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17일 일요일

파이널 판타지 12 리마스터 조디악 에이지 - 방향성이 어긋난 RPG

 파판10에 학을 떼고 중도하차 한 뒤 조금 기분전환을 한 뒤 12 리마스터판을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Ps plus프리미엄 서비스의 무료 게임 중에서 할게 너무나 없었던지라 결국 취향에 안 맞을지언정 뭐라도 건드려는 봐야 덜 손해 본다는 느낌이라 어쩔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파판12는 어쩐일인지 괜찮았다.


일본게임 특유의 허접한 연기나 거지같은 대사도 없고, 스토리도 세계관이며 진행이며 깊이있고 꽤 흥미로웠다.

개비스콘 편안짤을 쓰고 싶을 정도로 10과 12의 인상은 전혀 달랐다. 특히 스퀘어에닉스 특징인 이벤트씬 후 조금 이동 다시 이벤트씬의 반복이 없다는 것이 매우 큰 장점이다. 이 빌어먹을 구조 때문에 영상만 보는 게임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 파판에서 정말이지 중요한 이벤트씬만 딱딱 보여주고 그 외는 플레이어의 자유 행동으로 남겨주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플레이어의 자유행동 영역이 넓은 것도 특징이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스토리 진행을 하다 보면 예전에 갔던 곳을 다시 가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그런게 없다. 게다가 심지어 스토리상 아직 진입을 못 하는 장소조차 진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동의 제약이 거의 없는 셈이다. 자유로운 행동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정말이지 편안 그 자체였다. 게다가 전투마저 랜덤 인카운트가 아닌 맵을 돌아다니는 적과 실시간 전투라서 더더욱 편했다.


....그러나 이 게임은 중반부부터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아니 초반부터 뭔가 어긋나 있다는 느낌은 받는데 그게 중반부부터 심해진다.

이 게임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은 상당히 많지만 그중 특히나 괴로웠던 부분을  본다면 다음과 같다.

이 게임은 갬빗이라 하는 캐릭터의 행동 패턴을 지정 해 주는 요소가 있다. 이 게임은 다른 게임들과 달리 적을 만난다고 해서 진행이 멈추고 전투 메뉴가 뜨거나 하질 않는다. 반대로 적을 만나지 않아도 전투 메뉴가 사용이 가능하다. 소환수를 불러내거나 스킬,아이템을 쓰거나 싸우기 명령을 사용해 선제 공격 또는 자해도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참 이질적인 요소라 초반엔 이게 좀 많이 걸리적 거린다. 적을 만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싸우질 않으니 하나하나 적을 지정해서 싸우기를 해야 한다. 지정한 적이 죽으면 다시 공격 지정을 해야 싸운다. 그나마 다행인건 일단 공격 지정을 해 두면 죽을때까지 싸운다는 점이다.

이 불편한 요소는 갬빗이라는 시스템이 해금되면서 조금 자유로워진다. 적이 눈에 보이면 싸우기를 하도록 갬빗을 등록해 두면 그제서야 자동전투가 완성된다. 체력이 줄어들었을 때 회복약을 쓰게 하거나 버프를 걸거나 할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갬빗의 명령문은 시스템이 해금 된 상태에서 바로 사용 할 수는 없다. 갬빗 상점이란 곳에서 명령문을 죄다 구입해야 한다.

적 hp가 1만 이하부터 100이하 또는 100이상 1만 이상 등 별별 세세한 조건부터 16종의 상태이상에 대응하는 명령문이나 아군,특정 캐릭터,자기 자신 등 타겟에 대한 세세한 명령문들을 구매해야 그제서야 사용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그나마 다행인것은 명령문만 구매해야 하고 그 명령문에 지시할 액션, 행동은 구매 안 해도 된다는 점인데 그나마 다행이라는거지 이게 잘 됐다는 소리는 전혀 아니다.

이 명령문의 가격은 최소 100길부터 300길,600길도 있었던가. 아무튼 돈이 딸리는 초반에는 엄청난 부담이 된다. 특히나 아직 시스템에 익숙치 않았을 시점에는 쓸모 없는 갬빗을 구매하기 쉬우니 말이다.

