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4일 목요일

슈퍼로봇대전 30 감상 - 새로이 좋고 변함없이 구리다

 RPG 게임 중 IP라이센스 최다수의 기네스를 가지게 된 슈퍼로봇대전의 30주년판인 슈로대 30을 엔딩봤다.


목요일날부터 달려서 수요일에 겨우 끝냈으니 거진 일주일 내내 걸렸는데 그만큼 게임의 볼륨이 풍성하고 미션이 많아서 오래 걸리기도 했지만 자잘한 서브미션들을 전부 클리어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지라 오래 걸린것 같기도 하다.

 

 슈로대에 대한 추억이라면 가장 먼저 유저 한국어 패치를 통해서 접해 본 4차와 알파 시리즈 중 일부, PSP의 AP 정도 뿐인데 그 기억도 이제는 희미해서 무슨 참전작이 있었고 어떤 느낌이었는지도 잊었을 정도로 오래 되었다. AP가 2008년작이니 대충 10년이 넘도록 안 한 상태다.

 

슈로대를 안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슈로대의 특징인 참전작 때문인데 슈로대는 매번 작품마다 참전작이 다른터라 애정을 갖고 플레이 할 기체가 매번 그때그때 달라지는 상태가 된다.


문제는 이게 베이스가 일본 내수용 게임인지라 국내에 방영이 안 된 애니메이션이나 작품을 넣어 버리면 관심이 뚝 끊어져 버리는게 문제다. 예컨데 30이전의 VXT만 해도 아르카디아나 건소드나 버디 컴플렉스나 크로스 앙쥬 같은 작품이 보이면 그게 뭔데 XX아 라는 반응부터 나온다.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는 것들이 줄창 나와서 떠드는게 슈로대의 흐름이기 때문에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는 것들이 많을수록 슈로대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 들고 만다. 30도 그 점에선 별로 다를바가 없는데 마제프리니 나이트매직이니 그리드맨이니 이런 것들이 가득하다보니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이번작 주인공 기체가 휴케바인이네, 1차 DLC가 사쿠라대전이네, 2차 DLC가 울트라맨? 하다 보니 구매하게 되었는데 아직 DLC가 추가 되지 않은터라 엔딩때까지 처음 기대만큼의 만족도는 채워지질 못 했다.


일단 옛 추억은 각설하고 30이 어떤 게임이냐면 많이 친절해지고, 쉽고, 편하고, 그리고 변함없이 끔찍하게 재미가 없다.

 

스토리는 딱히 말할 건덕지는 없는데 체험판에서 세계통일이라고 어그로를 끈것에 비하면 전개는 걍 무난하다. 심하게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조용하지도 않고. 다만 30주년이라고 미션을 많이 넣긴 했는데 그 때문에 진행 자체는 많이 지루하다. 전선이니 유산이니 함내 미션이니 이런거 다 제외하더라도 말이다. 근데 이거 이야기 하면 스포인데다 지루한거만 빼면 문제가 있는 스토리도 아니니 그냥 패스.


기체 연출은 뭐가 좋네 뭐가 구리네 이러는데 10년 넘게 슈로대를 안 하다가 접한 입장에선 그냥 연출은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꼭 나쁘다고 콕 찝어 말할 정도로 심각하게 구린 경우는 가장 늦게 영입되거나 혹은 플레이어가 정말로 안 쓸거 같다고 생각되어지는 잡기체 정도 말고 작품당 주력 기체의 연출들은 괜찮았던 편이다.


