벨링이 쉽다는 이유로 각 장마다 등장하는 적의 레벨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뛰어 버린다. 마치 노가다 할 장소와 환경은 만들어 줬으니 난이도 이따구로 만들어도 되지? 라는 느낌. 드퀘11이 메탈슬라임 노가다로 적정한 레벨선을 못 잡았은것처럼 이 게임은 한술 더 떠서 고정된 위치에 고정된 적이 나오기에 랜덤한 메탈슬라임을 강제로 불러내는 방법도 필요없이 해당 위치만 왔다갔다 하면 그만인 수준이다. 걍 조절을 손 놓은 수준. 그래서 RPG게임의 불필요한 노가다를 싫어하거나 진행에 따른 적절한 적의 수준을 원하는 유저라면 안 하는게 좋다.

게다가 RPG게임에서 보물상자라는 것은 본디 두근거림과 함께 적절한 단계 보상을 줘야 하는데 이 게임은 은색 금고를 열든 금색 금고를 열든 별 필요도 없는 잡쓰레기만 준다. 심지어 금색 금고는 1만엔이나 하는 열쇠를 소모하는데도 말이다. 얼마나 보상체계에 관심이 없었으면 이따구로 만드는지.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범위 데미지를 주는 스킬의 적용 범위를 표시하지 않기 때문에 스킬 사용이 심히 까다롭고, 이 때문에 확정적 유도 히트를 하는 번개점이 스턴도 걸기 때문에 애용 될 수 밖에 없으며 이런 스킬을 얻을 수 없는 여성 캐릭터는 성능상 빈약함 때문에 외면 받고 만다. 게다가 아이템이나 회복 스킬을 아군에게 쓸때, 공격 스킬을 적에게 쓸때 보통의 rpg라면 적의 번호 순서대로 타겟팅이 넘어갈텐데 이 게임은 그런 기능이 없어서 대상의 위치를 기준으로 타겟을 옮겨야 하여 불편하다. 심지어 위치가 미묘하거나 또는 대상이 마구 움직여대면 멈춰 설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게 문제. 또한 회복 아이템의 소지 갯수는 제한을 하기에 여러 종류를 미리 준비 할 수 밖에 없는데 더럽게 많은 회복템 중 hp와 sp회복템을 상태이상 회복템처럼 탭을 나누지 않아 매번 사용시 해당 아이템을 찾기 위해 스크롤 해야 하는 불편함이 강해 원하는 아이템 이외에는 전부 창고에 넣거나 팔아야 편해진다. 차라리 갯수 제한을 없애던지 아니면 원하는 아이템을 쉽게 찾도록 단축키 인터페이스를 잘 짜던지 했어야 했다.


좆같은 미니게임 강요 -

이전 작들도 다 그랬지만 진짜 이 병신같은 미니게임에 의존하여 보상을 받아야 하는 구조는 탈피했으면 한다. 드래곤카트도 캔줍기도 미니게임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이걸 통해서만 획득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는 점 때문에 플레이를 강제한다. 회사 경영 미니게임도 빠르게 돈을 번다는 점은 나쁘지 않으나 의존도가 높고 게임의 패턴만 파악하면 그저 단순 반복에 돈 획득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 노력대비 만족도가 낮다. 아무리 회사 경영에 신경 써 봐야 주주총회만 넘기면 회사가 망해가든 반쪽이 되든 고정 금액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애정이 더 가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니게임의 주요 보상인 소재 무기는 돈으로 구매 가능하다는 점이라 가장 포인트를 많이 필요로 하는건 어떻게든 커버가 된다는 점이다.


