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2일 일요일

일곱개의 대죄 브리타니아의 여행자 감상

하도 구리다 구리다 하길래 얼마나 구린가 했는데 생각보단 그렇게 안 구렸다. 4시간이면 기본 엔딩 볼 수 있는 정도의 플레이 타임. 마지막 보스전만 좀 애먹는 정도였다.


일단 구린 티가 안 나는건 아니다.


첫째로 대충 만든 잡몹전은 진짜 구색만 갖추었을 뿐 제대로 된 구성이 전혀 아니었다. 매끄럽게 시점 전환도 안 되고, 타겟팅을 잘 바라보지도 않고, 판정이나 공격의 연결은 거지같았다. 기술 공격을 맞아도 어중간하게 피통이 남아 있는 적들 때문에 진행이 시원시원하지도 않았고, 특히 마신전은 걍 허수아비 때리는 것 밖에 안 된다. 존나 쎈 허수아비를 때리는 것 말이지...


스토리 진행도 대충 캐릭터가 멀뚱멀뚱 서서 말을 하는 것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풀보이스라는 점이다. 그 점은 그나마 낫다. 그런데 정말 구리다. 왜 구리냐면 일단 대사를 진행 할 때 입을 뻐끔뻐끔 거릴때 입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게 아니라 피노키오 같은 목각인형 입을 벌리는 것 처럼 늘어난다.


이게 구체적으로 뭔 문제냐면 3D모델링에 움직임을 담당하는 본을 달아 놓은게  엉성하게 달아놔서 그렇다. 특히 에스카노르처럼 장신에 옷을 안 입어서 팔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캐릭터가 특히나 그런 문제가 있는데 본이 엉성하게 달려 있다 보니 목각인형 같은 느낌이 나는 것이다.

모델링은 신경 안 쓰면 구린 티는 적당해서 그냥저냥이었고, 텍스쳐만 조금 아쉬웠는데 개인적으로 여캐랑 좀 멋있는 남캐만 잘 나오면 되서 별로 문제되진 않았다. 오히려 배경 그래픽은 나쁘지 않았다. 신경써서 볼게 아니라면 말이지.


게임 자체는 잘 보면 구린 점이 좀 보이기 때문에 워낙에 화려한 이펙트를 떡칠 해 놔서 대부분이 격겜처럼 근접 전투를 해야 하는데 화면이 잘 안 보인다. 기술 몇개 날리면 번쩍 번쩍 하고, 주변의 건물들이 막 부서지고 난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내 기준에선 나루티밋스톰 보다는 재미있었다.

일단 나루티밋 스톰은 기본적으로 대전 게임을 기초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성장이나 변화가 없다. 만들어진 캐릭터를 그저 가지고 노는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루티밋 스톰은 캐릭터 기술을 재현하는데 별로 공을 들이지 않아서 캐릭터 기술 몇개를 쓰는게 고작이다. 칠대죄 브리타니아도 그건 마찬가지긴 한데 나루티밋스톰이 더 구린 이유는 나루티밋 스톰에서의 기술은 오의라는 것을 이용해서 맞아야. 즉 타격해야 연출이 발동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게임. 칠대죄 브리타니아는 잡몹 무쌍전도 쓰까 놓은지라 이런 형태의 게임들 특징으론 기술의 단독 발동을 할 수 있는지라 맞든 안 맞든 기술 연출을 보는 재미는 있다.

또한  나루티밋은 바꿔치기술이란 것으로 공수 전환을 하는 뒷치기가 가능한데 이게 솔직히 존나 거지같았다. 때리던 중에 공격을 헛치고 쳐 맞아야 하는데 이게 만화라서 그런 연출이 재밌는거지 실제로 당해 보면 좆같고 게임으로서는 되도록 삼가해야 할 일이다.

더군다나 나는 정말 쓰잘데기 없는 요소가 조작키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싫어하는 편인데 나루티밋은 가드에 할당된 가드,잡기,카운터가 정말 쓰레기 같았다. 어차피 가드를 해 봐야 이 게임은 가드 한다고 적이 큰 빈틈이 생기는게 아니라 패던 중에 바꿔치기 술로 빈틈을 노려야 하는터라 가드 자체가 무쓸모고, 그런 무쓸모한 가드 버튼을 가지고 잡기와 카운터를 해야 하는데, 카운터는 짧은 판정 시간에 후딜레이가 심한 주제에 카운터라고 해도 대단하게 좋은 것도 아니다. 거기에 쿨도 길어서 자주 못 쓰고 뭐하러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는 녀석이다. 잡기야 가까이서 있어야 잡을 뿐 이게 격겜으로서 아니 나루토라고 하는 캐릭터 게임으로서 의미가 있는 녀석인가? 싶을 정도고.


그런 점에서 칠대죄는 딱 있을거만 있고 없을건 없는 정도라서 심플해서 좋았다. 근접약공격,근접강공격,원거리 공격에 R1버튼을 조합해서 근접약필살,근접강필살,원거리필살에 궁극기 게이지 다 채워서 쓰는 궁극기 정도로 심플하면서도 재밌게 쓸 수 있다.


물론 대전 게임으로서 밸런스는 꽝이다. 마력게이지가 허용하는 선에서 무한콤보도 가능하고 캐릭터 판정이나 기술의 판정 차이가 너무 심하다. 기술 판정만 차이나는 정도가 아니라 다른 애들은 기본적으로 뛰어다니는데 어떤 놈들은 기어 다닌다.... 정말로 움직임. 이동 속도가 기어다니기 때문에 상대의 뒤로 치고 들어가는 공통기를 쓰지 않으면 원거리 공격을 일관하는 적을 상대로는 때릴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일단 캐릭터 재현을 어느 정도 잘 해 놓은터라 주인공인 멜리오다스의 근접약필살은 풀카운터라고 해서 원거리 마력 공격을 되돌려 주는 반격기인데 연타성 기술에 대응하기 까다롭긴 하지만 강한 한방 한방을 되돌려 주는 재미가 있고, 반이라고 하는 깡패같은 캐릭터는 궁극기가 데미지 기술이 아닌 마력게이지가 줄어들지 않는 버프 형태라 이 게이지 유지 동안 아까 말한 것 처럼 무한콤보를 쓸 수도 있다. 다이앤은 공격 판정과 후딜 및 기술 자체가 구리긴 구린데 호쾌한 공격을 꼬라박는 재미가 있는터라 무시하기 힘들다.


나루티밋은 그런 캐릭터 재현도가 너무 떨어져서 재미가 없었는데 팔문이나 백안,소환술 같은 여러 재미있는 세계관 요소들도 있는데 이걸 대전게임에서 구현하려면 밸런스가 무너지니 대충 얼버무려놔서 재미를 못 보는게 문제였지. 캐릭터 게임에서 밸런스를 찾아서 대체 뭐할라고 말야.


전에 내가 나루티밋+보루토 DLC합본을 16440원에 구매 했는데 만약 칠대죄 브리타니아 여행자가 그보다 더 싸게 올라오면 사 볼까 생각 중이다. 지금은 블루레이를 집어넣고 실행해야 하는터라 좀 귀찮으니까.