시스템 자체는 많이 좋아졌다. 10년전 기억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라 최근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 하는 기억이지만 일단 정신기 검색이 있는 점이 개인적으로 좋았고, 전투 개시 이전에 정신기 사용 및 적턴에도 정신기 사용이 가능해진 점이나 초심자 모드나 서포트,EX액션,AOS개조 등 여러 요소로 인해서 흐름이 매우 편하고 선택지가 늘어났고, 전선 미션이라는 반복계 단순 임무로 인해 스토리 진행이 막힐 경우 노가다가 가능해졌고, 그것도 모자라서 DBD 포인트라는 것이 발생한 곳에 가면 흑갸루가 아닌 청갸루 요정이 자금,PP,MXP 삼자택일의 포상을 준다. PP를 소모해서 파일럿을 성장시키는 요소를 잘 사용하면 게임이 편해지거나 압도적으로 강해지는 것도 가능하고 옵션파츠도 과거의 슈로대와는 달리 종류며 효과며 압도적인지라 게임이 쉬울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오토 모드도 생겨서 한결 더 편해지긴 했는데 오토 모드의 AI가 심각하게 나쁜터라 이 AI도 클리어가 가능해야 하다 보니 난이도가 낮은건가? 싶기도 할 정도다. 그래도 오토 자체는 칭찬 할 만하다.


그럼 그 시스템을 이용하는 게임의 진행은 어떠한가. 그게 바로 문제인데 변함없이 구리다.


진행을 지상,우주로 나누고 각 필수 임무들을 나누어서 진행 순서를 선택 할 수 있다고 쳐도, 근본적으로 슈로대의 플레이는 유저가 원하는 로봇을 원할때 얻는 구조는 아니다. 그리고 얻은 로봇을 안정적으로 유지가 가능한지도 어디까지나 스토리에 달려 있다.


슈로대의 문제점 중 하나인데 슈로대라고 하는 게임의 형식이 매력적인건 아닌지라 참전작의 힘을 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참전작으로 꼬드긴 유저에게 제공된 로봇이 언제 팀을 이탈할 것이며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파워업 할 것인지는 전부 제작사의 전개에 달려 있다. 근데 문제는 이 구조를 슈로대는 딱히 벗어 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 구조가 왜 문제냐면 늦게 나올수록 그 기체를 원했던 유저는 게임 내내 접할 기회를 박탈 당하는 것이고, 파워업을 놓치게 되면 원작의 연출을 사용 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2회차때 달성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도 할 수 있으나 1회차를 조졌는데 2회차를 할 맘이 들긴 어렵다. 그래도 30은 많이 유저 친화적인터라 작전 목적에서 공략 가이드도 제시하고, 필요한 기체는 자동으로 고정 선택 해 주기도 하는데 문제는 슈로대의 구조상 문제. 스토리의 난입이다.


A라는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가는터라 A쪽 기체를 전부 꺼내놨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B작품, C작품이 난입하고 이름있는 네임드 기체가 등장하면 저것들을 B,C작품 기체로 격추시켜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불안이 엄습하며 이것들을 잡아야 하는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1회차땐 공략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다. 근데 게임 진행을 공략에 의지해야 하는 경우, 단순 참고가 아니라 의지가 되어 버리면 필연적으로 재미가 감소한다.


실제로 나는 정보를 참고하지 못 하다 보니 카게로우,빅팀,카테지나를 영입하지 못 했는데 이런 숨겨진 요소 때문에 선호작의 요소를 즐길 수 없다는 점은 즐겁다기 보다는 그저 불쾌할 따름이다. 그런데 이게 게임이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참전작을 미끼로 파는 게임이 이런 짓을 아직까지도 탈피 할 생각이 없다는 점에서 정말이지 한결같다고 느껴질 뿐이다.


이 크로스오버 난입구조도 좀 더 파 보면 사실 원작팬 입장에선 별로 매력적인 요소로 느껴지지 않는다. 예컨데 제이데커의 초 AI가 가오가이거의 후계입장이 되어 버린 것은 실제로 가오가이거보다 제이데커를 먼저 접했던 팬 입장에선 그리 좋은 취급은 아니다. 문제는 팬층이 가오가이거쪽이 많고, 제이데커가 적으므로 어느쪽 기를 더 살려줄지를 저울질 하기 때문에 소외된 팬층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기는게 슈로대의 문제다.


