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5일 토요일

노 스트레이트 로드 - 다채롭게 재미없는 인디의 고질병과 같은 게임

 노 스트레이트 로드는 메이데이(여자)와 쥬크(남자)의 혼성 락 그룹 벙크 베드 정션이란 그룹으로 NSR의 오디션 심사에 도전했다가 떨어지자 폭언을 퍼부으며 NSR이 다시 보게 만들겠다며 도전을 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실제 진행되는 이야기는 도전이라기 보다는 깽판에 가까운 형태로 사회 시스템에 맞서 싸우다가 시스템 자체를 무너뜨리고 질서를 망가뜨리는 형태에 가깝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문제를 안고 있어 모두까기 같은 느낌으로 한 캐릭터도 정상이 없다. 주인공 마저도 말이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지니는 테마의 문제들은 일종의 수박 겉핥기 수준, 문제를 아이콘화 하여 상당히 지나치게 단순화 시켜 버린다. 음악계의 문제를 꼬집으나 그렇게 단순한 방식으로 바라볼수만은 없는데 너무 지나치게 단순화를 시켜 메세지성이 힘을 잃는데다 주인공 역시 행동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해결이 된다는 느낌이 전혀 안 든다. 그리고 진행되는 전개 자체가 상당히 뻔한 예상하기 쉬운 방식의 흐름으로 진행되기에 단순한 캐릭터에 단순한 흐름이 겹쳐 보는 맛이 없다.


인디게임이 스토리를 어지간히 잘 쓰긴 힘들테니 걍 B급 이하를 기준으로 삼아 아주 못 봐줄 정도의 스토리는 아니다 치자. 스토리가 좋아봐야 본게임이 구리면 별 의미가 없으니까. 그런데 본게임은 스토리보다 더 구리다.


노 스트레이트 로드 이하 NSR의 게임 진행은 액션+리듬이다. 적들은 비트에 맞춰 공격을 하기에 리듬감이 있다면 쉽게 공격을 간파하고 반격할수 있다. 그러나 리듬감이 없거나 또는 리듬 판정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이 리듬요소는 아무 의미가 없다. 액션 게임이 베이스이기에 굳이 리듬에 맞춰야만 데미지를 가하거나 데미지를 안 받는 그런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게임 방식에 리듬 판정까지 칼같이 맞춰야 한다면 문제가 많았을 것이다. 단순히 박자만 맞추는 게임이 아니라 3D공간에서 적의 움직임과 판정까지 보면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의 진행은 각각의 작은 필드로 구성되어 있는 장소의 적을 전부 처리 한 뒤 특정 오브젝트에 다가가 연주를 하여 다음 필드로 넘어가는 것을 반복. 마지막에 보스룸에 도착하고 버스를 공략하기 위한 패턴이나 조건을 달성하며 데미지를 주어 공략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게임의 구성이 너무 형편없는 것이 일단 작은 필드로 구성되어 있는 형식의 대부분의 스테이지 구성이 비슷비슷하다. 예컨데 슈퍼마리오2 같은 경우 3스테이지가 수중 스테이지고, 어떤 스테이지는 하늘이라거나 각각 차이가 있는 반면 이 게임은 스테이지의 배경 그래픽은 달라도 몹의 배치와 하는 짓은 대부분이 동일하다. 그리고 그런 작은 필드들을 지겹게 의미없이 똑같은 짓을 해 가며 진행하여 보스전에 도착해야 한다. 즉 보스전 외의 스테이지 필드는 존재의 의미나 이유,가치가 없다. 기껏해야 일반적으로 획득 하기 힘든 퀘사(화폐)를 획득하는 정도 말고는 없다.

그럼 보스전은 의미가 있는가 하면 얘도 좀 상태가 나쁘다. 일단 보스전의 형태가 그나마 다채로운건 다행인데 재도전 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구성은 아니다. 보스전의 구성과 밸런스가 다양한 형태만큼이나 아귀가 안 맞는다. 지나치게 대응하기 쉽거나 힘든 보스전의 배치 구조가 제멋대로다. 보통은 뒤로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이 게임은 중간 부분이 제일 까다롭고 뒤로 갈수록 쉽다. 그런데 그 쉽다 어렵다의 감각조차 액션으로서 쉽다 어렵다의 영역의 문제가 아니다.

이 게임의 시점은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 보는 시점으로 진행은 아래에서 위로 스크롤하며 올라가듯 진행된다. 마치 리듬게임의 노트가 내려오는 방식 같이 말이다. 그러나 정말로 스크롤하여 올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프리 이동체계에서 진행 방향만 위로 진행하는 구조일 뿐이다. 이게 뭐가 문제라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시점에서 아래쪽의 적이 공격 할 경우 공격이 보이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드의 몬스터,보스의 공격은 위에서 아래로 방식이 아닌 아래에서 위로 공격하는 방식도 구사한다. 즉 이 게임의 난이도 문제는 평범한 액션 게임의 패턴 문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날아오는 공격 때문에 피격이 되어 힘든거고 그 문제만 없으면 어려울 점이 거의 없다.

그러나 이런 불합리한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의 공격만 문제냐면 그것도 아닌 것이 게임의 보스 패턴이 다양하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스의 패턴을 처음 봤을때는 대체 무슨 패턴인지 감을 잡을수가 없다. 패턴의 공통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대처방법만 본다면 공격,카운터공격,원거리공격 등 주어진 공격 방식을 동원해야 하기에 대처방법 자체는 정해져 있다. 그러나 그 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가늠하는 공통요소가 적다. 그나마 카운터 공격을 해야 하는 경우는 마커나 공격 판정의 굵기 등으로 구별은 가능한데 그 외에는 심히 까다롭다.

