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일 토요일
위쳐3 엔딩 봤다.
상당히 재미있는 게임이고 점수로 치자면 100점 만점에 90점 급이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단점들
일단 아이템이 너무 많아서 적당히 정리를 안 해 두면 버벅거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래서 항상 전투시 기름을 바르고 폭탄을 준비하고 그래야 하는 행동을 거르는 경우가 많다. 기름은 단축기능이 없어서 항상 메뉴 들어가서 발라야 하니까. 근데 아이템 메뉴로 들어가면 항상 버벅거린다.
이러한 문제점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가 초반에 벌이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돈은 돈대로 드는데 벌이가 적고, 의뢰인들은 돈을 안 주려고 기를 쓰고, 그렇게 초반에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나면 중반부터 도적들 쳐 잡으면서 무기 팔아서 버는 돈이 늘어나지 않는 동안 집이나 물건들 들쑤시면서 얻은 잡템들은 당장 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유는 두가지
상인마다 받는 가격이 달라서 최대가격으로 팔 곳을 알기 전까지는 아까운 감이 크고
다른 하나는 분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실상 게임을 끝까지 해 보면 분해해서 얻는 재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잡템들 다 상점에 떠넘겨도 무방하지만 그것을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왜냐.
제작이 무쓸모이기 때문. 위쳐 전문 장비 이외의 장비는 제작하기에는 쓸모가 없는 것이 도적 잡거나 괴물 잡으러 가면서 여는 상자에 지금 레벨보다 높거나 맞춤인 여러 장비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제작을 안 한다. 분해를 해서 얻은 재료들로 제작을 해야 하는데 제작을 안 하니까 이 분해가 어느정도까지 유효한지를 파악이 힘든 것이다. 더군다나 위쳐 전문장비는그랜드 마스터 레벨부터 특수 효과가 발동이 되는데 이 그랜드 마스터 장비는 DLC인 블러드 앤 와인의 투생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진짜 진짜 제작 할 일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잡템은 늘어나서 버벅거리지. 퀘템들도 무의미하게 서류들이 쌓여서 렉을 발생시키지. 이걸 어떻게 정리 좀 했으면 하는데 그런 것도 없지... 위쳐3 하면서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버벅거림만 없었어도 연금 위쳐를 눈독들일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 않다보니 연금술로 만든 포션이나 폭탄, 이런걸 거의 쓴 일이 없다.
두번째 단점은 확장팩인 블러드 앤 와인에서 심하게 나타나는 부분인데, 전부 에이론다이트와 관련된 부분이다. 첫째로 쿠엔이라고 하는 방어막을 무작정 깨버리는 기술들이 확장팩에서 너무 많다. 쿠엔에 너무 의지하는 것도 재미없겠지만 이 확장팩에서 등장하는 에이론다이트는 일종의 성장하는 무기인데 공격으로 모이는 스택을 10개를 쌓은 상태에서 적을 쓰러뜨리면 공격력이 성장한다. 문제는 한대 맞으면 스택이 절반이 깎이기 때문에 안 맞고 패는게 중요하다. 물론 에이론다이트에 의지하지 않아도 클리어는 가능하니 의존도는 그리 높지 않다. 둘째로 에이론다이트의 습득 조건이 기사의 다섯 덕목을 채워야 하는데 이는 여러 퀘스트에서 한번씩 거쳐가는지라 어지간해선 놓치기 어렵다. 얻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놓치면 땡이라는 점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내가 원하지 않는 선택지를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공략에 의지하게 만든다. DLC이전까지는 시리의 엔딩 여부 외에는 그다지 공략에 의지 할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블러드 앤 와인은 분기가 상당해서 공략 의존도가 좀 높은 편이다. 이유는? 이 게임을 두번 하기에는 너무 힘들기 때문. 셋째로 DLC에서 생긴 그랜드 마스터 세트 효과의 장비는 갑옷,장갑,바지,신발,강철검,은검 이렇게 6종류로만 가능하다. 그런데 에이론다이트는 세트효과 장비가 아니므로 이 검을 써야 하는 경우 다른 세트의 효과는 씹게 된다. 위쳐의 장비는 석궁도 있는데 문제는 세트 장비에는 석궁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웃긴게 석궁 도면은 거의 가뭄에 콩나듯 한두개 있는 정도에 그랜드 마스터 도면도 없기 때문에 유독 찬밥 신세를 면치 못 한다. 최소한 석궁 그랜드 마스터 등급 장비만 있었어도 이런 불만은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석궁은 이 게임에서 찬밥 수준에 가깝다. 연금술 위쳐의 폭탄 업그레이드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는 반면, 석궁은 전투 위쳐 스킬 쪽에 있는데 그 수가 극히 적다. 그나마 블러드 앤 와인 DLC에서 할 수 있는 변이 위쳐쪽에서 석궁 강화 스킬이 있긴 한데 참 아쉬운 부분이다.