또한 스토리의 퀄리티는 논외로 두더라도 전개를 한쪽 스토리를 끝내고 다른 쪽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A작품 했다가 B작품 했다가 C작품 했다가 갑자기 AB섞고 AC섞고 BC섞고 이 짓을 하기 때문에 온전히 한 작품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전 작품을 두루 섭렵하는 팬이라면야 이 혼종을 즐길수 있겠지만 일부 작품 밖에 모르는 팬 입장에선 대체 왜 이 지랄이 나는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근데 이런 산만하고 플레이어의 주의력을 깍아먹는 구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로 변함없이 구리다고 밖에 안 느껴진다. 팬 입장에선 빨리 좋아하는 작품 이야기를 끝내고 싶은데 라고 생각해도 개발사가 정해 둔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야 하는터라 원치도 않는 타 작품을 꾸역꾸역 봐야 하고, 심지어 그 작품의 전개며 스토리가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엔 되려 반감만 들게 된다. 근데 이게 슈로대가 여러 참전작을 억지로 땡겨와야 완성이 되는 구조이다 보니 처음에는 그렇게 출발하긴 했는데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이 구조를 개선 할 의지가 안 보인다는 점이 문제다. 너무 오래 되고 익숙하다보니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을 못 하는 것이다.


기체의 연출, 영입 시기, 스토리 비중, 원작 존중, 대사 퀄리티, 작품내 취급 등 여러 면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없으면 되려 참전작으로 땡겨온 플레이어를 내쫓게 되는 구조인데 솔직히 이런 양날의 검 구조를 유지하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닌가 한다.


참전작을 다루는 점만 문제가 아니고 게임상의 전투도 뭐 여전히 심각하다.


100%명중, 회피의 섬광 필중은 여전하고 이걸 다른 기체에게 걸어주는 선견 따위도 생겼고, 섬광 필중을 동시에 걸어주는 직감이며, 전체 5천 회복인 인연이니 따위가 넘쳐나는데 10년만에 다시 만난 슈로대는 그야말로 게임이 아니었다. 그 전에도 게임이라기엔 미흡했지만.

 

게임이 쉬운건 좋다. 게임은 플레이 하기 편하고, 클리어 하기 쉬워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기에 쉬운것이 나쁘다고... 하고 싶지 않은데 이건 진짜 도가 넘었지. 사실 이 섬광 필중 때문에 기존 슈로대도 전략성이 있다 없다? 물으면 대체 이딴게 무슨 전략성이 있어 라고 밖에 말이 안 나온다.


근데 그게 한술 더 떠서 더 심해졌다. 진짜 이건 좀 너무 대놓고 의미가 없잖아. 우리는 안 맞고 적들은 때리는게 모든 게임들이 가진 공략의 주 포인트이긴 한데 슈로대는 이게 너무 지나쳐. 레벨 50짜리도 섬광만 있으면 99렙 적의 공격을 무조건 피하는 상황을 심적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근데 또 이럴 수 밖에 없는 점이 슈로대는 입수하는 기체는 많은데 정작 미션에 투입 가능한 기체 숫자는 한정되어 있고, 골고루 키우자니 안 땡기고, 주력만 키우자니 스토리상에서 지멋대로 나가고 들어오고 써야 하는 놈들이 있고, 이런 문제가 한결같다 보니 게임의 난이도를 어떤 상황에서든 클리어가 가능하게 만들어 놓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참전작만 보고 온 팬들 입장에선 슈로대라고 하는 IP보다 최애 참전작 IP가 더 소중하니 망가진 게임 밸런스보다 참전작이 망가지지 않기만 바랄 뿐이고, 잘 나가는 참전작 기체는 온갖 요소 덕지덕지 발라다가 한껏 띄워줘야 하고, 결국 이 게임은 태생적 문제로 게임의 장르를 즐기기 보다는 특정 작품 팬을 만족시켜주는 정도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정신기만 놓고 봐도 어이가 없는데 예전 작품보다 더 성능이 미쳐 날뛰는 옵션 파츠며 전체 철벽이니 축복이니 EXC카운트니를 걸어주는 서포트며 AOS개조를 통해서 얻는 버프며 파일럿 육성요소들이 넘쳐나서 정신기가 없어도 미쳐 날뛰는 중에도 이 섬광필중류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으니 밸런스라는게 존재하질 않는다.


