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20일 수요일

Stray 감상

 발매전부터 사이버펑크 세계관에서 고양이로 플레이하는 게임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끌어 모았던 게임, Stray를 발매일부터 ps plus 프리미엄에서 무료로 할 수 있게 되어 어제 플레이 후 오늘 대충 플탐 다섯 시간 정도 걸려 클리어 했다.


게임 자체의 재미로 본다면 재미는 X. 전혀 없다. 이유는 이거 퍼블리셔가 안나프루나라는 퍼블리셔인데 여기는 게임을 예술이라 여기는지 되게 아트하고 감성적인 게임들을 주로 퍼블리싱한다. 문제는 아트하고 감성있는건 좋은데 게임으로서는 진짜 좆도 없는 재미 대가리 없는게 넘쳐나는지라 이쪽에서 퍼블리싱하는 게임은 그냥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기대 안 하는게 좋다.


그래픽은 그나마 괜찮긴 한데 사이버펑크지만 인류는 멸종했는지 없고 전부 기계만 존재한다. 아무래도 사람 그래픽은 피부를 표현하기 위한 모델링이며 텍스쳐와 표정에 달아놓는 본, 그리고 캔디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보다는 투자해야 할 요소가 많으니까 로봇으로 때운듯 싶다. 중반쯤부터 프레임드랍이 심하게 일어나는데 사람 그래픽이었다면 더 버벅거렸을듯 하니까.


세계관은 사이버펑크라는데 실상 사이버펑크한 맛은 적다. 그래봐야 내가 한 사이버펑크 게임은 사이버펑크 2077이랑 foreclosed 정도 뿐이긴 한데, 화면상에서 보여지는 펑크함은 보통 벽에 그려진 낙서나 도시 외견 정도 뿐이고 전뇌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는 시각 디스플레이적 연출은 적어서 그런 느낌이 안 든다. 그래서 스토리 최후반 정도가 되어서야 좀 사펑스런 세계관이란 생각은 드나 게임 내내 그런 느낌은 제공이 안 된다.


스토리는 이거.. 누설 안 하는 방법으로 말하자면 고양이 4마리가 무리짓고 살다가 이동하던 중 굴러떨어져서 가장 하층의 바닥에서 드론을 만나고 지하 세계에 변화를 주는 뭐 그런 흐름의 이야기다. 이게 뭔가 좀 요약하기가 어려운게 주인공이 고양이인데 고양이 본묘의 자아가 없이 플레이어가 입력하는대로 움직이는 로봇 같은데다 주인공만의 스토리,서사가 없다. 드론 처음 만날때부터 이리로 와 저리로 가 시키는대로 하다가 드론 만난 뒤로는 드론이 이걸 해야 해 저거해야 해 하면 그걸 그대로 따라가야 하기에 서사는 드론에게만 맞추어져 있다.


일단 게임이 왜 재미가 없냐면 바로 그 때문인데 주인공의 자아,서사가 없다보니 그걸 조작하는 플레이어만의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데 그 점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

등장인물 예컨데 주인공이 용사인 게임은 주인공을 육성하고 기술,장비를 맞춰주고 선택지를 제공하는 게임에선 흐름도 바꿔 놓는다.  슈팅이든 rpg든 액션이든 뭐든간에 변화는 중요하다. 심지어 주인공이 존재하지 않는 시뮬레이션이나 리듬액션도 변화는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그런데 이 게임은 그게 없다. 주인공만의 변화가 없고 기껏 습득한 아이템은 npc에게 갖다 바치는 용도에다 기껏 괴물들 죽이는 힘을 갖게 되어도 스토리상 사라져 버리고 말기까지 한다. 그 힘을 얻기 위해 쌔빠지게 고생한건 주인공=플레이어인데 그 고생을 헛수고로 만드는 것이다.

게임으로 예술하려는 놈들이 종종 이딴 짓거리를 하곤 하는데 얘네들은 플레이어의 감정이나 의도,성향을 자기들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개무시를 하곤 한다. 플레이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지 보다 자기들을 우선시하는터라 게임의 본질에서 종종 빗나가는 일을 저지른다.