스토리-

스포일러라서 언급을 안 하고 싶지만 하긴 해야겠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초반의 흐름 자체는 그럴싸하게 흘러간다. 조직을 위해 감옥에 들어가고 나왔는데 세상이 너무 바뀌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조직에 총맞아 버려지기까지 하며 생사를 오가며 겨우 살아난 곳인 이진쵸에서 제 2의 노숙자 백수의 삶을 필사적으로 살려던 와중 고용주가 야쿠자 다툼으로 죽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던 중 몇십년동안 베일에 싸인 위조지폐 사건과 마주하며 이 모든 것들이 자신을 버린 조직의 수장의 아들이 벌인 짓과 관련있었다는 것이란 흐름까지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물론 이진삼방이란 말도 안 되는 구조는 택도 없는거지만 그런걸 무시하고 그냥 즐기기엔 나쁘지 않았던 흐름이었는데, 그 뒤 선거 부분부터 짜게 식어버리고 결말은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다.

용7은 주인공과 서브퀘스트가 상당히 매력적인데 인간미 있는 주인공이 이진쵸의 곤란해 하는 사람들을 돕는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조금씩 이 이진쵸라는 무대에 애착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 이진쵸라는 무대에서 상대방 선거유세에 맞대항하여 출마를 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조심스럽게끔 스케일을 축소를 해 버렸다.

이진쵸에서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 상대방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며 그간 플레이어가 행한 선행이 선거에 반영되어 나오는게 아닌 단지 만나서 대화 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거금 300만엔이나 들여 출마를 하고서 당락은 신경도 안 쓴다고?

분명 전 야쿠자 출신인 주인공이 당선이 된다면 조심스러울 과정이기도 하고 이게 시리즈물일 경우 당선 경력이 다음 스토리에 영향을 줄수도 있어 빼고 가는게 맞겠지만 최소한 스스로 사퇴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주인공=플레이어의 행적이 보답을 받는 과정을 넣는다면 더욱 더 게임이 매력적일텐데 그러지 않은 점이 지극히 아쉬울 따름이다.

더더군다나 마무리에 다다라서는 주인공이 정말이지 답없이 가족이니 도련님이니 과거에 너무 얽매여서는 우정용기사랑정의나까마 타령을 해대는데 그 지랄 떠는거야 전형적인 일본식 3류 패턴이라 더 실망할건 없었지만 아오키 료가 주인공의 가족 운운에 결국 마음을 돌리고 그 순간 자기가 써먹던 녀석에게 칼에 찔려 죽는 장면을 연출한건 그야말로 전형적인 신파구성에 수준이 낮아도 너무 낮아 그동안 달려왔던 플레이타임을 부정하는 듯 하여 짜게 식어 버렸다.

용7의 주인공 카스가 이치반이 몇번씩이나 용사가 되고 싶었다고 드퀘를 운운하였는데 내 기억에 드퀘에서 마왕이 설득의 대상이었던 기억은 없다. 스토리 개판인 드퀘11도 최소한 마왕이니 마신이니 따위가 대화가 통할 상대는 아닌 그냥 절대악이었는데 이걸 막판에 설득을 해? 그리고 성공한다고? 이게 드퀘니? 페르소나지. 새끼들아. 용과 같이가 아니라 그냥 페르소나와 같이잖아.

거기서 아오키 료가 총으로 자살을 해야 엇갈린 인생에서 가질거 다 가졌지만 타락한 자와 가지고 싶었던 것을 다 잃었지만 포기하지 않는 자의 서로 이해 할 수 없는 괴리감을 나타냄으로서 극명하게 대비를 시켜야 작품의 완성도가 올라갔을 터인데, 쿠메 그 새끼가 대체 뭐라고 막타를 치게 만들어 마무리를 조지냔 말이지. 솔직히 플레이 내내 쿠메 그 새끼에게 관심 가질 사람이 몇이나 있어. 걍 쓰다 버리는 캐릭인갑다 하고 무시할게 대부분이고 이 새끼가 다음 작에 나온대도 누가 뭐 기대라도 할거 같냐고.

출생의 비밀과 엇갈린 인생. 이 매력적인 요소를 빛내려면 그만큼 아오키 료가 구제불능이고 카스가 이치반이 고난을 겪어도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솔직히 아오키 료가 흑화한건 고작 그거 때문이라고? 라는 생각 밖에 안 드는 것도 문제다. 원인이 빈약하면 결과라도 임팩트 있어야 하는데 결말이 싸구려라 감흥이 없고,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고난을 겪고 일어서는 과정도 단순히 나까마나까마 타령이라 진중함이 없는 것도 문제다.


