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4일 목요일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개인적인 고찰

일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사물 인터넷, 무인 주행(운송), 3D 프린팅 기술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3차 산업 혁명. 즉 디지털 혁명으로 컴퓨터 기술의 도입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3차 산업 혁명은 여전히 진행중이며 그 궤도 지금과 딱히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에 인공지능은 존재하고, 로봇도 존재하며, 사물 인터넷도 있으며, 주행기술 역시 점진적으로 자동화 기술이 개입되고, 3D프린팅 기술 같은 경우는 컴퓨터 기술로 물건을 만드는 방식이 기업이나 대량생산 체제로부터 좀 더 낮은 개인용 파트에서도 가능하게 된 정도 뿐이다.


사실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것의 공통점은 인간의 노동력을 축소시켰다는 점이다. 좋게 말하면 살기 편해진거고, 나쁘게 말하면 내 일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예컨데 과거 같았으면 마을과 마을간의 연락을 위해 말을 타고 다녔었고, 그로 인해 말은 중요한 이동수단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말을 타는 것도 기르는 것도 하지 않는다. 산업 혁명의 과정에서 말은 필수 수단이 아니게 되었고, 말을 기르고 관리하는 영역은 사회로부터 따로 떨어져 나갔다.

반면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 있는데 그것은 애완동물이다. 개나 고양이 뿐만 아니라 쥐, 뱀, 거미 등 본래 인간이 꺼렸을 것들이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노동력이 필요 없어진 것은 인간이나 말 뿐만 아니라 개나 고양이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은 살아남았다. 왜냐? 기존의 바쁜 삶으로부터 비교적 여유롭고 윤택해진 인간의 쳐 남는 시간은 공허함을 불러 일으키기 쉬웠고, 그런 감성적인 영역을 채워 줄 수 있는 것들이 애완동물이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어도 귀엽기 때문에 사랑 받을 수 있는 개나 고양이들은 여유로움으로부터 생겨난 일자리를 꿰어차고 있다.

애완동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산업혁명으로부터의 생존 전략은 그들이 감성적으로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는 점이다.


참 재미있게도 이러한 예시는 벌써 드러나고 있는 것이 유튜브를 통해 특정 당파의 말을 전달하는 채널이 늘어났음으로 증명된다.

인간이 귀여운 짓을 해 봐야 태생적 한계가 뚜렷하기에 감성적인 만족을 느끼게 해 주려면 그들이 원하는 말을 대신 해 주는 스피커가 되는 것이고, 결국 그러한 형태로 가고 있는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를 파는 시대가 되리라 본다. 그건 지금도 그러하지 않느냐 라고 반문하겠지만 이전까지는 그냥 정보를 파는 시대였다. 구글이 네이버보다 더 각광 받았던 것은 검색 엔진으로서 성능이 뛰어나서였지만 그렇다고 네이버가 구글에 밀렸던 것도 아니다. 네이버는 네이버의 컨텐츠를 이용하여 그들이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었고, 그 결과 아직도 살아 남았다. 기능과 감성 중에 사람들은 감성을 선택하는 측도 많다는 예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서는 꽝이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파는 매체로서는 유용하기에 여전히 인기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구글이 막강하다고는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거 검색엔진과의 대결에서의 이야기이고 세세히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카카오택시앱, 배달앱, 호텔앱, 부동산앱 등 다양한 종류의 정보를 다루는 앱들이 늘어났다. 구글은 정보를 검색하는데 유용할지 몰라도 그들이 원했던 정보를 보여주는 방법에서는 미숙했고, 그 결과 파이는 앱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세상에 정보는 널리고 널렸지만 정작 중요한건 보고 싶은 정보를 파는 것이었다.

의외로 이 부분에 있어서는 블루오션들이 많다. 세상엔 정보가 넘쳐나지만 그러한 정보들은 그다지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않는다. 예컨데 지금도 나 물건 팔아요 라고 자영업자들이 늘어나지만 우린 새로 생긴 가게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으로 입수한다. 광고지나 호객행위를 하는 도우미들을 감상하거나, 오픈 파격 세일 정보를 듣는다거나 정도. 그러한 신규 정보나 오래된 정보들을 다 모아서 전달 하는 존재. 즉 정보를 수집,가공하여 제공하는 곳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쓰기 마련이다. 직접 발로 뛰기에는 세상이 너무 넓기 때문.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다면 필요의 차이일 것이다. 쓰잘데기 없는 정보를 모아 봐야 도움이 안 되고 관심도 없는 것 처럼,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모아 줄 것인가가 중요하고 그것을 가려내는 것이 빅데이터의 역할이라 생각하지만 생각외로 이 빅데이터라는 것이 아직까지도 유용하게 쓰이지 않고 있다. 예컨데 지금 빅데이터가 소비자에게 그나마 접근되어 있는 부분이라면 맞춤형 광고 일 것이다. 그러나 그 맞춤형 광고가 얼마나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인가를 생각하면 의문이 많다. 그간 빅데이터를 많이 모아두었을 유튜브의 맞춤 동영상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일이 많음을 생각하면 이 빅데이터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사용자의 정보를 모아서 비슷한 점을 찾아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으론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슷한 것이 아닌 원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원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컨텐츠에 있어서 필수이고, 그 예시도 상당히 많다. 예로 일본의 서브컬쳐인 만화나 소설 같은 경우 팬들이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판매율이 곤두박질치고 상업적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 작가가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과 팬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 중 어떤 것을 우선시 할 것인가를 보면 당연히 팬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드러난다.



인공지능과 로봇, 3D프린팅 같은 기술은 엄밀히 말해서 그것이 사용자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가 없다. 알파고가 바둑을 아무리 잘 두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봐야 그것이 다수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로봇 기술은 여전히 개발중이지만 우리 실생활에 로봇이 직접적으로 와 닿는 곳은 자동화된 공장 정도 뿐이다. 지금까지의 산업 혁명은 사용자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았고, 쓸모있는 것이었지만 이것들이 아무리 잘 쳐 줘 봐야 기존의 기술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있을까? 아직은 없다. 그리고 향후의 일로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실생활에서 적극적으로 쓰이기 전까지 이들이 산업 혁명의 타이틀을 따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기에 이들이 4차산업 혁명의 주요 아이템으로 불리는 것은 누구보다도 4차 산업 혁명이라고 하는 현상에 손도장을 찍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설레발이 불러온 억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