....그런데 이 갬빗이란걸 구매한다고 해서 또 그걸로 끝인게 아니다. 갬빗은 최대 사용 등록 가능 갯수가 있는데 이게 초기엔 두개 정도 뿐이고 나머지는 라이센스보드에서 갯수를 늘려야 한다.


....

솔직히 이 시스템은 왜 이따구로 굴러가는거 대단히 어이가 없었는데 이 때문에 초기에 사용 가능한 갬빗은 두개에서 싸우기와 회복 정도만 등록하는게 고작이다. 뭐 아무튼 초기는 좀 답답한 상태로 진행하기 마련이겠지 싶어 진행하다보면 또 벽에 부딪힌다. 그게 무어냐. 스킬과 라이센스 보드, 상태이상이다.

이 이상한 게임은 스킬을 돈 주고 사거나 보물상자에서 얻어야 한다. 좀 이상하긴 한데 그럴수도 있지...라고 하려던 나는 곧 그 생각을 바꿔야 했다. 그 이유는... 이 병신같은 게임이 상태이상 치료 기술을 판매 안 하기 때문이다.

앞서 내가 이 게임의 상태이상 종류가 16종이라고 말했었다. 독,수면,슬립,바이러스,스톱,죽음의선고,혼란,어둠,침묵,오일,역전,돈액트,돈무브,슬로우,석화,석화중,광폭화가 있다. 더 엤었는지는 게임 삭제한 지금에서는 굳이 확인하고 싶지는 않는데 어차피 문제는 그게 아니다. 문제는 이 게임의 갬빗 설정 가능 갯수는 최대 12개다. 설령 갬빗을 죄다 상태이상 해제에 몰아도 전부 커버가 안 된다. 심지어 이 상태이상 해제 기술은 팔지도 않지만 상태이상 해제약 역시 팔지도 않거나 후반에나 팔기 시작한다. 즉 초중반은 얄짤없이 상태이상 때문에 고역을 치른다.

근데 또 상태이상 치료 기술을 얻는다고 해결이 되느냐. 그렇지가 않다. 라이센스 보드라 불리는 시스템에서 해당 캐릭터가 사용,장비 할 수 있는 아이템,스킬을 해금해야 한다. 내가 회복스킬을 사용하는데도 해금이 필요하다는 소리다. 만능약도 한술 더 떠서 초기 상태에서는 회복 할 수 있는 상태이상이 별로 없고 라이센스 보드에서 해금을 해야 해제 가능한 스테이터스 갯수가 늘어나는데 그마저도 캐릭터마저 해금 가능한 부분이 각기 달라서 모든 캐릭터가 최종적으로 만능약을 사용한다고 다 해제 가능하지가 않다.

상태이상이 걸렸는데 약도 없고 스킬도 없고 심지어 스킬,약은 보물상자에서 획득하거나 후반에 구매할수 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라이센스로 해금해야 하고 상태이상은 16종이나 되는데 갬빗 갯수는 그보다 모자라는데다 심지어 갬빗 갯수마저 라이센스로 늘려야 하는 2중,3중 제약 구조를 지닌다.

이 멍청한 구조를 지니고도 그나마 숨은 쉴수 있는 것은 회복 크리스탈을 통해서 모든게 다 회복이 되기에 설령 전멸될 상태이상의 위기에서도 어떻게든 크리스탈 세이브 포인트만 찾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근데 이게 숨 쉴 기회는 남앗다고 해서 문제가 아닌건 아닌거다. 왜 이따구로 하는지 납득 할 만한 요소가 없다.

심지어 장비쪽으로 보면 더 가관이다. 장비 장착 마저도 라이센스로 해금이 되는데 이 장비의 이름들이 전부 라이센스 보드 패널에 의해 공개가 되어 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앞으로 어떤 장비를 갖게 될까 두근거리는 마음이 들 일 없이 장비패널5 다음 6은 이 장비라는것을 다 공개하는터라 앞으로의 기대가 두근거림,흥미가 전혀 생기지도 않으며 설령 예상치 못 한 장비를 획득했다 한들 라이센스 보드에서 해금하지 않으면 쓰질 못 하니 성취감이 곧바로 즐거움이 되질 못 한다.

