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9일 화요일

파 크라이 4 엔딩 봤다.

귀찮아서 스샷은 패스.

일단 뭐 페이건 민이 말한 대로 그냥 죽이고 싶었던 거야를 충실히 이행하면 재밌었던 게임. 스토리야 독재자를 두고 무당정치를 하려는 또라이랑 관습은 나쁜거야!! 보물들은 다 녹여서 팔아 먹자!! 하는 병신년 사이에서 내 뜻을 펼칠 일이 없으니 그냥 다 조져버리는 것 밖에 없다. 차라리 골든패스를 도와주다가 중간에 통수치고 내가 왕이 된다 라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었다면 모르겠는데 이건 진짜 그냥 어디서 외지인이 난장판 만들고 간다는 내용이 전부라서..


스토리가 나쁘다는게 아니다. 어차피 외지인인 주인공 입장에선 키라트야 좆되든가 말든가이고, 엄마 유언 따라 온 거니 걍 유골함이나 갖다 놓고 가면 별 상관 없는 이야긴데, 키라트는 독재자를 쓰러뜨려도 좆같고, 안 쓰러뜨려도 좆같다는 것 말고는 별반 달라질게 없다는게 찝찝한 구석을 남기는거지. 플레이어는 뭐하러 그렇게 많은 살육극을 벌였는가에 대한 답이 없던 게임.


걍 다양한 무기나 쓰면서 사람이나 조지면 그게 정답 아니겠는가. 딱 그거다. 사람 죽이는게 재밌었던 게임.


전형적인 유비식 오픈월드 구조는 진짜 지적을 해야 하긴 하겠지만, 이게 어크 신디만큼 짜증나는 구조는 아니었다. 일단 포스터는 태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높이 달려 있는 것이 짜증에서 환희로 바뀌었고 화염 방사기나 유탄 발사기나, 화염병을 던지며 태우는 재미는 있었고, 차량 수리하는 가스 토치 도구로도 바닥의 풀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았을 때는 씨발 젤다 야숨보다 100배 낫네 라고 생각 될 정도였다. 젤야숨은 생성시킨 폭탄으론 불을 절대 못 붙이니까. 폭발하는데 불이 없는 폭발이 대체 뭐냐. 그런 현실감에선 파크라이4가 더 나은 점이지.

마니차나 약물 중독 요기와 레지나 샹그릴라나 아레나나 뭔룽의 가면이나 수집요소라던지서브 컨텐츠가 그닥 재미있던것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새로운 경험을 줬다는 점은 나쁘지 않다. 재미는 그저 그랬지만 말이지.

조금 아쉬웠던 것은 파크라이4의 초기 느낌은 자연과 적들 사이에서의 생존이란 느낌이 강했는데, 어느 시점을 벗어나니까 자연은 별로 존재감이 없고, 적들은 그저 기지 안에서 뻐팅기는거 조지러 가는게 대부분이라 그다지 생존이란 느낌은 들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녀석들이 플레이어로부터 생존하려는 것 처럼 느껴질 뿐.

야생 동물 중에서는 악어도 있던 것 같았는데 애석하게도 엔딩까지 봐 놓고 잡아 본 적은 커녕 길 가면서 마주친적도 없다. 그니까 필요가 없는 녀석은 별로 조우 할 이유가 없다보니, 야생이란 느낌 보다는 길 가다가 뭐뭐뭐가 나타났다 식의 랜덤 인카운터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생각 해 보면 젤다 야숨이 파크라이를 차용 하여 야숨도 초반엔 그런 야생 동물과의 조우를 하는 느낌도 강했다. 물론 대체로는 야생동물도 못 오르는 절벽이나 타고 다니니까 늑대 같은건 딱히 개길 일도 없고, 여우는 다 도망이나 치고, 새나 송어나 이런거는 사진 찍어서 수집이나 하고 딱 그 정도지. 파크라이는 고기 던져서 야생동물을 유인하기도 했는데, 야숨은 개나 줘서 보물상자 찾는 정도 뿐이고. 솔직히 야생동물 길들이기 같은거만 있었어도 좋았을텐데, 파크라이는 5에서는 곰 기르는거 가능하고, 프라이멀도 되던가. 야숨은 말 밖에 안 되니까 그게 아쉬운 부분.

그래도 그 상호작용이라는 부분은 참 마음에 들었던게, 내가 호수위에서 구경을 했었는데, 보트를 타고 가던 녀석들 중 한 녀석이 물에 빠졌는지 빠트렸는지 아무튼 한놈이 빠져서 수영을 해서 다른 쪽으로 가려 하고 보트는 딴데 갔는데, 잘 지켜 보니까 육식 물고기가 그 놈에게 달려들어서 잡아 물어 죽였다. 원래 파크라이4는 야생동물이 지나가던 인간 족치는게 일상이긴 한데 진짜 충실하게 구현 해 놓은 부분이 마음에 드는 점. 야숨은 NPC를 무적에 가깝게 두니까 이런 짓거리로 죽일수가 없으니 현실감이 들지 않는다. 뭐 빠들은 왜 그런 짓을 해야 하냐고 개소리나 해 대겠지만.


만약 파크라이가 야숨처럼 전기,얼음 공격도 가능 했더라면 진짜 별 짓거리를 다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게 좀 아쉽지.

아무튼 할 만한 게임이긴 했는데 5랑 뉴던 구매 까진 갈 생각이 없다. 듣자하니 납치로 스토리를 점핑시키는게 다반사래서 내가 그런거 싫어하다 보니 별로 흥미가 가질 않는다. 그리고 5는 4에 비해 무기가 재밌지도 않다고 하니까 그럼 굳이 할 필요 없겠네 라는 생각이 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