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9일 금요일

최근 산 게임 초반 감상






일렉스

그래픽이 좀 애매하고 아트풍이랄까 분위기가 잘 안 맞는 느낌.

일단 말이 더럽게 많다. 선택지가 많은것을 강조하기 위해 온갖 대화내용이 있는데, 그래봐야 지금 하는 퀘스트에 대해 위치나 인물 정보 같은거 파고드는게 대부분.

온통 대화만 하던터라 주인공은 대화 내내 잠시도 가만 안 있고 건들건들하는것도 정신사납고, 전투도 그렇게 재밌진 않았다. 공격에 스테미너를 소모하는터라 여러번 공격하고 뒤로 빠지고 해야 하는데 일반 공격 말고는 할게 없으니 심심하다.

더군다나 뭐 푼돈이랑 경험치 벌 퀘스트를 찾으려고 처음 간 마을을 뒤지고 돌아다니는데 대화가 가능한 NPC는 한정되어 있는데 찾기가 너무 어렵다.

그나마 다른 게임이랑 좀 차이라면 제트팩 덕분에 고저차는 덜 탄다는 점? 자유도가 높대서 사긴 했는데 아직 그렇게 자유도는 만끽 못 하는 중. 딱 하나 느낀거라면 원래 구덩이라고 과학기술을 이용한 물건들을 쳐 박아 두고 버리는 곳에는 접근을 못 하게 막는데 내가 그런줄도 모르고 그냥 제트팩으로 다른 곳에서 떨어져서 도우미 로봇을 찾고 이야기 한 다음 나오니 너 여기 들어가면 안 돼 이러는거 보고 그래도 나름 자유도는 있네 싶었던 점.

NPC들도 싸가지없이 구는 녀석은 적어서 기분은 아직 안 나빠졌는데 또 모르긴 하지. 근데 뭐랄까 NPC캐릭터들이 딱 보기에는 매력은 없는데 대화를 하다 보면 약간씩 빠져드는 느낌은 있다. 세일이라 9천원대에 사서 어차피 적당히 즐길거라 이 정도면 그냥 무난한 정도. 스테이터스랑 스킬은 폴아웃느낌이 드는데, 사실 난 폴아웃 치트만 써서 플레이 했던터라, 이 게임 잘 할 수 있을런지 불안. 대충 보니까 20렙까지는 빌빌댄다던데.. 스킬을 NPC에게 배워야 하고, 돈도 많이 드는거 같고, 스텟 제약도 심하고 좀 빡센 느낌.





이전에 나름 괜찮게 했던 언에픽의 개발자가 만든 다른 게임인 고스트1.0

전작과 확연하게 다른 소재를 들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잘 만들었다. 언에픽도 잘 만들긴 했지만 고스트1.0은 언에픽보다 좀 더 세심하게 만든 느낌.

일단 로봇과 해킹이란 SF요소를 도입하면서 찾아보기 힘든 빙의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본래 저 조작하는 하얀로봇에서 홀로그램 같은걸로 튀어나와서 다른 로봇에 들러붙어 조작이 가능하다. 그걸 이용해서 푸는 퍼즐들이 있고, 전투가 어렵다 싶으면 이 빙의해킹 요소로 강한 로봇에 들러붙어 다른 로봇들을 잡는 방법도 가능하다.

더군다나 3D프린트라는 기술을 생각외로 잘 써먹었는데, 우주정거장에 홀로 침투한 로봇이 파괴되었을때 3D프린트로 복제하여 부활시킨다는 개념, 그리고 그 부활개념 때문에 로그라이크처럼 모아두었던 자원을 잃게 되는 요소를 잘 접목시켜놨다. 업그레이드 및 아이템 사용등도 세계관에 맞게 SF요소에 맞게 잘 버무려놨다.