근데 또 이래 놓고 밸런스를 잡는다고 치면 불가능한게 뭐는 기체 개조를 했고 뭐는 안 했고, 뭐는 파일럿 스킬 달아주고 뭐는 안 하고, AOS개조를 뭐는 했는데 뭐는 안 했고, EXC카운트를 쓰네 안 쓰네 파일럿이 에이스를 달았네 안 달았네 등 온갖 요소에서 변수가 넘쳐 나기 때문에 밸런스를 잡을래야 잡을수가 없다. 예컨데 아무로,크와트로,카미유,웃소 냅두고 마베트 쥰코 화부터 키우는 여캐편력주의자가 있다고 하면 걔 기준으로 밸런스를 짤 수도 없는 일이며, 걔 기준으로 밸런스를 짤 경우엔 아무로,크와트로,카미유,웃소를 주력으로 키우는 입장에선 또 너무 쉽지 않겠는가. 코우지 냅두고 시로를 주력으로 키운다던가 드라이 스트레가는 내팽개치고 라 카이람만 쓰고, AOS개조를 주력으로 어느 부분만 올리는게 아니라 하나 하나 공평하게 1씩 올려주는 사람이 있다거나, 유산 미션을 했거나 안 했거나, 함내 미션을 뭐는 했는데 뭐는 안 해서 옵션 파츠가 없고 이런 변수들을 전부 컨트롤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숙련자 기준으로 잘 아는 사람 위주로 밸런스를 짠 하드 난이도를 만든다 쳐도 그래봐야 전선 임무로 반복 노가다가 가능하니 개조 자금이나 PP요구치나 이런거를 올려봐야 노가다로 때우면 그만이요, 전략을 요구한다고 해 봐야 결국 효율위주로 플레이를 하게 될 테니 기체를 골고루 쓰는게 아니라 일부 기체만 사용 될 것이고 그러다 맘에 안 들면 하드 난이도를 왜 이따구로 만들었냐며 난이도를 바꿔버리면 그만이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손을 대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게 슈로대의 게임 구성이다.


이런 게임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초반엔 좀 그럴싸한데 조금만 진행하다보면 금방 바닥이 드러나고, 게임이 금새 루즈해진다. 적들이 아무리 등장 해 봐야 결국 기체빨,파일럿빨,옵파츠빨,푸시 해 주는 작품빨로 잡게 되고, 조금 더 강해졌다고 해 봐야 명중률만 오지게 늘어난 것 뿐이라 섬광 쓰기 귀찮으면 그냥 철벽빨 맞다이로 잡으면 그만이고, 잘 안 잡힌다 싶으면 열혈,혼 쓰면 그만이고 그러다 보니 등장하는 보스는 죄다 피돼지에 저력빨로 데미지를 억지로 낮추는 정도니 진행이 지루하기 짝이 없다. 함선 지휘관 영역 버프며 기체개조 보너스며, 에이스 특성이며 별의 별 요소에서 전략적으로 운용 할 점들이 넘쳐나지만 문제는 이 모든 것들이 모여서 전략 자체가 필요없다보니 그 어떤 전략 요소를 투입 해 봐야 의미가 없다.


별개로 게임이 금방 지루해지는 것은 달성이 쉬운 문제점도 있다. 일단 미션이 너무 많다. 전선 반복 미션을 빼더라도 기본 스토리 미션 외에 서브미션과 유산과 함내 미션이 있는 상황이다. 이것들을 전부 다 할 경우 AOS개조는 풀개조는 무리여도 어느 정도는 다 달성이 가능하다. 전부 다는 아니고 중반만 되어도 필요로 하는 정도는 전부 충족이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좀 문제가 생긴다. 목적의식이 사라지고 만다.