패턴만 문제인게 아니라 진행 방식의 문제도 심하다. 원거리 공격의 메이데이와 근접 공격의 쥬크를 각각 상황에 맞춰서 교체하면서 대응해야 한다. 현재 조작하지 않는 캐릭터는 소모된 체력을 회복하기에 체력 배분 문제에서도 적절히 교체를 해야 한다. 그러나 그 교체를 요구하는 형태에 비해 게임의 시스템은 심히 허접하게 짜여져 있다. 일반적으로 캐릭터 교체,태그라고 한다면 해당 위치에 다른 캐릭터가 등장하는 방식인데 이 게임의 교체는 교체 할 캐릭터가 있는 위치로 시점이 옮겨간다. 이 방식이 뭐가 문제냐면 캐릭터를 바꿨는데 본래 동일 위치에서 캐릭터가 바뀌는 형태라면 안 맞을 공격도 이 이상한 교체 방식 때문에 맞는 경우가 다분하다. 교체를 할 때 교체를 할 캐릭터가 현재 공격 당할 상황인지 아닌지도 체크해야 하는 불편한 구조다. 심지어 플랫폼 이동 중 교체를 하다가 교체 할 캐릭터가 발판 없는 위치에 떠 있는 상태에서 추락하는 경우도 있어서 문제다.

교체시 위치의 문제 뿐만 아니라 게임의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탄환 수급의 문제도 있다. 한 캐릭터가 소지 가능한 탄환 갯수를 넘어 탄환에 닿을 경우 다른 캐릭터에게 자동으로 넘겨주질 못 하고 교체를 해서 일일이 획득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교체시 캐릭터 위치는 현재 위치가 아니기에 교체를 해도 이동을 추가로 해야 하며, 원거리 공격 탄환의 유지시간이 상당히 짧은 편이라 해당 캐릭터로 적을 잡아 탄환을 습득하는게 아니라면 소실되는 부분이 크다. 교체 시스템과 나뉘어진 캐릭터 구성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앞서 말했듯이 메이데이는 원거리 공격이 특화, 쥬크는 근거리 공격이 특화인데 탄환을 먹을거면 원거리 공격이 특화된 애로 근접공격하여 적을 잡아야 한다. 차라리 습득 탄환을 전부 메이데이에 넘겨주고 원거리 공격은 메이데이만 하게 해 줘도 별 문제는 없을 것이 원거리 공격 자체가 제한적이어서 굳이 쥬크까지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며 특정 보스를 제외하면 원거리 공격이 굳이 필요하지도 않다. 심지어 스킬 구성 역시 굳이 각 캐릭터를 골고루 키워줄 필요성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시너지가 없다. 차라리 한캐릭 몰빵이 제일 낫고 실제로도 한캐릭만 주로 쓰는게 제일 낫다. 캐릭터 교체는 체력 회복을 위한 정도고 그것도 쥬크의 회복패시브를 찍다보면 교체 할 이유도 거의 없게 된다. 교체 시스템이 있으나 마나하다.

그리고 액션인데 조작감이 더러운 것도 문제다. 점프,공격,이동 등의 입력 반응이 안 좋아서 상당히 뻑뻑하게 조작하는 느낌이 강하며 각 보스를 쓰러뜨리는 마무리 공격시 L3과 R3을 동시 입력해야 하는데 입력을 잘 못 받아서 몇번이고 꾹꾹 눌러야 하는 불편함이 크다.

인디 특유의 불친절함도 큰데 이 게임은 매뉴얼,튜토리얼,정보 확인을 거의 할 수 없으며 심지어 키 맵핑도 없는데 조작방식 설명도 안 넣어서 게임을 하다가 나중에 다시 할 경우 뭐가 무슨 버튼인지 알 방법이 게임 내에서 거의 없다. 스킬도 보통은 스킬을 찍고 가라고 권유에 가까운 강세를 하는 편인데 이 게임은 스킬을 찍든 말든 신경을 안 써서 어디서 스킬을 찍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스전을 줄창 진행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리고 퀘사(화폐)가 대체 왜 필요한지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이 퀘사를 소모하는 것은 주로 필드의 전력이 안 들어 오는 기물에 전력을 주입시키고 팬을 얻는 용도다. 그런데 퀘사를 소모하여 팬을 얻는 것은 횟수 제한이 있고 팬 증가 수치도 적어 별 도움이 안되어서 정작 팬을 늘릴거면 클리어 한 스테이지를 다시 진행해 팬을 늘리는게 제일 낫다.


게임내 차별화된 bgm 시스템도 뭔가 아귀가 안 맞는게 edm파와 락 파가 나뉘어 서로 대결을 하기에 우세한 측의 bgm이 더 크게 들린다는 설정이나 실제로 플레이를 하다보면 bgm이 존재감이 없는데 심지어 우세한 축에 맞춰 바뀐다는 점에서 통일성도 없다. 분위기를 통일시키지도 못 하고 존재감도 없어서 음악대결이 맞나 싶을 정도로 따로 논다.

게임내 수집 요소인 기타케이스 이미지들은 인게임 비쥬얼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지 못 하는데다 게임 진행중에 별로 눈에 띄게 드러나는 부분이 아니어서 보는 맛이 없다.


독특함에만 휘둘려 제일 중요한 게임의 방식을 간과하여 게임다운 재미를 제공하는데 실패했다. 게임의 근간인 전투 시스템을 재미있게 만든 다음, 색다른 변화를 꾀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