게다가 이 라이센스 보드라는 것은 오만것을 갖가지로 제약을 하는터라 소환수 사용도 라이센스 개방, 미스트넥도 라이센스 개방,스킬이며 장비며 아이템 효과며 온갖것들을 라이센스 해금해야만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이 라이센스 보드에는 캐릭터의 성장요소가 들어갈 공간이 적어 캐릭터의 성장부분은 정말이지 눈꼽만큼 밖에 영향이 가질 않는데다 캐릭터마다 유의미핸 차이를 보이는 형태가 아니기에 게임이 점점 지극히 단순하다고 밖에 여겨지질 않는다.

내가 못 해 먹겠다고 한 파판10은 그래도 스피어보드 시스템이 그나마 성장의 변화나 다양한 스킬 획득이 가능해 성장요소는 흥미로웠던 반면 파판12의 라이센스 보드 시스템은 단 하나도 두근거리고 흥미로운 느낌을 받을 요소가 없다. 이미 모든 장비의 이름은 공개되어 있고 심지어 습득 단계마저 스킬 번호로 누설되어 있는데다 스킬 라이센스를 개방한다 한들 스킬을 못 구하면 쓸모가 없어 정보가 공개되어 그게 목표가 되질 못 한다.

게다가 더 끔찍한건 스킬 패널의 개방을 막는 미스트넥이나 소환수 패널의 경우 해금 가능한 갯수 제약이 걸려 있는데 미스트넥은 캐릭터당 최대 3개, 소환수 패널은 해금한 캐릭터만 사용 가능이라 어떤 캐릭터가 어떤 성장을 할지 모르는 상황, 아직 패널의 연결 여부를 모르는 상황에서 선택을 강요한다. 그나마 스킬 패널 초기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다행인데 이 빌어먹을 정도로 쓰잘데기 없는 패널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이걸 초기화 하고 다시 찍는 귀찮음은 정말 말이 안 나오니 여러번은 못 해 먹는다.


아무래도 이런 번거롭고 귀찮기만 한 구조를 만든건 처음부터 다 개방을 해 두면 게임 내용이 자동사냥에 불과하게 되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지만 갬빗이나 스킬,라이센스가 다 모이든 말든 어차피 이 게임은 자동사냥 게임에 불과하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거라곤 이동하는거 말곤 없다. 퀘스트를 받으러 이동하고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이동하고 보물상자를 먹기 위해 이동하고 몹과 싸우기 위해 이동을 하는 것 밖에 안 한다. 게다가 몹과 싸워 떨어진 전리품은 자동 습득도 주변 흡입 습득도 아니어서 반드시 해당 아이템에 다가가서 획득해야만 하며, 상태이상이 걸렸을때도 그것을 해제하기 위한 방법이 크리스탈을 이용하는 것 밖에 없을때는 마찬가지로 크리스탈까지 이동, 맵에 널린 함정을 피하기 위해 이동 이동 이동, 이 게임은 흡사 이동 시뮬레이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플레이어가 관여하는 영역이 없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게임은 초반의 이미지와는 달리 점점 누적되어 갈수록 흥미를 잃게 된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답은 그저 이동만 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나 이동하는 것에 불과한 게임을 더 짜증나게 만드는 것은 바로 함정. 맵에 널린 함정은 상시 라이브라를 발동 내지는 발동이 된 상태를 만들어 주는 엑세서리를 끼지 않으면 볼수도 없는데다 이 함정의 데미지가 무지막지하거나 현재 단계로는 해제 불가능한 상태이상을 걸기에 더더욱 이동을 자증나게 하고 스토리며 퀘스트며 맵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풀어야 하는 퍼즐이나 귀찮은 요소들이 늘어나며 이 이동 시뮬레이터는 점점 본질에서 멀어져만 간다.

덕분에 중반 이후부터는 플레이를 하면서도 대체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싶은 생각만 드는데 정말 억지로 꾸역꾸역 진행을 하며 엔딩까지 봐야만 했다. 병신같이 오글거리는 일본식 연기가 없었기에 그나마 가능한거였다. 

이동에 스트레스를 가하는 요소가 늘면서 점점 퀘스트나 사이드 이벤트를 등한시하게 되었는데 본편 진행만도 막대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피곤하기만 하고 플레이어가 뭘 할게 없는 게임인터라 진행내내 뭔가 답답함만 늘어만 갔다. 이런 상태에서 퀘스트,이벤트를 플레이 하는 것은 당연 불가능한 일이었고 자연스레 게임 진행에서 제외시켜나가게 되었다.


