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4일 수요일

괴수 8호 36화까지 감상

 


 

괴수물은 북미나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장르이고 한국에선 그다지 매력이 없는 장르 중 하나다.


그나마 최근 괴수영화 중 하나인 고질라 vs 콩이 인기를 끌긴 했으나 괴수물은 장르 특유의 한계 때문에 그리 인기를 얻기가 힘들다.


그 한계란 괴수의 고민 따위 어차피 인간의 입장에선 이해 할 건덕지가 없다는 것이다.


괴수야 어차피 인간의 터전을 파괴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니 괴수의 고뇌는 침략자의 고뇌에 불과하고, 그렇기에 괴수에 대항하는 선한 괴수를 등장시키기도 하지만 괴수와 괴수의 싸움 역시 강건너 불구경 하긴 좋을지언정 그 안에 담겨진 메세지를 받아들이기엔 거리감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괴수 8호는 최신 트렌드에 맞게 잘 변형되어 나왔다.


세계관부터가 인간이 괴수를 잡는 세계관이고, 괴수를 잡아 얻은 물건으로 강해진다. 이에 괴수 해체반이 존재하고, 주인공은 방위대원이 되고자 했지만 능력이 부족해 해체반에서 일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이 주인공의 장점은 괴수에 대한 지식이고, 단점은 괴수에 맞서 싸울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주인공에게 괴수가 들러 붙은 덕분에 대괴수의 힘을 얻어 변할 수 있게 된다.


처음 세계관 구성만 보면 흔한 한국식 웹소설에서 보는 게이트,차원물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확실히 서브컬쳐의 양과 퀄리티가 압도적으로 많은 일본이라 그런지 한국식에서 보여지는 주인공을 띄워주고 단기간 파워업을 시키기 위해 사회의 각종 기능들을 파편적으로 나누어 서로 뜯어먹기 바쁘고 인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서로 못 잡아 먹어 으르렁거리는 것이 아니고, 이야기는 괴수와 인간과의 싸움으로 한정한다.

 

 괴수8호의 장점은 일단 시원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캐릭터들의 자잘한 이야기나 사정을 듣는게 없이 괴수와의 싸움을 중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단점은 주인공이 성장을 안 한다. 괴수에 대한 지식이 높다 라는 것은 물론 장점이긴 한데, 주인공이 적을 무찌르는 모습은 그 괴수에 대한 지식보다는 압도적으로 강한 괴수의 힘에 의지한다. 36화 가지고 섣불리 예단하긴 어려우나 실상 현재 나온 그 어떤 괴수들도 주인공이 괴수화 했을 때의 힘을 넘지 못 하기 때문에 실상 지식은 팀을 서포트하는 정도에만 그쳐 나 이정도로 쓸만하다 라는 존재감 어필에 불과하고 36화쯤에서 정체가 탄로난 상황에선 이마저도 의미가 없게 되었다. 괴수의 능력을 숨기고 어필해야 하는 시점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일희일비하는 주인공이 웃기기도 하여 묘하게 다운될 수 있는 괴수물, 재앙물의 분위기를 환기 시켜준다.


계속해서 정체를 숨기면서 밧줄타듯 긴장감을 조율한다면 좋았을텐데, 꽤나 빨리 정체를 밝혀 버린터라 그 재미는 더 못 줄것 같은 점이 아쉽다. 그럼 남는건 주인공의 지식, 내지는 괴수의 힘으로 괴수와의 싸움을 그리는 것일텐데 전투 위주로 간다면 재미는 있겠지만 그럼 이야기가 너무 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