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2일 월요일

와치독스 리전 블러드라인 감상

일단 리전 자체를 첫날부터 한달 정도였나. 그렇게까지 많이 하진 않았지 않나. 메인스토리 파고 요원 영입 좀 하고, 그러다가 할게 없어서 관두다가 오랜만에 하다 보니 좀 많이 다른 느낌이 든다.


첫째로는 운전조작감 진짜 더럽다이고


둘째로는 얘네가 사펑수준이었나? 하는 것. 첫번째도 거진 사펑 수준이긴 한데, 사펑이야 원래 자동차 운전 만든 적이 없으니 그렇다 쳐도 얘넨 1,2,에다 유비가 기술력이 없는것도 아닌데 운전이 이상해졌으니 하는 말.


갑자기 허공에서 NPC가 낙하하거나, 살짝 낑겼다고 허공으로 치솟질 않나,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NPC가 생성되질 않나, NPC 이동 루틴 중 쓰레기통인가 뭔가 장애물에 대고 허우적대질 않나, 심심하면 벽에 끼이질 않나, 스토리 진행 중에 화면이 검게 되어 아무것도 안 나오질 않나, 스파이더 드론을 꺼내는 기능이 막혀서 재시작 내지는 빠른 이동을 해야 하질 않나. 아무튼 별의 별 버그들과 기이한 상황들이 계속되어 받은 인상이 별로였다.


암튼 게임을 대충 만든 수준의 문제점을 빼고 블러드라인만 본다고 하면.


1. 캐릭터

에이든과 렌치는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능력도 상당히 잘 뽑혀 나왔다. 뭔 쉬두인가 하는 이상한 애보다는야 확실하게 재미있게 나오긴 했다.


특히 에이든은 암살자 캐릭터보다도 더 교전에 특화된 느낌을 주는데 리로드 보너스와 시너지, 그리고 슬로우, 제압 한정이었던가. 와치독스1에서의 요소를 반영 해 준건 좋았다. 다만 리전 자체가 못 만든 게임이다 보니 캐릭터를 반영 해 준다 해도 그 한계가 명확한건 아쉬웠다. 1에서의 에이든은 모든 총기를 들고 다녔던 반면 리전에서는 총기 장비 제약이 있다보니 잘 뽑힌 스킬도 결국 한계가 있다.

다만 스토리는 별로였다. 1에서의 에이든은 복수귀였는데  리전 블러드라인에서의 에이든은 자신이 해 온 모든 일들을 후회하는 그런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

덥수룩한 수염은 마치 갓 오브 워의 크레토스처럼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문제는 잭슨 피어스란 캐릭터를 끼워 넣기 위해 15년의 세월이 지난 상황으로 설정하고, 더불어 에이든이 닳아빠진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는 점이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플레이어를 대변해야 하는데 플레이어의 의향과는 상관없이 다 때려 치고 싶다 이러고 있으니 문제다. 게임을 진행하는 입장에선 아 빨리 저 원흉을 때려 잡고 싶은데 정작 캐릭터는 이제 그만둘래 이러고 있으니 짜증난다 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한 DLC에 두 주인공을 넣다보니 중간부터 에이든을 퇴장시키고 렌치로 플레이하게 되는데 이게 심히 불만스럽다.

첫번째로 이딴 식의 진행일줄 알았더라면 아니 이딴식의 진행이 아니었더라면 귀찮게 데드섹을 도우면서 별 쓰잘데기 없는 미션을 진행하고 업그레이드 기술을 얻는 과정이 아니었더라면 게임 자체는 참 스무스하게 진행되었을 텐데, 에이든이 받을 수 있는 미션 따로, 렌치가 받을 수 있는 미션 따로 구분 해 놓은 터라 에이든 파트를 떠나는 부분에서 중요한 업그레이드를 얻지 못 하게 될 경우 게임이 조금 귀찮아진다. 어디까지나 조금이다. 1,2를 한 숙련자 입장에선 그렇고 숙련자가 아니라면 좀 어려울거고.


