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30일 화요일

농심 사천 백짬뽕

 스프 봉지를 뜯으면 강한 후추향이 올라온다.

면은 건면 스타일인지 일반적으로 기름에 튀긴 마디가 둥글고 부러뜨리면 바삭한 면에 비해 가늘고 딱딱하다.


물이 끓으면 아주 강렬한 해물향이 올라온다. 개인적으로 정말 인상깊었던 점인데 스프가루에서는 굴맛도 해물맛도 안 느껴졌는데 국물이 되니 엄청난 해물라면 스타일로 바뀐다.


면은 솔직히 그리 특징적인건 모르겠는데 국물과는 잘 어울렸다. 기름에 튀긴 면이었다면 국물을 쉽게 빨아들여서 별로였을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시험은 해 봐야지 알겠지만.


국물은 정말이지 뛰어났는데 굴 건더기가 들어갔지만 굴맛이 별로 안 났던 오뚜기 굴 진짬뽕에 비해 이 사천 백짬뽕은 엄청난 굴맛이 난다.


단순 굴맛만 나는게 아니라 후추로 간을 잡고 홍고추로 칼칼한 느낌도 살려서 그야말로 밸런스가 뛰어나다.


건더기는 부추,새우볼,표고버섯이 있는데 표고버섯이며 새우볼이며 건부추도 크기가 적당히 커서 씹는 맛도 있고 국물의 분위기도 잘 살려낸다.


사천이래서 또 마라처럼 매운맛에 의존하는게 나왔나 싶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매운맛은 오히려 대놓고 짬뽕라면인거에 비하면 맵지 않은 칼칼함에 집중한 약한 매운맛이라 오히려 내 취향에 직격이다.


특히 이 라면을 칭찬하지 않을수가 없는 부분은 기름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굴진짬뽕은 향미유에 의존했는데 이 사천 백짬뽕은 기름 하나 없이 끝내주는 해물향에 깊은 굴맛을 내고 있다. 돈코츠 라면이면 모를까 그것도 아닌데 라면 위에 둥둥뜨는 기름을 혐오하는 나로서는 진짜 오랜만에 제대로 된 놈을 만나 간만에 만족했다.


+

유탕면과 조합은 최악이다. 위에 둥둥 뜬 기름이 맛없게 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향을 가둬서 해물향도 안 나고, 국물을 느끼하게 만들어 버린다.

유탕면과 조합만이 최악인것도 아닌게 같은  건면 두개를 넣어도 맛이 쉽게 변해버린다. 물 조절, 라면 양 조절이 기본 1개를 기준으로 그외에 변화를 줄 경우 제맛을 내지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