하지만 소소하게 마음에 안 드는 점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스킬초기화를 간편하게 가능하게끔 지원 안 한다는 점이고. 둘째로는 나카무라에서 만든 로봇 이름이 나카라던지 로봇끼리 곤니찌와 인사를 한다던지 의미없는 일뽕요소가 들어가 있고, 진중하게 초반을 휘어잡던 스토리를 프롤로그 끝나자마자 깨버려서 좀 깬다. 사실 이 정도로 잘 만든 세계관과 소스를 가졌으면 더 진지하게 가도 괜찮았을텐데 언에픽 마냥 패러디나 개그 요소로 웃기려는 것을 강조한다. 웃기긴 하다. 다만 아쉽다는 거지. 스토리가 진지했더라면 더 몰입되었을텐데 그렇지 않다보니 왜 나카무라사의 우주정거장을 해킹하려는지 하는 행위에 대해 진정성과 깊이가 안 느껴진다.






핸드 오브 페이트2

TRPG+액션RPG라는 독특한 조합이 궁금해서 사 본 게임

기본적으로 진행은 저 게임마스터처럼 보이는 사람이 카드를 늘어놓으며 카드를 발판삼아 이동하며 진행한다. 걸린 칸의 카드를 뒤집어 정해진 이벤트를 수행하는데 이에 대해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지만 대체로는 한다 안 한다 정도의 선택지라 자유도나 다양성이 없는 느낌이다. 오히려 스마트폰 게임 중에 선택지 소설 타입의 medival fantasy나 wizard choice라는 게임이 있는데 이쪽이 더 TRPG스럽다. 근데 그건 한글화가 안 되어 있어서..

그래서 다양성이 빠진 이벤트에서 TRPG스러움은 결국 다이스갓에 맡기거나 야바위처럼 실패랑 성공 카드 섞어서 뒤집어서 맞추는 식으로 진행을 성공과 실패로 나누는데 이게 참 뭐같은게 대체로 성공실패 카드 뒤집기는 2:2식으로 나뉘어서 50%확률인데다, 다이스갓에게 맡기는 짓거리는 더 심한게 주사위 3개 던져서 12가 넘어야 한다던가 식이다. 주사위 3개 최대값이 18인데 그 절반 이상을 내야 하다보니 대체로 이 경우는 성공을 하는 일이 없다.

더군다나 더 거지같은 점은 그렇게 이벤트를 성공시켜서 장비 같은 것을 획득한다 쳐도 정작 보상 선택시 현재 장비가 어떤건지를 확인 할 수 없다보니 현재 장비를 기억 안 해두고 진행하면 뭘 선택했어야 했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전투는 대체로 이벤트에서 전투로 넘어가면서 좁은 맵에 적 4마리가 나오는걸 다 잡으면 이기는 식이고, 적 종류마다 대체법이 좀 다른 정도. 예컨데 북부인같은 바이킹애들은 한번 방패가드를 해도 콤보를 해서 한번 더 바로 가드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위력적으로 공격이 들어오고, 부패한 사람이라고 좀비같은 애들은 그냥 팬다고 되는게 아니라 지쳐서 쓰러졌을때 절명기 같은걸 집어 넣는등 소소한 차이가 있다. 맵도 이벤트마다 다 달라서 같은 맵으로 땜빵하는 그런 점은 적다.

액션성 자체는 괜찮다. 일단 스테미너 개념없이 그냥 패면 되는터라 편하고, 방패 가드 타이밍을 대놓고 미리 초록색 이펙트를 띄우며 알려주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쓰면 한대도 안 맞고 잡는게 가능하다. 물론 공격마다 가드 불가능 공격도 있어서 그런 경우는 회피를 해야 하는데 회피 동작도 깔끔하게 사용 가능해서 액션성 자체는 괜찮다. 또한 초반에 얻는 사기꾼 마법사 동료는 가까이 가서 동료 스킬 호출을 하면 1회 방어막을 걸어주는데 이게 횟수 제한같은건 없는터라 정 쫄리면 방어막받고 개돌같은걸 해도 된다.