이 게임은 추구하는 방향이 뭔가 잘못되어 있다.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빈약한데다 노력 대비 돌아오는 보상 역시 약하기 짝이 없다. 본래 RPG게임이 노가다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이 게임은 노가다를 할 필요성을 줄여줌과 동시에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할 이유도 앗아가 버렸다. 플레이어가 개입 할 수 있는 가장 큰 플레이 영역이 이동인데 그 중 대부분이 길찾기에 불과하여 유일한 플레이 영역이 스트레스 요인에 불과하니 즐거울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도 플레이어가 개입해야만 하는 보스전의 경우는 어떠한가. 그것 역시 무의미하다. 그런 경우는 보스가 패턴에 의해서 물리 무적 상태를 지니거나 혹은 파티가 해제 할 수 없는 상태이상이나 기타 요소로 인해 전멸 위기에 처해 있는 것 뿐이라서 순수하게 플레이어의 흥미를 끌고 참여를 유도하는 형태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전멸하기 싫어서 소모전을 하기 싫어서일 뿐이지.


특히나 단순한 명령밖에 못 하는 갬빗은 게임 자체를 흥미롭지 못 하게 만드는데 버프나 디버프를 걸고 싸우는 것을 일반 잡몹전과 보스전을 구분해서 쓰기가 까다롭다. 그나마 적에게 거는 디버프야 보스전은 생명력 수치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되긴 하나 버프의 경우에는 아군에게 걸어야 하다보니 적의 상태를 기준으로 구성하기가 난감하다. 왜냐하면 갬빗의 조건문이 적 또는 아군으로 나뉘어 있고 적을 기준으로 발동하는 경우 적에게만 사용 가능하고, 아군을 기준으로 발동 역시 아군에게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적의 체력을 기준으로 보스인지 잡몹인지를 가릴수는 있으나 그걸로 아군에게 버프를 걸게끔은 못 한다는 거다.

따라서 이 보스전의 경우 갬빗 메뉴에서 온오프를 통해 보스전용 갬빗을 활성화 시키거나 하는 정도고 그게 뭐 특별히 재미를 유도하는 요소도 아니다.


게다가 길찾기와 더불어서 이 게임의 미공개 정보들,숨겨진 요소 또한 피곤함을 가중시키는데 그 중 가장 어이가 없었던 것이 자이텐그라드라는 숨겨진 무기다.


이 무기는 상당히 초반에.  획득 가능하면서도 엔딩까지 날로 먹는 개사기 무기에 이 게임의 머저리같은 라이센스 보드 요소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터라 라이센스 없이도 직업 제한 없이도 그냥 장비 가능한 무기다. 그런데 이 무기를 획득하는 방법이란 것이 비공정 느린 이동시 갑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보물상자를 특정 타이밍에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특정 타이밍이란게 난수방식으로 결정되는데 정말로 이해하기 힘든 구성인터라 이걸 대체 어떻게 알고 어떻게 획득하지? 라는 의문 밖에 들지 않는다.

외국 유저들이 이 난수를 분석해서 0.05%인걸 100%로 끌어 올리는 방법을 보았는데 정말로 이걸... 대체 일개 유저가 어떻게 알고 먹는가 싶을 정도로 꼬아놓은 방식이었다. 평범한 방법으로는 획득할수도 없고 심지어 일반적인 노력 여부도 상관없는거였다.


사실 여기서부터 파판12에 정나미가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내가 가지는 게임의 지론은 운빨이 아닌 노력빨.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보상이 돌아오는 구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내가 도박성 요소를 강조하는 게임을 싫어하는건 이런 운빨요소는 즉각적인 쾌감을 불러일으킬수는 있으나 보상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관여하는 것이 오직 운, 즉 내가 본 것을 토대로 판단할 요인이 되지 못 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 정보외의 요소에 의해서 움직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것은 복권 정도면 충분하지 그것을 게임에서까지 찾고 싶진 않다. 그 운빨 요소를 충분히 체감 할 만큼의 재화나 기회 횟수가 주어져야만 나도 수긍을 할 수가 있는데 대부분의 게임은 그렇지가 않으니까.