게다가 이 게임의 내재적 테마가 야쿠자는 행복 할 수 없다 라고 하는데 이 게임의 스토리는 야쿠자는 행복할 수 없다가 아니라 행복하지 못 한 자가 야쿠자가 된다는 상황이나 다름 없다. 아오키 료 - 아라카와 마사토만 해도 이치반과 엇갈리기 전까지만 해도 야쿠자와는 하등 상관없던 민간인의 아이였을 뿐인데 야쿠자인 사람이 거두어 가 버려서 야쿠자의 아들이 된 것 뿐이고 그 후로도 야쿠자 두목의 아들이란 점의 혜택만 받았을 뿐 그 스스로는 야쿠자도 아니었고, 그 뒤로도 야쿠자를 이용해 먹긴 해도 야쿠자는 아니었다. 반면 이치반의 경우 야쿠자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인생이 엇갈려서 소프 점장이 대신 길러서 민간인이었는데 사고 치고 다니다가 야쿠자가 자신을 구해줬다는 이유로 따라서 야쿠자가 되었는데 불행한 환경 때문에 사고치고 야쿠자와 얽힌 탓에 야쿠자가 되었으니 불행하기에 야쿠자가 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야쿠자라서 행복할 수 없는게 아니라 행복하지 못 하니 야쿠자가 되어버린다는 흐름인거다. 마찬가지로 사와시로 역시 그는 야쿠자가 아니었으나 불행한 태생과 환경과 가난 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코인로커에 버릴 수 밖에 없었고 그 뒤에 만난 자신의 아들에게 속죄하기 위해 야쿠자가 되었는데 그의 대사처럼 어차피 야쿠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이란 말처럼 불행하기 때문에 야쿠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 밖에 안 된다.

이진삼방 역시 그냥 민간인이 살기 위해 모인 집단 수준에 불과한 것이 형빙류만만 해도 야쿠자가 되고 싶어서 된게 아니라 차이나 타운으로부터 버려진 사람들이 모여서 조폭이 된거고, 거미줄 역시 잔당들이 모여 살기 위해 집단이 된 한마디로 버려진 사람들이 살기 위해 조폭이 된거나 다름 없다. 그래서인지 얘네들은 형빙류만의 수장인 쵸만 해도 조직을 거미줄에게 위탁한다던지 두목 자리에 별 애착을 안 느끼는 등 조폭이라기 보다는 조폭의 자식으로 승계 받았을 뿐인 캐릭터고 거미줄 역시 범죄조직이라기 보다는 정보업이나 위폐 대리 생산의 하청업체에 가까운 모습이다. 그나마 성룡회가 가장 야쿠자스럽긴 했는데 병원을 차려서 환자 보호자에게 돈을 뜯어내고 환자에게는 정부 지원금을 빼돌리고, 약물로 사망시켜 돈은 돈대로 뜯고 자리는 비우는 그야말로 야쿠자스러운 더러운 짓을 하는 모습이다. 차라리 성룡회가 좀 더 전반부의 주요 악역을 맡았더라면 야쿠자는 행복할 수 없다 라는 것이 전달 되었을터인데 이것도 좀 악랄하다는 이미지가 빈약해서 그 뒤에 조명될 메인 악역인 아오키 료와 오미연합에 밀리게 된다. 게다가 오미연합도 솔직히 치명적인 악행을 저질렀다는 느낌도 아닌 그저 아오키 료의 지시를 받아 행동했다 수준이라 결국 모든 악의 포커스는 아오키 료에게 쏠리는데 그 모든 악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는 아오키 료가 흑화한 원인이나 주인공에게 감화되는 결말이나 뭘로 보나 캐릭터적 완성도가 구리니 슬플 따름이다.


이외에도 단점들이 더 있는데 게임 엔딩 보고 한참 뒤에야 감상을 쓰려니 떠오르지가 않네.. 아오.. 망할 기억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