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2일 토요일

로스트 루인즈 감상

 료나게를 수위 조절해서 낸 듯한 느낌의 게임. 료나게처럼 다양한 사망씬 연출같은건 없지만 대신 그럴 목적이었던 것 같은 그래픽 요소들이 많이 있다.


플레이어는 이름 없는 여자아이를 조작하여 마왕의 추종자를 쓰러뜨리고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려 한다. 스토리는 솔직히 이거 구색만 맞춘 수준이지 등장인물들의 행동,대사가 자연스럽게 결말을 위해 흘러가는게 아니라서 걍 마지막에 사실 이랬어 식으로 반전을 때리는지라 하나도 감흥이 없다. 걍 스토리는 없는 셈 치는게 더 편하다. 스토리를 좀 가다듬고 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너무 가볍고 경박하고 의미가 없으며, 왜 싸우는지 또는 왜 그래야 하는지가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 하며 등장인물들의 행동들 하나하나가 낮은 수준의 저급힌 유머에 치중되어 있어 전체적인 질이 떨어진다.


액션은 호불호가 갈릴듯 한데 생존을 컨셉으로 삼는지라 잘 죽게끔 낮은 생명력,느린 공격 속도,부족한 자원이 특징이다. 다만 이 부족한 자원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리젠되는 몹을 잡아 드랍템을 모으면 되기에 아주 부족하지는 않고, 두번째 보스에게서 획득하는 투척햄을 증식하는 돈을 불리기 위한 방법은 있어 크게 부담되지는 않는다. 느린 공격 속도는 무기와 장비 셋팅에 따라 차이가 있어서 낮은 hp와 쉬운 모드 외의 난이도에서 자연 회복 불가 정도만 난이도를 올리는 주범이 된다. 그리고 마법 또는 원거리 셋팅이 제일 유용한터라 마법 셋팅만 갖춰 놓으면 그리 큰 문제는 없다. 다만 마법 셋팅을 하는 시점이 게임 중반쯤 이후라 그 전까지는 좀 많이 힘들수 있고, 마법이 유용한건 어디까지나 잡몹전 정도고 보스전에서는 다른 방식을 써야 한다. 방패가 있으면 대부분의 공격을 막아낼수 있고 방패의 옵션이 좋은게 있어서 많이 어렵지는 않다. 물론 자주 죽기는 한다. 클리어가 되겠느냐 안 되겠느냐만 따지면 미노리아 따위 보다는 100배 더 합리적인 난이도다. 특히 다양한 장비 셋팅이 가능한 점과 맵 구성은 미노리아 따위 보다 천만배 더 매트로배니아 스럽다. 아쉬운 점은 장비 셋팅을 자주 바꿔야 하는데 장비 교체 시스템은 즐겨찾기 말고는 빠르게 교체하기 힘든게 안타깝다. 정말로 스위칭을 밥먹듯이 바꿔야 하는데 그 중 몇몇 아티팩트는 굳이 장비 타입으로 할 필요가 있는건가? 싶은 것도 있다. 예컨데 무기 공격 속도나 점프 공격,구르기 같은 것은 획득 시점에서 패시브 형태인게 더 좋을텐데 그렇지 못 한 것이 아쉽다. 이 아쉬운 점은 보스모드에서 다양한 아티팩트들이 패시브화 되어 다양한 능력을 얻는 즐거움을 느낄수 있다.

다만 다양한 효과를 지닌 장비들이 있어도 결국 다양하게 사용 할 일은 적었는데 그 이유는 무기,마법에 붙어 있는 공격 속도가 보통도 겨우 쓸수 있을 정도고 느림이나 아주 느림은 정말 써먹기가 애매하다.  특히 이런 느린 무기는 공격 판정도 좀 이상해서 사용하기가 정말 까다롭다. 가녀린 소녀가 생존하는 컨셉으로 무기를 느릿느릿하게 사용하는 것 까지는 컨셉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보스나 적의 공격 패턴이 빨라서 대응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최소한 보스의 공격 속도만이라도 좀 조절 할 필요가 있는데 그러지 않았기에 보스전은 무조건 속도가 빠른 무기 위주로 써야 한다. 잡몹전도 방어를 한다던지 투사체를 날리는 녀석에게는 느린 무기를 쓰기가 어려운지라 활용 할 구석이 많지 않다.