초반이야 AOS개조를 뭘 하고 파일럿에게 어떤 스킬을 달아주고 개조를 어떻게 하고 목적의식이 생기는데 이게 중후반부터 대부분이 충족되다 보니 그 뒤로는 목적의식 없는 전투만 반복된다. 기체개조 보너스 전승 덕분에 주력 기체가 될것 같은 녀석은 풀개조를 해 두면 그 뒤로는 개조에 돈을 들일 일도 줄어들고 격추수도 같은 계열 파일럿은 똑같이 달고 나오니 에이스,그레이트 에이스는 바로 충족된다. 파일럿 육성도 스킬이 없을때나 전전긍긍했지 숨겨진 스킬 다 공개되면 필요한건만 뽑아서 찍으니 전부 다는 필요없고, AOS개조 옵션파츠 빨로 전체 노력을 걸 수 있어 레벨 99는 쉽게 찍히니 마찬가지로 PP포인트를 400까지 채우는게 금방이라 이후로는 포인트는 모이는데 딱히 쓰고 싶은 곳은 없고, 그러다 보니 전투는 의미가 없는걸 계속 해야 하게 된다. 근데 또 이걸 개조 자금을 늘리네 PP소모치는 늘리네 해 봐야 결국 노가다로 귀결 될 수 밖에 없고 말이다. 그나마 MXP포인트는 옵션파츠를 추가로 획득 가능하게 하여 MXP포인트는 꾸준히 소모하게는 만들었는데 문제는 그렇게 만든 옵션파츠를 투입하면 난이도는 내려가고 더 쉬워진다. 그렇다고 만든걸 안 쓸수도 없는 문제고.


쓰잘데기 없는 미션을 좀 줄이고 중요 미션의 퀄리티를 올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 하고 비슷비슷한 미션만 많고, 함내 미션은 3,5,8,10라운드식의 오토를 돌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것들만 넘쳐나고, 그나마 유산미션이 pp,mxp보상이 적고 옵션파츠로 대체하는 퍼즐식이라 머리 굴리는 재미는 있는데 이게 각 파트당 딱 세번 정도에 그치고 만다. 그런데 또 이것들을 죄다 빡세게 굴려 봐야 결국엔 오토를 쓰고 말지 라는 생각이 들 뿐이고, 그렇다고 오토를 빼면? 개더럽게 지루하네가 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전투에 마구잡이로 섞어 놓은 작품들을 이어주기 위해 질질 끄는 맥아리 없는 스토리를 끼얹으니 결국 매번 우린 친구잖아 나는 널 지키겠어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녀석은 용서 못 해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야 이 패턴에서 벗어나질 못 하고 똑같은 소리만 반복한다.


그런 점에서 건소드는 좀 신선했는데 아 죄다 닥치고 암튼 나 너 주김의 원패턴인지라 그 점은 되려 재미는 있었지만 결국 건소드도 진행하다보면 용기노력사랑우정나까마에서 벗어나질 못 한다.


게임이 재미없고 지겹고 반복적이고 계속 주변에서 맴돌다보니 지루하고 인내심에 한계가 오게 되는 와중에 그나마 다행인게 오토모드다. 어설픈 오토모드라 하더라도 이게 없었더라면 진짜 힘들었을것이다. 오토모드가 커버치는 덕분에 게임이 재미가 없어도 어떻게든 진행이 가능한터라 클리어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대로 슈로대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 지루하면 오토 모드 돌리면 땡이라는 식으로 처리를 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진짜 좀 너무하다 싶은 점은 재미있고 코믹스런 스토리는 죄다 DLC스토리에 몰려 있는데 DLC스토리의 퀄리티나 재미는 문제 삼을 점은 없지만 이걸 죄다 DLC에 몰아 넣은터라 DLC 없이 진행하는 기본 스토리는 처절하게 재미가 없다는게 문제다. 나야 디럭스 버전으로 구매해서 다행이지 만약 이걸 기본판으로만 구매 했더라면 진짜 재미를 눈꼽만큼도 못 느끼고 뭐 이딴 지루한 스토리만 도배를 해 놓냐고 했을것이다. 안 그래도 미션이 장난아니게 많은데 대다수는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는 수준이라 최종전 말고는 딱히 차이도 안 느껴진다.


별개로 좀 불만인건 어설픈 3D와 쿼터뷰인데 쿼터뷰 방식으로 배치된 유닛은 가로 세로 직선으로 배치된게 아니라 사선 방식으로 놓여져 있다. 문제는 EXC카운트 표기를 탑뷰 방식으로 표기하고 있어서 유닛에 가려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걸 쿼터뷰로 표현 할 것이었으면 EXC카운트 역시 쿼터뷰에 맞게 사선 방식으로 표현했어야 했다. 게다가 어설픈 3D맵에 의해 유닛이 가려지거나 유닛이 가야 할 이동칸이 가려지는 경우도 생겨서 상당히 귀찮다. 시점을 바꾸면 된다지만 이걸 그냥 탑뷰로 했다면 별 문제는 없었을 것을 번거롭게 만드는 것 뿐이다.