이 게임, Stray에서 주인공 고양이의 변화는 거의 없고 심지어 작중 취급도 편한 도구 취급 정도, 자기들은 느리니까 재빠른 네가 해야 겠어 이런 식으로 주인공의 안전이나 위험은 자기보다 낮은 취급을 하기에 이야기를 끌고 나갈 원동력인 플레이어의 감정 역시 낮춰버린다.


대사가 없는 과묵한 주인공에 대한 취급 방법을 모르니 이런 짓을 하고 마는거다. 대사가 없는 주인공 캐릭터는 일견 이야기에 휘둘리는 또는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데 있어 쉬운 도구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이 주인공을 잘 다루지 못 하면 서사가 그야말로 나락으로 치닫고 마는 무시무시한 요소다. 왜냐면 독자,플레이어는 주인공을 통해서 감정이입을 하기 마련인데 주인공 취급이 개차반이면 좋아할 플레이어가 몇이나 되겠는가. 따라서 이런 과묵한 주인공을 위해서는 특별한 요소가 필요하다. 바로 주인공을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


드퀘빌 시리즈가 특히나 스토리텔링에서 그 요소를 잘 써먹었는데 주인공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높이 세워주고 주인공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 횟수를 늘려감으로서 플레이어가 세계관에 애정을 갖는 흐름을 이어나가는걸 잘 하곤 했다.


그런데 Stray는 주변 인물들이 주인공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기 때문에 서로 감정의 공유가 일어날 일이 없고 드론만이 주인공을 특별취급하나 문제는 이 드론이 사실상 이야기의 주인공, 즉 플레이어 캐릭터인 고양이는 페이크 주인공이고 드론이 등장인물들과 대화하고 퀘스트를 받고 고양이에게 지시를 내리고 온갖 의사소통과 방향을 도맡기 때문에 주인공이나 다름없다는게 문제다. 실제로도 이야기 중간중간 잃어버린 드론의 메모리를 찾는 요소들이 있는 반면 주인공 고양이는 아무것도 없다. 고양이만의 목적이나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이야기에 휘둘리는 느낌이 강해 플레이의 원동력을 상실하여 피로하다.


자. 그러면 주인공 고양이가 변화도 없고 취급도 개차반이고 주인공도 아니고 사실상 뭐 특별한게 없는 상황인데 게임 플레이와는 어떻게 맞춰 나가는가. 이 게임의 플레이는 사실상 걍 플랫폼 어드벤처 게임이라 봐도 무방한 달리고 뛰고 오르고 특정 장소에서 물건을 가져 오고 뭘 하는게 대부분이다. 복잡한 도시속에서 고양이만이 가능한 비좁은 곳을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가져 오고 갖다 주는 일들을 해야 하는데


이게 더럽게 피곤하고 지루하고 졸립다. 재미가 없어. 더럽게 없다.


왜냐하면 주인공 고양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달리기와 울음소리 내기 외에는 전부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동작만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점프도 마찬가지다. 이 게임은 점프가 오로지 점프를 하기 위한 장소에서만 가능하기에 마음껏 점프하며 오르는게 불가능하다. 이 게임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게 바로 그 때문이다. 고양이의 동작이라고 해 봐야 울기,달리기,점프,발톱갈기,뒹굴기,박스 안에 들어가기,종이봉투 쓰기,탁자 위 물건 떨어뜨리기 등인데 이 중에서 달리기와 울기 외에는 그 행동을 할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플레이의 자유가 없고 자유가 없이 달리기만 할 뿐이니 필드가 아무리 넓고 복잡하고, 뛰어 놀곳이 많아보여도 할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정해진 장소만 가능하여 재미를 느낄래야 느낄수가 없다.