노리고 만든듯한 수영복,메이드복 그래픽 적용이라던지 왜 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있는 보스들의 몸매라던지 눈요기 할 부분들이 있다.


게임이 좀 미묘하게 느껴지는 점은 진엔딩을 따라가는 구조가 금욕 퀘스트를 클리어 해야 하는데 이는 등장하는 황금상자를 열지 않고 스토리 다섯번째 보스전 이전까지 진행해야 신성한 검을 얻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딱히 스토리나 진행과는 별 상관 없는 요소에서 제약을 가하기에 납득이 가지 않으며 보스전 딱 두개 남겨 놓고 신성한 검만 얻으면 그때부터는 상자를 열어도 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한다. 이 행위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어야 납득이 갈까 말까 한데 그런게 전혀 없으니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가 싶은거다. 그나마 난이도 변경점 외 차이가 없는 일반 모드야 황금상자를 안 열어도 그닥 크게 차이는 없는데 마녀,암살자,보스모드는 필히 상자를 여는 편이 더 재미있어지기 때문에 차라리 보스모드처럼 퀘를 없애던지 다른 조치를 취하는 편이 좋으련만 그런게 없이 동일하게 같은 퀘를 요구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차라리 숨겨진 보스을 잡고 얻은 아티팩트로 들어갈 수 있는 이단점프나 숨겨진 벽을 투시하거나 다른 차원으로 이동을 한다거나 몬스터로 변해서 가거나 등의 행위로 숨겨진 장소를 가서 숨은 보스를 잡던지 걜 잡아서 아이템을 얻어서 쓴다던지 그러면 사용 가능한 아이템도 늘고 더 다양한 보스들을 잡으며 컨텐츠를 즐길수 있을텐데 단지 그저 상자를 열지 말라는게 뭐하는 짓인가 싶은거다. 매트로배니아 스타일 게임의 재미는 다양한 효과를 지닌 아이템을 획득하여 강해지고 달라지는 플레이를 하는건데 아이템 습득을 제약을 해 버리니 매트로배니아의 재미가 떨어지게 되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다.

클리어 후 위치모드,암살자모드,보스모드 등 다양한 모드가 제공이 되지만 보스러시와 뉴겜플을 지원 안 하는건 좀 많이 아쉽다. 다양한 장비가 있어도 그 장비들을 적용 가능한 전투는 결국 후반부 전투로 한정되서 기껏 다양하게 만든게 빛을 못 본다. 언에픽도 로스트 루인즈도 매트로 배니아 게임에서 뉴겜플이 없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그런 점에서 블러드 스테인드는 뉴겜플을 넣어 4회차까지도 플레이 하게 만들었기에 아주 탁월한 요소였다. 특히 마녀,암살자,보스모드는 기본 모드와는 달리 아티팩트의 효과가 다양한 속성을 부여하거나 여러 효과를 내기에 뉴게임으로 계승한 아이템을 다음 회차에 초반부터 써먹을 수 있다면 더 재미있을 것이며 습득한 아티팩트의 효과가 중첩된다면 어디까지 강해질수 있을지 도전하는 재미도 있었을 것이다. 블러드 스테인드의 아이템은 갯수와 레벨에 따라 아이템의 효과가 강해지기에 몇번이고 다회차를 노리게 만드는 것 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것은 환경요소. 액체가 든 병을 던지고 바닥에 깔린 액체에 속성 무기나 아이템을 던져서 액체의 속성을 바꿀수가 있는데 기름 던지고 불 또는 전기로 불을 일으키거나, 바닥의 물에 얼음 공격 하면 물이 얼음 속성의 데미지 필드가 되고, 독을 던지면 독 필드, 전기 마법을 쓰면 물 전체에 전기공격 등이 된다. 특히 이 데미지 필드는 각각의 특성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애용하는 것은 독. 감속 효과도 지니고 있어서 데미지와 보스의 이동을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것들이 적과 플레이어에게 공통 적용이 된다는 점인데 보스라서 독데미지 안 받고 감속 효과 안 받고 그러는게 없다. 보스의 대부분의 상태이상을 막아버리는 게임들에 비하면 시스템은 합리적이라서 좋다. 그리고 노가다가 필요 없다는 점도 좋고. 블러드 스테인드를 예로 들긴 했지만 그 게임은 노가다를 좀 많이 해야 하는데 이 게임은 몹에게서 장비템은 전혀 안 나오고 소모템만 나오기에 일부러 노가다를 할 필요는 없는게 장점이다. 백어택시 치명타가 뜨는 구조도 좋긴 한데 이걸 써먹기가 좀 까다로운게 아쉬운 점. 무기 공격 속도가 느리다보니 잡몹전은 백어택을 노리고 쓸 수 있지만 보스전은 내가 백어택을 당하는 일은 잦아도 백어택을 먹이는 일은 적다.

