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6일 수요일

주술회전 1,2권 감상

1권은 리디북스에서 1권 무료로 감상. 보면서 괜찮길래 2권 구매.


뻔하디 뻔한류의 정석적인 스타일. 적당히 가능성있어 보이는 아이에게 강력한 존재가 빙의되고 이 힘을 이용해서 악을 무찌른다 늘상 봐 온 패턴의 이야기다. 흔하디 흔한 소재다. 방법은 다르지만 요괴소년 호야도 오래전 봉인된 존재를 파냈고, 지옥선생 누베도 있고, 나루토도 구미호를 담았고, 이런 류의 이야기는 서브 컬쳐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이야기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 만화가 흥미로운 것은 저주를 무기로 삼았다는 점이다. 나는 본래 서브컬쳐의 퀄리티는 그 세계관의 몰입도가 중요하다고 보며 그 몰입도라고 하는 점은 나도 이 서브 컬쳐 속 세상에서 살고 싶다 혹은 이런 곳에서 활약하고 싶다 라는 열망을 담아야 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헌터x헌터의 세계관은 넨이라고 하는 변화무쌍한 소재를 바탕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든다. 원피스도 악마의 열매라고 하는 요소로 상상력을 자극했고, 나루토는 인술, 블리치는 사신의 힘, 히로아카는 돌연변이, 그렇게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들을 쓰기 마련이다.


주술회전은 저주를 무기로 쓰는 주술자들과 저주로부터 태어난 주력, 요괴라기 보다는 관념적인 부정적 에너지 덩어리가 존재를 띈것 같은 것과 싸우는 이야기다. 아직 2권밖에 안 봐서 그다지 저주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여자애가 쓰는 저주 인형 말고는 나오는 것도 없고, 특히나 괴물들의 등장은 누군가 저주를 해서 또는 부정적인 관념들이 뭉쳐서 라는게 아닌터라 좀 연관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그냥 이능력자물인데 소재만 저주를 쓴 느낌. 다만 작가가 문과라서... 부정적 에너지에 부정적 에너지를 써서 +에너지 어쩌구 하는거 보고 좀 어이가 없었다. 그건 그냥 수학적 정의일 뿐이지.. 저주랑 상관없잖아. 그럼 긍정파워에 부정파워를 쓰면 부정파워 증가게. 차라리 대부분의 저주를 사용하는 서브 컨텐츠에서 언급되어지는 리바운드. 저주 되돌리기나 부작용 같은걸로 때우는게 더 낫지 않나.


이 저주라고 하는 요소를 쓰면서 흥미롭게 펼치는 것이 중요한데 작가는 이것을 저주에 대한 구체화. 즉 저주를 무기나 괴물의 원인으로 쓰면서 그것이 어떻게 등장하거나 생겨나는지는 보여주지 않지만 저주에 대한 설정은 서브 페이지에서 열심히 풀고 있고, 실제로 보여주어야 할 부분들은 대부분 저주를 이용한 화려한 공격 연출로 빠져들게 한다.



스토리 자체는 좀 그렇다. 엄밀히 말해서 주인공의 동기가 제일 와닿지가 않으며, 등장 인물들의 감정적인 흐름도 그냥 대충 흘려버린다. 초반에 등장한 오컬트부나 학교나 하는 요소는 가볍게 무시되고 새로운 장소로 넘어가며, 이야기는 빠르게 대충 진행된다. 전에 귀멸의 칼날이 빠르다고 했었는데 얘도 뭐 그렇게 다르지는 않다. 2권에서 주인공을 죽여 버릴 정도니까. 요즘 서브컬쳐는 자꾸 이런 식으로 빠르게 자극적인 내용으로 시선을 끌어야 살아 남나? 하긴 이 작품의 초안인 만화는 4화만 나왔다가 끝났다던데 말이지. 어지간히 화끈한게 아니면 별로 살아남기 힘든가 보다. 특히 최강선생의 능력이 너무 막강하던데 주인공은 그에 비해 별거 없고, 스쿠나라고 하는 빙의체가 막강하고, 주인공이야 성장은 하겠지만 지금 당장으로는 주인공 자체에 대해 매력은 없다. 최강선생 능력 아니었으면 재미가 없었을듯.


개인적인 흥미도는 저주를 소재로 쓴 것, 그림자를 매개체로 쓰는 조연,세계 최강이라는 선생 정도까지만 흥미있고 나머지는 그냥 저냥이다. 웃기게도 그 머리에 분화구 있는 괴물이 제일 귀엽더라. 표정도 가장 다양하고, 능력은 별로 취향이 아니었지만.

재미는 있지만 좀 부족하다. 그래도 귀멸의 칼날에서 캐릭터의 잡다구리한 정보를 푸는 것보다 이 만화는 저주 그 자체에 중점을 두던데 그건 맘에 들더라. 캐릭터썰을 막 풀어봤자 딱히 와닿지가 않는 성격이라서.


일단 다음달 첫주에 던전밥 8권 이북 안 나올거면 걍 쿠폰받아서 3권 사버릴까 싶다. 개인적으로 귀멸보다는 이게 더 나은듯. 세계관. 그러니까 귀멸에서 빠져들 포인트가 전적으로 세계관 설정이 아닌 도깨비랑 귀살대밖에 없다고 전에 이야기 했었는데, 이건 세계관 자체가 흥미는 있으니까 말이지. 근데 소미랑 리디랑 뭐 독점을 맺은건지 아니면 기간한정 독점인지 몰라도 던전밥 8권은 지금 1달이 더 넘었어 이것들아. 이럴거면 누가 니네 소미미디어 책을 믿고 사냐. 상도덕 없네 진짜. 안 그래도 실물 책보다 이북이 한참 늦게 나오는데 그 이북도 퍼블리셔마다 다르게 더 늦게 나오면 어쩌라는건지. 애초에 지금 시장이 점점 이북으로 흐를텐데 이런식으로 이북 차별화를 하면 그게 먹힐거라고 생각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