세번째 단점은 업그레이드가 고만고만하다. 표식 위쳐가 각광받는 이유는 기능적이기도 하지만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확연히 달라진다는 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확장팩 블앤와에서도 마찬가지로 전투 기술 부분은 패시브 효과 정도만 강화되는 반면 표식은 표식 데미지가 크리티컬이 뜨고 폭발하고, 아드의 효과가 빙결 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기능적으로 확연히 달라진다. 그것도 그럴것이 표식은 이미 5종류의 기능을 가지고 여기서 강화표식을 통해 2가지 기능을 갖추게 되는 반면, 전투는 속공,강공,석궁이나 연금은 기름,포션 등 각각의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확연히 달라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연금의 경우에는 제작을 해야 해서 초반에 체감을 못 하고, 전투는 분쇄나 휩쓸기를 위한 기초 투자 스킬포인트가 너무 많아서 체감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조금만 투자해도 표가 나는 표식으로 가게 되는데 후반에도 표식에 의존하게 될 정도로 업그레이드 의존도가 심하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단점이 좀 적은데 일단 위쳐3는 대단한 게임이고 잘 만든 게임이다. 플레이타임이 진짜 미치도록 길어서 부담이 있긴 하지만 최소한 한번은 해 볼만한 게임이다.
처음에는 위쳐의 스킵구간이 애매해서 액션씬 스킵하면 스토리 못 알아 먹는게 좀 짜증났는데 다른 게임들은(특히 일본 게임들) 스킵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고, 위쳐의 아이템 습득하려고 시점 조율해야 한다던가 하는 일들도 다른 게임들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어서 정작 하면 할 수록 다른 게임보단 낫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쳐3만 했더라면 진짜 나쁜 기억이 강했을수도 있는데 중간중간 다른 게임들도 섞어 가면서 하니까 다른 게임들의 단점들이 더 강하다보니 그나마 낫네 싶은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예컨데 몬헌월드는 필드에 떨어진 아이템을 분간하기가 힘든데 위쳐3는 위쳐센스를 통해서 파악이 가능하다보니 그래. 몬헌월드보다는 낫네 북두와 같이처럼 스토리 스킵 자체를 아예 막아 놓은 게임을 하니 그래. 그나마 스킵이라도 해 주는 위쳐3가 낫네 등등 이런 식이 강하다.
아무튼 재밌는 게임 DLC포함 엔딩까지 다 달렸고, 이제 한동안 다른 게임이나 해야지...
참. 확장팩 하츠스톤은 솔직히 별로였다. 확장팩 보상은 쩔지만 정작 멋대로 게롤트 머리를 꽁지머리로 만들고 수염을 밀어버리고 게롤트 성격도 멋대로 이렇다 저렇다 고정시켜 놔서 기분이 언짢고 하츠스톤의 메인 스토리 대상은 성격이 좆같아서 도와 줄 마음이 안드는데 이걸 이거해라 저거해라 전부 다 따라다녀야 하는데 시간도 더럽게 잡아먹어서 최악이었지. 반면 블러드 앤 와인의 투생 퀘스트 라인은 딱히 보상이 좋지도 않은데 여러가지 재미를 섞어 놔서 그럭저럭 따라갈 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