로딩이 없다시피하는 광속 로딩도 마음에 드는데 로딩이 조금만 길었더라면 자주 죽어서 자주 재시작 해야 하는데 매우 빡칠뻔 한 것을 방지한다.

다만 조작키 설정 버그는 좀 아쉬운데 나는 주문을 L2,R2에 할당하려고 키 셋팅을 바꿨더니 매번 게임을 껐다 킬때마다 L2만 기본 설정으로 돌아가서 좀 짜증난다. 그냥 L1,R1 마법 사용에 익숙해져야 하나 싶을 정도로 이 버그는 답이 없다.

또한 트로피 획득에 필요한 횟수 카운트는 각 세이브가 아닌 로컬 데이터에 기록되어 하나의 게임으로 달성 해야만 하는 부담은 없지만 이게 카운트는 올라가는데 달성이 안 되는 버그 같은게 있어서 좀 많이 곤란하기도 했다. 게임 끄고 다시 켜서 하면 되긴 하는데 그 버그가 일어나는 요인이 좀 애매해서 홈버튼 누르고 메인메뉴로 잠깐 나가서 그런건지 아니면 게임 내에서 기존 세이브를 지웠는데 실제로는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 때문에 오류가 생긴건지 확실히는 알 수 없다는게 문제. 아무튼 트로피는 다 획득하긴 했지만 버그 때문에 one true ending 트로피가 안 따지길래 하드코어 모드랑 베테랑 모드를 두번이나 더 클리어 할 뻔 한게 좀 빡친다. 다행히 둘 다 한번으로 그쳐서 다행이지만.


편안함 먼저 클리어 후 진엔딩이 안 떠서 보니까 편안함 모드는 아예 진엔딩이 안 뜬다길래 좀 빡쳤다. 그럴거면 진엔딩을 위한 퀘스트를 요구하지 말라고. 그래서 두번째는 하드코어로 진행했는데 마찬가지로 진엔딩 조건은 채웠는데 여전히 트로피 달성 불가. 이후 보스모드,마녀모드,암살자 모드 순서로 클리어 후 베테랑 모드로 클리어 했는데도 각 모드 공통 진엔딩 일러는 뜨는데 트로피만 안 따져서 빡침. 그래서 세이브 일단 업로드 후 지우고 새로 베테랑 모드 잠깐 진행했다가 업로드한 세이브 다운 받아 덮어씌우고 다시 베테랑 모드로 하니 트로피 달성. 짜증나는 점은 신성한 검을 얻는 것 뿐만 아니라 보스마저 다 빠짐없이 잡아야 했는데 웹상 정보로는 신성한 검이 진엔딩 조건이라고만 하고 게임내에서도 퀘스트 외에 요구하는 것이 없이 진엔딩 일러가 멀쩡히 나오니 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진엔딩 트로피를 달성하는 시점에서 더 달라지는 연출 따위 없었기에 더더욱 뭐하자는건지 싶다