그 외에 현재 들어가 있는 지역마다 걸려 있는 월드룰? 같은 요소도 있어서 북부인들 지역 가면 북부인들이 반겨주지 않을거라면서 북부인들 등장확률 업 같은 점이나 왕국의 보물을찾아 달라는 메인 미션이나, 명성을 모아 검을 얻자는 메인미션등이 걸려 있거나, 도둑소굴은 도둑들이 주 적이 될거라는 등의 예고를 알려주기도 한다.

생명,식량,골드의 자원요소를 관리해야 하는데 일단 식량은 첫번째로 잘 관리 해야 하고 두번째가 체력, 다음이 돈, 물론 체력이 0이 되면 실패니 체력을 제일 잘 관리해야 하긴 하나 일단 초반의 2장 클리어까지 한번도 전투실패는 없었고 오히려 식량이 0이 되서 체력이 깎여나가는게 문제였다. 상점칸을 못 찾았으면 식량보급을 못 해서 큰일났겠지.


아주 좋지도 않고 아주 나쁘지도 않은 느낌. 게임 자체는 신경써서 잘 만들었다. TPRG스러운 전개를 좀 더 잘 짜 줬더라면 좋았을텐데.











어쌔신 크리드 오딧세이

개인적으로는 참 잘 샀다고 생각 될 정도로 만족.

일단 그래픽부터가 쩐다. 게임소개 페이지의 스샷은 너무 느낌이 안 났는데 실제로 플레이하면 그런 부족한 느낌은 안 든다. 다만 좀 아쉬운거라면 갑옷에 리깅이 좀 딱 붙게 리깅을 해 놔서 어깨를 움직였을때 저 철판이 마치 비닐풍선 붙여 놓은거 마냥 어깨따라 찌그러지는건 아쉽다.

그리고 생각도 못 한 부분에서 감동받은 것이 올려 놓은 스샷 중 텐트의 사각형 구멍 난 부분인데, 사실 메탈기어 솔리드가 저런 샛길을 만들어 놓길 잘 했었다. 그런데 피스워커부터 메탈기어솔리드는 저런 샛길을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아 잠입게임의 루트를 이전작보다 되려 축소를 시켜 놨었는데 이걸 어쌔신 크리드가 세상에 저 그리스시대 느낌으로 구현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동스럽다. 오히려 잠입게임으로서 어쌔신 크리드가 더 성의를 다 하는 느낌이다.

게임 자체는 액션성이 전작들보다 더 뛰어나졌는데 내 경우 어크 신디케이트를 진짜 더럽게 재미없게 한터라 이 게임을 할까? 말까? 할까? 말까? 더럽게 고민했었다. 신디케이트가 추리파트 빼고 전부 진짜 개노잼이어서 그때처럼 실망하면 정말 슬플거 같았는데 게임이 잠입암살보다 RPG에 가까워서 공격 받아치기나 스킬 사용 등 전작들보다 더 공격방식이 다양해진 것은 너무나도 마음에 들 뿐 아니라 환상적이다.

특히 영화 300에 나온 스파르타킥 스킬의 경우 높은 곳에서 적을 유인하다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온 적을 스파르타 킥으로 날렸는데 저 멀리 날아가면서 쓰리쿠션으로 콰당탕 하면서 쳐 박히는걸 보면 아우 진짜 와 쾌감이 장난이 아니다. 이 스킬 자체는 사실 적을 죽일만큼 딜량이 안 나오는 스킬인데 이게 낙하데미지 때문에 위치에 따라 한방기가 되다 보니 이 맛에 아드레날린이 차기만 하면 바로 유인해다가 발로 까는 것만 하고 있다. 너무 즐겁다.