애초에 리전은 캐릭터 갈아치우기가 일상인데 대체 왜 DLC인 블러드라인은 캐릭터마다 미션을 따로 배정 해 놔서 업그레이드를 막아 놓는지 알 수가 없다. 이게 이 더블 주인공 체제의 블러드 라인의 첫번째 불만이고


두번째로 에이든이 잘 하는게 있고 렌치가 잘 하는게 있는데 문제는 최종 보스전이 에이든에게 유리한 구조고 렌치는 불리하다는거다. 근데 렌치를 강제하고 에이든은 퇴장시키는데 이게 뭔 짓거리냐는거지. 차라리 에이든을 쓸 수 있게 했더라면 모를까 에이든은 쓰지도 못 하고 막아 놓는데 대체 뭐가 이따구냐? 아니 리전은 다양한 캐릭터를 사용 할 수 있게 해 놓고서는 정작 DLC는 그 모토를 잃어버렸는데 이럴거면 그냥 1인 주인공 체제로 하라고 멍청이들아. 허접하게 더블주인공이니 모두가 주인공이니 이딴 짓거리 하지 말고.

 

캐릭터 자체는 매력적이나 리전 시스템에는 어울리지 않으며, 스토리는 너무 후회와 자기반성 위주로 흘러가고, 1에서 보여 주었던 그 비장함과 넘치는 분노의 복수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는게 실망이다. 애초에 에이든은 1에서 잭슨 피어스가 납치 되었을 때 거기있던 녀석들을 전부 싸그리 죽여 놓은 사람이다. 물론 그게 잭슨 피어스의 트라우마로 남아서 문제가 되긴 했지만 적어도 에이든은 협박에 굴하기 보다는 협박하는 놈을 때려잡는 캐릭터인데 여기서는 너무 휘둘리는 경향이 심하다.


게다가 와치독스가 대체 뭔 내면의 심리를 찾고 이러는 게임이 아닌데 혼수상태의 에이든을 깨우겠다고 정신세계에 들어가는 연출을 하냐. 이건 어새신 크리드나 파크라이가 아닌데 대체 왜 그런 게임들에서 보여지던 연출을 하냐고. 와치독스는 해커가 나오는 게임이야. 아오 이 멍청한 쉐끼들아. 그럴거면 그냥 어새신크리드나 파크라이나 만들러 가. 제발. 와치독스를 휘적휘적 거리지 말라고.

 

다음으로 렌치는 내 개인적으로는 참 귀여워 하는 캐릭터이긴 한데  리전 블러드 라인에서는 그 모습 그대로 잘 뽑히긴 했다. 웃기고 농담하고 정신나간 소리를 하고.

다만 스토리는 그저 그랬는데 로봇 제작에 관여를 한게 아니라면 사실상 아무래도 좋은 녀석인 수준에 그 로봇도 설계는 지가 다 해 놓고서는 설계도를 뿌리네 뭐네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 워낙 이상한 놈이긴 하지만 행동의 논리적 전개가 너무 빈약해서 실망이었다.

게다가 데드섹과 결별을 했는데 데드섹을 스토리에 포함시키기가 어려워서인지 렌치만 데드섹과 따로 노는 상황이 되었지만, 어차피 메인 스토리에서 렌치를 영입할거면 데드섹에 다시 들어가는(샌프란시스코 데드섹이 아닌 런던 데드섹이긴 해도) 상황이 되건만 굳이 결별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그렇잖아. 샌프란시스코 데드섹이 도와주러 왔다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데드섹에서 탈퇴한 녀석이 런던 데드섹이 되는 모양새니까.

캐릭터 성능은 좀 미묘한데 개인적으로는 좋지 않았다. 특수 능력을 구현했지만 리전 시스템의 한계에 막힌 에이든에 비해 렌치는 2에서 폭발광 같은 녀석이었는데 리전에서는 연막탄이나 망치 충격파,총에 의한 주변 해킹 정도만 가져 왔다. 착탄 강제 해킹은 전작 2에서 무기에 붙어 있는 옵션이었는데 그게 굳이 렌치의 특성인가 싶은 거다. 심지어 무기들이 죄다 비살상이라서 높은 데미지를 못 준다는게 문제다. 그나마 유일한 장점은 화물드론에 달려 있는 그레네이드 정도. 왜냐하면 유일하게 포탑 스파이더 드론을 태울 수 있는 드론이 화물 드론이라 화물 드론 위에 포탑 스파이더 드론을 올려 놓고 적들 공격하는게 가능해졌다 정도의 의미가 있다.