플레이 중반까지는 그래도 이거 사펑2077처럼 오르내리고 뛰어 나딜 곳들이 많은데 왜 이렇게 재미가 없지? 싶었는데 그 뒤로 상자 안에 들어가기나 발톱갈기가 특정 목적을 위해서만 허용이 되는터라 아 이 게임은 자유가 없어서 그렇구나 라는걸 깨닫게 된다. 사펑2077은 뛰어 오르고 돌아다니는데 있어서 점프를 정해진 장소에서만 할 수 있는게 아니니 어디든 갈 수만 있으면 뛰어서 갈 수 있는데 이 게임은 점프를 정해진 곳에서만 해야 하다 보니 저 정도는 얼마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곳도 갈수 있도록 허락이 없으면 갈수도 없고 뛰어 오를수도 없고 심지어 오르고 내리는 것 조차 점프 버튼으로 하는게 아니라 시선에 따라 포인트를 이동하는 것 뿐이라서 내려가려 했는데 자꾸 올라가는 등 플레이어의 의도에 반하는 동작들이 시도때도 없이 나온다.


그리고 이 게임은 대부분이 어디 가라, 뭘 가져와라 뭘 가져가라 이런 식인데 이게 지도도 없지만 화면상에서 어디인지 확실하게 표시를 안 해 준다. 최소한 고양이 혼자 이동하는거면 축생이니 어쩔수 없지 하고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 드론이 동행하는데도 이런 시각적 도움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덜 만들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필드가 위 아래 오르내리는 장소며 건물 안으로 창문 안으로 창살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는 등 일반적인 진입 방법과는 다르기 때문에 복잡한 편인데 이에 대한 도움 요소가 없어서 플레이 타임 대부분은 길을 헤매는게 대부분이라 재미가 있을수가 없다.

더군다나 별별 숨겨진 요소들은 스토리만 클리어 할 것이면 신경 안 써도 상관은 없겠지만 이런 요소들까지 다 하려고 한다면 필드를 다 파헤치고 다녀야 하는데 힌트면 힌트, 숨겨진 아이템이면 아이템 어느 정도 시각적으로 하이라이트든 공통적인 특징이든 뭐가 있어야 편한데 이 게임은 그딴게 전혀 없어서 쌩고생 천지다. 심지어 소지중인 아이템을 따라 힌트나 아이템을 찾으러 갈 때도 탐색하여 얻은 정보를 일일이 기억하고 있어야지 아이템을 메뉴에서 본다고 다시 상기시키지는 않기 때문에 플레이를 중간중간 끊어서 하는 사람에겐 좀 짜증나는 불친절한 문제가 있다.


한마디로 게임으로서는 덜 만들어진 아니 대충 만들어 놓은 정도다. 게임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은 그저 단순한 이동만 하는 프로그램이고 거기에 사펑스러운 스토리만 조금 들어간 정도인데 즐길 요소가 스토리 밖에 없는데다 그 스토리를 보기 위해 맵에서 헤매고 다니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수록 짜증은 늘고 실망은 커져갈 뿐이다.


이게 왜 발매일부터 무료플레이가 되었는가는 바로 그 점들 때문이다. 게임으로서는 치명적으로 결함이고 고양이 하나로 귀염 동정표나 받는게 전부라서 게임으로서는 재미도 내용도 없다.


특히나 주인공 고양이는 서사나 목적이 없다는 점에서 한술 더 떠 드론이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말을 들어야 한다는 점, 실제로는 고양이가 한다기 보다는 고양이를 조종하는 플레이어가 고분고분 따를 뿐이지만 자유로운 생물인 고양이가 자유로이 할 수 있는거라곤 달리기,울기뿐이고 인간처럼 틀에 박힌 주어진 명령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나 자신을 볼수록 뭔가 인지부조화가 심하게 일어난다. 저거 고양이 아닌거 같은데, 실제로는 플레이어 본인이지만 그만큼 고양이가 아닌 플레이어로서 자각만 남아, 조작 캐릭터와 조작 유저를 분리 시키고 게임에 몰입 할 수 없는 요소도 없다는게 치명적이다.


심지어 2시간 스피드 클리어 도전 과제도 있던데 요즘처럼 게임을 하기 보다는 유튜브로보는 층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선 더더욱 유튜브로나 보고 말지 굳이 플레이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그런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