특히나 그 아이템이 기존의 유저를 옭아매는 시스템과 상관이 없다는 점에서 더 불쾌했다. 사실 이런 류의 숨겨진 요소들은 과거 게임들에서 흔하게 보이던 것들이었다. 딱히 새롭거나 특이 할 일은 없는 요소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많이 흘렀고 게임의 제작법 역시 많이 달라졌다. 유저가 납득하기 힘든 요소들은 유저의 외면에 의해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이 게임에 대한 반감이 드는건 아무래도 그만큼 최신 게임의 구성법에 익숙해져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이처럼 공략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획득할 수 없는 요소를 집어넣고 일반적 플레이에서는 불필요할 정도로 제약을 가하는 점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게임이 낡아서 어쩔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것 외에도 불만인 요소야 있긴 한데 갬빗,라이센스 만큼 짜증나는건 없기에 대충 넘어가고 스토리적인 요소로보면 이 게임의 스토리는


세계관은 장황한데 그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 주인공만의 이야기가 부족하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플레이어가 최초로 조작하는 캐릭터인 반 이라고 하는 캐릭터이지만 실제로는 꿔다놓은 보리자루 마냥 이야기 내내 가만히 있거나 추임새 정도만 넣는 조연이나 엑스트라급 비중을 지닌다. 반면 발프레아라던가 아쉐처럼 기반 스토리를 지닌 캐릭터가 이야기를 이끄는데 실제로는 망국의 공주 아쉐가 제국을 무찌르는 이야기로 흘러가기에 주인공은 아쉐에 가깝다. 허나 이 아쉐라고 하는 캐릭터는 뭔가...좀 성격이 진짜 괴팍하기에 이게 공주? 라는 느낌이 강하고 실제로 스토리상에서도 주로 하는 일은 제멋대로 하거나 고민하는것 말고는 없다. 반면 발프레아는 이 게임 스토리상 원흉중 한명과 얽혀 있어서 스토리를 이끄는 흐름을 주도하는데 문제는 흐름은 유도하지만 주체는 되지 못 한다. 반면 반은 앞서 말했듯이 비중이 조연이라 얘 또한 이야기의 주체가 되지 못 한다.


주인공이 이야기의 주체가 되지 못 하는 이 이야기는 그나마 잘 짜여진 세계관에 의해 별탈없이 흘러간다. 다만 그 이어지는 내용이 중반부 부터는 시종일관 유적이나 찾아다니기 때문에 마치 순례를 하러 다니던 파판10처럼 명확한 적 명확한 공격 대상을 무너뜨리러 가지 않고 빙 돌아다니다가 결말서 해결~ 이란 느낌이라 내 취향에 맞지 않는다. 내 취향이라면 각 영장을 때려 잡으러 가던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의 흐름 쪽이 더 취향에 맞는 편인데.


아무튼 이 스토리의 흐름은 결말은 확고한데 그 과정이 좀 명쾌하지가 않다. 게다가 주인공이 참... 스토리를 이끄는 주체가 되지 못 하다보니 스토리를 보는 맛도 없다. 사실 주인공 비중이 많으면 또 문제인게 주인공이랑 주인공 소꿉친구를 성우가 아닌 연기자를 쓴터라 연기가 정말로 처참하다. 그래서 스토리 초반에 가장 대사가 많은 상황에서 얘네 둘이 연기하는거 들으면 속터진다.뭐 이렇게 못 하는 놈들을 데려다 쓴거지? 라고 말이다. 그래서 얘네 둘 비중이 공기화 되는 중반 이후가 스토리를 보는 점에선 가장 쾌적하다.연기가 가장 안 되는 놈들이 가장 조용하니까.


그래서 상당히 아쉽다. 좀 더 잘 만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꼬여있는 게임이다. 시스템이며 스토리며 이걸 이렇게 만드나 싶은..


그나마 모그리나 비에라를 보며 조금씩 힐링이 되니 다행이었는데 걔네가 없었더라면 조기 하차 했을듯 싶다. 실제로도 스토리 진행에만 박차를 가한 후반대에는 모그리랑 비에라를 볼 일도 드물어서 때려치고 싶은 마음밖에 안 들었으니까.


이제 남은게 파판 15인데. 이건 뭐 꼬추밭 게이판이라던데 안 그래도 스퀘에니 게임이랑은 영 맞지가 않는터라 더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