캐릭터는 이쯤하고 스토리는 진짜 별로였는데 로봇으로 한탕하려는 사기꾼을 응징한다 정도에 불과한 스토리이고 짧다. 심지어 이 짧은 구조는 업그레이드를 위한 미션을 빼 버리면 플레이타임이 더 짧아진다. 게다가 이 업그레이드 스킬용 미션 구조가 기본 스토리와 따로 놀기 때문에 분위기를 저해하며 스토리의 깊이도 재미도 없다. 유비소프트 얘네들은 진짜 스토리를 드럽게 못 짠다. 어쩜 이 정도로 재미가 없을수가 있나 싶다.

더군다나 대체 왜 리전은 보스전을 거대 로봇으로 하는지 알수가 없다. 1하고 2는 보스전 자체가 없었는데 유독 리전만 메인 스토리와 DLC 스토리 둘 다 거대 로봇과 싸우는 보스전을 만들어 놓았다. 이게 뭐 그리 필요한 요소인가? 안 그래도 빈약하고 허접한 스토리에 의미없이 움직이지도 않는 석상 보스를 세워 놓아서 더더욱 수준이 떨어져 보이게 만든다.

보스전 뿐만 아니라 그냥 등장하는 로봇 자체도 전기충격기 무기로 데미지를 줘서 쇼트나게 만든 뒤 뒤에 드러나는 약점을 갈겨서 부숴야 한다. 근데 이게 재미가 없다고.


와치독스 자체가 이딴.. 이딴걸 파훼하는 재미를 느끼는 게임이 아니야. 진짜. 와치독스2에 vs 로봇이라고 협동 미션이 있긴 했는데 이거 하는 사람이나 재미있어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 근데 이걸 대체 왜 협동미션도 아닌 DLC 잡몹으로 내놓냔 말이다.


그뿐인가? 블러드라인의 스파이더 드론은 공중 모드가 가능해져서 2의 점퍼와 쿼드콥터를 합친게 되긴 했는데 그 실용성은 리전의 스파이더 드론이나 심지어 1에서 케니가 쓰던 RC카만도 못 해졌다. 드론 자체의 공격력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전기 충격을 얻지 못 하면 거의 무쓸모 수준이고, 기껏해야 한 곳에 짱박아 놓으면 발각시 적에게 충격파나 날리는 수준인데, 자주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별 도움도 안 되며 실제로도 얘가 잡을 수 있는 적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너무 유용했던 리전 본편의 스파이더 드론에 비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 아니 리전의 스파이더 드론이 가졌던 기본적인 기능인 적 뒤로 다가가 제압하는 능력 자체가 없다. 대신 미조작시 투명화 기능을 가져서 적에게 발각되면 조작에서 손 떼면 못 찾긴 하는데 이게 소용이 없다. 블러드라인의 대부분 미션은 드론보다 플레이어가 직접 타겟에 다가가 수행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드론이 쓸모가 없고, 드론이 정작 들켜도 뭐 그리 심각한 것도 아니다 보니 드론 자체를 그냥.. 쓸모없게 만들어 놨다.


그러면 그렇다고 1이나 2처럼 IED라도 주던가. IED도 없어.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니까 걍 쓸수 있는게 거의 없다. 이처럼 가진게 별로 없는 상황에서 짤막한 아주 짤막한 스토리를 진행하는게 고작인 수준이다.

 

진짜 이딴걸 개발하기 위해서 그렇게나 시간이 오래 걸린거냐? 응? 진짜? 기존에 있는 기능 다 가져 온것도 아니고 다 잘라 먹었는데도 말야? 참나. 진짜 웃기지도 않는다.

 

리전 개발팀은 그냥 능력이 없어. 게임을 만들 능력이 맛이 간거 같은데  이제 남은게 어새신쪽 캐릭터인가? 근데 기대가 안 된다.

그냥 리전은 잊고 사는게 나을듯. 그래도 이름 달고 나온 DLC인데 뭔가 있지 않을까 했지만 리전의 퀄리티만큼이나 별거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