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1일 일요일

드라마 팔콘과 윈터솔져 감상

 로키를 보고서 디즈니 플러스에 있는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식었긴 했지만 그래도 질러놓은 디플 기간이 아까워서 뭘 볼까 하다가 팔콘과 윈터솔져를 봤다.


내용을 조져놓은 로키와는 다르게 팔콘과 윈터솔져는 내용면에서는 훌륭했다.


목표가 명확하고 대립구도도 뚜렷하고 인물의 갈등이며 심화되고 그것을 해소하는 과정들도 뚜렷하여 로키처럼 저게 대체 왜 저러는거지 싶은 부분은 적었다.


다만 확실히 문화권이 다른. 미국인이 아닌 내가 보았을 때 쉽게 이해하지 못 했던 부분은 생체실험을 당했던 초인병사였는데 처음에는 이게 국가의 더러운 내면을 투영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단지 그것만이 아니라 인종적 문제도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건 극 중 직접적으로 인종 차별을 언급 해서야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인종 차별적인 요소는 경찰의 검문이었는데 이게 미국인 특히 미국의 흑인이 아니면 모르는 부분인지라 경찰의 검문이 인종차별적인 요소라는 것을 여러 매체를 통해서 보았으면서도 정작 같은 장면이 보여도 바로 문제라고 느끼질 못 했다.

다행히 그냥 한번 보여주고 넘어간게 아니라 극중 인물들이 겪는 문제는 꾸준히 조명되기에 샘의 문제, 버키의 문제, 존의 문제 등 다양한 인물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알기 쉽게 해 준다.

이처럼 등장 인물이 가진 이야기를 또렷하게 드러내다 보니 행동 원리며 결과도 납득하고 받아들이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좋았던건 아닌데 극중 메인 빌런인 브로큰 스매셔의 리더인 초인 소녀의 완성도는 상당히 미흡했다.


물론 어쩔수 없는 부분은 있다. 만약 이 소녀가 극악무도한 갱생불가의 범죄자라면 타노스에 의해 사라졌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처한 블립 문제를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미적지근하고 갱생이 쉬운 악당이라면 이야기가 길어질 이유도 없다. 계속 등장시켜야 하다보니 갱생시키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완전히 돌아서게 만들 범죄는 저지를수 없다보니 전투 훈련이며 작전 수행 경험도 없는 일반인이 초인이 되어 저지르는 일이 별로 대단치도 않을 뿐더러 소녀를 리더로 삼은 상태에서 의견에 반하는 일을 진행할 때도 별 내분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유지된다.


초인적 능력도 없는 일반인이면서도 어벤저스를 무너뜨린 제모 남작에 비하면 이쪽은 초인적 능력이 있으면서도 명확한 계획이며 사상이 없어 헤매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이걸 우월주의. 초인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 취하기 쉬운 감정으로 땡치는건 너무 쉽게 갔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것을 제모가 경계하는 사고방식으로 설정한 것도 좀 무리수가 있었고.


다만 메인빌런의 미흡함을 만들게 된 악행을 크게 부각시키기 힘든 대립 이전의 갈등인 블립 문제가 주인공 샘 윌슨의 문제와도 겹치기에 해소를 위해 달려가는 과정속에서 온전히 자기 임무를 다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그거라도 없었으면 빌런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도 납득하기 어려웠을테니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건 치밀한 캐릭터 설계와 액션이었는데


캐릭터가 지닌 문제, 행동 양식과 함께 붙어 있는 미묘한 습관이나 버릇같은 것도 설정되어 있는 듯 하다. 윈터솔져인 버키가 거짓말을 할 때 오른쪽 입꼬리가 올라간다거나 하는 세세함도 보인다.


액션은 매화 빠짐없이 뛰어난 액션씬을 보여주어 만족스럽다. 팔콘의 비행 전투씬이며 차량 위 격투, 초인들의 싸움 등 무엇하나 빠질 점 없이 충분히 뛰어난 퀄리티를 보인다.


하지만 살짝 아쉬웠던 점은 더빙이었는데 신경쓰일 정도로 나쁜건 없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좋았던 부분도 없다. 그냥 무난하다 라는 느낌인지라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