각 모드의 재미 순서는 보스모드>마녀모드>암살자모드>편안함 모드 순서로 재밌었다. 하드코어는 증말 재미없었고 죽으면 컨티뉴 부활 불가로 인해 재도전이 힘든거 외에는 오히려 베테랑 모드보다 난이도는 낮다. Ps4는 세이브를 못 건드리는지 데스 패널티인 세이브 삭제가 안 먹혀서 죽으면 게임 끄고 다시 켜서 컨티뉴 하면 그만. 수동 세이브 안 되어도 자동 세이브 되는 석상을 찾아다니면 그만이라 불편하기만 할 뿐 이게 뭐 재미있을 요소가 없다. 특히나 베테랑 모드의 적 체력 증가량이 더 높아 보스전이 더 늘어지는 베테랑이 난이도 면에서는 더 어렵다. 솔직히 하드코어 따위를 왜 만드는지 알수가 없다. 재미도 없는데 이딴걸 왜 찾는걸까? 나야 진엔딩 트로피 때문에 억지로 꾸역꾸역 하긴 했는데 이딴걸 트로피에 걸어 두는 것도 문제다. 트로피 모으는 성격은 아닌데 기껏 했는데 달성 안 된게 찝찝해서 짜증이 나서 한것 뿐이지만.

일단 보스모드는 여러모로 좋은 점이 활,검,마법 세 타입의 캐릭터를 교체하면서 플레이 해야 하는데 장비를 쓸 수가 없다보니 아티팩트를 이용해서 각 타입의 플레이 스타일을 크게 강화하는 요소가 많았고, 진엔딩을 위한 퀘스트가 없으니 마음껏 황금상자를 열며 아이템을 모으고 강해질수도 있었고, 황금상자 아이템이 유용하기까지 하여 매트로배니아의 완성도는 오히려 보스모드가 가장 높았다. 마녀 모드는 자동 mp회복에 마나실드까지 있어서 체력보존이 쉽고 마나 외에는 데미지를 안 먹다 보니 독,불 등의 지면 데미지에 면역이라 이동이 편하고, 마법을 자유로이 난사할 수 있어서 편하다. 마법을 전부 가드해내는 악마녀만 좀 힘들지 나머지는 그냥 껌이었고. 암살자 모드는 백어택 데미지 증가가 있긴 한데 그냥 그것뿐이라서 마법도 못 쓰니 제일 매력없는 모드이지만 황금상자에서 주어지는 아티팩트의 효과가 속성 데미지를 붙여주기에 투척햄+새총+데미지계 아티팩트 두개면 백크리 데미지가 99나 뜨기에 잡몹전 만큼은 편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보스전은 힘든데 안 그래도 마법을 못 쓰니 오로지 도구 또는 무기로만 싸워야 하는데 그나마 보스들에 통하는 꼼수가 있으니 클리어 못 할 것은 없다. 그러나 클리어는 가능하긴 하지만 게임의 특징상 쉽게 죽기 때문에 대부분의 방법이 비슷비슷해진다. 예컨데 땅바닥에 발을 붙이고 있는 적들은 바닥에 독을 깔면 되고, 공중에 뜬 적들은 특정 무기와 마법검 소환,투사체 감속 마법 위주로 잡는다. 그 외의 방법은 거의 안 쓰인다. 효율 구리고 공속도 느려서 쓸모가 없으니까. 스위칭은 자주 하지만 대부분 체력방패,마력방패,상태이상 내성,공중 구르기 등의 기능적인 장비를 교체하는 위주고 무기를 교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난이도가 높기에 선택의 제약이 있는 점이 게임의 다양한 재미를 줄여서 아쉽다.


그냥저냥 할만한 괜찮은 게임이지만 다음에는 부디 스토리 좀 괜찮게 만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