게다가 액션성이 참 진짜 탐험과 잘 맞게 해 놨는데 아직 낙하데미지 0까지 개방은 안 했지만 낙하시 데미지로 죽을 위험이 없다는 점에서 절벽을 오르고 떨어지는거에 부담이 없어서 편하고, 스테미너 같은걸로 공격을 제한하지 않아 시원시원하고, 체력도 일단 전투에서 이탈하기만 하면 빠른 속도로 차올라서 피통 간당간당하게 유지하는 것 때문에 전투를 시도도 못 하는 일이 없다보니 얼마든지 적이 보이기만 하면 개길수 있는게 편하고, 말은 언제든지 편하게 부를 수 있고, 덕분에 싸돌아 다니는데 부담이 없고 말은 언제든지 부를 수 있으니 말 타고 다니기 보다는 내가 직접 걸어다니면서 저기엔 뭐가 있고 여기엔 뭐가 있고를 자기 눈으로 확인하는 즐거움이 강하다.

이게 왜냐하면 나는 야숨이 거지같았던 점 중에서 절벽타고 올라갈때 비오면 미끄러져 스테미너 떨어지면 떨어지지 바람,벼락 다 신경써야 하는 주제에 정작 그놈의 절벽들은 스테미너 3줄 채워서 올라가기도 버겁게 높게 만들어 놓으니 절벽 타는거 자체가 마음에 안 들고, 필드 사냥도 마찬가지. 전투 밸런싱이 개같이 되어 있어서 적 피통은 많지, 내 피통은 거지지. 라이넬 앞에서 방어구는 무쓸모지, 결국 맥스시리즈나 퍼먹어야지. 무기 내구도는 떨어지면 부서지지, 그렇다고 무기가 좋은게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좋은 무기 주는 애들만 골라서 파밍해야 하지 말 타고 다니려면 안장을 획득해야 하는데 그 안장 획득이 피곤하지 이것저것 제약만 걸려 있다보니 싸돌아 다니는 즐거움을 느낄래야 느낄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딧세이는 그런 쓰잘데기 없는 걱정들 하나도 할 필요 없이 마음 편하게 싸돌아다니면 되고, 심지어 잠수마저도 가능한데 이 잠수 시간도 넉넉해서 위쳐3는 이 잠수시간을 늘리려면 범고래 포션을 빨아야 한다거나 하는데 오디세이는 그런거도 필요없이 마음껏 잠수하며 수영하는게 가능하다. 위쳐3 참 좋은데 그놈의 잠수는 아쉬운데 오디세이는 그런 걱정도 할 필요 없다는 듯이 배려를 하는게 너무 좋다.

다만 이렇게 다 좋은데, 참 좋은데 아쉬운 점은 자유도를 빙자한 멀티선택지 시스템이 사실상 별 쓸모가 없다는 점. 위의 핸드오브 페이트나 일렉스 마냥 사실상 한다 안한다 정도 뿐이고, 좀 더 편하게 가거나 어렵게 가거나 하는 변화도 없고, 심지어 퀘스트 자체를 아예 강제로 배정을 해 버려서 안 하겠다고 하는 것도 안 된다.

물론 메인퀘스트를 안 하겠다고 뛰쳐나가면 뒷감당이 힘들기야 하겠지만 변화구를 줄 수 있는건 아닐까? 마치 위쳐3에서 주요 인물들을 죽이고 넘어가거나 안 죽이고 넘어가거나 아예 안 만나거나 등등 다양한 갈래가 있는 것 처럼. 헌데 이 오디세이 멀티 선택지 시스템은 그런 갈래길이 거의 없다. 있어도 별 의미가 없고. 위쳐3는 정말이지 내 선택이 불러 올 결과가 흥미진진했는데 이건 그런 맛이 없는게 좀 아쉽지.


네가지 게임 다 아직 초반이긴 해도 이번에 게임 산건 대체로 만족이다. 이번 게임 선택처럼 매번 게임이 잘 맞으면 얼마나 좋을까.  근데 그렇지 않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