또 선호캐를 지정이 안 된다는 점이 불만인데 레벨을 99 찍어 버린 상태에서 새로 유닛이 들어 올 경우 이 놈이 전력치 순서든 레벨 순서든 항상 앞쪽으로 나오려고 한다. 선호캐만 주력으로 개조를 하고 파일럿 육성을 하면야 전력치 순서로 정렬을 할 때 선호캐 위주로 나올수는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효용성에 비해 전력치가 낮게 설정되어 있는 녀석들은 항상 찾는데 번거롭게 만든다. 근데 이게 진행하면서 추가된 유닛과 섞이면 아주 ..혼파망이다. 초반에야 이런 문제가 적은데 점점 유닛이 의미없이 쌓여만 가면서 정리가 안 되는터라 게임 플레이 후반부에서 유닛 선택 구간이 가장 짜증이 난다. 어차피 쓰는건 정해져 있고, 이번 미션에서 특정 기체를 격추해야 할 특정 유닛만 따로 골라야 하는데 이 과정이 번거롭고 짜증만 나게 된다.


별개로 사운드 출력 지정은 작품별 기체별로 구분해서 다 달아놓을수 있게 해 놓고서는 왜 특정 기술만 재생 옵션을 안 만드는지 모르겠다. 오토를 돌리든 직접 하든간에 대부분의 연출은 간략화 하더라도 특정 연출은 꼭 보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 간략화를 해 버리면 못 보고, 그렇다고 보자니 재생 온 오프 하는게 번거롭게 만드는데 이 옵션만 넣어줘도 볼 연출만 보고 스킵 할 연출은 스킵 할 수 있는게 이게 없다는 점이 아쉽다.



엔딩을 보고 2회차 준비를 위해 전승 요소 고르고 2회차는 여캐 주인공으로 첫 미션 끝내고 그대로 봉인중인데, DLC 나오거들랑 그때 몰아서 할까 생각 중이다. 근데 게임이... 근본적으로 재미가 없다보니 정작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좀 의문.

 

참전작 홍보용 게임답게 모르던 작품 중에서 관심가는 작품이 생겼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리드맨과 건소드가 좀 관심이 생겼다. 다만 관심이 생긴것과 챙겨 보는건 별개인터라 일단 라프텔과 애니박스 월정액에 해당 작품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지.


슈로대 30이 시스템적으로 개선된 점이 많이 보이고, 개선된 점에 익숙해진터라 VXT는 구매 할 생각이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OG2도 가끔 세일을 70%까지 하던걸 살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 역시 구매 할 맘은 싹 사라졌다. 뭐가 되었든간에 그것들은 전부 슈로대이고 결국 게임 시스템 자체는 거기서 거기인터라 재미있다고 느낄수가 없을테니 재미없을거 뻔히 알면서 사 놓고 재미없다고 하기 보다는 걍 안 사는게 나으니까. 개선된 버전도 재미없다고 느끼는데 개선 안 된거는 말할것도 없는 거고. 게다가 지금까지 슈로대 구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큰 요인이 바로 판권작 호불호인데 30이 잘 만들어졌어도 VXT 구매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보니 여전히 의미는 없다.

 

판권작 호불호를 줄이려면 아무래도 판권작을 대거 투입하여 좋아하는 작품이 많이 나오게 해야 할텐데 그럼 판권 비용이 무지막지하게 늘어나는게 또 문제긴 하겠지. 그리고 솔직히 건담은 슈로대에 나오는게 의미가 없는게 뭐로보나 G제네가 더 나아서 G제네보다 별로인 슈로대에서 건담이 몇십개가 나오든간에 별 의미는 없다. G제네가 게임성이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 전략적인 요소는 슈로대보다는 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